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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임대 수익으로 사는 이들의 위세가 대단하다는 요즘 말이다. 최근에는 이런 건물주가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위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왕왕 들려온다. 이게 어디 청소년들만의 이야기겠는가.



▶한국인의 유별난 ‘부동산 사랑’ 


우리나라 사람들의 부동산 사랑은 숫자로 증명된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7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국민 순자산(자산-부채)은 1경 3,817조 5,000억 원,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3억 8,867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순자산 중 토지, 건물 등 부동산 비중이 75.4%에 달해 비금융자산의 쏠림이 주요 선진국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순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미국 34.8%, 일본 43.3%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많다. 또한, 부동산 경기 호조에 힘입어 비금융자산의 가격 상승률은 3.9%로 2007년(10.6%) 이후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토록 부동산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익률’이다. 고도 성장기에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실제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산업 발전에 따른 급속한 도시화로 대도시에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산업화 과정은 필연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가격상승을 지탱하는 주요인이었다. 실제로 주택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던 시절에 부동산은 부를 모을 수 있는 효과적인 재테크 수단이자 중산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된 이후 도시의 팽창이 포화상태에 이른 최근까지도 부동산이 가계 자산의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이같은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어 온 것도 한 몫을 했다. 시중 금리 수준에서 저축만으로는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중산층은 물론 서민층까지 낮은 이율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집중된 자산 구조, 왜 문제인가


자산의 성격은 크게 예금, 주식, 펀드, 보험, 연금 등 금융상품으로 구성된 금융자산과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실물자산으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두 자산을 적절히 분산 배치해 수익성 못지않게 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실물자산과 금융자산이 3대 1의 비율로 구성된 현재의 우리나라 가계 자산 포트폴리오로는 자산 관리의 핵심인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동산 투자의 대표적인 목적은 은퇴 이후 안정적인 임대 수익, 또는 추후 부동산 처분으로 발생하는 여윳돈을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자녀세대에게 부를 이전하는데 있다. 문제는 부동산이 세계 금리 인상 추세,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 등으로 더 이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은 상당 부분 가계 대출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이 더는 안정적인 자산으로 기능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2016년 10월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300조 원을 넘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안에 1,5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의 65%가 주택담보대출(2017년 6월 기준 국내 가계부채 내용, 정세균 국회의장실 조사)이라는 사실은 더욱 상황을 엄중하게 만든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최근 미국 금리 인상의 효과가 조만간 국내 가계부채 연체율 상승,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인구 성장의 정체, 잠재성장률의 하락 등을 겪는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실물자산에 집중된 자산 포트폴리오는 대외적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2017년 전체 인구의 14%가 65세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2030년이면 1,70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1955~1975년생) 세대가 75세에 접어들면서 문제는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수십 년간 안정적인 자금을 요구하는 노후 자금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실물자산에 쏠려있다는 점은 여러 면에서 재고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부동산 중심에서 금융자산으로 전환...안전망으로써 보험도 꼭 챙겨야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과 대만의 경우, 고령화와 더불어 보험 및 연금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보험 및 연금 비중이 17.5%(1980년대 후반)에서 28.6%(2000년대 후반)로, 대만은 고령화 이전 3.8%(1990년대 초반)에서 고령화사회 진입 후인 2010년 초반 21%로 급상승했다. 우리나라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보험과 연금 등 금융자산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도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의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과거 부동산으로 얻은 투자수익과 비교해 만족할 만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 드물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예·적금이나 주식, 펀드 외에 가상화폐나 P2P(Peer to Peer) 투자, 리츠(부동산 투자 전문 뮤추얼펀드) 등 다양한 투자 상품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고무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는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금융사들은 장기적, 안정적 관점에서의 금융투자 상품 고도화,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 금융자산을 통한 자산 증식의 기회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심리는 금융자산 쪽으로 기울 것이다.


