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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8편 

운동 후 근육통으로 힘들어하고 계신가요?



의욕에 차서 운동을 막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의 발목을 잡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운동 후 찾아오는 근육통이다. 마음먹고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운동과 담을 쌓고 사는 보통 사람도 어쩌다 단체 산행이라도 다녀온 후 어기적거리며 다닌 경험 정도는 다 있을 것이다.


이런 운동 후 통증에는 근육파열이나 관절 손상, 염좌처럼 당장 병원행이 시급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평소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써서 욱신거리고 아픈 단순 근육통, 흔히 말하는 ‘알배김’이다. 이런 단순 근육통은 운동을 오래 해 온 사람보다는 초보자에게, 혹은 새로운 운동을 막 시작한 사람에게 유독 심해서 일종의 입문 의례 정도로 여기기도 한다. 오늘은 그런 알배김에 관해 다뤄보자.



1. 운동 후 통증, 혹은 알배김이 생기는 이유

 


❶ 근육 펌핑


펌핑은 특정 근육만 반복해 운동하면 일시적으로 부풀어 커지는 현상으로, 근육이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물을 최대한 머금는 게 원인이다. 약간 묵직한 느낌은 들 수 있지만 통증은 거의 없다. 많이 걸은 직후 종아리 알이 평소보다 도드라지거나, 근력운동 직후 평소보다 근육질처럼 보이는 것도 펌핑으로 인한 일시적인 착각이다. 


보디빌딩 대회의 무대 뒤편을 가 보면 출전자들이 작은 운동기구로 계속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짧은 시간에 근육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고 무대에 올랐을 때 최대한 펌핑된 모습을 보이려는 마지막 노력이다. 심지어 연예인도 촬영 직전 팔굽혀펴기나 크런치로 상체나 복근을 일시적으로 부풀리곤 한다. 간혹 ‘운동 후 근육이 바로 없어지는데(?) 어떻게 해야 안 없어지나요?’라고 묻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많이 걸었더니 다리에 근육이 생겼다(?)’고 불평하는 여성도 있는데 펌핑은 근육이 아니다, 빠르면 몇 분, 길어도 몇 십 분이면 가라앉아 평소처럼 돌아가는 게 극히 정상이다.



❷ 단기성 근육통


안 하던 운동, 평소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했을 때 찾아오는 대표적인 근육통으로 펌핑과 동시에 오는 경우도 많다. 여기부터는 ‘진짜 통증’이다. 단기성 근육통은 대개 근육이 능력보다 과한 힘을 쓰면서 생겨난 피로물질이 근육에 쌓여 열감과 함께 통증을 느낀다. 대개 몇 시간, 길어도 2, 3일 이내에는 피로물질이 자연적으로 제거되면서 통증이 사라진다.

 



❸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


때로는 운동 후 바로 아픈 게 아니고 하루 이틀 지나야 본격적으로 아파지기도 한다. 이를 지연성 근육통, 혹은 돔스(DOMS)라고 하는데, 근육에서 열이 나고, 붓고, 때로는 움직이기 힘들 만큼 심한 통증을 느낀다. 운동 후 일주일 가까이 지속되기도 하는 악질 근육통이다. 평상시보다 강도가 매우 센 운동에서 드물게 찾아오는데, 일단 한 번 지연성 근육통을 겪으면 다시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해도 그만큼의 근육통이 또 오지는 않는다. 


지연성 근육통의 원인에 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지만 운동에서 심하게 손상을 입은 근조직을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제거해 재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통증이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❹ 관절통이나 멍


근육 한복판이 아니고 관절 부근에서 통증이 온다면 인대나 건(힘줄), 연골 등이 손상되었을 수도 있다. 힘을 쓰거나 무리해서 스트레칭한 근육이 멍이 든 것처럼 색이 변했다면 근육파열의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는 일반적인 근육통과는 다르므로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2. 근육통이 있어야 근육이 자랄까?


근육통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양극단으로 나뉜다. 근육통 때문에 운동을 못 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근육통이 없으면 운동 헛한 것이고 근육도 안 자란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특히 과거에 이런 믿음이 많았다. 대개 그렇듯 진실은 그 중간 어디쯤이다.

 


❶ 근육통이 반가운 이유?


운동 초반 몇 주간, 혹은 어쩌다 드물게 근육통이 온다면 새로운 성장 자극을 받은 것이다. 특히 운동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된 초보자 단계에서는 근육통이 자주 오기 때문에 근성장의 척도로 어느 정도 참고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반대 논리, 즉, 근육통이 없다고 해서 근성장이 안 일어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운동 경력이 쌓이고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잘하는 사람들은 몇 달, 몇 년간 근육통을 거의 못 느끼면서도 근육을 잘~ 키울 수 있다. 운동 경력이 긴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운동 25년 차인 필자의 경우도 근육통은 몇 달에 한 번 오는 특이한 사건이다. 그러니 리프팅 중량이나 횟수, 속도 등 객관적인 지표가 향상되고 있다면 근육통은 크게 개의치 않고 꾸준히 운동하면 된다.



