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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화재 고객 공OO님 (아이디 찐공포 )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더니 가슴이 조이면서 숨 쉬는 게 어려웠어요. 아주머니 한 분이 어쩔 줄 모르며 식은땀 흘리고 있는 저를 보고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간신히 앉아 심호흡을 하는데, 그때까지도 빙빙 돌며 어지러워서 이대로 죽는구나 싶더라고요. 이게 공황장애인가요. 최근 횟수가 잦아지고 있는데 어떡해야 할까요?

 

 


 

공황장애, 왜 생기는 거죠?

 

모든 인간은 위기의 순간에 살아남기 위해 위험을 감지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호흡이 빨라지고 심박동도 빨라져 에너지와 산소를 근육으로 보내는 작동을 해요. 그래야 위험한 상황에서 도망갈 힘을 낼 수 있으니까요. 이건 생존 본능이고 이런 역할은 자율신경계가 맡아 조정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반응이 과도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 분노, 엄청난 공포를 느꼈던 경험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생할 수 있어요. 스트레스 상황이나 놀라는 상황이 아닌 때에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서 처음에는 공황장애라고 생각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불면증,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다른 장애까지 동반되기 때문에 그냥 둬서는 안 되죠.

 

[동의보감]에서는 놀라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경계(驚悸)라 하고 경계가 반복되어 심장 두근거리는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정충(怔忡), 심장과 담이 허약해져 작은 일에도 심한 불안과 공포가 일어나는 상태를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고 했어요.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불안과 공포는 심장(心臟)과 담()이 주관을 하죠. 우리가 담력(膽力)이라는 말을 용기라는 말로 사용하잖아요. 이게 다 불안, 공포, 용기를 담(), 즉 쓸개가 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죠. 자주 놀라고 두려운 일을 겪으면 심장에 열이 올라 피가 마르고 체액은 탁해져 그 찌꺼기가 쌓여 순환장애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 과정으로 심장과 담이 허약해져 공황장애가 계속되는 거예요.

 

 

 

 

 

조선 시대에도 공황장애가 있었나요? 

 

크게 놀라 병든 환자를 치료한 내용이 [동의보감]에도 기록되어 있어요.

 

어떤 부인이 도적떼를 만나 극심한 공포를 겪은 이후 아주 작은 소리만 나도 놀라고 정신을 잃고 쓰러지곤 했어요. 의사가 진맥을 하고는 크게 놀라 담이 상했다고 했죠. 그리고는 의사는 부인의 두 손을 잡고 탁자 위에 올려놓아요. 그 앞에 책상을 하나 더 놓은 후 부인에게 그 책상을 똑바로 쳐다보라고 했죠. 그 후 예고도 없이 나무망치로 책상을 세게 내려칩니다. 당연히 부인은 깜짝 놀라요. 잠시 기다리게 한 후 같은 자세로 또 책상을 내려치죠. 이번에도 부인은 깜짝 놀라지만 아까보다는 덜 하죠. 이런 행동을 부인이 전혀 놀라지 않을 때까지 반복하죠. 그랬더니 부인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겨요. 부인을 깜짝깜짝 놀라게 했던 온갖 소리들에 대해서도 전혀 놀라지 않고 밤에도 깊이 잠들 수 있게 되었어요. 이렇게 놀라운 치료법을 의사는 이렇게 설명해요.

 

“놀란 데에는 편안하게 해야 합니다. 편안하게 하려면 익숙하게 해야 합니다. 늘 하여서 익숙하게 하면 놀라는 증세가 없어지게 됩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민감소실요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민 반응의 원인 물질에 대한 과민성을 약화시키는 방법이에요. 예민 반응을 보이는 물질에 약하게 계속 노출시켜 민감도를 낮추는 방법이죠. 동의보감 속에도 현대의 이 치료법이 쓰였던 거죠. 

 

 

 

 

아직은 재발하지 않았지만

또 그 공포가 생길까 봐 벌써부터 불안해요.

 

극심한 공포감은 일상의 불안을 불러오죠. 자려고 누워도 숨을 쉴 수 없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잠도 안 오고 걱정도 많아지고 쉽게 놀라기도 하고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치료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생각하고 천천히 치료과정에 충실히 참여해야 하죠.

 

심장의 기운은 여름의 따뜻한 태양의 기운이라 보기 때문에 추위와 공포에 약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추위와 공포가 계속되면 심장과 담을 상하게 하는데요 이럴 때 좋은 음식과 적절한 운동은 기본 조치입니다.

 

몸의 가장 편한 상태를 상상하면서 자기 최면을 거는 자율훈련법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인위적으로 근육의 긴장을 최대치로 유발시켰다가 이완시키는 점진적 근육이완법을 사용해서 몸과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도 있어요. 공황 발작이 일어났을 때 대부분 숨을 쉴 수 없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평상시 호흡근을 이완시키는 훈련을 통해 본인의 호흡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해요.

 

금세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동의보감] 속 그 여인을 치료해준 의사의 말을 기억해보세요. “놀란 데에는 편안하게 해야 하고, 편안하게 하려면 익숙하게 해야 한다.” 치료는 할 수 있으니 조금씩 나의 문제를 바라보고 긴장을 익숙하게 이완시킬 수 있는 훈련을 꾸준히 해보시길 바라요.

 

 

 

 

 

 

공황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상의 건강 실천

 

 

 

공황 발작을 유발하는 음주나 담배, 카페인을 멀리 피하세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천천히 호흡하는 방법을 연습하세요.

 

 

 

 

명상법이나 충분한 휴식, 수면을 통해 뇌가 쉴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에게 본인의 불안과 공포를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공황 발작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사라지거든요. 그래서 극심한 공포가 시작될 때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측정하고 “10분 후면 사라질거야”라는 경험을 가지도록 하세요. 이 경험이 반복되면 극심한 두려움도 조금씩 그 강도가 낮아질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죽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내 몸의 교감신경이 위험에 대한 알람을 보낸 것일 뿐이며, 곧 부교감신경이 이 긴장을 해소시켜 줄 거야. 그리고 난 건강검진에서 신체 이상은 아무것도 없었어라는 생각을 반복하세요. 이 생각을 반복하면 본인이 진짜 위험에 처한 것이 아니라는 경험을 가질 수 있어요.

 

 


 

감수 : 방성혜

서울대학교 영문학 학사, 경희대학교 한의학 학사/석사/박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겸임교수 역임, MBC 창사특집 드라마 <마의> 한의학 자문.

오랫동안 동의보감을 연구하여 현대적 관점에서 치료에 접목하고 있는 동의보감 전문 한의사.

- 저서 -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 1, 2』, 『마흔에 읽는 동의보감』,『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동의보감 디톡스』 『용포속의 비밀, 미치도록 가렵도다』,『동의보감 지식 체계와 동아시아 의과학』 (공저) 『아토피, 반드시 나을 수 있다』, 『조선왕조 건강실록』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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