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꾸밈 요소


서킷에서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동차 기자인 내게 서킷은 그저 ‘일하러’ 가는 곳이었다. 선수들이 차체가 낮은 경주용 차를 타고 아찔하게 달리는 장면은 내게 위험하고 자극적인 가상 세계일 뿐이었다. 아마 ‘서킷’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본 이도 있을 것이다. 서킷이란, 쉽게 말해 자동차 경주용 도로로, 우리나라에는 흔히 아는 강원도의 ‘인제스피디움’과 ‘태백레이싱파크’, 전라도의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 경기도 ‘포천레이스웨이’ 그리고 ‘AMG 스피드웨이’까지 총 5개의 서킷이 있다. 서킷은 출발점과 종료점이 같은 순환회로 형태의 폐쇄구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속도제한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서킷에서 서스펜션, 스티어링, 브레이크, 타이어 등 자동차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시험하거나 신차의 내구성을 측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유용하면서도 위험한 도로를 과연 일반인이 즐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 때쯤 서킷에 ‘놀러’가는 사람들을 알게 됐다. 그들이 순수하다 생각했다. 아니, 솔직히 철부지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서킷에 한 번 다녀오려면 하루를 종일 비워야 한다. 스포츠 주행 비용도 만만치 않고, 사고 부담도 크다. 하지만 싱그러웠던 작년 6월, 인제스피디움 라이선스를 따면서 내 생각은 확 바뀌었다. 



서킷 라이선스 발급받다! 



라이선스 발급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제스피디움 홈페이지에서 라이선스 발급 가능 날짜를 확인하고 그 날짜에 가서 이론교육, 주행 실기교육을 이수하면 끝. 소정의 취득비, 헬멧과 레이싱용 장갑만 챙겨 가면 된다. 멀리 강원도 인제까지 가서 한 번에 그리고 단번에 라이선스를 손에 쥐어 잠시나마 우쭐했다. 하지만 앞으로 ‘알아서 잘’ 즐겨야 한다는 강사의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일단 한 번 달려보기로 했다. 라이선스를 어색하게 받아 쥐고 냉큼 스포츠주행 티켓을 끊었다. 티켓 한 장으로 20분 동안 자유롭게 서킷을 달릴 수 있다. 헬멧을 쓰고, 장갑을 끼고 르노의 소형 해치백 모델 ‘클리오’에 올라탔다. 최고출력이 90마력에 불과하지만 바닥에 딱 붙어 코너를 돌아나가는 실력이 제법인 친구다. 질주 본능을 마음껏 뽐내며 기본기를 익히기엔 제격이다. 헬멧의 턱끈을 다시 한 번 단단히 조이고 대기선에 서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무시무시한 차들이도열해 있다. ‘으르렁’대는 소리가 나는 영국제 스포츠카 맥라렌, BMW의 고성능 모델 M3였다. 



출발하자마자 ‘형님’들이 천둥 같은 굉음을 내며 달려 나간다. 괜히 내 존재가 민폐가 된 느낌. 속으로 애써 당당해 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알록달록한 차들은 저 멀리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왔다. 혼자 낑낑대며 코너를 빠져나가는데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들이 다가온다. 으악, 그들이 온다! 이론 교육 시간에 배운 게 떠올랐다. 뒤에서 무섭게 달려오는 차들에게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 줬다. ‘나는 오른쪽으로 계속 갈 테니, 너는 내 왼편으로 추월해 가줘.’ 느린 차가 빠른 차를 방해하지 않고, 빠른 차는 느린 차를 위협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약속이다. 덕분에 나는 내 호흡으로 서킷을 즐길 수 있었다. 어쭙잖게 다른 차를 쫓아 가다가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지는 꼴 난다. 물론 서킷에선 내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용기도 내야 한다. 그렇지만 그 못지않게 내 실력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겸손한 마음도 필요하다. 이 모순을 끊임없이 껴안아야 하는 곳이다.