❷ 근육통이 달갑지 않은 이유?


반대로 근육통이 허구한 날 온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다. 대개는 준비운동이나 마무리운동, 스트레칭 등 운동의 부수적인 조치가 부족해서이다. 보통은 운동 후 10분 이상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을 해 주면 근육통이 확연히 줄어든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운동을 시작한 1990년대 무렵까지도 근육통이 없으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일부러 마무리 운동을 안 하는 사례가 많았다. 


본인이 너무 오랫동안, 자주 근육통을 못 벗어난다면 아래의 챕터를 참고하자.



3. 근육통이 덜 오게 운동하는 법


근육 성장에 차이가 없다면 당연히 통증이 없는 편이 낫다. 근육통이 근육에 가해진 자극의 지표일 수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통증 자체가 근육의 기능을 저해해 정상적인 회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근육통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도 높은 본운동 전후로 최소 10분씩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체조 등으로 워밍업과 마무리운동을 해 주는 것이다. 다 끝난 후 5분 정도의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② 운동 중간 장시간 아예 안 움직이는 것도 근육통을 키운다. 등산 도중 휴식, 근력운동의 세트 사이 휴식시간에도 푹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않기보다는 가볍게 움직여 근육에 계속 체액이 돌도록 해 준다.


③ 운동 직후 음주는 피로물질의 분해와 회복을 늦추고 염증반응을 악화시켜 근육통을 키운다. 특히 등산이나 축구 같은 단체운동 후 회식과 음주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운동 직후의 알코올은 근육의 성장도 저해한다. 정히 먹어야 한다면 독한 술은 자제하고 안주로는 단백질과 양질의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자. 기름진 음식(지방)은 알코올과는 상극이므로 최대한 피한다.


④ 운동 직후 뜨거운 사우나를 하면 몸이 풀린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로는 근육의 염증을 악화시킨다. 운동 직후는 적당한 미온수 목욕이 무난하며, 이미 통증이 시작됐다면 찬물 목욕도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좋다.



4. 근육통이 있을 때 운동을 계속해도 될까?

 


어쩌다 일회성으로 한 운동에서 근육통이 왔다면 그냥 쉬면 되겠지만 다이어트나 근육 만들기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운동을 한동안 쉴지, 혹은 무리해서라도 강행할지 결정해야 한다. 사실 운동은 일정 수준 근육통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동작에 문제가 없고 약간 욱신거리는 정도의 가벼운 근육통은 평소 하던 대로 운동해도 무방하다. 통증이 이보다 심하면 강도를 낮추거나 걷기 같은 가벼운 유산소운동이라도 해 주는 편이 낫다.


한편 통증이 극심해서 운동은 고사하고 걷기나 일상적인 동작 자체가 힘들다면 가벼운 체조 정도 이상은 삼가고, 필요하다면 병원을 찾아 근육 이완제나 소염제 등 처방을 받아서라도 빨리 통증에서 벗어나는 편이 낫다. 통증 그 자체가 2차 문제를 불러오기도 한다.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는 가볍게 주무르고 움직이는 정도는 무방하지만 아플 만큼 심한 동작은 역효과를 낸다. 그 외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고, 민간요법으로는 생강차를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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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7편

걷기와 달리기



햇볕과 산들바람을 즐기며 운동할 시기가 찾아왔다. 여름을 대비해 살을 빼려는 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저 건강을 위해 운동하려는 사람들에게도 봄은 최적의 시기다. 관건은 ‘어떤 운동을 하느냐’는 것. 


근력운동의 열풍에 가려 예전만큼의 인기는 없지만 일반인, 특히 살을 빼려는 이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은 유산소운동이다. 그리고 유산소운동 중에서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운동화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걷기와 달리기다.


운동법도 유행을 타는 면이 있다 보니 걷기와 달리기에 대한 평가도 시기에 따라 다소 오락가락한다. 1960년대부터는 조깅의 열풍이 있었고, 1980년대 이후로는 걷기도 하나의 운동으로 인정받으며 ‘걷기 운동’이 유행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이런 [저강도 운동]이 들이는 시간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효율적이고, 큰 도움도 안 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요즘은 차라리 짧게 전력으로 달리는 편이 더 낫다고 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번엔 ‘구식이지만 결코 버릴 수는 없는’ 그 둘을 비교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운동하는 방법이 없을지 찾아보기로 한다.



1. ‘걷기’의 한계와 장단점



걷기와 달리기는 대비되는 장단점이 있다. 걷기는 나이, 체중에 상관없이 아무나, 아무 때나 할 수 있고, 관절에도 부담이 적다.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출퇴근길이나 일상에서 짬짬이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은 시간 대비 비효율성이다. 열량 소비가 너무 적고, 지루하기까지 하다. 체중 60㎏의 성인이 시속 6㎞의 빠른 걸음으로 1시간을 꼬박 걸어도 약 250~300㎉를 소모하는데 이는 고작 밥 한 공기, 라면 반 개 분량이다. 체력이 아주 약한 사람이나 고도비만, 고령자라면 모를까,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기초체력을 높이는 효과도 별로 없다. 걷기가 지방을 더 태워서 좋은 운동이라는 수십 년 전 케케묵은 이야기가 아직 회자되지만 잘못된 내용으로 밝혀진 지 오래다.


