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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판례읽기]는 어렵고 접근성이 낮은 판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원문과 요약, 해설 등 다양한 정보로 풀어 제공해드립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주요 판례를 삼성화재와 함께 살펴보세요!


사건: 화창한 봄날, 자차를 몰고 점심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김삼성 씨(가명)는 ‘ㅓ’자형 교차로에 진입했습니다. 12시까지 가기로 했는데, 시간은 벌써 11시 40분! 다급해진 김삼성 씨는 신호를 위반하며 좌회전을 시도하다 그만 맞은편에서 신호를 받고 달려오던 다른 차량과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이대로라면 김삼성 씨의 과실로 마무리되었겠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었습니다. 상대편 운전자인 박화재 씨(가명)가 규정 속도 70km/h인 도로에서 무려 119km/h로 달렸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입니다.


결국 신호위반 좌회전을 저지른 김삼성 씨의 과실은 80%로, 신호는 지켰지만 과속운전을 한 박화재 씨의 과실은 20%로 책정되었는데요. 박화재 씨는 자신에게 과실이 책정될 이유가 없다며 구상금 반환소송을 진행했습니다.   


판례요약: 법원은 1심 판결에서 무과실을 주장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 차량의 20% 과실을 유지했습니다.


사건번호: 서울중앙지법 2017 가소 7551526



▶과실비율은 어떻게 책정할까?


과실비율은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의 책임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를 책정하는 기준이 바로 ‘과실비율 인정기준’입니다. 이는 법원 판례 및 법령, 분쟁조정사례 등을 참고해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공식기준으로, 1976년 첫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6회에 걸쳐 개정되었습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참고자료지만 모든 보험사 및 공제사에서 보상실무에 적용하고 있고, 자동차보험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 ·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 법원 등에서도 주요 기준 및 근거로 활용합니다. 


과실비율 인정기준이 만들어진 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연간 약 340만건 이상 발생하는 자동차보험사고 전부에 대한 과실을 법원(과실 최종결정기관)에서 판단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리 정해진 과실비율 인정기준에 따라 쌍방에 과실을 책정하게 되는데요. 양 당사자가 인정하는 비율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엔 소송을 통한 상호분쟁을 통해 최종 과실을 산정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건 자동차 사고 시 일방과실, 다시 말해 100% 무과실 책정 비율입니다. 많은 분들이 ‘100% 무과실은 흔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교통사고 과실분쟁 해결기구인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대물사고 종결기준으로 전체 사고의 약 77%가 일방과실, 즉 100% 무과실로 합의 후 종결되었다고 합니다.

 



▶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과실 비율 책정

 


김삼성 씨가 저지른 신호위반과 박화재 씨가 저지른 과속주행은 모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11대 중과실 사고’에 해당됩니다. 자동차 사고 시 11대 중과실 사고에 해당될 경우 과실 책정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안전운전 하셔야겠습니다.


하지만 11대 중과실만으로 과실 비율이 산정되는 건 아닙니다. 사고의 원인뿐 아니라 사고 당시 차량의 속도 및 신호체계, 주변 환경요소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된 다른 사건들에서 당시 상황에 따라 과실 비율이 어떻게 책정되었는지 살펴볼까요?


사건 1.


A씨는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던 중 맞은편에서 과속하며 직진해 오던 B씨의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에서 좌회전 차량 운전자는 다른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좌회전을 할 의무가 있지만, B씨가 정속 주행을 했다면 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점이 참작되었습니다. 따라서 비보호좌회전 차량의 운전자인 A씨의 과실은 60%로, 과속 직진차량의 운전자인 B씨의 과실은 40%로 각각 책정되었습니다.


사건 2.


C씨는 시골 도로에서 좌회전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었다가 맞은편에서 과속하며 달려오던 D씨의 오토바이와 충돌했습니다. 1,2심은 중앙선 침범까지 예상하긴 어렵다는 이유로 D씨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대법원에서는 D씨 역시 제한속도를 준수해 운행했더라면 중앙선 침범을 발견하는 즉시 충돌을 회피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원심 판결에 문제가 있었음을 밝혔습니다.


