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꾸밈 요소



모터사이클 선수 조현의

'라이더가 알아야 할 모터사이클 서스펜션'



모터사이클(이하 바이크)을 즐기는 라이더들이 가끔 간과하는 요소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스펜션(suspension). 지난 글에서 다뤘던 타이어와 함께 안전하고 쾌적한 라이딩을 돕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션은 상대적으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초중급 실력까지는 딱히 이걸 몰라도 라이딩에 크게 불편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는 제조사들이 공장 출하시, 일상적으로 무난하게 탈 수 있도록 서스펜션 세팅을 잘 맞춰놓은 덕분이다. 


하지만 라이더의 키, 몸무게 등 자신의 신체조건에 꼭 맞는 최적의 세팅 값을 알아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올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잘 조정된 세팅값을 알게 되면, 주행 테크닉은 물론 안전성과 편안함까지 향상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상급 라이더로 올라갈수록 제대로 된 서스펜션의 세팅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선수들의 경우 서스펜션의 작은 세팅 하나를 두고 일주일씩 테스트해가며 고민해 결정하기도 한다.)


 

▲ 선수들이 사용하는 최상급 서스펜션과 측정장치


서스펜션을 잘 이해하고 최적의 상태로 조정하려면 기계공학은 물론 물리학, 그리고 라이더의 기본적인 실력과 감각 등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라이더가 이 모든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서스펜션의 기본 개념과 원리만 알아도 자신이 타는 바이크의 상태와 라이딩 수준을 적어도 한 단계 이상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서스펜션의 세계, 오늘은 최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보고자 한다. 

 

 

 


▶모터사이클 서스펜션[suspension]의 개념과 형태

 

일반적으로 바퀴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에서의 서스펜션(suspension)은 ‘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를 말한다. 특히 바이크에서의 서스펜션은 현가장치(懸架裝置)라고도 불리며 타이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여 안정된 승차감과 조작감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역할은 따로 있다. 서스펜션은 타이어를 노면으로 밀착시켜 그립력을 지켜준다. 즉, 트랙션을 극대화하여 안전하고 효과적인 라이딩을 도와준다. 인체에 비유하자면 타이어는 사람의 신발, 서스펜션은 무릎이라는 완충 장치를 보유한 다리로 보면 된다.

 

바이크의 서스펜션은 자동차와 다르게 앞, 뒤가 외형적으로 확연하게 다르다. 자동차의 경우 4개의 바퀴에 각각 장착되는 서스펜션의 형태가 유사하거나 같지만, 바이크는 작동원리만 비슷할 뿐 형태는 완전히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이크의 앞 서스펜션은 ‘텔레스코픽(Telescopic)’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듀오 레버’ 등 다른 방식도 일부 있다). 이는 서스펜션과 타이어 휠이 직접 연결되어 비교적 직관적인 노면 추종성과 원활한 조작감을 준다. 타이어의 반대측에는 바이크 핸들이 직접 연결된다. ‘프론트 포크(front fork)’, 또는 ‘포크(fork)’ 라고도 불린다.

 


■ 정립식 포크

▲ 정립식 포크


정립식 포크는 포크 몸체가 타이어 휠 측에 직접 연결되어있어 타이어 휠과 함께 상하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핸들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보이는 포크의 동그란 원형 지름(이너튜브 지름)이 클수록 포크의 흔들림이 적고 견고하다. 구조적으로 단순한 편인데다 제작 단가도 저렴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정립식’ 이라는 뜻은 뒤에 이야기할 ‘도립식’에 비해 먼저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준이 되는 ‘정방향’이라는 개념이 붙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 도립식 포크

▲ 도립식 포크

 

정립식 포크 이후에 만들어진 방식으로 정립식과 반대의 구조로 ‘도립식’ 포크라 불린다. 


도립식 포크는 포크의 몸체가 타이어휠 쪽이 아닌 바이크의 몸체 측에 연결되어 있어 구조적으로 포크의 상하 움직임이 좋은 편인데 이는 포크의 내부 구조 및 스프링 특성 때문이다. 


정립식 포크 보다 제작 단가가 비싸고, 복잡한 편이지만, 가볍고 튼튼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고성능 바이크들 위주로 장착이 되어왔다. 최근에는 성능 향상을 위해 엔트리급 모델에도 장착되는 추세다.


