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기 기자의 자동차 칼럼

<해치백 VS 소형 SUV, 당신의 선택은?>



이른바 ‘루저’ 논란. 키가 작은 남성은 한동안 절망에 빠졌다. 몇 년 전, 한 방송에서 신장 180㎝ 이하의 성인을 비하해 표현했던 말이다. 요즘 자동차 시장을 보면 훤칠한 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다름 아닌 소형 SUV 때문이다. 일반 해치백보다 키가 조금 클 뿐인데 불티나게 팔린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용어 정리부터. 해치백은 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는 자동차다. 해치(Hatch)는 ‘위로 잡아당겨 끌어올리는 문’을 뜻하며, 차의 엉덩이에 해치가 달려있다는 의미에서 해치백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왜건과 SUV는 넓은 의미에서 모두 해치백에 속한다. 


SUV는 Sport Utility Vehicle의 줄임말로 스포츠 등 여가생활에 맞게 다목적으로 만든 자동차다. 험로 주행도 가능하게끔 차고를 높이고 큰 바퀴를 달아 빚는다.


SUV는 본래 지프형 자동차를 부르는 말이었다. 튼튼한 트럭 차체를 밑바탕 삼아 사륜구동 시스템을 얹었다. 현대자동차 갤로퍼, 쌍용자동차 코란도 훼미리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근래의 SUV는 이들과 다르다. 해치백 등 승용차의 플랫폼으로 만든 승용형 SUV다. 그래서 해치백과 SUV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크로스오버’라고 부르는 변종들이 생기는 이유다. 이들은 해치백, SUV, 미니밴의 성격을 모두 품은 다중인격자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해치백보다 SUV의 인기가 크다. 가령,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UV 판매 비율은 33.7%. 대략 3명 중 한 명은 SUV를 산다는 뜻이다. 심지어 연평균성장률(CAGR)은 15.8%에 달한다(승용차는 –2.9%로 감소 추세). 그 중에서 젊은이들의 마음 훔친 B 세그먼트 소형 SUV의 성장 속도가 눈부시다. 특히 쌍용자동차 티볼리와 현대자동차 코나는 월 3,000대 이상씩 팔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 현대자동차 KONA


참고로 자동차는 차체 크기에 따라 A, B, C, D, E 세그먼트로 분류한다. 가령, 티볼리와 코나 등 소형 SUV는 B 세그먼트, 투싼&스포티지는 C 세그먼트, 싼타페&쏘렌토는 D 세그먼트, 모하비&G4 렉스턴은 E 세그먼트다. 그 중에서 B 세그먼트 소형 SUV의 연평균성장률은 무려 125%. C 세그먼트는 4%, D 세그먼트는 18.1%, E 세그먼트는 4.9%다. 대체 왜 이렇게 소형 SUV를 찾는 걸까?



▲ 쉐보레 트랙스(좌) / 쉐보레 아베오(우)


불씨는 쉐보레 트랙스가 지폈다. 아베오와 몸집 비슷한 해치백인데, 키를 훌쩍 높여 SUV로 변신했다. 르노삼성 QM3도 마찬가지. 유럽의 베스트 셀링 해치백, 르노 클리오 플랫폼을 밑바탕 삼아 빚은 소형 SUV다. 이후 쌍용 티볼리와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 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푸조 2008도 꼼꼼한 품질로 입소문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 기아자동차 스토닉


하지만 이들을 진정한 SUV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태생이 그렇다. 기아 스토닉 역시 바탕은 소형 해치백 프라이드다. 굴림 방식도 앞바퀴 굴림이 기본이다. 다른 점은 차체 높이. 둘의 키 차이는 고작 6.5㎝다. 현대 코나는 i30보다 10㎝ 더 크다. 입문형 수입차 시장을 이끈 푸조 2008의 차체 높이는 1,555㎜. 같은 차체를 쓰는 푸조 208은 1,460㎜다.


