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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부산에서 완도항까지 4시간 넘게 가야 하고, 완도항에서 다시 배를 타고 50분 정도를 더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섬이다. 그 만큼 가는 길이 멀고 험하기에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된 섬, 청산도.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1993)’로 널리 알려졌다고 하지만, 사실 2006년 ‘봄의 왈츠’라는 드라마의 아름다운 화면으로 접하기 전까지는 낚시꾼들이나 찾는 외진 섬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2006년 드라마 촬영 이후 한국관광공사에서 대대적인 팸투어를 시작했고, 각종 매체를 통해 청산도의 유채꽃 사진이 널리 퍼지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걸로 안다. 그 뒤에는 완도군의 의지와 열정, 청산도 주민들의 숨은 협조와 노력이 있었고. 오늘날 청산도에는 주말이면 주민들의 4배가 넘는 여행객들이 방문한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선정된 청산도. 하지만 갈 길이 먼 만큼 청산도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결코 느리지 않은 것 같다. 배 시간에 맞추느라, 한 번만에 청산도의 모든 걸 다 보려고 하느라 ‘패스트(fast), 패스트’로 돌아보는 섬은 아닌지...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청산도. 그곳은 여행지라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시골일 뿐이다. 청산도를 잘 이해하기 위해 꼭 해 보면 좋을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느릿느릿, 슬로시티 청산도의 슬로길 걷기


<청산도의 슬로길>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청산도를 제대로 느끼려면 11개의 ‘청산도 슬로길’을 걸어 보자. 사랑길, 낭길, 돌담길, 노을길 등 그 이름도 어여쁜 슬로길은 섬 전체를 빙 둘러싸며 서로 이어진다. 그리 힘들지 않은 코스도 많고, 가다가 지치면 그만 걸어도 되고. 슬로길을 걷다 보면 코 끝을 스치는 유채꽃 향기, 마늘 냄새, 바람의 느낌으로 저절로 힐링이 된다. 다리가 아프면 지나가는 트럭을 얻어 타는 재미도 느껴 보고.



2. 봄의 청산도는 유채꽃!


<당리마을의 유채꽃>


제주도보다 더 아름다은 청산도의 유채꽃. 매년 4월이면 청산도에서는 ‘슬로우걷기 축제’가 열린다. 4월의 청산도는 온통 유채꽃밭.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당리마을 외에도 청산도는 군데군데 유채꽃을 심어 놨다. 알싸한 유채꽃 향기에 취해 정신을 잃어도 마냥 행복하다.



3. 서편제의 주인공이 되어 걸어보기


<서편제 재연>


‘서편제’의 촬영지였던 당리마을. 청산도를 널리 알린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돌담길을 따라 창이라도 한곡 뽑으며 걸어보자. 4월 매 주 토요일에는 서편제 장면을 재연하는 이벤트가 열린다. 진도아리랑을 들으며 우리 모두 서편제의 주인공이 되어 보자.



4. 호랑이를 닮은 범바위에 올라가 거북이 찾기


<청산도 범바위>


청산도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바로 범바위. 이곳에 올라가면 거문도와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 고개를 돌려 오른쪽으로 보면 청산도의 전경과 거북이를 닮은 화랑포가 눈에 들어온다. 옹기종기 모여사는 청산도의 삶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범바위로 가보자.


<범바위에서 본 화랑포>



5. 아름다운 장기미 해변에서 공룡알 찾기


<청산도 장기미 해변>


청산도는 섬이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그 만큼 공기가 상쾌하기 때문이다. 섬의 습한 기운이 전혀 없어 살기에도 좋은 곳. 이곳의 바다 물색도 그래서 더욱 곱다. 방송에 나와 유명해진 해수욕장도 있지만, 그 보다는 조용한 장기미 해변을 추천한다. 세월이 만들어낸 신비를 공룡알 모양의 몽돌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미 해변의 공룡알 모양 몽돌>



6. 상서리 돌담마을을 조용히 거닐며 청산미소[牛]와 인사하기


<상서리 돌담마을>


청산도 전체에 돌이 많아 돌담도 많지만, 상서리는 마을 전체가 꼬불꼬불 돌담길로 이어져 명품마을로 지정되었다. 특히, 상서리에는 돌로 만든 소 우리도 있어 돌담을 통해 ‘청산미소(청산도의 미소가 아름다운 소)’와 인사도 나눌 수 있다. 아직도 소가 쟁기질을 하는 곳, 그곳이 바로 청산도다.



