삼성화재 고객 신OO 씨(ID 고딩때부터민증검사프리패스님)는 한 TV프로그램에서 세포 노화를 결정하는 것은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미어'라는 DNA 반복서열로, 그 길이에 따라 노화가 결정된다고 들었습니다. 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지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최대한 보존한다면 노화도 막을 수 있고, 늦둥이로 태어난 OO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본인 건강도 유지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곧 나올까요?
말씀하신 텔로미어의 발견은 우리 세포가 일정한 세포분열 횟수를 가진다는 걸 말해요. 세포분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으면 세포는 노화하고 우리는 늙어버리는데 이 세포분열의 횟수를 늘리거나 그에 영향을 주는 텔로미어가 최대한 짧아지지 않도록 하면 노화는 방지될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우리는 이미 이 방법을 알고 있는데도 간과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이론적으로 인간의 DNA가 텔로미어를 완전히 잃게 되는 건 120년이 걸리니까요. 결국 우리는 120년 이상 살 수 있는데 그걸 지금까지 놓치고 있었던 거죠.
이론적으로요?
그렇게 오래 산 사람이 정말로 있었나요?
[동의보감]에는 중국 진나라 때의 궁녀가 산속에서 소나무와 측백나무 잎만 먹고 한나라 때까지 살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진나라에서 한나라까지는 약 300년이라는 시간이 있거든요. 과장은 있겠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는 기록인 거죠. 지금까지 비공식 최장수로 기록된 사람은 146세로 사망한 인도네시아 할아버지이고, 공식적인 기록은 122세까지 산 프랑스 할머니 잔 칼망이라는 분이에요. 이들은 다른 그 누구보다 노화가 늦었다고 볼 수 있어요.
오래 산 사람들은 유전자에 장수가
새겨 있던 게 아닐까요?
아까 텔로미어 말씀하셨죠? 잘 생각해보면 세포분열 후 그 분열된 세포가 손상되지 않고 본래의 수명을 다한다면 노화는 늦게 시작될 수 있어요. 텔로미어를 보호하는 거죠. 그 방법을 우리는 이미 [동의보감]을 통해 알고 있고요. [동의보감]에서는 노인을 아이처럼 젊게 만들어준다는 한약인 경옥고나 삼정환, 연령고본단 같은 처방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진짜 돈 들이지 않는 방법도 함께 설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던 비밀을 지금부터 짚어 드릴게요.
첫째, 적게 먹어라.
온갖 비싸고 귀한 약들을 입에 털어 넣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곡기가 원기를 이기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거예요. 원기는 음식을 먹고 소화시켜 영양분은 흡수하고, 노폐물은 배출하는 오장육부의 기운을 말하고, 곡기는 음식의 기운을 말해요. 그러니까 오장육부의 기운보다 더 적게 음식을 먹어야 병사하지 않고 장수할 수 있다는 평범하고도 지극히 당연한 말을 [동의보감]은 하고 있죠. 적게 먹어서 노화를 막는 것이니 돈도 안 들이는 좋은 방법 아닐까요?
둘째, 따뜻하게 먹어라.
겨울이 오면 만물이 움츠러들고 활력을 잃는 것처럼 음식을 먹는 것도 온기가 사라지면 기혈을 약하게 하죠. 위장은 기혈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 항상 따뜻해야 혈기가 왕성해지거든요. [동의보감]에서는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의 기운이 심해지면 병을 일으킨다고 하는데요. 바람이 불고, 춥고, 덥고, 습하고, 건조하고, 뜨거운 기운이 병을 일으킨다는 말이에요. 이 중 가장 독기가 심한 걸 차가운 기운으로 보고 있어요. 기혈의 중심인 위장에 차가운 음식이 들어간다고 생각해보세요. 배 속의 온기로 기혈의 흐름이 원활해야 하는데 차가운 기운이 그 혈의 흐름을 막아버리는 게 되는 거죠.
셋째, 위장이 쉴 수 있게 해라.
음식이 오장육부를 지나가는 단계를 떠올려보세요. 입안을 채운 음식은 꼭꼭 씹혔다가 위(胃)를 채우고, 그 다음 장을 채우죠. 장을 채우는 동안에는 입과 위가 비워지게 되고요. 위와 장은 속이 비워져 있는 장기에 해당하는데 이렇게 속이 빈 장기는 비워졌다 채워졌다를 반복하는 갱허갱실(更虛更實)의 상태를 반복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요. 특히 비워져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죠. 현대인들처럼 늘 채워져 있는 상태가 반복되면 담(痰)과 습(濕)이 쌓여 기혈을 막게 하고 병이 생길 수밖에 없답니다.
넷째, 화났을 때 먹지 마라.
비위 상했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시죠? 이 말의 비위(脾胃)는 한의학적으로 비장과 위장을 말하며 이는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을 말해요. '비위가 상했다'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기분이 나빠짐을 뜻하는데 실제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장애를 일으키게 돼요.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소화액 분비가 줄어들고, 위장관 운동이 억제되어 실제 기분이 나빠지거나 긴장을 하면 소화가 잘 되지 않거든요. 이럴 때 식사를 하면 기(氣)가 잘 운행되지 못하고 쌓이고 막혀 기울(氣鬱) 증상이 생겨요. 배가 더부룩하고 답답한 증상인데 처음 몇 번은 큰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위장이 병들지 않고 버틸 수가 없는 거죠.
다섯째, 오색의 컬러푸드를 골고루 먹어라.
천지간에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건 음식이죠. 음식마다 색도 다르고 그 색에 따라 가지고 있는 영양소도 달라요. 초록창에 '컬러푸드'를 검색해보면 금세 알 수 있는데 [동의보감]은 그 옛날부터 '컬러푸드'로 병을 치료한다고 적고 있어요.
청적황백흑(靑赤黃白黑)! 이 다섯가지 색을 골고루 먹으면 노화를 방지할 수 있고 디톡스가 된다고 하고 있죠. 특히, 이 색들은 오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데 청(靑)은 간, 적(赤)은 심장, 황(黃)은 비위, 백(白)은 폐, 흑(黑)은 신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오장이 건강하려면 청적황백흑(靑赤黃白黑)색의 음식들을 골고루 먹어야만 한다고 보고 있죠.
헐, 노화 방지가 어려운 일이 아니었군요?
맞아요. 이미 선조들이 그 자료를 다 정리해서 우리에게 알려준 비법이에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걸 최대한 막을 수 있는 방법이지요.
삼성화재가 전하는 일상의 건강 실천
1. 배가 부를 때까지가 아니라 배 부르기 전에 숟가락을 내려놓아요.
2. 냉장고에서 꺼낸 찬물 그대로 벌컥벌컥 마시지 말아요.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을 마시도록 해요.
3. 시도 때도 없이 먹지 말고 위장을 비워주는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해요.
4. 기분이 나쁠 때는 숟가락을 들지 마세요.
5. 청적황백흑, 오색의 컬러푸드를 골고루 챙겨 드세요.
감수 : 방성혜
서울대학교 영문학 학사, 경희대학교 한의학 학사/석사/박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겸임교수 역임, MBC 창사특집 드라마 <마의> 한의학 자문.
오랫동안 동의보감을 연구하여 현대적 관점에서 치료에 접목하고 있는 동의보감 전문 한의사.
- 저서 -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 1, 2』, 『마흔에 읽는 동의보감』,『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동의보감 디톡스』 『용포속의 비밀, 미치도록 가렵도다』,『동의보감 지식 체계와 동아시아 의과학』 (공저) 『아토피, 반드시 나을 수 있다』, 『조선왕조 건강실록』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