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 안내견의 날(매년 4월 마지막 주 수요일)입니다. 1916년 세계 최초의 안내견이 독일에서 탄생한 후, 지금까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영혼의 동반자’가 되어주었죠. 우리나라에선 삼성화재의 위탁으로 에버랜드가 운영 중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1993년 문을 열어 지금까지 수많은 안내견을 육성해왔답니다.


세계 안내견의 날, 예비 안내견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가을이네 5남매의 근황을 전해드려요 :)






오늘도 신나게 놀고 있는 5남매. 그들에게 다가서는 박나래 주임의 손에는 작은 조끼 5벌이 들려있었습니다. 5남매가 꼬까옷(?)을 입고 증명사진을 찍기로 한 날이거든요. 증명사진을 찍을 때 왜 조끼를 입어야 하는지는 잠시 후 알려드리겠습니다.




주황색 옷을 입으니 한층 맵시가 살지 않나요? 시크하게 살짝 고개를 돌렸지만 설레는 심정이 눈빛으로, 표정으로 생생히 드러났습니다.

 



강아지들의 표정 하나, 몸짓 하나 놓칠세라 쉴 새 없이 셔터가 눌러집니다. 강아지들이 언제 사진 찍는 데 싫증 낼지 모르기 때문에, 집중하고 있을 때 최대한 많이 찍어둬야 합니다.

 



한 마리씩 촬영을 마친 후, 이번엔 단체 사진에 도전! 강아지들이 다른 데로 튀거나 돌발행동을 하지 않도록, 여러 사람이 뒤에서 지켜보며 이리저리 매만져줍니다. 

 



강아지들을 정자세로 늘어세운 모습을 단체사진으로 남기는 데 성공! 그 짧은 새를 못 참고 다섯째가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살짝 균형이 흐트러졌지만, 덕분에 더욱 매력적인 사진이 되었습니다. 이유 없이 혼자 뚱~해진 다섯째를 달래느라 시간이 또 지체되었지만요.

 



이제 증명사진을 다 찍었으니 조끼를 착용하는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날 찍은 사진은 각종 자료의 증빙에 활용되는데요. 특히 안내견에게 꼭 필요한 증명인 ‘장애인 보조견 표지’를 발급받기 위해선 반드시 조끼를 착용한 후 증명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저는 안내견 공부중입니다’라고 적힌 조끼(이하  퍼피코트)를 착용하는 것으로, 자신들이 안내견 훈련중임을 분명히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편, 퍼피코트의 컬러에 따라 안내견의 훈련 진도를 추측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습니다. 주황색 퍼피코트를 입고 있으면 퍼피워킹 중인 1년 미만의 강아지, 노란색 퍼피코트를 입고 있으면 본격적인 안내견 훈련에 들어간 강아지라고 보면 됩니다.

 



세계 안내견의 날을 맞아, 씩씩한 5남매들이 무럭무럭 자라 훌륭한 안내견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푸릇푸릇한 새싹이 곳곳에서 돋아나는 걸 보면 이제 정말 봄이구나 싶습니다. 봄의 무한한 생명력에 감탄하던 중, 안내견 학교에서 또 하나의 봄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엄마 젖을 힘차게 빨던 강아지들에게 새싹 같은 이빨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는 전갈이었습니다.


이런 소식을 그냥 지나칠 순 없겠죠? 신속하게 안내견 학교로 출동!




강아지 5남매를 찾아온 가을이. 그런데 가을이의 태도가 심상치 않습니다. 자리에 드러누워 젖을 물리기 바빴던 과거와 달리, 강아지들이 쫓아와도 이리저리 피해다니고 있네요.


 


가을이가 강아지들의 애처로운 시선을 외면하는 원인은 아이들에게 막 돋아나기 시작한 이빨! 강아지들이 젖을 물고 빨 때마다 뾰족한 이빨이 젖 주위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죠. 강아지가 물어봐야 얼마나 물겠어? 싶지만… 가을이의 젖을 보니 이미 크고 작은 상처의 흔적이 가득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정은 여전하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때론 강하게 키워야 하는 법.

