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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삼성화재 블로그 화제만발 '사랑의 기술'의 외부필진 라라윈입니다. ^^
며칠 전 저녁을 먹는데 꽤 넓은 식당에 저와 친구만 있다가 어느덧 자리가 하나 둘 들어차, 바로 옆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앉았습니다. 바로 옆 테이블과의 간격이 좁아 이야기가 다 들리는데, 그 분들은 소개팅 자리인 듯 했습니다.

"원래 주말 저녁에는 뭐 하세요?"
"쉬죠."
"직장생활 하면서 주말 저녁이면, 휴식도 해야겠고, 그냥 보내긴 아쉽고 그렇지 않으세요?"
"뭐. 직장인들 주말이 다 그렇죠 뭐."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이 근처에 중국인이 직접 하는 음식점이 있거든요. 거기 가보면.."
"아..네.."

서로 탐색하기 위해 눈치보는 것이 느껴지는 소개팅이 참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혼자 계속해서 어떻게든 말을 이어가려고 애쓰고 있는 남자도 참 힘들어 보이고,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첫 만남의 인상관리를 어찌할지 몰라 어색어색 열매를 먹은 듯한 여자도 참 힘들어 보였습니다.
남자는 남자대로 직장생활에서 배운 낯선이와 밥 먹을 때 자리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선보이느라 애를 먹고 있는 것 같고, 여자는 여자대로 직장생활에서 배운 남자 앞에서 너무나 여성스럽게 리액션을 해주면 안 되는, 적당히 경쟁자의 위치에서 이미지 관리하던 그런 자세 때문에 여대생일 때처럼 남자의 이야기에 반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서로 나이에 걸맞는, 직장 위치에 걸맞는 인상관리를 하느라 힘들어 보였습니다.
나이가 있는 직장인이 소개팅자리에 나오기까지도 쉽지 않았을 텐데, 직장인의 멋없는 소개팅 전개가 남의 일 같지않아 제가 덩달아 저녁먹다 목이 메었습니다. ㅠㅠ


직장생활 시작하고 느꼈던 선배들의 거짓말 중 하나가 바로 연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대학만 잘 가면 멋진 애인은 당연한 옵션으로 따라온다며,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배웠고, 대학때는 직장만 잘 가면 직장 내에서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비슷한 수준에서 괜찮은 짝을 찾게 된다고 했었거든요.
그러나.. 취업의 관문을 넘겨 '직장인'의 자리에 입성을 해도, 연애는 자동해결이 되지를 않습니다.
직장만 가면 사내에서도 짝을 만날 수도 있다더니, 사내연애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우선 회사가 성비가 맞아야 가능성도 있고, 사내연애에서 따라오는 주위 사람들의 훈훈한 관심과 감시의 시선에 꿋꿋할 수 있는 배짱도 있어야 사내연애를 할 수 있습니다.
사내연애가 힘들면, 다시 밖에서 인연을 찾아야 되는데...
한 살 한 살 먹으며 점점 줄어들던 소개팅은 직장인이 되면 더 줄어듭니다.


서로 자기 앞가림하느라 바빠 친구의 인연까지 챙겨주기도 힘들고, 점점 만나는 회사 사람들만 만나다 보니 소개팅을 시켜주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요. 또 친구의 직장이나 연봉 기타 등등 조건과 걸맞는 사람까지 찾아야 하니 대상이 더 줄어듭니다.
어렵게 찾아내도 직장생활에 쫓겨 일이 바쁘면 만남이 성사되기 힘들고...
또는 직종에 따라 그 직장에 다니는 사람 별로라며, 직업 사전심의에 걸려서 만남이 깨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어렵사리 잡히는 직장인의 소개팅인데....
만나서는 '나이도 있고, 직장도 있으니.. 그에 걸맞는..' 머리가 시키는 행동에 열심열심이다 보니 아주 멋없는 예의바르고, 딱딱하고, 실속없는 소개팅이 진행됩니다.


직장인이 되고 나면, 어디에 나가서도 직장인답게 이미지 관리를 하게 됩니다.
OO회사 OO대리, OO직원에 걸맞게 조금은 더 예의를 자꾸 차리려 하게 되고, 학생 때 친구만나듯 쉽사리 말도 못 놓고, 꼭 누구누구씨라며 존칭을 쓰려고 하고, 직장에서 배운대로 흠잡히지 않는 비지니스 미팅처럼 소개팅을 끌고 나가게 되는 증상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직장인의 소개팅이 좀 더 촉촉해지려면, 소개팅에서 만큼은 직장인 마인드를 잠시 내려놓고, 친구 사귀는 아이들처럼 편안한 마음이 다시 한 번 필요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