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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기 기자의 자동차 칼럼

<자동차 디자인을 이끄는 판타스틱 4>



요즘 자동차 디자인을 보면, 각 모델의 개성을 부각하기보다 브랜드 전체의 통일감을 강조하곤 한다. 가령,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 볼보자동차의 토르의 망치, 재규어의 J-블레이드 등 각 제조사를 대표하는 고유의 디자인 요소가 중심축에 자리한다. 따라서 여느 때보다 디자인 총괄의 임무가 막중하다. 오늘은 그 중에서 최신 트렌트를 이끄는 핵심 4인방을 한 데 모았다.



1. 4차원 디자이너, 시트로엥 디자인 총괄 마크 로이드(Mark Lloyd)


▲ 마크 로이드 ⓒ시트로엥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서 복합적인 형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차체를 구성하는 물질엔 그 어떤 재료도 들어갈 수 있어요.”


요즘 시트로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가득 찼다. 가령, C4 칵투스는 에어 범프를 붙여 소위 ‘문콕’으로부터 해방시켰고, 대시보드의 수납함은 첩보 요원의 쇠붙이 가방을 그대로 따왔다. 미니밴 C4 피카소는 마치 비행접시에 앉은 듯 넓은 공간감을 선물한다. 이처럼 냉철한 독일 차와는 달리 프랑스 차는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곳곳에 숨겼다. 비결은 시트로엥 혁신의 선봉장, 마크 로이드다. 


그의 포트폴리오엔 평범한 자동차가 없다. 첫 번째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차’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재규어 XJ220. 이후 1989년부터 PSA 그룹에 몸담았는데, 사실 우리가 알만한 그의 대표작은 몇 개 없다. 주로 컨셉트 카의 디자인을 도맡은 까닭이다. 하지만 그의 ‘기발함’을 시험하는 데엔 이 부서가 안성맞춤이었다.


마크 로이드의 최신작 C4 칵투스를 보면 그의 장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두툼한 에어 범프는 돌맹이를 집어 던져도 찌그러질 염려 없다. 얄따란 눈매와 큼직한 엠블럼도 평범함을 거부한다. 또한, 낮고 기다란 대시보드와 벤치형 시트 등 컨셉카와 양산차를 넘나드는 마크 로이드의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담았다.



2. 보수적인 랜드로버를 벗기다.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 제리 맥거번(Gerry McGovern)


▲ 제리 맥거번 ⓒ랜드로버


랜드로버는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파산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부활에 성공한 데엔 걸출한 디자이너의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바로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 제리 맥거번이다. 그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시작으로 보수적인 랜드로버의 이미지를 벗기고,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맥거번은 1956년 영국 코번트리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크라이슬러의 디자이너, 로이 악세(Roy Axe) 눈에 띄었고, 크라이슬러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코번트리 대학에서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이후 런던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에서 운송 디자인 석사 학위를 따냈다. 이후 크라이슬러와 오스틴 로버 그룹, 링컨, 머큐리 등을 거쳐 2004년에 랜드로버에 합류했다.




혁신의 시작은 LRX-컨셉트.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모태다. 스포티한 디자인과 젊은 감각 내세운 랜드로버의 신 병기였다. 기존 레인지로버에 없던 작은 뼈대에 날렵한 겉모습, 고급스런 실내로 치장했다. 맥거번은 “레인지로버의 전통에만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랜드로버의 새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보크를 계기로 랜드로버의 모든 라인업은 총체적 진화에 나섰다. 4세대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 벨라 등 젊고 감각적인 SUV가 등장하고 있다.



3.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볼보자동차 디자인 총괄, 토마스 잉겐라트(Thomas Ingenlath)


▲ 토마스 잉겐라트 ⓒ볼보


토마스 잉겐라트는 1964년생으로 아우디와 스코다, 폭스바겐 등 폭스바겐 그룹에서만 20년 몸담았던 독일인이다. 영국 런던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에서 디자인 석사 학위를 따냈고, 1991년 아우디에서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1995년 폭스바겐 외장 디자인 총괄로 자리를 옮겼고, 2000년엔 그룹 내 스코다의 디자인을 맡았다.




볼보와의 인연은 2013년부터 시작했다. 단출한 볼보의 디자인에 독특한 특징을 새기기 시작했다. 가령, 엠블럼의 크기를 훌쩍 키웠고, 폭포수 같은 줄기를 심었다. 또한, 얄따란 눈매와 테일램프도 이제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보닛이나 도어엔 특별한 주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차체 골격이 갖고 있는 본연의 덩어리 감이 크게 와 닿는다. 토마스 잉겐라트의 마법으로 XC90과 S90 등 최신 모델들은 뛰어난 디자인 평가를 받고 있다.



4. 곡선의 미학, 메르세데스-벤츠 외관디자인 총괄 로버트 레스닉(Robert Lesnik)


▲ 로버트 레스닉 ⓒ메르세데스벤츠


“한 눈에 벤츠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야 해요.”


요즘처럼 벤츠의 디자인이 전성기였던 때가 있었을까? 슬로베니아 출신의 로버트 레스닉은 사실 타고난 천재가 아니었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슬로베니아에 하나뿐인 미대에 지원했지만 3년 연속 떨어졌다. 그는 “해마다 딱 12명을 뽑는데 각종 연줄로 합격을 보장받은 지원자가 많아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운송기기 디자인으로 유명한 독일 포르츠하임(Prozheim)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그 곳의 슬로베니아 출신 교수에게 스케치를 그려 우편으로 보냈다. 뛰어난 재능을 눈여겨본 교수는 레스닉에게 독일 유학을 권유했고, 결국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포르츠하임 대학으로 유학 길에 올랐다.


