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4편

'나는 소통하고 있을까?' SNS 중독



최근 십여 년간 SNS(Online Social Network System or Site)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SNS의 대표 격인 페이스북의 경우 2016년 17억 1,200만 명의 사용자를 기록하였고 그 수는 매년 17%~2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매분 510,000개의 코멘트가 포스팅되고 293,000가지의 상태가 업데이트되며, 136,000개의 사진이 올라옵니다. 2010년에 등장한 인스타그램은 출시 6년 만에 사용자가 5억 명에 이르렀죠. 이렇게 SNS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강박적으로 SNS에 매달리는 ‘SNS 중독’ 증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SNS 사용이 어떻게 중독으로 이어지게 될까?



SNS 사용이 어떻게 중독으로 이어지게 될까요. 우리 뇌에 있는 쾌락중추에서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을 분비하는데, SNS는 마약처럼 쾌락중추를 자극해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킵니다. 


실제로 SNS에 중독된 사람들이 SNS를 할 때 뇌 영상을 확인한 결과 코카인 중독자가 코카인을 흡입할 때와 같은 변화를 보였습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SNS에서 포스팅된 것을 단순히 구경하는 것보다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목표 지향적인 행동이 쾌락 중추를 더 자극한다고 할 수 있죠.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개인의 게시물에 대한 타인의 긍정적인 반응이 긍정적 강화를 일으켜 중독으로 연결된다고도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자극이 반복되면서 점점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웬만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거죠. 따라서 자극을 멈추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지루하고 답답한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서 뇌는 점점 ‘흥분을 추구하는 뇌’로 변하고 현실에 무감각해지면서 사회적인 측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SNS를 지나치게 사용하다 보면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점점 부담스러워집니다. 반면 SNS는 훨씬 부담이 적으면서도 더 즉각적이고 다양한 만족감과 즐거움을 주죠. 때문에 더 SNS를 하게 하고 현실에서의 관계를 등한시하는 등 문제를 악화시키게 됩니다. 


SNS 중독은 스트레스가 많고 외로움이나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불안감과 우울감이 높을수록 SNS 중독에 쉽게 빠진다고 합니다.



SNS에 대한 강박과 집착으로 인한 증상


어떤 사람들에게는 SNS를 하는 것이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과입니다. 이는 SNS에 대한 강박과 집착으로 이어지지요. SNS 중독은 다음과 같이, 전형적인 물질 중독과 같은 증상들을 보입니다.


첫째, 기분 변화

SNS를 하면 감정 변화가 있고 즐거움을 느끼거나 멍해진다. 


둘째, 집착

온종일 SNS에 대한 생각이 강박적으로 떠오른다.


셋째, 내성

SNS를 사용할수록 같은 수준의 즐거운 기분이나 상태를 느끼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넷째, 금단 증상

SNS를 중단하게 되면 기분이 나빠지거나 몸이 아픈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섯째, 갈등

SNS를 하느라 일이나 학습의 능률이 떨어진다. 자제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거나 타인과의 갈등으로 이어지며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여섯째, 재발

어쩌다 잠깐 SNS를 참아보기도 하지만 금방 다시 빠져든다.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회사원 A씨는 오늘도 SNS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간밤에 놓친 소식은 없는지, 누가 내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는지 꼼꼼히 읽어봅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도, 출근 버스 안에서도 그의 시선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향해 있습니다. 잠깐 사이에 새로운 소식을 놓치진 않았을까 수시로 ‘새로 고침’을 하면서 SNS를 확인합니다. 퇴근해서 잠들기 직전까지도 그의 손에서 스마트폰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제 그에게 SNS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회사원 A씨처럼 온종일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하며 스마트폰이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 불안한 증상을 노(No)+모(Mobile)+포비아(Phobia)=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노모포비아’는 2000년대 후반 유럽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로 사회 공포증을 social phobia라고 하는 것처럼 공포증을 뜻하는 Phobia를 단어 끝에 붙인 신조어입니다. 노모포비아 증후군은 의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 메시지가 왔는지 반복해서 확인하고, 울리지도 않은 휴대전화 벨이나 진동을 느끼는 ‘ringxiety(ring+anxiety)’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 스마트폰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통한 의사소통을 선호한다.