정립식에 비해 제동력의 향상, 노면 추종성의 향상, 조작성의 향상 등의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레이스에서는 99퍼센트 도립식 포크를 사용하고 있다. 도립식 포크 적용 여부가 어느 정도는 고성능, 고급형 바이크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프론트 포크의 정상적인 움직임 유지를 위해서는 이너 튜브(포크의 상하 운동을 하는 금속 부분) 청소와 정기적인 오버홀이 필요하다. 이너 튜브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표면에 상처가 생기면 안쪽 고무재질의 씰이 터져 내부 오일이 새어 나오고, 오래 방치해서 오일이 부족하면 포크가 본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승차감은 물론 안정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전문 샵에서 진단받고 오버홀 등의 수리를 해야 한다. 또 새어나온 오일이 자칫 브레이크 디스크 쪽으로 흘러 들어가 브레이킹이 밀리는 심각한 상황까지 갈 수 있으므로, 오일이 흐르는 것을 발견하면 휴지 등을 이용하여 신속하게 닦고 가급적 주행을 삼가는 것이 좋다. 


바이크의 뒤 서스펜션은 자동차의 것과 형태가 유사하다. ‘쇼크 업 소버’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흔히 ‘쇼바’ 라고 불린다. 쇼크 업 소버는 타이어 휠과 스윙 암이라는 차체 후방에 연결된 막대 형태의 차대 또는 시트가 있는 시트 레일에 연결된다. 장착되는 개수와 위치에 따라 ‘더블 쇼크 업 소버’ 와 싱글 쇼크 업 소버로 분류할 수 있다.

 


■ 더블 쇼크 업 소버

▲ 더블 쇼크 업 소버


정립식 포크처럼 널리 사용되는 방식으로 타이어 휠에 가까운 스윙 암 양측 끝 단에 장착되는 것을 말한다. 구조적으로 설계가 간단하고 쇼크 업 소버가 2개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제작 비용이 적게 든다(순정형 기준). 외부로 드러나 있어서 정비나 상태 확인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중·고속에서의 노면 추종성이나 세팅 효과가 떨어져 크루져 계통이나 저배기량 상용 바이크에 많이 사용된다(저배기량의 경우 1개의 쇼크 업소버만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 싱글 쇼크 업 소버

▲ 싱글 쇼크 업 소버


타이어 휠과 떨어져 있는 차체 쪽 스윙 암 부분에 1개의 쇼크 업 소버가 장착되는 방식이다.  타이어 휠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 쇼크 업 소버의 길이와 움직임의 범위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때문에 더블 쇼크 업 소버 방식에 비해 세팅이 단단해도 승차감에 영향이 적으며 노면 추종성이 좋아 고성능 바이크, 레이스에서 채택되어 사용하고 있다. 쇼크 업 소버도 스프링 안쪽 이너 튜브 운동 구간(번들번들한 금속 구간)에 고무 씰이 손상되어 오일이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다. 프론트 포크보다 위험성은 작지만, 방치하면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상 시에는 바로 정비하는 것이 좋다.

 

 

서스펜션 세팅

 

▲서스펜션 세팅하는 사진


바이크 서스펜션의 개념과 형태를 알아보았으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서스펜션의 특성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6가지다. 오일교환(점도/유면 조절), 스프링 교환(스프링 레이트 조절), 컴프레션 조정, 리바운드 조정, 프리로드 조정, 사외품 서스펜션으로 교환 등인데, 이 중에 보통의 라이더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컴프레션, 리바운드, 프리로드 조정 정도가 있다. 서스펜션에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3가지 방법 모두 일자 드라이버나 전용 공구로 간단히 세팅 값을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컴프레션, 리바운드 조정까지만 알아보고자 한다. 프리로드는 개념이나 변화량이 복잡하여 자칫 서투르게 조정을 하다 보면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프리로드에 대해서는 이것 한가지만 숙지하도록 하자. 프리로드를 조정한다고 해서 스프링의 계수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므로 서스펜션이 바닥 끝까지 닿는 문제 현상(바터밍)을 해결하는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바터밍 문제는 컴프레션, 오일, 스프링 교환 등의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 리바운드 조정



리바운드는 뒤에 언급할 컴프레션과 함께 서스펜션 내부 오일이 움직이면서 생성되는 ‘댐핑’ 의 종류 중 하나다. 리바운드는 서스펜션(앞뒤 모두 해당)이 요철이나 감속G등에 의해 압축되었다가 스프링의 탄성력으로 다시 늘어날 때 발생한다. 리바운드를 많이 주면 늘어나는 속도가 느려지고, 적게 주면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진다.


