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에는 그에 맞는 규칙이 있다. 그 규칙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관중들은 감탄하고 또 감동한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도 각 스포츠 고유의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규칙, 즉 룰은 스포츠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건 물론, 경기 내용을 극적으로 만들어 흥행을 일으키는 1석 2조의 효과를 낸다.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그 룰을 잘 알아야 한다. 야구에서 왜 주자들이 도루하는지, 축구에서 선수들이 왜 오프사이드로 번번히 좋은 골 찬스를 놓치는지, 등을 알지 못하면 해당 스포츠를 보며 깊은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


모터사이클 로드 레이스(이하 바이크 레이스라고 한다)도 예외가 아니다. 단순히 서킷에서 펼쳐지는 반복적인 주행일 수도 있었던 경기가 다양한 룰이 추가되며 버라이어티하고 드라마틱한 전개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바이크 레이스 룰의 기본이자 핵심은 ‘깃발’이다. 이는 카 레이스뿐 아니라 모터스포츠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룰이라 할 수 있다. 음속을 넘나드는 속도로 질주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간단하면서도 명확하고 안전성까지 담보되는 전달 방법으로 깃발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진행 중 선수에게 내려지는 룰에 대한 사인은 모두 깃발로 나타낸다. 


바이크 레이스의 깊이를 이해하며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바이크 레이스에서 사용되는 규정 깃발들을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다. 만약 바이크 레이스나 모터스포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눈에 익은 것도 종종 보일 것이다. 



1. 바이크 레이스 깃발의 종류


앞서 이야기했듯 바이크 레이스 깃발은 세계 공통규정이며 이는 F1을 비롯한 카레이스에도 적용된다. 즉, 이륜 및 사륜 온로드 레이스에서의 깃발 규정은 세계 어디에서든 같다고 보면 된다.


긴급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깃발에는 보색대비 등 색채과학이 깃들어 있다. 가령, 우리 눈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빨강이나 황색을 사용한 깃발은 선수의 눈에 잘 들어와 각종 사고의 위험을 낮추고, 위험상황의 해제 의미를 가진 녹색을 사용한 깃발은 선수의 심리상태를 안정시켜준다. 



▷적색기

경기 중 중대하고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발령한다. 적색기는 구간별로 적용되는 황색기, 녹색기, 청색기 등 일반적인 깃발과 달리 발령 즉시 서킷 전구간에 적용된다. 경기에 참가 중이었던 모든 바이크들은 적색기가 발령되면 즉시 속도를 줄이고 서행하며 경기 전 브리핑에서 사전 공지된 장소로 이동하여 대기해야 한다. 대기 장소는 보통 피트 로드, 서비스 에리어, 또는 피트이며 규정에 따라 대기 중 경정비를 실시할 수 있다. 경기의 70~75%가 진행된 경우는 적색기가 발령된 시점에서 경기가 종료되며 적색기 발령 시점의 순위를 최종순위로 확정하게 된다. 경기 초반의 적색기 발령은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재미를 더할 수도 있지만, 통상 대형사고나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가급적 발령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황색기

코스 상 위험 요소가 있을 때 선수에게 조심하라는 의미로 발령한다. 황색기를 받은 구간에서는 추월이 절대 금지된다. (추월 시 페널티 부여) 황색기 구간을 지나 녹색기를 받게 되면 황색기의 효력이 사라져 정상적인 경기 주행을 재개할 수 있다. 


황색기는 경기 진행 중 가장 많이 나오는 깃발로 위험요소가 경미한 경우는 황색기 부동, 중대한 위험요소일 경우는 진동(깃발 흔들기), 치명적인 위험요소나 사고로 경기 중단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쌍기 진동(황색기 두개를 교차하며 흔듦)으로 현 상황을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황색기 구간이 길어질 경우 뒤처진 선수가 선두권과 밀착하게 되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관객 입장에서 이 점을 참고하면 관람의 재미가 더욱 쏠쏠할 것이다.