빠른 형님들을 다 보내고 한창을 달려가는데, 멀리 파란색 맥라렌이 뺑글뺑글 제자리에서 팽이처럼 돌고 있었다.  ‘으악 어떡해!!!!’ 맥라렌을 바짝 따라가던 다른 차들이 아슬아슬하게 멈춰 섰다. 잠시 후, 맥라렌은 아무런 일도 없던 것처럼 자세를 다시 잡고 달려 나갔다. 간발의 차이로 사고를 비껴 간 아찔한 순간이었다. 서킷 사고가 유독 부담스러운 이유는, 일반 도로가 아닌 서킷에서는 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이다. 사고가 나면 각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래서 ‘알아서 잘’ 즐기는 것이 무섭다는 것이다.



어느덧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체커기가 보인다. 혼돈의 첫 스포츠 주행이 끝났다. 출발 전 자신만만했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긴장이 풀리면서 손이 파르르 떨렸다. 자유롭게 질주하면서 느낀 희열과 위험한 공포의 순간,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겸손 등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서킷을 제대로 달리려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 선수에게 특급 비법 전수받다! 



운 좋게도 기자 생활을 하며 전문 레이스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제일제당 레이싱팀 김동은 선수, 엑스타 레이싱팀 정의철 선수 등 현역 프로 선수들에게 일대일 코치를 받으며 서킷을 달렸다. 워낙 초보인지라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기 바빴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좋은 선생님들에게 배운, 가장 효율적이고 빠르게 서킷을 돌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한다.


1) 슬로우 인-패스트 아웃(Slow in-fast out)


먼저 코너로 들어가기 전, 속도 줄이기를 마쳐야 한다. 코너에 들어가며 속도를 줄이면 이미 늦는다. 조향하기 전에 속도를 충분히 줄이고 조향하며 코너를 돌아나갈 땐 브레이크에서도 가속페달에서도 발을 다 뗀 상태여야 한다. 코너에서 거의 다 빠져나왔을 때 속도를 다시 내면 된다. 이게 ‘슬로우 인-패스트 아웃(slow in-fast out)’ 기법이다. 


2) 아웃-인-아웃(Out-in-out)


또 하나, 조향을 최소한으로 한다. 코스가 ‘C’자 형태라면, 어떻게 이 길을 ‘I’자 처럼 지나갈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아웃-인-아웃(out-in-out)’ 기법. 코너에 진입할 땐 코너의 바깥쪽(out)을 따라가고, 그 다음엔 코너의 안쪽(in)으로 가까이 붙은 다음, 코너 중심을 지나면서 다시 바깥쪽(out)으로 벗어난다. 가장 빠르게 코너를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만 열심히 몸에 익혀 놓으면 내일은 레이싱 퀸이다. 



이후에도 여러 번 서킷을 다녀왔다. 시승회에 참석해 줄지어 달리도 하고, 때로는 나 혼자 스포츠 주행을 하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세이프티 카를 졸졸 따라 달리는 시승회 주행도 마냥 재미있었겠지만, 이제는 한 줄로 안전하게 가는 길보다 무서워도 나만의 길을 가는 게 더 즐겁다. 쏜살같이 달려가는 무서운 차들 사이에서 마음을 다잡던 순간들, 자신감과 두려움 사이에서 내 숨을 쉬며 내 보폭으로 자유로이 달리던 순간들. 완벽하지 않은 내 속도를 사랑하는 길, 과연 서킷은 철부지의 세계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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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일 기자의 자동차 칼럼

<400미터의 승부, 드래그 레이스>



신호등이 바뀌면 달려 나간다



세상에 이렇게 단순하고 화끈한 경기가 또 있을까요? 출발선에 나란히 선 차 두 대. 신호등을 바라보다가 파란불이 되면 달려나갑니다. 1/4마일, 약 402m의 결승점을 지나간 자동차는 한참 뒤에서 멈춰 섭니다. 누가 먼저 결승 라인을 통과했는가를 두고 승패는 갈라집니다. 야밤에 도로를 막고 달리는 폭주족들 아니냐고요? 바로 ‘드래그 레이싱(Drag Racing)’이라는 경기의 한 장면입니다.


