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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8편

‘내 안의 불안을 없애고 싶다면’ 불안장애 下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 불안장애 上(클릭) 에서 이어집니다



▶‘동물, 높은 곳, 죽음이 두려워’ 특정공포증 


특정공포증은 특정한 대상이나 행동, 상황에 처했을 때 비현실적인 두려움과 불안 증세가 생기면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 대상이나 상황을 피해버리는 장애입니다. 누구나 무섭고 두려워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피하느라 일상 생활이나 사회 활동에 문제가 생긴다면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정공포증 중에는 동물공포가 가장 흔하고 고소공포, 질환공포, 외상공포, 죽음공포 순으로 많은데요. 공포의 대상은 굉장히 다양하답니다. 이러한 공포증 환자는 특정공포 대상에 접근하게 되면 급속도로 공포반응이 생기면서 공황발작과 같은 증상에까지 이르는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공포증은 대체로 아동기나 성인 초기에 시작되어 없어지지 않고 일관되게 지속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혼자이고 싶다’ 사회불안장애


대인관계나 사회적 상황에서 남을 의식하여 불안이 생기는 것을 사회적 불안이라고 합니다. 남 앞에 나서야 할 때 누구나 어느 정도의 불안은 느끼죠. 하지만 사회불안장애는 그 정도가 심해서 이런 상황을 계속 피하고, 이런 상황이 예상되면 미리부터 심한 불안을 느끼는 상태인 예기불안 증세가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는 경우를 말하죠. 우리나라나 일본은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대인공포증이라 불리는 증상도 사회불안장애에 해당됩니다.


 


‘인생이 걱정’ 범불안장애


거의 모든 것에 불안을 느끼는 경우를 범불안장애라고 합니다. 다리를 건널 때면 다리가 무너지지나 않을까, 뉴스를 보면서는 전쟁이 나지 않을까, 밤이면 도둑이 들지 않을까, 특별한 이유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걱정하는 데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불안한 느낌이 과도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되어 지속되는 상태죠. 근거를 찾기 어려운 불안 및 자율신경과민 증상이 특징입니다. 



분리불안장애


주된 애착 대상과 이별할 때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불안 상태가 일상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경우를 분리불안장애라고 합니다.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두 가지 방법 :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




많은 환자들이 불안을 ‘없애 달라’고 찾아오지만 불안은 자기방어의 신체적 메커니즘입니다. 불안이 전혀 없다면 위험한 상황에 닥쳤을 때 제대로 반응하기 어렵겠죠. 정상적인 불안은 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결국 치료의 목표는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라기보다 지나친 불안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낮춰주고 삶에 지장을 주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는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이 주로 사용이 됩니다. 대표적으로 로라제팜, 알프라졸람, 클로나제팜 등 ‘-암(-am)’으로 끝나는 약들이 항불안제에 해당됩니다. 우리 뇌에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그 중 GABA라고 부르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농도가 낮으면 중추신경계의 활동이 저하되고 이는 불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주로 이 GABA 수용체에 작용하여 그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불안장애에서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주로 세로토닌에 작용을 하는데 뇌의 시상(thalamus)과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흥분 회로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회로가 과도하게 흥분되어 나타나는 불안 반응을 억제해 주는 것이죠.   

 


인지행동 치료는 불안장애에서 약물 치료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약물적 치료법으로 질환에 대한 교육,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 왜곡된 사고와 인지를 교정시켜 주는 인지 치료와, 노출 치료와 같은 행동 치료가 있습니다. 


공황장애의 인지 치료는 신체 반응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고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행동 치료는 두려워하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익숙하게 만듦으로써 공황 증상에까지 이르지 않도록, 혹은 공황 증상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는 공포증이나 사회불안장애와 같은 다른 불안장애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지나친 불안을 느끼게 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고 잘못된 생각들을 찾아내 교정하는 것이죠. 그리고 불안을 느꼈을 때 호흡이나 이완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연습을 합니다. 


행동 치료에서 노출 치료는 단계적으로 이뤄집니다. 두려워하는 대상이나 상황을 상상해 보는 데서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실제로 그 상황이나 대상을 마주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행공포증의 경우 처음에는 비행기를 떠올리는 상상에서부터 출발하여 실제로 비행기를 타기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진행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비용이나, 시간상의 문제 때문에 인지행동 치료를 쉽게 시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인터넷이나 휴대폰 앱을 기반으로 한 인지행동 치료 방법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스트레스와 불안…나는 무엇을 할 때 힐링이 될까?


사람들은 시험, 취업, 과제, 업무, 육아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불안을 경험합니다. 스트레스는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코티졸 등 다양한 호르몬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불안’과 같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지요.