▷녹색기

녹색기는 모든 위험상황이 해제되었음을 뜻한다. 경기 중 사고로 황색기가 발령되고, 다음 구간에서 녹색기가 발령된다면, 녹색기가 발령된 구간부터 다시 정상적인 경기가 가능해진다. 경기 시작 전, 포메이션 랩 출발신호에도 녹색기를 사용한다. 황색기로 인해 바이크들이 촘촘하게 밀착해서 주행하고 있을 때 녹색기가 발령되는 순간 급가속하며 순위 다툼을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눈치싸움과 팀 간의 전략을 짚을 수 있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청색기

경기 중 뒤에 오는 머신보다 1랩 이상 뒤처진 머신에게, 뒤에 오는 빠른 머신의 주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비켜주라는 의미의 깃발이다. 청색기를 받은 선수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1/1000 초의 다툼을 하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진로 방해는 자칫 큰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깃발을 보는 즉시 뒤를 돌아보고 진행 경로를 잠시 피해주어야 한다. 청기가 부동일 때는 아직 뒤의 빠른 바이크와 거리가 있으니 준비를 하라는 뜻이고, 진동은 바로 뒤에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비켜주라는 의미이다. 고의적으로 추월을 막을 경우 페널티 부여 대상이 될 수 있다.




▷백색기

코스 내에 구급차량, 견인차량, 오피셜카 등이 있음을 의미한다. 황색기의 장애물, 위험요소와는 달리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하되 코스 내 진입차량을 주의하라는 뜻으로 발령한다. 코스 상에 저속차량이 있을 때도 발령한다.


▷흑색기

경기 중 규정 위반이 명백한 행위가 발생할 경우 발령된다. 기본적으로 해당 선수의 엔트리넘버와 함께 발령되며, 흑색기를 받은 선수는 이후 3랩 안에 피트인하여 피트스탑 등의 부여된 페널티를 이행해야 한다. 만약 3랩 이내에 피트인 하지 않았을 경우 바로 실격처리 된다. 


▷흑백반기

흑색과 백색이란 정반대 컬러가 조합된 흑백반기는 경기 중 규정 위반 가능성이 있거나 스포츠맨십이 모자란 행동을 했을 때 경고의 의미로 발령된다. 선수가 흑백반기를 받은 후에도 같거나 비슷한 행동을 계속 하는 경우에는 흑색기가 추가 발령되어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흑색기와 마찬가지로 선수 엔트리번호와 함께 발령되는 것이 보통이며, 경우에 따라 오피셜이 손으로 지명하면서 깃발을 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메인 포스트에서만 발령된다.


▷오렌지볼기

경기 중 기계적 결함이 발견된 머신에게 피트인 하여 문제점을 해결하고 코스인 하라는 의미로 발령된다. 그대로 주행하면 해당 선수는 물론 다른 선수에게까지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을 때 발령하는 것으로, 코스인 및 문제점 해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페널티, 또는 실격처리 될 수 있다. 




▷오일기

코스 내에 미끄러운 오일이나 이물질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의미로 발령된다. 오일기로 부르는 이유는 온로드 레이스에서 노면에 미끄러울 수 있는 주된 이유가 오일이 누출되었을 때이므로 이를 대표해서 오일기라 명명하였다.


▷스타트 신호기

경기 출발신호로 사용한다. 보통 대회가 개최되는 나라의 국기나 주최 측의 로고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면서 출발한다. 최근에는 그리드에 신호등 신호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는데, 스타트 신호는 해당 신호등이 모두 켜진 후 일시 소등되는 순간 스타트, 또는 빨간불 점등 후 녹색불로 바뀌는 시점에 스타트 등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체커기

모든 경기가 종료됨을 알리는 깃발로, 모터스포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오직 메인 포스트에서만 발령되기 때문에 모든 선수는 메인 포스트에서 체커기를 받아야 경기를 완료하였음이 입증된다. 순위권에 들었더라도 체커기를 받지 않고 피트인 하면 실격처리 되며 포디움에 오를 수 없다. 