10월 국산차 판매량을 봐도 흥미롭다. 가령, 현대 코나는 3,819대를 팔았다(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9월 5,386대보다 떨어졌다). 반면, 현대 i30는 311대 파는 데 그쳤다. 쉐보레 트랙스는 959대를 팔았지만, 아베오는 57대의 단출한 성적표를 받았다. 손바닥 한 뼘도 안 되는 차이에 우리는 SUV라는 이유로 더 비싼 그들에게 지갑을 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판매량 차이를 단순히 키 차이 때문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소형 SUV는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하다. 기아 니로를 포함하면 국산 모델만 무려 5가지나 된다. 다양한 라인업만큼이나 트림과 옵션 구성도 눈을 즐겁게 만든다. 반면 해치백은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크지 않다.


제조사 입장에선 소형 SUV를 파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키를 살짝 높였을 뿐인데, 차 값은 수백만 원 이상 올리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아자동차 스토닉의 가격은 1,895만~2,265만 원. 현대자동차 코나는 1,895만~2,620만 원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2천만 원 초~중반 대 가격으로 구입한다.


반면, 기아 프라이드의 가격은 1,220만~1,748만 원. 쉐보레 아베오는 1,410만~1,779만 원이다. 가장 비싼 트림끼리 비교해도 소형 SUV가 대략 4~500만 원 가까이 비싸다. 심지어 코나보다 공간이 훨씬 넉넉한 i30(C 세그먼트 준중형 플랫폼 적용)은 최고급 트림을 골라도 코나보다 130만 원이나 저렴하다.




그렇다면 500만 원 이상 지불하면서 소형 SUV를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소형 SUV는 해치백의 차체를 살짝 높이면서 작은 덩치를 교묘히 숨길 수 있다. 또한, 간단한 임도 주행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실내 공간과 엔진 구성, 그리고 도심 주행이 전부라면 일반 해치백을 구입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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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일 기자의 자동차 칼럼

<전 세계를 무대로! 월드 랠리 챔피언십>



자동차 경주에서 가장 유명한 대회를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역시 오직 스피드 만을 위해 만든 머신을 운전하는 ‘F1(Formula 1)’ 그랑프리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죠. 하지만 근래 들어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이하 WRC)에 현대자동차 팀이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해당 대회에 대한 인기도 나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 2016년 폭스바겐팀으로 달리던 세바스티앵 오지에 / 출처: Wikipedia



▶WRC는?


WRC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의 약자로 국제자동차연맹(이하 FIA) 주관 아래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랠리 자동차 경주입니다. 여기서 랠리 경주는 양산 차를 개조하거나 특별하게 제작된 합법 차량으로 공공도로나 사유도로에서 경쟁하는 자동차 경주의 한 형태입니다. 해마다 13개 국가에서 1회씩 경기를 펼치는 WRC는 드라이버 부문과 팀 부문의 성적을 따로 계산해 시즌 우승을 가립니다.



▶WRC의 기원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고성능, 고출력 경쟁을 시작한 1970년, WRC의 뿌리가 되는 랠리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 해, 총 7회의 랠리에서는 포르쉐(Porsche) 팀이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었고 알파인-르노(Alpine-Renault), 란치아(Lancia) 등이 뒤를 이었죠. 본격적인 WRC는 1973년에는 시작했고 1977년부터는 운전자 부문을 신설하면서 현재와 같은 체제로 운영하게 됩니다.



▲ 헨리 토이보넨 운전 영상



▶ WRC의 흑역사, 무한 질주! Group B


1980년대에 들어 사실상 사륜구동 차량의 엔진 출력에 대한 제한을 없앤 그룹 B(Group B)가 등장합니다. 그룹 B란 슈퍼카에 들어갈 법한 600마력이 넘는 고성능 엔진을 경차 수준의 무게를 가진 차에 장착해 마을을 잇는 일반 도로, 오프로드, 험준한 산길을 엄청난 속도 경쟁을 하며 달리는 경기입니다. 