하나 더. 경제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개인이라면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의 균형을 잘 조절하되,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경제적 안전망 역할을 할 보험을 마련해두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 본인 혹은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 병이나 사고로 경제 활동을 못 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보장 보험이 우선 필요하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참작하여, 노후생활자금을 위한 개인연금도 꼭 챙겨야 한다. 연금저축의 세제 혜택을 활용하여 최소한의 생활비를 받는 구조로 연금을 준비해두고, 그 외에는 장기적 투자를 통해 금융자산을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자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대출 환경의 변화, 초고령사회 진입 등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계의 자산 포트폴리오도 기존의 부동산 중심에서 금융자산 중심으로 점차 옮겨가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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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발자취>



자동차가 최초로 도입된 후로부터 무려 한 세기가 흘러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을 더 이상 '짧은 역사'라 칭하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인 내공과 다양한 유산들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1903년,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되었습니다. 1955년,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바야흐로 2018년. 이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역사와 배경을 짚어볼 만한 때입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자동차는 1955년에 나온 국제차량제작소의 ‘시발’입니다. 자동차 차체부터 주물을 부어 만든 엔진까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최초의 자동차라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만, 저는 그 이름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시발의 탄생은 곧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시발점(始發點)’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 시발 ⓒ By Chu - 자작, CC BY 4.0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시발



‘시발’의 성공적인 출시 후, 우리나라에 두번째로 생긴 자동차회사 회사는 1962년에 등장한 새나라자동차입니다. 새나라자동차는 62년과 63년에 각각 1천여 대씩, 총 2,372대를 조립 생산한 이후 외환사정 악화로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새나라자동차는 새한자동차와 대우자동차 등을 거쳐 지금의 한국GM에 이르기까지, 반백 년의 역사를 지닌 현대차보다 긴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새나라자동차는 자동차에 순 우리말 이름을 가장 많이 지어 준 자동차 회사였습니다. 예를 들어 1982년에 출시한 모델의 이름은 ‘맵시’로 우리말 그대로 맵시가 나는 아름다운 차라는 뜻입니다. 이후 대우자동차로 사명을 바꾼 후 출시한 맵시의 후속 모델은 ‘맵시 나’라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농담이 아니라 맵시의 후속이라서 가나다순에 따라 ‘나’를 붙인 것이었고, 동시에 맵시가 난다는 형용사적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대우자동차는 1997년에 출시된 준중형차에도 ‘누비라’라는 순우리말의 이름을 붙여줍니다. 이는 대우의 김우중 회장이 ‘온 세계를 누비고 다녀라’라는 뜻에서 지어준 것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누비라2로 이어졌던 순우리말 이름은 21세기까지 유지되다가 지금의 쉐보레 크루즈의 전신인 라세티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마무리되었습니다.


 

▲ 맵시 ⓒ By skinnylawyer - Flickr: 1982 Saehan Maepsy 새한 맵시, CC BY-SA 2.0

순우리말 이름을 사용한 첫 모델인 새한 맵시



이외에도 멋진 이름을 사용했던 모델들이 더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모델은 단연 쌍용의 ‘무쏘’인데요. ‘무쏘’는 코뿔소를 부르는 또 다른 순우리말로 SUV의 강인함과 돌파력을 상징했습니다.


무쏘는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쌍용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고유 브랜드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무쏘 스포츠는 2006년에 단종되었지만, 여전히 현역 같은 강한 임팩트가 느껴집니다. 향후에도 이처럼 순우리말 이름으로 우리 제품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제품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무쏘 ⓒ By order_242 from Chile - Ssangyong Musso 602EL 2.9d 1997, CC BY-SA 2.0,

디자인과 이름에서 모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쌍용 무쏘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서 빌려온 디자인이 아닌 고유의 모델을 갖게 된 것은 자동차 산업이 태어난 지 불과 십수 년 밖에 되지 않은 1970년대였습니다. 특히 수출을 위해 제작을 시작한 나라 중에서는 상당히 짧은 시간 안에 고유 모델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인 포니와 포니 쿠페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사로 잡았습니다. 비록 생산으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1985년에 개봉한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드로리안 스포츠카와 쌍둥이라 해도 좋을 만큼 닮았던, 시대를 앞서간 출중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드로리안' 일러스트 컷



포니는 포니 4도어, 3도어, 포니 왜건, 포니 픽업 등 다양성을 극대화했던 의미 있는 모델이었습니다. 포니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해외에서도 어엿한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대우 받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포니 3도어 모델 ⓒ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포니는 3도어부터 픽업에 이르는 다양한 모델로 지금도 찾기 힘든 다양성을 실현했다.



