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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해리스택 설리번(Harry Stack Sullivan, 1892-1949)은 "인간의 모든 문제는 인간 관계에서 온다"고 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특히 집단주의와 관계 중심의 문화가 강한 한국인의 삶에서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또는 타인에게 나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 애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정신적으로는 많은 스트레스를 가중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오늘 소개할 심리법칙은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Smile mask syndrome)'과 '착한 아이 증후군(Good boy syndrome)'입니다.

 

 

▶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Smile mask syndrome)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으로 분노,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자신의 실제 감정을 억누른 채 늘 웃는 얼굴로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감정 노동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납니다. ‘스마일 페이스 증후군(Smile face syndrome)’이라고도 불리며, 일본 쇼인여대(樟蔭女大)의 나스메 마코토(夏目 誠)교수가 처음 사용했습니다. 

 

마코토 교수는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경우, 직장에 계속 다니기 위해서는 항상 미소를 지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끼며 실제 속마음과는 달리 항상 웃는 얼굴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고 스마일 마스크라는 가짜 가면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과 유사합니다. 다만, 가면성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반드시 웃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고 주로 우울한 증상에 초점이 맞추어집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감정노동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각종 전화 상담을 하는 사람들은 소위 ‘진상’ 고객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심한 경우 욕설 및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객에게 말대꾸하면 안 되고 서비스를 원활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과 사전교육 때문에 긍정적인 어조를 유지하며 고통에 시달리기가 쉽습니다. 때로 자신의 잘못이 아닌 경우에도 고객 제일주의를 표방한 회사 측 지침 때문에 고객에게 사과하는 일이 반복되게 되면 웃는 얼굴 뒤에서 울고 있는 경우가 생기고 이는 자신의 감정과 유리되면서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대중의 사랑과 인기가 중요한 연예인들도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의 위험성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늘 ‘팬들께 감사한다’는 말을 하면서 밝게 웃는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 및 가족을 향한 도가 지나친 악성댓글이나 욕설을 접할 때면 속으로 울고 있는 경우가 많고 연예인 생활에 환멸을 느끼거나 심한 경우에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대처방안

 

 

1. 때때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건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희로애락)을 느끼는 것 자체를 억제하려는 대신,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법에 좀 더 집중해야 합니다. 

 

2. 부정적인 감정(예: 화가 날 때)을 표현할 때는 “나 전달법(I-message)”, 즉 자신을 주어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얘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한 것을 기대했는데 상황이 내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서 혼란스러워.”라고 말하는 것이죠. 반면,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상대방을 주어로 대화를 시작하는 “너 전달법(You-message)” (예: 넌 맨날 그 모양이야. 한 번이라도 노력해 본 적이 있기는 하니?)은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담기 쉽기 때문에 갈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겠습니다. 

 

3. 자신이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생각되신다면 꾸준히 가면을 벗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우선 자신의 감정에 대해 무감각해지거나 자기를 환멸하며 우울해지는 증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타인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거절하는 말을 할 때는 “아쉽지만… 안타깝지만…” 이라는 말을 붙이고 그 다음 앞에서 언급한 ‘나 전달법’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4. 아울러, 국가와 기업은 감정 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들이 경험하는 고통을 미리 예방하는 교육을 하고 복지시설을 갖추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감정 노동자들을 대하는 사회 전체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는 건 물론입니다. 

 

 

▶ 착한 아이 증후군(Good boy syndrome)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늘 착한 사람이라는 칭찬을 듣기 위해 자신의 욕구나 바람을 억압하면서 지나치게 애쓰는 상태를 말합니다. 흔히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도 부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착한 아이 증후군’의 이면에 어린 시절 주 양육자로부터 버림받을까 두려워하는 공포감이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모와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한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이른바 ‘착한 아이’가 되지 않으면 사랑 받지 못할 거라는 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고 늘 부모의 눈치를 보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커서도 다른 사람들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 또 인정받기 위해서 자신의 욕구나 바람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계속하고, 그 결과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입니다.

 

 

 

▷ 대처방안

 

 

1. 자녀가 어릴 때부터 착한 아이 증후군을 보인다면 부모는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동시에, 자녀에게 부모가 바라는 특정한 가치(예: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최선의 노력, 과도한 책임감, 정리정돈, 완벽주의 등)를 주입하고 있지 않은지 자주 체크해야 합니다.  

 

2. 자녀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는 감정을 실어서 야단을 치기보다는 어떤 점이 적절하지 못한지를 구체적으로 얘기하되, 자녀가 노력하고 있는 점도 함께 언급하며 격려하는 태도가 바람직합니다. 즉, ‘칭찬(praise)’보다 ‘격려(encouragement)’를 해 주는 게 좋다는 의미입니다. 칭찬은 부모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녀가 행동했을 때 자녀에게 주어지는 것인 반면, 격려는 자녀가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을 북돋워 주는 것입니다. 

 

3. 부모들이 자식을 통제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전략으로 ‘죄책감 불러일으키기’(예: 내가 이러려고 너를 낳아서 이 고생하는구나. 내 팔자야. 자식이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 와 ‘주었던 사랑을 철회하기’(예: 평상시는 얘기를 잘하다가 자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입을 닫고 차갑게 대하기)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많이 사용하면 자식은 점점 더 불안하고 부모의 눈치를 보게 되며 이는 위축된 ‘착한 아이’로 자라게 될 위험성을 높입니다. 만약 이런 전략을 사용하고 계셨다면 즉각 중단하셔야겠습니다.

   

 

 

 

* 참고

해당 칼럼의 내용은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이동귀 저, 이십일세기북스) 책 내용을 발췌, 수정 보완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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