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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첫사랑 수색대> 2화의 뒷부분을 공개합니다!


2-1화 보러가기


episode 2. 영원히 기억해, 우리들의 맹세


그녀의 임기응변이 먹혔는지 ‘키스’는 금세 마음을 열었다.


“어, 소연이, 기억하지! 못 알아보겠다. 이쪽 일 하는 거니?”


“네, 오빠들을 얼마나 찾아다녔는데요. 어디서 뭘 하셨어요?”


“지금은 신이 내렸다는 셔터맨이자 평범한 애아빠지. 아들 사진 좀 볼래?”



아들 사진을 자랑스레 보여주는 그는 정말 평범한 아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리즈 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인지 ‘키스’는 아줌마처럼 수다를 떨었다. 그런 그에게 사장이 눈치를 주자 찔끔 입을 다물었다.  


“방송에는 내보내지 않을게요. 왜 갑자기 해체하신 거예요? 그때 회장이었던 재희가 얼마나 충격을 먹었는지 아세요?”


“재희! 그래, 생각난다. 그랬지.”


그는 잠시 회상에 젖었다가 곧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무슨 뜻일까?


“그건 ‘피스’를 찾아서 본인에게 직접 물어봐. 그 녀석 때문에 해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그럼 ‘피스’ 오빠의 연락처 아시나요?”


“몰라. 멤버들하고의 인연은 그게 끝이었으니까.”


침묵 속에서 갑자기 툭, 사장이 입을 열었다.


“아마 유영 씨에게 물어보는 게 빠르실 거예요.”


“유영? 지금 한류스타로 활동 중인 배우 유영씨 말인가요?”


“네. 이제 저희는 찾지 마세요. 조용히 살고 싶으니까요.”



008은 SUV에 타자마자 순식간에 자료를 뽑아냈다.



“배우 유영, 성공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 아이돌로 활동할 때에는 큰 반응을 얻지 못하다가 청순한 이미지를 내세워 출연한 드라마, 영화마다 대히트 연속, 최근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큰 인기. 스캔들 없는 청정 여자 연예인으로도 유명!”


“갑자기 왜 이 사람의 이름이 튀어나온 걸까? 이 여자가 피스와 어떤 관련이 있기에?”


“것보다, 이런 대스타를 어떻게 만납니까?”


“해내야지. 우리가 누구?”

007은 구석에 쌓여 있는 박O스 한 통을 가지고 와 비장하게 개봉했다.


“작전명은 톱스타와의 만남이니까, ‘노팅 힐’!”


“아, 거참, 하지 마시라니까요!”


 


# 수영장을 배경으로 한 어느 광고 촬영장


분주히 움직이던 촬영장 스텝들은 오늘의 주인공인 배우 유영이 등장하자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그녀에게 홀리듯 시선을 빼앗겼다.


풍성한 긴 머리, 투명한 하얀 피부, 크고 맑은 눈동자, 섹시하면서 귀여운 입술, 늘씬한 각선미... 비키니를 입은 그녀가 우아하게 물속에 잠수했다가 촤아아~ 물을 흩뿌리며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은 마치 인어가 현신한 듯했다.


“비싼 휴대폰을 여행 중에 도난 당했다면? 여행 중에 다리를 삐끗했다면? 병원비 보장은 물론 휴대폰 손해도 배상해주는 삼성화재 여행자 보험!”


008의 기록 수첩-삼성화재 여행자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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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좋아! 완벽해, 유영씨! 모두 잠시 휴식~”


그녀를 위한 휴게실에서 스텝들이 분주하게 유영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고 마사지를 해준다. 이런 일상이 익숙한 듯 편안히 대접받는 톱스타 유영.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는 웬 할머니?!



스텝들이 놀라며 할머니를 막아서지만, 할머니를 부축한 자가 사정한다.


“일본에서 오신 저희 할머니신데, 유영씨 팬이어서 손 한번만 잡고 싶다고 하셔서요.”


“와따시와 팬데스~유영상 대단해효~”


홀홀거리는 할머니를 차마 내쫓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사이, 유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친절히 할머니를 자기 자리에 앉히고 스텝들을 내보냈다.


“아리가또, 아리가또.”


