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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라라윈입니다.
요즘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 느끼고 계신가요? 가슴을 녹이는 감미로운 음악에 취하게 되는 계절, 봄입니다. 말이 좋아 살랑 살랑 봄바람일 뿐, 아직도 한겨울 같이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씨지만 그래도 3월은 봄이라 한겨울의 두꺼운 옷을 입기도 곤란하기만 한 날씨예요. 그러다 보니 어딘가에 들어앉아서 차 한 잔을 더 마시게 되고, 혼자 자리잡고 음악듣는 일이 더 좋아지기도 합니다.
노래를 듣다보면, 노래 가사 속 사랑은 너무나 애절하게 가슴을 후벼파며 와 닿습니다. 가사를 못 알아들어도 멜로디만으로도 심장이 뛰게하는 음악의 힘도 크지만, 가만히 듣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 있지요. 바로 노래 가사에는 구구절절한 중간의 현실이 빠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대표적인 노래, 2AM의 ‘이 노래’

"줄 수 있는게 이 노래 밖에 없다~"
 
이 하이라이트 부분 들으면 나도 모르게 "괜찮아, 그 마음만 있으면 돼!" 라고 외치면서 조권의 좁아보이는 가슴 팍에라도 안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현실은 "줄 수 있는게 그 노래 밖에 없으면, 라이브카페에 가서 취직이라도 해서 돈 벌어와." 라고 해야 되는 상황이죠. ㅡㅡ;;

비슷한 노래들이 많은데, "그녀의 생일에 선물을 해주고 싶지만 주머니속에는 먼지뿐" 이라며 울먹이는 노래를 들으면, 덩달아 울컥하면서 내가 그녀였다면 이해해줄 수도 있을 것만 같습니다. 생일 선물은 못하지만 그토록 애절하게 나를 사랑해주기만 하면 될 것 같아 노래를 듣는 순간에는 울컥하지만, 현실에서 남자친구가 생일 날 주머니에 땡전 한 푼 없어 생일선물도 못 해줄 형편이라면 한심스럽기부터 할 겁니다. 생일이 갑자기 날아오는 청첩장도 아니고, 이미 몇 달 전부터 알고 있던 일이면 어떻게든 준비를 할 수가 있는 일인데, 멍하니 있다가 주머니에 먼지 밖에 없다고 하면 한숨만 나올 입니다.

 


백지영의 '그 남자' &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

취향에 따라 이 곡을 좋아하고 안 좋아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작 가사 속의 주인공은 모르는데, 노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애타게 그리워하고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내용의 곡들을 들으면 역시나 가슴이 찡해옵니다. 그런 사랑 받아보고 싶고, 그런 사랑 하고 싶기도 하고, 현재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때 이런 노래들을 들으면, 자신이 백지영이나 이은미가 된 것처럼 빙의하여 상대에 대한 감정 몰입이 엄청나게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상대는 모르지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애절하면, 노래를 듣는 청자(廳者) 입장에서는 엇갈리는 사랑에 더 안타까워집니다. 오지랖인 것을 알면서 내가 아는 사람이기라도 하다면 주제넘게 나서서 "사실은 쟤가 너를 정말 많이 좋아해. 너한테는 말 못하는데 너 없을 때는 울면서 사랑한다고 하더라." 라면서 전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 듭니다.
이렇게 노래하는 사람과 청자인 나는 알지만, 당사자만 모르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나는 당사자는 모르는 노래하는 사람의 감정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빠져들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찌되었거나 당사자도 알았으면 좋겠는데 모르는 엇갈리는 사랑의 상황에 더 가슴이 아파져 또 한번 마음이 저리면서 이런 노래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내가 노래하는 사람이든, 당사자든 아름답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사자는 모르고 있는데, 나 혼자 좋다고 사랑한다고 너 밖에 없다고 이런 내 맘을 모른다고 절규하면 무슨 소용입니까.. ㅠㅠ 혼자 마음만 아플 뿐이죠. 그런 사랑을 받는 당사자라 해도, 상대방이 표현을 안 하니 모르는 일이다 보니 외롭긴 마찬가지 일겁니다. 결국 어느 입장이라 해도 마음이 서늘하고 아픈 상황입니다.

 


소녀시대의 'Run Devil Run'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같은 노래는 나쁜 남자를 살포시 저주하는 스타일이죠. 소시의 '런데빌런'처럼 상처주고 떠난 애인을 슬그머니, 하지만 누구보다 열창하면서 저주하는 노래들도 꽤 많습니다. 저주까지는 아니더라도 넌 나쁘다는 욕이라도 실컷하죠.
이런 노래를 들으면,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실제로 자신이 나쁜 남자 또는 나쁜 여자를 만나 상처받은 적은 없더라도 연애하면서 나쁜 사람이나 나쁜 상황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귀던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몹쓸 짓을 하면 결국 자신도 안 좋을 거라는 곡들은 권선징악적인 느낌과 함께 상처주는 사람의 끝은 안 좋다는 바람직한 끝에 속시원한 느낌이 드는 겁니다. 현재 애인이 속 썩이는 상황이라면, "거봐~ 잘하지 않으면 너도 좋지 않을꺼야." 라는 느낌에 혼자서 훗훗훗 하면서 웃을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상처받았던 사랑에 대해 속시원히 랩으로 확 풀어버리던 랩퍼들의 곡을 들으면서도 애절함과는 약간 다르지만 강렬한 분노 속에 숨겨진 애틋한 감정을 엿보는 재미와 속시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런 상황이라면, 이런 곡들과 함께 저주나 받으라며 짚으로 부두인형이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노래를 들으며 '나를 상처주고 떠난 사람 따위, 십리도 못가서 똑같이 상처나 받아라' 하면서 궁시렁 거리고 싶을지도..


김종국의 '사랑스러워' & 성시경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이런 음악을 들으면 노래 가사 속 사랑이 애절하기보다는 막 사랑에 빠진 행복해 죽겠는 느낌이 퐁퐁 전해져 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음악에 완전 공감할 때는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때나, 정서상태가 상당히 행복할 때이고, 다른 우울할 때, 기분 안 좋을 때, 뭔가 분위기를 잡고 싶을 때는 역시 뭔가 사연있는 노래들이 끌립니다.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연애의 환상을 키우고, 노래를 들으며 그런 사랑 해보고 싶다고 느끼다가도 현실에서 깨는 이유는 단막극과 장편극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노래는 현실의 어떤 특정 한 상황만을 잘라내어 감정을 극대화해 가사로 표현하고, 거기에 멜로디까지 곁들여져 있기에 들으면 아름다고 공감될 때가 많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한 순간이 아니라는 사실! 크고 작은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는 끝나지 않는 장편극과도 같은 것입니다. 마냥 노래처럼 그런 순간들이 아름답기만 하거나 애절하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