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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는 [청년의 봄을 응원합니다] 두 번째 시간!

오늘 만날 이 분은 지금 한국에 없습니다! 

 

현재 이 시간에도 자신의 도전을 위해 미국의 산맥을 넘고 있답니다.

양희종 씨는 서른을 앞둔 시점에서 회사에 사표를 내고 4,300km의 미국 PCT(퍼시픽 크레스틑 트레일, Pacific Crest Trail, 서부 지역을 종단하는 길)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배낭에 텐트와 침낭과 식량을 짊어지고 9개의 산맥과 사막, 그리고 황무지를 걸어 멕시코에서 캐나다까지 미국 서부 지역 종단했는데요. 

 

누구도 쉽게 할 수 없었던 이 일에 과감히 도전한 양희종 씨. 그는 어떤 눈으로 세상과 만나고 있을까요?

 

현재 양희종 씨가 한국에 없는 관계로 메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럼, 지구 저편에서 날아온 양희종 씨의 도전 이야기를 만나보실까요?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이미지 제공 : 푸른향기 출판사


안녕하세요! 현재 또 다른 여행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들었어요.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 자세히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양희종입니다. 지난해에 미국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Pacific Crest Trail, 서부 지역을 종단하는 길)를 마치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시애틀 부터 멕시코 할리스코까지 여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자전거를 맡겨 둔 후 잠시 한국에 들렀다가 현재 CDT(Continental Divide Trail)를 걷고는 중입니다

CDT 역시 PCT와 같이 미국을 종단하는 장거리 트레일 중 하나인데요. 

뉴멕시코의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하여 콜로라도, 와이오밍, 몬태나를 거쳐 미국·캐나다 국경까지 약 5,000km로 이어져 있습니다

 

미국 대륙 분수령을 따라난 트레일을 걷는 것인데요. 미국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장거리 트레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작년 PCT때 만났던 호주 친구 쉐퍼드와 미국 테네시 출신의 크런치 마스터(모두 트레일 네임으로 트레일에서 쓰는 별명을 말함)와 함께 4 18일 이 길의 출발점에 섰고 5 10일 현재 약 650km를 걸어 그랜츠(Grants. NM)에 도착하였습니다.

 

 

PCT (Pacific Crest Trail) :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지는 미국 서부 종단 트레일.
CDT ( Continental Divide Trail) : 로키 산맥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트레일.

AT (Appalachian National Scenic Trail) : 미국 동부 종단 트레일.

미국 3대 트레일로 이 모두를 도보 완주하면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영예를 얻습니다. 현재 양희종 씨는 PCT를 완주하고 CDT를 도전하고 있는 중이며 AT 역시, 그의 도전 리스트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력을 살펴보니 '오지탐사대', '자전거 여행', '배낭 여행' 등 다이나믹한 여행과 도전을 많이 했던데요. 처음 어떻게 오지 탐사를 하기 시작했나요? 


처음에는 저에게도 그런 게 막연한 대상이었어요. 텔레비전에만 나오는 세상 같았고, 저와는 멀리 떨어진 세계라고 생각했지요. 

어렸을 때 부모님과 여행을 자주 다니긴 했지만 누구나 경험해봤을 법한 정도의 여행이었었어요.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특출나게 잘했던 것도 아니었어요.


군대를 제대한 후 어머니의 권유로 처음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그때 책에서만 보던 세상을 직접 마주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점점 호기심이 커졌어요. 어느 날, 학교에 붙은 오지탐사대 모집 포스터를 보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이 좋게 2008년 오지탐사대 알래스카팀 대원으로 선발되었어요. 그때 내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세상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가까이 있음을 깨달았어요.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경험을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꼭 여행에 관련된 게 아니어도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미지 제공 : 푸른향기 출판사


2010년에는 4만 원을 들고 캐나다 배낭여행을 시작했다고 들었는데요. 여행하는 동안 경비는 어떻게 마련했나요?


그때가 대학교 졸업이 한 학기 남았을 때예요.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기엔 아직 두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학생일 때 해 볼 수 있는 일, 학생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걸 더 누리고 싶었죠. 하지만 그러기엔 돈이 없었어요. 오지탐사대로 알래스카에 같이 다녀온 류시형(현재 김치버스 프로젝트 팀장) 형이 있는데 그 형은 단돈 26유로로 세계 여행을 하고 왔다는 거예요.



저도 그 이야길 듣고 나도 그렇게 해봐야지, 생각하고 무작정 떠났어요. 

때마침 캐나다에서 밴쿠버 올림픽이 열리고 있었고, 2009년에 앨버타 관광청의 도움으로 캐나다 로키산맥을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 감동을 잊지 못해 또 가보고 싶었어요. 


가기 전에 무작정 캐나다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한인회, 지인의 지인, 카우치 서핑(여행자들끼리 숙소를 제공해주는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다 벤쿠버 한인회와 인연이 닿았고 올림픽 한인 응원 지원 봉사활동을 하며 숙소를 제공받았어요.


이미지 제공 : 푸른향기 출판사


신기한 게 캐나다는 봉사활동은 법적으로 식비를 제공해야 한데요. 그래서 하루에 20달러 정도 받았는데요. 그 돈을 고이고이 모아 여행 자금을 만들었죠. 


여행기를 블로그에 올렸는데 올림픽이 끝난 후 한국에서 연락이 왔어요. 장애인 올림픽 온라인 취재 지원이 필요한데 할 수 있겠냐고요. 그래서 당연히 한다고 했죠. 

