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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삼성화재의 새로운 관점, ‘門問, 물음을 여는 문’

고전음악가들의 인생 속 건강과 행복, 삶의 균형을 전문가의 눈으로 살피고

인문학적 관점을 더해 깊이 있는 질문과 의미 있는 성찰을 담고자 합니다. 

삼성화재와 함께 삶의 혜안을 찾고 인생의 봄날을 맞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하이든의 삶은 고전 음악가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평범한 축에 속합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하이든은 평온하다 못해 틀에 박힌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런 하이든이 말년에 이르기까지 음악적 성공과 건강한 삶을 모두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고 명쾌합니다.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박범신의 소설 <은교>에 나오는 한 문장처럼 나이 듦은 흠이나 약점이 아닙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야말로 인생 2막의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입니다.



젊음에 대한 잘못된 집착부터 버려야


평균 수명이 40세에도 미치지 못했던 1732년에 태어난 하이든은 무려 77세까지 장수하며 천수를 누렸습니다. 30년 가까이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궁정에서 일한 끝에 은퇴하고 또 다른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그래서 고전 음악가들 가운데 하이든의 삶은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나라 중∙장년층에게 좀 더 의미 있는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하이든처럼 은퇴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막연하게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가 문제라고 정확히 말하기 어렵고 증상도 뚜렷하지 않지만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나는 왜 사는가?’, ‘텅 비어 있고 껍데기만 있는 느낌’이라고 호소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모호한 표현들이야말로 내면에서 오는 목소리입니다.

 



이제껏 앞만 보고 살아오며 자신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속 깊은 내면에서 이젠 스스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생의 후반기에는 그동안 외면했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봐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 남의 시선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자신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외적인 면에 집착하곤 합니다. 외모에 대한 집착은 젊음에 대한 집착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은퇴 후 진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젊음에 대한 집착부터 버려야 합니다. 일단 건강과 외모가 예전 같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외모에 집착하고, 아무 근거 없이 건강 음식을 끊임없이 섭취하는 일부터 멈춰야 합니다. 최근에는 도가 지나쳐 성형 수술에 집착하며 젊은 사람과의 외모 경쟁에 힘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것은 나이에 맞지 않게 사는 일입니다. 진정한 젊음은 끊임없이 배우며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정신과 삶의 태도에 있는 것이지, 주름 없는 피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가 드는 것을 인정하되 우아함과 품위를 지키고, 경험과 지식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나이가 든다면 오래된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경험, 연륜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멋진 시니어가 될 것입니다. 흔히 중∙장년층의 어른들이 자신의 경험이나 의견을 젊은이들에게 강요하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을 넘보고 이기려 드는 경쟁자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경쟁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를 이어받아 미래를 개척할 사람입니다. 실제로 하이든은 말년에 이르자 자신을 앞세우기보다 후배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기꺼이 자신의 무대를 내어주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오페라 대신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상연하라고 권유한 적도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난한 후배 음악가를 위해 자신의 작품집에 지면을 내어주고 곡을 실어주는가 하면, 심지어 자신의 제자와 저작권 소송이 생겼을 때 법정에 출두해 작품의 주인은 자신의 제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베토벤도 모차르트도 그에게 곡을 헌정하고 말년에는 그의 후배들이 하이든의 곡으로 공연을 할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큰 영광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하이든은 죽는 날까지 곡을 쓰고 공연을 했지만, 한 번도 젊은 음악가들을 자신과 경쟁하는 라이벌로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가 젊은 음악가들의 활동을 더 많이 도울수록 더 많은 이가 하이든의 음악을 연주하고 그의 음악을 더 널리 퍼트렸습니다. 하이든이 죽는 날까지 많은 이에게 큰 인물로 존경받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일과 가족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의 삶을 찾아서