 


스트레스 상황을 모두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불안을 더 느끼고 덜 느끼는 차이는 분명 있습니다. 태어나길 느긋하게 타고난 사람과 예민한 사람의 차이일 수 있지만, 한 개인도 컨디션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에너지가 충분할 때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들도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스트레스가 되고 불안해질 수 있거든요.


개인의 에너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휴대폰 배터리처럼 쓰고 충전해 주지 않으면 점점 효율이 떨어지다가 결국 꺼지게 되죠. 때문에 우리는 삶의 갈피 갈피마다에 충전이 필요합니다. 


충전을 위해서는 무엇을 하면 될까요? 내가 무엇을 할 때 ‘힐링’이 되는가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충분한 수면, 맛있는 음식, 친구와의 수다, 재미있는 영화 한 편 등 사람마다 방법은 다양합니다. 실제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옥시토신의 변화로 스트레스 수치가 감소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내가 충전이 필요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스트레스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내가 불안하다면?


‘불안’은 흔하게 나타납니다.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각성제처럼 약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하고 알코올이나 항불안제의 금단 증상에서도 나타납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을 때, 불규칙한 식사로 혈당이 떨어질 때도 불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심한 불안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니 병원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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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7편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 불안장애



“지난번 시험 때 긴장이 되길래 청심환 먹고 시험을 봤는데 너무 마음이 편해졌는지 깜빡 졸았어요. 번쩍 깨서 허둥지둥 문제를 풀었지만 시험 시간이 다 되도록 못 푼 문제들이 너무 많이 남은 거예요. 당황해서 그냥 다 찍고 나왔어요. 이제 시험지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려요.”

- A양 (17, 고등학교 2)



“온갖 걱정 때문에 잠시도 마음이 편치 않아요. 가스는 잘 끄고 나왔는지, 문은 잘 잠갔는지… 운전 중에 큰 물건을 실은 트럭이 앞에 있으면 저 물건이 떨어져 내 차를 덮치지 않을까… 신호를 무시하고 돌진하는 차는 없나… 자려고 누워도 걱정이 이어져서 새벽까지 뒤척일 때가 많아요.”

- B씨 (51, 전업주부)   



“취업 준비만 5년째예요. 다른 친구들은 벌써 승진도 하고 결혼도 해서 잘 살고 있는데 저만 왜 이럴까요?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먹는 걸로 풀었더니 대학 졸업하고 10kg이나 쪘어요. 맞는 옷도 없고 집 밖에 나가기도 싫어요. 사람들이 절보고 자기 관리도 못한다고 욕할 것 같아서요.”

- C씨 (31, 취업준비생)



불안,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

 


위의 세 사람이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은 ‘불안’입니다. 불안은 막연히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인데요. 다양한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불안은 신체 증상으로 이어집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진땀이 나고 머리가 아프거나 화장실에 자꾸 가고 싶어지는 등 자율신경계가 항진된 증상이 나타나죠. 


원시시대의 인류는 호랑이나 곰을 마주쳤을 때 불안과 공포를 느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려면 근육을 사용해야 했겠죠. 불안에 따른 신체 변화는 이러한 근육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심장 박동이 증가하고 호흡이 빨라지면서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근육으로 보낼 준비를 하는 것이지요. 


불안은 사고와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불안을 느끼게 되면, 주로 부정적인 생각과 판단을 하게 되는데요. 이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각성 상태를 높이고 집중력을 증가시켜 주변 상황을 빨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실 불안은 사람을 좀 더 각성하게 하여 직면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신체 메커니즘의 반응입니다.


 


그런데 불안이 지나치면 어떻게 될까요? 극도의 불안이 한꺼번에 엄습하여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면 이는 공황장애라고 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정도라면 사회불안장애라고 봅니다. 하루 종일 자잘한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는 무엇에 대한 불안을 얼마나 경험하느냐에 따라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특정공포증,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분리불안장애 등 여러 가지 세부 질환으로 나누어집니다.   



‘죽을 것 같은 두려움’ 공황장애


나영 씨는 퇴근 시간 9호선 급행 열차를 탔습니다. 꾸역꾸역 겨우 탔지만 지하철 안의 공기는 답답하고 덥고 탁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산소가 부족하지 않으려나?‘ 어쩐지 숨쉬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이러다 숨을 못 쉬면 어쩌지? 가슴은 왜 이렇게 두근거리지?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거 아니야? 빨리 내리고 싶다.’ 


하지만 빽빽하게 차 있는 사람 사이에서 고개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나영 씨는 점점 불안해졌고 그럴수록 숨이 더 막혀왔습니다. ‘아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나영 씨는 갑자기 어지러워지며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바로 다음 정차 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고 나영 씨는 필사적으로 지하철을 빠져 나왔습니다.


