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피의 운동 이야기’ 5편 

남성의 운동 VS 여성의 운동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유독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그중 하나는 [여성은 근력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까?]인데, 답은 간단하다. [거기서 거기]다. 세간에는 ‘여성의 운동’, ‘남성의 영양’ 등등 대상을 특정해 차이를 강조하는 광고 등이 많지만, 이는 실제로 크게 달라서라기보다는 한쪽을 포기하고 대신 한쪽을 확실하게 노리는 마케팅 기법일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성과 여성의 운동에 대해서도 잘못된 자료들이 난무한다. 여성은 무조건 유산소 운동만 해야 한다고 착각하거나, 근력운동은 터무니없이 낮은 중량으로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고 하는 등의 엉터리 자료들 말이다. 


물론 성별간 운동 구성의 차이가 조금은 있다. 그런데 속설로 알려진 것과는 도리어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지금부터 짚어볼 내용은 흔히들 오해하고 있는 그 ‘작은 차이’다. 



1. 여자라면 유산소운동, 남자라면 근력운동?!



남녀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각각 살펴보자. 먼저, 유산소운동은 남녀간 발달 속도에 별 차이가 없다. 운동 생초보 남성과 여성이 같은 방식으로 10km 달리기 훈련을 시작하면(물론 신체 구조상 남성이 기록에서는 유리하겠지만) 신체 발달 속도 자체는 비슷하다. 여성이 유산소운동을 많이 한다고 추가적인 이득은 없다. 외려 여성은 하체 구조상, 장시간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에서 부상을 입을 확률이 남성보다 더 높다.


반면, 남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혈관 건강 면에서 여성보다 취약하다. 고혈압, 당뇨 모두 남성이 많다. 따라서 남성에게는 일정 수준의 유산소운동이 필수다. 문제는 현실에서 상당수 남성들은 유산소운동을 ‘죽도록’ 싫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산소운동이 꼭 30분 이상 걷거나 달리는 지겨운 방식만 있는 건 아니다. 조만간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요즘은 훨씬 힘들고 화끈한 유산소운동도 많다.


이번엔 근력운동을 보자.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량 발달이 ‘훨씬’ 더디다. 남성은 첫 달부터 골격근이 1~2kg씩 쑥쑥 올라갈 수 있지만 여성은 그 절반도 힘들다. 심지어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확 줄어든다. ‘근육질이 될까 봐 근력운동 안 한다’는 일부 여성의 핑계는 ‘재벌 될까 봐 취직하기 싫다’는 논리나 마찬가지다. 


그럼 어느 쪽을 더 할 것인가? 당연히 여성은 이득이 적고, 부상 확률도 높은 유산소운동보다 근력운동이 우선이다. 시간이 없다면 유산소운동은 워밍업 빼곤 아예 안 해도 된다. 다만 살을 빠르게 빼고 싶다면 뒤에 포스팅할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더하면 훨씬 가속할 수는 있다. 그럼 남성은? 근력운동과 더불어 유산소도 어느 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뚱뚱하건 말랐건 마찬가지다. 


그럼 지금부터는 근력운동에서 남녀의 차이를 어떻게 고려할지를 따져보자.



2. 남녀의 상·하체 운동의 비중



성별 차이 관련해서 근력운동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상하체 밸런스를 잘못 잡는 것이다. 흔히 여성들에게서 [근력운동을 했더니 허벅지만 굵어졌어요!]라는 불만을 많이 듣는데,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 하나는 하체 근력운동을 하면 하체가 가늘어진다는 잘못된 속설이다. 심지어 일부 매스컴이나 컨텐츠에서도 하체가 가늘어지는 운동(?)이라면서 여성들을 솔깃하게 하는데, 전신의 체지방이 빠져 '하체도 가늘어질 수는 있지만 하체만 가늘어지는 운동 따위는 없다. 그런 문구를 남발하는 트레이너가 방송에 나오면 채널 돌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두 번째 이유는 상하체의 발달 속도 차이다. 이는 아나볼릭 호르몬의 민감도 차이 때문인데, 상체는 남성이 두드러지게 빨리 자라지만 하체는 남녀의 차이가 훨씬 적다. 뒤집어 생각하면 여성은 하체만 이상하게 빨리 자란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남성은 하체만 안 자란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성이 상체 운동을 등한시하고 하체 근력운동만 하면 부실한 상체+하체 부피만 빵빵하게 키우는 결과가 되니 시각적인 대비 효과까지 더해져 다리가 더 굵어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럼 운동 프로그램에서는 어떻게 적용할까? 사실 초보 때는 성별 차이보다는 개인 차이가 더 도드라진다. 그러니 같은 프로그램을 써도 무방하다. 대신 기본이 갖춰진 후에 구성을 달리할 수 있다. 


일단 여성은 부족한 부분에 더 투자를 해야 하니 배꼽 윗부분, 즉 상체와 코어에 약간 더 많은 운동량을 투자하고, 운동 순서도 힘이 있는 전반부에 실시하는 게 낫다. 힙업, 다리 가늘게 하는 운동이라며 스쿼트, 런지, 힙 운동에 올인하는 바보짓은 절대 해선 안 된다. 그 운동들이 필요하긴 하지만 상체와 코어 운동의 비중까지 넘어선 곤란하다. 그런 운동은 후반부에, 상체 운동이 끝난 후에 마무리로 하자.


여성이나 남성 초보자는 하루에 전신을 다 운동하는 편이 좋은데, 이때는 아래와 같이 하루 근력운동 프로그램을 잡을 수 있다.




일부 남성은 코어와 하체, 전신 운동을 등한시하고 ‘특정 부위만 크고 굵게 하는 데’ 골몰해 팔이나 어깨처럼 실질적인 근육량 증가에 도움 안 되는 자잘한 근육 운동에 올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 수준에 다다른 남성이라면 하체와 전신 운동에 절반 이상 할애하는 게 좋다. 하루에 상하체를 다 운동한다면 힘이 많이 드는 하체운동을 운동 전반에 실시하고, 상체는 체력이 다소 감소한 후반에 해도 된다.


3~6개월차가 넘어서 초보 딱지를 떼고 방향이 잡히기 시작한 남성이 하루에 전신을 다 운동한다면 아래와 같이 잡을 수 있다.




☞ 스쿼트, 랫풀 다운, 데드리프트 등이 어떤 운동인지 궁금하다면? 

수피의 운동 이야기 #2. 웨이트 트레이닝의 꽃 3대 운동 (바로 가기 클릭)



3. 남성과 여성의 근력운동 횟수 잡는 법



그럼 이번엔 횟수와 중량을 어떻게 잡을지를 살펴보자.


신체 구조상 여성이 남성보다 무거운 것을 못 드는 건 당연하다. 그럼 여성이 근력의 모든 면에서 약할까? 그렇지는 않다. 여성의 회복능력은 남성보다 대체로 강하다. 남성은 벤치프레스 10회를 가까스로 하고 1분 후에 다시 같은 중량을 시키면 8번밖에 못 들지만 여성은 같은 상황에서도 또 10번 드는 마법(?)을 부릴 수 있고, 심지어 몸이 풀려 더 많이 들기도 한다. 이는 여성의 근지구력이 남성보다 우수한 면도 있고, 근육의 크기가 작고 혈액순환이 좋아 더 빨리 회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남성도 몸이 작은 초보자의 경우는 여성과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또 하나, 남성의 근신경은 한 번에 강한 힘을 쥐어짜내는 능력이 좋다. 이론적으로는 모터 유닛의 동원능력이 좋기 때문인데, 복잡한 이론 따위 몰라도 된다. 한마디로 남자의 근력은 강하고 짧다. 반면 여자의 근력은 약하지만 끈질기다. 다만 근력운동 경력이 쌓이면 여성도 남성처럼 짧고 강한 패턴으로 변하곤 한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런 특성이 남성과 여성의 운동 세트를 짜는 데는 어떻게 적용될까? (보디빌딩 스타일의 운동에 맞추었다. 스트렝스 트레이닝은 나름의 세트 잡는 방법이 있다.)