자동차를 단순히 ‘기술이 집약된 기계덩어리’로만 정의 내릴 순 없습니다. 그 이름에 함유된 개성과 독창성이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고유 브랜드로 승화되고, 나아가 브랜드에서 제작한 독창적인 모델이 인정 받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자동차 산업을 가진 회사 혹은 나라로 대우 받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브랜드를 보고 산다’ 또는 ‘그 나라를 믿고 산다’라는 분들이 많은 이유일 것입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자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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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 기자의 보험 칼럼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실손보험의 변화’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비급여 항목과 급여 항목 중에서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전 국민의 65%가량이 가입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이 실손보험에 여러 개 가입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이중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 곳의 보험사 상품에 가입했다면 두 회사에서 절반씩 보험금을 받는다. 그런데도 중복으로 가입했다는 건 둘 중 하나다. 보험 무식자이거나 아니면 많이 소심하거나. 


이 소심 카테고리에 속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나다. 명색이 보험 담당 기자인 나도 실손보험 중복가입자다. 이를 공개할 수 있는 건 나와 같은 사람이 대한민국에 최소한 118만 명이나 있어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회사 등에서 가입한 단체실손보험과 개인실손보험 중복 가입자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428만 명)의 25%나 된다.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은 현재의 보험 제도가 촘촘하지 못한 탓이다. 회사의 단체실손은 퇴직을 하는 순간 나와는 무관한 것이 된다. 그때 실손보험에 가입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 맞다.


하지만 인생에는 변수가 있게 마련이다. 회사를 관두고 실손에 가입하려고 할 때 나이가 들거나 그동안의 병력으로 인해 개인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다. 무보험 상태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중대 질병이라도 걸리면 의료비 부담은 노후의 심각한 복병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그동안 소심한 나와 같은 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불필요한 보험료를 부담하면서도 실손 중복가입을 택했다. 단체 실손만을 유지할 경우 퇴직 후 ‘무보험’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제도의 미비로 인한 보험의 사각지대였던 셈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나왔다. 올 하반기부터 단체실손보험 가입자가 은퇴하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이를 개인실손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개인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보험료 납입ㆍ보장 중지제도를 택해 불필요한 보험료 부담을 줄이면서 기존의 보험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애에서는 곤란한 ‘양다리 전략’이 가능해졌다.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당국과 업계의 시도 중 하나다.


뿐만 아니다. 보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은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4월 출시된 유병자 실손보험이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 등을 앓는 사람도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높았던 보험 가입의 문턱을 낮추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소비자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출시 열흘 만에 전체 판매건수가 2만1564건을 기록했다.


아쉬운 점은 유병자 실손보험의 판매와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은 보험사다. 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금융 당국이 밀어붙인 유병자 실손보험은 가입자의 발병률이 높은 탓에 위험률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품인 만큼 새로운 제도의 추진에 속도가 붙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선된 제도의 도입을 통해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첫걸음은 뗐다. 필요한 건 제도의 정착이다. 소비자의 호응과 관심 못지않게 필요한 것이 정책 당국의 의지와 보험사의 적극적인 참여다. 단순히 구호로만 그치는 선심성 혹은 생색내기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고, 그 혜택을 소비자가 누릴 있도록 해야 한다. 



