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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판례읽기]는 어렵고 접근성이 낮은 판례를 고객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원문 및 요약, 해설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사회•경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주요 판례를 삼성화재와 함께 살펴보세요!



사건: 유난히 추웠던 어느 겨울, 김삼성 씨는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들을 위해 A회사에서 생산한 온열매트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온열매트 위에서 자던 아이들이 3도 화상 등의 저온화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김삼성 씨는 온열매트의 하자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판례요약: 사용설명서에 나온 전원 차단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함에도 제품의 온도가 더욱 상승한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며, 사용설명서에 합리적인 설명•지시•경고 기타의 표시가 포함되어 있어 표시상의 결함 또한 없다는 점을 인정받아 제조사의 무죄로 결론났습니다.   


사건번호: 의정부 지법 2016 나 55913



2018년도 어느덧 12월로 접어들었습니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서 길에서는 무릎까지 오는 롱패딩에 털모자, 장갑 등 단단히 채비를 하고 나선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실내 방한도 중요하죠. 비용 부담이 큰 보일러 대신 전기장판을 켜는 걸 시작으로 손난로, 온풍기, 전기방석, 핫팩, 온열패치 등 다양한 온열제품으로 추위를 견디는 분들이 많답니다. 


하지만 온열제품을 장시간 사용할 땐 꼭 주의해야 합니다. 보통 고온의 열을 통해서만 화상을 입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45°C 정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자각 없는 저온화상

 


온열매트, 핫팩, 난로, 심지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까지! 열이 발생하는 제품이라면 무엇이든 저온화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의 ‘저온’이란 사람이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온도로 인식하는 40~60℃를 가리킵니다. 처음엔 미지근하거나 약간 따뜻하다고 느끼는 온도에도 장기간 접촉하다 보면 온도가 올라가더라도 이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피부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고, 오랜 시간 열에 노출되면 변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끓는 물 수준이 아니더라도 48°C에서는 5분, 60°C 이상에서는 8초 정도 노출되면 단백질이 파괴돼 상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죠. 수면 중 온열제품을 사용하려 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온열제품과 접촉했던 부위가 빨갛게 달아올랐다면? 그 부위가 유난히 따갑거나 가렵다면? 저온화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할 경우 피부 표면뿐 아니라 신경조직까지 파괴될 수도 있으니 가볍게 생각하면 곤란해요. 


저온화상을 막기 위해선 온열제품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이불이나 옷 등을 사이에 두는 게 좋습니다. 온도 조절 기능이 있다면 체온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고, 1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걸 권해드려요. 만약 피부에 홍반•색소침착•물집 등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부위를 흐르는 물로 충분히 식힌 후 병원을 방문하세요. 



저온화상 입힌 온열제품, 제조사 책임은?


온열제품 중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 건 온열매트 종류입니다. 따끈따끈한 온열매트 위에서 6~8시간 이상 고정된 자세로 수면을 취하다 보면 등, 허리, 다리 등의 접촉 부위에 저온화상을 입기 쉬우니까요. 그래서 제조사는 경고문구를 제시하고 제품에 전원 차단 기능을 넣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그것만으론 사고를 완전히 예방하긴 어렵습니다. 


앞서 김삼성 씨 사례에서도 아이들이 온열매트 위에서 자다가 3도 화상을 입었는데요. 아이의 부모는 제조사에게 항의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심까지 진행된 치열한 공방 끝에 법원이 내린 결론은 무엇이었을까요? 


법원은 우선 ‘제조상 결함’ 여부에 주목했습니다. 해당 제품엔 온도 조절 기기가 부착되어 있어, 설정 온도에 이를 경우 전원이 자동 차단되었습니다. 사용설명서에는 ‘매트를 평면이 되도록 잘 편 후 사용하라’고 안내했습니다. 따라서 제품을 잘 펴서 사용했고, 온도 조절 기기가 정상 작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온열매트의 온도가 상승했다는 증거는 없었습니다.  