7. 구들장 논을 보며 청산도민들의 지혜를 느껴 보기


<청산도 구들장논>


얼마 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호로 지정된 ‘청산도 구들장논’. 농토가 적고 물빠짐이 심한 지형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마치 구들장을 놓듯 돌을 쌓아 바닥을 만든 뒤, 그 위에 다시 흙을 부어 논을 일군 것으로 지형을 극복하려 했던 청산도 사람들의 지혜가 느껴지는 곳이다. 농사 짓다가 배 고프면 구들장논의 구들장에 삼겹살을 올려 놓으면 익는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8. 마늘밭과 청보리밭 거닐기


마늘밭에서 나는 향긋한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는지? 청산도에 유채꽃만큼이나 흔한 것이 마늘이다. 유채꽃과 어우러져 초록빛깔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마늘과 청보리. 논농사가 잘 안 되기에 파나 양파, 고구마를 심어 수확을 한다고. 청산도는 섬이지만 어업 인구는 5%에 불과하다. 섬도 결국 ‘땅’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청산도의 청보리는 식용보다는 관상용이 더 많다. 완도군에서는 여행객들을 위해 4월말까지 청산도민들에게 청보리 수확을 자제 해 달라는 방송까지 한다. 청산도의 청보리는 대부분 식용이 아닌 관상용이며, 수확 후 소의 사료로 판매한다.


<청산도 청보리밭>



9. 느림의 미학 청산도에서는 밥상도 슬로 밥상


<느림섬 여행학교 슬로밥상>


폐교가 된 청산중학교 분교를 ‘느린섬 여행학교’로 리모델링하였다. 이곳에선 숙박도 가능하지만, 청산도산 재료로 만들어 보는 슬로푸드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사전 예약에 한해 청산도 특산물로만 만든 ‘슬로 밥상’의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청산도산 전복은 물론, 소라, 해삼, 톳 등으로 한상 가득 차린 밥상은 청산도를 입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10. 신흥리 해수욕장에서 일몰 보기


<신흥리 해수욕장>


1박 2일 촬영지로 유명해진 신흥리 해수욕장. 일명 풀등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린다. 그저 한적한 시골의 바닷가일 뿐이지만 서해안의 갯벌을 볼 수 있고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청산도에서 일몰을 보려면 이곳 신흥리 해수욕장으로 가면 된다.


보너스!!  혼자 즐겨서 미안하다면 청산도 전복으로 효도를!


<청산도산 전복>


청산도를 여행하는 내내 함께 오지 못한 양가 부모님 생각이 나서 미안했다. 그 마음을 담아 청산도산 전복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완도산 전복도 유명하지만, 완도 중에서도 청산도 전복은 그 맛을 다른 어느 곳과 비교하기를 거부한다. 그만큼 청정 바다의 보배라 할 수 있다. 청산도 전복으로 원기 충전하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해 보자.


청산도 가는 배를 예약하려면 2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청산도는 인기가 많다. 하지만, 완도항에서는 수시로 임시 배편이 출발하고, 미리 가서 대기하면 배를 탈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차량을 배에 싣고 갈 수 있지만 차 때문에 배를 못 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청산도의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차는 놔 두고 가자. 청산도에는 민박에서 청산도 일주를 해주는 곳도 있고, 청산도 택시나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4월 청산도에 주말 여행객들이 다녀가면 청산도 일대의 각종 나물과 약초가 싹쓸이된다는 말이 있다. 청산도에 쓰레기만 남기고 오지 말고, 청산도 할매들이 직접 캔 나물과 약초는 직접 사먹는 건 어떨까?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는 청산도.

당신이 살아가는 동안 꼭 한번은 가볼 만한 ‘버킷리스트’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추천 숙소>

풍경이 있는 집(숙박 시 승합차로 청산도 투어 제공) : 011-9940-0692

들꽃 민박 : 061) 555-4448

느린섬 여행학교 : 061) 554-6962


<추천 맛집>

느린섬 여행학교(사전 전화 예약만 가능, 한정식) : 061) 554-6962

막끌리네 식당(전복찜, 꽃게장비빔밥, 백반 등) : 061) 552-8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