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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명절증후군 이렇게 이기세요!



명절 후, 몸과 마음이 힘들다면


설 연휴 잘 보냈나요? 명절을 제대로(?) 보냈다면 지금 컨디션이 좋은 사람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 입니다. 기름진 명절 음식의 과다 섭취로 인한 소화불량이나 장염, 제사상을 차리고 명절 음식을 만드느라 무리한 탓에 발생한 손목 증후군이나 허리 통증, 그리고 명절 기간의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증상들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의 환자들은 머리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 되고,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으며 온몸에 힘이 빠진다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증상을 호소합니다. 명절 전, 울화가 치밀고 잠이 잘 오지 않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흔한 증상이고, 얼굴에 열이 오른다거나 피부가 화끈거리는 증세를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명절 직후에는 몸살이나 요통, 두통, 복통 등을 많이 호소하지요. 심한 경우 하혈을 하거나 얼굴, 손발 등에 감각 이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명절 전후,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들을 ‘명절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고유 문화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문화 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명절증후군은 시댁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며느리들의 문제로만 여겨져 왔는데요. 요즘은 며느리뿐만 아니라 남편, 고시생, 미혼 남녀 등 많은 사람들이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며 명절을 피하고 싶어합니다.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하는 요즘, 혼자서 살거나 소가족 중심의 삶에 익숙해져 있다가, 대가족이 함께 어울려야만 하는 상황이 되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세대 간의 사고나 행동 양식의 차이, 상대의 형편을 고려하지 부적절한 언행들, 이러한 것들로 인한 트러블을 극복하지 못해 몸과 마음에 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럼 명절 이후 어떤 방식으로 명절증후군을 극복해 볼 수 있을까요? 



1. 나만의 휴식 취하기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짧게라도 틈틈이 시간을 확보해 스트레칭을 하거나 음악 듣기, 드라마 보기 등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방법으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2. 담아두지 말자!

 


명절 후 부모나 친척들에게 들었던 안 좋은 말이나 불쾌한 행동 때문에 명절이 끝난 이후에도 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분 나빴던 말이나 행동이 자꾸만 생각나서 스트레스가 되고 언짢은 감정이 지속되는 것이죠. 나쁜 기억을 곱씹는 것을 반추(rumination)라고 합니다. 우울증에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한데요. 이런 증상은 반복해서 마음에 상처를 주게 되지요.


과거의 사건은 바꿀 수 없지만 현재의 나는 진행형입니다. 마음 속에 담아두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집착하고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명상인데요. 걸을 때 발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걷기 명상이나 편안한 자세에서 숨쉬기에 집중하는 호흡 명상은 쉽게 실천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싸우지 않는 대화하기 

 


a. 들어주기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라 독백입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에는 아무리 마땅치 않아도 말을 끊지 말고 일단 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b. 대화의 목표를 생각하기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내 의견을 전하고 싶다면 그 목표를 위해 내가 어떤 말을 하는 것이 좋을지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말을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단어 선택에 있어서도 말이죠. 


c. ‘나는~’ 대화법 사용하기

“너 때문에 짜증나 죽겠어.” vs “나는 네 말이 서운하게 느껴졌어.”

두 대화문의 차이가 느껴지나요? ‘I message’라고도 하는 ‘나는~’의 대화법은 불화의 원인을 상대에게 두지 않고 ‘나’를 주어로 이야기하면서 보다 부드럽게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게 합니다. 



4. 이야기를 하자

 


정신과 치료에서 환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후련해 하는 것을 환기(ventilation)라고 합니다. 창을 열어 실내의 묵은 공기를 환기시키듯 마음 속의 나쁜 감정도 바깥으로 내보내는 방법인데요. 수다를 떨고 나서 속이 후련해지는 이유 중 하나도 실제로 그 과정에서 옥시토신 분비가 증가되어 안정감이 생기기 때문이라 합니다. 



