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문요한의 인간관계 심리학 5편

‘왜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지 못할까?’



한 커플이 상담실을 찾았다. 남성의 데이트 폭력 문제로 함께 온 것이다. “남자친구가 너무 감정조절을 못하는데 고칠 수 있을까 해서요. (중략) 그런데 저한테도 문제가 있어요. 제가 자꾸 남자친구의 성미를 건드리거든요.” 여성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고성이나 폭언이었다가 최근에는 물을 끼얹고 세게 밀쳐서 넘어진 적도 있다고 했다. 남자는 여자 친구가 따지듯 이야기한다고 느낄 때 무시 받는 듯한 감정을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분노, 두려움, 연민 등의 마음이 뒤엉켜 있었다. 문제는 자책감이었다. 폭력적인 아버지에게서 자라난 남자친구의 상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폭력적 행동이 벌어지면 이내 ‘내가 좀 이해해주고 넘어가도 됐을 텐데... 내가 또 이 사람의 상처를 건드렸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싸움이 일어나면 남자친구가 반복적으로 했던 말이 있다. “왜 너까지 나를 무시해. 왜 자꾸 나를 나쁜 사람이 되게 만들어.” “넌 내가 그런 말 들으면 어떨지 뻔히 알잖아. 왜 자꾸 나를 자극해!” 등의 말이다. 남자친구의 폭력은 점점 커져가고 있지만 그녀는 헤어질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더 남자친구의 기분을 살피느라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에게 나의 감정과 욕구를 속박 당한 ‘감정사슬’



사람이 가까워지면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의 끈이 생깁니다. 그것은 감정으로 만들어지지만, 사랑이나 친밀함 같은 좋은 감정만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두려움, 자책감, 혹은 미움과 같은 안 좋은 감정도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 섞여 있기 마련이지요. 이때 좋은 감정으로 된 끈은 서로를 건강하게 이어주는 수평적인 연결고리가 되지만, 안 좋은 감정으로 된 끈은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일방적인 사슬이 되어버립니다. 


그렇다면 ‘감정사슬’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나와 가까운 사람에 의해 감정적 압박을 받아 내 감정과 욕구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속박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감정사슬이 만들어지면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관계가 됩니다. ‘휘두르는 사람’과 ‘휘둘리는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이죠. 


당신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자, 다음의 두 가지 질문에 답해보세요. 


첫째, 가까운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당신의 주장이나 결정권을 발휘하지 못하고 상대에 의해 끌려가고 있다고 느끼나요? 


둘째,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느끼면서도 심리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나요? 


이 두 가지 질문 중 하나라도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감정사슬에 묶여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사슬의 종류


관계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또는 알아차린다고 해도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은 특정한 ‘감정’에 지배받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감정사슬은 무엇일까요?


첫째, ‘두려움’입니다.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두려움일수도 있고, 상대에게서 벗어나 혼자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정신적인 두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두려움이 지속되면 스스로 ‘힘이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둘째, ‘연민’입니다. 내가 상대를 책임지고 돌봐주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지금보다 더 불행해질 것이라는 느낌입니다. 자신이 좀 더 인내하고 노력하면 관계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념으로 바뀌어갑니다. 


셋째, ‘죄책감’입니다. 관계가 안 좋아지고 상대의 문제가 악화되는 데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결국 상대의 감정과 논리에 저항하지 못하는 자발적인 순응으로 이어지고 맙니다.  



일방적인 관계를 원하는 ‘감정조종자’



우리 주위에는 감정사슬을 잘 엮는 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 실체를 잘 드러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친절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통제욕구를 드러냅니다. 이들은 차이를 존중하는 법이 없고 자신의 감정과 주장에 따를 것을 강요하지요. 그것은 노골적인 폭력과 위협의 형태일 수도 있고 달콤한 말일 수도 있어요. 역설적이긴 하지만, 헌신적인 보살핌 혹은 눈물 섞인 하소연이 감정사슬인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배우자 또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너 때문에 내가 못살겠다. 왜 네 마음대로 하려고 해.’ ‘누구 죽는 꼴 보려고 그래!’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이러려고 나를 낳았어?’ 등의 표현은 상대방을 ‘한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혹은 은밀하게 통제하려고 합니다. 




감정사슬을 잘 엮는 이들을 우리는 ‘감정조종자’라고 합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잘못과 관계의 문제를 끝까지 상대의 책임으로 돌리며,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를 의심하고 결국 나쁘게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투사적 동일시’라고 합니다. 투사가 자신의 감정이나 문제를 단지 상대방의 탓으로 떠넘기는 것이라면, 투사적 동일시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과 문제에 대한 책임을 느끼도록 집요하게 유도하고 조종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즉, 투사는 내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던져버리는 것이라면, 투사적 동일시는 내 문제를 다른 사람과 공유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대방도 처음에는 저항하게 되지만, 감정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면서 점점 이것이 누구의 문제이고 잘못인지가 모호해지고 맙니다. 