두 번째 쟁점은 ‘표시상 결함’ 여부였습니다. 제조사는 합리적인 설명, 지시, 경고 기타의 표시로 당해 제조물에 의하여 원고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일 수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사고에 책임이 있다 할 것입니다.  


동일 부위가 장시간 피부에 접촉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화상이나 물집이 생기지 않도록 피부상태를 수시로 확인한다. 40~60℃ 사이의 온도의 경우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동일 부위가 장시간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해당 제품의 사용설명서에 기재된 내용입니다. 이로써 제조사가 온열매트 이용시 주의사항을 충분히 고지했다고 인정받아 표시상 결함 역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2017년 12월 15일 선고된 2심에서 제조사의 무죄를 확정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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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대형 화재사고,

우리는 과연 나아지고 있는 걸까?



최근 대형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고, 우리 사회가 과연 안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화재는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4만 4천여 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화재사고 중 약 37%에 해당하는 1만 6천여 건의 화재가 우리가 하루의 대부분을 머무는 주택, 음식점, 판매점, 그리고 일상 서비스 시설 등에서 발생했다. 게다가 이 곳에서의 화재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화재사고 사망자의 64%에 달한다. 이들 생활 공간이 화재 발생 건수 대비 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 사업장, 업무시설 등과 같이 규모가 큰 건물들은 건축법, 소방법 등에 의해 화재안전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고 있다. 또한 큰 사고가 있을 때마다 정부도 법 개정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화재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째서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기가 어려운 것일까?




건물 화재와 관련한 현행 법률 체계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이루어진다. 건물 자체의 화재안전은 건축법에서, 스프링클러, 화재감지기 등과 같은 화재안전 시설은 소방법에서 다룬다.


예전에 비해 화재안전기준, 화재 의무보험(다중이용시설, 특수건물 등) 등에 있어 많은 장치가 마련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안전에는 수많은 구멍들이 존재한다. 일례로 고시원의 경우, 2009년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 포함됐다. 2009년 11월 부산실내사격장 화재를 계기로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배상 보험가입이 의무화됐다.


문제는 오래된 건물이나 기준 이하의 규모가 작은 시설들은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소급적용을 받지 않아 위험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확률이 크다. 실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건물들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았다. 자발적으로 화재 예방 시설을 갖추기에는 인력 부족은 물론,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은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안전장치 설치비용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번 종로 고시원 화재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채 운영되는 오래된 고시원들이 여전히 많다.  




또한, 의무 규정에 해당되는 건축물임에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안전의식 부족으로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가 주로 사는 공간을 살펴보자. 비상계단은 대피할 때 사용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아파트나 백화점, 동네 상가 건물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화재 발생 시 가장 중요한 비상계단은 비상구를 항상 닫아 놓아야 하고, 통로에 장애물을 놓아두면 안 되고, 비상구를 잠그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환기를 위해, 또는 답답하다는 이유로 비상계단 출입문을 열어 둔다. 또한, 물건을 둘 곳이 없다며 창고마냥 계단에 짐을 쌓아 두고, 보안을 이유로 비상구를 잠가 둔다. 이는 실제 사고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화재가 인재(人災)로 돌변하는 것이다.


크고 작은 화재 위험은 우리의 집, 사무실, 매장 등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위험요소에 관심을 기울이고 예방하려는 손길은 흔치 않다. 우리 집에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비상구의 위치는 어디인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찾아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화재예방 활동의 핵심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양한 이유로 불이 날 수는 있지만,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일은 최소한 없어야 한다. 인명 안전이 최우선, 그 다음으로 재산 피해를 줄이는 것이 화재예방의 순서다. 소중한 우리 가족, 친구를 포함하여 나 또한 화재로 인한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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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 두잔 갖고 뭘 그래? 나 하나도 안 취했어.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야. 눈 감고도 운전할 수 있어. 괜찮아.”