5.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

 


명절증후군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혈액 검사나 영상학적 검사 등 일반적인 검사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없는 증상을 지어내는 꾀병과는 다르게 명절증후군과 같은 신체화 장애에서는 괴로운 증상(통증, 마비 등)이 분명 존재하는데도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은 더욱 답답해하고 힘들어합니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심리적인 원인이라고 내버려두지 말고 병원을 찾아 약물 치료와 상담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명절에 시달린 많은 사람들이 연휴를 없애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한다는데요. 명절 음식을 사서 차례상을 준비한다거나 가족끼리의 식사로 차례를 대체하는 등 명절의 과정을 간소화한다면 명절이 괴로웠던 많은 이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지금 명절증후군으로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면 기지개를 한 번 켜고 간단한 명상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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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심리학

‘싸움 이후, 좋은 사이를 위한 화해의 기술’



“무엇이 힘들었는지 엄마에게 이야기해볼래요?” 


잠시 침묵이 흐릅니다. 고개를 든 고등학생 딸의 얼굴에 눈물이 흐릅니다. 눈물을 닦고 엄마를 뚫어져라 바라봅니다.

 

“난 엄마 딸 아니야? 왜 항상 나만 뭐라고 해. 왜 나만 참으라고 해?!”


엄마는 바로 대꾸합니다.

 

“왜 자꾸 그렇게 생각해? 너는 고등학생이잖아! 남동생은 아직 어리고.”

지겹게 들은 이야기였지만 딸은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입술을 오므리고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합니다. 


“엄마! 그냥 내 마음을 인정해주면 안 돼? ‘그게 속상했구나!’ 하고.

왜 매번 내 마음이 비뚤어졌다고 이야기 해?!”

 

엄마는 말문이 막힙니다. 


“엄마에게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라는 나의 말에 딸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난 엄마가 한 번만이라도 옳다 그르다 따지지 않고 그냥 내 마음을 받아주었으면 좋겠어. 받아주는 사람, 그게 엄마잖아.” 


딸은 잠시 나가 있고 엄마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엄마는 억울합니다. 자신도 딸로써 차별 받았기 때문에 딸에게 더 관심을 주고 키웠다고 항변합니다.

엄마에게 ‘엄마의 엄마’는 어떤 분인지 물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엄마도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그녀의 엄마도 그녀의 마음을 받아준 적이 없었습니다. 


다시 엄마와 딸이 만났습니다.

엄마는 난생 처음으로 딸에게 마음을 담아 사과를 건넵니다.

 

“미안해. 엄마가 네 속상한 마음을 한 번도 받아주지 못했어. 그래서 미안해.”

 

엄마가 다시 울자 딸도 웁니다.

그 뒤로 모녀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투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해하는 것



엄마랑 한 달 동안 말을 하지 않게 된 딸과 엄마와의 가족상담 장면입니다. 이렇게 한 번으로 상담이 끝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보통 갈등이 꼬일 대로 꼬인 다음에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파국 직전이라고 하더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힘든 감정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화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뼛속 깊이 사회적 존재인 우리는 누구나 ‘좋은 사이’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종 부부나 가족 간에 잘 싸우는지 묻곤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싸우지 않는데요.” “우리 가족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부러우신가요? 저는 이러한 대답을 들으면 더 주의를 기울입니다. 인간관계는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만원버스에서는 조금만 움직여도 불편한 것처럼, 가까운 사이에서는 상대를 힘들게 하려는 아무런 의도가 없음에도 가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부딪힘의 연속입니다. 


아주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다툼이 없다면 이것은 훌륭하기보다 그 관계가 사실 친밀하지 않거나 누군가 갈등을 회피하려고 일방적으로 애쓰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우리는 가까운 관계에서 갈등과 다툼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싸우지 않으려는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화해하는 능력입니다. 



가짜 화해 vs 진짜 화해



당신은 지금까지 다투고 난 뒤에 잘 화해해서 오히려 더 친해진 사람이 있나요? 만약 바로 그런 사람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화해를 잘 하는 사람입니다. 화해(和解)라는 말은 ‘갈등을 사이 좋게(和) 푸는(解)’ 것을 말합니다. 말이 쉽지 참 어려운 말입니다. 