* 대부분의 여성, 혹은 근력운동을 막 시작한 초보 남성은 여러 세트에서 같은 중량과 횟수를 반복해도 무방하다. 마지막에 정히 못 들겠다면 그때 가서 횟수를 줄인다. 세트 사이 휴식시간도 대개 90초 이내가 교과서적인 수치인데 여성은 회복능력이 좋기 때문에 이보다 짧게, 1분 이내로 잡아도 무방하다. (휴식시간이 짧으면 체지방 연소에도 좋다!!!)


대부분의 여성, 초보 남성을 위한 근력운동


위에서 말한 벤치프레스를 예로 들면,

 

15kg/5~8회 x 1~2세트 (워밍업) → 20kg/10회

→ 20kg/10회 → 20kg/10회 → 20kg/8회


* 중량은 여성 초보자 기준 예시이니 본인의 근력에 맞춰 조절한다.



* 어느 정도 기본을 갖춘 남성, 혹은 운동경력이 아주 긴 여성은 한 세트만 끝내도 힘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뒤로 갈수록 중량이나 횟수를 줄여주는 방식이 낫다. 이때는 휴식도 충분히 해주자.


운동경력이 긴 여성, 기본을 갖춘 남성을 위한 근력운동


이때는 아래처럼 매 세트마다 중량이나 횟수를 조금씩 바꿔준다.


옵션1 : 40kg/8회(워밍업1) → 60kg/5회(워밍업2) → 70kg/3회(워밍업3) 

→ 80kg/10회 → 75kg/10회 → 70kg/10회 → 65kg/10회


옵션2 : 40kg/8회(워밍업1) → 60kg/5회(워밍업2) → 70kg/3회(워밍업3) 

→ 80kg/10회 → 80kg/8회 →80kg/7회 → 80kg/6회


아예 둘을 조합해도 된다.


옵션3 : 40kg/8회(워밍업1) → 60kg/5회(워밍업2) → 70kg/3회(워밍업3)

→ 80kg/10회 → 75kg/9회 → 75kg/8회 → 70kg/8회


* 중량은 체중 80kg이상의 남성에게 적당한 예시이니 근력에 맞춰 조절한다.



* 일러스트: 박초은 (bakchoo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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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4편 

힙업을 원하십니까?

 

엉덩이는 몸의 중심에 위치하는 중요한 부위이지만 아무래도 뒷면에 있다 보니 가슴이나 어깨처럼 시선에 확 들어오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힙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힙 운동에 주력하는 사람은 남녀 모두 드물었다. 힙 부위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건 몸에 붙는 옷이 유행을 타면서라고 할 수 있는데, 타이트한 의상이 힙업을 강조해주면 몸매가 탄탄해 보일 뿐만 아니라 하체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좀 한 사람에게 있어 엉덩이는 [운동 제대로 한 몸과 아닌 몸]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힙업’하면 여성만 생각하기 쉽지만, 서구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남성에게서 가장 섹시한 부위]를 꼽으라고 했을 때 어깨와 함께 1, 2위를 다투는 것이 탄탄한 엉덩이라는 걸 생각하면 남성들도 축 처진 엉덩이를 마냥 마음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온라인에는 수많은 엉짱 남녀들이 넘쳐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몸매가 좋으면서 엉덩이도 좋은 사람은 정말 보기 어렵다. 마른 여성들은 하이힐을 신거나 허리를 뒤로 잔뜩 꺾어 엉덩이가 올라간 것처럼 카메라 앵글을 조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특히 마른 남성들은 십중팔구 엉덩이도 납작하다. 얄궂게도 차라리 약간 살집이 있는 사람들이 힙이 발달한 경우가 더 많다. 식스팩 복근보다 둥근 힙 보기가 더 힘들다. 엉덩이가 발달한 사람은 왜 이렇게 드문 것일까?



1. 일상에서 엉덩이 근육을 쓸 일이 얼마나 있을까?

▲ 엉덩이 부근의 근육


엉덩이 근육, 그중에서도 가장 큰 대둔근은 원래 네발짐승이 달릴 때 뒷다리를 뒤로 밀어내는 핵심 근육이다. 한마디로 몸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근육이다. 다큐멘터리 등에서 달아나던 얼룩말의 뒷발 차기에 포식자인 사자가 나뒹구는 대역전극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 여기에 벌린 다리를 모으는 기능도 수행한다.


인간의 대둔근은 이족보행으로 진화하면서 용도가 조금 달라졌다. 인간은 평상시 서 있을 때나 걸을 때의 역할 대부분을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이 수행한다. (그래서 인간은 나쁜 놈에게 뒤차기 할 것이 아니라 앞차기를 해야 한다) 대신 인간의 대둔근은 아래의 상황에서 역할을 한다.


1) 재래식 화장실 자세로 완전히 푹~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

2) 두 발을 넓게 벌려 디딘 상태에서 일어나기

3) 전력으로 달리기

4) 암벽등반처럼 아주 가파른 오르막을 오를 때

5) (태권도를 한다면) 뒤차기, 혹은 돌려차기

6) 골반 댄스(???)


이 중 본인이 일상에서 자주 하는 동작을 꼽아보자. 모르긴 몰라도 하나도 없을 공산이 크다. 좌식생활을 한다면 그나마 1번 정도인데, 이것도 앉았다가 [상체를 세운 상태를 내내 유지하고, 아무것도 짚지 않고]라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현실에서는 우리가 바닥에서 어떻게 일어나나 보자.


- 바닥을 짚고 일어나기: 이건 팔 동작

- 엉덩이부터 올린 후에 허리를 펴기: 이건 대퇴사두근의 동작 

- 그것도 힘들면 손으로 무릎을 짚고: 팔과 대퇴사두근 모두의 동작


특히 나이 든 어르신이 일어날 때 이런 모습을 자주 본다. 이는 엉덩이 근육의 퇴화로 둔근이 제힘을 못 내기 때문. 힘을 못 내서 더 안 쓰고, 더 퇴화하는 악순환이 된다.



2. 걸을 때는 엉덩이를 안 쓰나요?



결론부터 적자면 ‘거의’ 안 쓴다. 믿기지 않으면 대둔근 방향으로 테이프를 붙여 놓고 걸어보자. 아마 거의 접히지도, 당겨지지도 않을 것이다. 걷기는 대퇴사두근으로 다리를 앞으로 뻗고, 체중을 앞으로 기울여 몸을 시계추처럼 이동한 후 다시 다음 발을 앞으로 내딛는 동작의 반복이다. 대퇴사두근과 종아리 근육이 이 움직임을 주도하고,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대둔근은 상체 중심을 잡는 보조역할이 고작이다.


인간의 대둔근은 몸의 큰 근육 중 덩치 대비로는 가장 게으르다. 걷기에도, 줄넘기에도, 다리를 조금 굽혔다 펴는 정도의 동작에도 별로 하는 일이 없다. 보조적으로 밸런스를 잡는 역할 정도는 하니 안 한다고 하면 억울할지도 모르겠지만, 큰 덩치에 비하면 ‘덩칫값 못 한다’는 소리 듣기 딱 좋은 녀석이다.