□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


노모포비아 증후군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끼지 못할까 봐 느끼는 공포’와 연관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증상이 심각해지면 온라인상의 대인관계인 SNS에 강박적으로 매달리게 되고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포모(FOMO) 증후군


워킹맘인 B는 SNS에서 나름 유명인사입니다. 그녀는 비싼 호텔을 가거나, 좋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게 되면 무조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죠. 사실 어쩌다 한 번 가는 호텔이고 레스토랑이지만 늘 그런 사진만 올리기 때문에 SNS상에서 그녀는 굉장히 럭셔리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가 올린 사진들에는 무수히 많은 ‘좋아요’와 ‘너무 부럽다’, ‘대단하다’는 등의 감탄사가 섞인 댓글이 줄줄이 달립니다. 반응이 폭발적일수록 B는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SNS에서 한 친구가 베이킹 클래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B는 육아나 일뿐 아니라 취미까지도 뭐든 다 남보다 잘하고 싶은데 SNS를 보면 주변 사람들이 자꾸 자신보다 앞서가고 더 잘사는 것 같아 속이 상합니다. 


B는 왜 마음이 편치 않았을까요? FOMO 증후군이란 말이 있습니다. Fear of missing out의 준말로 ‘내가 없을 때 남들이 좋은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불안’을 말합니다.

 



FOMO는 2000년 마케팅 전문가 Dr. Den Herman이 처음 사용한 단어인데요. 마케팅 기법 중 ‘하나 남았음’ ‘매진 임박’ 등 사지 않으면 놓칠 것 같은 불안감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뜻합니다. 2004년 무렵 하버드와 옥스퍼드에서 FOMO를 사회 병리적인 현상으로 바라보며 여러 논문을 발표했고 2013년 Dr. Andrew Przybylski 가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의 의미로 정의하였습니다. 


포모(FOMO) 증후군


□ SNS에 친구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뭔가를 배운다는 소식이 올라오면 불안하다.

□ 친구들보다 내가 먼저 새롭고 기발한 정보를 공유해야 마음이 편하다.

□ 유명인이나 인기 있는 사람과는 무조건 친구를 맺고 공유하려고 한다

□ 사회적 관계, 인맥 때문에 주말이나 쉬는 시간에도 SNS를 한다.

□ 좋은 것을 보거나 먹을 때는 무조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FOMO 증후군은 SNS상의 친구들과 연결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 때문에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고 이는 중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심한 FOMO 증상을 보이는 경우 페이스북을 훨씬 자주 하고 전반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으며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FOMO 증상을 SNS 중독의 예측인자로 보고 있습니다. 막연히 나도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고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투심과 소외감을 느낀다면 FOMO 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SNS 중독, 나는 아닐 거야!


SNS에 중독된 사람 중 많은 수가 실제로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중독에 빠졌는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알코올 중독 환자도 취한 상태에서 늘 안 취했다고 하고 마음만 먹으면 술은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고 말하죠. 이처럼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부정이 심해지면 자신의 인생까지 부정할 수 있습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SNS 중독녀’가 방송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뚱뚱하고 못생겼지만, SNS상에서는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인기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녀의 외모를 칭찬하고 부러워했죠. 사실 그녀의 사진들은 지나친 보정 때문에 현실 속 그녀와 동일 인물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온종일 SNS에 빠져서 살았기 때문에 현실 속의 삶은 엉망이었습니다. SNS상의 친구들이 더 편하고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했지만 그녀를 실제로 만나본 SNS 친구들은 뒤에서 흉을 보며 떠나갔죠. 그녀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SNS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기인식이 필요합니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는 거죠.



