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꾸밈 요소


담양은 가사 문학의 땅이다. 가사는 시와 수필이 결합한 형태의 문학이다. 조선시대 중앙 정치 무대에서 밀려난 사대부들은 담양에서 정자와 원림을 조성해 자연을 벗 삼았다. 그리고 가사 형식을 빌려 좀 더 자유분방하게 노래했다. 송순의 <면앙정가>, 정철의 <성산별곡>이 그 결과물이고 면앙정, 식영정, 소쇄원 등이 그 무대다. 뿌리 깊은 담양 문화예술의 유전자다. 그 무대를 현대로 옮겨오면 이이남아트센터나 대담미술관, 담빛예술창고 등이 대신한다. 대나무와 떡갈비를 잠시 잊게 할, 조금은 달라진 담양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죽녹원 전경


그럼에도 담양의 대나무를 쉬이 지나칠까. 하물며 겨울에 이처럼 푸른 공간이 어디 흔하던가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이남아트센터는 일석이조의 여행지다. 죽녹원 안에 위치하는 까닭이다. 담양이 대나무의 고장이라면 죽녹원은 그 상징이다. 지난 2003년에 조성했으니 이제 10여 년 남짓한 대나무 공원이다. 너비만 31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산책로가 2.4km에 걸쳐 펼쳐진다. 모든 구간이 대나무 숲 사이로 열렸다. 지난해에는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가 있었다. 박람회를 준비하며 죽녹원 내에 예술작품이나 쉼터 등이 늘었다. 죽녹원을 한 번 찾았던 이들 또한 다시 걸음 할 만하다. 무엇보다 사계절 한결같은 공원이다. 12월에도 대나무는 곧고 푸르다.


죽녹원 내 이이남아트센터


이이남아트센터 역시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기간에 문을 열었다. 이이남 작가는 ‘제2의 백남준’으로 불리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담양에서 태어났다. 그의 작품은 액자나 병풍 안에 옛 거장의 작품을 움직이는 디지털 회화로 담는다. 이이남아트센터는 2020년까지 상시 운영한다. 작품은 1년 주기로 바뀐다. 위치는 죽녹원 샛길 옆이다. 죽녹원에서 들어서면 아트센터의 2층이다. 


이이남 작가의 작품 전시


둥그런 전시실 바깥쪽은 담양의 대나무를 소재로 한 이이남 작가의 <김홍도 묵죽도> <병풍 묵죽도> 등이 걸렸다. 가운데는 <돋보기 캔버스 위의 벌새> <아사천에 매화 꽃이 피었네> 등이다. 일부 작품은 아트센터 개관에 맞춰 작업했다. 1층은 아트샵, 카페 등의 쉼터 겸 소통의 공간이다. 댓잎아이스크림이 맛있다. 

 

대담미술관


2010년 문을 연 대담미술관은 담양의 새로운 명소다. 죽녹원 입구에서 영산강 따라 서쪽으로 약 300m 거리다. 미술관 주변 마을 역시 타일 작품이 곳곳에 걸렸는데, 미술관이 지원한 마을 어르신들의 그림이다. 미술관의 자리 또한 마을과 조화롭다. 뒤뜰에는 폐가를 개조한 전시실과 사랑방이 동네로 잇댄다. 반대로 강변 쪽을 보면 노출 콘크리트 본관과 컨테이너 건물이 현대적인 감각을 뽐낸다. 


대담미술관의 카페 공간


너른 창을 가진 카페도 매력 있다. 햇살이 깊게 스며 나른한 오후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참고로 미술관 캐치프레이즈가 '함께 느껴요. Eco Life'다. 재미난 행사나 이벤트가 잦다. 참고로 미술관에서 영산강 건너편은 담양 국수거리다. 


담빛예술창고


죽녹원과 이이남아트센터 그리고 대담미술관은 걸어 오갈 만한 거리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담양까지 이동한 후, 이들 장소에서만 하루를 보내는 느긋한 여행을 권하고 싶다. 조금 더 욕심낸다면 담빛예술창고를 포함할 것. 담빛예술창고는 지난해 문을 연 2층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죽녹원에서 약 1km 남짓한 거리다. 죽녹원에서 담빛예술창고를 갈 때는 반드시 관방제림 길을 걸어보길 권한다. 조선시대 제방을 축조하고 싶은 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366호만으로 설명이 불가하다. 죽녹원의 명성에 가려지긴 했지만, 둑길을 따라 줄줄이 늘어선 200~300년 고목은 대나무 숲과는 다른 매혹이다. 겨울의 앙상한 가지가 아쉽기는 해도 그 기세가 누그러들지 않는다. 