글쓴이: 중앙일보 경제부 하현옥 기자. 은행과 보험 등 생활에 밀착한 금융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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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전기차를 향한 현실적 발걸음, 하이브리드>



요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Kona Electric)은 사전 예약한 지 닷새 만에 무려 10,000명의 예약자가 몰렸고, 쉐보레 볼트 EV(Bolt EV)도 올해 생산량을 늘렸지만 단숨에 동이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천오백만 원이 넘는 전기차 보조금이 없었다면 이렇게 잘 팔렸을까요? 두 모델 모두 소형차치고는 매우 비싼 소비자 가격인 4500만 원 전후로 출시되었지만, 생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에 돌아가는 중간이윤은 의외로 크지 않습니다. 높은 출고가와 낮은 생산 중간이윤 탓에 전기차는 소비자들이나 자동차 회사 모두에게 아직은 ‘대세’라 하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이러한 고민의 해결사를 자처하며 자동차 시장에 등장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 기관 자동차와 순수 전기차 사이에 틈새를 메우는 절충안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역사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Lohner-Porsche의 ‘Mixte’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 또한 매우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한계점인 배터리를 보완하기 위해 엔진으로 발전기를 작동시켜서 연료를 해결하는, 이른바 직렬형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1889년, 미국의 ‘윌리엄 패튼(William H. Patton)’은 최초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여 시가전차와 기차에 적용했고, 그 명맥은 1900년 ‘페르디난트 포르쉐(Ferdinand Porsche)’ 박사가 제작한 ‘믹스테(Mixte)’라는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자동차로 이어집니다. 


이후 잠시 전기차의 명맥이 끊기고 엔진이 자동차의 심장을 독점했던 것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동발 석유 파동이 터지며 더욱 효율적인 동력 기관이 요구되었고, 그 가운데 하나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재발견이었습니다. 여러 브랜드의 실험적 모델들을 거친 뒤 1997년 일본 시장에 ‘토요타 프리우스(TOYOTA Prius)’가 등장하며 현대적 개념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오랜 세월과 기술적 발전만큼이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그 종류를 구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인정되는 기준은 ①전기가 자동차의 구동 장치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②구동 방식은 무엇인지, ③배터리를 어떻게 충전하는지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BMW의 ISG 버튼. 이 버튼이 있는 차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일 확률이 매우 높다


‘마이크로 하이브리드(Micro Hybrid)’는 전기의 힘이 직접 바퀴를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종류 중 전기가 담당하는 일이 가장 낮습니다. 따라서 제조사에서 부담하는 원가도 약 50만 원 미만에 불과해 기존 내연 기관 자동차 모델에 적용하기 쉽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차량의 속도를 줄일 때 발전기를 움직이는 부담을 줄이는 ‘회생 제동(Regenerative Braking)’은 내연 기관 엔진의 힘 일부를 전기에서 나오는 힘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마이크로 자동차의 핵심 기술인 이 기능은 차량이 일시 정지하면 엔진을 끄는 ‘스타트 스톱’이나 ‘ISG(Idling Stop & Go)’ 등 자동차 제조사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마일드 하이브리드


▲메르세데스 벤츠 M256 엔진. 출처 – 메르세데스 벤츠


‘마일드 하이브리드(Mild Hybrid)’는 바퀴를 움직이는 데 전기 모터가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입니다. 대표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48V 시스템은 지금까지 엔진을 통해 작동하던 거의 모든 장치, 즉 냉각수 펌프, 오일펌프, 에어컨 컴프레서, 그리고 ‘슈퍼차저(Supercharger)’ 등을 모두 전기로 구동합니다. 즉, 엔진이 부수적인 부담에서 벗어나 바퀴를 굴리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초기부터 48V 시스템에 맞춰 개발한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의 직렬 6기통 M256 엔진은 전기 모터가 작동시키기 때문에 엔진의 효율이 비약적으로 높습니다. 일반 엔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벨트 구동부가 아예 없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여기에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바퀴를 굴리기 위한 별도의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대신, 회생 제동 시에 발전기로 사용하는 발전기를 반대로 구동력을 보조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명 ‘모터-제너레이터’로 활용됩니다.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 대비 30%의 에너지로 70%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주목받는 시스템입니다.