 

장애인 올림픽 취재도 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 봉사활동도 했어요. 거기서 번 돈을 모아 그레이하운드 버스 패스를 끊어서 캐나다 횡단 여행을 했어요. 


저는 배낭에 텐트와 침낭, 취사도구를 다 가지고 다녔기에 경비는 그리 많이 필요치 않았어요. 또 카우치 서핑으로 외국인 친구네 집에서 신세도 많이 졌었고 길에서 만난 분들이 재워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셨어요. 


물론 돈이 넉넉지 않아서 버스비 1달러를 아끼려 왕복 10km 거리를 걷기도 했고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하루 세끼로 나눠 먹은 적도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를 '가난한 여행자'라고 칭했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조금 더 여유롭게 여행하고 있지만 물질적으로 가난해도 마음만은 가난해지고 싶지 않아 계속 '가난한 여행자'라고 부르고 있어요. 
  


길 위에서 사람을 만나다  

  

이미지 제공 : 푸른향기 출판사


PCT에 도전하면서 많은 자연을 만났고 그에 못지않게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요. 만난 사람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모든 분이 다 기억에 남아요. 정말 한 분도 빼놓지 않고요. LA에서 일면식도 없던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재미대한산악연맹 분들과 북미주한인산악회 분들, 아이디와일드에서 한식을 대접해 주신 산골 아줌마, 수많은 하이커 친구들, 트레일 엔젤들 등등.


그래도 좀 더 기억에 남은 분을 꼽으라면 미국 인디펜던스 데이를 하루 앞두고 작은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만난 분이에요.

같이 걸었던 희남이와 기쁜 마음에 작을 마을에서 냉동 피자 한 판을 샀어요. 그때까지 그 피자가 오븐용인지 몰랐죠. 저흰 당연히 오븐이 없었으니 먹을 수 없었던 거죠.


그 사실을 알고 환불하려는데 음식류라 환불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가게 앞에서 냉동 피자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었어요. 그때 저희 옆을 지나던 한 부부가 저희에게 말을 걸었어요. 무슨 일이 있냐고요. 


우리는 상황을 설명했었어요. 그랬더니 그 부부가 웃으면서, 그럼 자기네 집의 오븐을 빌려줄 테니 함께 가자는 거예요. 결국 트러키라는 마을에서 그 부부와 함께 즐거운 인디펜던스 데이를 보내게 되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부부는 우리가 길에서 그 냉동 피자를 요리하는 특별한 방법을 가지고 있나 싶었대요.(웃음)

 

이미지 제공 : 푸른향기 출판사


트레일 중 만나 사람들끼리 다른 이름으로 부르더라고요. '트레일 네임'이라고 하던데요. 그 이름은 어떻게 짓나요?


트레일 네임은 트레일을 걷는 자신의 자아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면 무도회의 가면처럼 서로의 이름과 소속, 직업 등에서 보이는 편견을 버리고 그 사람 그 자체로 보여주고 느끼게 하려고 만들어진 문화 같아요. 


트레일 네임은 보통 두 방법으로 짓는데요. 제가 쓰는 스판테이니어스(Spontaneous, 즉흥적인·자발적인)처럼 스스로를 표현하고 싶은 단어를 직접 고르기도 하고요. 저와 함께 걸었던 히맨(He-Man, 힘이 센 미국 만화 주인공, 빠르고 힘이 세다며 지어졌으며 희남이라는 본명과 발음도 비슷함)처럼 다른 사람이 당사자의 모습을 보고 지어주기도 해요. 


물론 자신이 마음에 안 들면 안 써도 되고요.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지어진 이름도 있고, 좋아하는 것들에서 따오기도 하고, 성격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어요. 


지금 생각나는 재밌던 트레일 네임은 부르스 리(Bear Lee)인데요. 이 친구가 트레일에서 곰과 마주쳤는데 곰을 달아나게 하려고 큰 동작을 하며 소리를 쳤데요. 


그걸 다른 하이커가 보고 마치 이소룡(Bruce Lee) 같았다며 부르스 리(Bear Lee)라고 이름 붙여주었답니다.



4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PCT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여러 불안감도 있었을 테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PCT에 도전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목표는 PCT가 아니었어요. 

그저 저 스스로와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걸 찾다 알게 된 게 PCT였고요. 


서른 살이 되면서 겪게 되는 성장통이라고 할까요? 마지막 발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 아니면 평생 쳇바퀴처럼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나와 내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한 번 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떠나게 되었어요. 

부모님은 워낙 저를 잘 아시기에 믿어주셨고 주변 지인들도 크게 걱정은 안 했던 것 같아요. 물론 회사에서는 많이들 말렸죠. 나름 잘 다니고 어느 정도 인정도 받고 있는데 갑자기 그만둔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제 의견을 잘 말씀드렸더니 다들 이해해 주셨어요. 그래서 너무 감사했어요. 


<2부에서 계속>


양희종 씨의 PCT 트레킹 이야기를 담은 책, <4300km>


알래스카 오지탐사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트레킹, 도쿄 마라통 등을 경험해 온 모험가 양희종. 그는 서른을 앞둔 시점에 회사를 관두고 동행을 구해 4,300km PCT를 떠납니다. 이 책은 그가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4,300km의 길을 걸은 175일 동안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미국 PCT를 마친 양희종 씨는 지금도 CDT(Continental Divide Trail, 로키 산맥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트레일)을 걷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PCT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앞으로 양희종 씨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청년의 봄을 응원합니다] 시리즈 소개

1편 - 셰프의 요리가 우리 집 식탁 위로~ 테이스트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