제가 드래그 레이싱을 처음 본 것은 놀랍게도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막 한 가운데였습니다. 해마다 11월에 열리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튜닝, 부품 전시회 SEMA 취재를 하던 중이었지요. 온갖 화려한 사양으로 튜닝한 차들이 모여든 SEMA 취재를 마치고 인근의 서킷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혹시나 무슨 볼거리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죠. 그러던 중 의외의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서킷 주변으로 엄청난 인파가 몰려있었고 인근 주차장은 픽업트럭과 캠핑 트레일러로 가득했습니다. 




사막의 열기를 뚫고 힘들게 들어간 경기장에는 요상하게 생긴 차가 서 있었는데 차가 아니라 마치 모터보트처럼 생겼습니다. 앞은 화살처럼 뾰족했고 뒤에는 거대한 바퀴가 달려있는 이것의 정체는 바로 드래그 레이싱 머신 입니다. 




왼손엔 맥주가 담긴 컵, 오른손엔 소스 가득한 핫도그를 들고 경기장 스탠드로 향하던 차, 엄청난 굉음이 귓가를 때립니다. 맥주 표면이 부르르 떨리는 게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습니다. 반대편 핫도그 쪽은 다행이 소스가 흐르지는 않았네요. 찰나라고 느낀 시간은 무려 몇 초 남짓이었습니다. 길게만 느껴졌던 순간을 넘어 스탠드에서 본 광경은 생경했습니다. 




드래그 레이싱 머신이 달려나가고,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튕겨’나가는게 맞겠군요. 얼마나 빠른지 제 속도를 주체 못하고 차체의 앞바퀴 쪽이 하늘을 향해 치켜드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고 멈출 때는 엄청난 속도를 낮추기 위해 꽁무니에서 낙하산이 펼쳐집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NHRA(National Hot Rod Association)’에서 주관하는 드래그 레이싱입니다.




국내에서도 아마 대중매체를 통해 같은 방식의 경주를 보셨을 겁니다.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레이스 씬이 나오기도 하고 뉴스프로그램에서는 국내 불법 대회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주로 자유로 인근 도로에서 튜닝한 차를 가져와 속도 대결을 벌이는 경기로, 400M를 누가 먼저 통과하는지 승부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던 해당 대회는 엄연히 불법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미국에서도 이 같은 경기가 사회 이슈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승전국으로서 한껏 승리감에 도취된 젊은이들 사이에서 드래그 레이싱은 유행이 됐습니다. 유럽의 스포츠카를 보고 돌아온 그들은 미국 차도 멋진 외관과 빠른 속도를 갖추길 바랐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쉐보레 콜벳(Chevrolet Corvette)이 등장하고 미국 스포츠카 업계도 태동했습니다. 그래도 젋은이들이 고가의 스포츠카를 손에 넣기란 쉽지 않죠. 돈이 부족한 그들은 자동차 튜닝에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튜닝 열풍은 ‘핫로드(Hot rod)’라는 레이싱 장르를 만들었고 튜닝 성능을 겨루기 위해 일반 도로에서 불법 경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폭주족’의 등장 배경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70년 미국 NHRA 드래그 레이스