우리는 다투고 나면 냉전 상태에 있다가 누군가 먼저 나서서 ‘이제 화해하자!’라는 직간접적인 신호를 보냅니다. 대부분은 이를 계기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웃고 지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는 갈등을 푼 게 아니라 갈등을 덮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는 다시 같은 문제로 또 다투게 되고, 또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갈등을 덮는 반복이 거듭됩니다. 그 끝은 무엇일까요? 갈등과 묵은 감정은 곪을 대로 곪아 어느 순간 터져 나와 결국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우리는 화해를 위해 작위적이지만 ‘가짜 화해’와 ‘진짜 화해’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짜 화해’란 관계의 불편함이 힘들어서 왜 싸우게 되었는지조차 살펴보지 않고 그냥 잘 지내기로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에 비해 진짜 화해는 서로 왜 다투게 되었는지를 차분히 이야기 나눔으로써 다툼의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지를 모색해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짜 화해에는 좌절된 욕구와 손상된 감정을 서로 이야기하는 ‘회복대화(repair talk)’가 꼭 들어있습니다.

 


화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



이렇듯 가까운 인간관계에서는 갈등을 풀고 잘 화해하는 능력, 즉 갈등회복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 갈등회복력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꼬인 관계를 얼마나 풀어본 경험이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갈등회복력이 낮은 사람들은 한 번도 제대로 갈등을 풀어본 적이 없습니다. 늘 갈등을 회피하거나 혹은 승패를 가르려 들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상처로 얼룩지고 맙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승패에 집착하는 유형입니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갈등을 힘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며 자라왔습니다. 그렇기에 갈등이 생기면 상대를 호흡을 맞춰갈 파트너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싸워 이겨야 할 대상으로 여깁니다. 이들은 먼저 화해를 시도하는 것을 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심지어는 이기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후벼 파고 폭력도 서슴지 않습니다. 


둘째,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유형입니다. 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상대가 바뀌도록 끊임없이 요구하고 설득합니다.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것, 그것이야말로 화해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셋째, 불편한 관계를 못 참는 유형입니다. 이들은 다투고 나면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고 힘들기 때문에 어떻게든 불편함을 빨리 해소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갈등을 푸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상대에게 잘 해주거나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미안해!’라는 말을 남발합니다. 이 유형은 겉으로 보면 먼저 화해를 시도하는 성숙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갈등을 피하기에 급급한 미숙한 유형입니다. 


넷째, 지나치게 이성적인 유형입니다. 이들은 화해를 위한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지만 갈등을 늘 논리로 풀려고 합니다. 즉,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화해는 감정과 욕구가 다루어질 때만이 제대로 풀릴 수 있습니다.  



화해의 기술



물론 거리를 두면 갈등이나 상처받을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야 비로소 행복할 수 있습니다. 뼛속까지 사회적이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지만 우리는 갈등회복력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을 따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자원과 기술이 있기에 잘 화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 연결의 가치(value)를 최우선으로 여깁니다. 이들은 다투더라도 ‘승부’가 아니라 ‘연결’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사실관계를 따지거나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상대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 집중합니다. 


둘째, 다툼의 규칙(rule)이 있습니다. 이들은 싸울 때 하지 말아야 할 규칙과 싸운 뒤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부부 사이라면, “지금 문제에 집중하기”, “감정조절이 안 될 때는 멈추기”, “인격적으로 비난하지 않기” 등 싸울 때에도 서로 지키기로 한 합의된 규칙이 있습니다. 싸우고 난 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각방 쓰지 않기”, “기본적인 안부 묻기” “각자 할 일을 하기” 등 그들 나름대로 최소한의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규칙을 정해둡니다.


셋째, 화해의 신호(sign)가 있습니다. 누구라도 싸우고 나면 바로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잘 화해하는 커플은 서로만의 화해의 신호가 있습니다. 부부 사이라면, 남편은 평소 하지 않는 집안일을 하거나,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를 하는 식으로 화해의 신호를 정해둔 게 있습니다. 