나는 정말 소통하고 있을까?


직장인 C는 온종일 SNS를 확인하고 SNS에 어떤 사진을 올릴지 고민하느라 늘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그는 팔로워 수를 늘리고 싶은 마음에 낯선 이의 SNS에 소통하자는 댓글을 남기기도 합니다. SNS 친구들과의 소통에 ‘좋아요’는 필수죠. C는 업무시간 중에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느라 중요한 업무를 놓치기도 하고 일을 제때 끝내지 못해 상사에게 혼나기 일쑤입니다. 집에 와서도 SNS를 하느라 가족과의 대화는 뒷전이었습니다. 주말에 어쩌다 함께하는 가족과의 식사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며 낄낄거리는 C를 보고 아내는 결국 화를 터뜨립니다. 


SNS를 둘러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 중 하나는 ‘소통해요~’라는 인사말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어떤 소통을 하고 있나요?


연구 결과에 의하면 SNS를 통한 위로나 공감은 실제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안정이나 만족감 등에서 그 효과가 훨씬 떨어진다고 합니다. 결국, SNS가 실제 사람 간의 관계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지요.


SNS로 소통을 하느라 정작 중요한 사람들과의 소통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렵지만 확실한 방법, 적당히 사용하기



모든 중독 치료의 목표는 ‘안 하는 것’입니다. 사실 SNS 중독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역시 그 계정을 없애버리거나 SNS에서 탈퇴하는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SNS를 전혀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결국, 가장 어려운 방법이긴 하지만 SNS도 ‘적당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SNS 알림을 꺼놓거나 무음으로 설정하는 것도 일상생활을 덜 방해하겠죠? 일주일에 하루쯤 ‘SNS 안 하는 날’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앱 스토어에서 ‘스마트폰 중독’으로 검색하면, ‘넌 얼마나 쓰니’라는 앱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사용자가 어떤 앱을 얼마나 쓰는지 알려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에이 나는 중독은 아닐 거야…’ 하다가도 막상 사용 시간을 측정해 보고는 ‘내가 이렇게나 많이 썼나?’ 하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사용자가 SNS에 푹 빠져 있다가도 앱이 수시로 알려주는 시간에 신경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SNS를 사용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죠. 


페이스북 창시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FOMO 대신 JOMO 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Fear를 Joy로 바꾼 것인데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을 즐겨라!”는 말이죠. 타인과의 연결에 집착하고 있다면 그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SNS 중독도 다른 중독들과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원인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것은 외로움이나 우울감일 수 있고, 혹은 지루함일 수도 있어요. SNS 사용을 물리적으로 줄임과 동시에 내가 SNS에 빠져든 원인을 찾고 대안을 모색한다면 SNS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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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스타 2017.10.27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얘기 같아서 뜨끔하네요. 밤에 잠을 못자니 확실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것 같아요. 오늘부터라도 줄여볼랍니다..

  2. ㅈㅅㅈ 2017.10.27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3. ㄱㅇㅇ 2017.10.27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유익한 글입니다. 선생님 감사하니다.

  4. 김은지 2017.11.23 1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저는 누가 생각난다는 내 여친이 그래요 ㅠ 안맞아... 조용하 살고 싶다고 하면서 sns 엄청 왔다갔다 카프 매일 바꾸고... 약간 관종끼가 있어요