2. 기본적인 레이스 용어 이해하기


▷바이크(Bike)

레이스에 참전하는 모터바이크를 말한다. 통상 레이스 머신(Race machine)이라고도 부른다. 


▷포스트(Post)

깃발, 경고카드 등을 발령할 수 있는 서킷 내 중요 포인트를 말한다. 서킷 내 다음 포스트와의 거리는 항상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


▷메인 포스트(Main post)

메인 스트리트 중간에 있는 포스트를 말한다. 스타트와 피니쉬를 관장하는 포스트로 체커기가 발령되는 유일한 포스트이다.


▷랩(Lap)

서킷을 한 바퀴 주행하는 것을 랩이라고 한다. 1바퀴면 1랩, 10바퀴면 10랩이라 부른다.


▷코스인(Course in)

바이크가 피트를 나와 피트로드를 거쳐 서킷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드(Grid)

예선 순위에 따라 결승전 출발 위치에 선수의 순위별로 서는 공간을 그리드라고 한다.


▷포디움(Podium)

결승 순위 1,2,3등이 트로피를 받고 사진촬영을 하는 시상대를 말한다.


▷리타이어(Retire)

사고나 바이크의 트러블 등으로 결승을 완주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폴투윈 (Pole to win)

예선 1위 한 선수가 결승에도 똑같이 1위로 입상한 선수를 말한다.


▷폴 포지션(Pole position)

예선에서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전 그리드 맨 앞을 배정받은 선수. 예선 1등과 같은 의미다.



이상으로 깃발 규정을 설명할 때 부득이 사용되었던 레이싱 용어에 대한 의미를 간단하게 알아보았다. 기본 내용을 숙지했으니, 지금 바로 MOTO GP 나 WSBK 를 시청하길 추천한다. 룰을 모르고 보았을 때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들으며 바이크 레이스에 대한 흥미를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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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1편 내게 맞는 헬스장은 따로 있다


이 글은 삼성화재 화재만발 블로그에서 첫 연재인 만큼 간단한 소개부터 해야 할 듯하다. 

필자는 직업 트레이너나 헬스장 업주가 아니다. 운동 경력 20년이 조금 넘는 아마추어 운동인 겸 운동 칼럼니스트로, 본업은 엔지니어이며 한편으로 (부끄럽지만) 작가이기도 하다.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하고, 상업성 없는 중립적인 블로거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쓸 주제도 일반인과 직업 운동인의 중간 위치에서 거침없이 말할 수 있겠다. 하필(?)이면 ‘헬스장의 선택’이니 말이다.



1. 헬스장에 가기 전에 생각할 것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운동이라는 걸 시작하려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도시민에게 헬스장은 가장 생활 친화적인 스포츠 시설이다. 웬만한 골목골목 전신주나 벽마다 헬스장 전단지 몇 장쯤은 흔하다. 요즘은 크로스핏, MMA, 복싱이나 댄스 클럽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헬스장만큼 문턱이 낮은 곳은 없다. 일부 헬스장은 이런 여러 종목들을 아예 ‘짬뽕’해 운영하다보니 전문성 논란이 일기도 한다. 문턱이 낮고 흔한 만큼 진지한 고려 없이 덥석 등록부터 하기 쉽고, 잘못된 헬스장을 골랐다가 낭패를 겪기도 쉽다.


사실 운동을 생각할 때 헬스장부터 고르는 건 순서가 틀렸다. 첫 단계로는 몸 상태부터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그것부터 해결하는 게 정상이다. 헬스장은 병원이 아니고, 헬스장 트레이너들이 의료인도 아니다.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거나 치료를 도울 수는 있지만 거기까지다. 일부 헬스장이나 트레이너들이 종종 ‘재활’, ‘교정’ 등의 문구를 부주의하게 남발하지만 그런 의료행위는 면허가 있는 의사, 물리치료사의 영역이다.