사건 3.


E씨는 심야에 삼거리에서 편도 4차로의 도로 중 좌회전 도로인 1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여 직진신호에 좌회전을 하다 반대 방향에서 직진신호를 받고 과속으로 직진하던 F씨의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법원은 F씨가 E씨의 신호위반을 예견하기 어려웠으므로 제한속도를 다소 초과하여 운행하였다 해도 원칙적으론 과실로까진 이어지지 않아야겠지만, 이 사건은 예외적으로 심야에 제한속도를 40km 이상 초과하여 주행한 F씨에게도 사고 발생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10%의 과실을 책정했습니다.


세 사건 모두 피해 차량의 과속이 참작되어 과실이 인정되었지만, 책정된 과실 비율은 모두 달랐습니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 최종 판단하는 특성상, 과실 비율은 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다시 본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본 사건의 쟁점은 신호위반 사고에서 과속으로 달린 피해 차량의 과실 인정 여부였습니다. 피해 차량이 제한속도를 50km 가량 초과했던 게 문제로 지적되어, 박화재 씨의 과실은 무과실이 아닌 20%로 책정되었습니다. 박화재 씨가 규정속도를 지켜 운행하다 김삼성 씨의 차량과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방어운전을 할 수 있었다면, 그의 과실은 분명 ‘0’이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자동차 사고 시 과실 책정 과정에서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는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해 과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안전운전 & 방어운전하는 습관을 항시 유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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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편도 1차로 도로에서 원고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도로 갓길에 불법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피고)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 차량 운전자는 사망하고 동승자 2명도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시각은 오전 11시 30분 경이었고 날씨도 맑았기에 원고 차량 운전자의 시야는 제한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원고는 피고 차량의 불법 주차 과실이 30%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판례요약: 피고가 주차구역이 아닌 갓길에 차량을 주차한 행위 그 자체는 명백한 불법입니다. 그러나 불법 주차를 단속하는 이유는 동일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차량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반대편 도로의 특별한 상황까지 예측하는 건 불법 주차 차량을 단속하는 본래적 이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한 원고 차량 운전자에게 시야 제한이 있었던 상황도 아님을 감안한다면, 원고 차량 운전자의 일방적인 과실 사고로 판단됩니다. 


사건번호: 서울중앙지법 2015 가단 5074759 

(※본 건은 1심에서 확정되어, 최종심에서의 번복 가능성은 없습니다.)



▶불법 주∙정차 사고 시 과실을 판단하는 기준은?



잠시 볼일이 있어 갓길에 차량을 주차하고 자리를 비운 사이, 도로를 통행하던 차량이 충돌하여 사고가 난다면 각각 과실이 어떻게 적용될까요? 보통 불법 주∙정차 차량 과실이 인정될 경우 낮에 일어난 사고는 10%, 저녁 사고는 20%의 과실이 책정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비율일 뿐, 사고의 상황에 따라 과실 비율 책정은 달라진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도로교통법 제32조에서 규정한 주∙정차 금지 장소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일반적으로 법원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 일부 책임을 인정합니다. 도로교통법이 규정한 정차 및 주차 금지 장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과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정차 행위와 사고와의 인과관계 여부에 따라 사고 과실을 인정할지 여부가 가려지는 것이죠. 이를 판단하기 위해 차량운전자의 과실 여부(무면허운전, 음주운전, 졸음운전 등)와 도로의 구조(폭, 형태 등), 다른 차량의 주∙정차 여부, 시야불량 등을 상세히 조사한 후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단, 차량 고장이나 응급상황으로 인해 주∙정차한 후 자동차 안전표지를 설치하고 차량을 유도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불법 주∙정차 과실로 지목 받는 걸 피할 수 있습니다.




한편, 최근 판례를 살펴보면 불법 주∙정차한 차량 운전자가 아무리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이와 같은 구역에선 가능한 한 주∙정차를 피해 사고를 예방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겠죠?  