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3편

‘죄책감이 뭐죠?’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



최근 한 고등학생이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저지른 끔찍한 사건이 회자되었지요. 치밀하게 계획하고, 일말의 죄책감 없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은 사이코패스(Psychopath) 즉, 반사회적 성격장애(품행장애)의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비정상적으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후회나 죄책감 없이 반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현대 정신의학 분류체계인 DSM-5에서는 이러한 행동 양상을 반사회적 성격장애(소아 청소년기는 품행장애)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진단내리는 질환명이 아닙니다. 여러가지 정황상 추측할 뿐이지요. 마찬가지로 반사회적 성격장애도 진단받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조현병, 양극성 정동장애 등의 질환이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때문에 사이코패스를 범죄자와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견해라 할 수 있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특징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보면 반사회적 성격장애(품행장애) 환자의 특징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의 아들 케빈은 어려서부터 보통 애들과 좀 달랐습니다. 끊임없이 엄마에게 분노와 반항을 쏟아내고 엄마의 실수를 약점으로 잡고 조종하기도 합니다. 엄마는 아이의 악마 같은 모습을 알고 남편에게 이야기하지만, 케빈이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연기를 해서 남편은 믿어주지 않습니다. 그런 케빈이 자라면서 저지르는 행동들은 더욱 과감하고 잔혹해집니다. 시종일관 무표정한 케빈의 얼굴,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왜 그랬니?” 라는 엄마의 질문에 “나도 몰라요.”라는 케빈의 대답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자가 어떻게 그런 범죄들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그의 행동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저 엄마를 괴롭히고 싶었을 수도 있죠. 목적을 달성한 케빈의 표정에서는 그 어떤 죄책감이나 후회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영화 속 케빈처럼 반사회적 성격장애자는 사회 규범을 지키는 것에 관심이 없고 타인의 권리를 빼앗으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특징을 보입니다. 의리, 정직함 등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갖기 어렵습니다. 



생체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 모두 원인으로 작용


보통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불안을 느끼면 행동하는 것을 망설이게 됩니다. 즉 불안은 행동의 억제 효과가 있는 거죠.  반사회적 성격장애 환자는 ‘불안’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환자들의 충동성과 공격성은 전두엽 피질의 감소, 측두엽 부피 감소, 세로토닌 전달 기능의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정과 관련이 있는 변연계(Limbic system) –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회로의 기능 저하와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인지 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위험한 자극을 찾게 된다는 설명도 있고요.


최근에는 MRI 검사를 통해 반사회적 성격장애 환자들의 뇌의 특정 부분들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 회백질(Grey matter) 부피에서 차이가 난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품행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대조군에 비해 뇌의 피질(Coretex)의 부피가 현저히 작다는 결과 보고가 있어, 뇌의 구조적인 이상이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작용합니다. 가까운 가족 중 환자가 있을 경우, 이 질환의 발생 비율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5배가량 높아집니다. 하지만 부모의 양육 방식에 따라 병의 발생이나 진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 하더라도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 성장하는 아이의 발병률은 낮아지는 반면, 같은 유전적 성향을 가지고 있던 아이가 결핍이 있거나 폭력적인 가정환경 속에 방치되는 경우, 더욱 쉽게 반사회적 성격장애로 발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피에타’에서 주인공 ’강도’의 삶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까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채업자인 ‘강도’는 돈을 받기 위해서 그 어떤 끔찍하고 잔혹한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채무자들의 눈물, 원망, 저주, 자살까지도 그를 흔들지 못합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혼자 살아남은 그에게 갑자기 ‘엄마’라는 사람이 찾아옵니다. 처음으로 느껴본 ‘엄마’의 다정함과 따스함에 냉기만 흐르던 그도 차츰 변해갑니다. 그리고 어떤 사건을 통해 자신에게 앙심을 품은 사람이 누군지 되짚어보는 과정에서 ‘죄책감’까지 느끼게 됩니다. ‘엄마’를 만나기 전의 ‘강도’는 끔찍한 행동을 일삼는 악마 같은 인간이었다면 ‘엄마’를 만나고 난 후의 ‘강도’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도 하고 처절하리만큼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강도’가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처음부터 엄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품행장애를 보이는 아동들을 살펴보면 아이가 자라온 환경이 원만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부재, 이혼, 가정폭력, 물질남용, 일관적이지 않고 방임하는 양육 방식 등 부정적인 환경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뜻한 관심과 진심 어린 이해로 극복