술집 주차장 어귀에서 들릴 법한 이야기다. 평소 주량에 비해 오늘은 안 마신 거나 다름없다며 음주운전을 정당화하고 운전석 문을 열고 시동을 켠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일 1.5명이 음주운전자에 의해 소중한 목숨을 잃는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1명 꼴이다. 크고 작은 음주 후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도 매일 100명이 넘는다. (교통사고통계, 2014~2018, 경찰청) 

 



음주운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모든 운전자들이 안다. 하지만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불편함, 소위 ‘근자감’이라 불릴 법한 턱 없는 자기 과신, 그리고 ‘설마’ 하는 안일함이 음주운전을 부추긴다. 게다가 음주운전을 2번 이상 한 재범률이 약 45%, 3회 이상인 경우도 19%나 되었다. 그야말로 음주운전이 습관이 된 것이다. (경찰청 사고통계, 2016)



▶선진국에 비해 사회 문화적, 제도적으로 음주운전에 관대한 우리나라


우리나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이다. 체질, 체중, 성별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성인 남자(체중 70kg) 기준으로 평균 소주 2잔(50ml), 양주나 포도주 2잔(30ml), 맥주 2잔(250ml) 정도를 마시고 1시간 후에 측정한 경우에 해당된다.


선진국은 음주운전을 어떤 기준으로 처벌하고 있을까?


일본은 2002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춰 단속 기준을 강화한 결과, 이듬해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30% 감소했다. 스웨덴은 1990년에 단속 기준을 0.05%에서 0.02%로 강화한 뒤, 사망사고가 27.6%(1996년 기준)나 감소했다. 독일은 ‘Zero-BAC(Blood Alcohol Concentration, 혈중알코올농도)’ 법안을 적용, 0%를 기준으로 삼아서 술을 한 잔이라도 마시면 운전대를 잡을 수 없도록 했다. 



▶음주운전 적발 시 처벌 기준,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운전자는 민사적 책임과 운전면허 정치나 취소에 해당하는 행정책임, 그리고 징역, 벌금과 같은 형사적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 하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처벌 기준은 솜방망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먼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면 과실 비율에 대한 불이익과 함께 2년 내 음주나 무면허, 뺑소니 등 중과실 경력이 2회 이상 있다면 자동차보험료가 10~20% 이상 할증된다. 또한, 최고 400만 원에 달하는 사고 부담금을 물어야 보험처리가 가능하며 운전자보험에 가입을 했더라도 음주(무면허 포험)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 백만 원만 내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도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음주운전으로 일정 기간 운전면허가 정지 혹은 취소될 수 있으나 이는 경찰 신고 없이도 사고처리가 가능해 벌점 관리가 안 되어 음주운전 재범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도로교통법 제 148조 2항에 의거,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300만 원 이하 벌금형부터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되는데.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면 법원에서 감경조치를 받게 되어 실형 비율은 20% 수준에 머문다. 면허취소나 집행유예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전체의 72%에 달하는 것만 보아도 처벌 수준이 크게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진국은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등 다각도로 음주운전 대처 중


일찍부터 음주운전 사고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추진해 온 선진국은 도로교통법으로 음주운전을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EU 등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모든 운전자에게 음주운전 시 차량 시동을 걸 수 없는 잠금장치 등을 개발하여 다각도로 음주운전 위험에 대처하는 중이다.


미국 연방법은 21세 미만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를 0.02% 이상으로 적용, 재범자는 1년 이상 운전면허정지, 차량 압수, 시동잠금장치 설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처벌한다. 일부 주에서는 음주운전번호판(일명 ‘위스키 번호판’)을 운영하기도 한다. 일본은 음주운전 단속 시 동승자 및 주류 판매자도 함께 처벌한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과실이 아닌 고의성을 인정하여 양형 기준도 높다. 일본에서 음주운전으로 3명이 사망한 사고에서 최고 16년이, 캐나다는 15년이 구형된 바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혈중 알코올농도가 0.175% 이상인 경우 만취상태로 보고 1급 살인죄로 20년을 집행한 사례도 있다.



