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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친 일상 속에 '행복'이란 단어가 참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차분한 마음으로 꼼꼼히 읽어보세요.

이번  생활 속 심리학 이야기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시작할게요!


  며칠 전, 재미난 기사를 읽었습니다. 취향이 없는 개인이 이른바 브랜드 열풍을 일으킨다는 기사였죠.  그리고 가슴 아픈 기사도 접했습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자살률 1위라는 것. 처음 듣는 이야기도 아닌데 왠지 더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온갖 열풍에 휩쓸려 자기 색깔을 잃어 가는 사람들, 가장 열심히 일하지만 행복지수는 늘 하위권을 맴도는 나라.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처음 만나는 자유>라는 제목으로 2000년에 개봉된 영화, <Girl, Interrupted>는 실제 정신병동에서 2년간 생활했던 작가의 자서전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열정적인 여배우 위노나 라이더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고, 안젤리나 졸리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었죠. 극 중 위노나 라이더(수잔나 케이슨)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자살미수로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또래 소녀들을 만나게 되죠. 안젤리나 졸리가 열연한 '리사'는 그들의 리더 역할을 합니다. '클레이 무어'라는 정신병동, 그 안에서 지켜야 하는 규율들에 저항하며 끈끈해진 이들은 또 다른 작은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각자의 아픔이 드러나고 한 소녀의 죽음을 계기로 주인공 수잔나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과 만나게 되죠. 곁에서 가만히 그녀의 아픔에 공감하는 간호사를 통해 자신의 문제에 직면할 용기를 얻게 되고, 심리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조금씩 그녀는 변화합니다.

 

  어떤 이들은 우리말 제목이 영화의 이미지를 깎아내렸다고 하지만, 작품의 주제를 매우 정확히 짚어 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주인공의 독백이 상기시키듯, 미쳤다는 건 단순히 의지가 없다거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클레이 무어'에 모인 소녀들은 약을 버리고 혹은 지나치게 먹고, 치료에 참여하지 않으며 징계받을 사건으로 퇴원을 미루지만 누군가 그 곳에서 벗어날 때면 갇혀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화를 내고 무력감에 빠집니다. 그들은 정신병동에 갇혀 있다는 사실 이전에 무언가에 가로막혀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 있는 것이죠. 어릴 적 나의 소중한 것을 박탈당한 사건에, 나를 버린 가족들에 대한 분노에, 나를 이용하고 짐승처럼 자기 욕구만 챙기던 아버지의 그늘에... 굴뚝이 꽉 막혀 더 이상 연기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처럼, 그들의 삶은 과거의 상처로 인해 잠시 중단되었을 뿐입니다. 어쩌면 내가 처한 환경에서, 그로 인해 파생된 내 안의 두려움에서 한 번도 자유롭지 못했을 그녀들의 이야기에 '처음 만나는 자유'란 제목은 적절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토록 꽁꽁 묶여 있던 상처 입은 마음은 어떻게 자유를 찾게 되었을까요?

 




  첫 번째는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입니다. 그들은 각자 다른 상처를 안고 있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들이었지만 서로에게 누구보다 완벽한 상대가 되어 줍니다. 화상 입은 얼굴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에 좌절한 폴리의 방문 앞에서 수잔나와 리사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줍니다. 그녀의 동심을 깨우고 함께라는 걸 알려 주는 적극적인 공감이었죠. 비록 간호사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취침시간을 어긴 그녀들은 징계를 받지만, 그 상황에서 친구의 상태를 나몰라라 하며 아무렇지 않게 잠들었다면 그것이 더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요? 그들은 미숙했지만 공동체 안에서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나누고 공감할 줄 알았으며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 갔습니다. 아버지에게 성적학대를 당해온 사실을 인정하고 수치심에 자살한 데이지를 향해 수잔나가 한 말처럼, 그녀의 상황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죽고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을 잊고 싶은 그 심정'은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감'입니다. 이처럼 아직 의사와는 어렵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누군가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으며 깊은 공감을 통해 꽉 막혀 있던 굴뚝에서 조금씩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더불어 중요한 것은 바로 '직면'입니다.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죠. 수잔나의 퇴원을 앞두고 분노하는 리사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채 정신을 잃고 상대를 할큅니다. 도망치던 수잔나는 리사를 바라보며 소리칩니다. '너는 이미 죽었다'. 남 탓을 할 뿐, 당당해 보이지만 실은 끊임없이 자학하는 리사의 심정을 대신 읽어 준 셈이죠. 리사는 순간, 손목을 그으려던 행동을 멈추고 뜨거운 눈물을 흘립니다. 그녀 안의 진심이 조금씩 자유를 찾아가는 장면은 감동적입니다. 진실과 마주하는 것은 그것이 주는 감동만큼이나 무겁고 힘겨운 일입니다. 아프지만 피하지 않고 바라볼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닌 나의 삶을, 나의 취향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행복연구센터를 운영하는 최인철 박사는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유로운 상태'라고 합니다. 이는 무례한 것과는 달리,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사회에 행복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내 취향을 갖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펼치며 그것을 기꺼이 수용하는 사회가 된다면, 브랜드 열풍으로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는 일, 쓸데없는 경쟁으로 귀한 에너지를 다 소모해버리는 일, 결국 절망 속에 빠져 삶을 포기하는 일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나요? 마음을 열고 상처를 바라보며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참으로 간절한 계절입니다.


[생활 속 심리학 이야기] 12편. 아이를 키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