충동적인 성향이 있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성장 환경에 대한 분노까지 더해진다면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발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거죠. 이러한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행동상의 문제를 보였을 때 훈계나 체벌보다는 꾸준한 이해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넌 불쌍하지도 않니?’ 처럼 느끼기 어려운 감정을 강요하기보다는 어떠한 행동이 왜 문제가 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고 그러한 행동을 했을 때 본인에게 어떤 손해가 있는지 알려줘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에서는 약물치료도 도움이 되는데 우울증이나 약물중독, 불안장애와 같은 동반된 증상을 치료하거나 충동성을 조절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많이 쓰입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치료가 쉬운 과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이해해 주려는 주변의 도움과 본인의 강한 의지가 있다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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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ratia 2017.09.12 1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이코패스도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늘 도움이 되는 정보 감사합니다. ^^

  2. 간장소스 2017.09.12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흉흉한 사건이 많아서 걱정이네요. 우리나라도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이해와 치료가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좋겠어요.

  3. dd 2017.10.22 2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사이코패스라는 말이 공통된 말인가요 ?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인가요?

    • 삼성화재 2017.10.25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 김슬기 선생님께서 직접 답변 주신 내용을 전달 드려요.

      반사회적 성격장애 환자의 극소수가 사이코패스에 해당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슷하지만 사이코패스가 좀 더 극단적인 경우죠.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진단기준이 명확한 진단명이고 사이코패스는 진단명은 아닙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4. aa 2017.11.09 2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위 덧글에 선생님께서 직접 답변 주신 것보고
    혹시 저도 답변 받을 수 있을까해서 덧글 적습니다 ㅠㅠ!
    1.반사회적 인격장애는 18세 이상부터 진단 내리지, 그 이전엔 품행장애로 판단한다 하셨는데,
    왜 이런 나이 제한이 있는 것인가요?
    2.반사회적 인격장애와 품행장애는 무슨 차이인가요?
    3.사이코패스는 뇌의 전두엽 등이 일반인과 다르다고 하셨는데, 그럼 뇌 사진을 찍어서 일반인과 다르면
    사이코패스 진단이 내려지는 것인가요?
    아니라면 전두엽 장애등으로 인해 공감능력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은 뭐라고 불리나요?

    • 삼성화재 2017.11.10 1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 김슬기 선생님께서 답변 주신 내용을 전달드립니다.

      1. 인격장애의 진단이 청소년기부터 성인기까지 장기간동안 특정 양상을 보여야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소아청소년기의 증상이 다른 여러가지 정신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인격장애로 진단내리지 않는 것입니다.
      2. 나이의 차이입니다.
      3. 사이코패스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적인 뇌 영상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에 사용되지 않습니다.
      4. 전두엽의 문제로 감정,인지 등에 변화가 생긴 경우 '전두엽 증후군 -frontal lobe syndrome' 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5. aa 2017.11.11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의 질문덧글 달았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빨리 정성스레 답변 주실 줄은..ㅠㅠ
    궁금증 모두 잘 해소되었습니다!
    블로그 관리자님과 선생님 두분께 너무나 감사드려요!!


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2편

먹고 싶다! 먹고 싶지 않다! ‘식이장애’


“두 달 동안 거의 안 먹고 10kg 이상 살을 뺐는데 요즘 자꾸 폭식을 하게 돼요. 폭식을 할 때마다 바로 토하는데 괜찮겠죠? 이러다 살이 다시 찔까 두려워요.“


여름이 다가오면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던 중 폭식, 구토와 같은 식이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식이장애는 식사행동에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폭식증과 거식증이 대표적이지요. 환자는 체형이나 몸무게에 지나친 집착을 보여 살이 찌는 것을 병적으로 두려워하며, 자신이 외모로 평가 받는다는 생각에 지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굶기, 폭식, 구토, 살을 빼려는 지나친 운동 등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살찌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 거식증



최근 한 걸그룹 멤버가 거식증으로 활동을 중단하면서 거식증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거식증은 ‘먹는 것’을 거부하여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극단적인 체중 감소가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거식증 환자는 살 찌는 것과 비만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여 체중 감량에 집착하며 몸무게의 작은 변화에도 아주 민감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청소년의 경우, 성장기에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이것이 억제되어 성장 발달이 더뎌질 우려가 있습니다.