감정사슬에 잘 결려 드는 사람들 



이들은 한 마디로 자아가 약한 사람들입니다. 감정조종자들은 이들을 잘 알아봅니다. 자기세계를 가지고 있고, 비교적 자기표현이 뚜렷한 이들을 지배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아가 약한 사람들은 늘 누군가의 관심과 인정을 필요로 하고, 자신을 표현하기보다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피는데 익숙하기에 이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습니다. 이들은 상대방의 통제마저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혼동하기 쉽기에 뒤늦게야 관계의 심각성을 깨닫게 됩니다. 문제를 인식한다 해도 자신이 참고 노력하면 관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지요. 그러나 상대가 감정조종자라면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감정조종자들은 상호적인 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인 관계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조종자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나 자신이 상대방에 의해 점점 더 휘둘리고 있나요?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빠져나오기 어려운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감정사슬에 묶여 관계의 덫에 빠져든 것입니다. 이때는 신중해야 해요.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더 꼬일 수도 있고 때로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데이트 폭력에 놓여 있다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최근 4년간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살인 및 살인미수 사건은 300건이 넘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필히 법률적 지원, 혹은 관련기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세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첫째, 내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고 이를 존중하세요. 너무 식상한 표현인가요? 하지만 이는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감정사슬에 엮인 것은 일차적으로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에요. 자신의 바운더리(심리학 용어로 ‘나’와 ‘너’를 구분 짓는 자아의 경계)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바운더리를 다시 세운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내 감정을 존중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내 감정과 욕구가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거예요. 그것을 표현하느냐 마느냐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둘째, 감정사슬의 감정과 관련 사고를 자세히 살펴보세요. 당신이 끌려 다니는 것은 과장된 감정과 그로 인한 감정적 사고 때문입니다.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 연민, 죄책감 등은 증폭된 것이에요. 감정과 그 관련 사고를 관찰해보세요. ‘저 사람이 떠나면 난 살수가 없어!’ ‘나까지 모른 체 하면 저 사람은 살아갈 수 없을 거야!’ ‘저 사람이 저렇게 된 것은 나 때문이야.’ ‘내가 노력하면 우리는 좋아질 수 있어.’라는 생각들에 대해 ‘정말 그런가?’라고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진실만이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답니다. 


셋째, 내 감정과 욕구를 반복적으로 표현하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해 판단하지도 말고, 감정적으로 휘말리지도 않는 거예요. 자기표현의 핵심은 상대를 변화시키거나 설득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자신의 감정과 힘듦에 대해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죠. ‘당신이 ~할 때 난 너무 힘들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감정조종자들의 특징은 늘 이전투구로 끌고 갑니다. 그래야 자신의 문제가 상대방에게 공유되기 때문이죠. 가능한 차분하고 명료하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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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4편

'나는 소통하고 있을까?' SNS 중독



최근 십여 년간 SNS(Online Social Network System or Site)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SNS의 대표 격인 페이스북의 경우 2016년 17억 1,200만 명의 사용자를 기록하였고 그 수는 매년 17%~2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매분 510,000개의 코멘트가 포스팅되고 293,000가지의 상태가 업데이트되며, 136,000개의 사진이 올라옵니다. 2010년에 등장한 인스타그램은 출시 6년 만에 사용자가 5억 명에 이르렀죠. 이렇게 SNS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강박적으로 SNS에 매달리는 ‘SNS 중독’ 증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SNS 사용이 어떻게 중독으로 이어지게 될까?



SNS 사용이 어떻게 중독으로 이어지게 될까요. 우리 뇌에 있는 쾌락중추에서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을 분비하는데, SNS는 마약처럼 쾌락중추를 자극해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킵니다. 


실제로 SNS에 중독된 사람들이 SNS를 할 때 뇌 영상을 확인한 결과 코카인 중독자가 코카인을 흡입할 때와 같은 변화를 보였습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SNS에서 포스팅된 것을 단순히 구경하는 것보다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목표 지향적인 행동이 쾌락 중추를 더 자극한다고 할 수 있죠.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개인의 게시물에 대한 타인의 긍정적인 반응이 긍정적 강화를 일으켜 중독으로 연결된다고도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자극이 반복되면서 점점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웬만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거죠. 따라서 자극을 멈추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지루하고 답답한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서 뇌는 점점 ‘흥분을 추구하는 뇌’로 변하고 현실에 무감각해지면서 사회적인 측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SNS를 지나치게 사용하다 보면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점점 부담스러워집니다. 반면 SNS는 훨씬 부담이 적으면서도 더 즉각적이고 다양한 만족감과 즐거움을 주죠. 때문에 더 SNS를 하게 하고 현실에서의 관계를 등한시하는 등 문제를 악화시키게 됩니다. 


SNS 중독은 스트레스가 많고 외로움이나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불안감과 우울감이 높을수록 SNS 중독에 쉽게 빠진다고 합니다.



SNS에 대한 강박과 집착으로 인한 증상


어떤 사람들에게는 SNS를 하는 것이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과입니다. 이는 SNS에 대한 강박과 집착으로 이어지지요. SNS 중독은 다음과 같이, 전형적인 물질 중독과 같은 증상들을 보입니다.


첫째, 기분 변화

SNS를 하면 감정 변화가 있고 즐거움을 느끼거나 멍해진다. 