하는 일이 적으니 운동 없이 무작정 굶어 살을 뺐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걷기, 줄넘기 같은 가벼운 운동만 하거나, 운동에 조금만 소홀해도 바로 티가 나는 부분이 엉덩이다. 가슴은 불룩하지만 엉덩이는 밋밋한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3. 게으른 엉덩이 근육이 그렇게까지 큰 이유


하지만 엉덩이 근육이 아직까지 퇴화하지 않고 여전히 큼직하게(!) 남아있는 건 분명 이유가 있다. 두 가지의, 그것도 생존과 직결된 궁극의 임무 때문이다.


* 바닥에서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때

무거운 물건을 어떻게 들어 올리는지 생각해 보자. 허리를 앞으로 둥글게 굽힌 상태에서 들면 잘 안 들리는 건 둘째 치고 허리 다치기에 십상이다. 이때 주로 쓰는 건 등과 척추의 주변 근육들인데, 덩치 큰 엉덩이나 하체 근육에 비하면 한참 졸개들이니 당연하다. 


그럼 자세를 바꿔보자.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상체를 최대한 세운 후 들어 올리면 쓰는 근육이 달라진다. 이때 허리는 돕기만 하고, 그동안 펑펑 놀던 엉덩이 근육과 강한 하체 근육이 등장해 자신의 체중을 능가하는 엄청난 무게까지 감당하게 된다.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는 [스모 데드리프트]가 이 동작에 해당한다. 



* 전력 달리기

학창시절 100미터 달리기처럼 기를 쓰고 달리는 전력달리기에서 추진력을 내는 힘이 뒤차기다. 당연히 둔근과 허벅지 뒤쪽의 햄스트링이 주가 된다. 걷거나 천천히 달릴 때는 이와 메커니즘이 달라서 허벅지 앞쪽과 종아리를 많이 쓴다. 채집 수렵민이었던 먼 조상들이라면 몰라도 현대인이 뒤차기로 사자를 걷어찰 일은 생기지 않을 테지만 최소한 밤길에서 강도를 만났을 때, 밤늦게 막차를 타야 할 때 전력으로 뛸 수는 있어야 한다. 그래서 대둔근이 여전히 중요하다.



4. 엉덩이를 단련하는 운동을 찾아보자.


엉덩이를 단련하는, 소위 힙업 운동을 찾자면 이미 앞에서 답을 절반은 알려준 셈이다. 지금부터 적을 내용은 엉덩이가 많이 관여하는 전신 운동이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몸 전반의 균형적인 발달을 원한다면 이런 운동 위주로 엉덩이를 단련하자. 굳이 헬스장을 가지 않아도 야외 운동장이나, 가정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들로 뽑아 봤다.


▲ 덤벨 스모 데드리프트


1) 발 간격을 넓게 둔 데드리프트(일명 스모 데드리프트), 스쿼트, 런지

데드리프트와 스쿼트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특히 데드리프트는 엉덩이 운동에서는 단연 톱이다. 여기서 엉덩이에 좀 더 중심을 두려면 두 발의 간격을 위의 그림처럼 넓게 디디고 다리 사이로 중량을 들어 올리는 스모 데드리프트가 유리하다. 맨몸으로 하기보다는 중량을 조금이라도 더하는 게 낫다. 케틀벨이나 덤벨(아령)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벽돌, 물이 가득 든 주전자, 솥이나 책 한 무더기 등 무거운 물건이라면 아무것이나 들고 해도 무방하다. 이때 허리는 곧게 펴고, 상체는 최대한 세운 상태를 유지한다. 이 자세에서 몸이 내는 힘은 생각 외로 크므로, 꽤 무거운 것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2) 전력 달리기

유산소 운동을 하며 중간중간 100미터쯤 힘껏 뛰어 주면 된다. 인터벌 트레이닝의 효과로 살을 빼는 데도 도움이 되므로 일거양득.


▲ 킥백(뒤차기)


3) 킥백(뒤차기)

초보자도 할 수 있는 쉬운 엉덩이 운동이다. 엎드린 상태, 혹은 서서 무언가를 붙든 후, 다리를 뒤로 최대한 올려준다. 허리가 좋지 않거나 무리해서 너무 뒤로 쳐들면 허리에 과신전이 일어나(허리의 S라인이 너무 과해져서) 통증이 올 수도 있으니 뒤로 무리해서 높이 쳐들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다리를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로 든 상태로 엉덩이에 힘을 주고 1초간 버틴 후 내리는 편이 유용하다. 무릎을 굽히지 않고 곧게 뻗고 하거나, 발목에 모래주머니 등을 매달아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


위의 스모 데드리프트가 둔근의 ‘다리를 모으는 기능’에 주력하는 것이라면 이 운동은 뒤로 차는 것에 주력한 동작이다.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게 좋다.


▲ 케틀벨 스윙


4) 케틀벨 스윙

엉덩이뿐만 아니라 등과 허리 등 전신을 단련하면서 동시에 달리기에 육박할 만큼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좋은 운동이다. 엉덩이를 빼 케틀벨을 다리 사이로 넣은 후, 엉덩이의 탄력으로 케틀벨을 힘차게 앞으로 스윙을 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스쿼트처럼 무릎을 굽혔다 펴거나 팔로 들어 올려서는 안 되며, 엉덩이가 주된 힘을 내는 게 핵심이다. 허리가 말리면 다칠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가벼운 중량으로 오랫동안 연속으로 여러 횟수를 하기보다는 약간 묵직하다 싶은 중량을 택해 세트당 10~20회 이내로, 대신 30초 정도의 짧은 휴식을 두고 끊어서 실시하는 편이 근력 단련이나 체력 향상 모두에 유리하다.



* 일러스트: 박초은 (bakchoo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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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3편 

운동 전후의 영양 섭취


운동을 할 때 영양 섭취는 운동 그 자체와 쌍벽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살을 빼거나 찌우려는, 간단히 말해 위로든 아래로든 체중을 바꾸려 할 때는 ‘먹는 양’의 문제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한 체중관리가 아닌 운동 자체를 즐기는 동호인이나 선수, 혹은 체중을 유지하면서 몸매만 바꾸려고 하는 경우에는 ‘먹는 질’이 주로 문제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식사관리는 현재 몸 상태, 운동 방법과 목표, 일상생활 패턴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다소 복잡한 문제다. 마른 몸이 걱정이라 체중을 불리려는 20살 청년과 산후 다이어트를 하려는 35세 여성의 식사가 같을 수는 없다. 이번에는 운동 전후를 기준으로 어떻게 식사를 배분하는 편이 가장 유리할지를 알아보자.



1. 운동 전의 영양 섭취



일반적인 세 끼니 식사를 기준으로 할 때, 운동 전 최소 1~2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식사를 마치는 게 원칙이다. 일상적인 식단에는 3대 영양소와 섬유소 등이 모두 합쳐져 있어 소화흡수가 느리기 때문인데, 특히 단백질과 지방은 소화가 느려 식후 바로 운동하면 자칫 속이 부대낄 수 있다. 반면, 식사하고 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운동하면 운동하는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할 수만 있다면’ 식사와 운동 사이에 여유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체중을 불리려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한다.


문제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서 이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 당장 필자만 해도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운동을 하는 아침운동족이고, 상당수 직장인은 퇴근 직후 운동을 간다. 즉, 식사하고 1~2시간이나 노닥거린 후 운동을 갈 만큼의 여유는 없다. 이때 관건은 ‘뭐라도 먹어야 하나? 그냥 굶고 해야 하나?’ 이고, 마지막으로 ‘먹어야 한다면 무얼?’이다. 