  


다시 본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본 사건의 쟁점은 반대편 도로 갓길에 불법 주·정차한 행위가 중앙선을 넘어온 차량이 일으킨 충돌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도로 갓길에 주차한 행위 자체는 불법이지만, 이는 반대 방향 차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충돌해오는 특별한 상황과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건, 두 차량의 운전자 모두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원고 차량이 중앙선을 넘지 말았어야 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며, 피고 차량 역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해 갓길에 주·정차했을 경우 안전표지 설치, 차량 유도 등의 행위를 수행했더라면 사고 예방은 물론이고 주·정차 행위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출처: 서울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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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감시필(홍보P,제17-022호, '17.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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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임차인이 상가 일부를 임차하여 음식점으로 사용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원인을 알 수없는 화재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임차 건물 부분과 그 옆 공간(이하 ‘임차 외 건물 부분’)까지 피해를 입어 임대인과 다른 임차인이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이 사건은 ‘임차 외 건물 부분’이 과연 임차자 특약의 담보 범위에 해당하는가, 그리고 임차목적물 외 임대인이 입은 재산손해에 대해 임차인의 배상책임이 인정되는가가 쟁점이었습니다.  

  

판례요약: 원심에서는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으나, 대법원은 임차 건물 부분에서 발생한 화재로 ‘임차 외 건물 부분’까지 불에 탄 경우 ‘임차 외 건물 부분’ 손해에 대해 임차인의 배상책임에 관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사건번호: 대법원 2013다216419(민사 3부)



▶원인 불명의 화재로 ‘임차 건물 부분’이 소멸된 경우의 종전 판례는?


종전에는 화재로 인해 임대한 건물 등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임대인의 주장이나 증명이 없더라도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했습니다. 만약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해도, 임대인의 하자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거나, 임차인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란 걸 스스로 증명하기 전까진 손해배상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임차인의 책임을 중요시했던 과거의 판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임차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임대차 목적물을 보존하고, 임대차 종료 시에 임대차 목적물을 원상에 회복하여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민법 제374조, 제654조, 제615조). 그리고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다만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390조).


따라서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인하여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은 그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그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그 화재 등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38182 판결,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6273 판결 등 참조).


또한, 이러한 법리는 임대차 종료 당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반환된 임차 건물이 화재로 인하여 훼손되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6984 판결 등 참조). 


다시 말해, 건물의 규모와 구조로 볼 때 그 건물 중 임차 건물 부분과 그 밖의 부분이 상호 유지·존립함에 있어서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관계에 있다면, (임차인이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대한 임대인의 손해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대법원 86다카1066 판결 등) 


이번 사건의 1심 역시 위 판례를 따라 임차인에게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한 새로운 해석 


하지만 작년 5월 이를 뒤집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나오며 종전 판결들 역시 폐기되는 반전이 있었습니다.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임차 외 건물 부분까지 불에 타 그로 인해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었음이 증명되고 그러한 의무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그러한 의무위반에 따른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거나 임차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임차인은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도 민법 제390조, 제393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이와 달리 위와 같은 임대인의 주장·증명이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대해서까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다카1066 판결 등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대법원 2017.5.18 전원협의체 판결)


정리하자면, 임차 건물 부분의 손해와 달리


①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고,  

② 그러한 의무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③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거나 임차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하여 임대인이 주장·증명한 경우에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 외 건물 부분 손해에 대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입장과 반대가 된 것이죠.  


재미있는 건 오늘 다루는 판례가 위 판결이 나온 지 불과 1개월만에 나왔다는 점인데요. 내용을 보면 역시 위 판례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음식점의 임차인인 ㅁㅁㅁ가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이 사건 화재 발생과 관련된 ㅁㅁㅁ의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없으므로, 이 사건 상가건물 중 임차 외 건물 부분인 이 사건 커피숍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는 ㅁㅁㅁ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ㅁㅁㅁ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배상책임이 있다고 단정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에게도 같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결에는 임차 건물 부분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임차 외 건물 부분까지 불에 탄 경우의 임차 외 건물 부분 손해에 대한 임차인의 배상책임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대법원 2017.6.23 전원협의체 판결)



▶임차자특약의 담보범위 해석은 어떻게? 