둘째, 집착

온종일 SNS에 대한 생각이 강박적으로 떠오른다.


셋째, 내성

SNS를 사용할수록 같은 수준의 즐거운 기분이나 상태를 느끼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넷째, 금단 증상

SNS를 중단하게 되면 기분이 나빠지거나 몸이 아픈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섯째, 갈등

SNS를 하느라 일이나 학습의 능률이 떨어진다. 자제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거나 타인과의 갈등으로 이어지며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여섯째, 재발

어쩌다 잠깐 SNS를 참아보기도 하지만 금방 다시 빠져든다.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회사원 A씨는 오늘도 SNS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간밤에 놓친 소식은 없는지, 누가 내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는지 꼼꼼히 읽어봅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도, 출근 버스 안에서도 그의 시선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향해 있습니다. 잠깐 사이에 새로운 소식을 놓치진 않았을까 수시로 ‘새로 고침’을 하면서 SNS를 확인합니다. 퇴근해서 잠들기 직전까지도 그의 손에서 스마트폰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제 그에게 SNS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회사원 A씨처럼 온종일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하며 스마트폰이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 불안한 증상을 노(No)+모(Mobile)+포비아(Phobia)=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노모포비아’는 2000년대 후반 유럽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로 사회 공포증을 social phobia라고 하는 것처럼 공포증을 뜻하는 Phobia를 단어 끝에 붙인 신조어입니다. 노모포비아 증후군은 의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 메시지가 왔는지 반복해서 확인하고, 울리지도 않은 휴대전화 벨이나 진동을 느끼는 ‘ringxiety(ring+anxiety)’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 스마트폰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통한 의사소통을 선호한다.

□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


노모포비아 증후군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끼지 못할까 봐 느끼는 공포’와 연관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증상이 심각해지면 온라인상의 대인관계인 SNS에 강박적으로 매달리게 되고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포모(FOMO) 증후군


워킹맘인 B는 SNS에서 나름 유명인사입니다. 그녀는 비싼 호텔을 가거나, 좋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게 되면 무조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죠. 사실 어쩌다 한 번 가는 호텔이고 레스토랑이지만 늘 그런 사진만 올리기 때문에 SNS상에서 그녀는 굉장히 럭셔리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가 올린 사진들에는 무수히 많은 ‘좋아요’와 ‘너무 부럽다’, ‘대단하다’는 등의 감탄사가 섞인 댓글이 줄줄이 달립니다. 반응이 폭발적일수록 B는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SNS에서 한 친구가 베이킹 클래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B는 육아나 일뿐 아니라 취미까지도 뭐든 다 남보다 잘하고 싶은데 SNS를 보면 주변 사람들이 자꾸 자신보다 앞서가고 더 잘사는 것 같아 속이 상합니다. 


B는 왜 마음이 편치 않았을까요? FOMO 증후군이란 말이 있습니다. Fear of missing out의 준말로 ‘내가 없을 때 남들이 좋은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불안’을 말합니다.

 



FOMO는 2000년 마케팅 전문가 Dr. Den Herman이 처음 사용한 단어인데요. 마케팅 기법 중 ‘하나 남았음’ ‘매진 임박’ 등 사지 않으면 놓칠 것 같은 불안감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뜻합니다. 2004년 무렵 하버드와 옥스퍼드에서 FOMO를 사회 병리적인 현상으로 바라보며 여러 논문을 발표했고 2013년 Dr. Andrew Przybylski 가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의 의미로 정의하였습니다. 


포모(FOMO) 증후군


□ SNS에 친구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뭔가를 배운다는 소식이 올라오면 불안하다.

□ 친구들보다 내가 먼저 새롭고 기발한 정보를 공유해야 마음이 편하다.

□ 유명인이나 인기 있는 사람과는 무조건 친구를 맺고 공유하려고 한다

□ 사회적 관계, 인맥 때문에 주말이나 쉬는 시간에도 SNS를 한다.

□ 좋은 것을 보거나 먹을 때는 무조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FOMO 증후군은 SNS상의 친구들과 연결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 때문에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고 이는 중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심한 FOMO 증상을 보이는 경우 페이스북을 훨씬 자주 하고 전반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으며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FOMO 증상을 SNS 중독의 예측인자로 보고 있습니다. 막연히 나도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고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투심과 소외감을 느낀다면 FOMO 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SNS 중독, 나는 아닐 거야!


SNS에 중독된 사람 중 많은 수가 실제로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중독에 빠졌는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알코올 중독 환자도 취한 상태에서 늘 안 취했다고 하고 마음만 먹으면 술은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고 말하죠. 이처럼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부정이 심해지면 자신의 인생까지 부정할 수 있습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SNS 중독녀’가 방송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뚱뚱하고 못생겼지만, SNS상에서는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인기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녀의 외모를 칭찬하고 부러워했죠. 사실 그녀의 사진들은 지나친 보정 때문에 현실 속 그녀와 동일 인물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온종일 SNS에 빠져서 살았기 때문에 현실 속의 삶은 엉망이었습니다. SNS상의 친구들이 더 편하고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했지만 그녀를 실제로 만나본 SNS 친구들은 뒤에서 흉을 보며 떠나갔죠. 그녀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SNS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기인식이 필요합니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는 거죠.