가을이는 강아지 5남매가 젖을 뗄 수 있도록 투정은 여기까지만 받아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더 이상 엄마 젖을 먹을 수 없게 되었지만 강아지들은 슬프지 않습니다. 

엄마 젖보다 더욱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강아지들에게 주어진 식사는 바로 물에 불린 사료입니다. 바로 딱딱한 사료를 씹기엔 아직 이빨이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사료를 미리 물에 불려 주는 것이죠. 이는 강아지들이 사료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엄마 젖에 몰려들어 불편하게 식사해야 했던 과거는 안녕~ 

이젠 각자 제 밥그릇에서 편하게 맘마타임을 즐기고 있답니다.

 



식욕이 왕성한 성장기다 보니, 자기 밥을 다 먹고도 모자라 종종 형제의 밥그릇을 넘보기도 한답니다. 얄미울 법도 하련만, 형제 좋은 게 뭐라고 나눠먹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지금 밥을 뺏어먹는 저 아이도 다른 형제가 배고파하면 기꺼이 자기 걸 나눠주는 모습을 보여주겠죠? :)


엄마 젖을 떼고 안내견의 길에 또 한 걸음 다가간 강아지들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난달 임신 소식으로 우리를 기쁘게 했던 가을이(암컷, 4살)를 기억하시나요? 그때로부터 한 달이 훌쩍 지났는데요. 그사이 가을이는 5마리나 되는 강아지들을 무사히 출산했답니다. 가을이도, 강아지들도 모두 건강하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죠.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강아지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안내견학교에 마련된 사육실에 들어가자, 5남매의 엄마가 된 가을이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잠깐, 5남매라고요?

리트리버 5남매의 모습을 지금 공개합니다!




인형 같은, 아니 인형보다 더욱 귀여운 털뭉치가 5마리나…! 자고 있을 때도 귀엽지만, 꼬물거리며 엄마 품에 파고들어 젖을 빠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게 합니다. 

 



쉬지 않고 엄마 젖을 빨아대는 강아지들의 먹성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매일 이렇게 엄마 젖을 먹으면 순식간에 엄마만큼 커지지 않을까요? 물론 먹은 걸 충분히 소화시키며 푹 자는 과정도 필요하겠지만요.



이 시기의 강아지들은 아직 배변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배불리 먹은 자식들이 배변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항문 주위를 혀로 자극해줍니다. 가을이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제 품에서 자식들이 쉴새없이 젖을 빨고 있으니 피곤할 법도 하련만, 가을이는 지치지도 않고 강아지들을 꼼꼼히 핥고 또 핥았습니다. 




젖을 실컷 먹은 강아지들은 젖에서 입을 떼기가 무섭게 곯아떨어집니다. 행복한 표정으로 잠든 강아지들은 눈을 떴을 때 얼마나 더 자라있을까요? 하루가 다르게 씩씩한 모습으로 거듭날 이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을 자라서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이와 리트리버 5남매의 좌충우돌 성장기가 펼쳐질 다음 화도 기대하세요!

 



박나래 주임이 전하는 안내견 상식 첫번째!


안내견의 훈련 기간은 성장 단계별로 나뉩니다. 생후 7주가 지나면 일반 가정에 위탁되고, 그때부터 1년 동안 ‘퍼피워킹(Puppy Walking)’이란 사회화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1개월 동안 안내견 적합성 테스트를 받게 되는데, 여기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해야 안내견 학교에 입학할 자격이 생깁니다.


안내견 학교에 입학한 예비 안내견들은 반 년에 걸쳐 훈련 받게 됩니다. 훈련 종료 시기가 가까워지면 예비 사용자와 처음으로 접촉하여 함께 교육 받게 됩니다. 그렇게 둘의 교감이 형성된 걸 안내견 학교에서 최종 확인한 후, 안내견은 드디어 학교를 졸업해 사용자와의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 관련글 더 보기

 ① 가을이의 안내견 학교 나들이 '클릭'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우정은 풍요를 더 빛나게 하고, 풍요를 나누고 공유해 역경을 줄인다" - 키케로


"친구는 모든 것을 나눈다" -플라톤


"친구란 무엇인가?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여러분에겐 영혼을 나눈 벗이 있나요?


