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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삼성화재 블로그 화제만발 "사랑의 기술"의 외부필진 라라윈입니다. ^^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죽지도 않고 또 온 각설이보다 무서운 발렌타인데이가 돌아왔습니다. 발렌타인데이를 필두로 달이면 달마다 연인들의 축일이 이어집니다. 예전에는 발렌타인 데이를 계기로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렛을 주며 수줍은 소녀같은 마음을 고백하는 날이었는데, 요즘은 연인의 의무 "" 축일일 뿐. 솔로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발렌타인데이가 고백하는 이들의 사랑의 날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선물을 준비해야 되는 분위기가 되면서 몇 가지 생각해 볼 일이 있습니다.



화이트 데이 낚시

초등학교
2학년 때 였습니다. 반에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제일 많이 받은 남자 아이가 한 명 있었어요. 거의 반 아이들 모두에게 받다시피 했는데, 그 친구가 인기가 제일 많아서는 아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를 했던 미술시간에 반 아이들에게 달달한 제안을 했었어요

 "나한테 카드 만들어줘. 나도 니꺼 만들어 줄께. 우리 서로 교환하자."
순진한 초등학교 2학년 아가들은 그 말에 넘어가 그 친구에게 카드를 쓸 생각이 없었다가도 나한테 카드를 준다니, 예의상 그 친구의 카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그런 꼬임으로 반 아이들 거의 전체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고 먹튀를 했습니다.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도 이런 훌륭한 낚시꾼들 꽤 많습니다. 급 연락오는 '친구'인 남자들. 지금 챙겨주면 화이트데이에 눈물 주루룩 감동 이벤트를 해줄 것만 같은 썸남들.. 심지어 남자친구도 수제 초콜릿을 만들어 달라, 지갑을 사달라며 화이트 데이에 더 근사한 것을 해줄듯한 뉘앙스로 낚시를 합니다.
실제로 해 준다면 '낚시'라는 표현을 쓰지도 않겠죠. ^^;
 

화장실 급할 때와 다녀와서는 다른 법. 발렌타인 전에는 "나 초콜렛 줘." 라면서 화이트데이에 너도 사탕 사줄께. 등의 제안으로 초콜릿을 긁어 모아 인기남 코스프레를 하고나서는 먹튀하는 친구들 꽤 많습니다. 화이트데이를 담보로 한 초콜렛 제공은 잘 생각해 보세요.

등가교환의 법칙

우연찮게도 저와 동생은 정확히 한 달 간격으로 생일입니다. 동생이 한 달 전, 제가 한 달 뒤이죠. 저희의 생일 선물은 거의 정확한 물물교환 등가교환의 시간이었습니다. 동생생일에 만원짜리를 해주면 동생도 제 생일날 만원짜리를 사주고, 제가 이만원을 주면 이만원을 주는 식이었습니다. 때로 저보다 인심좋은 동생이 제가 해 준것보다 약간 더 좋은 것을 해주기도 했으나, 저의 투자는 거의 한 달 뒤에 제 생일에 회수 가능하다는 것을 염두해 둔 투입이었습니다.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도 비슷하죠.
발렌타인데이에 수제 초콜렛, 향수, 지갑 같은 것을 선물했으면 한 달 뒤 화이트데이에는 그와 비슷하거나 훨씬 비싼 선물을 기대합니다. 더욱이 남자친구가 돈 버는 직장인이라면 발렌타인데이에 정성 가득담은 선물을 했으면, 화이트데이에는 명품이나 블링블링 악세사리라도 사주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합니다. 내 생일엔 십자수, 니 생일엔 명품가방 상황이 발렌타인데이에는 정성가득 수제 초콜렛, 화이트데이에는 마음 담긴 명품으로 치환됩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 화이트데이를 염두에 둔 여자친구의 투자는 화이트데이 커플 싸움의 예고편이 되기도 합니다.
 

남자들은 사탕을 만들지도 않거니와 여자처럼 정성을 들여 포장을 하고, 여자 구미에 들어맞는 센스 만점 선물을 골라오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화이트데이 당일에 데이트 약속을 했으면 오는 길에 편의점 앞에 잔뜩 놓여있는 사탕 바구니 하나 사들고 오면 다행인 남자친구도 많아요. 심지어 까먹기까지 하는 분들도 있고요. ㅡㅡ;;
 

그러면 발렌타인데이에 사랑과 정성과 돈을 들여 준비한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몹시 서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 라면서 몸을 부르르 떨지 않을 정도로만, 준비하는 것도 편안한 화이트데이의 예고편이 됩니다.

발렌타인데이 선물의 의미는 가출

발렌타인의 의미는 수줍은 고백의 날. 여자가 먼저 고백할 수 있는 솔로탈출 절호의 날이었습니다.
 

순정만화에서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했죠. 볼이 발그레해진 여자 주인공이 인기많은 남자 주인공에게 초콜렛을 건네려고 하는데 이미 그 남자는 다른 여자아이들의 초콜렛에 둘러쌓여 있고, 실망한 여자 주인공이 눈물을 훔치며 뒤돌아 서면 어느 틈엔가 나타난 남자주인공이 그 초콜렛이 가장 받고싶었다며 받아드는 두근두근한 장면.
 

발렌타인의 수줍한 고백이라는 의미 뿐 아니라, 부담이 크지 않은 초콜렛이라는 점도 로맨틱한 요소였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데이 같은 날은 학생, 직장인들의 지갑 여는 날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발렌타인데이 추천 선물을 보면 작게는 몇 만원에서 100여만원을 호가하는 선물들도 넘쳐납니다. 정말 남자친구가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스마트폰, 맥북 같은 것들이라는 겁니다. 발렌타인데이에 편승해 업체들은 남자친구를 사랑한다면 지갑을 열라며 속삭입니다.
 


서로 부담스럽지만 않다면야 발렌타인을 핑계삼아 평소 해주고 싶던 선물 하나 더 해주시는 것도 좋긴 합니다. 그러나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부담되는 선물을 해주고, 화이트데이에 더 좋은 것을 기대하는 계산적인 발렌타인데이를 만들게 되면 행복하고 따뜻하기 보다는 텅빈 지갑에 우울하고 다음달 카드 영수증을 보면서 한숨 나오는 발렌타인데이가 되어 버립니다. 이런 상황이야 말로 발렌타인 데이가 업체의 상술이라며 반감을 가지게 만드는 상황이겠죠. 그렇다고 안주고 안 받자면 가뜩이나 반복되는 일상적인 연애에 추억거리가 더 줄어듭니다. 몇 년을 사귀었어도 기억나는 추억은 몇 가지 안 되기도 합니다.

그런 흘러가는 시간에 매듭을 만드는 의미로 발렌타인데이 같은 날 초콜렛도 선물하고, 이런 날 용기내서 쑥스럽지만 편지도 한 통 써보는 시간을 만드는 것은 강력추천하고 싶습니다. 막상 사귀고 있는 사이라 해도 사귀니까 나를 좋아하겠지.. 라며 그냥 미루어 짐작할 뿐 여자친구가 어떤 마음인지 때로 궁금했을겁니다. 2030 삼성화재 이웃님들의 수줍게 마음을 고백하던 그 때를 떠올리며, 발렌타인데이 본연의 의미대로 따스한 마음을 전하는 행복한 발렌타인 되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