유명인들의 인터뷰에서 종종 언급되는 공황장애는 짧은 시간 동안 공포감, 불안감이 급격히 증가하는 ‘공황’ 증상이 특징입니다.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 불안이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을 어렵게 하고, 최악의 상황이 예측되면서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폭발되는 거죠. 여기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식은땀이 나는 등 불안에 의한 신체반응을 인지하게 되면, 몸의 이상인 것처럼 느껴지면서 순식간에 제어되지 않을 정도로 불안과 공포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를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고 합니다. 

 



‘갇혀 있는 두려움’ 광장공포증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안, 밀폐된 방과 같이 막혀 있는 공간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광장공포증이라 부르는데, 공황장애 환자들이 자주 겪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명칭만 보면 마치 광장처럼 넓은 장소를 무서워하는 증상일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람들로 가득 찬 광장에 갇혀 탈출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광장공포증을 가진 사람들 중 2/3 정도가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공황장애는 극도의 불안으로 죽을 것 같은 느낌과 신체적 증상이 있지만, 실제로 몸에 이상이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극히 일부 사람들이 실신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공황 증상이 발생한다면 ‘괜찮아. 난 절대 죽지 않아. 지나갈 거야’라고 스스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보통 공황 증상은 정점을 찍고 약 10분이면 가라앉기 때문에 지금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파도처럼 왔다가 지나갈 것이라는 걸 확신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혼자 판단하면 안 돼

 


공황장애가 많이 알려지면서 몇 가지 증상 만으로 스스로 공황장애라고 진단해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황발작의 원인이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 갑상선 등의 이상에서 오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갑자기 가슴이 떨리거나 호흡이 잘 되지 않는 증상이 있다면 먼저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불안장애’는 8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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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6편

‘봄이면 뜬다’ 조울증



한순간에 양극으로 치닫는 감정


현주씨는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우울증이 시작됐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과 무기력감으로 온종일 집에서 잠만 자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지요. 


그러다 얼마 전부터 밤에 잠이 오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고 기분이 들뜨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밤새워 사업 계획을 하기도 했지요. 현주씨의 이런 모습을 본 어머니는 ‘이제 우울증에서 벗어났나 보다’ 싶어 반갑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주씨가 투자자를 모집한다고 친구들에게 돈을 꾸러 다니고, 갑자기 명품 가방과 구두로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다니자 놀란 어머니는 그제야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저한테 1억은 돈도 아니에요. 사실 강남에 유명한 백화점도 제 이름으로 되어있거든요. 지금 여기 앉아있을 시간이 없어요. 스케줄이 꽉 차 있거든요. 매니저가 오늘은 쉬는 날이라…” 


오후엔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며 횡설수설하는 현주씨에겐 아무래도 치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주씨처럼 감정의 양극단을 경험하는 질환을 ‘조울증’이라고 합니다. 특히 현주씨의 현재 상태는 ‘조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주씨처럼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그걸 그대로 믿는 증상을 ‘허언증’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이 ‘허언’도 조증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조증, 단순히 기분이 좋은 증상일까?



조증은 단순히 기분만 좋아지는 증상이 아닙니다. 말과 생각이 많아지고 빨라져서 휙휙 날아다니죠. 외양이 화려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눈에 띄는 옷이나 밝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기도 합니다. 잠을 자지 않아도 에너지가 넘치고 피곤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많은 돈을 펑펑 쓰기도 하고 허황된 사업을 계획하기도 합니다. 뭘 하더라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에너지가 넘치죠. 이러한 상태를 느끼기 위해 일부 환자들은 약을 먹지 않기도 합니다. 


조울증에 걸린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 ‘사랑에 미치다’에서 남자 주인공 마르코는 약을 먹으면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약을 수시로 중단합니다. 조증의 상태에 있을 때 훨씬 예술적 영감이 잘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여자 주인공 카를라도 조증일 때 쉴새 없이 떠오르는 시상을 손이 따라잡지 못합니다. 실제로 일부 유명한 예술가들은 조울증을 앓았고, 조증의 상태에서 미친 듯이 작품 활동을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증이 예술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조증 상태가 위험 수위에 이르면 독자나 청중의 미적 공감을 얻는 대신,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게 됩니다. 카를라가 조증 상태에서 쓴 시가 결국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카를라는 친구도 많이 사귀고 시도 많이 썼던 대학 시절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기라고 생각했지만, 그때부터 병이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주치의의 말에 충격을 받습니다. 이처럼 조증 상태가 지속되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지고, 현실 감각이 떨어져 일상생활이 힘들어집니다. 