미국에서는 이 같은 불법 경주가 사회문제로 대두돼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합법적인 방향으로 레이싱 대회를 추진했고 도로를 뜻하는 속어 드래그(Drag)를 더해 드래그 레이싱이 탄생했습니다. 이 경기에는 미 대륙의 광활한 기상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를 상징하는 모하비 사막에서 펼쳐진 속도 경쟁은 1947년, SCTA(Southern California Timing Association) 주최 아래 보네빌에 있는 솔트 플레이트 호수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SCTA는 NHRA의 전신으로 1953년에 NHRA 이름으로 대회를 열기 전까지 운영됐습니다. 캘리포니아 포노마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컨트리 페어그라운드 경기장에서 첫 경기가 열렸고 이 경기장에서 지금도 활발하게 드래그 레이싱이 펼져집니다. 약 반세기 정도 지난 지금, 미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일본, 남미 등지에서 경기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죠. NHRA는 연간 4000 회 이상의 대회를 개최하고 약 10 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초거대 레이싱 조직으로 거듭났습니다. 



▲2009년 제천에서 열린 KDRC 코리아 드래그 레이스


우리나라에서는 2000 년 대 초반 튜닝 문화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튜닝 부품 수입사나 튜너를 중심으로 처음 드래그 레이싱이 보급됐습니다. 당시 국내에 대회를 진행할 만한 서킷이 존재하지 않아 카 레이싱 경기가 열리는 태백 서킷의 일부를 빌리거나 경기를 지방 도로를 임시로 막고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회 중 차량이 관중을 덮치는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드래그 레이싱이 잠정적으로 중단됐습니다. 지금까지도 대회 재개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내 모터스포츠 계에서는 가장 안타까운 순간으로 회자하는 사건입니다. 


2007년에는 드래그 레이싱 판 한일전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드래그 레이싱을 할 만한 후륜구동 차량이 없어서 현대 티뷰론(Hyundai Tiburon)을 600마력 이상으로 끌어 올리고 경기에 참가했습니다. 그에 반해 상대인 일본은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드래그 레이싱 문화를 키워왔고 자동차 시장 또한 굉장히 컸기에 닛산(Nissan) GT-R과 같은 유명 스포츠 카를 900마력까지 튜닝한 차량을 대동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분전 끝에 아쉬운 결과로 대회를 마무리 했습니다.




가끔 우리나라에서 모든 시설이 갖춰진 상태로 드래그 레이싱이 열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큰 탈 없이 대회가 자리잡았더라면 지금쯤 모터스포츠에서 사랑 받는 장르가 되지 않았을까요?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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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아차렸겠지만, 나는 전문 작가가 아닐 뿐더러, 훌륭한 작가 축에 속하지도 않는다. 구글에서 “칼럼 쓰는 법”을 검색하자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말을 하듯이 쓰고, 사람에 대해서 쓰라’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나도 이렇게 쓰기로 했다. 앞으로 이어질 3편의 시리즈에서(만약 내가 3편 모두 이어가게 된다면), 불행하게도 나의 칼럼을 읽을 모두에게 본인이 20년 넘는 세월 동안 레이싱에 대해 배워 온 것들을 나누고자 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마무리될 거라 예상한다. 첫째,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다. 둘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셋째, 사람 사람 사람.


As you have probably already realized, I am not a professional writer, maybe not even a good writer. I Googled “How to write a column” and the top results told me a bunch of things but what resonated with me was the following. “Write as you would talk and write about people”. So that is what I will do. Over the next 3 part series (if I make it that far), I plan to share with all of you who are unfortunately reading this, what I have learned from my 20+ years in Racing. I am pretty sure it summarizes down to this. 1. Everyone is Good (I know this is grammatically incorrect but it sounds better), 2. Nobody Cares and 3. People People People.  




나는 타고난 재능으로 세계를 평정하여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화려하고 짜릿한 레이싱 라이프를 생각했다. 하지만 한계까지 차를 몰아붙여 레이스를 하고 우승을 거머쥐는 나의 놀라운 드라이빙 재능이 나에게만 있는 게 아니란 걸 곧 깨달았다. 사실, 나의 라이벌들은 모두 같은 재능을 가졌고, 때론 더 우수한 재능을 가졌다! 내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지만, 내가 어떻게 생각했든 그 모든 건 내가 프로 드라이버가 된 순간 아무 의미도 없어졌다.