힘들수록 에너지가 많이 타고 살도 빠지는 건 불변의 진리다. 그저 힘든 운동을 소화할 체력이나 신체조건이 안 되니 그 대신 시간을 투자해 걷기를 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걷기는 고령자, 고도비만인에게 가장 좋은 유산소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2. 나는 달리기를 할 수 있을까?


달리기는 걷기와 비교하면 같은 시간 운동해도 열량 소비가 2배 이상이니 감량 효과도 높고 기초체력을 키우기에도 좋다. 문제는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겐 초반에 ‘너무너무’ 힘들다는 것. 그나마 다행인 건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심폐지구력이 몸의 다른 능력에 비해서 굉장히 빨리 발달한다. 안 해서 그렇지, 일단 한번 ‘벽’을 넘고 나면 장시간 달리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또 하나의 이슈는 체중이다.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몸무게(㎏)/키(m)의 제곱) 30이 넘는 고도비만, 퇴행성 관절염, 인대 등 관절에 문제가 있는 이들은 일단 달리기를 나중으로 미루고 걷기와 식사조절로 체중부터 줄이는 게 우선이다.


한편, 체질량지수 25~30 사이인 과체중 범위에서는 시속 8~10km 사이의 느린 달리기와 걷기를 섞어 1:1로 번갈아 실시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관절에 부담이 오면 달리기를 즉시 중단한다.


정상 체중인데도 가벼운 달리기에서 관절에 무리가 온다면 달리는 자세부터 확인하도록 하자. X다리나 팔자걸음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3. 야외운동과 러닝머신(트레드밀)의 차이



날씨가 적당하지 않거나 주변에 운동할 장소가 마땅치 않을 때 트레드밀(러닝머신)은 야외 달리기와 걷기의 좋은 대안이다. TV를 보며 덜 지루하게 운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문제는 운동 효과다. 트레드밀이 야외 운동과 가장 다른 점은 내 몸은 가만히 있고 바닥판이 저절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몸을 앞으로 밀어내는 힘이 필요 없어 트레드밀이 평지에 놓여 있어도 실제로는 내리막 걷기, 달리기와 유사한 메커니즘이 된다. 결론적으로, 트레드밀에서의 걷기나 달리기는 야외에서보다 근육을 덜 쓰고, 에너지도 10% 이상 덜 소모한다. 걷기보다는 달리기에서, 느린 걸음보다는 빠른 걸음, 달리기에서 이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


따라서 트레드밀에서의 걷기나 달리기는 경사 각도를 1~2도 이상(기계의 설정에서는 3단계 이상) 오르막으로 설정해야 야외에서의 평지 운동을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흉내 낼 수 있다.



4. 좁은 공간에서 빡세게(?) 걷고 달리는 법


만약 트레드밀을 타러 헬스장에 가기도 어렵고, 집에 들여놓을 여유는 더더욱 없고, 장시간 달리거나 걸을 만한 곳이 주변에 없다면 어떡할까? 생각을 조금 바꿔보자. 달리기와 걷기도 조금만 접근법을 바꾸면 비싸게 돈 주고 사야 하는 트레드밀보다 고강도의 효율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


비싼 트레드밀을 집안에 들여놓지 않아도 현관 코앞에 좋은 대안이 있다. 바로 계단이다. 계단을 걸어 오르는 운동은 달리기에 육박하는 에너지를 소모한다. (물론 계단을 달려 오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관절 부담도 그리 크지 않아서 이미 관절염 등으로 무릎이 손상된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할 수 있다.




단, 조심할 것은 올라가는 자세다. 힘들다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무릎을 앞으로 내밀어 디디면 무릎에 큰 부담이 실리게 된다. 상체를 세우고, 내민 쪽 다리의 무릎을 엉덩이 밑으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고관절을 사용해야 관절에 부담이 없다. 보통 한 층을 올라갈 때 4~5kcal를 소모한다고 하니, 20층 아파트 꼭대기 층까지 걸어 올라가면 약 20~30분 걸은 효과와 비슷해진다. 하체 근육과 심폐기능은 걷기보다 훨씬 더 많이 단련된다.




계단이 없다면 주변에서 최대한 가파른 경사지를 골라 빠르게 걷거나 뛰어오르고,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동작을 10회 이상 반복해도 된다. 경사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역시 같은 시간 전력으로 달리는 동작과 거의 비슷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일부에서는 계단이나 언덕을 올라가는 건 운동이 되지만 내려가는 건 운동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건 걸음을 제대로 구사하지 않아서다. 내려갈 때 바닥을 뒤꿈치부터 쿵쿵 디디면 당연히 관절에 문제가 된다. 하지만 발끝으로 디디며 발목과 무릎을 살짝 굽혀 충격을 완화하면서 내려가면 하체의 이완성 근력운동을 겸할 수도 있다. 실제로 내리막이나 계단 내려가기를 장시간 하고 나면 익숙하지 않은 느낌에 심한 근육통이 올지도 모른다.