또 하나, 소위 ‘헬스장 운동’이 과연 내게 맞는지 여부다. 필자도 헬스장 운동을 주제로 많은 글을 쓰지만 운동에는 이 외에도 축구나 농구 등 구기, 복싱이나 MMA 같은 격투기, 스포츠 댄싱 같은 레크리에이션 스포츠도 있고, 헬스장과 유사하지만 방식은 조금 다른 크로스핏이나 역도 클럽 등도 있다. 헬스장은 몸매를 만들거나 힘을 기르는 데는 유용하지만 혼자 하는 운동이다 보니 ‘즐긴다’는 차원에서는 다소 단조롭고 지루할 수도 있다. 쉽게 싫증을 내거나 사교적인 성격이라면 남들과 함께하는 운동으로 시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수많은 운동 중 헬스장을 선택했다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 고가의 회원권제 헬스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중 헬스장은 등록비에 강습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개인 트레이닝 고객 외에는 따로 교습을 해주지 않는다. 최근에는 트레이너들도 봉급보다는 개인 고객이 주 수입원이라 자기 고객 외에는 어지간해서는 신경을 쓰기 어렵다. 


그럼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문제다. 온라인에는 각종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도 많다. 그런데 이런 곳의 지식이나 문답은 대개 단편적인 내용을 다룰 뿐 초심자가 체계적인 그림을 그리기는 어렵다. 필자의 블로그에도 ‘어떻게 하면 근육이 발달하나요?’ 식의 포괄적인 질문이 가끔 올라오는데, 이때는 ‘운동하세요.’ 외에는 사실상 답이 없다. 그러니 처음 운동을 접한다면 온라인 검색보다는 책을 보는 게 낫다. 사전 지식 없이 무작정 갔다가는 수많은 기구들 앞에서 무얼 할지 난감해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2. 전단지의 엄청 싼 헬스장, 가볼까? 말까?



지금부터 헬스장 고르는 법을 알아보자. 회원권제 클럽을 제외한 대중 헬스장은 월 수십 만원에 달하는 다른 스포츠 시설에 비해 무척 저렴하다. 3개월~1년 장기등록비를 기준하면 싼 곳은 월 2~3만원대까지 있으니 ‘운영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다. 


당연히 여기엔 비밀이 있다. 첫 번째로, 위에도 적었듯이 헬스장 등록비는 ‘시설 이용료’일 뿐 다른 스포츠처럼 강습은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부터가 진짜인데, 작심삼일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것이 금연 다음으로 운동이다. 장기 회원의 경우 잠깐 다니고 안 나오는, 소위 ‘유령회원’이 활동회원보다 훨씬 많다. (덕분에 부지런한 소수가 싸게 운동할 수 있다!) 특히 새해가 시작되는 1월 초, 휴가철을 앞둔 5월~7월 초는 헬스장이 북적거려 운동이 힘들 정도다. 여담이지만 이때만 지나면 도로 한산해지는 게 연례 행사다보니 잔뼈가 굵은 사람들은 1월 1일~중순까지 ‘이것도 지나가리니~’ 하고 아예 쉬기도 한다. 그럼 헬스장 입장에서 최악의 시기(=고객 입장에서 최고의 시기?)는 언제일까? 휴가철과 추석이 모두 지난 11~12월이다. 이 시기 헬스장은 연중 가장 여유롭다.


헬스장 이용료가 싼 세 번째 이유는 이용료보다는 개인 트레이닝(PT)에서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업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고객이 낸 PT비의 절반 남짓 이상이 업소 몫이다. 등록 회원을 늘려 PT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면 회비에서 저가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헬스장이 신규 고객에게 한두 시간의 무료 개인 트레이닝을 해 준다고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설 설명하고, 체성분 검사한 후 상담하고, PT 해보라는 권유 조금(한참?) 듣다 보면 운동 배울 시간은 몇 분 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전단지 가격에는 ‘VAT별도’라는 말로 현금 일시불 조건을 숨긴 경우도 있다. 사물함, 운동복 같은 필수 옵션이 빠진 당혹스런 경우도 있다. 심지어 목욕시설이 없거나 돈을 따로 받는 헬스장도 있었다. 그러니 전단지 꼬리표를 떼어 헬스장을 찾아가기 전에 반드시 이런 항목들이 없는지부터 미리 전화해서 체크하도록 하자.