나는 정말 소통하고 있을까?


직장인 C는 온종일 SNS를 확인하고 SNS에 어떤 사진을 올릴지 고민하느라 늘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그는 팔로워 수를 늘리고 싶은 마음에 낯선 이의 SNS에 소통하자는 댓글을 남기기도 합니다. SNS 친구들과의 소통에 ‘좋아요’는 필수죠. C는 업무시간 중에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느라 중요한 업무를 놓치기도 하고 일을 제때 끝내지 못해 상사에게 혼나기 일쑤입니다. 집에 와서도 SNS를 하느라 가족과의 대화는 뒷전이었습니다. 주말에 어쩌다 함께하는 가족과의 식사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며 낄낄거리는 C를 보고 아내는 결국 화를 터뜨립니다. 


SNS를 둘러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 중 하나는 ‘소통해요~’라는 인사말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어떤 소통을 하고 있나요?


연구 결과에 의하면 SNS를 통한 위로나 공감은 실제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안정이나 만족감 등에서 그 효과가 훨씬 떨어진다고 합니다. 결국, SNS가 실제 사람 간의 관계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지요.


SNS로 소통을 하느라 정작 중요한 사람들과의 소통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렵지만 확실한 방법, 적당히 사용하기



모든 중독 치료의 목표는 ‘안 하는 것’입니다. 사실 SNS 중독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역시 그 계정을 없애버리거나 SNS에서 탈퇴하는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SNS를 전혀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결국, 가장 어려운 방법이긴 하지만 SNS도 ‘적당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SNS 알림을 꺼놓거나 무음으로 설정하는 것도 일상생활을 덜 방해하겠죠? 일주일에 하루쯤 ‘SNS 안 하는 날’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앱 스토어에서 ‘스마트폰 중독’으로 검색하면, ‘넌 얼마나 쓰니’라는 앱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사용자가 어떤 앱을 얼마나 쓰는지 알려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에이 나는 중독은 아닐 거야…’ 하다가도 막상 사용 시간을 측정해 보고는 ‘내가 이렇게나 많이 썼나?’ 하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사용자가 SNS에 푹 빠져 있다가도 앱이 수시로 알려주는 시간에 신경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SNS를 사용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죠. 


페이스북 창시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FOMO 대신 JOMO 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Fear를 Joy로 바꾼 것인데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을 즐겨라!”는 말이죠. 타인과의 연결에 집착하고 있다면 그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SNS 중독도 다른 중독들과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원인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것은 외로움이나 우울감일 수 있고, 혹은 지루함일 수도 있어요. SNS 사용을 물리적으로 줄임과 동시에 내가 SNS에 빠져든 원인을 찾고 대안을 모색한다면 SNS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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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스타 2017.10.27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얘기 같아서 뜨끔하네요. 밤에 잠을 못자니 확실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것 같아요. 오늘부터라도 줄여볼랍니다..

  2. ㅈㅅㅈ 2017.10.27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3. ㄱㅇㅇ 2017.10.27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유익한 글입니다. 선생님 감사하니다.

  4. 김은지 2017.11.23 1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저는 누가 생각난다는 내 여친이 그래요 ㅠ 안맞아... 조용하 살고 싶다고 하면서 sns 엄청 왔다갔다 카프 매일 바꾸고... 약간 관종끼가 있어요



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3편

‘죄책감이 뭐죠?’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



최근 한 고등학생이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저지른 끔찍한 사건이 회자되었지요. 치밀하게 계획하고, 일말의 죄책감 없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은 사이코패스(Psychopath) 즉, 반사회적 성격장애(품행장애)의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비정상적으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후회나 죄책감 없이 반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현대 정신의학 분류체계인 DSM-5에서는 이러한 행동 양상을 반사회적 성격장애(소아 청소년기는 품행장애)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진단내리는 질환명이 아닙니다. 여러가지 정황상 추측할 뿐이지요. 마찬가지로 반사회적 성격장애도 진단받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조현병, 양극성 정동장애 등의 질환이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때문에 사이코패스를 범죄자와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견해라 할 수 있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특징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보면 반사회적 성격장애(품행장애) 환자의 특징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의 아들 케빈은 어려서부터 보통 애들과 좀 달랐습니다. 끊임없이 엄마에게 분노와 반항을 쏟아내고 엄마의 실수를 약점으로 잡고 조종하기도 합니다. 엄마는 아이의 악마 같은 모습을 알고 남편에게 이야기하지만, 케빈이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연기를 해서 남편은 믿어주지 않습니다. 그런 케빈이 자라면서 저지르는 행동들은 더욱 과감하고 잔혹해집니다. 시종일관 무표정한 케빈의 얼굴,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왜 그랬니?” 라는 엄마의 질문에 “나도 몰라요.”라는 케빈의 대답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자가 어떻게 그런 범죄들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그의 행동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저 엄마를 괴롭히고 싶었을 수도 있죠. 목적을 달성한 케빈의 표정에서는 그 어떤 죄책감이나 후회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영화 속 케빈처럼 반사회적 성격장애자는 사회 규범을 지키는 것에 관심이 없고 타인의 권리를 빼앗으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특징을 보입니다. 의리, 정직함 등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갖기 어렵습니다. 