한편, 공간은 있지만 매우 좁다면 왕복 달리기(셔틀 런)가 대안이다. 사무실 정도 크기여도 상관없다. 10~20m면 족하고, 그 이상은 곤란하다. 보통의 달리기처럼 한 방향으로 관성을 받으며 뛰지 않고, 가속과 감속, 방향전환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근육 단련을 겸하는 강도 높은 운동이 된다. 1분간 최대한 많이 왕복하며 뛰고, 1분간 제자리걸음으로 쉬고, 다시 뛰는 동작을 10번만 반복하자.


마지막으로, 위에 언급한 사례 모두 신발 앞쪽의 쿠션이 좋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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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5편 

남성의 운동 VS 여성의 운동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유독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그중 하나는 [여성은 근력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까?]인데, 답은 간단하다. [거기서 거기]다. 세간에는 ‘여성의 운동’, ‘남성의 영양’ 등등 대상을 특정해 차이를 강조하는 광고 등이 많지만, 이는 실제로 크게 달라서라기보다는 한쪽을 포기하고 대신 한쪽을 확실하게 노리는 마케팅 기법일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성과 여성의 운동에 대해서도 잘못된 자료들이 난무한다. 여성은 무조건 유산소 운동만 해야 한다고 착각하거나, 근력운동은 터무니없이 낮은 중량으로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고 하는 등의 엉터리 자료들 말이다. 


물론 성별간 운동 구성의 차이가 조금은 있다. 그런데 속설로 알려진 것과는 도리어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지금부터 짚어볼 내용은 흔히들 오해하고 있는 그 ‘작은 차이’다. 



1. 여자라면 유산소운동, 남자라면 근력운동?!



남녀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각각 살펴보자. 먼저, 유산소운동은 남녀간 발달 속도에 별 차이가 없다. 운동 생초보 남성과 여성이 같은 방식으로 10km 달리기 훈련을 시작하면(물론 신체 구조상 남성이 기록에서는 유리하겠지만) 신체 발달 속도 자체는 비슷하다. 여성이 유산소운동을 많이 한다고 추가적인 이득은 없다. 외려 여성은 하체 구조상, 장시간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에서 부상을 입을 확률이 남성보다 더 높다.


반면, 남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혈관 건강 면에서 여성보다 취약하다. 고혈압, 당뇨 모두 남성이 많다. 따라서 남성에게는 일정 수준의 유산소운동이 필수다. 문제는 현실에서 상당수 남성들은 유산소운동을 ‘죽도록’ 싫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산소운동이 꼭 30분 이상 걷거나 달리는 지겨운 방식만 있는 건 아니다. 조만간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요즘은 훨씬 힘들고 화끈한 유산소운동도 많다.


이번엔 근력운동을 보자.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량 발달이 ‘훨씬’ 더디다. 남성은 첫 달부터 골격근이 1~2kg씩 쑥쑥 올라갈 수 있지만 여성은 그 절반도 힘들다. 심지어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확 줄어든다. ‘근육질이 될까 봐 근력운동 안 한다’는 일부 여성의 핑계는 ‘재벌 될까 봐 취직하기 싫다’는 논리나 마찬가지다. 


그럼 어느 쪽을 더 할 것인가? 당연히 여성은 이득이 적고, 부상 확률도 높은 유산소운동보다 근력운동이 우선이다. 시간이 없다면 유산소운동은 워밍업 빼곤 아예 안 해도 된다. 다만 살을 빠르게 빼고 싶다면 뒤에 포스팅할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더하면 훨씬 가속할 수는 있다. 그럼 남성은? 근력운동과 더불어 유산소도 어느 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뚱뚱하건 말랐건 마찬가지다. 


그럼 지금부터는 근력운동에서 남녀의 차이를 어떻게 고려할지를 따져보자.



2. 남녀의 상·하체 운동의 비중



성별 차이 관련해서 근력운동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상하체 밸런스를 잘못 잡는 것이다. 흔히 여성들에게서 [근력운동을 했더니 허벅지만 굵어졌어요!]라는 불만을 많이 듣는데,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 하나는 하체 근력운동을 하면 하체가 가늘어진다는 잘못된 속설이다. 심지어 일부 매스컴이나 컨텐츠에서도 하체가 가늘어지는 운동(?)이라면서 여성들을 솔깃하게 하는데, 전신의 체지방이 빠져 '하체도 가늘어질 수는 있지만 하체만 가늘어지는 운동 따위는 없다. 그런 문구를 남발하는 트레이너가 방송에 나오면 채널 돌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두 번째 이유는 상하체의 발달 속도 차이다. 이는 아나볼릭 호르몬의 민감도 차이 때문인데, 상체는 남성이 두드러지게 빨리 자라지만 하체는 남녀의 차이가 훨씬 적다. 뒤집어 생각하면 여성은 하체만 이상하게 빨리 자란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남성은 하체만 안 자란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성이 상체 운동을 등한시하고 하체 근력운동만 하면 부실한 상체+하체 부피만 빵빵하게 키우는 결과가 되니 시각적인 대비 효과까지 더해져 다리가 더 굵어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럼 운동 프로그램에서는 어떻게 적용할까? 사실 초보 때는 성별 차이보다는 개인 차이가 더 도드라진다. 그러니 같은 프로그램을 써도 무방하다. 대신 기본이 갖춰진 후에 구성을 달리할 수 있다. 