F1처럼 경기장으로 제한된 서킷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일반 도로를 랠리를 위한 통행로로 활용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통제가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랠리 주행도로에 차가 다니지 않는 틈에 관중들이 길을 건너거나 일반 차량이 지나다니는 등 종종 위험천만한 상황이 나오기도 합니다.


1986년 포르투갈 랠리에서 ‘요하킴 산토스(Joachim Santos)’ 선수가 몰던 ‘포드(Ford)’ RS200 차량이 관중석을 덮쳤고 3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어 그해 5월에 열린 프랑스 랠리에서는 드라이버와 보조 드라이버(Co-Driver)가 모두 사망하는 WRC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일어납니다. 당시 600마력을 넘나들었다는 란치아 델타 S4를 탄 이들은 산악 구간을 달리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진 뒤 화재로 인해 모두 사망했습니다. 


미흡한 수습 과정 덕에 사건은 큰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당시 이들의 사고는 해당 경주차량이 경기 시각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자 수색 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사고 발생 지역은 경기 운영 요원도 없던 외진 곳이었고 운전자와 통신도 두절된 상태여서, 뒤늦게 이들의 차는 전소된 상태로 발견됩니다. 


이 사고는 목격자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의혹을 남겼습니다. 드라이버인 헨리 토이보넨(Henri Toivonen)이 건강상의 이유로 감기약을 먹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가 운전하던 차량에 연료 탱크 보호장치가 없던 것이 확인됐습니다. 참사를 계기로 성능 경쟁을 펼치던 그룹 B는 사라지게 됩니다.




▲ WRC 2017 충돌장면 모음 / 출처: WRC



▶WRC의 점수 계산과 스테이지


WRC는 연간 13회의 경주를 하고 각 스테이지 마다 순위에 맞게 점수를 부여합니다. 1등부터 10등까지 각각 25점, 18점, 15점, 12점, 10점, 8점, 6점, 4점, 2점, 1점을 부여해 총 점수를 합을 매기게 됩니다. 재미있는 포인트는 드라이버와 팀에 각각 따로 점수를 주기 때문에 성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나오죠. 그 예로 1977년에 이탈리아 선수 ‘산드로 무나리(Sandro Munari)’ FIA컵 랠리 드라이버로 선정됐지만, 팀은 ‘피아트(Fiat)’에 1위 자리를 내줬죠.


스테이지는 실제 경기 구간인 22개의 스테이지 중 1회와 16회는 팬 서비스 차원으로 정해진 서킷을 달리는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Super Special Stage, 이하 SSS)'와 나머지는 각각 20~30km 길이의 '스페셜 스테이지(Special Stage, 이하 SS)'가 있고 SS로 이동하는 이동 구간인 총 900~1000km 길이의 '로드 스테이지(Road Stage, 이하 RS)', 두세 개의 SS마다 10분, 20분으로 제한된 차량의 경정비가 가능한 '서비스 파크(Service Park)'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실제로 코스를 돌아보며 페이스 노트를 기록하는 ‘탐색주행(Recce)’과 일종의 예선에 해당하는 ‘셰이크다운(Shakedown)’을 더하면 약 5일간의 빠듯한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참고로 셰이크다운, SSS구간, SS구간 주행을 제외한 RS구간 이동이나 탐색주행 중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 해당 국가의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 벌금을 물뿐만 아니라 경기에서 페널티까지 받는다고 하니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죠.