3. 일반 헬스장을 갈까? PT샵을 갈까?

 


▲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는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


최근에는 개인 트레이닝이 많이 일반화되었고 초기보다 가격도 저렴해졌다. 돈이 있고, 시간 대비 효율적인 운동을 원하면 헬스장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강습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외에 선택지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개인 강습만 전문으로 하는 소위 PT샵이다.


헬스장의 장점은 넓은 공간과 많은 기구를 모두 사용할 수 있고, 강습이 없는 날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일반 회원들 사이에서 강습 받는 상황이 불편할 수도 있고, 트레이너가 주변 상황도 챙겨야 하다 보니 해당 회원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최근에 대규모 헬스장은 층을 나누어 별도의 PT시설을 두기도 한다. 평소 개인운동을 위주로 가끔씩 개인강습을 받고픈 분들에게 적당하다.




▲ 서울 M PT샵


반면 PT 전문샵은 일반 고객을 아예 받지 않고 트레이너와 1대 1로 강습만 하기 때문에 운동에 집중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좋다. 다만 대체로 소규모다보니 기구 종류가 적고, 강습이 없는 시간에는 개인운동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강습이 없는 시간대 고객에게 개인 운동 공간이나 운동 가능 시간을 제공하는 샵을 택하는 게 좋다. 



4. 헬스장 선택의 기준들


헬스장이 워낙 흔하다보니 비슷한 조건의 헬스장을 놓고 고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 헬스장을 비교할 때 고려할 것들을 따져보자.


▷ 헬스장과의 거리


헬스장 선택의 첫 번째 조건은 단연 [거리]다.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능력 좋은 트레이너가 있어도 내가 귀찮아서 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어쩌다 한 번 가는 시설 좋은 헬스장보다 매일 가는 후줄근한 헬스장이 낫다. 가능한 출퇴근 동선에, 직장이나 집에 가까이 있는 것이 좋다.



▷ 얼마나 붐비는지?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전문 PT샵이 아닌 일반 헬스장이라면 반드시 고려할 사항이다. 헬스장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대개 퇴근 이후 오후 6시~10시인데, 주거지나 학교 인근보다 도심에서 쏠림이 심하다. 기구마다 사람이 다 들어차 기다리거나 같이 써야 할 수도 있고, 회원들끼리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고객의 주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헬스장은 트레드밀(러닝머신)의 빈자리가 나지 않아 유산소운동이 어려운 때도 있다. 운동은 중간에 맥이 끊기면 몸이 식고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야 할 만큼 붐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내가 운동할 시간에 헬스장을 방문해 분위기를 살피자. 참고로, 헬스장은 대체로 새벽에 가장 한산하다.



▷ 시설

 


* 랙(rack)

바벨(역기)을 각 동작에 적당한 높이에 거치해주는 틀로, 바벨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의 필수 장비


과거에는 전단지에 트레드밀이 몇 대인지 광고까지 했지만 최근에는 지루하게 트레드밀에서 걷기보다는 짧고 강하게 운동하는 고강도 인터벌이 트렌드다. 젊은 사람을 타겟으로 하는 헬스장은 트레드밀 대신 로잉머신(rowing machine, 노 젓는 동작을 지상에서 구현하도록 만든 장비)이나 케틀벨(kettle bell, 철로 된 공에 손잡이를 달아 역기나 아령보다 좀더 역동적인 동작을 구현하도록 만든 근력운동기구) 등 인터벌에 최적화된 기구를 들여놓기도 한다.