일단 여성은 부족한 부분에 더 투자를 해야 하니 배꼽 윗부분, 즉 상체와 코어에 약간 더 많은 운동량을 투자하고, 운동 순서도 힘이 있는 전반부에 실시하는 게 낫다. 힙업, 다리 가늘게 하는 운동이라며 스쿼트, 런지, 힙 운동에 올인하는 바보짓은 절대 해선 안 된다. 그 운동들이 필요하긴 하지만 상체와 코어 운동의 비중까지 넘어선 곤란하다. 그런 운동은 후반부에, 상체 운동이 끝난 후에 마무리로 하자.


여성이나 남성 초보자는 하루에 전신을 다 운동하는 편이 좋은데, 이때는 아래와 같이 하루 근력운동 프로그램을 잡을 수 있다.




일부 남성은 코어와 하체, 전신 운동을 등한시하고 ‘특정 부위만 크고 굵게 하는 데’ 골몰해 팔이나 어깨처럼 실질적인 근육량 증가에 도움 안 되는 자잘한 근육 운동에 올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 수준에 다다른 남성이라면 하체와 전신 운동에 절반 이상 할애하는 게 좋다. 하루에 상하체를 다 운동한다면 힘이 많이 드는 하체운동을 운동 전반에 실시하고, 상체는 체력이 다소 감소한 후반에 해도 된다.


3~6개월차가 넘어서 초보 딱지를 떼고 방향이 잡히기 시작한 남성이 하루에 전신을 다 운동한다면 아래와 같이 잡을 수 있다.




☞ 스쿼트, 랫풀 다운, 데드리프트 등이 어떤 운동인지 궁금하다면? 

수피의 운동 이야기 #2. 웨이트 트레이닝의 꽃 3대 운동 (바로 가기 클릭)



3. 남성과 여성의 근력운동 횟수 잡는 법



그럼 이번엔 횟수와 중량을 어떻게 잡을지를 살펴보자.


신체 구조상 여성이 남성보다 무거운 것을 못 드는 건 당연하다. 그럼 여성이 근력의 모든 면에서 약할까? 그렇지는 않다. 여성의 회복능력은 남성보다 대체로 강하다. 남성은 벤치프레스 10회를 가까스로 하고 1분 후에 다시 같은 중량을 시키면 8번밖에 못 들지만 여성은 같은 상황에서도 또 10번 드는 마법(?)을 부릴 수 있고, 심지어 몸이 풀려 더 많이 들기도 한다. 이는 여성의 근지구력이 남성보다 우수한 면도 있고, 근육의 크기가 작고 혈액순환이 좋아 더 빨리 회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남성도 몸이 작은 초보자의 경우는 여성과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또 하나, 남성의 근신경은 한 번에 강한 힘을 쥐어짜내는 능력이 좋다. 이론적으로는 모터 유닛의 동원능력이 좋기 때문인데, 복잡한 이론 따위 몰라도 된다. 한마디로 남자의 근력은 강하고 짧다. 반면 여자의 근력은 약하지만 끈질기다. 다만 근력운동 경력이 쌓이면 여성도 남성처럼 짧고 강한 패턴으로 변하곤 한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런 특성이 남성과 여성의 운동 세트를 짜는 데는 어떻게 적용될까? (보디빌딩 스타일의 운동에 맞추었다. 스트렝스 트레이닝은 나름의 세트 잡는 방법이 있다.)


* 대부분의 여성, 혹은 근력운동을 막 시작한 초보 남성은 여러 세트에서 같은 중량과 횟수를 반복해도 무방하다. 마지막에 정히 못 들겠다면 그때 가서 횟수를 줄인다. 세트 사이 휴식시간도 대개 90초 이내가 교과서적인 수치인데 여성은 회복능력이 좋기 때문에 이보다 짧게, 1분 이내로 잡아도 무방하다. (휴식시간이 짧으면 체지방 연소에도 좋다!!!)


대부분의 여성, 초보 남성을 위한 근력운동


위에서 말한 벤치프레스를 예로 들면,

 

15kg/5~8회 x 1~2세트 (워밍업) → 20kg/10회

→ 20kg/10회 → 20kg/10회 → 20kg/8회


* 중량은 여성 초보자 기준 예시이니 본인의 근력에 맞춰 조절한다.



