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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김슬기의 마음 치료 6편

‘봄이면 뜬다’ 조울증



한순간에 양극으로 치닫는 감정


현주씨는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우울증이 시작됐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과 무기력감으로 온종일 집에서 잠만 자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지요. 


그러다 얼마 전부터 밤에 잠이 오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고 기분이 들뜨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밤새워 사업 계획을 하기도 했지요. 현주씨의 이런 모습을 본 어머니는 ‘이제 우울증에서 벗어났나 보다’ 싶어 반갑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주씨가 투자자를 모집한다고 친구들에게 돈을 꾸러 다니고, 갑자기 명품 가방과 구두로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다니자 놀란 어머니는 그제야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저한테 1억은 돈도 아니에요. 사실 강남에 유명한 백화점도 제 이름으로 되어있거든요. 지금 여기 앉아있을 시간이 없어요. 스케줄이 꽉 차 있거든요. 매니저가 오늘은 쉬는 날이라…” 


오후엔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며 횡설수설하는 현주씨에겐 아무래도 치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주씨처럼 감정의 양극단을 경험하는 질환을 ‘조울증’이라고 합니다. 특히 현주씨의 현재 상태는 ‘조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주씨처럼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그걸 그대로 믿는 증상을 ‘허언증’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이 ‘허언’도 조증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조증, 단순히 기분이 좋은 증상일까?



조증은 단순히 기분만 좋아지는 증상이 아닙니다. 말과 생각이 많아지고 빨라져서 휙휙 날아다니죠. 외양이 화려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눈에 띄는 옷이나 밝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기도 합니다. 잠을 자지 않아도 에너지가 넘치고 피곤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많은 돈을 펑펑 쓰기도 하고 허황된 사업을 계획하기도 합니다. 뭘 하더라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에너지가 넘치죠. 이러한 상태를 느끼기 위해 일부 환자들은 약을 먹지 않기도 합니다. 


조울증에 걸린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 ‘사랑에 미치다’에서 남자 주인공 마르코는 약을 먹으면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약을 수시로 중단합니다. 조증의 상태에 있을 때 훨씬 예술적 영감이 잘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여자 주인공 카를라도 조증일 때 쉴새 없이 떠오르는 시상을 손이 따라잡지 못합니다. 실제로 일부 유명한 예술가들은 조울증을 앓았고, 조증의 상태에서 미친 듯이 작품 활동을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증이 예술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조증 상태가 위험 수위에 이르면 독자나 청중의 미적 공감을 얻는 대신,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게 됩니다. 카를라가 조증 상태에서 쓴 시가 결국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카를라는 친구도 많이 사귀고 시도 많이 썼던 대학 시절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기라고 생각했지만, 그때부터 병이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주치의의 말에 충격을 받습니다. 이처럼 조증 상태가 지속되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지고, 현실 감각이 떨어져 일상생활이 힘들어집니다. 



조울증은 어떻게 시작될까?


조증의 증상이 워낙 눈에 띄기 때문에 먼저 발견되지만, 대체로 그 전에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울증 환자의 70% 정도는 우울증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조증이 발병하면서 조울증 진단을 받게 됩니다.


처음엔 우울증의 모습을 보이지만 향후 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울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기분 조절제(Mood stabilizer)를 통한 약물치료입니다. 기분이 가장 좋은 상태를 +10으로, 가장 우울한 상태를 -10으로 보았을 때, 약물치료는 기분을 -1 정도로 맞추어 줍니다.


극단적인 감정에 익숙해진 환자들은 차분한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약물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물을 임의로 중단할 경우 금방 재발하게 되고 기존 용량으로 쉽게 좋아지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러므로 상태가 호전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감정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약물, 카페인, 술 등은 피하고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 기복이 심한 나, 조울증인가요?



‘감정 기복’은 조울증뿐 아니라 인격장애나 불안장애 등과 같은 다른 정신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증상이 주가 되느냐에 따라 진단은 달라질 수 있어요.


신체 질환이 있을 때 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었을 때 조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는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죠. 이는 병원에서 갑상선 기능검사를 해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진단 기준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고 자가진단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5)에 따른 조증의 진단 기준


A. 비정상적으로 의기양양하거나, 과대하거나 과민한 기분이 적어도 1주간(만약 입원이 필요하다면 기간과 상관없이) 지속되는 분명한 기간이 있다.


B. 기분 장애의 기간 도중 다음 증상 가운데 3가지 이상이 지속되며(기분이 과민한 상태라면 4가지), 심각한 정도로 나타난다.

 1) 팽창된 자존심 또는 심하게 과장된 자신감

 2) 수면에 대한 욕구 감소 (예: 단 3시간의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낌)

 3)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계속 말을 하게 됨

 4) 사고의 비약 또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

 5) 주의 산만 (예: 중요하지 않거나 관계없는 외적 자극에 너무 쉽게 주의가 이끌림)

 6)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사회적 또는 성적인 활동) 또는 정신이나 행동상의 초조함.