오늘, 오지라퍼가 소개할 우정은 하나의 몸처럼 마음과 생각을 나눈 이들입니다. 조금은 특별한 우정이지요.

시각장애인 뮤지션 이민석 씨와 시각 장애인 안내견 고유의 따뜻한 이야기를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민석이와 고유가 발을 맞추다 

 

 

이민석 씨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바로 이민석 씨의 작업실이었습니다.

키보드, 드럼, 기타 등 온갖 악기가 있는 그곳에 특별한 녀석도 있었습니다.

 

 

 

안녕, 고유야?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이 녀석이 바로, 시각장애인 안내견, 고유랍니다.

 

 

 

바로 작년 여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민석 씨와 고요 사이에서 오작교 역할을 했는데요.


 


그 이후로 고유는 어딜 가든 찰싹! 민석 씨 옆에 붙어 다닌답니다.

 

 

 

이 작은 발로 민석 씨와 한 발, 한 발 맞춰 나가며 세상을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민석 씨는 선천적 시각장애인입니다. 민석 씨는 고등학생일 때 프로게이머로 활동했고 성인이 된 지금에는 뮤지션으로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런 그가 서른 살인 지금, 고유를 만나려고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민석 씨의 이야길 살짝 들어볼까요?

 

 

"제가 생각해도 참 잘 돌아다녀요.

가만히 집에만 있지 않죠.

활동이 많다 보니 인터뷰도, 방송도 많이 했고요.

그랬더니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안내견을 만나는 보는 게 어떻겠냐고요. 

 

그땐 거절했어요.

활동하는 데 불편함을 못 느꼈거든요.

그리고 20대 땐, 옆에 안내견이 있으면 불편하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또, 안내견을 못 믿었던 것도 있죠.

 

그러다 30대가 되니

주변에 안내견을 입양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그들을 보니 좀 부럽더라고요.

무얼 하든 같이 하는 가족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서른살이 되면서 마음의 준비를 먼저 했습니다.

제가 안내견을 끝까지 책임지고 돌볼 수 있을까?

어떤 안내견을 만날지 모르겠지만 그 녀석에게 나를 맡길 수 있을까?


계속 마인드 컨트롤를 했지요.


그리고 결론을 내려졌어요.

일단 부딪혀보자는 거였어요.


해보지도 않고 피하는 건 저 같지 않았거든요." 

 

 

 

20대에 혼자 서울에 올라와 10년 동안 너끈히 생활했던 민석 씨입니다.

혼자만의 생활이 익숙해진 그가 새로운 룸메이트를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요.

고유와의 첫 만남 역시 만만치 않았다고 해요.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운 만나자마자 

호흡을 척척 맞추며 걸어갈 것이라고요.


실제로는 전혀 아니에요!

우리는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고요. 

끊임없이 연습해야 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마음의 문이 열리고

발이 맞춰지는 거죠.

인간관계를 맺는 것과 똑같아요."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함께 걸을 수 없다고 합니다.

민석 씨와 고유도 수많은 노력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됐답니다.


 

 

"처음 고유를 만났을 때

제가 그 녀석의 발을 밟을까 봐, 

하네스(harness, 안내견이 보행 중 착용하는 기구)를 멀리 잡고 걸었어요. 

제 불안감이 전해졌는지 고유도 불안해하더라고요.


또 하네스를 멀리 잡고 걷다 보면

고유가 제가 걸어야 할 폭까지 계산하길 힘들어했어요.

고유랑 걷다 보면 고유가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어요.

불법 주차된 오토바이의 손잡이처럼 살짝 튀어난 부분처럼요.


제가 고유와 떨어져 걸으면

제가 걸어야 할 폭까지 확보하지 못할 수 있어요.

그럼, 어깨나 무릎 할 거 없이 부딪혀요.