넷째, 회복의 대화(talk)가 있습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화해의 신호는 회복의 대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회복대화의 핵심은 ‘좌절된 욕구와 감정을 나누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무엇을 원했고, 그렇지 못해서 마음이 어땠는지를 이야기하는 대화입니다. 단, 회복대화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흥분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화해의 신호가 오가고 힘든 감정이 가시고 난 뒤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이성과 감정이 연결되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만 효과가 있고, 이성과 감정이 단절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해가 됩니다. 


다섯째, 구체적인 약속(promise)이 있습니다. 진짜 화해를 할 줄 아는 이들은 무턱대고 사과하고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하게 대화한 뒤에 미안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할 줄 알고, 어떻게 하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바라는 것 역시 부탁할 줄 압니다.  





※ 작가의 한마디

그 동안 ‘문요한의 인간관계 심리학’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인간관계가 보다 건강해지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연재된 칼럼을 보완하여 최근 <관계를 읽는 시간(더퀘스트 출판)>이라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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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심리학

‘모두 거짓말을 한다! 그럼에도 솔직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신혼 때의 일이다. 아내는 요리 공부를 하며 여러 가지 음식을 식탁 위에 올렸다. 그리고 늘 기대 어린 표정으로 어서 먹어보라고 재촉했다. “맛있어?” 그럴 때면 종종 난감했다. 간혹 맛있었지만 대부분 맛이 별로였다. 그렇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나는 요리를 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맛이 없을 때도 “괜찮네” “맛있어”라고 대답했다. 


물론 얼마 가지 않아 들통나고 말았다. 아내의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아니, 왜 솔직하게 이야기를 안 했어? 솔직하게 말을 해줘야 내 요리 실력이 더 늘 텐데…” 내 걱정과는 달리 아내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더라도 기분이 상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좋은 피드백이 되었을 거라는 것이다. 듣고 보니 그러했다. 나의 하얀 거짓말은 사실 불필요한 배려였다. 나는 아내와 달리, 누군가로부터 안 좋은 평가를 받으면 쉽게 마음이 상했기 때문이다. 



▶좀 더 솔직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비단 나뿐이랴. 많은 사람들이 속마음을 감춘다. 꼭 해야 할 말조차 하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만다. 꼭 상대를 위한 배려 때문은 아니다. 대개 솔직함을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고 솔직함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솔직함은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사람들이 안 좋게 생각하고, 집단에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과연 그럴까?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신이 친구와 만나 비교적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왠지 상대의 마음이 상한 것 같고 관계가 불편해진 것처럼 느꼈다. 그럼 어떨 것 같은가? 내가 불편을 느낀 만큼 상대도 나를 불편하게 여길 것 같은가? 상대도 불편함을 느낀다면 뭐가 걱정되는가? 상대가 나를 싫어하고 멀리할 것 같은가? 만일 그렇다면 그 불편한 관계는 일시적인가? 계속 갈 것 같은가? 


만일 내가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했다는 것만으로 상대가 계속 나를 싫어하고 피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상대가 나를 계속 불편해한다면 나는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을 후회하겠는가? 그럼 앞으로 계속 마음을 감추고 지내야 하는가? 물론 그것은 자기 선택이다. ‘솔직함’보다 ‘관계의 작은 불편함조차 만들지 않는 것’이 당신에게 중요한 가치라면 솔직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자. 당신이 할 말을 못 해서 혹은 자신을 속여서 느껴지는 그 불편함은 무시해도 될 작은 것인가? 우리는 우리가 솔직하지 못하는 두려움을 깊이 파고들어 가야 한다. 정말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두려움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그 두려움을 얼마만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따져 물어야 한다. 왜 이렇게 따져 물어야 하느냐고? 우리의 두려움은 늘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솔직함이 왜 나에게는 무례함일까?


그럼, 솔직함으로 인해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란 말인가? 솔직함이 정말 위험하지 않다는 말인가? 이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즉, 모든 솔직함이 위험한 것도 아니고 모든 솔직함이 좋은 것도 아니다. 우리는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솔직하다는 의미를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영어에서 솔직하다는 말은 여러 단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frank’‘honest’가 있다. 둘 다 ‘솔직한’이라는 형용사이지만 그 의미는 다소 차이가 있다. ‘frank’는 때로는 남을 불편하게 만드는 ‘거친 솔직함’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팀장인데 팀원 중에 업무이해력이 떨어져서 종종 실수하는 직원이 있다고 해보자. 당신이 “L대리는 왜 그래? 우리 회사 정식으로 들어온 거 맞아?!”라고 한다면 어떨까? 물론 당신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이 그냥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상대방은 마음이 다친 뒤다. 