▶시간이 빠듯해도 운동 전에 챙겨 먹는 편이 나은 경우


1) 몸무게를 늘리려는 사람


2) 구기나 격투기, 스트렝스 트레이닝 등 매우 고강도의 운동을 수행하는 사람들


3) 스태미너가 떨어져 운동 중 유난히 빨리 지치는 사람

이 경우는 운동 도중에도 당분이 있는 음료 등을 조금씩 마셔주는 것이 좋다.


4) 당뇨 환자

공복 운동 시 자칫 쇼크 등이 올 수 있어 위험하다. 환자에 따라 운동 중 혈당 반응이 제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인슐린을 투여하고 있다면 투여량도 조절해야 한다. 따라서 운동을 하려고 마음먹었다면 반드시 의사와 미리 상담이 필요하다. 




운동 직전에 영양을 보충한다면 최대한 소화가 빠른 탄수화물을 위주로 먹는다. 이때 택하는 건 대개 당분이 있는 음료(핫초코, 설탕커피, 초코우유 등)이고, 검은 점이 생길 만큼 완전히 익은 바나나 한 개, 식빵 한두 장도 무방하다. 탄산음료처럼 가스가 나는 음료, 육류 등은 위장에 부담이 되니 금물.



▶운동 전, 영양섭취가 필요 없거나, 차라리 공복 상태가 나은 경우


1) 살을 빼는 게 최우선인 사람

운동 전 영양을 보충한답시고 총 섭취 열량을 늘릴 이유가 없다.


2) 인터벌, 서킷 트레이닝

이런 운동들은 심박수를 높게 끌어올리기 때문에 뱃속에 음식이 있을 때 부대끼고 탈이 나기 쉽다. 최악의 경우 토하거나 구역질을 할 수도 있다. 식사와는 가능한 긴 텀을 두거나, 정 힘들다면 주스나 스포츠음료 같은 액상의 당분이 낫다.


3) 걷기, 가벼운 자전거 타기 같은 저강도 유산소운동

그냥 필요가 없다. 운동으로 소모하는 열량이 너무 적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공산이 크다. 200ml 주스 한 팩 마시고 30분 걸어 봤자 딱 먹은 만큼 쓰는 도돌이표다. 헛고생으로 만들지 말고 그냥 공복에 하자.



2. 운동 후의 영양섭취


과거에는 ‘기회의 창’이라고 하며 운동 후 뭘 먹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여기기도 했지만, 요즘은 관점이 다양해지면서 운동 후 영양 섭취도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한다. 운동 직후는 근육 단백질과 글리코겐(몸에 저장된 탄수화물)이 가장 빨리 회복될 수 있는 타이밍이기 때문에 근육을 늘리려는 사람들에게는 식사하기 최적의 시간대지만, 체지방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는 식사패턴이 무너지고 체지방을 축적하기 좋은 순간이다. 따라서 이때도 본인의 목표에 따라 식사계획은 다르다.




▶운동 후, 영양섭취가 꼭 필요한 사람


1) 체중과 근육량을 늘리려는 사람

운동 후 1~2시간 이내에는 식사하는 것이 좋다.


2) 운동 후 심한 피로를 느끼는 사람 


3) 인터벌, 서킷 트레이닝, 크로스핏 등을 하는 사람

이런 운동은 단시간에 매우 많은 열량을 소모하고, 운동이 끝난 후에도 몸은 계속 에너지를 태우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영양을 보충해주는 게 좋다.


이때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모두 섭취해야 한다. 꼭 스포츠 보충제나 닭가슴살, 고구마나 바나나 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동물성 반찬이 한두 개 갖춰진 평범한 가정식 백반, 김밥이나 삼각김밥에 어묵국과 달걀 정도면 나름 탄수화물과 단백질 균형이 잘 갖춰진 식사다. 

이때 섭취량을 잡는 기준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중이다. 



* 단백질은 체중 kg당 0.25~0.35g면 된다. 즉 체중 70kg이라면 대략 20g을 넘겨 먹으면 된다. 

* 탄수화물은 체중 증량 시에는 단백질의 2.5~3배, 체중 감량 시에는 단백질의 1~1.5배, 체중 유지 시에는 단백질의 2~2.5배 정도를 섭취한다.





▶운동 후, 바로 식사를 하지 않는 편이 나은 사람


1) 비만해서 살을 빼는 게 최우선인 사람

운동 직후에도 적어도 한 시간쯤 공복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 식욕이 강한 사람들은 운동했다는 보상심리로 무의식 중에 식사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폭식성향까지 있다면 운동 직후 더 심해져 일단 먹기 시작하면 식욕을 통제 못 하기도 한다. 이런 과도한 식욕은 시간이 지나면 대개 가라앉으니 잠시 다른 일을 하며 기다리는 편이 현명하다.


2) 당뇨 환자

당뇨 환자 상당수는 운동 후 혈당이 높아지곤 한다. 이 상태에서 바로 식사를 하는 건 좋지 않다. 의사 상담과 혈당 체크를 거쳐 적당한 식사 타이밍을 정한다.


3) 소화력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

운동 직후 소화력이 크게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 마른 경우가 많지만 [운동 후 꼭 먹어야 해]라는 사명감(?)에 허겁지겁 먹을 필요는 없다. 조바심내지 말고 속이 풀린 후 찬찬히 식사해도 근육 만드는 데는 큰 문제 없다.



* 이쯤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

흔히 초보자들이 [근육량 증가/체지방 감소를 하려고 하는데 어느 쪽을 따라가죠?] 라고 묻곤 한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근육과 체지방은 함께 만들어지고 함께 죽는 공통 운명체다. 근육 대비 체지방이 아주 많은 초보 단계에서는 몸이 정상 비율을 찾기 위해 잠시 체지방은 줄어들면서 근육이 늘 수도 있지만 계속되기는 어렵다. 그러니 일단은 본인이 우선하는 쪽으로 맞춘다.



3. 나는 어떤 유형에 해당할까? 



아래 내용은 필자의 블로그에 올렸던 예제인데, 내용을 보강해 다시 적어본다.



[A유형] 

아침에 헬스장을 가는 직장인 검이. 배가 약간 나오고 팔다리만 가는 평범한 몸매지만 식스팩의 멋진 몸이 꿈이다. 


방법1) 이상적인 아침 운동 스케줄은 공복에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고 헬스장에서 1시간 운동한 뒤, 곧바로 회사의 구내식당이나 주변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것. 생선구이나 달걀찜 등 담백하고 단백질이 많은 식단을 택한다. 닭고기 샌드위치 등도 무방하다. 대개 찌개류는 그다지 좋지 않다.


방법2) 구내식당이나 주변 식당이 없다면? 집에서 시리얼 등 가벼운 아침을 먹은 후, 출근하는 동안 배를 꺼뜨리고 직장 주변 헬스장에서 운동한다. 운동 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300~500cc 정도의 초코우유와 달걀을 먹거나, 또는 단백질 보충제+미숫가루를 같은 양으로 섞어 마신다.



[B유형] 

2학년 여대생 수진. 4학년 못된 선배가 떠넘긴 팀 과제 말고도 그놈의 '살'이 말썽. 매일 저녁 30분씩 홈트레이닝과 40분 빠른 걷기 운동으로 다이어트 중이다.


방법1) 이상적인 스케줄은 일과가 끝나자마자 바로 운동을 시작하고, 운동을 끝내고 1시간 후 저녁 식사를 하는 것. 식사하고 2~3시간 이후 잠자리에 든다. 늦게 먹는다고 다 살로 간다는 건 속설이니 신경쓰지 말자.