조울증은 어떻게 시작될까?


조증의 증상이 워낙 눈에 띄기 때문에 먼저 발견되지만, 대체로 그 전에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울증 환자의 70% 정도는 우울증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조증이 발병하면서 조울증 진단을 받게 됩니다.


처음엔 우울증의 모습을 보이지만 향후 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울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기분 조절제(Mood stabilizer)를 통한 약물치료입니다. 기분이 가장 좋은 상태를 +10으로, 가장 우울한 상태를 -10으로 보았을 때, 약물치료는 기분을 -1 정도로 맞추어 줍니다.


극단적인 감정에 익숙해진 환자들은 차분한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약물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물을 임의로 중단할 경우 금방 재발하게 되고 기존 용량으로 쉽게 좋아지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러므로 상태가 호전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감정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약물, 카페인, 술 등은 피하고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 기복이 심한 나, 조울증인가요?



‘감정 기복’은 조울증뿐 아니라 인격장애나 불안장애 등과 같은 다른 정신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증상이 주가 되느냐에 따라 진단은 달라질 수 있어요.


신체 질환이 있을 때 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었을 때 조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는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죠. 이는 병원에서 갑상선 기능검사를 해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진단 기준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고 자가진단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5)에 따른 조증의 진단 기준


A. 비정상적으로 의기양양하거나, 과대하거나 과민한 기분이 적어도 1주간(만약 입원이 필요하다면 기간과 상관없이) 지속되는 분명한 기간이 있다.


B. 기분 장애의 기간 도중 다음 증상 가운데 3가지 이상이 지속되며(기분이 과민한 상태라면 4가지), 심각한 정도로 나타난다.

 1) 팽창된 자존심 또는 심하게 과장된 자신감

 2) 수면에 대한 욕구 감소 (예: 단 3시간의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낌)

 3)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계속 말을 하게 됨

 4) 사고의 비약 또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

 5) 주의 산만 (예: 중요하지 않거나 관계없는 외적 자극에 너무 쉽게 주의가 이끌림)

 6)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사회적 또는 성적인 활동) 또는 정신이나 행동상의 초조함.

 7)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쾌락적인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 (예: 흥청망청 물건 사기, 무분별한 성행위, 어리석은 사업투자)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합니다. 어떤 사건, 계절, 기후, 건강 상태 등이 모두 기분에 영향을 줍니다. 하루의 날씨조차도 우리의 기분을 좌우하지요. 


하지만 기분이 이렇다 할 이유 없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가라앉거나 문제가 될 정도로 들뜬다면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몸과 마음을 살펴 건강한 봄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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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5편

‘내 머릿속을 파고드는 불편한 생각’ 강박장애



어느덧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맘때면 어쩐지 지난해를 되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세우는 등 무언가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어떤 사람들은 원하지 않는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무언가를 확인하고, 씻고, 세는 등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충동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질환을 ‘강박장애(Obsessive Compulsive Disorder)’라고 해요.



강박장애의 증상



강박장애의 증상은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많은 강박장애 증상은 ‘대칭’으로 강박장애 환자의 26%에서 나타납니다. 무언가를 세거나 정렬하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각을 잡아서 옷을 개어놓거나, 물건들을 항상 반듯하고 정확하게 정리 정돈하는 것 등이 해당됩니다.


두 번째로 흔한 강박 증상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 `침투사고’ 입니다. 그 생각은 일상에서 터부시되는, 성적이거나 공격적인, 혹은 종교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환자들은 매우 괴로워합니다. 강박사고가 건강 염려의 내용을 담고 있다면 자꾸 자신의 몸에 문제가 없나 확인하는 강박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 흔한 증상은 오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강박적으로 손을 씻는다거나 공중 화장실 손잡이를 맨손으로 잡지 않는 등의 행동입니다. 이는 강박장애 환자 중 15.9%에서 관찰되며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네 번째로 많은 증상은 `저장’ 혹은 ‘수집’인데요. 방송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쓰레기로 가득 찬 집, 폐품을 주워와 집을 발 디딜 틈도 없이 만드는 사람의 경우 ‘저장’ 강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도 여기에 해당되는데요. 이들은 동물을 물건처럼 수집만 할 뿐 돌보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 밖에도 자신의 외모에 대해 ‘너무 뚱뚱한 것 같다’, ‘이상하게 생긴 것 같다’ 는 등 왜곡된 생각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머리를 쥐어 뜯는 행동, 피부를 자꾸 꼬집거나 뜯는 행동도 강박의 한 종류로 보고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만든 강박


어떤 사건을 경험한 후에 강박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A는 강박적으로 손을 씻는 증상 때문에 상담실을 찾아왔습니다. A는 1년 전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현장에서 피투성이가 된 어머니를 끌어안았고, 나중에 손에 묻은 피를 씻으면서부터 강박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약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정신 치료를 해보니 A는 ‘어머니를 살리지 못했다. ‘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고 이것이 손을 씻는 강박 증상으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강박이 어떠한 이유에서 왔는지 들여다보고 그 죄책감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A의 증상은 호전되었습니다.