거친 솔직함을 보이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니, 그 사람 기분 상한 것을 왜 내가 신경 써야 해! 그런 말 듣기 싫으면 처음부터 잘하면 되지.” “아니, 싫은 것을 싫다고 하지, 그럼 좋다고 말해?!” 이들은 자신의 표현에 대해 상대가 어떻게 느낄지 고려하지 않는다. 이렇게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솔직함을 우리는 ‘무례함’이라고 부른다.



나의 솔직함이 매력이 되려면  


사람들은 솔직한 사람을 싫어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한다. 그것이 솔직함의 두 얼굴이다. 그렇다면 어떤 솔직함은 인간관계의 매력이 될까? 바로 ‘honest’이다. 이 말은 ‘상대의 마음을 염두에 두고 표현하는 걸러진 솔직함’을 말한다. 이는 거칠고 무례하지 않고 부드럽고 정중하다. 

 


그렇다면 부드러운 솔직함(honest)은 무엇이 다를까? 3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첫째, 부드러운 솔직함은 이성과 감정이 연결된 상태이다. 이성과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은 감정을 조절해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에 비해 거친 솔직함은 감정과 이성이 분리된, 감정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야생의 밀림보다는 잘 다듬어진 숲길을 좋아하지 않는가!


둘째, 부드러운 솔직함은 상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나 상황을 표현한다. 상대에 대한 판단은 많은 경우 공격이나 비난으로 들리기 쉽다. 이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 반격하거나 변명을 하게 만든다. 


셋째, 부드러운 솔직함은 1인칭과 2인칭 관점을 오간다. 즉,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뱉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과 행동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염두에 두면서 표현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입장이나 마음을 왜곡하는 것은 아니다. 


부드러운 솔직함을 가진 사람은 할 말을 하지만 트러블을 만들기보다 오히려 문제를 풀어간다. 이들의 솔직함은 상대를 흥분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능력은 아무나 갖지 못한다. 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도 존중하고 남도 존중하는 사람’ 즉, 진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솔직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은 존중하지 못하고 상대만 존중하는 사람이다. 거칠게 솔직한 사람은 자신만 존중하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이들이다. 즉, 솔직하지 못한 사람은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고, 거친 솔직함을 보이는 이들은 우월감과 특권의식을 갖는 사람들인 것이다. 



부드러운 솔직함을 위하여 


인간관계는 늘 균형이 중요하다. 문제는 그 균형추가 고정된 게 아니라 상황, 때, 상대에 따라 늘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마음을 다듬지 않으면 그 표현이 거칠고, 마음을 너무 다듬으면 표현이 진실 되지 못한다. 상대를 생각하되 내 마음과 표현이 조화를 이룰 때 그것이 바로 부드러운 솔직함이다.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솔직함을 위해 몇 가지 노력해볼 것을 제안한다.  

 


첫째, 잠시 멈춰라. 바로 응답하지 마라. 솔직하지 못한 것은 습관이다. 우리는 거절해야 할 때조차 습관적으로 “괜찮아”라고 자동반응을 한다. 그것은 뿌리 깊은 습관이다. 우리는 항상 솔직할 수는 없지만 잠깐 멈출 수만 있다면 상대나 상황에 따라 좀 더 솔직해질 수 있다. 멈춰야만 이성과 감정은 연결되고, 1인칭과 2인칭을 오갈 수 있다. 


