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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웹소설 <첫사랑 수색대>의 1화 그 두 번째 이야기인데요~ 문제의 김 과장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함께 읽어 볼까요?


1부 보러가기


Episode 1. 누구도 첫사랑에서 도망칠 수 없다.


김 과장은 회상에 잠겼다.



나는 남중, 남고를 거쳐 공대까지, 전형적인 마법사 코스를 밟아오다 스물아홉에 취직하고서야 첫 소개팅을 했다.


서로의 조건이 맞아 연애를 시작했다. 


나는 죽기 전에 연애 한 번 해봐야겠다는 조건, 상대였던 지수는 직장 있는 안정적인 남자와 만나고 싶다는 조건. 그동안 나쁜 남자들에게 상처를 받았던 그녀는 안정을 찾길 원했다.


처음이란 거, 참 희한한 거다. 첫 여자친구, 첫 데이트, 첫 손잡기, 첫 포옹, 첫 키스... 


아마 처음이라 더 강렬하게 기억하는지도. 그녀를 그렇게 사랑하게 될 줄 몰랐다. 그녀가 점점 예뻐 보이고, 그녀의 동작, 목소리, 체온, 그녀와 함께 있는 모든 순간이 소중해지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녀는 내 사랑이 깊어질수록 멀어졌다. 그녀에게 난 첫 남자가 아니었으니까 전 남자들과 비교되었을지도 모른다. 첫 권태기는 그만큼 힘들었다. 서로 점점 멀어질 때 즈음, 그녀의 집 앞에 찾아온 전 남자친구와 마주하게 되었다. 


대뜸 날 가리켰다. 


"누구야?"


아무 말도 못 했다. 첫 경험이라 당황했다. 그녀가 보는 그의 앞에서, 부끄럽게 주눅이 들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녀를 데리고 자리를 피하는 거였는데, 그녀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걸로 끝이었다.



호로록, 우수에 젖은 눈으로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보는 김 과장. 침묵이 흘렀다.


“... 더 없어요? 이게 끝?”


007은 어처구니없는 얼굴로 김 과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미 자기만의 세계로 빠진 김 과장은 눈물까지 글썽거리고... 


007은 그의 눈앞에 손을 휘휘 저어보고 이때다 싶어 살금살금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문득 정신을 차린 김 과장은 주변을 둘러보고 머쓱해져서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편의점 밖, 비는 이미 그쳐 있었다. 

그는 자기 머리를 쥐어박으며 중얼거렸다.


“40 평생 처음 여자가 먼저 말 걸어줬는데, 멍청이!”



# FLC(첫사랑수색대) 사무실


 

여러 대의 모니터 앞, 008의 손가락이 여러 대의 키보드 위에서 날 듯 춤을 춘다.


“과거 연인들의 무덤이라는 싸이월드 등의 SNS와 그 지인들의 계정을 뒤진 결과, 스물아홉 살쯤 김 과장과 연관된, 지수라는 이름의 젊은 여자는 단 한 명! 그녀는 현재 육아 블로그를 운영 중, 세 살배기 딸이 있음.”


008의 신 들린 듯한 손가락이 멈칫했다.

모니터 속에 평범해 보이는 여자가 아기와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진행할까요?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 김 과장의 사무실

 

쑥덕쑥덕,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김 과장 쪽을 보며 수군거렸다.


“오늘 무슨 날이야? 김또가 한 마디도 안 했대.”


“김또가 잠잠하니까 회사 다닐 맛 나는구만!”


김 과장은 사람들의 소리를 들은 체 만 체 혼자 생각에만 잠겨 있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40여 년 만에 처음이었는데...” 


이 대리는 예상보다 좋은 효과에 남몰래 쾌재를 불렀다.




# 지수의 방



블로그 댓글을 확인하던 지수는 어느 비밀댓글을 확인하고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남편은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지수는 떨리는 손으로 댓글을 다시 읽었다.


  저는 김지석 씨의 약혼녀입니다. 제 블로그에 들어오셔서 확인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곧 결혼할 예정인데, 신랑 될 사람이 확신을 못 가지네요. 

예전 여자친구가 배신한 기억 때문에 저도 떠날까 봐 두렵다고요. 

실례를 무릅쓰고 여쭤봅니다. 

그때 제대로 된 이별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자친구가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저와 함께, 그가 여자를 다시 믿을 수 있게 해 주시는 건 어떨까요? 

지수 씨가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그도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지수는 그 댓글을 삭제하려다가, 댓글의 아이디를 타고 블로그에 들어갔다.

예전 만났던 그 남자가 어떤 여자와 찍은 웨딩사진들.

영영 오해로 남은 마지막.

지수는 사진 속 무표정한 옛 남자친구를 보며 갈등에 빠졌다.

 



# FLC(첫사랑수색대) 사무실


김 과장의 얼굴과 007의 얼굴을 정교하게 합성하던 008,

자신이 개설한 가짜 블로그에 띠링, 댓글이 달린 것을 확인하고 007에게 연락했다.


“타겟, 준비 완료!”