생체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 모두 원인으로 작용


보통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불안을 느끼면 행동하는 것을 망설이게 됩니다. 즉 불안은 행동의 억제 효과가 있는 거죠.  반사회적 성격장애 환자는 ‘불안’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환자들의 충동성과 공격성은 전두엽 피질의 감소, 측두엽 부피 감소, 세로토닌 전달 기능의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정과 관련이 있는 변연계(Limbic system) –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회로의 기능 저하와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인지 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위험한 자극을 찾게 된다는 설명도 있고요.


최근에는 MRI 검사를 통해 반사회적 성격장애 환자들의 뇌의 특정 부분들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 회백질(Grey matter) 부피에서 차이가 난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품행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대조군에 비해 뇌의 피질(Coretex)의 부피가 현저히 작다는 결과 보고가 있어, 뇌의 구조적인 이상이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작용합니다. 가까운 가족 중 환자가 있을 경우, 이 질환의 발생 비율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5배가량 높아집니다. 하지만 부모의 양육 방식에 따라 병의 발생이나 진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 하더라도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 성장하는 아이의 발병률은 낮아지는 반면, 같은 유전적 성향을 가지고 있던 아이가 결핍이 있거나 폭력적인 가정환경 속에 방치되는 경우, 더욱 쉽게 반사회적 성격장애로 발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피에타’에서 주인공 ’강도’의 삶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까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채업자인 ‘강도’는 돈을 받기 위해서 그 어떤 끔찍하고 잔혹한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채무자들의 눈물, 원망, 저주, 자살까지도 그를 흔들지 못합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혼자 살아남은 그에게 갑자기 ‘엄마’라는 사람이 찾아옵니다. 처음으로 느껴본 ‘엄마’의 다정함과 따스함에 냉기만 흐르던 그도 차츰 변해갑니다. 그리고 어떤 사건을 통해 자신에게 앙심을 품은 사람이 누군지 되짚어보는 과정에서 ‘죄책감’까지 느끼게 됩니다. ‘엄마’를 만나기 전의 ‘강도’는 끔찍한 행동을 일삼는 악마 같은 인간이었다면 ‘엄마’를 만나고 난 후의 ‘강도’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도 하고 처절하리만큼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강도’가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처음부터 엄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품행장애를 보이는 아동들을 살펴보면 아이가 자라온 환경이 원만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부재, 이혼, 가정폭력, 물질남용, 일관적이지 않고 방임하는 양육 방식 등 부정적인 환경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뜻한 관심과 진심 어린 이해로 극복



충동적인 성향이 있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성장 환경에 대한 분노까지 더해진다면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발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거죠. 이러한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행동상의 문제를 보였을 때 훈계나 체벌보다는 꾸준한 이해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넌 불쌍하지도 않니?’ 처럼 느끼기 어려운 감정을 강요하기보다는 어떠한 행동이 왜 문제가 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고 그러한 행동을 했을 때 본인에게 어떤 손해가 있는지 알려줘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에서는 약물치료도 도움이 되는데 우울증이나 약물중독, 불안장애와 같은 동반된 증상을 치료하거나 충동성을 조절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많이 쓰입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치료가 쉬운 과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이해해 주려는 주변의 도움과 본인의 강한 의지가 있다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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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ratia 2017.09.12 1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이코패스도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늘 도움이 되는 정보 감사합니다. ^^

  2. 간장소스 2017.09.12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흉흉한 사건이 많아서 걱정이네요. 우리나라도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이해와 치료가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좋겠어요.

  3. dd 2017.10.22 2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사이코패스라는 말이 공통된 말인가요 ?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인가요?

    • 삼성화재 2017.10.25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 김슬기 선생님께서 직접 답변 주신 내용을 전달 드려요.

      반사회적 성격장애 환자의 극소수가 사이코패스에 해당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슷하지만 사이코패스가 좀 더 극단적인 경우죠.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진단기준이 명확한 진단명이고 사이코패스는 진단명은 아닙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4. aa 2017.11.09 2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위 덧글에 선생님께서 직접 답변 주신 것보고
    혹시 저도 답변 받을 수 있을까해서 덧글 적습니다 ㅠㅠ!
    1.반사회적 인격장애는 18세 이상부터 진단 내리지, 그 이전엔 품행장애로 판단한다 하셨는데,
    왜 이런 나이 제한이 있는 것인가요?
    2.반사회적 인격장애와 품행장애는 무슨 차이인가요?
    3.사이코패스는 뇌의 전두엽 등이 일반인과 다르다고 하셨는데, 그럼 뇌 사진을 찍어서 일반인과 다르면
    사이코패스 진단이 내려지는 것인가요?
    아니라면 전두엽 장애등으로 인해 공감능력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은 뭐라고 불리나요?

    • 삼성화재 2017.11.10 1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 김슬기 선생님께서 답변 주신 내용을 전달드립니다.