레이싱에 대한 흔한 오해는 레이싱이 마초 터프가이들의 스포츠란 생각이다. 이 오해는 팬과 레이서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사실, 성공적인 레이싱 드라이버가 되기 위해선 훈련을 잘 받고, 분석을 행하며, 절차를 잘 따를 수 있어야 한다. 프로 레이싱은 매우 정량적인 스포츠이다. 재능과 자신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숫자로 이루어지는 이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기술적인 면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며, 엄격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의 경우, 어떤 차에 타든지 기본적으로 일정 이상의 스피드를 빨리 끌어내는 재능이 있었다. 이것은 내 자신감의 원천이었지만, 사실 가장 큰 문제이기도 했다. 나의 재능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충만했던 나머지, 더 발전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지 못했다. 많은 세월을 허비한 후에야 이것을 깨달았다. 내가 개선해야 하는 부분들을 이해한 후, 나의 많은 단점들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I thought a life in racing was going to be glamour and excitement where my god given talents would conquer the world to the adoration of millions of fans. But what I realized quickly is that all of the amazing talents that I thought I had to drive a car on the limit, to race and win were not exclusive to me. In fact, all of my rivals had those same talents, sometimes in greater abundance! Whatever I thought I was, however great my confidence, it all meant nothing the moment I became a professional. 


I think there is a general misconception about racing that it is a macho tough guys sport. This misconception is held by both fans and racers alike. Actually, to be a successful racing driver, you need to be very disciplined, analytical and process oriented. At the professional level, this is a very quantitative sport. Talent and confidence alone are simply not enough. It takes hard work, technical expertise and analytical rigor to succeed in this world driven by numbers. It actually took me a long time to figure this out. 


For me, I was lucky to be naturally quick enough to get into any car and drive at a minimally acceptable speed. That was a point of pride but it actually became my single biggest problem. I had too much confidence in my natural ability and didn’t focus on improving my trade. It took many wasted years to realize this and to start working hard to understand the many areas which I needed to improve and to gradually start to address my many shortcomings. 




드라이버에게 데이터보다 더 강력한 도구는 없다. 레이스카 텔레메트리, 혹은 데이터 수집 시스템이라 불리는 것들은 NASA의 우주선이나 비행기의 블랙박스와 비슷하다. 보통 이 시스템은 자동차의 속도, RPM(*엔진의 분 당 회전수), 횡가속도와 종가속도, 서스펜션의 움직임, 엔진과 브레이크, 타이어의 온도와 압력 같은 요소들을 기록하는 정교한 장치이다. 기록과 분석이 가능한 변수들은 무궁무진하다. 뿐만 아니라, 텔레메트리 기록 장치는 스티어링 조작이나 스로틀 포지션, 브레이크 압력, 기어 포지션 등등 드라이버가 차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기록한다. 훈련 받은 엔지니어는 이 데이터를 해석해 자동차가 트랙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드라이버가 자동차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은 당신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의 비평가가 될 수도 있다 – 텔레메트리가 당신(그리고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정확히 어디에서, 그리고 왜 당신이 잘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As a Driver, there is no more powerful tool than data. Race car telemetry or data acquisition systems are like those found on a NASA space craft or an airplane black box. Typically they have very sensitive systems that record dynamic parameters on the car such as speed, RPM, Lateral and longitudinal G forces, suspension travel, temps as well as temperatures and pressures for things such as the engine, brakes and tires. The list of recordable and analyzable variables are endless. In addition, telemetry records what the driver is doing in the car such as steering input, throttle position, brake pressure, gear position, the list goes on and on. A trained engineer can translate this data to know exactly what a car is doing on track and what the driver did in the car. It can be both your best friend and your worst critic because it will show you (and everyone else) exactly where and why you are not as good as you could be.