리바운드 댐핑이 아주 약하면 스프링이 제멋대로 늘어나서 바이크가 제멋대로 노는 것처럼 울렁거리며 조작감이 나빠진다. 오일 없이 스프링만 있는 것 같은 상태와 같이 된다. 반대로 너무 강해도 노면 요철의 울렁임을 따라가지 못해 승차감과 조작감이 나빠진다. 적절한 세팅의 범위는 위에 보이는 그래프와 같다. 표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중간 정도의 범위에서 자신에게 편한 세팅 값을 찾는 것이다. 


한가지 참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조작감이 제일 좋을 때보다 트랙션(그립력)이 제일 클 때가 댐핑을 조금 더 풀어줘야 하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조작감이 좋다고 댐핑을 더 강하게 주면 실제 트랙션은 반대로 떨어져서 주행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점에 유의하여 그래프를 바탕으로 조정하다 보면  최적의 세팅 값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컴프레션 조정

 


컴프레션은 서스펜션이 요철이나 감속G 등에 의해 때 압축될 때 발생하는 댐핑이다. 리바운드와 같은 원리이지만 상반되는 운동상태라고 보면 된다. 컴프레션 댐핑은 트랙션, 부드러움, 바터밍 저항성 등에 영향을 미치며, 컴프레션 댐핑을 적게 줄수록 승차감이 부드럽고, 많이 줄수록 단단한 승차감을 가진다.


하지만 컴프레션 댐핑을 극도로 적게 주면 노면의 요철을 지날 때 바터밍을 치면서 굉장히 거친 느낌과 함께 트랙션도 급격하게 감소한다. (스프링 레이트에 따라 컴프레션을 다 풀어도 바터밍 현상이 없을 수도 있다) 반대로 아주 많이 주면 완충작용이 없는 막대기와 같은 느낌처럼 요철을 넘을 때 노면을 움켜쥐지 모하고 공중으로 붕 뜨거나 튀어서 트랙션을 잃고 조작도 어렵게 된다.


따라서, 리바운드와 마찬가지로 위의 그래프를 참고하여 극단의 세팅보다는 적정영역의 범위에서 가감을 주며 자신에게 맞는 승차감과 조작감의 느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도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조작감이 좋은 시점보다 댐핑을 적게 주어야 트랙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조작감이 가장 좋은 시점의 세팅을 찾았는데, 더 향상된 조작감을 기대하며 지나치게 컴프레션을 많이 준다면 트랙션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조정하면서 조작감이 떨어진다 싶으면 적게 주는 쪽으로 풀어야 한다.



서스펜션 전문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서스펜션은 다른 바이크 파츠에 비해 관리와 세팅이 중요한 부품이다. 핸들이나 스텝처럼 단순히 옵션 파츠(after market parts)를 교환했다고 해서 좋은 성능이 즉각적으로 나오지 않으며, 순정 서스펜션이라도 제대로 된 관리와 세팅 과정만 거친다면 옵션 파츠의 교환에 준하는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지금 타고 있는 바이크의 서스펜션을 향상하고 싶다면, 서스펜션 전문가 또는 전문 업체에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비용이 들긴 하지만 혼자 애쓰며 공부하는 시간이나 실수 등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서스펜션은 라이딩 실력과 경력이 올라갈수록 점점 중요하게 다가오는 파츠다. 기본원리와 개념을 충실히 잡은 후 다양한 경험과 공부를 통해 능숙하게 활용하고 조정할 수 있다면, 몇 단계 더 높은 라이딩 실력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험 정보와 생활Tip이 궁금하다면? 

삼성화재 SNS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






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마법의 양탄자, 서스펜션>



‘서스펜션’은 자동차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는 부분입니다. 대화 요소로 많이 언급되고는 있지만 그 목적과 기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스펜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서스펜션(suspension)이란?



자동차 차대의 받침 장치를 이르는 말로, 현가(懸架)장치라고도 불립니다.


서스펜션의 기능은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이 차량과 운전자, 승객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으로, 승차감을 좋게 하고 급브레이크 때나 급회전 때 바퀴가 충분히 접지하도록 차체와 바퀴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합니다. 엔진 성능처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능을 말해 주는 요소로 그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메커니즘에서도 여러 종류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출처 : 자동차 용어사전



서스펜션의 역할



옛날 마차는 좌우 바퀴의 중심을 통과하는 회전축이 차체에 직접 고정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차에는 요즘 자동차처럼 복잡한 링크 구조는 물론이고 스프링이나 쇼크 업소버 조차도 없다는 뜻이 됩니다. 과연 마차에는 서스펜션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정답은 ‘있다’입니다. 차체를 땅에서 띄워서 떠받치는 서스펜션의 기본적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마차의 바퀴와 바퀴 축, 그리고 그 축을 차체에 고정한 부분까지가 모두 서스펜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바퀴가 없는 옛날 가마에서는 가마를 들어올리는 가마꾼이 서스펜션이고 아이를 업은 아빠도 아이 입장에서는 서스펜션인 셈입니다. 