▶하이브리드 그 자체, 풀 하이브리드!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명사, ‘토요타 프리우스(TOYOTA Prius)’


우리가 보통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말하는 종류는 전기 모터가 바퀴를 움직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풀 하이브리드(Full Hybrid)’입니다.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을 끄고 전기 모터만으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데다 주행 속도가 낮고 출발과 정지가 잦은 시내에서는 저속 토크가 큰 모터를 사용하며 순수 전기차처럼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 2kWh 전후의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 모드로만 주행할 때의 속력과 거리는 장거리 운전 상황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대용량 배터리와 고출력 모터를 장착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 회생 제동만으로는 배터리를 넉넉하게 충전하기가 어렵습니다. 모터의 출력과 배터리의 용량을 늘리고 전기차처럼 외부에서 충전할 수 있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등장은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는 단비로 다가왔습니다.


엔진과 모터가 모두 바퀴를 굴리는 데에 직접 관여하는 방식은 대부분 병렬형 하이브리드입니다. 이와 대조되는 방식은 엔진은 전기를 만들고 모터가 구동을 책임지는 직렬형입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을 혼합된 직병렬 방식도 존재하는데,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동력장치의 효율과 주행의 질감이 향상되고 전기 모드에서는 진동과 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며 승차감이 우수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 시스템의 복잡함과 높은 원가 덕에 보급률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엔진과 전기 모터가 각자 또는 함께 차량을 구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기어와 클러치로 구성되는 복잡한 변속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기술 개발로 배터리의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풀 하이브리드 방식의 가격 인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러한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겠지만요.



▶궁극의 하이브리드, ‘EREV’


▲ 대표적인 EREV, 닛산 노트 e-파워


순수 전기차로 가기 전에 한 단계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더 있습니다.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 혹은 ‘시리얼 하이브리드’라고 이름 붙은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입니다. 구조적으로 바퀴를 굴리는 것은 전기 모터가 담당하고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을 맡는 형태의 순수 전기차라고 볼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이 방식을 사용하는 차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방식을 채용하는 차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닛산(Nissan)’ 노트 e-파워 모델과 같이 풀 하이브리드 수준의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여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실용적인 모델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가격이 낮아지면 도로를 달리는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전기차로 가는 가교로 자리 잡은 하이브리드! 향후 모든 차량의 기본 옵션으로 될 가능성이 높은 마이크로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의 제한을 넘어서는 EREV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영역은 매우 넓습니다. 차량 구매를 계획한 분이라면 꼭 한 번 고민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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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하루하루 참고 이겨내야 하는 일들이 참 많죠? 그러나 가끔은 이렇게 묵묵히 버티는 것이 맞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 연말 종영된 드라마, <미생>은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극 중,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다'란 대사 기억하시나요? 삶의 긴 여정에서 그저 버티는 것이 최선일 때가 있죠. 그러나 실은 '그저 버틴다'고 표현하기엔, 그 과정이 매우 치열해서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버티는 데는 굉장한 힘이 필요하며, 역으로 그 과정에서 우리는 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 될 수 밖에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도 유명한 다르덴 형제의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은 '버티기'의 과정을 현실감있게 보여 줍니다. 우울증 치료 후 복직을 준비하고 있던 산드라는 갑작스런 동료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회사가 산드라의 복직과 보너스를 두고 투표를 했고 절반 이상의 직원이 보너스를 선택했다는 내용이었죠. 하루 아침에 실직하게 된 그녀는 절망에 빠져 무기력해집니다. 그러나 그녀를 달래는 남편과 친한 동료의 도움으로 재투표를 추진하고, 직원들을 만나 설득에 나섭니다. 우울증 치료가 끝나가던 그녀는 다시금 많은 약을 복용하게 되고 여러 번 좌절하지만, 위기의 순간을 넘겨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우울증은 감기와도 같다'는 말은 이제 상식이 되었죠. 여전히 정신과 치료와 심리상담을 꺼려하는 분위기이지만 우울증에 대한 인식은 많이 변하였습니다. 우울증에 약물복용과 더불어 가장 널리 쓰이는 