50대야말로 ‘진정한 나’의 삶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자녀들도 성장해 양육과 교육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과 가족을 떠나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누려본 적이 없기에 까닭 모를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부모의 의견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가족 문화의 특성상 한국인은 부모가 정해준 길을 따르며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는 스무 살 성인이 되어도 결혼 전까지는 자립을 하지 못합니다. 마침내 직장을 잡고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고 독립해도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사느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자신은 일을 그만두고 자녀들은 독립하는 시점이 됩니다. 은퇴한 분들의 사정은 엇비슷합니다. 일과 가정만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온 이들에게 세상은 아주 낯선 곳입니다. 젊은 날의 대부분을 궁정악장으로 살아온 하이든도 은퇴한 이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평범하게 살아온 중∙장년층 가운데 지금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하이든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의 삶은 누군가의 자식으로, 부모로, 배우자로 살아온 분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은퇴한 이후 하이든도 비슷한 처지였습니다. 외국어도 못 하고, 해외여행을 해본 적도 없고, 음악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하지만 하이든의 놀라운 점은 낯설고 새로운 경험 앞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음악을 고집하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이것을 받아들였다는 데 있습니다. 말년에야 비로소 경험한 생애 최초의 영국 여행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흔히 50대 이후 일과 가족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오롯이 자기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시간을 써본 적이 없는 많은 사람은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권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이제부터는 조금이나마 진정으로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해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시간의 일부, 내가 가진 돈의 일부를 써서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면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새로운 인생의 자극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감각이나 운동의 즐거움을 느껴보길 권합니다. 감각과 운동은 인간의 원초적인 기능이지만 이 즐거움은 매우 큰 것입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귀가 즐겁고, 좋은 그림을 보면 눈이 즐거우며, 좋은 음식을 먹으면 입과 코가 즐겁습니다. 산책∙등산∙운동∙춤과 같은 활동을 통한 즐거움 또한 큰 기쁨을 줍니다. 세 번째로 지적인 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얻어보라고 권합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자료를 찾고 관련된 정보를 뇌에 입력하고 응용하는 것 또한 즐거운 일입니다.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점점 많이 알게 되면 그 분야에서만큼은 고수가 됩니다. 요즘 말로 ‘덕후’가 되는 것이지요. 덕후가 되면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되고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의 친교도 늘어나는 즐거움이 덤으로 생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입니다.



행복의 비밀, 몰입에서 찾다


스무 살이 넘어 하이든은 켈러라는 가발 제조업자의 둘째 딸 테레제를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테레제는 결국 수녀가 되어 하이든의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테레제가 수녀원으로 간 뒤에도 그는 켈러가(家)를 드나들었는데요. 테레제의 언니 마리아와 28세 때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이든의 아내인 마리아 안나 켈러1)는 하이든보다 세 살 연상에 음악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이든의 악보를 그릇 받침이나 과자 포장지로 쓰는가 하면, 머리카락을 마는 컬페이퍼로도 썼다고 합니다. 불행한 결혼 생활 때문에 하이든이 음악에 몰입하게 되었다는 말은 다소 과장이겠지만, 하이든을 음악에 몰입하게 만드는 한 가지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1) 마리아 안나 켈러(Maria Anna Keller) : 하이든의 아내. 1760년부터 40여 년을 하이든의 아내로 살았지만 슬하에 자식은 없다. 음악적 소양이 전혀 없고 호전적 성격이었다고 알려져 있는 마리아는 유명인의 악처 리스트에 빠짐없이 오를 만큼 평판이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서로 맞지 않는 배우자를 만난 하이든과 마리아 모두 외롭고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이든은 성실하고 노력하는 작곡가였으며 호기심이 많았고 무엇보다도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음악을 듣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정도로 개방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작곡에 몰입해 즐거워했고 발전해가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 너무 좋아서 깊이 빠지게 되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를 때 우리는 흔히 ‘삼매경’에 빠졌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이런 경험을 플로(Flow)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몰입’이라고 해석합니다. 플로의 원뜻은 ‘물의 흐름’입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한번 흐름을 타면 역으로 거스르기가 어렵죠. 그래서 정말 좋은 것을 만나게 되면 헤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쭉 흘러간다는 의미에서 몰입을 뜻하는 단어가 된 것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2)에 의하면 이런 ‘몰입’이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었거나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서 갑자기 몰입하는 능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말년의 하이든은 영국에서 헨델의 오라토리오3)를 처음 듣고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고 하는데요. 그 음악에 매료돼 그날부터 <천지창조4)>를 작곡하기 시작했고, 이는 하이든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이든의 생전 마지막 생일날 공연된 것도 바로 이 곡입니다.


2)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 미국의 심리학자로서 ‘긍정심리학’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창의성과 관련된 몰입(Flow)의 개념은 많은 분야에서 인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미국 내 ‘삶의 질 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3) 오라토리오(Oratorio) : 17~18세기에 가장 성행했던 대규모의 종교적 극음악. 성서에 입각한 종교적인 내용을 지녔으며 동작이나 무대 장치 없이 합창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4) <천지창조> : 하이든이 3년에 걸쳐 완성한 오라토리오로 하이든의 대표작이다. 1798년 4월 초연한 이후 빈과 런던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 회자되는 걸작으로 자리 잡았으며, 당시의 음악가를 비롯한 대중 모두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7일간의 천지창조 서사에 곡을 붙인 것으로 창세기, 시편을 비롯해 밀턴의 서사시 <실낙원>에서 가사를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하이든은 음악에 몰입함으로써 괴로움을 잊었다고 하는데요. 말년에도 음악에 몰입해 충만한 삶을 누렸습니다. 행복하고 싶다면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지 간에 내가 좋아하는 것,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집중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출처: 삼성화재 VIP 매거진 문문


글쓴이: 신동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서울의대, 서울대 외래 교수,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지음오페라단 이사, KBS 팟캐스트 <힐러들의 수다>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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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무언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두렵다면, 지금 들려드릴 용기있는 한 소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더 당차고, 용기있는 4월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봄입니다. 여전히 쌀쌀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여지없이 꽃은 피었습니다. 나른한 봄날, 이처럼 무거운 마음까지 겹치면 몸도 쉽게 피로해지고 스트레스에도 더욱더 취약해지죠. 어떻게 좀 더 힘을 내고, 용기를 내 볼 수 있을까요?