바퀴 축이 차체에 직접 고정된 마차는 울퉁불퉁한 길바닥의 충격이 그대로 전달되어 승객이 쉽게 피곤해졌습니다. 하지만 가마는 달랐습니다. 가마꾼이 발목이나 무릎, 허리, 팔 관절과 근육을 이용하여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업은 아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마에 탄 마님이나 등에 업힌 아이가 불편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초기의 바퀴 달린 수레에는 이런 충격 흡수 기구가 없었기 때문에 승차감이 아쉬웠습니다. 기껏해야 나중에 타이어의 기원이 되는 바퀴에 입힌 가죽이나 방진 부싱의 조상이 되는 차축 고정부에 끼운 가죽이나 부드러운 나무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탄성이 있는 나무 또는 쇠판을 차축과 차체 사이에 탄성으로 놓아서 충격을 흡수하게 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트럭 등 대형차에 많이 사용되는 판 스프링(leaf spring)의 시작입니다. 



▲ 볼보 SPA 플랫폼의 후륜 서스펜션에 사용된 리프 스프링


최근 볼보는 판 스프링을 새롭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형차인 90 시리즈와 중형차인 60시리즈에 사용되는 SPA 플랫폼은 후륜 서스펜션에 가로로 놓인 합성수지 리프 스프링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하여 볼보는 서스펜션의 경량화와 넓은 트렁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체를 스프링에 올려 놓으니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차체가 울렁거려서 오히려 멀미가 나는 경우도 있었던 것입니다. 스프링이 흡수한 충격을 반대로 내뱉는 반작용이 차체를 계속 뒤흔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진동의 크기와 반복 횟수를 줄이기 위하여 고안된 부품이 쇼크 업소버, 즉 댐퍼(damper)입니다. 


댐퍼는 초창기에는 마찰을 이용한 마찰 댐퍼(friction damper)가 대부분이었는데, 작동이 부드럽지 못하고 마찰열의 발생으로 인해 화재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찰 댐퍼의 마찰면에 윤활유를 바르기 시작하다가 아예 오일을 실린더에 채워서 저항체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오일 봉입식 댐퍼, 즉 유압식 쇼크 업소버의 시작입니다. 


서스펜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퀴를 땅에 잘 붙어있게 하는 것’, 즉 접지력을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여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노면에서 바퀴가 떨어지는 순간,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도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자동차와 노면이 맞닿는 곳은 오로지 바퀴밖에 없기 때문이죠. 접지력이 0가 되는 그 순간, 지금까지 달리던 방향으로 ‘날아갈’ 뿐 방향을 바꿀 수도, 가속이나 제동도 불가능해집니다. 


안전한 주행을 위해서는 서스펜션의 역할이 매우 크며, 그 중요성 또한 해가 거듭될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서스펜션 발전사


1980년대까지의 서스펜션의 발전은 기계적인 구조의 진화에 집중되었습니다. 자동차의 고성능화에 따라 보다 정교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즉 노면의 요철을 만나거나 코너링을 하는 경우, 혹은 가속과 감속으로 바퀴가 상하로 움직이더라도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서스펜션은 단순한 차축식 구조에서 복잡한 멀티 링크로 발전하게 됩니다.


서스펜션의 구조만큼이나 집중적으로 발전한 부분은 댐퍼, 즉 쇼크 업소버입니다. 처음에는 상하 운동시 오일이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서 생기는 저항을 이용하여 스프링의 반동을 억제하는 오일 봉입식 댐퍼가 주종이었지만 가혹한 상황에서는 내부에 기포가 발생하거나 과열로 오일의 점도가 변하여 성능이 저하되는 등의 몇 가지 단점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댐퍼 안에 고압의 질소 가스를 함께 충전하여 안정성과 응답성을 높인 가스식 쇼크 업소버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전자 제어가 적용되면서 쇼크 업소버의 능력은 비약적으로 진화합니다. 이전의 서스펜션이 외부로부터 바퀴에 가해지는 힘에 수동적으로 대응했다면 전자 제어 기술이 적용되면서 이제는 서스펜션이 적극적,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합니다. 즉 이전에는 서스펜션을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하더라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노면이나 운전 방법은 한 가지였다면 전자 제어가 개입한 순간부터 서스펜션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의 범위가 급격하게 넓어진 것입니다