치료법은 '인지치료'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건 때문에 우울하거나 불안한 것 같지만, 문제는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출근길에 만난 상사가 인사를 받지 않았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순간 불안했다면, '내가 뭘 잘못했나?'란 생각이 스쳤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우울해졌다면 '내가 늘 그렇지.. 난 못난 인간이야'란 생각이 포함되었을 수 있죠. 만일, '상사가 날 못 봤나 보다'라고 해석했다면, 불안하거나 우울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지치료에서는 이렇게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신념'들을 찾아내고 수정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을 사용합니다.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 주인공 '산드라'는 여러 번 위기에 처합니다. 첫 번째로 사장을 만나 "과반수의 직원들이 보너스를 선택했다"란 말을 직접 들은 그녀는 크게 실망합니다. "난 존재하지 않는 거야. 아무 것도 아니야!"라며 울먹이는 그녀를 붙잡고 '마누'(남편)는 이야기하죠. "당신 여기 있잖아! 사랑해." 이 장면에서 산드라의 부정적인 신념은 성급한 일반화와 독심술의 오류에서 비롯됩니다. 과반수의 직원들이 보너스를 선택했다고 해서 모두가 그녀의 사정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그 이전에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산드라를 위험한 상상에서 현재로 불러들인 마누는 재투표 전에 모든 동료를 한 명씩 만나 보도록 권합니다. 

 


  한 명 한 명의 동료를 만나는 장면들이 모두 인상적입니다. 쉽게 거절하는 사람이나 오랫동안 고민하는 친구나 하나같이 돌아서는 그녀를 불러 세웁니다. '미안해','너를 선택할게','다시 찾아와 줘' 혹은 '그렇다고 널 뽑을 것 같아?'라는 말이라 할지라도, 그녀를 그대로 보내지는 못합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 산드라가 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 과정에서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자신의 말 한마디로 부모 자식 간, 부부 간의 다툼을 목격한 산드라는 집에 돌아와 남은 약을 모두 삼키고 자리에 눕죠. 또다시 그녀의 자동적 신념이 작동합니다. '나는 가정 불화의 원인 된 쓸모없는 인간이야.', '내가 죽는 게 여러 사람을 위한 일이야'. 죽을 위기에 빠진 그녀를 구한 것은 바로 '희망'이었습니다. 남편의 강요로 보너스를 선택하기로 한 '안느'가 집을 나와 그녀의 싸움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마누와 안느가 전하는 희망 앞에서 그녀의 절망은 힘을 잃습니다. 병원에서 응급 처치로 목숨을 구한 산드라는 묻거나 따지지 않고 그저 곁에 있어 주는 남편에게 꼭 안깁니다. 자기를 진심으로 아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는 치료의 시점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그녀의 복직은 좌절됐지만, 많은 동료들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 역시 상대를 공감하게 되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집니다. 영화의 후반부, 계약직 직원을 자르고 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사장의 말에 당당하게 거절하는 모습은 감동적입니다. 마누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잘 싸웠지? 나 행복해!"라며 웃는 그녀의 표정은 그 어느 때 보다 생기 넘치고 행복해 보입니다. 산드라의 힘겨운 여정은 자동적 신념을 수정하고 인지적인 개입을 통해 우울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치료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산드라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마누의 강인함과 스스로의 선택을 책임지려는 안느의 용기는 큰 몫을 합니다. 더불어 각자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아픔을 공감한 동료들의 반응은 산드라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동기가 됩니다. 


 


  오늘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계신가요?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땐 잠시 멈춰 심호흡하고 '나의 어떤 생각이 현재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 살펴보세요. 우선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온 그 순간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때의 생각과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떠올려야 합니다. 나의 진심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유를 찾고 객관적인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중요한 것은, 그 어느 누구도 혼자서 무작정 버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함께 할 수 있을 때 변화와 성장이 따라옵니다. 심리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하는 것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