      1. 인격장애의 진단이 청소년기부터 성인기까지 장기간동안 특정 양상을 보여야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소아청소년기의 증상이 다른 여러가지 정신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인격장애로 진단내리지 않는 것입니다.
      2. 나이의 차이입니다.
      3. 사이코패스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적인 뇌 영상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에 사용되지 않습니다.
      4. 전두엽의 문제로 감정,인지 등에 변화가 생긴 경우 '전두엽 증후군 -frontal lobe syndrome' 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5. aa 2017.11.11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의 질문덧글 달았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빨리 정성스레 답변 주실 줄은..ㅠㅠ
    궁금증 모두 잘 해소되었습니다!
    블로그 관리자님과 선생님 두분께 너무나 감사드려요!!


정신과 전문의 문요한의 인간관계 심리학 3편

‘그건 사랑이 아니야

 

 

K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책상 위에 휴지가 한 움큼 쌓여갔다. 6개월 전 남자친구와 이별한 뒤부터라고 했다. 


2년을 조금 넘게 사귄 남자친구였다. 남자친구가 일방적으로 좋다고 쫓아다녀서 시작했던 연애였기에 그의 이별통보는 더욱 충격이었다. 그럴 줄 몰랐다. 하지만 이내 잘 되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로 지칠 만큼 지쳤기에 먼저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도 많았었다. 


시간이 약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웬걸!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힘들어졌다. 특히, 다른 여자를 새롭게 만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로는 감당할 수가 없어졌다. 걷잡을 수 없는 증오와 복수심으로 마음이 쑥대밭이 되었다. 자존심을 버리고 다시 잘 해보자며 사정을 해보기도 했지만 전 남자친구는 냉정했다. 그녀는 매일 전 남자친구의 SNS에 들어가 그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글을 읽고 또 읽는다. 밤 마다 울다 지쳐 쓰러지고 눈을 뜨면 증오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야기를 마친 그녀가 고개를 들고 내게 물었다. “내가 죽어버리면 그 사람도 고통스럽겠지요?” 



파멸로 치닫는 비극적 사랑



▲ 벨기에 화가 Joseph Stallaert의 <The Death of Dido (1872)>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아이네이스>라는 책에서 디도와 아이네이아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가 멸망한 뒤 유일하게 살아남은 트로이의 장수입니다. 그는 유민을 이끌고 새로운 땅을 찾아 모험을 떠납니다. 그 모험 길에서 아프리카의 카르타고에 들렀다가 여왕 디도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는 유민들과 함께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고 했던 다짐을 잊어버리고 디도와 꿈같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신들은 인간의 행복을 질투합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보내어 그가 잊고 있던 사명을 상기시킵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그는 부하들을 불러 은밀히 출항준비를 시킨 뒤 디도에게 알리지도 않고 훌쩍 떠나 버립니다. 차마 이야기할 수 없었겠지요. 


홀로 남겨진 디도는 상실감과 배신감에 치를 떱니다. 며칠 동안 괴로워하던 그녀는 궁정마당에 장작을 쌓고 아이네이아스가 남겨둔 무기와 옷 그리고 함께 쓰던 침대를 태웁니다. 추억의 물건과 함께 마음을 정리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아닙니다. 장작이 활활 타오르자 디도는 갑작스럽게 화염에 싸인 침대위로 몸을 던집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 것입니다. 




이렇게 어떤 사랑은 비극으로 끝이 납니다. 이들에게 사랑이란 연인과의 이별이 아니라 세상의 종말이며, 자기의 붕괴입니다. 그렇기에 디도의 죽음은 자살이면서 동시에 타살입니다. 자기 안에 있는 아이네이아스를 남김없이 파괴시켜버리고 자신을 배신한 아이네이아스에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고 싶은 복수의 마음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라틴어 중 아만테스(amantes)라는 말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뜻합니다. 그리고 글자 하나 차이인 아멘테스(amentes)는 ‘정신 나간 사람’을 뜻하지요. 예부터 사람들은 사랑을 일종의 광기로 생각했었나 봅니다.



비극적 사랑이 탄생하는 과정 



왜 어떤 사랑은 이렇게 치명적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사랑(애정)과 애착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의 비극적인 사랑은 애정이 아니라 애착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격렬합니다. 우리는 흔히 애착을 사랑이라는 말과 혼동합니다. 그리고 유아기 애착의 중요성으로 인해 애착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착은 사랑과 다르며, 성인의 애착은 관계를 파멸로 몰아가기 쉽습니다. 


잠시 애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할까요? 애착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영국의 저명한 정신분석가 존 볼비는 동물의 애착행동에 착안하여 애착 이론을 발달시켰습니다. 포유류의 새끼들은 양육자와 애착관계를 맺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새끼들은 필사적으로 어미에게 매달리게 되어있고, 어미는 새끼들로부터 잠시라도 한 눈을 팔지 않도록 설정되어있는 본능적 프로그램이 바로 애착입니다. 이는 새끼가 어미에게 매달리는 일방적인 의존 상태입니다. 