다이어트가 만든 강박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없던 강박이 생기기도 합니다. 일단, 칼로리를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섭취할 칼로리를 정해서 절대 넘지 않으려 하고, 혹시나 칼로리를 넘게 되면 당장 살이 찔 것처럼 불안해 합니다. 또, 운동에 대한 강박을 느끼기도 하죠. ‘걷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을 호소하던 환자는 한밤중에도 런닝머신 위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특정 몸무게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난 몇 kg을 넘어서는 안돼.’ 이런 식으로 말이죠. 체중이 감소될 수록 지방으로 이루어진 뇌는 쪼그라들게 되고 유연하게 생각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강박은 더 심해집니다. 때문에 다이어트로 생긴 강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체중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처럼 원인이 있어서 생긴 강박은 먼저 그 원인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부 약물의 경우 강박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약을 먹고 있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강박장애와 강박성 성격장애



강박장애와 강박성 성격장애를 많이 헷갈려 하시는데요. 비슷한 이름을 가졌지만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열연했던 영화 ‘에비에이터(The Aviator, 2004)’에서 주인공 ‘하워드 휴즈’의 평소 모습은 강박성 성격장애에 가깝습니다. 그는 영화의 한 장면을 위해 6개월간 구름을 찾아 다니기도 하고 비행기의 표면을 작은 요철도 없이 완벽하게 매끄럽게 만들길 요구하죠. 비행기의 손잡이 하나까지도 세세하게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영화도 비행기도 그 완성이 매번 늦어집니다. 이렇게 완벽을 위해 처음부터 일을 다시 한다거나 지나치게 디테일에 집착하는 것이 강박성 성격장애의 특징입니다. 


이와 달리 하워드 휴즈가 감염, 오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강박적으로 손을 씻는다거나 병을 따지 않은 우유만 마시는 등의 증상은 강박장애의 특징입니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강박장애는 심해지고 주인공을 피폐하게 만들죠. 


강박성 성격장애는 특정한 강박이 성격으로 굳어진 것이고 강박장애는 말 그대로 뇌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정신 질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강박성 성격장애환자보다 강박장애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으로 인해 더 힘들어 합니다. 



강박의 메커니즘과 치료 


강박장애의 원리에 대해 살펴볼까요? 강박장애는 뇌 기능의 이상으로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겨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우리 뇌의 전두–피질하(기저핵/시상) 회로(front-subcortical circuit)는 하던 일을 멈추는 ‘브레이크’와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는 ‘엑셀’ 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강박장애는 이 균형이 깨져서 ‘브레이크’도 ‘엑셀’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그냥 굴러가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떠오르는 강박사고를 멈추지도 못하고 다른 일에 집중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때 뇌의 깨진 균형을 맞춰주기 위해 세로토닌 계통의 약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무언가를 의식하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잡다한 다른 생각들이 걸러지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여러 가지 불필요한 생각들을 차단하고 필요한 생각만 걸러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이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 인지행동치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는 ‘노출-반응 억제’ 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결벽증 환자라면 더러움에 노출시키고 강박행동을 참게 합니다. 억지로 화장실 문고리를 만지고 손을 씻지 못하게 하는 거죠.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아 이렇게 화장실 문고리를 만져도 병에 걸리지 않는구나’ 하고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강박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사실 어느 정도의 강박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것 같아 물건을 못 버리는 사람, 정해진 규칙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 사람, 정리 정돈을 심하게 하는 사람, 지나치게 외모에 집착하며 끊임없이 성형을 하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이미 충분히 우람한데도 근육이 없어 보인다며 하루 종일 운동을 하는 사람 등등 말이죠. 사례로 살펴볼까요?


B는 작가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한 줄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다 보니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B에게 완벽하지 않은 글은 쓰레기일 뿐입니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지만 이제는 노트북을 켜는 것 조차 두렵습니다. 