남송창고를 개조한 담빛예술창고 


담빛예술창고는 크게 카페 동과 갤러리 동으로 나뉜다. 원래는 1960년대 지어진 두 동의 양곡창고였다. 10여 년 전부터 용도를 상실한 채 방치된 것을 개조했다. 붉은 벽돌의 건물은 들녘 가운데 오롯하다. 벽돌 사이에는 남송창고(南松倉庫)라는 옛 이름이 지난 시간을 대변한다. 


담빛예술창고 1층 카페


카페 동은 1층과 2층의 복층 구조다. 층고가 높고 공간이 시원스럽다. 반대편 창으로 스미는 자연광 역시 넉넉하다. 가운데 책장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테이블을 뒀는데, 카페의 벽이나 책장에 자연스레 작품을 걸었다. 특히 안쪽의 파이프오르간이 눈길을 끈다. 담양의 특산물인 대나무로 만든 오르간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4시 20분까지, 일요일 오후 4시 30분부터 4시 50분까지 20분 동안 연주한다. 


담빛예술창고 갤러리


갤러리는 야외에 별도의 출입문이 있지만, 카페 2층에서 이어진다. 카페와는 벽으로 구분해 완벽한 별도의 공간이다. 카페의 소란스러움이 삽시간에 증발하고 금세 고요한 예술로 전이한다. 어둠이 내리면 창고 바깥으로 걸음 한다. 조형물의 불빛이 더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물론 메타세쿼이아길 너머로 기우는 낙조 또한 담양만의 절경이다. 



Tip_먹고 자고


담양 떡갈비


담양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는 떡갈비와 대통밥이다. 떡갈비는 양반 체면에 갈비를 뜯을 수 없다 해 만들었다 전한다. 귀양 온 양반들이 조리법을 전해 담양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했다. 담양에서는 50년 전통의 덕인관(담양읍 죽향대로 1121 / 061-381-7881)을 첫손에 꼽는다. 제대로 갈비를 뜯길 원할 때는 승일식당(담양읍 중앙로 98-1 / 061-382-9011) 돼지갈비를 추천한다. 갈빗대 채로 숯불에 구워 나오는데 떡갈비 못지않다. 대통밥은 한상근대통밥집(월산면 담장로 113 / 061-382-1999)이 잘 한다. 대통밥에 떡갈비나 돼지갈비를 곁들인 정식 메뉴가 인기다. 


벽오동 보리밥 정식


경제적이면서 넉넉한 한상차림을 원할 때는 벽오동(창평면 의병로 41 / 061-382-6665)이 좋다. 보리밥 정식이 1만원인데 가격대비 푸짐하다. 


메타펜션


창평면에 위치해 창평삼지천슬로시티(담양군 창평면 돌담길 56-24 / 061-383-3807) 여행을 겸하기에 알맞다. 마을에는 머물만한 한옥 숙박 시설이 많다. 메타세쿼이아길에는 메타페션(담양읍 깊은실길 22-8 / 061-381-2002 / metapension.com)이 근래 들어 각광이다. 지중해 프로방스 양식으로 지은 펜션 단지다. 아침나절 메타세쿼이아길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Information

주소 : 담양군 담양읍 죽녹원로 119(죽녹원), 담양군 담양읍 언골길 5-4(대담미술관), 담양군 담양읍 객사7길 75(담빛예술창고) 

전화 : 061-380-2680(죽녹원), 061-381-0081(대담미술관), 061-380-3488(담빛예술창고)

홈페이지 : http://juknokwon.go.kr(죽녹원), http://www.daedam.kr(대담미술관)

기차 : 서울역-광주송정역, KTX 수시 운행(05:10~22:25), 약 1시간 40분~1시간 50분 소요. 

고속버스 : 센트럴시티터미널-담양시외터미널, 1일 4회 운행(08:10/11:10/14:10/17:10), 3시간 30분 소요.


글. 사진 박상준(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