지속적인 저체중 상태는 정신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지방질로 구성된 뇌가 점차 쪼그라들면서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지며 강박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음식이나 몸무게에 대한 생각에 집착하게 되고, 증상이 심해질수록 음식을 먹는 것을 더욱 기피하게 되어 뇌가 더 쪼그라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폭식증의 원인, ‘허한 마음’의 정체



폭식증은 거식증보다 흔한 질환으로, 20-30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환자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을 먹고, 먹는 동안 자신이 조절능력을 상실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미 먹어 버린 음식을 몸 안에서 제거하기 위해 억지로 구토한다거나 극단적으로 운동을 하는 모습 등을 보입니다. 이러한 제거행동은 주로 거식증에서만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폭식증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지요.


폭식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흔히 불쾌감, 대인관계 스트레스, 식사 제한 후 오는 배고픔 등이 지목됩니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환자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또는 ‘허한 마음’이 들어서 먹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이를 ‘정서적 배고픔’이라고 합니다. 내 마음 속에서 해결되지 않는 불쾌함을 없애기 위해 음식을 찾는다는 의미죠. 환자들은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불안, 분노, 외로움 등의 다양한 감정적인 이유로 끊임없이 음식을 섭취하지만, 포만감이 밀려와도 정서적 배고픔은 해소되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인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분노, 슬픔,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내가 가져서는 안 될’ 혹은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으로 인식합니다. 때문에 그 감정 자체를 받아들이거나 맞서기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방법으로 ‘폭식’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요. 폭식을 하는 동안은 그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멀어지며 멍해지는 효과가 있어 일시적인 편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안함은 순간일 뿐, 곧 후회와 함께 ‘구토’가 밀려옵니다. 이 같은 폭식과 구토는 환자에게 자괴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건강은 물론 대인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한 개인의 삶 전체를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리기 쉽습니다. 



식이장애의 근본적 원인과 치료


다이어트가 식이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유전과 같은 생물적 요인, 외모 지상주의 같은 사회적 환경도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러나 사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부모와의 애착관계에 있습니다. 식이장애 환자 중 다수가 지나치게 꼼꼼하고 권위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온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거나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에 맞춰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거라곤 음식밖에 없으니, 음식을 몰래 먹거나 거부하게 되는 거죠.



식이장애의 치료는 세 끼 충분한 양의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고 잘못된 식습관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가 그 시작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식사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땐 언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뿐만 아니라 먹을 때 상황이 어땠는지, 먹으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등도 함께 적도록 합니다. 어떤 상황이나 감정이 식사 행동에 영향을 주는지 스스로 분석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감정을 인식하고 생각해보는 방법은 내가 감정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감정을 다룰 줄 알게 되면 폭식은 물론이고 감정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행동했던 다른 문제들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습니다. 건강에 관심 갖기, 충분한 수면 취하기, 균형 잡힌 식사하기, 술/커피/에너지드링크 등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음료 자제하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등 건강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들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식이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병행합니다. 특히 거식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외모에 대한 왜곡은 망상에 가깝기 때문에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이장애 약물치료는 주로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목적으로 이뤄집니다. 감정, 식사, 수면의 조절 중추인 간뇌에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세로토닌 약물은 간뇌에 세로토닌이 충분하게 공급되도록 작용하여 감정을 안정시키고, 식욕 중추에도 작용하여 폭식 욕구를 감소시켜 줍니다. 약물에 따라서는 강박적인 사고를 완화시키기도 하고 우울감이나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은 가능한 약 처방 없이 상담 치료만을 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 식이장애는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할 때 치료 효과가 가장 높았습니다. 