C는 얼마 전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첫 직장이니 서투른 게 당연한데도 실수가 두려워 출근한 지 2주 만에 사직서를 내고 말았습니다. 실수를 하면 주위에서 자신을 비난할 게 두렵고 불안했다고 합니다. C는 잘할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냥 포기했습니다. 학창 시절,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었지만 훨씬 낮은 대학에 진학한 것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포기를 반복하다 보니 ‘난 한심한 인간이다.’ 라는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B나 C처럼 강박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완벽주의자가 많습니다. 이들은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추구하기 때문에 아무리 애써도 목표를 이루기 어렵습니다. 결국 좌절하고 자책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거죠. 완벽해야만 한다는 강박 속에는 ‘완벽하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혹은 ‘완벽하지 않으면 버림받을 수 있다.’ 등의 불안이 숨겨져 있습니다. 



‘네가 좀 골라줘’ 결정장애


직장인 D는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오늘은 뭘 입어야 하나’ 고민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겨울 패션’으로 검색해 보기도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결국 D는 친구 E에게 사진과 함께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어떤 옷이 더 나아?’ D는 E가 골라준 옷을 입고 출근을 합니다.


점심 시간이 되면 또다시 D는 고민에 빠집니다. D는 뭘 먹을지 묻는 동료의 질문에 ‘아무거나 괜찮아요.’로 일관합니다. 사실 괜찮지 않은 메뉴도 있지만 뭘 먹어야 할지 고르는 건 정말 힘들기 때문이죠. 휴가 계획도, 쇼핑도 D는 혼자서 결정하지 못합니다. 이런 D를 주변 사람들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결정장애’ 라고 이야기합니다. 



국내 한 취업포털에서 직장인 남녀 32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평소 본인이 결정장애를 겪는다고 생각해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80.6 %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못 선택할까 봐 불안해서’가 39.8%로 가장 많았고 ‘선택과 옵션이 너무 많아서’가 24.8%로 두 번째로 많은 이유였습니다. 


어떤 선택이나 결정을 함에 있어서 ‘완벽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은 현대인들에게 결정장애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잘못 선택하면 큰일날 것 같고 엄청난 손해를 볼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결정장애의 발달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역할도 큽니다. 당장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면 인터넷상의 무수히 많은 전문가들이 조언을 합니다. 선택할 때 고려할 정보들이 넘쳐남에 따라 결정은 더 어려워지죠. 


결정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완벽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설령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큰일이 일어나지 않고 ‘실수할 수도 있다.’ 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완벽하지 못한 나도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는 존재


강박장애와 달리 강박 성향은 우리 모두가 성장 과정에서 한 번쯤 경험한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마음의 성장이 멈춰 성격의 일부로 굳어졌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겪다 보면 강박 심리에 빠져들게 되죠. 


적당한 수준의 강박은 공부나 일을 꼼꼼하게 해서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등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강박이 지나치게 되면 일이건 공부건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강박에만 끌려 다니게 됩니다. 


강박적인 습관 뒤에는 ‘완벽하지 못한 나에 대한 불안’, ‘실패에 대한 두려움’,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거나 비난받는 것에 대한 불안‘, ‘모든 상황을 통제하지 못할까 두려움’ 등 여러 가지 ‘불안’이 숨어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요즘 시대에 강박은 불안을 잠시나마 가라앉혀 주고 뒤쳐지지 않게 나를 채찍질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구도 100% 완벽할 수 없습니다. 내가 완벽하지 않다고 비난할 사람도 없죠. 완벽하지 않은 나를 스스로가 받아들이고 타인이 아닌 자신의 기준에 따라 살아간다면 강박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가진단으로 강박 장애의 정도를 점검해볼 수 있는 ‘모즐리 강박 척도’나 ‘예일 브라운 강박 척도’를 통해 스스로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또한 전문가를 찾아 상담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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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4편

'나는 소통하고 있을까?' SNS 중독



최근 십여 년간 SNS(Online Social Network System or Site)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SNS의 대표 격인 페이스북의 경우 2016년 17억 1,200만 명의 사용자를 기록하였고 그 수는 매년 17%~2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매분 510,000개의 코멘트가 포스팅되고 293,000가지의 상태가 업데이트되며, 136,000개의 사진이 올라옵니다. 2010년에 등장한 인스타그램은 출시 6년 만에 사용자가 5억 명에 이르렀죠. 이렇게 SNS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강박적으로 SNS에 매달리는 ‘SNS 중독’ 증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SNS 사용이 어떻게 중독으로 이어지게 될까?



SNS 사용이 어떻게 중독으로 이어지게 될까요. 우리 뇌에 있는 쾌락중추에서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을 분비하는데, SNS는 마약처럼 쾌락중추를 자극해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킵니다. 