독일로 건너온 그는 독일 포르츠하임 대학에서 운송기기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폭스바겐과 기아자동차 유럽 디자인 스튜디오를 거쳤다. 그곳에서 피터 슈라이어, 고든 바그너 등 현재 완성차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선배들과 인연을 맺었다. 벤츠에 몸 담은 건 2009년부터. 그에게 주어진 칼자루는 여느 때보다 막중했다.


로버트 레스닉은 벤츠가 추구해야 할 디자인을 ‘감각적 순수성(Sensual Purity)’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그는 차체 표면의 선을 하나씩 지워 나갔다. 군더더기 없는 팽팽한 면을 지향한다. C와 E, S-클래스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중심 모델이 직선 대신 극단적인 곡선으로 치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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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볼보의 목표는 안전이 아니다>



자동차의 안전에 대한 이야기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볼보입니다. ’가장 안전한 차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반사적으로 ‘볼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브랜드가 가진 안전에 대한 이미지는 절대적입니다. 볼보가 자동차 안전 기술의 발전에 남긴 족적은 정말 대단합니다. 하나 예를 들어 볼까요? 여러분은 아마도 3점식 안전 벨트가 없는 자동차를 상상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당연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모든 것에는 최초가 있고 3점식 안전 벨트의 최초가 바로 볼보입니다. 그게 1959년도의 일이니까 내년이면 자동차의 3점식 안전 벨트도 환갑이군요. 


하지만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안전의 대명사 볼보’가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다루어서 조금은 식상하실 테니까 저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보려 합니다. 그것은 바로 ‘볼보는 왜 그토록 안전에 집중하는가?’ 입니다. 얼마 뒤면 100주년이 되는 긴 역사를 가진 브랜드인 볼보가 두 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위기 속에도 절대 놓지 않았던 주제인 안전. 그 뒤에 숨어있는 이유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3점식 안전 벨트 이외에도 볼보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원조 기술과 제품은 많습니다. 유아 및 어린이용 후향식 카 시트, 유소년용 부스터 시트와 뒷 시트 내장형 부스터 시트, 측면 충격 보호 시스템(SIPS), 사이드 에어백, 커튼형 에어백, 후방 추돌용 경추 보호 시스템, 전복 방지 시스템(ROPS),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LIS), 시티 세이프티, 비상 자동 제동 기능(AEB), 그리고 람다 센서, 왜건과 크로스오버 등등 이름만 나열해도 상당히 깁니다. 


그런데 장황한 목록에는 안전이라는 단어로 묶기에는 뭔가 어색한 것들도 섞여 있습니다. 람다 센서와 왜건, 크로스오버 모델들과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람다 센서는 엔진의 유해 배출 가스를 혁신적으로 감소시킨 기술입니다. 왜건이나 크로스오버 모델들은 실용성이 강조된 모델이며 동시에 그 당시에 가장 대표적인 레저용 승용차의 하나입니다. 안전, 환경, 그리고 실용성과 레저. 이것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볼보 홈페이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볼보가 탄생한 스웨덴에서는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볼보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사람’입니다. 볼보는 우리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했고, 그러한 노력 중 하나가 ‘안전’이었던 것입니다. 볼보의 안전 기술들이 나와 가족, 그리고 보행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면 배출 가스를 감소시킨 람다 센서는 우리 사람들이 사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왜건이나 크로스오버 모델이 선사하는 실용성과 레저 라이프는 삶의 질까지도 챙기려는 볼보의 꼼꼼함을 보여줍니다.




최근 볼보는 두 가지 슬로건을 선보였습니다. 그 첫 번째는 ‘스웨디시 럭셔리’입니다. 스웨덴의 시각에서, 즉 인간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한 럭셔리의 정의입니다. 그 설명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스웨덴의 자연 환경은 가혹합니다. 사람들은 오랜 시간을 실내에서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스웨덴은 인간이 최대한 안락하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실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보여주는 화려함이 아닌, 직접 느끼고 만끽하는 럭셔리, 라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슬로건은 ‘비전 2020’입니다. 2020년까지 볼보는 볼보 자동차 때문에 죽거나 심하게 부상을 입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도록 하겠다는 결심을 밝힌 것입니다. 승객의 안전에만 집중하는 대부분의 브랜드와 달리, 모든 사람들의 안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스웨덴 브랜드 볼보는 다시 한 번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볼보 브랜드가 안전이라는 키워드와 강력하게 연결된 것은 브랜드의 파워를 위해서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볼보는 두 번이나 주인이 바뀐, 다시 말하자면 망해서 다른 이에게 팔려간 회사입니다. 게다가 1년에 50만대 남짓 생산하는 그리 크지도 않은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볼보가 자동차 안전을 좌지우지하는 파워는 엄청납니다. 60년 전 발표한 3점식 안전 벨트가 자동차의 표준이 되었듯, 21세기에는 볼보가 새롭게 선보인 비상 자동 제동 기능(AEB)이 없으면 미국 IIHS, 즉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가 최고의 안전도를 보증하는 ‘Top Safety Pick Plus’에 선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볼보는 IIHS가 시행하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충돌 시험인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최초의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자동차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테마인 ‘안전’을 자신의 주제로 선점한 볼보는 대표적인 강소(强小) 브랜드입니다. 회사의 생사가 불분명했던 20세기 말과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볼보는 우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그 결과 2016년에는 53만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로 사상 최고의 판매 기록을 달성하였습니다.


볼보에게 안전은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안전은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인 볼보에게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했던 요소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자동차는 발전하고 우리 인간은 더욱 안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과거에 무식하게 튼튼했던 차’로 남을 뻔했던 볼보 브랜드가 21세기의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로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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