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루저’ 논란. 키가 작은 남성은 한동안 절망에 빠졌다. 몇 년 전, 한 방송에서 신장 180㎝ 이하의 성인을 비하해 표현했던 말이다. 요즘 자동차 시장을 보면 훤칠한 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다름 아닌 소형 SUV 때문이다. 일반 해치백보다 키가 조금 클 뿐인데 불티나게 팔린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용어 정리부터. 해치백은 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는 자동차다. 해치(Hatch)는 ‘위로 잡아당겨 끌어올리는 문’을 뜻하며, 차의 엉덩이에 해치가 달려있다는 의미에서 해치백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왜건과 SUV는 넓은 의미에서 모두 해치백에 속한다. 


SUV는 Sport Utility Vehicle의 줄임말로 스포츠 등 여가생활에 맞게 다목적으로 만든 자동차다. 험로 주행도 가능하게끔 차고를 높이고 큰 바퀴를 달아 빚는다.


SUV는 본래 지프형 자동차를 부르는 말이었다. 튼튼한 트럭 차체를 밑바탕 삼아 사륜구동 시스템을 얹었다. 현대자동차 갤로퍼, 쌍용자동차 코란도 훼미리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근래의 SUV는 이들과 다르다. 해치백 등 승용차의 플랫폼으로 만든 승용형 SUV다. 그래서 해치백과 SUV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크로스오버’라고 부르는 변종들이 생기는 이유다. 이들은 해치백, SUV, 미니밴의 성격을 모두 품은 다중인격자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해치백보다 SUV의 인기가 크다. 가령,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UV 판매 비율은 33.7%. 대략 3명 중 한 명은 SUV를 산다는 뜻이다. 심지어 연평균성장률(CAGR)은 15.8%에 달한다(승용차는 –2.9%로 감소 추세). 그 중에서 젊은이들의 마음 훔친 B 세그먼트 소형 SUV의 성장 속도가 눈부시다. 특히 쌍용자동차 티볼리와 현대자동차 코나는 월 3,000대 이상씩 팔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 현대자동차 KONA


참고로 자동차는 차체 크기에 따라 A, B, C, D, E 세그먼트로 분류한다. 가령, 티볼리와 코나 등 소형 SUV는 B 세그먼트, 투싼&스포티지는 C 세그먼트, 싼타페&쏘렌토는 D 세그먼트, 모하비&G4 렉스턴은 E 세그먼트다. 그 중에서 B 세그먼트 소형 SUV의 연평균성장률은 무려 125%. C 세그먼트는 4%, D 세그먼트는 18.1%, E 세그먼트는 4.9%다. 대체 왜 이렇게 소형 SUV를 찾는 걸까?



▲ 쉐보레 트랙스(좌) / 쉐보레 아베오(우)


불씨는 쉐보레 트랙스가 지폈다. 아베오와 몸집 비슷한 해치백인데, 키를 훌쩍 높여 SUV로 변신했다. 르노삼성 QM3도 마찬가지. 유럽의 베스트 셀링 해치백, 르노 클리오 플랫폼을 밑바탕 삼아 빚은 소형 SUV다. 이후 쌍용 티볼리와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 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푸조 2008도 꼼꼼한 품질로 입소문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 기아자동차 스토닉


하지만 이들을 진정한 SUV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태생이 그렇다. 기아 스토닉 역시 바탕은 소형 해치백 프라이드다. 굴림 방식도 앞바퀴 굴림이 기본이다. 다른 점은 차체 높이. 둘의 키 차이는 고작 6.5㎝다. 현대 코나는 i30보다 10㎝ 더 크다. 입문형 수입차 시장을 이끈 푸조 2008의 차체 높이는 1,555㎜. 같은 차체를 쓰는 푸조 208은 1,460㎜다.


10월 국산차 판매량을 봐도 흥미롭다. 가령, 현대 코나는 3,819대를 팔았다(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9월 5,386대보다 떨어졌다). 반면, 현대 i30는 311대 파는 데 그쳤다. 쉐보레 트랙스는 959대를 팔았지만, 아베오는 57대의 단출한 성적표를 받았다. 손바닥 한 뼘도 안 되는 차이에 우리는 SUV라는 이유로 더 비싼 그들에게 지갑을 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판매량 차이를 단순히 키 차이 때문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소형 SUV는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하다. 기아 니로를 포함하면 국산 모델만 무려 5가지나 된다. 다양한 라인업만큼이나 트림과 옵션 구성도 눈을 즐겁게 만든다. 반면 해치백은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크지 않다.


제조사 입장에선 소형 SUV를 파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키를 살짝 높였을 뿐인데, 차 값은 수백만 원 이상 올리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아자동차 스토닉의 가격은 1,895만~2,265만 원. 현대자동차 코나는 1,895만~2,620만 원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2천만 원 초~중반 대 가격으로 구입한다.


반면, 기아 프라이드의 가격은 1,220만~1,748만 원. 쉐보레 아베오는 1,410만~1,779만 원이다. 가장 비싼 트림끼리 비교해도 소형 SUV가 대략 4~500만 원 가까이 비싸다. 심지어 코나보다 공간이 훨씬 넉넉한 i30(C 세그먼트 준중형 플랫폼 적용)은 최고급 트림을 골라도 코나보다 130만 원이나 저렴하다.