처벌 강화, 제도 개선은 물론,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최근 제대를 4개월 앞둔 청년의 안타까운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그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수치의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 ▲음주운전 재범 기준 3회에서 2회로 조정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살인죄에 준하여 ‘사형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골자로 한다. 국회의원 100여 명이 발의한 이 법은 초당적인 사안으로 여야가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음주운전은 음주운전자에게는 순간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한 선택일지 몰라도, 피해자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살인과 같다. 그럼에도 일반 운전자나 보행자가 음주운전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술 마신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기를 바랄 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운전자이기 이전에 보행자, 즉 음주운전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 범죄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적용해야 한다.



감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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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판례읽기]는 어렵고 접근성이 낮은 판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원문과 요약, 해설 등을 다양한 정보로 풀어 제공해드립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주요 판례를 삼성화재와 함께 살펴보세요.


사건 :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퇴근하던 박삼성 사장. 집으로 들어서려는 찰나 전화가 울렸습니다. “사장님! 큰일났어요. A지역 창고에서 불이 났어요!” A지역 창고라면, 회사 운영에 필요한 기계들과 중요한 물건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머릿속이 순간 새하얘졌습니다. 

 

급히 현장으로 달려가던 박 사장은 예전에 화재보험에 가입해 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손해가 크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 테니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급한 대로 화재를 수습한 후 보험금을 청구한 박 사장, 그러나 청천벽력 같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보상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틀림없이 화재보험에 가입했고, 보험료도 꼬박꼬박 냈는데 대체 왜 안 된다는 거죠? 박삼성 사장의 머릿속이 다시 새하얗게 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보험사에서 설명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화재보험 가입 시 박 사장은 담보목적물을 ‘B지역 건물 내 분산수용’이라고 적었습니다. 일년 후 B지역에서 A지역에 있는 창고로 물건들을 옮겼고, 그 후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증권상 담보목적물의 소재지가 일치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박 사장은 B지역에 있던 물건들이 A지역 창고로 옮겨진 후에도 여전히 보험목적에 해당함은 물론, 보험사가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화재보험 통지의무 어디까지 알고 계세요?”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화재사고에 대한 주의와 예방이 부쩍 강조되는 요즘입니다. 큰 화재 사고가 한 번 일어난 후에는 꼭 화재보상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화재보험 만기가 끝났는데 갱신을 하지 않아 보험금을 못 받기도 하고, 가입할 때 내용을 잘못 작성하여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험 가입 후 통지의무(계약 후 알릴 의무)를 지키지 않아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우리 박삼성 사장님처럼 말입니다. 

 

보통 건강보험에서와 같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몸의 변화, 직업 변경으로 인한 변화 등에 대한 통지의무는 알고 있지만 화재보험의 통지의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장화재보험 보통약관 제16조(계약 후 알릴 의무)에 대하여


계약을 맺은 후 보험의 목적에 아래와 같은 사실이 생긴 경우에는 반드시 회사에 알려서 보험 증권에 확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 아닌지 알아보셔야 합니다.


1. 현재 계약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다른 계약을 체결하려고 함 

2. 해당 건물이나 물건을 양도하려고 함 

3. 해당 건물의 구조 변경, 개축, 증축하거나 15일 이상 수선하려고 함

4. 해당 건물의 용도를 변경하려고 함

5. 해당 건물을 계속해 30일 이상 비워두거나 휴업하려고 함

6. 해당 물건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함

7. 해당 건물이나 물건에 적용되는 위험이 변경되거나 변경되었음을 알았음


안타깝게도 박삼성 사장님은 보험목적물의 위치를 옮긴 후 회사에 통지하지 않는 바람에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계약 후 통지의무와 관련된 다른 판례들을 좀 살펴볼까요?