둘째,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솔직하라. 솔직함은 상대가 아닌 자신에 대한 솔직함이 우선이다. ‘~ 하는 척’하지 않는 것이 솔직함의 출발점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 않기, 상대가 싫은데 좋은 척하지 않기, 돈이 없는데 있어 보이는 척하지 않기 등 일상에서 자신에게 좀 더 진실해지도록 노력하자. 자신에게 진실할수록 우리는 상대에게 솔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부드러운 솔직함은 ‘상대에 대한 판단의 솔직함’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욕구에 대한 솔직함’이 핵심이다. 나는 남편의 생일선물을 챙기는데 남편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왜 그렇게 무성의해!”라고 화를 내고 말 것이 아니라, “나는 당신이 나를 위해 선물을 해줄 때 사랑받는다고 느껴”와 같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드러운 솔직함의 핵심은 감정이 아니라 욕구이다.  


셋째, 유연하게 표현하고 대안을 제시하라. 표현에 있어 늘 ‘예, 아니요’ 혹은 ‘싫어, 좋아’만 있을 수는 없다. 아내의 된장찌개가 맛이 없더라도 굳이 “맛없어”라고 이야기하기보다 “고추를 더 넣어 칼칼한 맛이 나면 더 맛있겠어”라고 대답할 수 있다. 친구가 오늘 보자고 전화가 왔는데 일이 많다고 해보자. “바빠서 안 돼!”라고 끊는 것은 야박하다. “오늘은 일 때문에 어렵고, 다음 주는 좋은데 그때는 어때?”라고 대안을 이야기하면 좋다. 부드러운 솔직함은 문제를 풀고 서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지, 문제를 꼬이게 하고 관계를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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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높은 곳, 죽음이 두려워’ 특정공포증 


특정공포증은 특정한 대상이나 행동, 상황에 처했을 때 비현실적인 두려움과 불안 증세가 생기면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 대상이나 상황을 피해버리는 장애입니다. 누구나 무섭고 두려워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피하느라 일상 생활이나 사회 활동에 문제가 생긴다면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정공포증 중에는 동물공포가 가장 흔하고 고소공포, 질환공포, 외상공포, 죽음공포 순으로 많은데요. 공포의 대상은 굉장히 다양하답니다. 이러한 공포증 환자는 특정공포 대상에 접근하게 되면 급속도로 공포반응이 생기면서 공황발작과 같은 증상에까지 이르는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공포증은 대체로 아동기나 성인 초기에 시작되어 없어지지 않고 일관되게 지속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혼자이고 싶다’ 사회불안장애


대인관계나 사회적 상황에서 남을 의식하여 불안이 생기는 것을 사회적 불안이라고 합니다. 남 앞에 나서야 할 때 누구나 어느 정도의 불안은 느끼죠. 하지만 사회불안장애는 그 정도가 심해서 이런 상황을 계속 피하고, 이런 상황이 예상되면 미리부터 심한 불안을 느끼는 상태인 예기불안 증세가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는 경우를 말하죠. 우리나라나 일본은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대인공포증이라 불리는 증상도 사회불안장애에 해당됩니다.


 


‘인생이 걱정’ 범불안장애


거의 모든 것에 불안을 느끼는 경우를 범불안장애라고 합니다. 다리를 건널 때면 다리가 무너지지나 않을까, 뉴스를 보면서는 전쟁이 나지 않을까, 밤이면 도둑이 들지 않을까, 특별한 이유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걱정하는 데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불안한 느낌이 과도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되어 지속되는 상태죠. 근거를 찾기 어려운 불안 및 자율신경과민 증상이 특징입니다. 



분리불안장애


주된 애착 대상과 이별할 때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불안 상태가 일상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경우를 분리불안장애라고 합니다.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두 가지 방법 :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




많은 환자들이 불안을 ‘없애 달라’고 찾아오지만 불안은 자기방어의 신체적 메커니즘입니다. 불안이 전혀 없다면 위험한 상황에 닥쳤을 때 제대로 반응하기 어렵겠죠. 정상적인 불안은 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결국 치료의 목표는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라기보다 지나친 불안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낮춰주고 삶에 지장을 주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는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이 주로 사용이 됩니다. 대표적으로 로라제팜, 알프라졸람, 클로나제팜 등 ‘-암(-am)’으로 끝나는 약들이 항불안제에 해당됩니다. 우리 뇌에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그 중 GABA라고 부르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농도가 낮으면 중추신경계의 활동이 저하되고 이는 불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주로 이 GABA 수용체에 작용하여 그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불안장애에서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주로 세로토닌에 작용을 하는데 뇌의 시상(thalamus)과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흥분 회로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회로가 과도하게 흥분되어 나타나는 불안 반응을 억제해 주는 것이죠.   