방법2) 다른 스케줄 등으로 저녁을 일찍 먹어야만 한다면 식사하고 한두 시간 후에 운동을 해도 큰 문제는 없다. 대신 운동 후에는 맹물 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아침을 제대로 먹으면 된다.



[C유형] 

학원비 내기도 급급한 가난한 취업준비생 재혁. 약하고 마른 몸이 콤플렉스라 저녁 9시부터 1시간 동안 스트렝스 트레이닝을 한다. 닭가슴살 제품 등 소위 헬스 음식을 사 먹을 돈은 없지만 나중에 역도선수나 파워리프터처럼 큰 몸을 갖고 *3대 운동합 500kg을 치는 게 꿈이다. (*3대 운동합: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의 본인 기록 무게 총합을 말한다)


방법1) 이상적인 방법은 6~8시 사이에 식당 밥으로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다른 공부를 하다가 9시에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 후 김밥이나 삼각김밥 2개에 구운 달걀 3개를 먹는다. 돈이 많이 든다면 마트에서 산 미숫가루와 저렴한 유청단백 WPC보충제를 2.5대 1 정도 섞어 먹는다. 물의 양이 너무 적으면 부대껴 소화가 힘들 수 있으니 물을 많이 넣어야 한다. 1~2시간 후 잠자리에 든다.


방법2) 학원 강의나 늦은 취침시간 때문에 위의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면 초저녁에 일단 김밥이라도 먹어 속을 채운다. 운동 시작 30여 분 전 코코아나 설탕커피에 식빵 한 장을 먹는다. 운동이 끝나자마자 식당 밥으로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다. 



* 일러스트: 박초은 (bakchoo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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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2편 

웨이트 트레이닝의 꽃, 3대 운동


지난 편 『헬스장의 선택』에 이어, 이번에는 근력운동의 큰 틀을 잡는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근력운동에는 이름도 다 외우기 힘든 수많은 동작들이 있다. 대부분 이게 뭔 소린가 싶은 난해한 외국어 이름이다. 그 많은 걸 모조리 외울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어떤 운동을 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수십, 수백 가지 동작 중에서도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가 자기 눈에 아쉬워 보이는 곳만 운동하는 것이다. 떡 벌어진 어깨를 기대하며 래터럴 레이즈((Lateral Raise, 아령을 옆으로 드는 동작)만 줄창 하고, 팔뚝 살을 빼 보겠다며(?) 덤벨 킥백((Dumbbell-Kick Back, 몸을 숙여 덤벨을 쥔 팔을 뒤로 펴는 동작)만 하거나 나온 배를 집어 넣겠다고 복근운동만 죽어라 한다. 이건 중요 과목을 미뤄 놓고 배점 낮은 군소 과목에 올인하는 것과 마찬가지. 게다가 ‘다리(팔) 운동을 하면 다리(팔)가 가늘어진다’라는 식의 잘못된 지식을 믿으며 방향을 거꾸로 잡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단언하지만,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땐 특정한 신체부위에 몰두해 이런 잡다한 운동부터 손댈 필요는 없다.



1. 잔챙이는 가라. 무조건 큰 운동부터.


근력운동을 조금이라도 해 봤다면 [3대 운동], 혹은 [5대 운동]이나 [빅 리프팅 5] 등등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근력운동 중 가장 중요하고 효과도 탁월한 종목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 중 가장 널리 알려졌으며 논란의 여지가 없는 3대 운동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기본 종목인 스쿼트(Squat), 데드리프트(Deadlift), 벤치프레스(Bench Press)다. 이 세 가지 종목은 근력운동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학창시절 ‘국·영·수’처럼 하기 싫어도 꼭 해야 하는 ‘필수과목’이다.



3대 운동보다 숫자가 높아지면 사람마다, 운동 단체마다 조금씩 말이 달라진다.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5대 운동은 [3대 운동+ 오버헤드 프레스(Overhead Press)+턱걸이]다. 사람에 따라 바벨 로우(Barbell-Row)나 런지(Lunge), 푸쉬업(Push-up) 등을 넣기도 하는데, 이것저것 다 뭉뚱그리다 보니 7대 운동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쯤에서 궁금해질 수 있다. 왜 여기엔 앞서 언급한 바벨 컬(Barbell-Curl, 팔로 바벨 들어올리는 동작), 덤벨 킥백, 복근운동 따위가 없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근력운동에서 최우선 순위는 [큰 근육]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2. 큰 근육 = 큰 운동 =  큰 효과



트랩바 데드리프트(Trapbar Deadlift)

육각형 바벨을 이용한 데드리프트로, 일부에서는 파머 스쿼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데드리프트와 스쿼트의 중간격에 해당하는 운동이다.


체지방보다 근육이 많아야 건강하고 살이 덜 찌는 몸이라는 건 이제 누구나 안다. 그런데 굳이 근육이 아니어도 일단 체중이 많이 나가면 아무 움직임이 없어도 몸에서 기본으로 소모하는 열량, 즉 기초대사량은 높다. 100kg의 고도비만인이 48kg의 근육질 아가씨보다 기초대사량이 높다는 소리다.


근육이 많아야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운동을 안 해도(?)’ 살이 안 찐다고들 말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근육량 자체가 기초대사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간이 27%로 단연 1등이고 뇌가 20%로 2등, 골격근은 17%로 3등쯤이다. 게다가 근육은 움직여야 에너지를 ‘더’ 쓴다. 그냥 끌어안고 있는다고 살이 안 찌는 게 아니고, 근육을 써야 안 찐다. 현역에서 은퇴한 선수들이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급격히 살이 찌는 게 그 때문이다.


그럼 신체 부위 중 어디가 가장 근육이 많을까? 내장 등을 뺀 움직이는 근육, 즉 골격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하체(전체 골격근의 절반)다. 언뜻 생각해도 하체는 뼈와 체지방을 빼면 거의 다 근육이다. 나머지 절반이 상체 근육인데, 그 중 다시 절반 정도가 등 근육이다. 등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소홀하기 쉽지만 몸통을 세우는 중요한 임무 외에도 팔을 뒤로 당기는 역할을 한다. 미용적으로도 밋밋한 11자의 통짜 몸매를 역삼각형으로 만드는 주역이다. 나머지, 즉 골격근의 고작 4분의 1을 가슴과 어깨, 팔, 복근, 기타 자잘한 근육들이 나눠 먹는다.


‘잔근육을 키우고 싶어요’라며 늘씬하고 자글자글한 근육맨 사진을 롤모델로 들이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역시 큰 근육이 잘 발달했고, 여기에 체지방까지 낮을 뿐이다. 미용적으로도 큰 근육이 발달해야 몸의 형태가 멋지게 잡히고, 옷을 입어도 티가 난다. 정말로 작은 근육만 자라면 소위 ‘멸치’밖에 못 된다. 그쯤이면 옷 벗기 전에는 운동을 했는지도 못 알아본다.



이쯤에서 3대 운동이 왜 3대 운동인지 이유가 바로 나온다. 스쿼트는 근육이 가장 많은 하체를, 데드리프트는 하체 뒷면과 등 근육을, 벤치프레스는 가슴과 팔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즉 이 세 종목만으로도 사실상 전신을 거의 커버한다. 


그럼 이제 3대 운동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3. 스쿼트(Squat): 같은 이름, 두 효과.


스쿼트는 이 한 종목만 다룬 서적도 여럿 나왔을 만큼 이론적으로는 매우 복잡하지만, 그 본질은 앉았다 일어나는 아주 단순한 동작이다.


