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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 두잔 갖고 뭘 그래? 나 하나도 안 취했어.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야. 눈 감고도 운전할 수 있어. 괜찮아.”


술집 주차장 어귀에서 들릴 법한 이야기다. 평소 주량에 비해 오늘은 안 마신 거나 다름없다며 음주운전을 정당화하고 운전석 문을 열고 시동을 켠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일 1.5명이 음주운전자에 의해 소중한 목숨을 잃는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1명 꼴이다. 크고 작은 음주 후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도 매일 100명이 넘는다. (교통사고통계, 2014~2018, 경찰청) 

 



음주운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모든 운전자들이 안다. 하지만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불편함, 소위 ‘근자감’이라 불릴 법한 턱 없는 자기 과신, 그리고 ‘설마’ 하는 안일함이 음주운전을 부추긴다. 게다가 음주운전을 2번 이상 한 재범률이 약 45%, 3회 이상인 경우도 19%나 되었다. 그야말로 음주운전이 습관이 된 것이다. (경찰청 사고통계, 2016)



▶선진국에 비해 사회 문화적, 제도적으로 음주운전에 관대한 우리나라


우리나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이다. 체질, 체중, 성별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성인 남자(체중 70kg) 기준으로 평균 소주 2잔(50ml), 양주나 포도주 2잔(30ml), 맥주 2잔(250ml) 정도를 마시고 1시간 후에 측정한 경우에 해당된다.


선진국은 음주운전을 어떤 기준으로 처벌하고 있을까?


일본은 2002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춰 단속 기준을 강화한 결과, 이듬해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30% 감소했다. 스웨덴은 1990년에 단속 기준을 0.05%에서 0.02%로 강화한 뒤, 사망사고가 27.6%(1996년 기준)나 감소했다. 독일은 ‘Zero-BAC(Blood Alcohol Concentration, 혈중알코올농도)’ 법안을 적용, 0%를 기준으로 삼아서 술을 한 잔이라도 마시면 운전대를 잡을 수 없도록 했다. 



▶음주운전 적발 시 처벌 기준,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운전자는 민사적 책임과 운전면허 정치나 취소에 해당하는 행정책임, 그리고 징역, 벌금과 같은 형사적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 하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처벌 기준은 솜방망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먼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면 과실 비율에 대한 불이익과 함께 2년 내 음주나 무면허, 뺑소니 등 중과실 경력이 2회 이상 있다면 자동차보험료가 10~20% 이상 할증된다. 또한, 최고 400만 원에 달하는 사고 부담금을 물어야 보험처리가 가능하며 운전자보험에 가입을 했더라도 음주(무면허 포험)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 백만 원만 내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도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음주운전으로 일정 기간 운전면허가 정지 혹은 취소될 수 있으나 이는 경찰 신고 없이도 사고처리가 가능해 벌점 관리가 안 되어 음주운전 재범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도로교통법 제 148조 2항에 의거,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300만 원 이하 벌금형부터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되는데.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면 법원에서 감경조치를 받게 되어 실형 비율은 20% 수준에 머문다. 면허취소나 집행유예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전체의 72%에 달하는 것만 보아도 처벌 수준이 크게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진국은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등 다각도로 음주운전 대처 중


일찍부터 음주운전 사고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추진해 온 선진국은 도로교통법으로 음주운전을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EU 등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모든 운전자에게 음주운전 시 차량 시동을 걸 수 없는 잠금장치 등을 개발하여 다각도로 음주운전 위험에 대처하는 중이다.


미국 연방법은 21세 미만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를 0.02% 이상으로 적용, 재범자는 1년 이상 운전면허정지, 차량 압수, 시동잠금장치 설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처벌한다. 일부 주에서는 음주운전번호판(일명 ‘위스키 번호판’)을 운영하기도 한다. 일본은 음주운전 단속 시 동승자 및 주류 판매자도 함께 처벌한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과실이 아닌 고의성을 인정하여 양형 기준도 높다. 일본에서 음주운전으로 3명이 사망한 사고에서 최고 16년이, 캐나다는 15년이 구형된 바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혈중 알코올농도가 0.175% 이상인 경우 만취상태로 보고 1급 살인죄로 20년을 집행한 사례도 있다.



처벌 강화, 제도 개선은 물론,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최근 제대를 4개월 앞둔 청년의 안타까운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그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수치의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 ▲음주운전 재범 기준 3회에서 2회로 조정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살인죄에 준하여 ‘사형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골자로 한다. 국회의원 100여 명이 발의한 이 법은 초당적인 사안으로 여야가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음주운전은 음주운전자에게는 순간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한 선택일지 몰라도, 피해자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살인과 같다. 그럼에도 일반 운전자나 보행자가 음주운전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술 마신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기를 바랄 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운전자이기 이전에 보행자, 즉 음주운전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 범죄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적용해야 한다.



감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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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70대 기사가 몰던 버스가 앞차를 들이받고 추락해 승객들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말에도 70대 기사가 몰던 화물차가 중앙분리대에 부딪혀 폭발했고, 그해 7월에는 70대 운전자가 운전 중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는 바람에 사상 사고를 냈다. 


연이은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1세~40세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2012년 7만 3,855건에서 2016년 6만 5,697건으로 8,159건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는 같은 기간 1만 5,190건에서 2만 4,429건으로 9,239건이나 증가했다.