# 어느 카페 안




자리에 앉아 있던 지수는 초조하게 시계를 확인했다.

김 과장의 가짜 약혼녀로 분장한 007이 막 카페에 들어가려던 찰나, 지수 옆의 딸이 조금씩 칭얼거렸다.

지수는 더 못 기다리고 자리를 뜨기 위해 서둘러 일어서 카페를 나갔다. 

숨어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던 007이 그녀를 잡으려고 따라가는데, 마침 들어오던 김 과장과 마주칠 뻔하고 간신히 얼굴을 숨겼다.

김 과장은 방금 나간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카페로 들어갔다.

그는 텅 빈 카페를 둘러보더니 시계를 보며 투덜거렸다.


“뭐야, 차에 문제 있다고 바쁜 사람 불러내더니 왜 아직 안 나왔어?”



김 과장은 신경질적으로 사고 차주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빈 테이블 위에 놓인 반쯤 빈 커피잔과 편지봉투를 발견했다.

아까 지수가 앉아 있던 자리.

무심히 지나가려던 김 과장, 편지 봉투에 자기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흠칫 놀랐다.


- 지석 오빠에게.



김 과장은 그 글씨체가 너무도 낯익어 순간 전율이 흘렀다.

그는 이끌리듯 슬쩍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한 장의 편지가 담겨 있었다. 해묵은 기억만큼, 종이도 빛바래 있었다.




 오빠, 오빠에게 연락이 없는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

그 날 오빠가 그렇게 가버려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

오빠에게 그런 모습 보이기 싫어서, 바보 같은 과거에서 도망치지 않고 제대로 마무리하려고 오빨 보내고 그 자리에 남았었는데, 생각해보니 오빠를 먼저 챙겼어야 했던 것 같아.

오빠가 화가 많이 난 거 이해해.

그치만 나 누구보다 오빠를 사랑해. 그러니까 오빠, 연락 좀 받아줘.

다시 목소리 듣고 싶고, 오빠 웃는 모습 보고 싶다.

 



김 과장은 불현듯 편지를 쥐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 카페 밖...


이미 보이지 않는 익숙한 뒷모습, 김 과장은 애타게 그 뒷모습을 찾아 제자리를 맴돌았다.

그때, 저쪽에서 풍선아트를 하는 키 큰 피에로가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눠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수의 딸도 피에로에 정신이 팔려 있었고, 지수는 까르르 웃는 딸을 지켜보고 있었다.

누군가 자신의 팔을 잡고 끌어당기는 바람에 놀라 돌아본 지수는 헉, 하고 숨을 내뱉었다.


“지수야.”


동시에 피에로를 바라보고 있던 지수의 딸도 함께 돌아보았다.


“엄마, 누구야?”


지수와 똑 닮은 딸을 보고 김 과장은 지수의 팔을 놓았다. 몇 걸음 물러난 그는 애써 웃었다.


“미안.”


지수는 그런 그의 옷깃을 덥석 잡았다.


“잡았다!”


지수는 김 과장의 손에 들린 편지를 보며 조금 슬픈 듯, 하지만 밝게 웃었다.


“오빠, 그때의 일 말이야,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 미안해. 이제 와서 아무 소용없지만.”


잠시 그녀는 한숨을 푹 내뱉었다. 

김 과장도 떨리는 목소리로, 오래전 하지 못했던 말을 이었다.


“오해였구나.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네 앞에서 그 남자에게 한마디도 못한 내가 바보 같고 한심해서, 그때부터 남들에게 주눅 들지 않으려고 더 큰 소릴 내며 살아왔는데... 하하... 여전히 바보 같구나, 난...”


“엄마, 집에 가자아.”


지수의 딸이 말 모양 풍선을 안고 지수를 졸랐다. 지수는 딸을 안아 들고 씩씩하게 웃었다.


“오빠, 오랜만에 얼굴 보니 좋다. 난 오빠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나처럼.”


지수와 딸이 밝게 손을 흔들며 가는 모습을 본 김 과장은 손에 들고 있던 편지를 다시 펼쳐보다가, 허탈한 듯 후련하게 웃으며 편지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피에로 분장을 하고 있던 008은 007에게 사인을 보냈다.


미션, 컴플리트!




# 김 과장의 사무실



김 과장을 훔쳐보던 직원들, 걱정스럽게 속닥거렸다.


“어디 아픈가?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안 하던 짓을 한다잖아.”


“그래도 저렇게 웃고 있으니, 죽상일 때보단 살 만하네요.”


“이 대리!”


갑작스런 김 과장의 부름에 화들짝 놀란 이 대리, 후다닥 달려갔다.


“여기 표 계산이 틀린 것 같은데.”


“예, 옙! 바로 고치겠습니다!


“됐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다음부턴 주의해.”


직원들, 더욱 놀란다.


“이건 최소 한 달짜리였는데!”


“우리 김 과장이 달라졌어요!” 




살얼음판이던 이전과 달리 훈훈한 사무실 분위기.

그들 뒤에서, 비밀을 간직한 채 씩 웃는 이 대리!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