“아니에요. 저희 할머니가 생각이 나서요.”


아련한 눈빛의 유영을 보며 일본 할머니, 아니 007은 속으로 안도했다. 예전 유영의 인터뷰를 보고 그녀의 할머니와 비슷한 느낌으로 코스프레를 한 것!


“나, 한쿸말, 조금 해효. 유영상 만나려고 말 배웠어효.”


“어머, 감사해요, 할머니. 근데 제가 지금 조금 바빠서 오래는 못 있을 것 같아요.”


“하이하이, 미안해효. 예쁜 아가씨인데 일만 해효?”


“후후, 하는 수 없죠. 그래야 인기를 유지하니까요.”


“아이고, 저런. 남자친구도 없어효?”


“남자친구요? 에에, 만날 시간도 없어요.”


“옛날에 데뷔했을 때, 남자친구 있었잖아효.”


유영의 눈빛이 마치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크게 흔들렸다. 뭐지, 이 할머니?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들었어효. 팬이니까. 그치만 비밀.”


눈을 찡긋, 하는 할머니를 보며 유영은 자기 편이라는 생각에 조금 안도했다.


“그 전 남자친구, 같이 일해효?”


“아뇨, 그 사람은 오래 전에 이 바닥을 떠났어요.”


유영의 눈에 오래 쌓아두었던 마음 한 켠의 눈물이 고였다.



“저 때문이었죠.”


 



“영애야!”


방송국에서 자신의 본명을 부를만한 사람은 ‘그’ 밖에 없었다. 치열한 생방송 무대. 멤버들은 이미 무대에 올라갔고, 마지막 순서로 한껏 웃으며 무대에 오르려던 유영은 그를 돌아보았다.


“같이 가자.”


그가 내민 것은 비행기 티켓이었다.




“뭐해! 유영! 빨리 올라와!”


이미 전주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다른 멤버들과 매니저, PD 모두 단 몇 초 만에 아수라장이 됐다. 


“미안해…”


그를 무시하고 무대에 오르려는데, 그가 유영의 팔을 잡았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살려주세요! 누가 이 스토커 좀 쫓아주세요!”


유영의 외침을 듣고 달려온 경호원들과 주변 사람들이 격렬하게 저항하는 그를 바닥에 제압했다. 유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대 위에 올라갔다. 




그녀는 소수의 팬들과, 그녀를 향해 야유를 보내는 다른 아이돌 팬들을 향해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날 일은 ‘가요톱텐에 난입한 스토커’라는 짤막한 가십 기사로 신문 한 구석에 조그맣게 실렸다. 


 


#유영을 만나고 온 다음 날, 인천공항


촉박한 비행기 시간을 앞두고 입국장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007. 008이 입국장 밖에서 노트북을 들고 로딩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 빨리빨리!”


“잠깐만요! 3초, 2초, 1초 됐다!”


‘100% 일치’ - 노트북 화면에 뜬 문구를 본 008은 007을 향해 OK 싸인을 보냈다.


화면 안에는 아이돌 시절 ‘피스’와, 파리의 어느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관광객들 뒤에 우연히 찍힌 주인장의 사진이 떠 있었다. 꽃미남인 왼쪽 사진과 달리 머리도 수염도 덥수룩해서 얼핏 보면 노숙인 같은 남자였다. 


“이 두 사람이 동일인물이라고? 역변의 아이콘이구만.”





#에펠탑이 멀리 보이는 파리의 작은 게스트하우스


007은 기타를 치며 조금 허스키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한국인 주인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영원히 기억해~ 우리들의 맹세~ 변치 않겠다고~ 세상 끝나는 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며칠 뒤, 


#한국



처음 만났던 회의실에서, 빔 프로젝터를 통해 한쪽 벽 한가득 파리의 밤이 들어왔다.


그 앞에서 화면 속 노래하는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또르르 흘리는 의뢰인, 재희.


노래를 마친 화면 속 남자가 말했다.


“안녕, 재희야. 오랜만이야. 아직도 날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마워. 너희들에게는 말하고 떠났어야 했는데, 그 때는 도망치듯 한국을 나오는 바람에 경황이 없었어.