2011년에 처음 도입된 파워 스테이지는 랠리의 마지막 슈퍼 스테이지로 지정됩니다. 랠리의 꽃인파워 스테이지는 생중계되며, 이 스테이지에서의 1위부터 5위까지는 추가 점수를 각각 5, 4, 3, 2, 1점씩 획득하니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반전의 묘미도 적절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 2017년 아르헨티나에서 1위를 차지한 현대 티에리 누빌 / 출처: 현대자동차



▶다크호스, 현대 모터스포츠!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현대 모터스포츠팀의 강세가 돋보였습니다. 간판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은 네 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즌 챔피언을 기대했지만, 폭스바겐에서 ‘M-스포트 월드 랠리’ 팀으로 이적한 랠리의 황제 세바스티앵 오지에(Sebastien Ogier)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습니다. 제조사 부문에서도 현대 모터스포츠는 M-스포트 월드랠리팀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목표로 했던 우승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출전 4년 만에 유력한 우승 후보로 올라서면서 내년 시즌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2017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의 현대 i20 WRC / 출처: 현대자동차



▶더욱 빨라진 2017 WRC 속 대한민국!


이번 WRC는 차체 크기도 커지고 엔진도 최대 380마력까지 성능을 향상하는 등 규정을 변경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도 현대 모터스포츠팀을 내보내 WRC 복귀 4년 만에 강력한 우승 후보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연간 25,000대 이상 양산하는 모델만이 출전할 수 있는 WRC에 현대자동차는 i20를 투입합니다. 올해 선보인 신형 i20 WRC는 대회 규정에 맞게 300마력에서 380마력으로 출력을 올렸고 전폭은 55mm 늘이고 무게는 25kg 줄여 1,190kg를 유지했습니다. 거기에 1.6L 엔진에 레이싱 전용 6단 시퀀셜 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죠. 보통의 자동차와 비슷한 조건에서 튜닝을 시작해 아스팔트, 산길, 눈길은 물론 뜨거운 여름 날씨와 북유럽의 영하의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가올 2018 WRC를 기다리며 뜨거웠던 2017 WRC 호주 랠리 영상을 보는 건 어떨까요?




▲ 2017 호주 랠리 주요 장면  / 출처: W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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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프진 2017.12.10 0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WRC 정말 매력적인 경기죠. 언제 정말 실제로 한번 봤으면 좋겠네요.



이다일 기자의 자동차 칼럼

<랠리(Rally)의 모든 것!>



주위를 살펴보면 ‘랠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곳이 은근히 많이 있습니다. 탁구나 배드민턴, 테니스에서도 랠리라는 말을 사용하고 주식 투자를 할 때에도 사용합니다. 정확한 사전의 뜻은 아니지만 우리는 대략 무엇인가를 위해 경쟁적으로 따라가는 행위를 일컬어 랠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번 글(모터스포츠의 역사적 인물들과 사상 최악의 사고)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터스포츠는 유럽에서 시작했고 1800년대부터 시작했습니다. 집합이라는 뜻의 랠리 역시 모터스포츠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오늘 살펴볼 이야기는 바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랠리라는 스포츠입니다.


논어에 나오는 '온고이지신'처럼 옛 것을 알면 요즘의 랠리를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잠시 과거로 돌아가 옛날 사람들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1800년대 후반 가솔린 엔진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고 말이 끌던 마차가 대중교통이었던 시절입니다. 증기기관이 등장했고 전기가 등장하며 유럽 전역에서는 이른바 전기를 켜고 끄는 것을 쇼처럼 보여주던 시절이죠. 이때 증기로 굴러가는 자동차를 만든 이들이 나옵니다. 사실 자동차라는 말을 사용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굴러가는 무엇이 나왔습니다.


무엇인가 만들었으면 뽐내고 싶었을 터. 스스로 굴러가는 그것을 만들었으니 얼마나 빨리, 멀리 갈 수 있는지를 겨루는 대회가 열립니다. 이른바 모터스포츠의 시작입니다. 1894년에는 증기기관을 사용한 차가 126km의 거리를 달리며 경주에서 승리합니다. 당연하게도 포장 도로는 없었고 신호등은 더더욱 없었겠지요. 지금과 똑같은 것은 어딘가 에서 또 다른 어딘가로 빨리 달리기 경주를 한다는 것입니다.