서로를 무조건 믿어야 해요.

처음엔 조금 부딪히고 넘어져도

곧 서로의 발걸음을 알게 됩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마음의 벽을 허물었답니다.

이제 민석 씨는 고유의 발걸음 소리만으로도 고유의 기분을 알 수 있다고 해요.

고유가 없으면 허전하고 고유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하다고 합니다.

 

 

 

"지금 전 고유에게 완전히 길들여진 것 같아요.

그건 고유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저를 통해 공유가 조금 더 많은 세상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저도 고유를 통해 더 힘차게 전진할 겁니다."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겠지. 넌 내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어린왕자> 중에서 여우의 말


앞으로 민석 씨의 공연장마다 고유를 만날 수 있겠죠?

앞으로 민석 씨 연습실엔 늘 고유가 있겠죠?

2016년 민석 씨와 고유가 만들어갈 추억에 도전에 오지라퍼, 늘 응원을 보냅니다!

 

 

[이웃집 히어로] 시리즈 보러 가기

1편 행복한 미소 치과버스 마지막 진료일 

2편 1부 맘짱, 몸짱 소방관 달력 구매처는 어디?

2편 2부 몸짱 소방관 희망나눔달력 5월의 그 남자, 고동우 소방관

3편 1부 [휴먼스쿨 엄홍길 대장 인터뷰] 실화 영화 <히말라야> 휴먼스쿨, 휴먼원정대를 만나다

3편 2부 [휴먼스쿨 엄홍길 대장 인터뷰] 실화 영화 히말라야의 휴먼원정대를 잇는 휴먼스쿨! 네팔을 찾는 이유는?

4편 '뽀꼬 아 뽀꼬'의 히어로 '노근영 친구'를 만나다!

5편 1부 도전을 즐긴다! 시각장애인 밴드 '절대음감'의 이민석&황인상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5년 12월 23일 안내견 기증식이 열리던 날!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8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삼성화재 본사를 찾아 왔는데요.

중 유독 밝은 미소와 톡톡 튀는 재치로 안내견 기증식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시각장애인 밴드 '절대음감'의 리더, '이민석' 씨였습니다.

 

 

  '절대음감'의 보금자리를 지키는 이들 

 

 

안내견 기증식 이후 추운 겨울에 잘 지내고 계신지 어떻게 안내견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음악이라는 꿈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자

중랑구에 위치한 '이민석' 씨의 작업실을 방문했습니다.


작업실에는 음향기기부터 악기들이 가득했는데요. 

공간 곳곳에 이민석 씨의 열정이 배어 있었습니다.

 

 

 

'이민석' 씨의 보물창고와 같은 이곳에 또 다른 보물이 있네요.

바로, '이민석' 씨의 눈과 발이 되어주는 안내견, '고유'입니다. 

'안녕~ 고유!'


 

 

또 그의 곁에 또 다른 이가 있습니다. 바로 '황인상' 씨! 

밴드 '절대음감'의 멤버이기도 하지요. '황인상' 씨 안내견 '현명'이와 생활하고 있다고 해요.

그들은 어떻게 만난 것일까요?

'이민석' 씨와 '황인상' 씨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왜, 안돼?' 반항심에서 시작한 꿈 

 

 

 

오지라퍼 : '절대음감'은 어떤 밴드이고 두 분은 어떻게 만났나요?

 

이민석 : '절대음감'은 5인조 밴드입니다. 제가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을 담당하고 있고요. 여기 황인상 군이 기타를 잡고 있습니다. 다른 멤버로는 '조원성'(24살), '이민혁'(23살), '국승환'(22살) 씨가 있고, 모두 20대 초반 친구들이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오지라퍼 :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황인상 : '절대음감'에 들어오기 전부터 형(이민석 씨)에 대해서 알고 있었어요. 학교에서 꽤 유명했거든요. 졸업을 앞두고 뭘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저는 그때 기타를 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음악에 대해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형에게 고민을 털어놨더니 같이 음악을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이민석 : 연주를 들어보니까, 기타를 잘 치는 아이인데 틀린 방법으로 기타를 잡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저랑 같이 음악 공부를 했죠. 아마 현재는 시각장애인 중에서 가장 기타를 잘 칠거예요.