* 어느 정도 기본을 갖춘 남성, 혹은 운동경력이 아주 긴 여성은 한 세트만 끝내도 힘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뒤로 갈수록 중량이나 횟수를 줄여주는 방식이 낫다. 이때는 휴식도 충분히 해주자.


운동경력이 긴 여성, 기본을 갖춘 남성을 위한 근력운동


이때는 아래처럼 매 세트마다 중량이나 횟수를 조금씩 바꿔준다.


옵션1 : 40kg/8회(워밍업1) → 60kg/5회(워밍업2) → 70kg/3회(워밍업3) 

→ 80kg/10회 → 75kg/10회 → 70kg/10회 → 65kg/10회


옵션2 : 40kg/8회(워밍업1) → 60kg/5회(워밍업2) → 70kg/3회(워밍업3) 

→ 80kg/10회 → 80kg/8회 →80kg/7회 → 80kg/6회


아예 둘을 조합해도 된다.


옵션3 : 40kg/8회(워밍업1) → 60kg/5회(워밍업2) → 70kg/3회(워밍업3)

→ 80kg/10회 → 75kg/9회 → 75kg/8회 → 70kg/8회


* 중량은 체중 80kg이상의 남성에게 적당한 예시이니 근력에 맞춰 조절한다.



* 일러스트: 박초은 (bakchoo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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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1편 내게 맞는 헬스장은 따로 있다



이 글은 삼성화재 화제만발 블로그에서 첫 연재인 만큼 간단한 소개부터 해야 할 듯하다. 


필자는 직업 트레이너나 헬스장 업주가 아니다. 운동 경력 20년이 조금 넘는 아마추어 운동인 겸 운동 칼럼니스트로, 본업은 엔지니어이며 한편으로 (부끄럽지만) 작가이기도 하다.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하고, 상업성 없는 중립적인 블로거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쓸 주제도 일반인과 직업 운동인의 중간 위치에서 거침없이 말할 수 있겠다. 하필(?)이면 ‘헬스장의 선택’이니 말이다.



1. 헬스장에 가기 전에 생각할 것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운동이라는 걸 시작하려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도시민에게 헬스장은 가장 생활 친화적인 스포츠 시설이다. 웬만한 골목골목 전신주나 벽마다 헬스장 전단지 몇 장쯤은 흔하다. 요즘은 크로스핏, MMA, 복싱이나 댄스 클럽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헬스장만큼 문턱이 낮은 곳은 없다. 일부 헬스장은 이런 여러 종목들을 아예 ‘짬뽕’해 운영하다보니 전문성 논란이 일기도 한다. 문턱이 낮고 흔한 만큼 진지한 고려 없이 덥석 등록부터 하기 쉽고, 잘못된 헬스장을 골랐다가 낭패를 겪기도 쉽다.


사실 운동을 생각할 때 헬스장부터 고르는 건 순서가 틀렸다. 첫 단계로는 몸 상태부터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그것부터 해결하는 게 정상이다. 헬스장은 병원이 아니고, 헬스장 트레이너들이 의료인도 아니다.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거나 치료를 도울 수는 있지만 거기까지다. 일부 헬스장이나 트레이너들이 종종 ‘재활’, ‘교정’ 등의 문구를 부주의하게 남발하지만 그런 의료행위는 면허가 있는 의사, 물리치료사의 영역이다.


또 하나, 소위 ‘헬스장 운동’이 과연 내게 맞는지 여부다. 필자도 헬스장 운동을 주제로 많은 글을 쓰지만 운동에는 이 외에도 축구나 농구 등 구기, 복싱이나 MMA 같은 격투기, 스포츠 댄싱 같은 레크리에이션 스포츠도 있고, 헬스장과 유사하지만 방식은 조금 다른 크로스핏이나 역도 클럽 등도 있다. 헬스장은 몸매를 만들거나 힘을 기르는 데는 유용하지만 혼자 하는 운동이다 보니 ‘즐긴다’는 차원에서는 다소 단조롭고 지루할 수도 있다. 쉽게 싫증을 내거나 사교적인 성격이라면 남들과 함께하는 운동으로 시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수많은 운동 중 헬스장을 선택했다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 고가의 회원권제 헬스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중 헬스장은 등록비에 강습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개인 트레이닝 고객 외에는 따로 교습을 해주지 않는다. 최근에는 트레이너들도 봉급보다는 개인 고객이 주 수입원이라 자기 고객 외에는 어지간해서는 신경을 쓰기 어렵다. 


그럼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문제다. 온라인에는 각종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도 많다. 그런데 이런 곳의 지식이나 문답은 대개 단편적인 내용을 다룰 뿐 초심자가 체계적인 그림을 그리기는 어렵다. 필자의 블로그에도 ‘어떻게 하면 근육이 발달하나요?’ 식의 포괄적인 질문이 가끔 올라오는데, 이때는 ‘운동하세요.’ 외에는 사실상 답이 없다. 그러니 처음 운동을 접한다면 온라인 검색보다는 책을 보는 게 낫다. 사전 지식 없이 무작정 갔다가는 수많은 기구들 앞에서 무얼 할지 난감해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2. 전단지의 엄청 싼 헬스장, 가볼까? 말까?