▷ 방법


1)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발끝은 살짝 벌어지게 한다. 


2) 발 중앙에서 약간 뒤편에 체중을 싣고,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시며 최대한 깊이 앉는다. 무릎은 발끝과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벌어지게 한다. 원칙적으로는 아래 그림처럼 무릎보다 골반이 더 내려가야 하지만 초보자들은 유연성이나 근력 부족으로 허리가 구부정해지는 경우가 많으니 일단은 곧은 허리를 유지하는 한도까지만 앉는다. 


3) 잠시 정지했다가 허벅지에 힘을 주고 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킨다. 발 앞쪽에 체중이 실리거나 허리가 말려 ‘새우등’이 되면 틀린 자세다. 팔은 앞으로 내밀어도 되고, 팔짱을 끼거나 머리 뒤에 깍지를 끼어도 된다. 

 


무릎이 발끝보다 나가서는 안 된다는 자료들도 더러 있지만, 이는 반만 맞다. 체형이나 앉는 깊이, 테크닉에 따라 더 나갈 수밖에 없는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무릎이 충분히 앞으로 나갈 만큼 발목이 굽지 않아 문제되는 경우도 많다.


맨몸 스쿼트가 초보자에게 좋은 운동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세간에는 맨몸 스쿼트만 수백 개씩 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투자 대비 효과를 따졌을 때는 효율적이지 않고 관절을 마모시키는 나쁜 결과도 가져오기 때문에 필자는 권하지 않는다. 일단 자세가 잡혔다면 맨몸 스쿼트는 워밍업 정도로나 하고 바벨 스쿼트 같은 난이도 높은 자세로 넘어가기를 권한다. 아무리 가벼운 무게라 할지라도, 설사 빈 봉(중량 원판을 끼우지 않은 빈 바벨)만 들어올린다 해도 중량을 든 스쿼트는 맨몸 스쿼트와는 메커니즘이 다르고, 테크닉도 다르다. 맨몸 스쿼트는 단순한 하체운동이지만, 중량 스쿼트는 중량을 지지하는 상체에도 힘이 들어가는 진정한 ‘전신’ 운동이다.



4. 데드리프트(Deadlift): 맨몸 스쿼트는 있어도 맨몸 데드리프트는 없다.


데드리프트는 바닥에 놓인 물건(주로 바벨)을 잡고 몸을 일으키는 동작이다. 손에 드는 무게가 관건이기 때문에 맨몸으로는 할 수 없다. 


▷ 방법


1) 데드리프트를 준비할 땐 스쿼트보다 발 간격을 약간 좁게 선다. 


2) 발 중앙에서 약간 뒤쪽에 무게를 싣고, 허리는 곧게 편 자세로 무릎을 굽혀 바닥에 놓은 바벨을 잡는다. 바벨은 발의 중심선에, 정강이에 거의 닿을 만큼 놓여 있어야 하고, 어깨는 바벨보다 약간 앞으로 나간다. 


3) 일단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다리에 힘을 주어 바벨을 무릎까지 올린 후, (즉, 여기까지는 다리 힘을 주로 쓴다.) 그때부터 상체를 세우면서 무릎을 완전히 펴준 후 숨을 내쉰다. 내리는 동작은 올릴 때와 역순이다.


무게를 손에 쥐기 때문에 악력, 팔을 받치는 등, 허리와 엉덩이, 허벅지도 함께 단련된다. 데드(Dead)+리프트(Lift)라는 살벌한 이름 때문에 ‘죽을 각오로 들어올린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지만, 사실은 바닥에 놓인 사(死)하중(Dead Load)를 들어올린다는 어원이니 지레 겁먹지는 말자. 


데드리프트는 특히 여성에게 좋은 운동이다. 최근의 힙업 유행을 타고 엉덩이를 예쁘게 한다는 별의별 잡다한 운동이 유행했지만, 그 제왕은 단연 데드리프트다. 힙업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스쿼트가 2루타라면 데드리프트는 한 방에 끝내는 홈런이다.



5. 벤치프레스(Bench-Press): 빈자리를 채우는 막내


스쿼트와 데드리프트가 ‘거의’ 전신을 단련하지만 빠진 곳이 있다. 상체의 앞부분, 즉 가슴과 어깨, 팔 근육으로, 이를 메워주는 게 벤치프레스의 몫이다. 벤치프레스는 소위 ‘갑바’를 원하는 남성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지만, 관여하는 근육 범위를 고려하면 앞의 두 형님에 비해 무게감은 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벤치프레스의 세부 자세는 약간 까다롭다. 일단 누울 수 있는 벤치와 바벨을 올릴 랙이 필요하다. 


▷ 방법


1) 벤치에에 누운 상태에서 가슴을 앞으로 내밀어 양쪽 견갑골(날개뼈)을 최대한 중앙으로 모은다. 


2) 그 상태에서 바벨을 랙에서 뽑아 준비자세를 취하는데, 이때 봉은 쇄골 위쪽 수직선상에 위치한다. 그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시고 명치 부근에 봉이 닿도록 내린다. 


3) 그리고 숨을 내쉬며 바벨을 앞으로 힘껏 밀어 들어올려 다시 쇄골 위로 올리면 한 회가 끝난다.


바벨을 너무 넓게 잡으면 어깨에 부담이 크게 걸리고, 너무 좁게 잡으면 팔에만 부담이 실리므로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윗팔이 몸통과 45도가 되는 정도의 간격으로 바벨을 잡아야 한다. 올바른 자세가 몸에 배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위의 두 종목과 달리 벤치프레스는 초보자에게 필수 종목은 아니다. 초보자라면 벤치프레스보다 푸쉬업(팔굽혀펴기)이 더 유용할 수도 있다. 푸쉬업을 한 번에 5~10개 이상 할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 벤치프레스에 집중해도 된다.



6. 그 밖에 4위를 노리는 종목들


3대 운동이 부동의 탑 클래스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에 필적하는 좋은 운동들도 많다. 


▷오버헤드프레스(Overhead-press) 


바벨이나 덤벨을 어깨 위로 들어올리는 운동. 어깨와 등 상부를 단련하며 일부에서는 벤치프레스와 동급에 놓기도 한다. 멋진 어깨선, 크고 단단한 상체를 갖고 싶다면 필수 종목으로, 4위 후보로는 1순위가 아닐까 싶다.


풀업(Pull-up, 턱걸이)


등을 단련하는 운동으로는 단연 ‘갑 오브 갑’이다. 좁은 어깨를 넓히려는 남성들에게 가장 유용한 운동이기도 하다. 문제는 정자세(!)를 요구하면 한 개도 못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 비만하면 몸이 무거워 못 하고, 여성의 대부분은 힘이 부족해 못 한다. 다행히 최근 헬스장에는 턱걸이를 보조해주는 기구(머신)를 갖춘 곳도 많다. 이것조차 어렵다면 머신 운동인 랫풀 다운(Lat Pull Down-Machine)을 활용하자.


푸쉬업(Push-up, 팔굽혀펴기) 


가슴을 위주로 한 상체 전부를 단련하고 특별한 기구 없이도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어깨와 팔, 허리와 복근까지 단련하는 유용한 운동이다. 정자세가 힘들다면 무릎을 바닥에 대고 하면 쉽게 해결된다.