한편, 임차자특약의 담보범위 해석에 대한 내용도 주목할 만합니다.


1심에선 임차자특약이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책임을 담보하므로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역시 보장범위에 포함된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에 피고는 임차자특약은 임차공간만 담보하는 성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약관상 담보 여부 및 보상한도와 관련해 피보험자와 이해관계가 상이한 대목이었는데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원심판결이 파기되면서 피고의 주장에 힘이 실렸고, 앞으로 진행될 임차자특약 관련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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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김삼성 씨는 렌터카 회사와 임차계약을 맺고 렌터카를 임차했습니다. 평소 친한 사이였던 나화재 씨는 김삼성 씨에게 ‘한 번 몰아보면 안될까?’ 하고 부탁해 승낙을 얻었는데요. 저런! 신나게 차를 몰다 그만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에 보험사는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후 김삼성 씨와 나화재 씨 중 책임이 있는 자에게 상환을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판례요약: 렌터카 업체가 계약 당시 제3자 운전금지특약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던 게 쟁점이 되었지만, 렌터카 대여계약서상 제3자 운전금지특약은 일반적이고 공통된 사항이기에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란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따라서 렌터카 회사의 의사를 거스르고 김삼성 씨의 허락을 받아 운전하다 사고를 일으킨 나화재 씨는 운전피보험자에 해당되지 않아, 보험사는 상법 제682조에 근거해 나화재 씨에게 보험금을 구상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사건번호: 청주지방법원 2016 나 2131




꽃샘추위가 잦아들자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남쪽에서부터 시작된 봄꽃 개화의 물결은 어느새 수도권을 울긋불긋 물들이고 있죠. 덕분에 주말마다 봄꽃을 보러 가는 나들이 차량들로 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아마 도로 위의 차들 중에는 렌터카도 상당수 있을 거라 짐작됩니다. 차량이 없거나 다양한 이유로 자가 차량을 운행할 수 없을 때 렌터카는 훌륭한 대안이니까요. 종류 및 가격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고 차량 관리에 따르는 부담도 적다 보니 차량 구입 대신 렌터카만 이용하는 분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렌터카를 운행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임차인이 아닌 제3자는 운전이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렌터카 임대차계약서 상에 공통적으로 기재되는 ‘제3자 운전금지조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대여약관’에 근거한 해당 조항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위 조항을 어기고 제3자가 운전하다 사고를 일으키면 어떻게 될까요? 렌터카 계약서상 제3자 운전금지조항과 자동차종합보험약관상 피보험자의 범위를 저울질해가며 제3자(=운전자)가 피보험자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실제 판례를 한번 보시죠.


A씨는 미니버스를 임대한 후 임차인 외 제3자의 운전을 금하는 조항을 무시하고 B씨에게 운전을 맡겼습니다. B씨가 몰고 가던 차량은 국도상에서 도로를 횡단하는 자를 피하려다 그만 전복되었고, 차량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는데요.


본 사건을 맡은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은 A씨가 임차인 겸 운전자로 지정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차량이 본래의 임차목적에 사용되는 경우 그 차량에 탑승한 사람 중 운전 가능자가 있을 땐 계약서상의 제3자 운전금지조항과 상관없이 그에게도 차량을 운전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 판단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B씨는 자동차종합보험약관상 기명피보험자로부터의 차량임차인인 A씨를 위해 자동차를 운전 중이었다는 사실엔 변함없기에 보험계약상의 피보험자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보험회사가 A씨와 B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은 기각되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 1987.6.18. 선고 86가합493 판결 [구상금])




렌터카 이용이 지금처럼 활발하진 않았던 과거엔 제3자 운전금지조항이 지금처럼 엄격하게 받아들여지진 않았습니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면 임차인이 이를 묵시적으로 승인하였거나 임차인을 위하여 한 것이므로 자동차종합보험계약상 피보험자에 해당한다는 게 당시의 판단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법원의 판단에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A씨는 추석 연휴를 맞아 동창들과 서울을 방문하기 위해 렌터카를 대여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도착한 A씨는 렌터카를 B씨에게 다시 빌려줬습니다. B씨는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취한 상태로 렌터카를 운전하던 중 중앙선을 침범하여 시내버스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맙니다.