 

황인상 : 에이~ 그런 말 듣고 저 욕 먹으면 어떡합니까? 하하…. 형 덕분에 정말 많은 것 배우고 느꼈어요. 지금도 배우고 있고요. 처음 형을 만났을 때는 좀 무서웠죠. 예민한 사람이거든요. 음이 하나만 이탈돼도 참지를 못해요. 당시엔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음악에 대해선 저도 예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발전하니까요.

 

오지라퍼: 주변에 황인상 씨 같은 후배들이 많은가 봐요?

 

이민석: 예. 제가 고등학교 때 참, 공부를 많이 안 했습니다. 학교에서 좋아하는 학생은 아니었던 거죠. 학생 때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왜 무조건 공부만 해야 하는 걸까, 다른 꿈을 꿔서는 안 되는 걸까?' 선생님도 부모님도 한 길만을 고집하니까 그에 대한 반발심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후배 중에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친구들이 저를 찾아오더라고요. 제 이력이 좀 특이해서일까요?


오지라퍼 그러게요. 음악 하시기 전에는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로 유명하셨더라고요.

 

 

'이민석' 씨는 2004년, 미국의 게임 제작 업체인 블리자드가 주최한 대회에서 '스타크래프트 테란의 황제'라 불리는 프로게이머 임요한 선수와 멋진 한판 승부를 벌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당시 이민석 씨의 경기는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임요한 선수에게 일정 부분 핸디캡이 주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민석 씨의 실력은 실로 놀라웠다고 해요.20분 동안의 격전 끝에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명승부였다고 하네요.

 

이민석 : 제 입으로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꽤 열심히 게임을 했고 잘했어요.

 

황인상 : 그때 시각장애인 학생들 사이에선 무척 유명했죠.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길이었거든요. 

 

이민석 : 그때도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왜 시각장애인은 게이머가 되면 안 돼? 왜? 

나는 왜 게이머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해보면 어떨까? 

물론 시각적으로 설계된 온라인 게임을 배우기란 쉽지 않았어요. 시력을 대체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매일 밤을 새웠어요. 일단 게임에 등장하는 수십 가지 건물과 유닛을 지정한 키보드 단축 버튼을 다 외우고, 각 종족이 내는 고유의 소리도 다 외웠어요. 게임 중에는 비명을 듣고 적의 위치와 전세를 파악해 공격했죠. 

 

오지라퍼: 그 인내와 노력이 대단하네요.

 

이민석 : 부모님이 공부를 그렇게 해라, 라는 말씀을 하셨죠. 하하…. 하지만 모든 학생이 똑같은 꿈을 꿀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다양한 꿈이 있어야 사회가 발전하고 작게는 장애인들의 문화도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황인상 : 그렇다 보니 학교 생활이 답답한 친구들이 형을 찾아가는 거예요.

 

오지라퍼 : 게이머로 활동하다가 음악은 어떻게 접하게 된 건가요?


 


이민석 : 프로게이머를 포기한 후 가수를 준비한 건 아니에요. 가수의 꿈이 먼저였으니까요. 초등학교 6학년 때 큰아버지 차를 타고 가족들과 함께 성묘를 가는 길이었어요. 사촌 형이 노래 테이프를 틀었는데, 그때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면서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갑자기 세상의 모든 감각이 다르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 노래가 바로 조성모 씨의 <슬픈 영혼식>이었어요. 어렸을 때였는데 그때부터 '노래를 하고 싶다', '노래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아요.

노래 학원에 다녀본 적도 없지만 무작정 조성모 앨범을 사서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노래만 불렀어요.

 

오지라퍼 : <절대음감>이 활동한 첫 번째 밴드는 아니라고 들었어요.

 

이민석 : 여기저기 오디션도 많이 다녔고요. 밴드부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경험도 많이 쌓았죠. '한빛예술단' 소속 밴드 '블루오션'의 보컬로 활동했고요. '4번출구'에서도 활동했었죠. 거기서 쌓았던 밴드 경험을 살려 '절대음감'을 결성하게 된 거예요.

