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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삼성화재 블로그 화제만발 '사랑의 기술'의 외부필진 라라윈입니다. ^^

언젠가, 생일 케이크를 사러 커피와 케이크를 함께 파는 카페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케이크를 고르고 있는데, 옆에 있던 커플의 어색한 대화가 들립니다.
"식사는 하셨어요?"
"아직.."
"저는 먹었거든요. 그럼 커피 한 잔 마실까요?"
"아..네.."
"뭐 드실래요?"
이런 대화가 오가고, 둘 사이의 어색어색한 기류를 보니 딱 소개팅 분위기 였습니다.

이 짧은 대화에서도 서로에 대한 감정선이 느껴졌는데요. 바로 이런 것처럼 말이죠, 소개팅에서의 짧은 몇 마디, 옷차림 등의 단서에서도 상대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1. "밥 먹었는데요." : 스케줄 조정

"저는 밥 먹었어요..."
끄응... ㅡㅡ;;
저녁 6시에 만나면서 밥 먹고 나왔다고 하면 어쩌자는 걸까요?
너랑은 더 이상 오래 같이 있기 싫다는 뜻이죠. ;;;
보통은 저녁 6시 정도에 만나자고 하면, 집 앞에서 만나지 않는 이상 한 두시간 전에는 집을 나서야 합니다. 보통 4~5시에 저녁 먹는 분들은 조금 드물고, 소개팅에 갈 생각에 이것저것 준비하고 신경쓰다보면 저녁은 안 먹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으레 저녁에 만나기로 한 소개팅 코스는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는 코스가 일반적이고요. 꼭 밥이 아니라도 술이라거나 뭔가 끼니가 해결되는 것을 먹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밥을 먹었다'고 하면 우선은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싶지 않고, 그래도 주선자에 대한 예의는 차려야겠으니 빨리 빨리 예의만 차리고 헤어지고 싶다는 뜻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밥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출출한 상대를 생각해서 식사를 함께 하는 경우는 쪼금 달라지겠죠. '마음에 들었다'는 호감이 있기 때문에 저런 반응도 나오는거라구요. 앞의 일정이 밀려서 점심을 늦게 먹었거나, 오기 직전 간식거리로 요기를 해서 식사 생각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상대를 배려해서 함께 식사하려는 것은...  어쨌든 상대가 마음에 든다는 신호 정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따져보면 자신은 밥을 먹었으니 너는 굶었거나 말거나, 빈 속에 커피를 마시면 속이 쓰리거나 말거나 커피나 먹고 헤어지자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죠... ^^;; 호감이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빠를듯 싶네요.


2. "마실 나오셨어요?" : 옷차림

옷차림을 보면, 그 소개팅에 대한 준비와 기대감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평소 옷차림을 알아야 더 확실히 알 수 있지만, 옷차림의 세련미와는 관계없이 상대가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했는지에 따라서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소개팅에는 안 입던 옷을 입고 불편하더라도 쪼금이라도 더 예쁘고 멋져 보일 만한 아이템들을 갖춥니다.

촌스러워 보이더라도 머리라도 좀 더 매만지고 나오고, 힐 안 신던 여자도 각선미 보강을 위해 힐을 신고 나오기도 하고, 정장 잘 안 입던 사람도 정장스럽게 뭔가 깔끔한 인상을 주도록 차려입고 나오기도 합니다.
특히 여자 옷차림에서는 그런 점이 쉽게 보이는데, 계절감 없이 예쁜 것에 올인한 옷차림이라면, 그녀의 기대감은 최상급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막 봄인데 예쁘게 보이겠다고 하늘하늘 쉬폰 원피스에 오들오들 떨고 있다거나 하면, 이번 소개팅에서 잘 해보고 싶은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옷차림 자체가 편안한 슬리퍼에 편안해 보이는 바지.. 편안해 보이는 티셔츠..
이러면 그냥 한 번 만나나 보자는 귀찮음과 호기심 사이 정도일 수도 있습니다. 추위와 불편함도 불사하고 차려입고 나온 상대라면 이미 '잘되고 싶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왔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니 좀 더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하고 에프터 신청에 적극적이어도 괜찮겠지만... 그냥 나와본 사람에게 꼭 커플이 되어야 겠다며 너무 적극적으로 굴면 오히려 반응이 별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가 편안한 차림에 부담없이 나와있는 것 같으면, 친구도 될 수 있다는 부담없는 작전(?)이 잘 통할지도 모릅니다.


3. "아.. 그러세요...?" : 리액션

소개팅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근거가 되는 것이 리액션입니다.
리액션이 좋으면 '나에게 관심이 있나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뭔가 어색하고 간신히 대답하는 것 같으면 대화소재를 잘못 선택했나 싶어 진땀이 나기도 하고, 나를 싫어하나 싶어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ㅠㅠ

그러나 소개팅에서의 대화는 작가 두 명이 쓴 대본과 비슷합니다.

미드의 인기요인 중 하나가, 각 주인공별로 작가가 따로 있어 그 배역의 특색에 집중해서 대본을 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하죠. 우리가 보는 것은 조율을 거친 대본으로 찍은 미드이기에 재미있지만, 초반에 각 작가가 각각의 캐릭터 대본을 쓴 내용은 뭔가 아귀가 잘 맞지 않을 겁니다.

대충 다른 배역을 염두에 두긴 하겠지만, 다른 작가가 써온 내용을 완벽히 예측하기는 힘드니까요.

소개팅 대화도 딱 그렇습니다. 각자 자기가 할 대사와 상대의 반응을 대충 예상해서 준비해 온 대사를 하기에 바쁩니다. 긴장하고 어색해서 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의도인지 두 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신이 준비해 온 말만 하기에 바쁘기도 합니다. 그러다 상대방의 반응이 생각과 다르면 어색해지고요...
막상 상대의 정확한 반응을 체크하기보다, 자신이 다음에 할 말이나 어색한 분위기를 어쩌면 좋을까를 생각하느라 리액션을 제대로 못 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상대의 리액션 한 번, 두 번에 울고 웃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 번 웃었다고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한 번 뚱했다고 나를 싫어하는 것도 아닙니다. 상대방의 리액션은 20% 정도만 해석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리액션을 100% 해석해 버리면, 김치국을 마시거나 지레 포기하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소개팅에서 짧은 시간 동안 상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알아내서 '애프터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 대쉬를 해볼 것인가 말 것인가...' 등등, 엄청난 경우의 수 싸움(?)을 해보게 됩니다. 그러나 소개팅 당사자도 자기 마음을 잘 모르겠는 상태에서, 상대의 마음을 알아내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많은 경우는 소개팅에 '혹시나' 와 '이번에는..' 이 결합되어 복합적인 마음을 안고 나옵니다. 나와서도 상대가 별로였다해도 '그래도 혹시..' 라는 생각도 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들어서 마냥 설레이면서도 불안할 수도 있고요.
아직 정해지지 않고 바람결 따라 움직이는 풀같은 상대의 마음을 한 가지 단서에 바로 확정짓지 마시고,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단서들을 모아 모아 본 뒤에 다음을 결정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