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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잔만’은 딱 한 잔에서 그치지 않는다. 또, 음주 후 운전대를 잡는 나쁜 버릇은 ‘딱 한 번만’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여러 번 재현되다 보니, 우리는 자연스레 이런 생각을 한다. 혹시, 음주운전 관련 처벌이 너무 가벼워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음주운전 관련 처벌이 좀 더 강력하면 어떨까?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우리에겐 없는 해외의 무시무시한 음주운전 관련 법안을 살펴보려 한다. 



1. 윤창호법의 시작, 그리고 반 년 

 


지난 2018년 9월, 군복무 중 휴가를 나온 상병 윤창호 씨가 음주운전 차량과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민 청원을 통해 해당 사건이 주목 받으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여론은 뜨거웠고, 그만큼 관련 법안도 빠르게 발의됐다. 그 해 11월, 국회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일명 윤창호법)’을 통과시켰다. 


구분 

윤창호법 시행 전 

윤창호법 시행 후 

음주운전 사망 사고 

 1년 이상 징역

최저 3년 이상 징역, 최고 무기징역 

면허정지 기준 

혈중알코올농도 0.05%~0.1% 미만 

혈중알코올농도 0.03%~0.08% 미만 

면허취소 기준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음주운전 적발 기준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징역 1~3년 or 벌금 500~1000만 원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징역 2~5년 or 벌금 1000~2000만원 


(윤창호법 시행 이전과 이후의 단속 및 처벌 기준)


그 결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보다 강화됐다. 면허정지 기준은 기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면허취소 기준은 0.1%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강화됐다. 이젠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전날 마신 술이 완전히 깨지 않아도 음주운전으로 걸린다. 


처벌 기준도 엄격해졌다. ‘징역 3년, 벌금 1000만 원’에서 ‘징역 5년, 벌금 2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여기에 음주단속 적발 시 면허취소 기준은 3회에서 2회로 줄고, 음주운전 후 사망사고를 낼 경우 운전 결격 기간을 5년으로 두는 내용도 새로 적용했다. 이에 맞춰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효과도 있다. 이 달까지 전국 일 평균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개정법 적용 전보다 19%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음주운전에 관대하다. 단속과 적발의 빈도도 늘려가고 있지만, 처벌 수위에 대한 지적은 여전하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일으키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는 등 기존보다 엄격해졌다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실제 우리나라 음주운전 재발률은 50%가 넘는다. 음주운전에 걸려도 엄격한 처벌이 따르지 않으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단 얘기이기도 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907명이었다가 지난해에는 346명으로 감소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연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사망사고가 줄었다 해도 음주운전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2. 음주운전하면 시체를 닦는다? 세계의 독특한 처벌 규정 

 


세계 각국에서는 음주운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실제로 많은 국가가 음주운전과 관련해 강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독특한 처벌 규정도 많다. 


우리나라처럼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에 따라 벌금과 징역이 뒤따르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시체 닦기, 30km 걷기, 신문 1면 신상 공개 등 엄격하면서도 독특한 처벌을 내리는 나라도 많다. 


터키의 음주운전자는 술이 깰 때까지 걸어야 한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5%를 넘으면 경찰은 음주운전자를 도심에서 30km 가량 떨어진 외곽으로 데려간다. 운전자는 그곳에서 스스로 집에 돌아와야 한다. 돌아오는 길에 택시나 버스를 탈 수 없도록 경찰이 자전거를 타고 뒤 따라 온다. 결국 술이 깰 때까지 걷는 수밖에 없다. 


시체를 닦는 곳도 있다. 음주운전 사고 발생률이 높은 태국의 얘기다. 자신의 음주운전이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마주하도록 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을 택한 것. 음주운전자들은 영안실 청소, 시신을 닦고 옮기는 등의 영안실 봉사를 해야 한다.


음주운전에 엄격한 나라 중 하나가 브라질이다. 술 한 잔이 아니라 단 한 방울을 마셔도 운전대를 잡는 건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혈중알코올농도 0.01%여도 50만원의 벌금과 1년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살인범과 동일하게 처벌한다. 


복지가 가장 앞섰다는 북유럽 국가도 음주운전에 관대하지 않다. 술 자체에 관대하지 않은 핀란드는 심지어 술주정에도 처벌을 내린다. 술주정하다가 세 번 적발될 경우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핀란드는 음주운전 적발 시 한 달 치 급여를 몰수한다. 덴마크 역시 한 달 치 월급을 벌금으로 내야 한다. 또 운전면허를 취소하고 음주운전자의 차량을 몰수, 경매를 통해 국고로 환수한다. 


러시아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이미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재차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거나 측정을 거부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최대 한화 약 5000만 원의 벌금, 법원 판결로 사회봉사 480시간, 약 2년의 강제노역, 3년의 면허정지 및 2년의 징역을 추가할 수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많은 베트남은 자동차 음주운전과 오토바이 음주운전에 대한 각각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자동차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하여도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오토바이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0.05%를 초과하면 처벌 대상이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행위는 최고 혈중알코올농도인 0.08%를 초과하는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와 같은 처벌을 받는다.