지금부터 헬스장 고르는 법을 알아보자. 회원권제 클럽을 제외한 대중 헬스장은 월 수십 만원에 달하는 다른 스포츠 시설에 비해 무척 저렴하다. 3개월~1년 장기등록비를 기준하면 싼 곳은 월 2~3만원대까지 있으니 ‘운영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다. 


당연히 여기엔 비밀이 있다. 첫 번째로, 위에도 적었듯이 헬스장 등록비는 ‘시설 이용료’일 뿐 다른 스포츠처럼 강습은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부터가 진짜인데, 작심삼일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것이 금연 다음으로 운동이다. 장기 회원의 경우 잠깐 다니고 안 나오는, 소위 ‘유령회원’이 활동회원보다 훨씬 많다. (덕분에 부지런한 소수가 싸게 운동할 수 있다!) 특히 새해가 시작되는 1월 초, 휴가철을 앞둔 5월~7월 초는 헬스장이 북적거려 운동이 힘들 정도다. 여담이지만 이때만 지나면 도로 한산해지는 게 연례 행사다보니 잔뼈가 굵은 사람들은 1월 1일~중순까지 ‘이것도 지나가리니~’ 하고 아예 쉬기도 한다. 그럼 헬스장 입장에서 최악의 시기(=고객 입장에서 최고의 시기?)는 언제일까? 휴가철과 추석이 모두 지난 11~12월이다. 이 시기 헬스장은 연중 가장 여유롭다.


헬스장 이용료가 싼 세 번째 이유는 이용료보다는 개인 트레이닝(PT)에서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업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고객이 낸 PT비의 절반 남짓 이상이 업소 몫이다. 등록 회원을 늘려 PT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면 회비에서 저가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헬스장이 신규 고객에게 한두 시간의 무료 개인 트레이닝을 해 준다고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설 설명하고, 체성분 검사한 후 상담하고, PT 해보라는 권유 조금(한참?) 듣다 보면 운동 배울 시간은 몇 분 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전단지 가격에는 ‘VAT별도’라는 말로 현금 일시불 조건을 숨긴 경우도 있다. 사물함, 운동복 같은 필수 옵션이 빠진 당혹스런 경우도 있다. 심지어 목욕시설이 없거나 돈을 따로 받는 헬스장도 있었다. 그러니 전단지 꼬리표를 떼어 헬스장을 찾아가기 전에 반드시 이런 항목들이 없는지부터 미리 전화해서 체크하도록 하자.



3. 일반 헬스장을 갈까? PT샵을 갈까?

 

▲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는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


최근에는 개인 트레이닝이 많이 일반화되었고 초기보다 가격도 저렴해졌다. 돈이 있고, 시간 대비 효율적인 운동을 원하면 헬스장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강습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외에 선택지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개인 강습만 전문으로 하는 소위 PT샵이다.


헬스장의 장점은 넓은 공간과 많은 기구를 모두 사용할 수 있고, 강습이 없는 날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일반 회원들 사이에서 강습 받는 상황이 불편할 수도 있고, 트레이너가 주변 상황도 챙겨야 하다 보니 해당 회원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최근에 대규모 헬스장은 층을 나누어 별도의 PT시설을 두기도 한다. 평소 개인운동을 위주로 가끔씩 개인강습을 받고픈 분들에게 적당하다.



▲ 서울 M PT샵


반면 PT 전문샵은 일반 고객을 아예 받지 않고 트레이너와 1대 1로 강습만 하기 때문에 운동에 집중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좋다. 다만 대체로 소규모다보니 기구 종류가 적고, 강습이 없는 시간에는 개인운동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강습이 없는 시간대 고객에게 개인 운동 공간이나 운동 가능 시간을 제공하는 샵을 택하는 게 좋다. 



4. 헬스장 선택의 기준들


헬스장이 워낙 흔하다보니 비슷한 조건의 헬스장을 놓고 고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 헬스장을 비교할 때 고려할 것들을 따져보자.


▷ 헬스장과의 거리


헬스장 선택의 첫 번째 조건은 단연 [거리]다.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능력 좋은 트레이너가 있어도 내가 귀찮아서 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어쩌다 한 번 가는 시설 좋은 헬스장보다 매일 가는 후줄근한 헬스장이 낫다. 가능한 출퇴근 동선에, 직장이나 집에 가까이 있는 것이 좋다.



▷ 얼마나 붐비는지?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전문 PT샵이 아닌 일반 헬스장이라면 반드시 고려할 사항이다. 헬스장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대개 퇴근 이후 오후 6시~10시인데, 주거지나 학교 인근보다 도심에서 쏠림이 심하다. 기구마다 사람이 다 들어차 기다리거나 같이 써야 할 수도 있고, 회원들끼리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고객의 주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헬스장은 트레드밀(러닝머신)의 빈자리가 나지 않아 유산소운동이 어려운 때도 있다. 운동은 중간에 맥이 끊기면 몸이 식고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야 할 만큼 붐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내가 운동할 시간에 헬스장을 방문해 분위기를 살피자. 참고로, 헬스장은 대체로 새벽에 가장 한산하다.