텔레메트리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는지 살펴보자…


Let me show you how it works…




위 사진은 중국 상하이에서 치렀던 내 예선 랩의 드라이빙 데이터이다. 예선은 결승 출발 순서를 정하기 위한 가장 빠른 1랩의 기록이다. 보통은 30분 정도가 주어지고, 이 시간 동안 가장 빠른 1랩 기록을 뽑아내야 한다. 만약 레이스를 선두에서 출발한다면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가장 위의 붉은색 궤적은 엔진 RPM이다. 그 아래 파란색은 자동차의 속도이다. 분홍색은 브레이크에 가해진 압력을 보여주며, 주황색은 스티어링 각도, 초록색은 스로틀 포지션을 나타낸다. 여기에 보여진 것들은 텔레메트리를 이용해서 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더욱 깊게 분석하여 자동차의 성능과 드라이버에 대해 자세히 알아낼 수 있다. 


The image above is the dashboard of driving data from my qualifying lap at a race in Shanghai, China.  Qualifying is the 1 lap best time to set the starting position for the race. Typically you are given 30 minutes to set your best 1 lap time. If you start ahead your chances for winning the race are greatly enhanced. 


You can see the top trace in red shows the engine RPM. Under that in blue is the car speed. In pink is the brake pressure applied, orange shows the steering angle, and green shows the throttle position. I have showed you just the basic overview of some of the parameters that you can track using this tool. You can go very deep to analyze in great detail the performance of the car and driver.



그러면 이제 부정적인 쪽을 이야기 해 보자.


But here is the worst critic part. 




위 사진은 내가 예선 동안 주행한 랩을 연속으로 나타낸 것이다. 30분 동안 많이 주행할 수도 있고 원한다면 최소한으로 주행을 할 수도 있지만, 오직 1랩만 예선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을 기억하라. 나의 가장 빠른 랩은 1분 53초638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 모터스포츠에서는 1000분의 1초까지 기록된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각각의 구간 기록들이 합쳐져서 1랩 기록이 된다. 밝은 파란색으로 표시된 구간들이 내가 달린 가장 빠른 “구간 기록”들이다. 이 파란색 구간 기록들을 모두 합치면, 1분 52초800이라는 “Electric” 기록을 얻게 된다. 0.85초 더 빠른 기록이다. 이론상으로 가능한 내가 낼 수 있었던 기록은, 실제 기록과 1.58% 차이를 나타낸다. “Rolling Minimum” 기록을 보면, 이것은 이론적인 기록이 아니라, 스타트 포인트를 가장 유리한 지점으로 옮겼을 때의 실제 주행 기록을 보여준다. 위의 사진을 보면 1랩의 마지막 10번 코너에서부터 2랩의 같은 10번 코너까지 봤을 때가 가장 빠른 “Rolling” 기록이다. 이것 역시 나의 공식 기록보다 0.371초 빠르다.


Above we can see the consecutive laps that I ran during qualifying. Remember that during 30 min I can run a much or as little as I want but only 1 lap will count. We can see that my fastest lap was a 1:53.648. Yes we count down to the thousandth of a second! Each of these time segments or sectors add up to make 1 lap. These light blue areas are the fastest time that I did. If we add up all these blue sectors we come up with an Eclectic time of 1:52.800. This is 0.85 second faster. This equates to 1.58% differential from my fastest lap to what I could have been achieved theoretically. If we look at the Rolling Minimum, this is not a theoretical time but the actual time I did if we find the best actual lap but allowing for start stop line to be moved to the most advantageous point of the track. You can see above that the end of Lap 1 from turn 10 continuing to the Lap 2 ending at the same point of turn 10 is the fastest “Rolling” lap. This is also 0.371 faster than my officially recognized lap. 




