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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안내견'이 어떤 개인지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을실 거예요. 영특하고, 순하며, 얼마나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지 많은 분이 알고 있으실 텐데요.

 

그런데! 어떤 테스트를 통해 안내견으로 거듭나는지에 대해선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죠?

안내견 훈련을 받는 개 중 안내견으로 합격점을 받는 아이들은 30%라고 합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안내견 테스트에 대한 이모저모를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박재만 훈련사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1단계 기질 평가-개마다 타고난 성격이 다르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교육견 '해담'이가 박재만 훈련사와 호흡을 맞추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습니다.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신나게 흔드네요.

 


안녕하세요. 지금 훈련이 한창인데요. 어떤 훈련 중인가요?

기본적인 '보행' 훈련이에요. '해담'이가 똑바로 제대로 걷는지, 장애물을 잘 피해 걷는지를 보고 있습니다. '해담'이 경우 퍼피워킹을 끝내고 이제 3개월 정도 훈련을 받았어요.

 

퍼피워킹이란?

안내견이 될 강아지는 생후 7주부터 약 1년 동안을 자원봉사자 집에서 생활하며 사람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게 되는데요. 이를 퍼피워킹이라고 합니다.



퍼피워킹을 끝내면 모든 개가 이렇게 훈련을 받나요? 

아닙니다. 퍼피워킹을 끝나면 첫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바로 건강 검진입니다. 안과 검진, 고관절 다리 검진 등의 건강 검진과 체력 검사를 한 뒤, 본격적으로 훈련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4명의 훈련사가 있는데요. 훈련사들에게 교육견들이 배정되면 해당 교육견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훈련이 시작됩니다. 훈련 기간은 6~8개월 정도 됩니다.

 


개마다 성격이 다르다고요?

물론이죠. 우리는 그걸, 기질이라고 하는데요. 기질은 중요합니다

순종적인지, 사람을 좋아하는지 등 1개월 정도 지나면 '기질 평가'를 해요. 

'기질 평가'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사납지 않은 한 통과하지요.


물론, 안내견 '기질'과 맞지 않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유혹에 약하다거나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많으면 훈련으로도 고치기 어렵거든요. 

이런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탈락합니다.  

 

안내견 기질 평가

안내견이 다양한 환경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파악하는 성격 테스트로, 각 환경에 대처하면서 주인과 잘 호흡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다른 개에게 너무 관심이 많거나, 사람을 가려 좋아하거나 지하철이나 버스 탑승을 꺼리는 점 등 다양한 부분을 평가합니다. 

 

1단계에서 탈락한 녀석들은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 성격은 타고난 거예요. 간혹 자원봉사자 가정에서 지내는 퍼피워킹 기간 때 어떻게 양육되었느냐에 따라 유년기에 형성된 성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예도 있죠.


기질은 훈련으로 결정되는 사항이 아니므로 재훈련하지는 않습니다.

'안내견'이 아닌 다른 임무로 전환하기도 하고요. 그 역시 어렵다면 무상으로 분양합니다.




 

2단계 블라인드 평가-안내견의 자질이 보이는가?  


 


훈련에 대한 평가는 언제 이뤄지나요?  

3개월 정도 훈련을 받게 되면, 훈련에 대해 어느 정도 몸으로 습득했는지 중간 평가를 합니다.

블라인드 평가라고도 불리는데요. 훈련사가 안대를 끼고 눈을 가린 채 하네스(harness, 안내견이 보행 중 착용하는 기구)를 잡고 평가받는 거죠. 

일정 지역을 걷는데요. 이 2단계 평가 때 안내견으로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가 판가름납니다. 그런데 애매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합격시키기에는 부족한 것 같은데 불합격시키자니 아까운 아이들이죠. 

그런 교육견들은 1개월 후에 재평가합니다. 재평가한 다음 좋은 점수를 받으면 최종 단계로 넘어가는 거죠.


2단계 평가에서는 주로 어떤 면을 보나요?  

2단계 평가에서는 수행 평가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도로에 올라온 턱이 있거나 방향 전환을 해야 하는 코스를 골라 테스트합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코스는 아니고요. 대체로 평이한 곳에서 실시합니다. 평가 중에 유혹을 많이 느끼는지 살펴보고요. 보행 중 대소변 실수가 없는지도 확인합니다.



자신이 훈련한 개가 테스트를 통과할 때 기분이 좋겠어요.  

물론이죠. 보통 짧게는 6개월 길게는 8개월 동안 한 마리를 훈련하는데요.

천방지축이었던 녀석들이 안내견으로 늠름하게 파트너와 인연을 맺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함께 고생한 시간들이 보람으로 느껴지지요. 

2단계 평가에서 많은 훈련견이 탈락해요. 사실 훈련사들도 안대를 쓰고 같이 테스트를 받는 마음이에요. 그때는 정말 두근거립니다. 자식들이 들어간 수능시험장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 심정이랄까요.

 

 

3단계 수행 능력 평가-안내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라!  

 

 

어렵다는 2단계 테스트를 통과해도 훈련은 끝이 아니죠?  

네, (웃음) 그렇죠. 2단계 평가를 하다보면 아이들마다 부족한 점이 보여요. 

그럼 또 3~4개월 동안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훈련을 하죠. 그리고 최종 평가를 하게 됩니다.

최종 평가는 좀 난이도가 있는 다양한 코스에서 하는데요. 시장 보행도 해보고,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거나 버스에 승차, 하차를 해보는 등… 실제 시각장애인의 생활 패턴을 그대로 테스트한다고 할 수 있죠.

 

 

와우~ 어려운 코스가 기다리고 있네요. 

아무래도 마지막 단계다 보니 2단계보다 섬세하게 테스트를 하지요.

장애물은 잘 피하는지, 에스컬레이터는 잘 올라가는지, 사람들이 있는 지역에서도 자기 일을 묵묵히 잘하는지를…. 또, 공공시설의 문을 정확하게 찾는지, 개찰구 입구는 잘 찾는지, 계단에서 파트너 명령을 잘 기다리는지 등등…. 

1시간 정도 외부 보행을 하면서 수행 능력이 얼마나 좋은지 종합 평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이기 때문에 까다로울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 보니 퍼피워킹을 시작한 강아지 10마리 중 3마리만 3단계의 문을 통과할 수 있더군요. 그 어려운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훈련견들을 보면 대견스럽답니다.

 

수행 능력 평가

안내견으로 필요한 실질적인 능력을 평가합니다.

지하철, 버스, 계단, 에스컬레이터 등을 잘 타는지, 도로의 턱이나 횡단보도 등을 잘 찾아주는지, 보행에 필요한 파트너의 요구에 잘 응하는지, 의욕은 충분한지 등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자질(건강, 성격)이 되는 개 중 목적에 맞는 훈련을 통해 안내견이 양성되는데요.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고 파트너와 서로 호흡하는 것을 좋아하는 개! 


기본적으로 훌륭한 원석을 훈련사와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노력과 정성으로 잘 다듬어서 탄생하는 게 바로 안내견입니다.

 

안내견으로 다듬어지는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는지, 평가 단계만 봐도 느껴지는데요. 

거리에서 우연히 안내견을 만나게 되면 존경하는 마음으로 사랑의 눈빛을 보내야겠습니다.

 

"안내견아~ 고마워! 그리고 장하다!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