“배고플 때 밥 먹고 배가 부르면 그만 먹는 것이 당연한데 그게 뭐가 어려워서 병원까지 가니?”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식이장애 환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에게 밥 먹는 일은 가장 쉬운 일이겠지만, 식이장애 환자들에겐 밥 먹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식이장애의 중요한 원인인 ‘애착’ 문제를 해결하려면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변화까지 함께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 같은 경우는 정신 치료나 상담 치료가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며, 가족 전체가 함께 치료받는 방법도 좋습니다. 


가족, 친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적극적으로 치료에 동참한다면, 환자들은 자신들을 고통스럽게 하던 식이장애로부터 더욱 빨리 해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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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지현 2017.07.04 15: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주번에도 이런 식이장애를가 있는 분들이 있는데요. 도움이 많이 될꺼같습니다.

  2. 김성철 2017.07.04 17: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문제는 마음이군요. 늘 고마운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제 주변부터 살펴 남에게 스트레스 주는 일 없는지 살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3. 전승주 2017.07.04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알기쉽게 잘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ㅠ
    정말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4. 윤형식 2017.07.04 2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익한 정보네요
    실제 환자분들이 많이 보시길

  5. 장주일 2017.07.05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이장애는 단순히 식욕이 있고 없고만의 문제가 아닌 마음의 문제였군요. 보통 환자만 변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도 변해야한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상 알게모르게 식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감기를 앓을 때 쉽게 병원을 찾듯이 위 증상들을 가진 사람들도 쉽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6. gratiamr 2017.07.05 1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이장애가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에게서 나타나기 쉽다는 것... 좋은 정보네요. 감사합니다. ^^



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1편

나만 경험하는 또 다른 세상, ‘조현병’



최근 강남역 살인 사건, 초등학생 살해 사건의 범인이 조현병 환자였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조현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요. 과거 ‘정신분열증’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조현병은 1%의 유병률을 가진, 생각보다 흔한 질환입니다. 일부에서는 조현병을 범죄와 연관시키며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기도 하는데,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 범죄와의 연관성은 적답니다. 평소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다고 믿은 정보들이 우리 주위에 드러나지 않은 조현병 환자들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뜻이지요. ‘조현’이란 사전적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라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혼란스러운 상태가 마치 조율이 되지 않은 현악기와 비슷하다는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첫 번째 ‘마음 치료’ 시간, 오늘은 조현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현병의 증상 알아보기



조현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망상과 환각(환청, 환시)입니다. 현실과 증상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외부의 자극을 잘못 받아들이거나 혹은 아무런 자극 없이도 환청이나 환시에 의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망상


망상이란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줘도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믿음입니다. 영화 ‘셔터 아일랜드’에서 주인공은 실종된 인물을 찾기 위해 정신병원에 가서 그곳의 비밀을 파헤치게 됩니다. 청중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테디’라는 수사관이 부당한 일을 저지르는 누군가의 음모를 파헤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에서 주인공의 정체에 대한 충격적인 반전이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영화의 결말은 직접 보면서 확인하시는 걸로 할까요? ^^ 이 영화를 통해 망상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그럴듯할 수 있는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망상=조현병’??


망상은 여러 질환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우울증이나 조증과 같은 기분 장애가 심해지면 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울증이 피해망상, 빈곤망상(자기가 소유한 모든 것을 잃어서 궁핍하다고 하소연 하는 망상) 등 우울한 망상을 동반한다면, 심한 조증은 과대망상, 애정망상처럼 기분이 들뜨는 망상을 동반합니다. ‘며느리가 나를 굶겨 죽이려고 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죠? 망상은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종종 나타납니다. 

