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꾸밈 요소


안녕하세요, 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오지라퍼 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은 주변환경 이나 다른 사람의 비난에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며,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인 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 !  지금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내가 원하는 행복을 찾기 위해, 진짜 나는 누구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 이계정 상담심리전문가와 함께 할게요~


 어릴 적 등산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자주 산에 다녔습니다. 둔한 몸을 이끌고 산을 오르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피로를 날려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한 번은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 그림 같아!'라고 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에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그림은 자연을 보고 그린 것인데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에 빗대는 표현이 불편했던 걸 보면, '원본이 복제본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이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는 진짜와 가짜, 원본과 복제본에 관하여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줍니다. 영화의 전개는(결말마저도!) 결코 친절하지 않지만, 그야말로 멋진 두 남녀가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마을 투스카니 지방 곳곳을 걷고 또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입니다. 첫 장면은 영국 작가 제임스 밀러(윌리엄 쉬멜 분)의 강연회로 시작됩니다. <기막힌 복제품>이란 책으로 이탈리아에서 상을 받은 그는 '잘 만든 복제품 열 원본 안 부럽다'는 부제에 대한 해명으로 강연을 시작합니다. 뒤늦게 객석으로 등장하는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 엘르(줄리엣 비노쉬 분). 맨 앞줄에 앉아 작가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짝사랑에 빠진 어린 소녀처럼 반짝반짝 빛납니다.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며 홀로 아들을 키우는 그녀는 복제품을 옹호하는 작가의 글에 반감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그에게 깊이 매료된 것처럼 보입니다. 결국 그녀는 작가의 시골 투어 가이드를 자처하게 되고 우리는 중년에 접어든 두 남녀의 아슬아슬한 여행길에 동행하게 됩니다.


 심리치료 분야에서 고전적인 정신분석이론에 반기를 든 프릿츠 퍼얼스(Fritz Perls) '게슈탈트 치료'를 창안합니다. 게슈탈트(Gestalt), 전체, 형태, 모습 등의 뜻을 지닌 독일어로 '전체는 부분의 합 그 이상이다'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 인간의 어떤 특성은 관계 안에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특정 요소에 대한 분석 그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존철학의 영향을 받은 게슈탈트 치료는 객관적인 실체의 존재를 부정하고 현상학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따라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만남 자체-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서로의 감정과 욕구, 행위-에 초점을 맞춰 상담을 진행하게 됩니다.


 <사랑을 카피하다>는 결말을 열어 둔 채 남녀의 대화에 몰입하여 순간의 의미를 찾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과정 지향적인 영화입니다. 여자는 원본의 가치를 주장하지만, 아들과의 소통을 이루도록 도와준 복제품은 자신의 삶에서 진품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걸 알고 있죠. 작가가 영감을 얻는 '기막힌 복제품'은 바로 시뇨리아 광장에서 모자(母子)가 바라보았던 가짜 다비드상 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따뜻한 대화가 오고 가진 않았지만, 여자의 중요한 역사가 남자의 작품이 되었다는 점에서 극적인 접촉을 이루고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 이순간 함께 할 것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의합니다. 결국 주변 사람들의 오해(?)로 부부가 된 둘은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기도, 화해하고 애틋해지기도 하며 결말로 향해갑니다.

 


 부부의 역할극 역시 흥미롭습니다. 앞서 언급한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과거의 어떤 장면이나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장면들을 보다 생생하게 경험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실험해볼 수 있도록 '빈 의자 기법' 등을 사용합니다. , 현재 없는 누군가가 내 앞의 빈 의자에 앉아 있다고 상상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그 순간 올라오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며 좌절된 욕구를 찾아 자유롭게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영화에서도 두 사람은 가짜 부부의 역할을 통해 현실에서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새로운 관계로 발전하게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싸움에 열을 올리는 여자는 실제로 참고 인내하는 편이었을 수도 있고, 단순하게 살아가라며 무던하게 버티는 남자는 현실에선 누구보다 복잡하여 쉽게 질척해지는 사람이었을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가짜부부라는 가벼움 속에서 모험을 시도하고 자유로운 자기표현의 역사를 새로 만들게 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이 진짜 부부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을 알려 주진 않은 채 끝나 버린 것이 조금 야속하긴 하지만,

영화 속 두 남녀는 그리고 관객들은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 애를 씁니다. 심리치료의 근본 목표도 '참자기'를 찾는 것이죠. 그러나 참자기는 지금 이순간 변화하는 나 그 자체이지, 고정된 실체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의 욕구를 바라보고 스스로 선택하는 것. 매 순간 나와 나, 나와 너의 관계에서의 연결을 알아차리고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상대가 만들어 낸 나의 이미지에 사로잡히지 마세요. 그와 나의 관계가 만들어 낸 이미지의 결과는 서로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혹 내게 중요한 사람이 나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내린다면, 관계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관계에서 상대의 어떤 욕구가 좌절되었는지 대화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 과정을 통해 그에게 나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습니다.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고흐의 작품을 보고 나서야 프랑스 남부 아를르의 풍경에 매료되었다는 고백을 합니다. 화가는 단지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느낌을 담아 자연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는 그 결과물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탐험할 용기를 얻습니다. 이처럼 원본과 복제본의 상호보완성은 우리 개개인의 삶에서 나와 나의 이미지, 나아가 변화 무쌍한 관계 맺기의 즐거움을 반영해주는 것 같습니다.

 

 문득 제 옆에 놓여진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눈길이 갑니다. 호퍼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밤샘하는 사람들(Nighthawks)>, 물론 복제품입니다. 소중한 인연이 선물한 이 그림은 신기하게도 어떤 날은 매우 고독하게, 때론 따뜻하고 활기 차게 보입니다. 아마도 그 순간 저의 감정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이겠죠. 살아가며 우리의 인연도 조금씩 다른 의미로 새겨지지 않을까요? 삶은 예측할 수 없어 한없이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지난 칼럼 보기   

[생활 속 심리학 이야기] 5편. 절망 속에서 찾은 희망    

[생활 속 심리학 이야기] 4편. 나를 위로하는 처절한 의식, 폭식증

[생활 속 심리학 이야기] 3편. 행복을 이어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