그렇다면 500만 원 이상 지불하면서 소형 SUV를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소형 SUV는 해치백의 차체를 살짝 높이면서 작은 덩치를 교묘히 숨길 수 있다. 또한, 간단한 임도 주행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실내 공간과 엔진 구성, 그리고 도심 주행이 전부라면 일반 해치백을 구입해도 충분하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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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단연 전기자동차다. 전기차는 기름 마시고 매연 뿜는 내연기관 대신 전기모터로 바퀴 굴리는 자동차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전기차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올해엔 그 거리가 한층 좁아질 예정이다. 바로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들어오는 까닭이다. 테슬라는 오는 15일 하남 스타필드를 시작으로, 17일 청담동에 전시장을 오픈했다. 




▲ 테슬라 모델S90D


전기차에 문외한 사람들도 테슬라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지난해, 테슬라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주문을 받으면서 열풍을 만든 바 있다. 이번에 한국 땅을 밟은 첫 번째 모델은 ‘모델 S90D’다. 차체의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979X1,964X1,435㎜. 실내 공간을 가늠할 휠베이스는 2,960㎜다. 제네시스 G80과 비슷한 덩치 뽐내는 대형 세단이다. 


차체엔 87.5㎾h급 배터리와 두 개의 전기모터를 얹어 최고출력 306.7㎾를 뿜는다. ㎾로 자동차의 성능을 말하니 생소하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약 411마력 정도의 힘을 낸다. 소위 ‘제로백’이라고 부르는 0→시속 100㎞까지 가속 성능은 4.4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에 달한다.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구두쇠’인 줄만 알았던 전기차가 웬만한 스포츠카의 성능과 비견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델 S의 총 주행가능 거리는 얼마나 될까? 환경부가 인증한 모델 S90D의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378㎞.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기나긴 충전 시간이 발목을 잡는다. 완전 충전에만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까닭이다. 미국, 일본 등에 자리한 급속 충전소 ‘수퍼차저 스테이션’에선 75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아직 운영을 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 S90D의 상품성은 눈부시다. 가령, 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담았다. 이를 위해 차체에 8개의 카메라와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심었는데, 운전자는 목적지만 입력하면 된다. 스티어링 휠, 브레이크, 가속 등 모든 조작을 모델 S90D가 직접 한다. 또한, 충돌 회피기능,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장비도 빠짐없이 챙겼다. 


테슬라에 따르면 국내 운전자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15,000㎞를 주행하며 매년 260만 원 가량의 연료비를 지출한다(고급 휘발유 1L 당 2,000원 기준). 모델 S90D로 같은 거리를 달릴 경우 전기료는 연료비의 1/13의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자동차 소유 기간을 평균 5년으로 가정하면, 약 1,190만 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델 S90D의 가격은 일반 소비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기본 가격만 무려 1억2천1백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열선 패키지, 스마트 에어 서스펜션, 프리미엄 업그레이드 패키지 등을 더하면 ‘억 소리’가 두 번 날 수도 있다. 심지어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환경부는 10시간 이내의 충전시간을 충족하는 전기차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모델 S90D는 10시간이 넘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테슬라에 선뜻 입문하기 쉽지 않다. 




▲ 쉐보레 볼트 EV


그러나 비싼 가격에 실망하긴 이르다. 대중을 위한 매력적인 전기차도 준비됐다. 쉐보레는 이번 달 볼트 EV를 출시한다. 환경부가 인증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383.17㎞. 테슬라 모델 S90D보다도 높다. 각종 보조금을 활용해 적정한 가격을 매긴다면, 구입할 이유가 충분해진다. 또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르노삼성 SM3 Z.E, BMW i3 등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여건도 한층 개선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지자체의 수가 작년 31곳 수준에서 올해 101곳으로 크게 늘었다. 참고로 현재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국고가 1,400만 원, 지방 보조금이 300~1,200만 원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기본사양)을 1,400~2,3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충전소 부족이다. 집이나 사무실 주변에 충전소가 없다면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다. 그러나 이 부분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충전기를 약 1만 대 이상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급속 충전기 2,600여 대를 전국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대형 마트 등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집과 직장에서도 충전할 수 있게끔 완속 충전기도 2만여 대를 구축한다. 


더욱이 올해 1월부터 ㎾h당 313.1원이던 급속 충전 요금을 173.8원으로 44%나 내렸다. 그린카드(국민의 녹색생활과 녹색소비를 지원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1년 7월 환경부에서 새롭게 도입한 제도)를 쓰면 50%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1년 유류비와 전기차의 충전 요금은 얼마나 차이 날까? 환경부가 연간 13,724㎞ 주행 기준(2014년 교통안전공단 승용차 평균주행거리)으로 현대 아반떼 가솔린(1.6L)과 디젤(1.6L),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비교했다. 아반떼의 경우 각각 157만 원(휘발유), 100만 원(경유)의 연료비가 들었다. 반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38만 원(전기료)이면 충분했다. 충전소가 충분하다면 굳이 전기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전기차의 장점은 비단 저렴한 유지비에만 있지 않다. ‘제로 에미션’, 즉 배출가스가 전혀 없다는 점도 한 몫 거든다. 참고로 미국 캘리포니아는 제로 에미션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든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팔아야 하며, 2025년까지 최소 150만 대 이상 판매해야 한다.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전기차의 비중을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의 대중화가 점점 진행되고 있으며 17일부턴 제주도에서 세계 유일의 전기차 축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개최되었다. 관람객은 직접 시승을 해볼 수 있고, 다양한 제조사의 전기차를 만나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스마트폰에 충전기 꽂듯, 내 차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일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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