실제로 SNS에 중독된 사람들이 SNS를 할 때 뇌 영상을 확인한 결과 코카인 중독자가 코카인을 흡입할 때와 같은 변화를 보였습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SNS에서 포스팅된 것을 단순히 구경하는 것보다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목표 지향적인 행동이 쾌락 중추를 더 자극한다고 할 수 있죠.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개인의 게시물에 대한 타인의 긍정적인 반응이 긍정적 강화를 일으켜 중독으로 연결된다고도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자극이 반복되면서 점점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웬만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거죠. 따라서 자극을 멈추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지루하고 답답한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서 뇌는 점점 ‘흥분을 추구하는 뇌’로 변하고 현실에 무감각해지면서 사회적인 측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SNS를 지나치게 사용하다 보면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점점 부담스러워집니다. 반면 SNS는 훨씬 부담이 적으면서도 더 즉각적이고 다양한 만족감과 즐거움을 주죠. 때문에 더 SNS를 하게 하고 현실에서의 관계를 등한시하는 등 문제를 악화시키게 됩니다. 


SNS 중독은 스트레스가 많고 외로움이나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불안감과 우울감이 높을수록 SNS 중독에 쉽게 빠진다고 합니다.



SNS에 대한 강박과 집착으로 인한 증상


어떤 사람들에게는 SNS를 하는 것이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과입니다. 이는 SNS에 대한 강박과 집착으로 이어지지요. SNS 중독은 다음과 같이, 전형적인 물질 중독과 같은 증상들을 보입니다.


첫째, 기분 변화

SNS를 하면 감정 변화가 있고 즐거움을 느끼거나 멍해진다. 


둘째, 집착

온종일 SNS에 대한 생각이 강박적으로 떠오른다.


셋째, 내성

SNS를 사용할수록 같은 수준의 즐거운 기분이나 상태를 느끼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넷째, 금단 증상

SNS를 중단하게 되면 기분이 나빠지거나 몸이 아픈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섯째, 갈등

SNS를 하느라 일이나 학습의 능률이 떨어진다. 자제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거나 타인과의 갈등으로 이어지며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여섯째, 재발

어쩌다 잠깐 SNS를 참아보기도 하지만 금방 다시 빠져든다.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회사원 A씨는 오늘도 SNS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간밤에 놓친 소식은 없는지, 누가 내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는지 꼼꼼히 읽어봅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도, 출근 버스 안에서도 그의 시선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향해 있습니다. 잠깐 사이에 새로운 소식을 놓치진 않았을까 수시로 ‘새로 고침’을 하면서 SNS를 확인합니다. 퇴근해서 잠들기 직전까지도 그의 손에서 스마트폰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제 그에게 SNS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회사원 A씨처럼 온종일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하며 스마트폰이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 불안한 증상을 노(No)+모(Mobile)+포비아(Phobia)=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노모포비아’는 2000년대 후반 유럽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로 사회 공포증을 social phobia라고 하는 것처럼 공포증을 뜻하는 Phobia를 단어 끝에 붙인 신조어입니다. 노모포비아 증후군은 의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 메시지가 왔는지 반복해서 확인하고, 울리지도 않은 휴대전화 벨이나 진동을 느끼는 ‘ringxiety(ring+anxiety)’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 스마트폰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통한 의사소통을 선호한다.

□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


노모포비아 증후군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끼지 못할까 봐 느끼는 공포’와 연관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증상이 심각해지면 온라인상의 대인관계인 SNS에 강박적으로 매달리게 되고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포모(FOMO) 증후군


워킹맘인 B는 SNS에서 나름 유명인사입니다. 그녀는 비싼 호텔을 가거나, 좋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게 되면 무조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죠. 사실 어쩌다 한 번 가는 호텔이고 레스토랑이지만 늘 그런 사진만 올리기 때문에 SNS상에서 그녀는 굉장히 럭셔리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가 올린 사진들에는 무수히 많은 ‘좋아요’와 ‘너무 부럽다’, ‘대단하다’는 등의 감탄사가 섞인 댓글이 줄줄이 달립니다. 반응이 폭발적일수록 B는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SNS에서 한 친구가 베이킹 클래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B는 육아나 일뿐 아니라 취미까지도 뭐든 다 남보다 잘하고 싶은데 SNS를 보면 주변 사람들이 자꾸 자신보다 앞서가고 더 잘사는 것 같아 속이 상합니다. 


B는 왜 마음이 편치 않았을까요? FOMO 증후군이란 말이 있습니다. Fear of missing out의 준말로 ‘내가 없을 때 남들이 좋은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불안’을 말합니다.

 


FOMO는 2000년 마케팅 전문가 Dr. Den Herman이 처음 사용한 단어인데요. 마케팅 기법 중 ‘하나 남았음’ ‘매진 임박’ 등 사지 않으면 놓칠 것 같은 불안감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뜻합니다. 2004년 무렵 하버드와 옥스퍼드에서 FOMO를 사회 병리적인 현상으로 바라보며 여러 논문을 발표했고 2013년 Dr. Andrew Przybylski 가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의 의미로 정의하였습니다. 