1973년 핀란드 랠리 (당시에는 1000 lakes rally)에 참가한 토요타의 코롤라 레빈


바로 여기서 랠리가 시작하는데 지금의 랠리와 같은 구조입니다. 주로 도시에서 도시를 오가는 경주를 시작했는데 현재의 랠리도 비슷하게 운영되니까요. 좋은 차를 만들어서 남들보다 빨리, 멀리 달리겠다는 의지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100년의 시간을 건너 뛰어 현재로 돌아오면 몇 가지 재미있는 랠리가 흥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우리나라 현대자동차가 참가해 올해 우승을 기대하는 WRC(월드랠리챔피언십)입니다. 그런데 먼저 조금은 재미있고 여유롭고 즐거운 랠리부터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몽골랠리

▲ 각 팀의 위치를 보여주는 몽골랠리 지도


"대회에 참가하려면 기부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진 이 랠리는 어마어마하게 독특합니다. 영국 런던을 출발해 몽골의 울란바토르까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경주라는 것은 일반 랠리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은 다릅니다.




▲몽골랠리는 정해진 코스가 없으며 시작과 끝지점 그리고 기한만 있다. 어떤 코스를 사용하건 정해진 날짜 전에만 도착하면 된다.


몽골랠리의 원칙 3가지는 이렇습니다. 1000cc 미만의 소형 엔진을 사용합니다. 완주까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참가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합니다. 또, 모든 팀은 1000파운드 (약 150만원)의 기부를 해야 합니다.


 


▲2017 몽골랠리 개막


이런 독특한 조건 때문인지 몽골랠리는 마치 젊음의 축제같은 분위기입니다. 소형 엔진의 고장 나지 않는 차를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한때는 오래된 영국의 택시 이른바 블랙캡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자가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 2016년 몽골랠리에 참가한 ‘희린이가 가쟤’ 팀


최근에는 일본의 소형차들도 인기를 모읍니다. 2016년 참가했던 우리나라의 '희린이가 가쟤' 팀은 스즈키의 소형차 스위프트를 타고 달렸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몽골랠리는 시작했고 수많은 팀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몽골랠리 홈페이지(www.theadventurists.com/mongol-rally)에서는 현재 팀들이 어떻게 달리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전해주고 있습니다.



▶다카르 랠리



▲다카르랠리


이제부터 조금 진지한 랠리가 시작됩니다. 사실 파리-다카르 랠리는 진지하다 못해 숙연한 경기입니다. 해마다 사망자가 발생하고 테러가 빈번한 곳을 통과했으며 2009년부터는 남미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는 한 겨울인 1월에 열리는데 전체 참가 팀의 30~40% 정도만 완주에 성공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랠리로 불립니다.


 


▲2017년 신설된 UTV 


올해 열린 다카르 랠리에는 총 318대가 출전했습니다. 바이크가 144대, 4륜바이크가 37대, 자동차는 87대, UTV는 10대, 트럭도 50대가 출발했습니다. 남미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이온에서 아르헨티나를 거쳐 볼리비아의 우유니를 지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오는 총 8809km의 거리입니다. 이 구간을 12일에 끝내야 하니 매일 734km를 달려야 하는 셈입니다.

 



▲2017 다카르랠리카


올해 랠리의 우승은 스테판 피터한셀이 차지했습니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푸조가 차지했고 1위와 2위는 불과 5분13초의 차이였습니다. 12일을 달리고 5분의 차이가 벌어졌는데 10위와는 4시간 53분 차이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푸조의 랠리카 / 다카르랠리의 MAN트럭



한때, 우리나라도 파리-다카르 랠리에 팀을 내보내 차의 성능을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쌍용자동차입니다. 1990년대에 코란도패밀리와 무쏘가 다카르 랠리에 출전했고 최고 종합 8위의 성적도 올렸습니다. 당시의 기록은 라디에이터그릴과 헤드라이트만 유지하면 되는 완전 개조 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판매하는 코란도패밀리나 무쏘와는 완전히 다른 차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브랜드가 참가해 완주는 물론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WRC(월드랠리챔피언십)