7. 위의 종목들을 이용한 기본 ‘일일 무분할 근력운동’


위에 제시한 종목들로 하루 만에 전신 근육을 모두 단련할 수 있다. 근육이 성장하는 시간을 고려해 부위를 나누어 3일 간격, 2일 간격 등 시간을 두고 운동하는 것을 분할운동이라고 한다. 반대로 부위를 나누지 않고 하루에 전신을 운동하는 것이 바로 무분할 운동이다. 이런 [무분할] 운동은 열량을 많이 소모하며 같은 부위를 여러 차례 단련할 수 있어, 근력운동을 막 시작한 초보자나 다이어트와 근력운동을 병행하려는 이들에게 적당하다. 무분할은 격일로 실시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




바벨을 쓰는 운동의 경우 중량은 스스로 택해야 한다. 초보자는 무조건 중량 원판을 끼우지 않은 빈 바벨(빈봉)으로 연습하고, 매주 차근차근 중량을 올려간다. 3대 운동이라면 초보자는 매주 2~4kg 이상씩 늘릴 수 있다. 사람마다 근력이 다르기 때문에 [있는 힘을 다하면 한두 개쯤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정도의 무게로 선택하는 게 포인트다.



* 일러스트: 박초은 (bakchoo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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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게 맞는 헬스장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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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1편 내게 맞는 헬스장은 따로 있다


이 글은 삼성화재 화재만발 블로그에서 첫 연재인 만큼 간단한 소개부터 해야 할 듯하다. 

필자는 직업 트레이너나 헬스장 업주가 아니다. 운동 경력 20년이 조금 넘는 아마추어 운동인 겸 운동 칼럼니스트로, 본업은 엔지니어이며 한편으로 (부끄럽지만) 작가이기도 하다.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하고, 상업성 없는 중립적인 블로거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쓸 주제도 일반인과 직업 운동인의 중간 위치에서 거침없이 말할 수 있겠다. 하필(?)이면 ‘헬스장의 선택’이니 말이다.



1. 헬스장에 가기 전에 생각할 것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운동이라는 걸 시작하려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도시민에게 헬스장은 가장 생활 친화적인 스포츠 시설이다. 웬만한 골목골목 전신주나 벽마다 헬스장 전단지 몇 장쯤은 흔하다. 요즘은 크로스핏, MMA, 복싱이나 댄스 클럽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헬스장만큼 문턱이 낮은 곳은 없다. 일부 헬스장은 이런 여러 종목들을 아예 ‘짬뽕’해 운영하다보니 전문성 논란이 일기도 한다. 문턱이 낮고 흔한 만큼 진지한 고려 없이 덥석 등록부터 하기 쉽고, 잘못된 헬스장을 골랐다가 낭패를 겪기도 쉽다.


사실 운동을 생각할 때 헬스장부터 고르는 건 순서가 틀렸다. 첫 단계로는 몸 상태부터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그것부터 해결하는 게 정상이다. 헬스장은 병원이 아니고, 헬스장 트레이너들이 의료인도 아니다.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거나 치료를 도울 수는 있지만 거기까지다. 일부 헬스장이나 트레이너들이 종종 ‘재활’, ‘교정’ 등의 문구를 부주의하게 남발하지만 그런 의료행위는 면허가 있는 의사, 물리치료사의 영역이다.


또 하나, 소위 ‘헬스장 운동’이 과연 내게 맞는지 여부다. 필자도 헬스장 운동을 주제로 많은 글을 쓰지만 운동에는 이 외에도 축구나 농구 등 구기, 복싱이나 MMA 같은 격투기, 스포츠 댄싱 같은 레크리에이션 스포츠도 있고, 헬스장과 유사하지만 방식은 조금 다른 크로스핏이나 역도 클럽 등도 있다. 헬스장은 몸매를 만들거나 힘을 기르는 데는 유용하지만 혼자 하는 운동이다 보니 ‘즐긴다’는 차원에서는 다소 단조롭고 지루할 수도 있다. 쉽게 싫증을 내거나 사교적인 성격이라면 남들과 함께하는 운동으로 시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수많은 운동 중 헬스장을 선택했다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 고가의 회원권제 헬스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중 헬스장은 등록비에 강습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개인 트레이닝 고객 외에는 따로 교습을 해주지 않는다. 최근에는 트레이너들도 봉급보다는 개인 고객이 주 수입원이라 자기 고객 외에는 어지간해서는 신경을 쓰기 어렵다. 


그럼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문제다. 온라인에는 각종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도 많다. 그런데 이런 곳의 지식이나 문답은 대개 단편적인 내용을 다룰 뿐 초심자가 체계적인 그림을 그리기는 어렵다. 필자의 블로그에도 ‘어떻게 하면 근육이 발달하나요?’ 식의 포괄적인 질문이 가끔 올라오는데, 이때는 ‘운동하세요.’ 외에는 사실상 답이 없다. 그러니 처음 운동을 접한다면 온라인 검색보다는 책을 보는 게 낫다. 사전 지식 없이 무작정 갔다가는 수많은 기구들 앞에서 무얼 할지 난감해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2. 전단지의 엄청 싼 헬스장, 가볼까? 말까?



지금부터 헬스장 고르는 법을 알아보자. 회원권제 클럽을 제외한 대중 헬스장은 월 수십 만원에 달하는 다른 스포츠 시설에 비해 무척 저렴하다. 3개월~1년 장기등록비를 기준하면 싼 곳은 월 2~3만원대까지 있으니 ‘운영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다. 


당연히 여기엔 비밀이 있다. 첫 번째로, 위에도 적었듯이 헬스장 등록비는 ‘시설 이용료’일 뿐 다른 스포츠처럼 강습은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부터가 진짜인데, 작심삼일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것이 금연 다음으로 운동이다. 장기 회원의 경우 잠깐 다니고 안 나오는, 소위 ‘유령회원’이 활동회원보다 훨씬 많다. (덕분에 부지런한 소수가 싸게 운동할 수 있다!) 특히 새해가 시작되는 1월 초, 휴가철을 앞둔 5월~7월 초는 헬스장이 북적거려 운동이 힘들 정도다. 여담이지만 이때만 지나면 도로 한산해지는 게 연례 행사다보니 잔뼈가 굵은 사람들은 1월 1일~중순까지 ‘이것도 지나가리니~’ 하고 아예 쉬기도 한다. 그럼 헬스장 입장에서 최악의 시기(=고객 입장에서 최고의 시기?)는 언제일까? 휴가철과 추석이 모두 지난 11~12월이다. 이 시기 헬스장은 연중 가장 여유롭다.


헬스장 이용료가 싼 세 번째 이유는 이용료보다는 개인 트레이닝(PT)에서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업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고객이 낸 PT비의 절반 남짓 이상이 업소 몫이다. 등록 회원을 늘려 PT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면 회비에서 저가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헬스장이 신규 고객에게 한두 시간의 무료 개인 트레이닝을 해 준다고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설 설명하고, 체성분 검사한 후 상담하고, PT 해보라는 권유 조금(한참?) 듣다 보면 운동 배울 시간은 몇 분 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전단지 가격에는 ‘VAT별도’라는 말로 현금 일시불 조건을 숨긴 경우도 있다. 사물함, 운동복 같은 필수 옵션이 빠진 당혹스런 경우도 있다. 심지어 목욕시설이 없거나 돈을 따로 받는 헬스장도 있었다. 그러니 전단지 꼬리표를 떼어 헬스장을 찾아가기 전에 반드시 이런 항목들이 없는지부터 미리 전화해서 체크하도록 하자.



3. 일반 헬스장을 갈까? PT샵을 갈까?

 


▲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는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


최근에는 개인 트레이닝이 많이 일반화되었고 초기보다 가격도 저렴해졌다. 돈이 있고, 시간 대비 효율적인 운동을 원하면 헬스장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강습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외에 선택지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개인 강습만 전문으로 하는 소위 PT샵이다.