포모(FOMO) 증후군


□ SNS에 친구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뭔가를 배운다는 소식이 올라오면 불안하다.

□ 친구들보다 내가 먼저 새롭고 기발한 정보를 공유해야 마음이 편하다.

□ 유명인이나 인기 있는 사람과는 무조건 친구를 맺고 공유하려고 한다

□ 사회적 관계, 인맥 때문에 주말이나 쉬는 시간에도 SNS를 한다.

□ 좋은 것을 보거나 먹을 때는 무조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FOMO 증후군은 SNS상의 친구들과 연결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 때문에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고 이는 중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심한 FOMO 증상을 보이는 경우 페이스북을 훨씬 자주 하고 전반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으며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FOMO 증상을 SNS 중독의 예측인자로 보고 있습니다. 막연히 나도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고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투심과 소외감을 느낀다면 FOMO 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SNS 중독, 나는 아닐 거야!


SNS에 중독된 사람 중 많은 수가 실제로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중독에 빠졌는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알코올 중독 환자도 취한 상태에서 늘 안 취했다고 하고 마음만 먹으면 술은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고 말하죠. 이처럼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부정이 심해지면 자신의 인생까지 부정할 수 있습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SNS 중독녀’가 방송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뚱뚱하고 못생겼지만, SNS상에서는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인기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녀의 외모를 칭찬하고 부러워했죠. 사실 그녀의 사진들은 지나친 보정 때문에 현실 속 그녀와 동일 인물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온종일 SNS에 빠져서 살았기 때문에 현실 속의 삶은 엉망이었습니다. SNS상의 친구들이 더 편하고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했지만 그녀를 실제로 만나본 SNS 친구들은 뒤에서 흉을 보며 떠나갔죠. 그녀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SNS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기인식이 필요합니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는 거죠.



나는 정말 소통하고 있을까?


직장인 C는 온종일 SNS를 확인하고 SNS에 어떤 사진을 올릴지 고민하느라 늘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그는 팔로워 수를 늘리고 싶은 마음에 낯선 이의 SNS에 소통하자는 댓글을 남기기도 합니다. SNS 친구들과의 소통에 ‘좋아요’는 필수죠. C는 업무시간 중에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느라 중요한 업무를 놓치기도 하고 일을 제때 끝내지 못해 상사에게 혼나기 일쑤입니다. 집에 와서도 SNS를 하느라 가족과의 대화는 뒷전이었습니다. 주말에 어쩌다 함께하는 가족과의 식사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며 낄낄거리는 C를 보고 아내는 결국 화를 터뜨립니다. 


SNS를 둘러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 중 하나는 ‘소통해요~’라는 인사말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어떤 소통을 하고 있나요?


연구 결과에 의하면 SNS를 통한 위로나 공감은 실제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안정이나 만족감 등에서 그 효과가 훨씬 떨어진다고 합니다. 결국, SNS가 실제 사람 간의 관계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지요.


SNS로 소통을 하느라 정작 중요한 사람들과의 소통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렵지만 확실한 방법, 적당히 사용하기



모든 중독 치료의 목표는 ‘안 하는 것’입니다. 사실 SNS 중독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역시 그 계정을 없애버리거나 SNS에서 탈퇴하는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SNS를 전혀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결국, 가장 어려운 방법이긴 하지만 SNS도 ‘적당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SNS 알림을 꺼놓거나 무음으로 설정하는 것도 일상생활을 덜 방해하겠죠? 일주일에 하루쯤 ‘SNS 안 하는 날’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앱 스토어에서 ‘스마트폰 중독’으로 검색하면, ‘넌 얼마나 쓰니’라는 앱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사용자가 어떤 앱을 얼마나 쓰는지 알려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에이 나는 중독은 아닐 거야…’ 하다가도 막상 사용 시간을 측정해 보고는 ‘내가 이렇게나 많이 썼나?’ 하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사용자가 SNS에 푹 빠져 있다가도 앱이 수시로 알려주는 시간에 신경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SNS를 사용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죠. 


페이스북 창시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FOMO 대신 JOMO 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Fear를 Joy로 바꾼 것인데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을 즐겨라!”는 말이죠. 타인과의 연결에 집착하고 있다면 그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SNS 중독도 다른 중독들과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원인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것은 외로움이나 우울감일 수 있고, 혹은 지루함일 수도 있어요. SNS 사용을 물리적으로 줄임과 동시에 내가 SNS에 빠져든 원인을 찾고 대안을 모색한다면 SNS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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