                                          

 대학시절, 학교 근처 작은 극장에서 <4월 이야기>란 영화를 보았습니다. <러브레터>를 만든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작품이라 기대를 했던 탓인지 1시간만에 끝나버린 영화가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러브레터>가 비장한 사랑의 서사시라면, <4월 이야기>는 힘을 빼고 그린 수채화 같습니다. 홋카이도에서 첫사랑을 따라 도쿄로 대학에 진학하는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은 참으로 사랑스럽죠. 영화는 개성 있는 주변 인물과 대조를 이루는 밋밋한 그녀를 보여주지만, 뿌연 화면을 통해 비치는 그녀의 표정과 말투, 태도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그 사이 결국, 만만치 않은 한 여인에게 푹 빠져들게 되죠. 의외로 고집스럽고, 의외로 강단 있으며, 확실히 용기가 대단합니다. 그녀의 용기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요?



 첫 장면은 딸을 멀리 유학 보내는 가족들의 인사로 시작됩니다. 정말이지 순박한 표정들이죠. 드디어 새로운 공간에 도착한 한 여인의 뒷모습이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납니다. 너무나 순하고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녀의 색깔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삿짐을 들이는 남자들과의 대화에서도 그저 수동적이기만 합니다. 말을 못하거나 자신의 의견이 없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학교에서도 수줍게 자기 소개를 하곤,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 그저 고개를 떨군 채 주변을 살핍니다. 눈치 없이 들이대는 동기의 말을 거절하지 못하고 생각도 없던 낚시 동아리까지 들다니, 좀 한심해 보이기도 하죠. 그러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당차고 고집스러운지 알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짝사랑하던 한 선배가 멀리 도쿄에 있는 대학에 갔다는 소식에 절망합니다. 그러나 절망 속에 머물지 않고 방법을 찾아내고 말죠. 도쿄에 다녀온 후배에게서 그가 일하는 서점을 알게 되고, 그가 있는 대학을 찾아보고 어떤 곳인지 묻고 그리고 그곳에 가기로 결심합니다. 결국 목표를 달성한 그녀는 홀로 떠나와 자기만의 공간을 꾸밉니다. 이웃에게 선물을 주며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저녁을 같이 먹자고 벨을 누르기도 합니다. 혼자서도 자유롭게 잘 다니고 선배가 일하는 서점에 들러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죠. 물론 그녀의 꿈은 이루어집니다. 사랑의 기적이라 해맑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이고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마치, ‘행복은 나처럼 용감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행복은 용감한 자만이 누릴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을 받으러 상담실을 찾는 이들에게, 이미 한 걸음 용감하게 내디딘 것을 격려합니다. 나는 너무 나약해서 혹은 문제가 심각해서 상담을 받는 것 같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누구나 약해질 때가 있고, 내 문제가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더구나 불의의 사고를 겪고 난 후라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익숙한 채로 견디고 사는 경우도 있고 때론 너무나 무기력해져 상담 받을 생각조차 못할 수도 있죠. 다만 나는 내 삶을 변화시키고자,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 본 것입니다. 꼭 상담이 아니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불의에 저항하며 목소리를 낸다거나, 회사를 그만 두고 다른 길을 찾는다거나, 혹은 회사를 계속 다닐 것을 선택하는 등 우리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이미 용감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나를 격려해주고 지쳐 쓰러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것과 그저 끌려가듯 버티는 것은 다릅니다. 



 <4월 이야기> 속 주인공이 사랑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온전히 마음을 두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가 때로 무언가에 몰입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로 인해 파생될 상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미래는 본래 불확실한 것입니다. 그 어떤 논리나 경험을 따른다 해도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죠. 어느 정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충동적인 행동과 후회를 막는데 도움이 되지만, 나의 온 에너지를 예상질문을 뽑아 답을 만드는 것에 쏟는 것은 미련한 짓입니다. 

  

  지금 어디에 마음을 두고 계신가요? 내가 마음을 두는 것, 내가 원하는 것에 기꺼이 시간을 내어 주세요. 주어진 역할이 많아 버겁다면,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용기를 내 보세요. 말 못하고 숨겨둔 일이 늘 내 발목을 잡는다면, 나는 지금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아무도 내 슬픔을 알아주지 못 할거야’ 라고 되뇌고 있다면, 누군가는 내 슬픔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영화처럼 삶이 좀 더 투명해지면 좋겠습니다. 단순하고 투명하게, 소박하고 순박하게. 각자의 ‘4월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영화처럼 화사하지 않아도, 내가 선택한 그 삶은 그 자체로 빛을 발할 것입니다. 


[생활 속 심리학 이야기] 21편.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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