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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삼성화재 블로그 화제만발 '사랑의 기술'의 외부필진 라라윈입니다. ^^
주말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혼자 크리스마스를 잘 보낸 사람에게라면 이런 질문은 다시 한 번 아픈 상처에 소금 뿌리는 듯한 염장이 될 수 있는데, 여기 솔로가 씨익 웃을 수 있는 통계가 있었습니다. 커플이 가장 많이 싸운 기념일이 언제냐는 설문조사에서 커플의 35.8%가 크리스마스를 1위로 꼽았다고 합니다. (2위는 화이트 데이 15.7%, 3위는 100일 기념일 10.2% 등)

남의 생일을 왜 챙겨야 하는지, 종교가 기독교라 크리스마스를 각별히 챙겨야 하는 것도 아니면서 설레발치는 것 때문에 싸웠던 커플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에는 어디로 가나 길도 막히고 커플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곳들은 평소보다 2배 가까운 요금들을 받으면서 서비스의 질은 떨어져서 짜증이 나서 싸우게 되었다는 경우는 더 많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기념일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가 크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새해 첫날, 기념일 같은 날이면 커플에게 행복한 날인 것 같으면서도 커플의 싸움날로 변하나 봅니다.

1. 기념일에 대한 남녀의 차이

여자들의 경우 친구간에도 생일이나 기념일을 잘 챙깁니다. 빼빼로 데이에 친구들에게 빼빼로 한 상자씩 돌리는 것이나, 친구 생일에 문자를 보내주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조촐한 생일파티를 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자들 사이에서 기념일 챙기기는 매우 낯선 풍경입니다. 생일 같은 날 생일빵과 생일파티라고 하여 생일 당사자가 한 턱 내는 문화는 있을지언정 친구들이 선물을 챙겨주고, 발렌타인 데이에 서로 초콜렛을 돌리거나 하는 일은 참 드뭅니다. 그랬던 남자가 갑자기 여자친구를 만나서 20년 만에 바뀌려면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여자는 으레 챙겨왔고, 안 챙기면 여자친구들 사이에서 삐져서 싸움도 났었기 때문에, 남자친구에게도 당연스레 기념일을 챙겨줍니다. 그러나 남자는 책에서 기념일을 안 챙겼을 때 여자가 완전 삐져버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웠을 뿐, 현실에서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떻게 챙겨줘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또는 정말 기념일인줄도 몰라서 무심히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 뒤에 일어날 참사는 불보듯 뻔하죠... ^^:;

게다가 현실은 기념일 챙기기에 있어 현저히 능력이 떨어지는 남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술은 오해를 부추깁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광고에서 기념일을 드라마틱하게 잘 챙기는 남자중 1%가 될까말까한 남자의 모습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여자는 남자에게 그런 모습을 기대합니다. 알아서 센스있게 깜짝 선물을 준비한다거나,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을 예약해 놓는다거나, 어찌되었건 기념일에는 뭔가 다른 데이트 코스가 있을 줄 알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현실의 남자친구는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처럼 센스있게 데이트 코스 쫙 짜놓고 선물을 가슴 속에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슨 날인지도 모르고 만나자니까 나온다거나, 크리스마스인 것이나 화이트 데이인 것은 알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아무 준비도 없이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데이트가 끝나는 순간까지 남자의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다가 정말 아무 준비도 생각도 없었던 것을 아는 순간 실망하고 서운해져서 토라지고, 남자는 데이트 잘 하고 갑자기 토라지는 여자를 보며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할지도 모릅니다.


2. 함께 vs 무엇을

크리스마스, 새해 첫날 같은 날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남자라고 싫은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솔로일 때는 그토록 바랬던 커플 크리스마스니까요. 그러나 남자가 괴로운 점은 여자는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무엇을' 하느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차이점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딱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남자는 그냥 옆에 여자가 있고, 같이 있다는 사실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자는 만나서 함께 있었던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함께 무엇을 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기껏 만났는데 남자친구는 멍하니 의자에 몸을 파묻고 있고, 심심해서 혼자 핸드폰을 가지고 놀았던 데이트라면 여자에게는 데이트 같지 않은 데이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는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같은 날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나 봅니다.
크리스마스에 만났고 함께 있어서 남자는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크리스마스에 만났고 별 일 없이 밥 먹고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다 헤어졌으면 여자는 별 볼일 없는 크리스마스였다고 생각했을 테니 서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에서는 남녀의 다른 사고방식 차이를 한 발 물러서서 이해해 줄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 데이트가 아니라 함께 있는 자체가 좋은 것이 데이트라고.. ^^


3. 누구 vs 추억

크리스마스, 새해, 발렌타인 데이같은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몹시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들을 챙겨두는 것은 그만한 값어치는 있습니다. 최소한 애인의 머릿속에서 "누구?"가 되지는 않을 수 있는 흔적을 하나 더 만들어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헤어지고 나서도, 몇 년이 흐른 뒤에도, 다른 애인이 생겼을 때 조차 손에 박힌 가시처럼 빠지지 않고 따끔거리며 떠오릅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나중에 친구들이 "너 그 때 사귀었던 사람 있었잖아. 왜 그 때 그.." 라고 한참을 설명을 해도 "누구?" 인 사람도 있습니다. 한 때나마 애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했던 사람인데, 이름에도, 설명에도 3분이 지나도록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는 존재감은 참 가엾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추억도 기억도 없으니, 다시 떠올리게 되는 것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과 함께했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 받았던 선물, 크리스마스에 함께 먹었던 음식들은 기억 속에서 지울래야 지울 수 없이 다음 크리스마스면 또다시 툭 튀어나와 버립니다. 더욱이 크리스마스에 함께 했던 장소가 자신이 몹시도 좋아했던 곳이라면, 특별한 기억을 남겼다면 잊을래야 잊기가 힘듭니다.

학창시절에는 분명 1년 1년이 기억에 남게 흘렀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20~30대가 되면 시간이 통으로 흐릅니다. 1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몇 년이 어떻게 갔는지 참 빨리도 지나갑니다. 그 이유는 '기억의 매듭' 때문이라고 합니다. 학창시절은 1년 1년 '학년'이라는 제도, 학년마다 달랐던 담임선생님, 그 때 그 때 달랐던 이벤트들, 입학식, 체육대회, 졸업시험, 입시 등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이 흘러도 고2때, 초등학교 5학년 때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 20~30대에는 그러한 매듭이 되는 기억이 없는 한 몇 년의 시간도 기억이 없이 흘러버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덧없이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쉬워, 매년 신년계획과 함께 흘러버리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특별한 한 해를 계획하는데, 커플의 이벤트 역시 흘러가는 시간을 매듭지어 놓는 추억들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만났던 첫 해, 첫번째 크리스마스, 함께했던 생일들, 같이 갔던 여행, 데이트 이런 일들이 하나하나 매듭이 되어 통편집되어 버리는 시간을 붙잡아 줍니다.

전국민이 들떠있는 것 같은 날들을 덩달아 챙기는 것이 괜히 못마땅하고, 이벤트니 뭐니 챙기는 일은 몹시 귀찮습니다.
하지만 이벤트나 기념일로 흐르는 세월 속에 추억이라는 문신을 새겨둘 수 있다면,
그만큼의 값어치는 분명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다가오는 신년도 특별한 추억들로 가득한 한 해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