 


인지행동 치료는 불안장애에서 약물 치료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약물적 치료법으로 질환에 대한 교육,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 왜곡된 사고와 인지를 교정시켜 주는 인지 치료와, 노출 치료와 같은 행동 치료가 있습니다. 


공황장애의 인지 치료는 신체 반응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고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행동 치료는 두려워하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익숙하게 만듦으로써 공황 증상에까지 이르지 않도록, 혹은 공황 증상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는 공포증이나 사회불안장애와 같은 다른 불안장애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지나친 불안을 느끼게 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고 잘못된 생각들을 찾아내 교정하는 것이죠. 그리고 불안을 느꼈을 때 호흡이나 이완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연습을 합니다. 


행동 치료에서 노출 치료는 단계적으로 이뤄집니다. 두려워하는 대상이나 상황을 상상해 보는 데서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실제로 그 상황이나 대상을 마주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행공포증의 경우 처음에는 비행기를 떠올리는 상상에서부터 출발하여 실제로 비행기를 타기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진행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비용이나, 시간상의 문제 때문에 인지행동 치료를 쉽게 시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인터넷이나 휴대폰 앱을 기반으로 한 인지행동 치료 방법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스트레스와 불안…나는 무엇을 할 때 힐링이 될까?


사람들은 시험, 취업, 과제, 업무, 육아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불안을 경험합니다. 스트레스는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코티졸 등 다양한 호르몬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불안’과 같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지요.

 


스트레스 상황을 모두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불안을 더 느끼고 덜 느끼는 차이는 분명 있습니다. 태어나길 느긋하게 타고난 사람과 예민한 사람의 차이일 수 있지만, 한 개인도 컨디션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에너지가 충분할 때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들도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스트레스가 되고 불안해질 수 있거든요.


개인의 에너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휴대폰 배터리처럼 쓰고 충전해 주지 않으면 점점 효율이 떨어지다가 결국 꺼지게 되죠. 때문에 우리는 삶의 갈피 갈피마다에 충전이 필요합니다. 


충전을 위해서는 무엇을 하면 될까요? 내가 무엇을 할 때 ‘힐링’이 되는가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충분한 수면, 맛있는 음식, 친구와의 수다, 재미있는 영화 한 편 등 사람마다 방법은 다양합니다. 실제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옥시토신의 변화로 스트레스 수치가 감소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내가 충전이 필요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스트레스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내가 불안하다면?


‘불안’은 흔하게 나타납니다.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각성제처럼 약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하고 알코올이나 항불안제의 금단 증상에서도 나타납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을 때, 불규칙한 식사로 혈당이 떨어질 때도 불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심한 불안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니 병원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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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 불안장애



“지난번 시험 때 긴장이 되길래 청심환 먹고 시험을 봤는데 너무 마음이 편해졌는지 깜빡 졸았어요. 번쩍 깨서 허둥지둥 문제를 풀었지만 시험 시간이 다 되도록 못 푼 문제들이 너무 많이 남은 거예요. 당황해서 그냥 다 찍고 나왔어요. 이제 시험지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려요.”

- A양 (17, 고등학교 2)



“온갖 걱정 때문에 잠시도 마음이 편치 않아요. 가스는 잘 끄고 나왔는지, 문은 잘 잠갔는지… 운전 중에 큰 물건을 실은 트럭이 앞에 있으면 저 물건이 떨어져 내 차를 덮치지 않을까… 신호를 무시하고 돌진하는 차는 없나… 자려고 누워도 걱정이 이어져서 새벽까지 뒤척일 때가 많아요.”

- B씨 (51, 전업주부)   



“취업 준비만 5년째예요. 다른 친구들은 벌써 승진도 하고 결혼도 해서 잘 살고 있는데 저만 왜 이럴까요?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먹는 걸로 풀었더니 대학 졸업하고 10kg이나 쪘어요. 맞는 옷도 없고 집 밖에 나가기도 싫어요. 사람들이 절보고 자기 관리도 못한다고 욕할 것 같아서요.”