 


▷환각의 종류


환각의 종류 중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환청(Auditory hallucination)과 귀신 같은 헛것이 보이는 환시(Visual hallucination)가 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각(후각, 촉각 등)에서 환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음성 증상


환청으로 인한 혼잣말이나 부적절한 행동 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양성 증상이라고 하며, 반면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표정이나 행동이 위축되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음성 증상이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병을 앓은 환자들은 음성 증상이 두드러지며 심한 경우 온종일 누워서 생활하기도 합니다. 



▶조현병,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과거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시절, 조현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귀신이 들렸다’는 누명을 쓰는 일이 흔했습니다. 보호자들이 환자에게 종교시설에서 기도를 받게 하거나 감금하는 등 소위 ’영적 치료’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현병은 뇌의 ‘질환’이지, 영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주변에 부적절한 행동과 말을 하는 등 조현병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망상이나 환상에 대해 말할 때, 사실이 아니라고 논리적으로 납득시키려 한다거나 윽박지르고 화를 내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칫 환자가 증상을 숨겨 결과적으로는 병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말고 환자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가 이러저러한 생각 때문에 힘들고 불안하겠구나’ 하면서 환자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공감해 주고 그런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병원에 가자고 설득해 보세요.




조현병의 치료에는 항정신병 약물(Antipsychotics)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불균형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 비해 부작용이 적으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동시에 호전시킬 수 있는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약물 복용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을 위해 2~4주에 한 번씩 투여하는 주사형 약물도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환자들이 치료가 끝나기 전에 약물 복용을 중단합니다. 약물의 부작용을 경험하거나, 정신과 약을 먹는 것에 대한 자괴감 또는 이제 병이 다 나았다는 자의적인 판단 때문입니다.


“정신과 가는 것도 싫은데 약물이라뇨?” 환자들은 최대한 다른 방법으로 낫길 원합니다. 하지만 조현병은 호르몬의 문제이기 때문에 약물치료 없이 좋아지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발병 초기에 약을 쓰면 효과가 좋지만 늦어질수록 쉽게 효과가 나타나질 않아서 치료를 미룰수록 병을 키우는 셈입니다.


조현병은 만성질환입니다. 고혈압, 당뇨처럼 꾸준히 약을 먹으며 관리해 주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조현병에 대한 편견과 진실

 


과거 조현병 환자들이 대부분 입원 치료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정신보건법의 개정으로 정신과 입원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많은 환자가 병원 밖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의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강력범죄와 조현병 환자를 연관시키면서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범죄율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2014년 대검찰청 범죄분석통계를 보면 2013년 한 해 범죄자 128만 명 중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에 의한 비율은 0.4%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심리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정신병 관련 범죄 중 조현병과 직접 관련이 있는 비율은 4%에 그쳤습니다.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거나 잔혹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등의 모습은 조현병 환자보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조현병 환자 중에도 난폭한 환자가 있을 수 있지만, 폭력성은 조현병의 일반적인 특징이 아닙니다. 근래 이슈가 된 흉악 범죄자들이 조현병이란 이름 아래 숨는 바람에 다수의 무고한 조현병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기보다는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해 있는 경우가 많고 대인관계의 어려움, 불안감, 구직 문제 등으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가족치료 등 정신사회적 치료를 통해 환자가 사회에 적응하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우리 가운데 100명 중 1명이 조현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그저 만성질환과 싸우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입니다. 정상적인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 없이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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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승주 2017.05.29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김슬기선생님^^

  2. 김성철 2017.05.29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함께사는 세상을 위한 귀한 글 감사합니다. 김슬기선생님^*

  3. 장승완 2017.05.29 15: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가요~!! 많은 도움 되었습니당

  4. 한연희 2017.05.29 1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조현병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5. 성지현 2017.05.29 15: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내용을 읽고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이 깨졌습니다.
    감사합니다.

  6. 하지영 2017.05.30 05: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론을 통해 접한 조현병 환자는 막연한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이 글을 읽은 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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