본 사건을 맡은 서울지법 북부지원은 A씨가 차량을 빌려준 행위와 B씨가 일으킨 사고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한편, 기명피보험자(렌터카 회사)가 아닌 허락피보험자(임차인)만의 허락을 얻어 운전 중인 자는 임대차계약서상 운전 가능한 자가 아니기에 피보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지법 북부지원 2003.11.6.선고 2002가 소260442판결) 


기명피보험자의 의사를 명백히 무시하고, 승낙피보험자를 위해 운전한 제3자는 운전피보험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은 현재까지 이어져오며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럼 다시 본 사건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김삼성 씨로부터 렌터카를 빌린 나화재 씨 역시 결국 운전피보험자로 인정 받지 못했습니다. 비록 김삼성 씨가 렌터카 대여 당시 제3자 운전금지조항에 대한 내용을 전달 받지 못했다곤 하나, 이는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상식이며 나화재 씨의 렌터카 대여 전적을 볼 때 그 역시 관련 내용을 당연히 숙지하고 있었을 거란 법원의 판단이 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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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고로 임차 건물 부분이 아닌 건물 부분(이하 ‘임차 외 건물 부분’)까지 피해를 입어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임차외 건물 부분에 대한 임차인의 임대차계약에 따른 계약상 손해배상 책임(이하 ‘채무불이행 책임’) 여부 및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위반에 관한 주장∙증명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판례요약: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계약상 의무위반 및 손해와의 상당인과관계 여부 등을 임대인인 원고가 주장⋅증명하지 못한 경우 임차인은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대해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고, 이에 어긋나는 종전 판결들을 폐기하였습니다.  

  

사건번호: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본소), 86901(반소) 전원합의체 판결



원인 불명의 화재로 ‘임차 건물 부분’이 소멸된 경우에 대한 판례(종전 판례 유지)


▶ 종전 판례


가. 임차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임대차 목적물을 보존하고, 임대차 종료 시에 임대차 목적물을 원상에 회복하여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민법 제374조, 제654조, 제615조). 그리고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다만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390조).  


따라서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인하여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은 그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그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그 화재 등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38182 판결,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6273 판결 등 참조).


또한, 이러한 법리는 임대차 종료 당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반환된 임차 건물이 화재로 인하여 훼손되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6984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므로(민법 제623조),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발생한 화재가 임대인이 지배·관리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단된다면, 그 하자를 보수⋅제거하는 것은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기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하는 임대인의 의무에 속하며, 임차인이 그 하자를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은 그 화재로 인한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 등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임차인에게 물을 수 없다(대법원 2000. 7. 4. 선고 99다64384 판결,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5다65623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13170 판결 등 참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입증책임에 관한 판례 변경


▶ 기존 대법원 판례  

  

건물의 규모와 구조로 볼 때 그 건물 중 임차 건물 부분과 그 밖의 부분이 상호 유지·존립함에 있어서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관계에 있다면, (임차인이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대한 임대인의 손해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 배상할 의무가 있음 (대법원 86다카1066 판결 등) 



▶ 이번 대법원 판례  


가.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임차 외 건물 부분까지 불에 타 그로 인해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었음이 증명되고,  

- 그러한 의무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그러한 의무위반에 따른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거나, 

- 임차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임차인은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도 민법 제390조, 제393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나. 이와 달리 위와 같은 임대인의 주장·증명이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대해서까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다카1066 판결 등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보험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의 상한은?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고,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변형 내지는 이에 준하는 권리가 아니다(대법원 1994. 5. 27. 선고 94다681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러한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에 따라 보험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는 보험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자의 책임 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3다71951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해당 판례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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