왜 “Rolling Minimum”이나 “Electric” 기록을 실제로 내지 못했을까? 왜 그것들을 1랩 안에 조합 해 내지 못했을까? 그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단순히 주행 당일 나의 신체적 한계 때문이다. 엔지니어들은 곧바로 왜 더 빠른 기록을 내지 못했는지를 나에게 묻는다. 나의 자동차는 명확히 1분 52초800을 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돌아가서 각각의 구간마다 어떻게 다르게 드라이빙을 했는지, 그 차이점을 비교 해 보는 일이다. 이런 분석은 필연적으로 당신이 자동차의 성능을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특히 당신이 제대로 된 프로 레이싱 팀에 있다면, 한결 같은 일관성을 지닌 현대의 기계와 기술 가운데 존재하는 일관성 없는 인간 하드웨어인 당신 자신이 머신의 성능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참고로 더 얘기하자면, 이 경기에서 나는 예선 2위를 했고, 나의 팀메이트가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나보다 단지 0.12초 더 빨랐다!


Why couldn’t I do the Rolling Minimum or the Eclectic time officially? Why couldn't I put them into 1 lap? It’s not because I didn’t want too. It was simply my physical limit on that day. So  instantly my engineers are asking me the question, why couldn’t you go faster on the official lap? The car we gave you was clearly able to do a 1:52.800!! 


Now what I have to do is go back and compare how I drove in this sector vs. that sector and figure out what I did different. From this self analysis you inevitably realize that you are the weakest link in the performance package. Especially if you are in a proper professional Team, the consistency of modern machinery and technology means that YOU, as a piece of highly inconsistent human hardware have a greater performance variable than the machine. Just to let you know, I qualified 2nd for this race and my team mate at the time was 1st. He beat me by only 0.12 seconds! 




이처럼 세세한 것들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1000분의 1초를 찾아내고, 이것들이 더해져 100분의 1초가 되고, 또 10분의 1초가 된다는 것은, 나의 강점을 진정으로 알아가는 큰 깨달음이었다. 레이싱의 세계에서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나 자신이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훌륭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자신감이 크게 흔들렸다. 내가 레이싱의 세계에서 진정으로 깨달은 건, 당신은 완전히 발가벗겨진다는 것이다. 당신은 외부의 분석과 판단에 완전히 노출된다. 많은 드라이버들은 우리가 일관성이 떨어지고, 실수하기 쉬우며, 보통 어리석다는 심각한 진실과 마주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진실과 맞닥뜨렸을 때 드라이버들이 변명을 하고 남을 탓하는 것을 흔히 보곤 하는데, “아, 시스템이 이상했어”, “팀이 잘 못했기 때문이야”, “자동차가 부족했어”, “레이스가 너무 정치적이야”, “나는 여기에 맞지 않아”, 등등… 결국 그들은 자신의 결점에 대한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레이스를 그만두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만약 자신에 대한 진실을 받아들이고 시스템적으로, 방법적으로 자신을 잔인하게 분석하며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챔피언이 되는 길이다.


To understand and analyze those minute details corner by corner and to find the extrathousandths  of a second that add up to a hundredth that add up to 1 tenth, was a huge eye opener for me because I realized that the thing that I thought I was good at. The 1 thing in the world that I had confidence in, I was not even close to as good as I thought I was. This was a huge hit to my confidence. What I actually realized is that in racing, is that you are actually totally naked. You are totally open for outside analysis and judgment. Many drivers when faced with the sobering reality of how inconsistent, error prone, and generally stupid we really are, simply can’t take the reality. Exposed to the truth, for all the world to see They make excuses or blame others, Ah the system was rigged, My Team was bad, my car was not good enough, it’s too political, I’m too good for this, etc… Ultimately, they can’t accept the truth about their own shortcomings which leads them to shut down, walk away and never come back. This is also true in life. But if you accept that truth about yourself and have the determination to systematically, methodically, ruthlessly analyze and improve yourself, this is the path to becoming a Champ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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