전자 제어 서스펜션의 출발은 댐퍼의 감쇄력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네 바퀴의 감쇄력을 함께 조절하여 승차감을 변화시기가 큰 초보적인 단계부터, 코너링 시 부하에 알맞게 네 바퀴의 댐퍼 감쇄력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방식까지 그 수준은 다양합니다. 초기에는 댐퍼 오일이 통과하는 밸브의 넓이를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하였으나, 21세기 들어서는 댐퍼에 전도성 유체를 사용하여 전기 신호에 따라 오일 자체의 감쇄력을 변화시기는 마그네틱 라이드 방식이 소개되었습니다. 기존의 밸브 조절식은 저렴하다는 이점은 있지만 반응 속도가 느리며 가혹한 상황에서는 오일이 과열되어 제어 능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마그네틱 라이드는 거의 즉각적이라 할 수 있는 반응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코너를 통과하는 도중에도 연속적으로 감쇄력을 조절하여 매끄럽게, 그러나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밸브 조절식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을 최초로 도입한 차량은 일본 미쓰비시의 1987년형 갤랑이었으며 마그네틱 라이드는 2006년 아우디 TT가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 제네시스 G70의 전자 제어 스포츠 서스펜션


다음 단계로는 댐퍼는 물론 스프링까지 함께 능동 제어하는 더욱 발전된 전자 제어 서스펜션이 출현합니다. 높이 조절식 스프링은 처음에는 오프로드 차량을 중심으로 험로의 주파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차량의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조종 성능에도 도움이 된다는 아이디어를 거쳐 사람이나 짐을 많이 싣더라도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는 셀프 레벨링 서스펜션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최종 단계로 본격적인 액티브 서스펜션으로 진화하는데 이는 코너에서의 롤링, 가속시의 스쿼트, 제동시의 다이브 등 차체의 움직임을 능동적으로 상쇄하거나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일으켜서 어떤 상황에서도 차량의 주행 안정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또한 길 앞의 요철을 미리 확인하고 서스펜션을 이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조절하면 승차감은 물론 접지력도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액티브 서스펜션의 성능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 예로 안전하지만 조종 성능은 좋지 못하다고 평가되던 구형 볼보 760에 액티브 서스펜션의 시제품을 탑재했더니 마치 비행기처럼 코너 안쪽으로 기울어진 채 엄청난 속도로 코너를 주파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인 포르쉐 911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코너링 성능을 보였던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완성 단계에 가까웠음에도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극단적인 설정을 액티브 서스펜션에 사용한 모델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의 본능이었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코너에서 원심력에 버틸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액티브 서스펜션이 만드는 전혀 다른 움직임에 맞닥뜨리면 – 아무리 물리학적으로는 이상적이라고 할 지라도 – 인간은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는 액티브 서스펜션이 적용된 차량이라도 코너링 시 바깥쪽으로 아주 약간의 롤링을 보이는 정도로 타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율 제한이 이제 무너졌습니다. 금년에 발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형 S 클래스는 기존의 액티브 서스펜션인 액티브 바디 컨트롤에 스테레오 카메라를 이용한 로드 스캔 기능을 접목하여 노면의 요철에 미리 대응하는 ‘매직 바디 컨트롤’로 진화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커브 기능은 신형 S 클래스의 차체를 최대 2.65도까지 코너 안쪽으로 기울여서 원심력을 상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액티브 서스펜션의 활용 예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충돌 사고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에도 일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측면 충돌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즉시 아우디 A8의 프리 센스 사이드 기능은 충돌이 예상되는 쪽의 차체를 최대 80mm들어올려 도어나 B 필라보다 충격에 강한 사이드 실과 바닥 골격이 충격을 받아내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위하여 아우디 A8은 지금까지의 에어 서스펜션보다 훨씬 민첩한 48볼트 구동 전기 모터식 액티브 서스펜션을 사용합니다.


▲ 아우디 A8의 프레 센스 사이드


이처럼 서스펜션은 전자 기술과 만나서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노면의 충격은 말끔하게 흡수하고 차체의 움직임까지 마음대로 제어하는 서스펜션은 진정한 마법의 양탄자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험 정보와 생활Tip이 궁금하다면? 

삼성화재 SNS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