▷ 시설

 


* 랙(rack)

바벨(역기)을 각 동작에 적당한 높이에 거치해주는 틀로, 바벨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의 필수 장비


과거에는 전단지에 트레드밀이 몇 대인지 광고까지 했지만 최근에는 지루하게 트레드밀에서 걷기보다는 짧고 강하게 운동하는 고강도 인터벌이 트렌드다. 젊은 사람을 타겟으로 하는 헬스장은 트레드밀 대신 로잉머신(rowing machine, 노 젓는 동작을 지상에서 구현하도록 만든 장비)이나 케틀벨(kettle bell, 철로 된 공에 손잡이를 달아 역기나 아령보다 좀더 역동적인 동작을 구현하도록 만든 근력운동기구) 등 인터벌에 최적화된 기구를 들여놓기도 한다.


중요한 건 근력운동 기구다. 잘 안 쓰는 기구까지 종류별로 죄다 갖춘 것보다는 많이 쓰는 근력기구를 여러 대 갖춘 편이 낫다. 종류가 많아 봤자 실제 유용한 기구는 채 반도 안 된다. 랙, 스미스머신, 벤치 등은 항상 자리다툼이 벌어지는 기구인지라 많을수록 좋다. 랙이 아예 없는 헬스장도 왕왕 있는데, 그런 곳은 구경 잘 했다고 인사만 하고 돌아 나오는 게 현명하다.


여기에 맨몸운동이나 인터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매트가 깔린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하고, 바닥의 완충시설도 좋아야 하고, 기구들 간 간격도 충분해야 한다. 아래 사진은 일반 헬스장 중 모범적인 시설로 꼽히는 서울의 E 헬스장이다.

 


▲ 서울 E 헬스장


운동하는 공간에 문제가 없다면 부대시설을 확인하자. 샤워실은 깨끗한지, 라커룸의 보안장치는 튼튼한지를 보고, 기구 관리 상태도 꼭 확인하는 게 좋다. 고객 입장에서 가장 흔한 불만사항은 냉난방과 환기이니 이 문제도 반드시 확인하자. 지상의 헬스장이 환기에서는 장점일 수 있지만 건물 전체를 헬스장으로 운영하지 않는 이상은 층간소음 때문에 운동에 제약이 많아 지하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분위기 - ‘진상 회원’이 있는지?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이 역시 대중 헬스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헬스장에 발길을 끊는 원인으로 본인의 게으름을 빼면 이게 단연 첫 번째일지도 모른다. 바로 헬스장 분위기, 좀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진상 회원’의 유무다. 하나뿐인 기구를 장시간 독점하고 핸드폰이나 만지작대고 있거나, 남의 운동이나 특정 신체 부위를 빤히 쳐다보는 정도는 양반이다. 시시콜콜 남의 운동에 참견하고 사생활을 캐묻거나, 기구마다 수건을 걸어놓고 자기가 쓰고있다 우기거나, 땀을 흘려야 살이 빠진다는 터무니없는 속설을 듣고 한여름 에어컨을 끄는 몰상식한 사람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음담패설, 신체접촉 같은 성희롱 등 진상은 종류도 다양하다. 어느 헬스장이나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이런 진상이 한 명만 있어도 전체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운동은 물 건너간다. 하물며 이런 진상들이 ‘단체로’ 헬스장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면 떠나는 것 외엔 답이 없다.


회원이 직접 주의를 주는 건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 있으니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으면 업소에 항의하자. 업주 입장에서도 여러 번 항의가 들어와야 그 회원을 제재할 명분이 생긴다. 그래도 안 고쳐지면 운동 시간대를 바꾸거나 그도 어렵다면 그 헬스장을 포기하는 게 낫다. 처음 간 헬스장에서 함부로 장기 계약을 해선 안 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처음 가는 헬스장이라면 3개월 이상 장기 계약은 금물이다. 위에도 적었듯, 사람들이 헬스장에 오래 못 다니는 이유가 꼭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 운동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문제점도 많고, 최악의 경우 돈만 받고 폐업 후 잠적하는 소위 ‘먹튀 헬스장’에 당할 수도 있다. 약간 비싸더라도 모든 계약은 반드시 카드 할부로 하고, 한두 달 다녀 본 후 문제가 없다면 그때 장기 계약을 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공공 헬스장처럼 일일권을 끊어 운동이 가능한 곳이라면 며칠간 다녀보는 것도 좋다.


또한 시작부터 PT 영업에 열을 올리는 헬스장도 피하는 게 상책. 설사 PT를 원한다 해도 알지도 못하는 트레이너와 덜컥 계약하는 건 금물이다. 트레이너들의 수준과 강습 방식은 천차만별이고, 팀장이니 뭐니 하는 직함이 능력을 말해주는 건 아니다. 최소 몇 주간 그 헬스장의 트레이너들 자질을 파악한 후 선택하는 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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