- C씨 (31, 취업준비생)



불안,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

 


위의 세 사람이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은 ‘불안’입니다. 불안은 막연히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인데요. 다양한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불안은 신체 증상으로 이어집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진땀이 나고 머리가 아프거나 화장실에 자꾸 가고 싶어지는 등 자율신경계가 항진된 증상이 나타나죠. 


원시시대의 인류는 호랑이나 곰을 마주쳤을 때 불안과 공포를 느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려면 근육을 사용해야 했겠죠. 불안에 따른 신체 변화는 이러한 근육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심장 박동이 증가하고 호흡이 빨라지면서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근육으로 보낼 준비를 하는 것이지요. 


불안은 사고와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불안을 느끼게 되면, 주로 부정적인 생각과 판단을 하게 되는데요. 이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각성 상태를 높이고 집중력을 증가시켜 주변 상황을 빨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실 불안은 사람을 좀 더 각성하게 하여 직면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신체 메커니즘의 반응입니다.


 


그런데 불안이 지나치면 어떻게 될까요? 극도의 불안이 한꺼번에 엄습하여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면 이는 공황장애라고 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정도라면 사회불안장애라고 봅니다. 하루 종일 자잘한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는 무엇에 대한 불안을 얼마나 경험하느냐에 따라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특정공포증,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분리불안장애 등 여러 가지 세부 질환으로 나누어집니다.   



‘죽을 것 같은 두려움’ 공황장애


나영 씨는 퇴근 시간 9호선 급행 열차를 탔습니다. 꾸역꾸역 겨우 탔지만 지하철 안의 공기는 답답하고 덥고 탁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산소가 부족하지 않으려나?‘ 어쩐지 숨쉬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이러다 숨을 못 쉬면 어쩌지? 가슴은 왜 이렇게 두근거리지?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거 아니야? 빨리 내리고 싶다.’ 


하지만 빽빽하게 차 있는 사람 사이에서 고개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나영 씨는 점점 불안해졌고 그럴수록 숨이 더 막혀왔습니다. ‘아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나영 씨는 갑자기 어지러워지며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바로 다음 정차 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고 나영 씨는 필사적으로 지하철을 빠져 나왔습니다.


유명인들의 인터뷰에서 종종 언급되는 공황장애는 짧은 시간 동안 공포감, 불안감이 급격히 증가하는 ‘공황’ 증상이 특징입니다.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 불안이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을 어렵게 하고, 최악의 상황이 예측되면서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폭발되는 거죠. 여기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식은땀이 나는 등 불안에 의한 신체반응을 인지하게 되면, 몸의 이상인 것처럼 느껴지면서 순식간에 제어되지 않을 정도로 불안과 공포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를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고 합니다. 

 



‘갇혀 있는 두려움’ 광장공포증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안, 밀폐된 방과 같이 막혀 있는 공간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광장공포증이라 부르는데, 공황장애 환자들이 자주 겪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명칭만 보면 마치 광장처럼 넓은 장소를 무서워하는 증상일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람들로 가득 찬 광장에 갇혀 탈출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광장공포증을 가진 사람들 중 2/3 정도가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공황장애는 극도의 불안으로 죽을 것 같은 느낌과 신체적 증상이 있지만, 실제로 몸에 이상이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극히 일부 사람들이 실신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공황 증상이 발생한다면 ‘괜찮아. 난 절대 죽지 않아. 지나갈 거야’라고 스스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보통 공황 증상은 정점을 찍고 약 10분이면 가라앉기 때문에 지금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파도처럼 왔다가 지나갈 것이라는 걸 확신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혼자 판단하면 안 돼

 


공황장애가 많이 알려지면서 몇 가지 증상 만으로 스스로 공황장애라고 진단해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황발작의 원인이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 갑상선 등의 이상에서 오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갑자기 가슴이 떨리거나 호흡이 잘 되지 않는 증상이 있다면 먼저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불안장애’는 8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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