 7)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쾌락적인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 (예: 흥청망청 물건 사기, 무분별한 성행위, 어리석은 사업투자)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합니다. 어떤 사건, 계절, 기후, 건강 상태 등이 모두 기분에 영향을 줍니다. 하루의 날씨조차도 우리의 기분을 좌우하지요. 


하지만 기분이 이렇다 할 이유 없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가라앉거나 문제가 될 정도로 들뜬다면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몸과 마음을 살펴 건강한 봄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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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가 약 2253만 대였다고 합니다. 이 중 국산차의 비율은 91.6%(약 2063만대), 수입차의 비율은 8.4%(190만대)였습니다. 대표적인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하니, 늘어나는 수입차 중 고급차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게 느껴지네요.


외제차는 사고에 휘말려 수리 및 정비를 받을 경우 국산차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해요.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사고가 많으면 추후 자동차보험 갱신시 보험료가 부담될 수 있어요. 그래서 외제차 운전자들은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확하게 수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외제차 고객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 삼성화재 외제차 견적지원센터



삼성화재는 외제차 관련 사고가 발생한 고객이 외제차 전문가를 통해 합리적이고, 정확한 차량 수리 관련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지난 2011년 9월부터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강북점을 시작으로 수도권 8곳(강북, 강남, 강서, 일산, 분당, 인천, 수원, 안양), 지방 9곳(대전, 청주, 천안, 광주, 전주, 대구, 부산, 울산, 창원) 등 전국 17곳에서 「외제차 견적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외제차 견적지원센터는 차량 정비 경력이 10년 내외의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차량 파손 부위를 점검하고, 최적의 수리 방법 및 대략의 예상 수리비를 고객에게 안내해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단, 차량을 직접 수리하지는 않습니다) 가까운 센터에 직접 방문하시면 외제차 범용 진단기를 활용한 전문가의 차량 진단 및 간단한 흠집제거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죠.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외제차(자차) 보유 고객 /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고객의 피해 차량이 외제차인 경우만 서비스 이용 가능




외제차 견적지원 서비스, 이젠 온라인에서!



만약 삼성화재 외제차 견적지원센터가 인근에 없다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이럴 땐 삼성화재에서 지난 12월부터 업계 최초로 시작한 「온라인 외제차 견적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어떨까요? 장소 제한 없이 어디서나 외제차 전문 견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필요할 때 더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답니다.


온라인 외제차 견적지원 서비스의 첫 단계는 사고 접수 시 받은 안내 문자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안내문 하단의 ‘온라인 견적지원 서비스’ 링크를 클릭하면 상담 페이지로 이동하는데, 여기에서 차종과 연식 등 차량 정보와 파손된 차량 사진을 등록하면 접수 완료! 이제 삼성화재에서 걸려올 전화를 기다리면 됩니다. 외제차 전문 견적사가 근무일 기준 24시간 내에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수리 방법과 예상 수리비를 안내할 예정이죠. 이렇게 상담한 후 고객은 원하는 정비소에 수리를 맡기거나, 삼성화재와 제휴 중인 외제차 우수협력업체를 추천 받을 수 있답니다.



삼성화재 외제차 견적지원센터 주요 서비스는?



수리견적부터 보상까지 전 과정을 도와드리는 삼성화재 외제차 견적지원센터! 이곳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들을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무료 견적: 글로벌 견적 프로그램으로 사고차량에 대해 무료 견적 서비스를 제공해드립니다.


-무료 픽업: 이동이 어려운 고객을 찾아가는 무료 픽업 서비스가 제공되며, 이동 견적지원센터가 직접 방문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해당 지점에 한함)


-수리 상담: 외제차 견적 전문가가 사고 부위에 대해 최적의 수리 범위와 방법을 안내해드립니다.


-보상 상담: 사고로 인한 보험료 할증 여부 및 자기부담금 등의 보상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반적인 사고 보상처리 과정을 안내해드립니다.


-간편 수리: 단순 스크래치의 경우 흠집 제거(폴리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외제차 범용 진단기를 활용해 전자장치를 무료로 점검해드립니다.





삼성화재 외제차 견적지원센터 이용 시 확인하세요


-삼성화재 고객콜센터(1588-5114) 사고접수 시, ‘견적지원센터’ 입고를 말씀해주시면 더욱 빠른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외제차 견적지원센터는 차량을 직접 수리하는 곳이 아니라, 외제차 견적 전문가가 사고 차량을 진단하고 삼성화재 우수협력업체 기준으로 예상견적을 산출해드리는 곳입니다. (고객님께서 동의하실 경우 외제차 우수협력업체 입고를 도와드립니다.)