중요한 건 근력운동 기구다. 잘 안 쓰는 기구까지 종류별로 죄다 갖춘 것보다는 많이 쓰는 근력기구를 여러 대 갖춘 편이 낫다. 종류가 많아 봤자 실제 유용한 기구는 채 반도 안 된다. 랙, 스미스머신, 벤치 등은 항상 자리다툼이 벌어지는 기구인지라 많을수록 좋다. 랙이 아예 없는 헬스장도 왕왕 있는데, 그런 곳은 구경 잘 했다고 인사만 하고 돌아 나오는 게 현명하다.


여기에 맨몸운동이나 인터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매트가 깔린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하고, 바닥의 완충시설도 좋아야 하고, 기구들 간 간격도 충분해야 한다. 아래 사진은 일반 헬스장 중 모범적인 시설로 꼽히는 서울의 E 헬스장이다.

 



▲ 서울 E 헬스장


운동하는 공간에 문제가 없다면 부대시설을 확인하자. 샤워실은 깨끗한지, 라커룸의 보안장치는 튼튼한지를 보고, 기구 관리 상태도 꼭 확인하는 게 좋다. 고객 입장에서 가장 흔한 불만사항은 냉난방과 환기이니 이 문제도 반드시 확인하자. 지상의 헬스장이 환기에서는 장점일 수 있지만 건물 전체를 헬스장으로 운영하지 않는 이상은 층간소음 때문에 운동에 제약이 많아 지하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분위기 - ‘진상 회원’이 있는지?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이 역시 대중 헬스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헬스장에 발길을 끊는 원인으로 본인의 게으름을 빼면 이게 단연 첫 번째일지도 모른다. 바로 헬스장 분위기, 좀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진상 회원’의 유무다. 하나뿐인 기구를 장시간 독점하고 핸드폰이나 만지작대고 있거나, 남의 운동이나 특정 신체 부위를 빤히 쳐다보는 정도는 양반이다. 시시콜콜 남의 운동에 참견하고 사생활을 캐묻거나, 기구마다 수건을 걸어놓고 자기가 쓰고있다 우기거나, 땀을 흘려야 살이 빠진다는 터무니없는 속설을 듣고 한여름 에어컨을 끄는 몰상식한 사람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음담패설, 신체접촉 같은 성희롱 등 진상은 종류도 다양하다. 어느 헬스장이나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이런 진상이 한 명만 있어도 전체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운동은 물 건너간다. 하물며 이런 진상들이 ‘단체로’ 헬스장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면 떠나는 것 외엔 답이 없다.


회원이 직접 주의를 주는 건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 있으니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으면 업소에 항의하자. 업주 입장에서도 여러 번 항의가 들어와야 그 회원을 제재할 명분이 생긴다. 그래도 안 고쳐지면 운동 시간대를 바꾸거나 그도 어렵다면 그 헬스장을 포기하는 게 낫다. 처음 간 헬스장에서 함부로 장기 계약을 해선 안 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처음 가는 헬스장이라면 3개월 이상 장기 계약은 금물이다. 위에도 적었듯, 사람들이 헬스장에 오래 못 다니는 이유가 꼭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 운동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문제점도 많고, 최악의 경우 돈만 받고 폐업 후 잠적하는 소위 ‘먹튀 헬스장’에 당할 수도 있다. 약간 비싸더라도 모든 계약은 반드시 카드 할부로 하고, 한두 달 다녀 본 후 문제가 없다면 그때 장기 계약을 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공공 헬스장처럼 일일권을 끊어 운동이 가능한 곳이라면 며칠간 다녀보는 것도 좋다.


또한 시작부터 PT 영업에 열을 올리는 헬스장도 피하는 게 상책. 설사 PT를 원한다 해도 알지도 못하는 트레이너와 덜컥 계약하는 건 금물이다. 트레이너들의 수준과 강습 방식은 천차만별이고, 팀장이니 뭐니 하는 직함이 능력을 말해주는 건 아니다. 최소 몇 주간 그 헬스장의 트레이너들 자질을 파악한 후 선택하는 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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