음주운전자에 공개적 망신을 주는 나라도 있다. 호주는 음주운전자의 이름과 자동차 번호판, 혈중알코올농도 등을 신문에 대문짝하게 내건다. 중국은 만취운전일 경우 형사재판으로 넘기는데, 이 때 법원에서 선고할 수 있는 최고형에 제한이 없다. 실제 상하이에서 음주운전으로 사망자를 낸 운전자에게 사형이 선고돼 집행까지 이뤄진 판례가 있다.



상상도 못했던 세계 각국의 음주운전 처벌 규정. 반복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보다 강한 처벌이 필요할 때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윤창호법 시행과 함께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처벌 규정이 그에 응당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볼 법한 일이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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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 두잔 갖고 뭘 그래? 나 하나도 안 취했어.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야. 눈 감고도 운전할 수 있어. 괜찮아.”


술집 주차장 어귀에서 들릴 법한 이야기다. 평소 주량에 비해 오늘은 안 마신 거나 다름없다며 음주운전을 정당화하고 운전석 문을 열고 시동을 켠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일 1.5명이 음주운전자에 의해 소중한 목숨을 잃는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1명 꼴이다. 크고 작은 음주 후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도 매일 100명이 넘는다. (교통사고통계, 2014~2018, 경찰청) 

 



음주운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모든 운전자들이 안다. 하지만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불편함, 소위 ‘근자감’이라 불릴 법한 턱 없는 자기 과신, 그리고 ‘설마’ 하는 안일함이 음주운전을 부추긴다. 게다가 음주운전을 2번 이상 한 재범률이 약 45%, 3회 이상인 경우도 19%나 되었다. 그야말로 음주운전이 습관이 된 것이다. (경찰청 사고통계, 2016)



▶선진국에 비해 사회 문화적, 제도적으로 음주운전에 관대한 우리나라


우리나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이다. 체질, 체중, 성별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성인 남자(체중 70kg) 기준으로 평균 소주 2잔(50ml), 양주나 포도주 2잔(30ml), 맥주 2잔(250ml) 정도를 마시고 1시간 후에 측정한 경우에 해당된다.


선진국은 음주운전을 어떤 기준으로 처벌하고 있을까?


일본은 2002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춰 단속 기준을 강화한 결과, 이듬해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30% 감소했다. 스웨덴은 1990년에 단속 기준을 0.05%에서 0.02%로 강화한 뒤, 사망사고가 27.6%(1996년 기준)나 감소했다. 독일은 ‘Zero-BAC(Blood Alcohol Concentration, 혈중알코올농도)’ 법안을 적용, 0%를 기준으로 삼아서 술을 한 잔이라도 마시면 운전대를 잡을 수 없도록 했다. 



▶음주운전 적발 시 처벌 기준,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운전자는 민사적 책임과 운전면허 정치나 취소에 해당하는 행정책임, 그리고 징역, 벌금과 같은 형사적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 하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처벌 기준은 솜방망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먼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면 과실 비율에 대한 불이익과 함께 2년 내 음주나 무면허, 뺑소니 등 중과실 경력이 2회 이상 있다면 자동차보험료가 10~20% 이상 할증된다. 또한, 최고 400만 원에 달하는 사고 부담금을 물어야 보험처리가 가능하며 운전자보험에 가입을 했더라도 음주(무면허 포험)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 백만 원만 내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도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음주운전으로 일정 기간 운전면허가 정지 혹은 취소될 수 있으나 이는 경찰 신고 없이도 사고처리가 가능해 벌점 관리가 안 되어 음주운전 재범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도로교통법 제 148조 2항에 의거,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300만 원 이하 벌금형부터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되는데.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면 법원에서 감경조치를 받게 되어 실형 비율은 20% 수준에 머문다. 면허취소나 집행유예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전체의 72%에 달하는 것만 보아도 처벌 수준이 크게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진국은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등 다각도로 음주운전 대처 중


일찍부터 음주운전 사고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추진해 온 선진국은 도로교통법으로 음주운전을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EU 등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모든 운전자에게 음주운전 시 차량 시동을 걸 수 없는 잠금장치 등을 개발하여 다각도로 음주운전 위험에 대처하는 중이다.


미국 연방법은 21세 미만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를 0.02% 이상으로 적용, 재범자는 1년 이상 운전면허정지, 차량 압수, 시동잠금장치 설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처벌한다. 일부 주에서는 음주운전번호판(일명 ‘위스키 번호판’)을 운영하기도 한다. 일본은 음주운전 단속 시 동승자 및 주류 판매자도 함께 처벌한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과실이 아닌 고의성을 인정하여 양형 기준도 높다. 일본에서 음주운전으로 3명이 사망한 사고에서 최고 16년이, 캐나다는 15년이 구형된 바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혈중 알코올농도가 0.175% 이상인 경우 만취상태로 보고 1급 살인죄로 20년을 집행한 사례도 있다.



처벌 강화, 제도 개선은 물론,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최근 제대를 4개월 앞둔 청년의 안타까운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그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수치의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 ▲음주운전 재범 기준 3회에서 2회로 조정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살인죄에 준하여 ‘사형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골자로 한다. 국회의원 100여 명이 발의한 이 법은 초당적인 사안으로 여야가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음주운전은 음주운전자에게는 순간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한 선택일지 몰라도, 피해자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살인과 같다. 그럼에도 일반 운전자나 보행자가 음주운전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술 마신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기를 바랄 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운전자이기 이전에 보행자, 즉 음주운전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 범죄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적용해야 한다.



감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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