사실 거의 십 년 동안 한국과의 연을 끊고 살았었어. 난 제대로 된 음악이 하고 싶었거든. 그런데 돈도 제대로 못 받고 하루 종일 행사만 돌았어. 그땐 그런 일이 종종 있었지. 그러다 못 견디고 소속사를 뛰쳐나와서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외국을 전전하며 숨어 지냈어. 


가끔 너무 힘들 때면 너희와 찍었던 이 사진을 꺼내보곤 했는데.”



그가 서랍장 깊은 곳에서 꺼낸 낡은 사진 속에, 그 날이 담겨 있었다. 첫 데뷔무대를 마치고 방송국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


반짝거리는 플랜카드처럼 빛나는, 앳된 두 사람 모두 어떤 희망에 가득 찬 얼굴이었다.


“이 때를 떠올리면서 여기서의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어. 그 때 우린 참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말야. 난 이제 아저씨가 되어 버렸네. 


재희는 멋진 여자가 되었다는 얘기 들었어. 진심으로 기뻐. 


그렇지만 이제는 날 찾는 것은 그만두었으면 해. 우리 기억 속에서만 아름답게 남는 거야. 

내게는 당차고 순수했던 여고생으로, 재희에게는 멋진 오빠로. 알았지? 이 노래는 너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그럼, 잘 지내!”



영상이 꺼지고, 재희는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007과 008은 말없이 기다려주었다.


“고마워요.”


재희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한 후, 미련 없이 빈손으로 회의실을 나갔다.


갑자기 그런 재희를 뒤따라가려던 008. 007은 008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안타까운 얼굴로 무언가 말하려던 008은 결국 포기했다.


 


“자, 그럼 진실을 말해주시죠.”


카메라를 끄고 ‘피스’를 주시하는 007의 눈은 대답을 거부하기 힘든 어떤 힘을 담고 있었다. ‘피스’는 기타를 내려놓으며 한쪽 벽을 쳐다보았다.



그곳엔 톱스타 유영의 화보가 작품처럼 걸려 있었다. 


“딱히 목표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별 생각 없이 발을 들인 연예계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죠. 굳이 좋았던 건 예쁜 여자 연예인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거 정도? 그러다 정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단언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났어요.”


그의 눈이 유영의 포스터에서 떨어지지 못했다. 미련처럼.


“어떤 남자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그녀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야망이 있었어요. 전 모든 걸 다 포기하고 그녀만을 바라보았는데, 참 바보 같았죠.”


소속사에서 무단이탈까지 감행하고 애인과의 로맨틱한 도피를 꿈꿨던 그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스토커로 몰린 지경에까지 이르자,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다. 


업계는 물론 충격으로 집밖으로도 나가지 못하고 몇 년간 폐인처럼 지냈다. 



외국으로 온 이유도 별 것 없었다. TV고 거리고 온통 그녀의 모습을 볼 수밖에 없는 고국의 생활이 괴로워서였다. 그래서 그녀가 가고 싶어 했던 곳, 그러나 그와 가기는 거부했던 곳인 파리로 무작정 왔다.


“재희가 만약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면 이 사실을 알려주세요. 그렇지만, 제 바람은 저의 모습이 그저 추억 속에서 머물렀으면 하네요.”




#007과 008의 작업실


난장판인 작업실을 정리하는 두 사람.


007이 이번 의뢰에 관련된 자료를 모두 버리려고 하자, 008이 막아섰다.


“모든 의뢰 자료는 폐기처리 하는 게 원칙이지만, 혹 나중에라도 의뢰인이 진실을 알아야 할 권리는 있지 않을까요?”


“누구를 위한 진실인데?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모두 행복해지자고 하는 거지, 불행하자고 하는 일은 아니잖아.”


“하지만….”


007은 주저 없이 모든 자료를 분쇄기에 넣었다. 008도 하는 수 없이 그간 모아왔던 피스에 관련된 자료를 모두 삭제했다.



마지막으로 플로피의 데뷔무대 기념사진을 지우기 직전, 008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쉬움인지 안타까움인지 모를 감정에 잠시 젖었던 그는 곧 ‘삭제’ 버튼을 눌렀다.



싸늘한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늦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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