-견적만 알아보시는 경우에는 무료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드리지 않습니다.


삼성화재 외제차 견적지원센터 바로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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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문요한의 인간관계 심리학 5편

‘왜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지 못할까?’



한 커플이 상담실을 찾았다. 남성의 데이트 폭력 문제로 함께 온 것이다. “남자친구가 너무 감정조절을 못하는데 고칠 수 있을까 해서요. (중략) 그런데 저한테도 문제가 있어요. 제가 자꾸 남자친구의 성미를 건드리거든요.” 여성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고성이나 폭언이었다가 최근에는 물을 끼얹고 세게 밀쳐서 넘어진 적도 있다고 했다. 남자는 여자 친구가 따지듯 이야기한다고 느낄 때 무시 받는 듯한 감정을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분노, 두려움, 연민 등의 마음이 뒤엉켜 있었다. 문제는 자책감이었다. 폭력적인 아버지에게서 자라난 남자친구의 상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폭력적 행동이 벌어지면 이내 ‘내가 좀 이해해주고 넘어가도 됐을 텐데... 내가 또 이 사람의 상처를 건드렸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싸움이 일어나면 남자친구가 반복적으로 했던 말이 있다. “왜 너까지 나를 무시해. 왜 자꾸 나를 나쁜 사람이 되게 만들어.” “넌 내가 그런 말 들으면 어떨지 뻔히 알잖아. 왜 자꾸 나를 자극해!” 등의 말이다. 남자친구의 폭력은 점점 커져가고 있지만 그녀는 헤어질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더 남자친구의 기분을 살피느라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에게 나의 감정과 욕구를 속박 당한 ‘감정사슬’



사람이 가까워지면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의 끈이 생깁니다. 그것은 감정으로 만들어지지만, 사랑이나 친밀함 같은 좋은 감정만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두려움, 자책감, 혹은 미움과 같은 안 좋은 감정도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 섞여 있기 마련이지요. 이때 좋은 감정으로 된 끈은 서로를 건강하게 이어주는 수평적인 연결고리가 되지만, 안 좋은 감정으로 된 끈은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일방적인 사슬이 되어버립니다. 


그렇다면 ‘감정사슬’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나와 가까운 사람에 의해 감정적 압박을 받아 내 감정과 욕구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속박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감정사슬이 만들어지면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관계가 됩니다. ‘휘두르는 사람’과 ‘휘둘리는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이죠. 


당신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자, 다음의 두 가지 질문에 답해보세요. 


첫째, 가까운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당신의 주장이나 결정권을 발휘하지 못하고 상대에 의해 끌려가고 있다고 느끼나요? 


둘째,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느끼면서도 심리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나요? 


이 두 가지 질문 중 하나라도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감정사슬에 묶여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사슬의 종류


관계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또는 알아차린다고 해도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은 특정한 ‘감정’에 지배받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감정사슬은 무엇일까요?


첫째, ‘두려움’입니다.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두려움일수도 있고, 상대에게서 벗어나 혼자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정신적인 두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두려움이 지속되면 스스로 ‘힘이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둘째, ‘연민’입니다. 내가 상대를 책임지고 돌봐주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지금보다 더 불행해질 것이라는 느낌입니다. 자신이 좀 더 인내하고 노력하면 관계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념으로 바뀌어갑니다. 


셋째, ‘죄책감’입니다. 관계가 안 좋아지고 상대의 문제가 악화되는 데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결국 상대의 감정과 논리에 저항하지 못하는 자발적인 순응으로 이어지고 맙니다.  



일방적인 관계를 원하는 ‘감정조종자’



우리 주위에는 감정사슬을 잘 엮는 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 실체를 잘 드러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친절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통제욕구를 드러냅니다. 이들은 차이를 존중하는 법이 없고 자신의 감정과 주장에 따를 것을 강요하지요. 그것은 노골적인 폭력과 위협의 형태일 수도 있고 달콤한 말일 수도 있어요. 역설적이긴 하지만, 헌신적인 보살핌 혹은 눈물 섞인 하소연이 감정사슬인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배우자 또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너 때문에 내가 못살겠다. 왜 네 마음대로 하려고 해.’ ‘누구 죽는 꼴 보려고 그래!’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이러려고 나를 낳았어?’ 등의 표현은 상대방을 ‘한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혹은 은밀하게 통제하려고 합니다. 




감정사슬을 잘 엮는 이들을 우리는 ‘감정조종자’라고 합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잘못과 관계의 문제를 끝까지 상대의 책임으로 돌리며,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를 의심하고 결국 나쁘게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투사적 동일시’라고 합니다. 투사가 자신의 감정이나 문제를 단지 상대방의 탓으로 떠넘기는 것이라면, 투사적 동일시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과 문제에 대한 책임을 느끼도록 집요하게 유도하고 조종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즉, 투사는 내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던져버리는 것이라면, 투사적 동일시는 내 문제를 다른 사람과 공유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대방도 처음에는 저항하게 되지만, 감정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면서 점점 이것이 누구의 문제이고 잘못인지가 모호해지고 맙니다. 