인간의 애착은 더 강합니다. 포유류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크게 우는 동물은 인간뿐입니다. 양육자가 보이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분리불안은 어떤가요? 아이들은 양육자가 보이지 않으면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도 공포를 느끼고 비명처럼 울음을 터뜨리고 강한 항의행동(protest behavior, 애착 대상과의 친밀감을 회복하기 위한 과도하거나 적대적인 행동)을 보입니다. 아이에게 양육자의 사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양육자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는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즉각적 욕구만족’을 원하고 늘 곁에 머물러 있기를 원할 뿐입니다. 


그에 비해 성인의 사랑은 인간의 전유물입니다. 인간의 사랑이란 본능과 감정 외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친밀함을 쌓아나갈 수 있는 이성과 의지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네가 필요해’ vs ‘너를 사랑해’



애착은 일방적이지만 사랑은 상호적입니다. 애착은 나와 너의 구분이 없는 공생관계이지만 사랑은 나와 너의 개별성의 토대 위에 ‘우리’를 만들어가는 공유관계입니다. 그렇기에 사랑의 마음은 ‘난 네가 행복하기를 원해!’이지만 애착은 ‘난 네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원해’입니다. 즉, 사랑은 ‘나는 너를 사랑해’이지만 애착은 ‘나는 네가 필요해’입니다. 애착은 이기적입니다. 애착은 타인의 존재에 일방적으로 의지해서 자신의 생존을 보장받고자 하는 생존본능입니다. 문제는 인간의 애착욕구가 너무나 크고 오랜 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이를 양육자들이 충족시켜주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민한 아이들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아이들은 크고 작은 애착손상을 가진 채 어른이 됩니다. 그 손상이 클수록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상호적인 애정관계보다는 일방적인 애착관계를 맺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부모조차 충족해주지 못했던 애착욕구를 어떻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겠습니까? 사랑의 호르몬 때문에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맛보았던 일체감이 사그라지면 결국 애착욕구의 좌절이 찾아옵니다. 


물론 애정관계에서도 좌절이 있고 싸움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이들은 일시적인 균열을 다시 복구시킬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애착관계에서의 좌절은 과도한 반응을 유발합니다. 마치 양육자가 보이지 않을 때 아이들이 보이는 과도한 절망행동이나 항의행동과 유사합니다. 공포심을 느끼고 매달리거나, 증오를 퍼붓거나, 상대방을 조정해서 계속 자신의 요구대로 끌고 가려고 합니다. 그 결과 사랑은 추격과 전투와 도망이 반복되는 전쟁이 되고 맙니다. 



비극적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면 



비극적인 사랑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애착손상을 치유하는 것입니다. 사실 K의 고통은 남자친구가 떠났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고통의 뿌리는 치유되지 못한 애착손상에 있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엄마로부터 들었던 말을 잊지 못합니다. “네가 태어날 때 너무 못 생겨서 버릴까 생각했어.”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사건은 그녀로 하여금 ‘보잘것없는 나’라는 자기이미지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겉으로는 활발했지만 늘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깊은 수치심을 느껴왔습니다. 그러한 좌절감과 수치심은 마음의 응어리가 되었고 인간관계를 왜곡시켜왔습니다. 안전한 환경에서 그 감정적 응어리를 풀어내야만 과도한 애착욕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때로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둘째는, 대상의 신중한 선택입니다. 이들은 과도한 애착욕구로 인해 비현실적인 구원의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안정적인 대상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애착손상을 가진 대상을 만납니다. 그러나 애착손상을 가진 이들끼리의 만남은 결국 비극으로 끝이 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사람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자신을 존중해주고 갈등을 풀어갈 줄 아는 안정적인 사람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로는, 자기위로의 기능을 발달시켜가는 것입니다. 누군가에 의지해서 위안 받는 습관적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을 벗 삼을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을 돌보고 행복하게 해줄 책임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신에게 먼저 친절을 베풀고 스스로 기쁨을 만들어내는 활동을 발견해야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통해서 행위의 보상이 아니라 행위 그 자체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지를 찾아야 합니다. 스스로 만들어낸 기쁨은 우리를 위로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자아의 경계를 세우고,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회복하는 또 다른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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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2편

먹고 싶다! 먹고 싶지 않다! ‘식이장애’


“두 달 동안 거의 안 먹고 10kg 이상 살을 뺐는데 요즘 자꾸 폭식을 하게 돼요. 폭식을 할 때마다 바로 토하는데 괜찮겠죠? 이러다 살이 다시 찔까 두려워요.“


여름이 다가오면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던 중 폭식, 구토와 같은 식이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식이장애는 식사행동에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폭식증과 거식증이 대표적이지요. 환자는 체형이나 몸무게에 지나친 집착을 보여 살이 찌는 것을 병적으로 두려워하며, 자신이 외모로 평가 받는다는 생각에 지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굶기, 폭식, 구토, 살을 빼려는 지나친 운동 등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살찌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 거식증



최근 한 걸그룹 멤버가 거식증으로 활동을 중단하면서 거식증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거식증은 ‘먹는 것’을 거부하여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극단적인 체중 감소가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거식증 환자는 살 찌는 것과 비만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여 체중 감량에 집착하며 몸무게의 작은 변화에도 아주 민감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청소년의 경우, 성장기에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이것이 억제되어 성장 발달이 더뎌질 우려가 있습니다.


