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꾸밈 요소
안녕하세요. 화제만발 가족 여러분~오지라퍼입니다!

찌는 듯한 더위 앞에 맥도 못 추고 요즘 같은 날씨에는 정말 바다로 훌~쩍 떠나고 싶은데요. 망망대해에서 수영하며~ 음식을 먹으며~ 며칠을 그렇게 지내고 싶은데… 실제 그 생활을 하신 분이 계시죠.

바로, 국내 최초로 단독 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입니다.

13m 요트로 4만1,900여km 지구 한 바퀴를 돈 그를 만나는 두 번째 시간! 

바다 위에서 살았던 209일간, 그는 어떻게 지냈을까요? 오지라퍼가 직접 김승진 선장님을 만나봤습니다.




"홀로 요트를 타고 파도와 폭풍우를 숱하게 만났지만 어느 항구에도 기항하지 않고

육상지원팀으로부터 기상 정보를 받은 것 말고는 어떤 원조도 받지 않았다.

그렇게 악착같이 태평양, 남극해, 대서양 인도양을 지나 세계일주를 한다."

바로, '단독, 무기항, 무원조 요트 세계일주'입니다  

 

김승진 선장은 세계에선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성공한 '단독, 무기항, 무원조 요트 세계일주'를 국내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김 선장은 후지산케이TV 외국인 1호 정사원으로 일한 프로듀서 출신입니다. 30대 후반에 한국의 한 프로덕션에 스카우트돼 다큐멘터리 PD로 일하다 프리랜서 PD로 전향했는데요. 그 무렵 훌쩍 떠난 뉴질랜드 여행에서 처음 요트를 접했고 이내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합니다.

 

※ 인터뷰 질문지는 <삼성화재 트위터>를 통해 받았습니다.

 

지난 인터뷰 살펴보기▽

[삼성화재 세상을 만나 봄 인터뷰] 9편 : 단독 무기항 무원조 요트 세계일주 항해 김승진 선장, 그가 지구를 만나는 법 1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출발하자마자 내내 잠을 자셨다고 지난번에 말씀하셨는데요. 생각보다 평화로운 출발이었나 봐요? 


직접 준비 기간은 1년 정도 걸렸죠. 그런데 혼자 힘으로 '단독, 무기항, 무원조 요트 세계일주'는 불가능해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분들 도움으로 요트 장비를 보강하고 개조했습니다.

요트 세계일주는 일반적인 항해와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개조를 꽤 많이 해야 해요. 일단 발전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가장 좋은 게 태양에너지를 전력화시키는 장비죠. 이번 일주에서 태양광 충전 장치는 국산 장비로 설치했어요. 단 한 번의 고장 없이 아주 훌륭했어요. 문제는 '펄링(세일을 말았다가 폈다 하는 장비)'이었죠. 출발 전 모든 장비를 점검하고 불필요한 것은 교체했는데 자금이 부족해서 펄링은 교체하지 못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출발한 지 겨우 2주… 태평양에 들어간 지 얼마 안돼서 펄링이 부러진 거예요.

스테인리스 철을 찾아서 대충 성형해서 부러진 부분을 접합시켰어요. 고치고 나니 펄링의 길이가 짧아졌습니다. 지금도요. 하하.

 

내 뜻과 다르게 '세계일주'가 실패로 좌절될까 걱정했죠. 일 년을 준비했는데 겨우 2주 만에 실패로 돌아가면 얼마나 준비 기간이 아깝고 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들 얼굴을 어떻게 볼 수 있어요!  

도와주신 분들 얼굴 떠올리면서 두 달 동안 요트만 계속 고쳤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2개월 후에는 태풍에도 무사한, 거의 완벽한 요트로 만들 수 있었죠. ^^*

 

 

(질문자 ID: 길봉 님)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일상이 가장 아름다웠어요. 특별히 어떤 지점이 아름답다! 그게 아니라… 그냥 배 위에서 보내는 일상 자체가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거의 매일 저녁 노을을 봤습니다.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안심, 내일에 대한 기대감! 노을을 바라보며 매일 매일, 행복한 감정을 느꼈어요. 일찍 저녁을 먹고 바닷물로 샤워하고 바다 위 노을을 감상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 시간이었죠.