손해보험회사인 A회사와 폐기물 처리업자인 B회사가 체결한 공장화재보험계약의 화재보험보통약관에 따르면, 뚜렷한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와 관련된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를 해지사유로 규정하는 한편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상 지났을 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B회사가 A회사에 대한 통지 없이 다량의 폐마그네슘을 반입하여 보관하던 중 화재가 발생하였고, A회사가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한 사안에서, A회사가 추가적인 조사·확인절차를 거쳐 보험계약 해지를 통보한 시점에 폐마그네슘이 자연발화가 가능하여 화재발생의 위험성이 현저하게 증가하였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무렵에서야 A회사가 B회사의통지의무 위반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대법원 2011년 7월 28일 선고 2011다23743,23750)


마그네슘은 물 또는 습기가 있는 공기와 접촉할 경우 외부의 가열이 없어도 내부의 반응열 축적에 의해 온도가 상승, 발화점에 도달하여 화재를 일으키는 성질이 있어 A회사가 화재보험계약 체결 당시 적용하는 재물보험료율서에 의하면 ‘특별위험품’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B회사는 폐마그네슘을 반입하면서 이를 B회사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추가적인 조사를 걸쳐 이 사실이 알려짐으로써 결국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A씨는 자신 소유의 공장 건물을 임대하면서 B보험사와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그 후 A는 보험목적물인 공장건물 중 일부를 유사석유화학제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임대했는데 그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B보험사는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한다고 A에게 통지했다. A는 B보험사의 보험모집인(보험설계사)인 C에게 유사석유화학제품 제조업자에게 건물을 임대했음을 알렸으므로 통지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설계사는 보험계약 중개자일 뿐 고지∙통지 수령할 권한이 없어 설령 중요 사실을 알렸더라도 보험사가 알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보험 계약 해지는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2006년 6월30일 선고 2006다19672,19689)


박삼성 사장님 사건의 경우 보험계약은 경제적 측면에서 각각 독립한 여러 물건의 집합물을 일괄하여 보험의 목적으로 한 ‘집합보험’에 해당합니다. 집합보험은 종류와 수량 및 장소로써 범위를 특정하게 되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 목적물은 ‘B지역 건물 내에 분산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특정되어 있기 때문에 김해 건물을 벗어나게 되면 동일한 집합물이라 할 수 없는 것이죠. 즉 A지역의 건물은 이 사건 보험 계약의 목적이라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B지역 건물에서 A지역 건물로 목적물의 위치가 이동되었음을 알리지 않은 박삼성 사장님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가입자들은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필요한 내용을 알리는 것만으로 고지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재보험 등 일부 보험의 경우 더욱 세밀한 보상 기준과 확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화재보험에 가입한 후 대상에 대해 변경사항이 생겼다면 반드시 회사에 직접 변경사실을 알리고 해당 내용을 증권에 반영하여 박삼성 사장님과 같이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판례요약


증권에 기재된 보험목적물을 이전했거나 보험목적물의 소재지 혹은 수용장소가 변경된 것에 대해 보험계약 변경 배서를 하지 않은 경우, 이를 보험계약의 목적물로 볼 수 없으므로 이후에 발생한 화재사고에 대해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화재보험 가입 이후 변경사항은 반드시 회사에 직접 통지하여 보험 증권에 반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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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짠테크 도전기> 마지막편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개짱이의 삶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


잘 알려진 이솝 우화 중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있습니다. 1년 내내 열심히 일한 개미는 곡식을 쌓아놓고 안정적으로 겨울을 보내지만, 노래를 부르며 마냥 놀기만 했던 베짱이는 겨울이 되어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채 결국 개미의 집을 찾아가 구걸을 하게 되죠. 그러면서 즐기기만 했던 자신의 욜로(YOLO) 라이프를 반성하게 된다는 그런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지요.



자, 여기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현실에서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개미처럼 악착같이 살아야 할까요? 아니면 베짱이처럼 편하게 즐기며 지내도 되는 걸까요? 소위 개미로 상징되는 절약과 베짱이로 대변되는 욜로, 두 가지 중 어떤 삶의 태도가 맞는 걸까요? 지난 8편 ‘욜로 VS 절약, 무엇이 옳은가’ 편에서 이런 질문을 이야기했었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소비를 절제하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절약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행복한 짠돌이’가 존재할까요?”