▲현대자동차의 i20


몽골랠리가 아마추어들의 즐거운 여행이고 다카르 랠리가 프로들의 극한 도전이라면 가장 흥행을 위한 스포츠에 가까운 것이 바로 WRC입니다. 1991년 모나코에서 열린 대회가 처음이고 지금은 전 세계를 돌며 경기를 진행합니다. 우리나라 영암에서 열렸던 F1이 잘 닦인 서킷에서 열리는 레이스라면 WRC는 포장도로, 비포장도로를 거침 없이 달리는 거친 레이스입니다.


F1과 마찬가지로 FIA(국제자동차연맹)에서 주관하면서 전 세계에서 열리던 랠리를 통합했습니다. 따라서 상업적인 규모도 가장 크고 전 세계의 자동차 브랜드가 홍보 혹은 기술과시를 목표로 참가하는 대회입니다.

 



▲현대자동차 i20 WRC 랠리카


참가 차량도 규격이 정해졌는데 올해는 1.6리터 4기통 터보 엔진에 공기역학장치를 장착하고 사륜구동을 사용해야 하며 최소중량은 1175kg으로 줄었습니다. 우리가 가끔 해외 뉴스에서 좁은 마을길을 날아가듯 지나는 차를 볼 수 있는데 바로 WRC의 한 장면입니다.


이렇게 달리는 차의 실내 모습을 보여주는 화면도 있는데 드라이버와 옆자리의 코드라이버가 무엇인가 빠른 속도로 대화를 하면서 달려갑니다. F1처럼 같은 코스를 달리지 않고 장거리 주행을 하기 때문에 옆좌석의 코드라이버가 지도를 들고 운전대를 얼마나 꺾으라던가 기어 변속을 하라거나 감속, 가속 등의 조언을 해줍니다. 

 



▲2017 8차 폴란드 랠리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현대차 월드랠리팀


올해 경기는 1월 19일 모나코를 시작으로 총 13회 열립니다. 8월에는 독일, 10월에는 스페인과 영국에서 열리며 11월 오스트레일리아를 끝으로 마무리합니다. 올해는 우리나라 현대자동차의 우승도 기대할 만합니다. 현대자동차는 티에리 누빌의 선전 속에 랠리카 i20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이미 티에리 누빌은 9차전에서 드라이버 1위에 올랐고 팀 순위 역시 9전까지 2위를 기록했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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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기 기자의 자동차 칼럼

<전기자동차, 사도 될까?>



요즘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단연 전기자동차다. 전기차는 기름 마시고 매연 뿜는 내연기관 대신 전기모터로 바퀴 굴리는 자동차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전기차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올해엔 그 거리가 한층 좁아질 예정이다. 바로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들어오는 까닭이다. 테슬라는 오는 15일 하남 스타필드를 시작으로, 17일 청담동에 전시장을 오픈했다. 




▲ 테슬라 모델S90D


전기차에 문외한 사람들도 테슬라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지난해, 테슬라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주문을 받으면서 열풍을 만든 바 있다. 이번에 한국 땅을 밟은 첫 번째 모델은 ‘모델 S90D’다. 차체의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979X1,964X1,435㎜. 실내 공간을 가늠할 휠베이스는 2,960㎜다. 제네시스 G80과 비슷한 덩치 뽐내는 대형 세단이다. 