 

 

 

김승진 선장님이 찍은 풍경 사진 중엔 유독 일몰 사진이 많다.

바다 위로 사라지는 저녁해를 보며 무사히 하루를 보낸 것에 대해 매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는 김승진 선장!

하루를 무사히 마감할 수 있는 기쁨. 그 감사한 마음이 저녁노을을 더 빛나게 보이게 한 건 아닐까?

 

(질문자 ID: 아싸 님) 케이프혼을 찍었을 때 어떠셨어요?


출발하기 전 '케이프혼'의 등대를 촬영하라는 미션을 받았어요. 

케이프 혼은 '선원들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놓은 지역이에요. 최대 10m의 파도, 100km/h가 넘는 바람이 자주 부는 극한의 바다인 거죠. 그런데 제가 도착한 날은 날씨까지 안 도와주는 겁니다. 그래도 미션인데 해야죠. 힘겹게 가서 등대 사진 촬영에 성공했죠. 그런데 육지지원팀이 날씨가 안 좋아서 '등대 사진은 찍지 말라' 말하려고 했다는 거예요. 벌써 등대까지 찍고 왔는데!  하하하~

 

'케이프혼'을 갔다 온 사람에게만 주는 귀걸이가 있대요. 거기 통과할 정도의 뱃사람이라면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항해 중에 사고라도 당하면 수습을 부탁한다는 의미를 가진 귀걸인 거죠! 왼쪽 귀에 달고 있으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통과한 모험가이고 오른쪽 귀에 달고 있으면 동쪽에서 서쪽으로 통과한 모험가라는 뜻이라네요.


 

 

요트 위로 넘실거리는 파도가 금방이라도 요트를 덮칠 것 같다.

이런 파도를 모두 이겨냈다니 '김승진 선장'의 도전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새삼 실감 난다.

 

 

케이프 혼이나 중요지점을 통과했을 때 세리모니는 따로 했나요?


처음 적도를 통과할 때는 밤이었어요. 카메라를 다 설치해놓고, GPS 촬영도 해놓고 딱 통과한 다음 술 한잔 했어요. 자축 주였죠~ 출발 전 럼주 하나를 선물 받았는데… 기념으로 그 럼주와 맥주를 한잔 했죠. 그런데 나중엔 얼굴이 새빨개져서 한참 동안 취기가 안 가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질문자 ID: 슈가걸 님)  다큐멘터리를 봤는데요. 유빙을 만났을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실제론 어떠셨나요?


항해하면 위험한 순간이 찾아오는데요…. 가장 섬뜩했을 때는 남극해에서 유빙을 만났을 때예요.

'사면유빙'이랄까요? 어디를 봐도 유빙 천지인데…. 순간 방심하면 휘웅~.

 

 

 

'사우스조지아 섬' 주변에서 발견한 유빙들. 남극해의 유빙은 세계일주의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유빙을 발견한 경이로움 때문에 일부러 다가갔다는 '김승진 선장'. 그는 천상 모험가다.

 

큰 유빙의 경우 그 지름만 해도 400~500m에 달해요. 그 위에서 사는 동물들도 있고요.
부딪힐 경우에 배 파손은 물론, 목숨도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유빙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날이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거기에 안개까지 온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코앞까지 다가온 유빙을 발견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상한 건 그렇게 위험한 상황인데도 가슴이 막 뛴다는 거예요. 웃기죠?

 


(질문자 ID: 슭곰발 님)  선장님을 계속 따라오던 '이리와'가 보고 싶지 않으세요?


물론 보고 싶죠. 얼마나 정이 들었는데요. '이리와'는 앨버트로스라는 새예요. 날개를 펼치면 정말 크죠. 새 중에서도 가장 큰 새에 속할 거예요. 방송에는 '이리와' 한 마리만 나왔는데… '이리와', ' 저리가', '비켜', '순악질', '누더기' 등 여러 마리가 있어요. 그 무리가 계속 요트를 쫓아온 거죠. 재밌었어요.  

특히, '이리와'와 정이 많이 들었는데…수많은 바닷새 중 검은 무늬와 점으로 '이리와'를 구별했죠. 신기하게도 갑판에 나가 제가 날갯짓하듯 팔을 흔들면 '이리와'가 날아와 배 뒤편에 앉았어요. 소름 끼칠 정도로 저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어요. 