 

 

 

오지라퍼 : 리더로서 이민석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황인상 : 제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깐깐한 사람이에요. 예민하고요. 하지만 그렇기에 팀을 잘 이끌어 간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생각한 그림이 있으면 끝까지 밀고 가는 저력 있는 리더죠. 인생 선배로, 팀의 리더로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에요.

 

오지라퍼 : 민석 씨는 리더로 힘든 점 없나요?

 

이민석: 멤버들이 모두 다섯 명이에요. 모이면 각자의 의견을 잘 모아야 하는데…. 그게 힘들어요. 그런 경우 리더가 강단 있게 결정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그 결정에 멤머들이 잘 따라줘야 하고요. 그래야 밴드가 잡음 없이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절대음감'은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동생들이 제 의견을 잘 이해하고 따라와주니까요.

 

황인상 : 민석이 형이 무서운 리더거든요. 하하하!

 

 

 

오지라퍼 : 음악인 길을 걷는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가장 힘든 시기는 언제였나요? 또 어떻게 이겨냈나요?

 

이민석 : 목소리가 안 나와서 수술을 한 적이 있어요.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목이 쉰 거예요. 어디 가서 3일 동안 소리만 지른 사람처럼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였죠. 

병원에서 성대를 잘라서 검사해 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성대에 혹이 생겨서 결국 수술을 했죠. 제가 제 목을 너무 혹사시킨 거예요. 악기는 망가지면 고치면 되는데 목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어요. 

그 외에 힘든 시기는 늘 찾아와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올 때,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하지만 그 앞에서 좌절하면 그걸로 끝이에요. 그 시기를 딛고 넘어가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지라퍼 :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민석 : 후배들보다는 학교와 부모들에게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아이들의 꿈을 자신의 틀에 가둬놓지 마세요. 공부를 잘 하면 훌륭한 사람 공부를 못하면 인생의 패배자… 이렇게 이분법적 사고로 아이들을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애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공부 잘하고 안정적이게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이 아이가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는 고려하지 않도록 만들어요.

제가 앞서 많은 학교 후배들이 절 찾아온다고 했지요? 

대부분 후배들이 와서 하는 말이 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자신의 꿈이 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며 이야기해요.

공부를 잘한다고 다 행복해지는 건 아니에요. 

먼저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꿈이 뭔지, 찾을 수 있도록 어른들이 귀를 기울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 남 다른 길을 걸었던 '이민석' 씨.

또 그를 만나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 '황인상'씨. 

두 분을 만나며 인생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화제만발 가족 여러분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계신가요?

자신의 꿈을 정확하게 알고 그 꿈을 향해 거침없이 전진하는 두 사람이 오지라퍼는 참, 부러웠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고유'와 '이민석' 씨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물론, '황인상' 씨와 시각장애인 안내견 '현명'이의 이야기도 들어보고요~

'고유'와 '현명'이를 만난 후 후 뮤지션 '이민석' 씨와 '황인상' 씨의 삶은 어떻게 바뀌어졌을까요? 

'고유'와 '현명'이는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다음 시간에 더 풍성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올게요!


[이웃집 히어로] 시리즈 보러 가기

1편 행복한 미소 치과버스 마지막 진료일 

2편 1부 맘짱, 몸짱 소방관 달력 구매처는 어디?

2편 2부 몸짱 소방관 희망나눔달력 5월의 그 남자, 고동우 소방관

3편 1부 [휴먼스쿨 엄홍길 대장 인터뷰] 실화 영화 <히말라야> 휴먼스쿨, 휴먼원정대를 만나다

3편 2부 [휴먼스쿨 엄홍길 대장 인터뷰] 실화 영화 히말라야의 휴먼원정대를 잇는 휴먼스쿨! 네팔을 찾는 이유는?

4편 '뽀꼬 아 뽀꼬'의 히어로 '노근영 친구'를 만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