지속적인 저체중 상태는 정신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지방질로 구성된 뇌가 점차 쪼그라들면서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지며 강박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음식이나 몸무게에 대한 생각에 집착하게 되고, 증상이 심해질수록 음식을 먹는 것을 더욱 기피하게 되어 뇌가 더 쪼그라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폭식증의 원인, ‘허한 마음’의 정체



폭식증은 거식증보다 흔한 질환으로, 20-30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환자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을 먹고, 먹는 동안 자신이 조절능력을 상실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미 먹어 버린 음식을 몸 안에서 제거하기 위해 억지로 구토한다거나 극단적으로 운동을 하는 모습 등을 보입니다. 이러한 제거행동은 주로 거식증에서만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폭식증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지요.


폭식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흔히 불쾌감, 대인관계 스트레스, 식사 제한 후 오는 배고픔 등이 지목됩니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환자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또는 ‘허한 마음’이 들어서 먹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이를 ‘정서적 배고픔’이라고 합니다. 내 마음 속에서 해결되지 않는 불쾌함을 없애기 위해 음식을 찾는다는 의미죠. 환자들은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불안, 분노, 외로움 등의 다양한 감정적인 이유로 끊임없이 음식을 섭취하지만, 포만감이 밀려와도 정서적 배고픔은 해소되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인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분노, 슬픔,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내가 가져서는 안 될’ 혹은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으로 인식합니다. 때문에 그 감정 자체를 받아들이거나 맞서기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방법으로 ‘폭식’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요. 폭식을 하는 동안은 그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멀어지며 멍해지는 효과가 있어 일시적인 편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안함은 순간일 뿐, 곧 후회와 함께 ‘구토’가 밀려옵니다. 이 같은 폭식과 구토는 환자에게 자괴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건강은 물론 대인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한 개인의 삶 전체를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리기 쉽습니다. 



식이장애의 근본적 원인과 치료


다이어트가 식이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유전과 같은 생물적 요인, 외모 지상주의 같은 사회적 환경도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러나 사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부모와의 애착관계에 있습니다. 식이장애 환자 중 다수가 지나치게 꼼꼼하고 권위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온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거나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에 맞춰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거라곤 음식밖에 없으니, 음식을 몰래 먹거나 거부하게 되는 거죠.



식이장애의 치료는 세 끼 충분한 양의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고 잘못된 식습관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가 그 시작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식사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땐 언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뿐만 아니라 먹을 때 상황이 어땠는지, 먹으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등도 함께 적도록 합니다. 어떤 상황이나 감정이 식사 행동에 영향을 주는지 스스로 분석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감정을 인식하고 생각해보는 방법은 내가 감정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감정을 다룰 줄 알게 되면 폭식은 물론이고 감정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행동했던 다른 문제들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습니다. 건강에 관심 갖기, 충분한 수면 취하기, 균형 잡힌 식사하기, 술/커피/에너지드링크 등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음료 자제하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등 건강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들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식이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병행합니다. 특히 거식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외모에 대한 왜곡은 망상에 가깝기 때문에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이장애 약물치료는 주로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목적으로 이뤄집니다. 감정, 식사, 수면의 조절 중추인 간뇌에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세로토닌 약물은 간뇌에 세로토닌이 충분하게 공급되도록 작용하여 감정을 안정시키고, 식욕 중추에도 작용하여 폭식 욕구를 감소시켜 줍니다. 약물에 따라서는 강박적인 사고를 완화시키기도 하고 우울감이나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은 가능한 약 처방 없이 상담 치료만을 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 식이장애는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할 때 치료 효과가 가장 높았습니다. 




“배고플 때 밥 먹고 배가 부르면 그만 먹는 것이 당연한데 그게 뭐가 어려워서 병원까지 가니?”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식이장애 환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에게 밥 먹는 일은 가장 쉬운 일이겠지만, 식이장애 환자들에겐 밥 먹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식이장애의 중요한 원인인 ‘애착’ 문제를 해결하려면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변화까지 함께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 같은 경우는 정신 치료나 상담 치료가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며, 가족 전체가 함께 치료받는 방법도 좋습니다. 


가족, 친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적극적으로 치료에 동참한다면, 환자들은 자신들을 고통스럽게 하던 식이장애로부터 더욱 빨리 해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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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지현 2017.07.04 15: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주번에도 이런 식이장애를가 있는 분들이 있는데요. 도움이 많이 될꺼같습니다.

  2. 김성철 2017.07.04 17: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문제는 마음이군요. 늘 고마운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제 주변부터 살펴 남에게 스트레스 주는 일 없는지 살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3. 전승주 2017.07.04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알기쉽게 잘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ㅠ
    정말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4. 윤형식 2017.07.04 2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익한 정보네요
    실제 환자분들이 많이 보시길

  5. 장주일 2017.07.05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이장애는 단순히 식욕이 있고 없고만의 문제가 아닌 마음의 문제였군요. 보통 환자만 변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도 변해야한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상 알게모르게 식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감기를 앓을 때 쉽게 병원을 찾듯이 위 증상들을 가진 사람들도 쉽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6. gratiamr 2017.07.05 1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이장애가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에게서 나타나기 쉽다는 것... 좋은 정보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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