폭풍이 치는데도 '이리와'가 제 요트 주위를 빙빙 돌았어요. 그 폭풍 속에서도 제 주변으로 내 앉으려고 몇 번씩 노력했죠. 요트를 쫓아 오려고 안간힘을 써요. 그러니… 정이 안 들겠습니까?  

 

 

 

그의 항해에서 유일한 동행자였던 새들. 멸치 하나도 나눠먹는 사이라고 할까~

작은 거 하나라도 나누는 그의 넉넉함이 많은 친구들을 배로 불러 모은 것 같다.

 

언제까지 '이리와'와 여행을 다니셨나요?


태평양에서 만나서 대서양, 인도양까지 계속 쫓아 왔죠. '이리와'는 약 2개월 이상, 항해의 3분의 1정도 넘는 기간을 함께했어요. 적도 지방을 넘어가면 앨버트로스도 날씨 때문에 못 쫓아오거든요. 시한부 만남인 거죠.

헤어지기 전 뭔가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풍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아껴두었던 고기 캔 한 통 전부 다 줬어요. 계속 달라고 '꽥꽥' 거려서 웃다가 또 한 통을 땄죠. (요트 위에서 고기 캔이 얼마나 귀한 음식인지… 걔들이 아는지 몰라~) 걔들이야 물고기 잡아서 먹으면 되니까요. 

적도까지 북상하니까 3일 쫓아오더니 안 오더라고요.

 



7개월간 요트 위에서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 살았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자, 선장님은 무인도에 간다면 무엇을 챙기시겠어요? 단 세 가지만 챙길 수 있습니다.  


서바이벌의 의미로 물어보신 거라면 칼, 로프, 비닐봉지를 챙겨가겠습니다.

 


비닐봉지요?


비닐봉지 하나 있으면 집도 지을 수 있어요. 생존하는 데 전혀 지장 없어요. 커다란 비닐봉지가 없어도 뭐… 칼, 로프만 있다면 집을 지을 수 있긴 하죠. 칼만 있으면 작살을 만들 수 있으니 음식도 문제없어요.

 

 

 

 

세계일주를 하다 보니 적도에선 더위를, 남극해에선 추위를~ 모든 기상이변을 요트 위에서 만났다!

50대라는 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체력이 강한 김승진 선장.

분명 30대인 오지라퍼 보다 체력이 좋을 것 같다~

 

 

(질문자 ID: 싱잉 님) 20대 청년들이 김승진 선장님과 같이 요트 혹은 다양한 방법으로 세계일주에 도전한다면 조언해주고 싶은 건 어떤 것인가요?~^^


조언이라고 하면 좀 건방진 것 같고요. 같은 지구에서 동시대에 살아가는 동반자나 친구로 이야기하자면 20대 때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건 다 하세요. 지구는 물방울이에요. 아름다운 별이죠. 우리는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거예요. 아낌없이 사랑하세요. 아낌없이 주변을 사랑하고 하고 싶은 걸 모두, 하다 보면 인생의 목표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미래를 걱정하면서 현재를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을 즐겁게 살아야 미래도 즐거운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두 가지를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어요. 무기항 세계일주를 했다면 이번엔 기항세계일주, 육지의 항구를 들러가는 거죠. 물론 한 번 해봤는데요…. 이번에 혼자가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사람에게 이걸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의 즐거움을 너무 몰라요. 어떤 국민보다 열심히 살잖아요.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항세계일주를 즐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요2~3척 정도 준비해서 릴레이 기항세계일주를 준비하고 싶고요. 또 다른 하나는 무기항 완주를 했으니까. 이번엔 기록면에서 다시 한 번 완주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어떤 위기에서도 도전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김승진 선장!

망망대해에서 외롭지 않았냐는 오지라퍼의 질문에 한 번도 외로운 적이 없었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요. 오히려 하루하루가 즐겁고 기대됐다고 합니다. 김승진 선장을 만나고 하나는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는 분명 뼛속까지 천상 모험가이죠. 그래서 그의 모험은 '단독, 무기항, 무원조 요트 세계일주'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거죠! 다음엔 어떤 모습으로 김승진 선장을 마주할지 벌써 기대됩니다. 

 

사진 제공: 김승진 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