헬스장의 장점은 넓은 공간과 많은 기구를 모두 사용할 수 있고, 강습이 없는 날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일반 회원들 사이에서 강습 받는 상황이 불편할 수도 있고, 트레이너가 주변 상황도 챙겨야 하다 보니 해당 회원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최근에 대규모 헬스장은 층을 나누어 별도의 PT시설을 두기도 한다. 평소 개인운동을 위주로 가끔씩 개인강습을 받고픈 분들에게 적당하다.




▲ 서울 M PT샵


반면 PT 전문샵은 일반 고객을 아예 받지 않고 트레이너와 1대 1로 강습만 하기 때문에 운동에 집중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좋다. 다만 대체로 소규모다보니 기구 종류가 적고, 강습이 없는 시간에는 개인운동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강습이 없는 시간대 고객에게 개인 운동 공간이나 운동 가능 시간을 제공하는 샵을 택하는 게 좋다. 



4. 헬스장 선택의 기준들


헬스장이 워낙 흔하다보니 비슷한 조건의 헬스장을 놓고 고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 헬스장을 비교할 때 고려할 것들을 따져보자.


▷ 헬스장과의 거리


헬스장 선택의 첫 번째 조건은 단연 [거리]다.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능력 좋은 트레이너가 있어도 내가 귀찮아서 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어쩌다 한 번 가는 시설 좋은 헬스장보다 매일 가는 후줄근한 헬스장이 낫다. 가능한 출퇴근 동선에, 직장이나 집에 가까이 있는 것이 좋다.



▷ 얼마나 붐비는지?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전문 PT샵이 아닌 일반 헬스장이라면 반드시 고려할 사항이다. 헬스장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대개 퇴근 이후 오후 6시~10시인데, 주거지나 학교 인근보다 도심에서 쏠림이 심하다. 기구마다 사람이 다 들어차 기다리거나 같이 써야 할 수도 있고, 회원들끼리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고객의 주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헬스장은 트레드밀(러닝머신)의 빈자리가 나지 않아 유산소운동이 어려운 때도 있다. 운동은 중간에 맥이 끊기면 몸이 식고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야 할 만큼 붐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내가 운동할 시간에 헬스장을 방문해 분위기를 살피자. 참고로, 헬스장은 대체로 새벽에 가장 한산하다.



▷ 시설

 


* 랙(rack)

바벨(역기)을 각 동작에 적당한 높이에 거치해주는 틀로, 바벨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의 필수 장비


과거에는 전단지에 트레드밀이 몇 대인지 광고까지 했지만 최근에는 지루하게 트레드밀에서 걷기보다는 짧고 강하게 운동하는 고강도 인터벌이 트렌드다. 젊은 사람을 타겟으로 하는 헬스장은 트레드밀 대신 로잉머신(rowing machine, 노 젓는 동작을 지상에서 구현하도록 만든 장비)이나 케틀벨(kettle bell, 철로 된 공에 손잡이를 달아 역기나 아령보다 좀더 역동적인 동작을 구현하도록 만든 근력운동기구) 등 인터벌에 최적화된 기구를 들여놓기도 한다.


중요한 건 근력운동 기구다. 잘 안 쓰는 기구까지 종류별로 죄다 갖춘 것보다는 많이 쓰는 근력기구를 여러 대 갖춘 편이 낫다. 종류가 많아 봤자 실제 유용한 기구는 채 반도 안 된다. 랙, 스미스머신, 벤치 등은 항상 자리다툼이 벌어지는 기구인지라 많을수록 좋다. 랙이 아예 없는 헬스장도 왕왕 있는데, 그런 곳은 구경 잘 했다고 인사만 하고 돌아 나오는 게 현명하다.


여기에 맨몸운동이나 인터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매트가 깔린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하고, 바닥의 완충시설도 좋아야 하고, 기구들 간 간격도 충분해야 한다. 아래 사진은 일반 헬스장 중 모범적인 시설로 꼽히는 서울의 E 헬스장이다.

 



▲ 서울 E 헬스장


운동하는 공간에 문제가 없다면 부대시설을 확인하자. 샤워실은 깨끗한지, 라커룸의 보안장치는 튼튼한지를 보고, 기구 관리 상태도 꼭 확인하는 게 좋다. 고객 입장에서 가장 흔한 불만사항은 냉난방과 환기이니 이 문제도 반드시 확인하자. 지상의 헬스장이 환기에서는 장점일 수 있지만 건물 전체를 헬스장으로 운영하지 않는 이상은 층간소음 때문에 운동에 제약이 많아 지하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분위기 - ‘진상 회원’이 있는지?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이 역시 대중 헬스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헬스장에 발길을 끊는 원인으로 본인의 게으름을 빼면 이게 단연 첫 번째일지도 모른다. 바로 헬스장 분위기, 좀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진상 회원’의 유무다. 하나뿐인 기구를 장시간 독점하고 핸드폰이나 만지작대고 있거나, 남의 운동이나 특정 신체 부위를 빤히 쳐다보는 정도는 양반이다. 시시콜콜 남의 운동에 참견하고 사생활을 캐묻거나, 기구마다 수건을 걸어놓고 자기가 쓰고있다 우기거나, 땀을 흘려야 살이 빠진다는 터무니없는 속설을 듣고 한여름 에어컨을 끄는 몰상식한 사람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음담패설, 신체접촉 같은 성희롱 등 진상은 종류도 다양하다. 어느 헬스장이나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이런 진상이 한 명만 있어도 전체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운동은 물 건너간다. 하물며 이런 진상들이 ‘단체로’ 헬스장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면 떠나는 것 외엔 답이 없다.


회원이 직접 주의를 주는 건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 있으니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으면 업소에 항의하자. 업주 입장에서도 여러 번 항의가 들어와야 그 회원을 제재할 명분이 생긴다. 그래도 안 고쳐지면 운동 시간대를 바꾸거나 그도 어렵다면 그 헬스장을 포기하는 게 낫다. 처음 간 헬스장에서 함부로 장기 계약을 해선 안 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처음 가는 헬스장이라면 3개월 이상 장기 계약은 금물이다. 위에도 적었듯, 사람들이 헬스장에 오래 못 다니는 이유가 꼭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 운동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문제점도 많고, 최악의 경우 돈만 받고 폐업 후 잠적하는 소위 ‘먹튀 헬스장’에 당할 수도 있다. 약간 비싸더라도 모든 계약은 반드시 카드 할부로 하고, 한두 달 다녀 본 후 문제가 없다면 그때 장기 계약을 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공공 헬스장처럼 일일권을 끊어 운동이 가능한 곳이라면 며칠간 다녀보는 것도 좋다.


또한 시작부터 PT 영업에 열을 올리는 헬스장도 피하는 게 상책. 설사 PT를 원한다 해도 알지도 못하는 트레이너와 덜컥 계약하는 건 금물이다. 트레이너들의 수준과 강습 방식은 천차만별이고, 팀장이니 뭐니 하는 직함이 능력을 말해주는 건 아니다. 최소 몇 주간 그 헬스장의 트레이너들 자질을 파악한 후 선택하는 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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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디 2017.11.19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피님 네이버 블로그에서 링크따라 여기까지 와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삼성화재 2017.11.28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이디 님.
      수피 님의 콘텐츠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
      삼성화재 화제만발 블로그에는 [수피의 운동 이야기] 시리즈로 다양한 콘텐츠가 연재되고 있으니, 한번 읽어보면 유익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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