차체엔 87.5㎾h급 배터리와 두 개의 전기모터를 얹어 최고출력 306.7㎾를 뿜는다. ㎾로 자동차의 성능을 말하니 생소하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약 411마력 정도의 힘을 낸다. 소위 ‘제로백’이라고 부르는 0→시속 100㎞까지 가속 성능은 4.4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에 달한다.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구두쇠’인 줄만 알았던 전기차가 웬만한 스포츠카의 성능과 비견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델 S의 총 주행가능 거리는 얼마나 될까? 환경부가 인증한 모델 S90D의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378㎞.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기나긴 충전 시간이 발목을 잡는다. 완전 충전에만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까닭이다. 미국, 일본 등에 자리한 급속 충전소 ‘수퍼차저 스테이션’에선 75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아직 운영을 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 S90D의 상품성은 눈부시다. 가령, 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담았다. 이를 위해 차체에 8개의 카메라와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심었는데, 운전자는 목적지만 입력하면 된다. 스티어링 휠, 브레이크, 가속 등 모든 조작을 모델 S90D가 직접 한다. 또한, 충돌 회피기능,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장비도 빠짐없이 챙겼다. 


테슬라에 따르면 국내 운전자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15,000㎞를 주행하며 매년 260만 원 가량의 연료비를 지출한다(고급 휘발유 1L 당 2,000원 기준). 모델 S90D로 같은 거리를 달릴 경우 전기료는 연료비의 1/13의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자동차 소유 기간을 평균 5년으로 가정하면, 약 1,190만 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델 S90D의 가격은 일반 소비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기본 가격만 무려 1억2천1백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열선 패키지, 스마트 에어 서스펜션, 프리미엄 업그레이드 패키지 등을 더하면 ‘억 소리’가 두 번 날 수도 있다. 심지어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환경부는 10시간 이내의 충전시간을 충족하는 전기차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모델 S90D는 10시간이 넘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테슬라에 선뜻 입문하기 쉽지 않다. 




▲ 쉐보레 볼트 EV


그러나 비싼 가격에 실망하긴 이르다. 대중을 위한 매력적인 전기차도 준비됐다. 쉐보레는 이번 달 볼트 EV를 출시한다. 환경부가 인증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383.17㎞. 테슬라 모델 S90D보다도 높다. 각종 보조금을 활용해 적정한 가격을 매긴다면, 구입할 이유가 충분해진다. 또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르노삼성 SM3 Z.E, BMW i3 등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여건도 한층 개선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지자체의 수가 작년 31곳 수준에서 올해 101곳으로 크게 늘었다. 참고로 현재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국고가 1,400만 원, 지방 보조금이 300~1,200만 원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기본사양)을 1,400~2,3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충전소 부족이다. 집이나 사무실 주변에 충전소가 없다면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다. 그러나 이 부분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충전기를 약 1만 대 이상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급속 충전기 2,600여 대를 전국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대형 마트 등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집과 직장에서도 충전할 수 있게끔 완속 충전기도 2만여 대를 구축한다. 


더욱이 올해 1월부터 ㎾h당 313.1원이던 급속 충전 요금을 173.8원으로 44%나 내렸다. 그린카드(국민의 녹색생활과 녹색소비를 지원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1년 7월 환경부에서 새롭게 도입한 제도)를 쓰면 50%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1년 유류비와 전기차의 충전 요금은 얼마나 차이 날까? 환경부가 연간 13,724㎞ 주행 기준(2014년 교통안전공단 승용차 평균주행거리)으로 현대 아반떼 가솔린(1.6L)과 디젤(1.6L),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비교했다. 아반떼의 경우 각각 157만 원(휘발유), 100만 원(경유)의 연료비가 들었다. 반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38만 원(전기료)이면 충분했다. 충전소가 충분하다면 굳이 전기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전기차의 장점은 비단 저렴한 유지비에만 있지 않다. ‘제로 에미션’, 즉 배출가스가 전혀 없다는 점도 한 몫 거든다. 참고로 미국 캘리포니아는 제로 에미션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든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팔아야 하며, 2025년까지 최소 150만 대 이상 판매해야 한다.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전기차의 비중을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의 대중화가 점점 진행되고 있으며 17일부턴 제주도에서 세계 유일의 전기차 축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개최되었다. 관람객은 직접 시승을 해볼 수 있고, 다양한 제조사의 전기차를 만나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스마트폰에 충전기 꽂듯, 내 차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일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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