▷<월급쟁이 짠테크 도전기> #8. 욜로 vs 절약, 무엇이 옳은가 (클릭)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있다’였습니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 빗대 말씀드리자면, 제가 추구하는 삶은 개미도, 베짱이도 아닌 바로 ‘개짱이(개미+베짱이)’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짱이의 삶은 현재를 즐기며 사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까지도 착실히 준비하는, 그래서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자신의 삶 안에 포함해 살아가는 것인데요. 개미의 경제적 안정감, 베짱이의 현재의 행복, 바로 이 두 가지를 다 가져가는 것이 바로 ‘개짱이’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미, 베짱이, 개짱이, 베짱개미 중 당신의 유형은?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보기 전에 표 하나를 보고 가겠습니다. 아래는 사분면을 ‘부지런하다/게으르다, 잘 논다/못 논다’의 네 영역으로 구분하여 만들어 놓은 표입니다. 각 분면에 따라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① 부지런하지만 놀 줄 모른다 → “사는 재미를 모르는구먼!” (개미)

② 노는 건 잘하지만 게으르다 → “밥이나 제대로 먹으며 살 수 있을까?” (베짱이)

③ 부지런한 데다가 놀기까지 잘한다 → “어휴, 유전자가 다르네, 달라!” (개짱이)

④ 게으른데 놀 줄도 모른다 → “사람 구실 하기 힘들겠네...” (베짱개미)



각 분면에 해당하는 동물의 이름을 적어 넣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①~④중 어떤 유형에 해당되나요? 아마 대부분은 개미 혹은 베짱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여기서 잠깐! 혹시 자신이 개짱이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 계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훌륭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혹시나 자신이 그렇지 않더라도 개짱이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당장 그분에게 달려가 배우시기 바랍니다. 그분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고수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짱이’로 살아가기 위하여


현재 개미, 베짱이 혹은 베짱개미의 삶을 사는 분이라면, 개짱이의 삶으로 자신의 포지션을 이동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현재의 행복과 미래에 대한 대비,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자, 그렇다면 개짱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개짱이의 조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표는 개미와 베짱이의 장단점 분석을 통해 도출해 낸 개짱이의 조건표라 할 수 있습니다.



위 표를 근거로 개짱이의 조건을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삶에 대한 태도는 개미보다는 다소 베짱이에 가까워야 합니다. 

잘 놀 줄 알아야 하며, 세상을 낙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현실적이며, 부정적 그리고 냉소적이라면 삶은 그 자체로 피곤하고 힘든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너무 낙관적이기만 해도 곤란한데요. 전체적으로는 게으름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성실성을 갖춰야 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이성적, 합리적으로 행동할 줄도 알아야 하겠습니다.


둘째, 돈에 대해서는 한도 내에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불필요한 낭비는 줄여야 하며, 계획성 있는 소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삶에 대한 즐거움이나 행복을 돈에서 찾으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만 합니다. 돈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돈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를 추구하며, 동시에 미래도 대비할 줄 아는 삶의 방향성 확립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오늘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겠네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현재=소비’, ‘미래=절약’이라는 이분법적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현재를 즐기기 위해서는 소비를 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죠. 현재든, 미래든 하나만 선택 가능하다는 겁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더욱이 돈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개짱이로 살기 위해서는 이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미래=절약’의 관점은 그대로 가지고 가되, ‘현재=돈’의 명제를 ‘현재 돈’으로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됩니다. 사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돈 없이 혹은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즐겁고 행복하게 살 방법은 많습니다. 우리가 자본주의의 습성에 젖어 자연스레 돈으로 행복을 좇다 보니 그런 것뿐이지, 실제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혹은 적은 돈으로도 우리 주변의 행복을 찾거나 얻을 방법은 많습니다. 우리는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그럴 때 개짱이의 삶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경제적인 부분은 개인 경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경제적인 부분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동시에 삶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켜, 현재를 즐기며 살 수 있도록 삶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돈이 아닌, 혹은 적은 돈으로도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찾아 마음껏 누림으로써 삶이 더 풍요로워지도록 말이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원했던 ‘개짱이’의 삶이자, ‘행복한 짠돌이’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부자가 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풍요롭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행복한 짠돌이 그리고 개짱이의 추구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11편에 걸친 <월급쟁이 짠테크 도전기>에 많은 응원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행복한 개짱이의 삶을 누리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꾸~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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