 


70세 이상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10년 사이 4배 증가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는 피해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다. 2016년 통계를 보면 교통사고 가해자가 65세 이상인 경우의 치사율은 3.1%였다.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1.94%)보다 1.6배 높다. 고령운전자를 70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자료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06년 7,000여 건에서 2016년 2만 9,000여 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사고가 잦아지면서 사고 손해액도 늘었다. 70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손해액은 2006년 538억 원에서 2016년 3,048억 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사고 건당 사고액은 전체 연령보다 26만 원이 더 나왔다. 그만큼 교통사고의 정도가 더 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8년 고령사회, 2025년 초고령사회? 점점 더 빠르게 나이 드는 대한민국



‘아기 울음소리보다 노인의 기침소리가 더 많은 나라’가 우리의 현 주소다. 올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707만 6,000명(13.8%),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는 675만 1,000명(13.1%)으로 집계되었다. 처음으로 65세 고령 인구의 수가 14세 이하를 앞질렀다.


UN이 정한 기준에 따라 지난해까지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였던 우리나라는 2018년에는 전체 인구의 14%가 65세 이상인 '고령사회'가 되었다. 2025년에는 전체 국민 5명 중의 1명(20%)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사회를 살아가면서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고령운전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수가 2006년 87만 명에서 2016년 250만 명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나이가 많아지면서 시력, 반사신경, 근력 등 운전에 필요한 신체 능력은 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복잡한 도로 주행 상황 속에서 위험을 자각하고 결정을 내리는 판단력마저 노화로 인해 저하된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실시한 고령운전자 교차로 모의주행 시 좌회전 결정 실험에 따르면, 65세 이상은 평균 15.79초가 걸렸다. 이는 25세 이하 실험자(10.81초)보다 5초나 더 걸린 것으로, 교통상황에 대한 판단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고령운전자들이 운전대를 놓는 것만이 해답일 수는 없다. 고령자들도 이동권에 제한 받지 않고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고민할 시점이다. 국내외의 관련 제도와 의미 있는 시도들을 통해 현실적인 방안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가 된 나라들, 다양한 정책과 지원 사업 펼쳐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를 맞이한 나라들은 고령 운전자에 대한 어떤 대책을 마련해두고 있을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연방도로국(FHWA)에서 고령운전자가 보다 명확하게 교통표지판을 인식할 수 있도록 글씨체와 글씨 크기 등을 규정한 권장안을 마련하여 각 주정부에 매뉴얼을 배포하는 등 세심하게 관리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운전자들의 통행이 잦은 지역의 교통 표지판과 안내판 글자 크기를 20% 키우고, 고속도로에는 일반 표지판 2배 크기의 표지판을 세워 시력이 저하된 고령운전자들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2006년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은 70세 이상을 고령운전자로 보고 정부와 민간 기업 차원의 다양한 정책과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7년부터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실버 마크제'를 도입했다. 도로교통법으로 이 마크를 붙인 차량(택시 포함)을 옆에서 바짝 따라붙거나 추월하기만 해도 벌점과 최대 5만 엔(약 54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일부 자동차 기업은 고령 운전자를 위한 자동 경보 시스템, 손으로만 조종하는 운전 장치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운전자 5년마다 면허 갱신...교육 이수 시 보험 할인 혜택도


우리나라도 고령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도로교통법 제87조 제1항에 근거하여, 65세 미만 운전자는 10년,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5년마다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한다. 정기 적성검사 대상자는 1종과 2종 면허 소지자 중 면허증 갱신기간에 70세 이상이 되는 이들에게 해당한다. 지난 3월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2019년 1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면허 갱신 시기가 3년으로 단축되고, 면허를 취득하거나 갱신할 때 교통안전교육 3시간도 필수적으로 받게 된다. 


도로교통공단이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무료로 시행하는 <고령자 교통안전교육>도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 6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속도 및 거리 추정 검사, 시공간 기억검사, 주의 검사 등 운전에 필요한 인지능력을 측정하고 신체능력에 맞춘 상황별 안전운전기법을 가르친다. 


이 교육을 이수하면 삼성화재 등 9개 손해보험사에서 자동차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 개인용 애니카 자동차보험은 '시니어 교통안전교육 이수자 우대 특별약관'을 두어 기명피보험자가 만 65세 이상이면서 도로교통공단의 교육 이수 서류와 '운전 인지·지각 평가'의 결과 점수가 42점 이상인 경우 기본 보험료의 약 5%에 대한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고령자 교통안전교육> 더 자세히 알아보기 (클릭)



 

2015년부터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참여율은 저조하다. 이에 부산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어르신 교통사랑 카드'(위 이미지 속 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다. 7월 중 반납하는 선착순 500명에게는 10만 원권 교통카드를 제공할 계획이다.


안전한 교통환경을 위해 기업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사회공헌 활동 차원에서 고령자 교통사고가 많은 시·군 지역을 선정하여 고령자 및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시청각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안전운전 할 수 있는 '보장적 접근'이 필요한 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걸음마 단계인 고령운전자를 위한 대책에는 아쉬움이 더 크다. 현행 신체검사는 형식적으로 진행되며, 질병 보유 여부는 고령운전자가 자진 신고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운전에 지장이 없을 만큼 건강하다는 의사 소견서가 있어야 면허를 갱신할 수 있는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과 아직 거리가 있다. 여기에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운전 능력을 과신하는 일부 고령운전자들의 반발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최근 기술 발달을 통해 고령운전자들의 약화된 신체능력과 지각능력 등을 보완하는 기능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방 추돌이 예상될 경우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 Autonomous Emergency Braking)이나 방향지시등을 켠 상태에서 옆 차로에 차가 다가오면 경고신호를 주는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Blind Spot Warning System) 등이 있다. 자동차에 헬스케어 기능을 더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역시 도로 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고령운전자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고령운전자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첨단 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차원의 노력이 시급하다. 



(자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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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삼성화재 NEWS에서 직접 제작한 것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단, 워터마크 적용 사진은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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