감정사슬에 잘 결려 드는 사람들 



이들은 한 마디로 자아가 약한 사람들입니다. 감정조종자들은 이들을 잘 알아봅니다. 자기세계를 가지고 있고, 비교적 자기표현이 뚜렷한 이들을 지배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아가 약한 사람들은 늘 누군가의 관심과 인정을 필요로 하고, 자신을 표현하기보다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피는데 익숙하기에 이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습니다. 이들은 상대방의 통제마저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혼동하기 쉽기에 뒤늦게야 관계의 심각성을 깨닫게 됩니다. 문제를 인식한다 해도 자신이 참고 노력하면 관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지요. 그러나 상대가 감정조종자라면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감정조종자들은 상호적인 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인 관계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조종자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나 자신이 상대방에 의해 점점 더 휘둘리고 있나요?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빠져나오기 어려운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감정사슬에 묶여 관계의 덫에 빠져든 것입니다. 이때는 신중해야 해요.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더 꼬일 수도 있고 때로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데이트 폭력에 놓여 있다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최근 4년간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살인 및 살인미수 사건은 300건이 넘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필히 법률적 지원, 혹은 관련기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세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첫째, 내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고 이를 존중하세요. 너무 식상한 표현인가요? 하지만 이는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감정사슬에 엮인 것은 일차적으로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에요. 자신의 바운더리(심리학 용어로 ‘나’와 ‘너’를 구분 짓는 자아의 경계)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바운더리를 다시 세운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내 감정을 존중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내 감정과 욕구가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거예요. 그것을 표현하느냐 마느냐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둘째, 감정사슬의 감정과 관련 사고를 자세히 살펴보세요. 당신이 끌려 다니는 것은 과장된 감정과 그로 인한 감정적 사고 때문입니다.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 연민, 죄책감 등은 증폭된 것이에요. 감정과 그 관련 사고를 관찰해보세요. ‘저 사람이 떠나면 난 살수가 없어!’ ‘나까지 모른 체 하면 저 사람은 살아갈 수 없을 거야!’ ‘저 사람이 저렇게 된 것은 나 때문이야.’ ‘내가 노력하면 우리는 좋아질 수 있어.’라는 생각들에 대해 ‘정말 그런가?’라고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진실만이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답니다. 


셋째, 내 감정과 욕구를 반복적으로 표현하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해 판단하지도 말고, 감정적으로 휘말리지도 않는 거예요. 자기표현의 핵심은 상대를 변화시키거나 설득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자신의 감정과 힘듦에 대해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죠. ‘당신이 ~할 때 난 너무 힘들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감정조종자들의 특징은 늘 이전투구로 끌고 갑니다. 그래야 자신의 문제가 상대방에게 공유되기 때문이죠. 가능한 차분하고 명료하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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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은 첫사랑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저 오지라퍼는 가끔 그때의 '흑역사'를 떠올리며 이불을 뻥뻥 차곤 하는데요^^; 그만큼 솔직하고 뜨겁게 사랑했던 흔적이구나~ 라는 생각에 가끔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20대 초반 여성 감독들이 이야기하는 첫사랑의 이야기입니다. 함께 보시죠!






  며칠 전, 강릉 신영극장에서 열린 <애송이들의 브래지어>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20대 초반의 세 여자 감독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은 다큐 영화입니다. 사랑을 말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라 ‘애송이’란 제목을 붙였다고 하네요. ‘브래지어’는 여성에게 제약이자 특권이기도 한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같은 여자로서, 20대의 질척한 연애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사랑의 상처와 기쁨들을 빼거나 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그 용기에 감탄하게 되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에서 각자의 20대를 떠올리는 분들의 소감이 이어졌습니다. 저 역시 지난 시절이 떠올라 가슴 한 켠이 아리기도 하더군요.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에서 이토록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영화란 매체의 매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나는 너를 잊을 수가 없다’며 헤어진 남자친구를 그리워하고 마음에서 떠나 보내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이별은 언제나 아픔을 동반합니다.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하죠. 관계의 단절이라는 게 매듭을 풀 듯 눈에 보이는 실체가 아니니, 걷잡을 수 없는 추측이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안 하려고 애쓸수록 생각은 더욱 커지죠. 영화 속에서도 기억을 기록하고 불태우는 의식을 치르고 여행을 떠나고 다른 사람을 만나보는 등.. 새로 거듭나려 애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가 다시 돌아오는 것만이 정답인 것 같았다’는 내레이션은 그저 슬픕니다. 상담에서도 수단에 집착하는 것을 지적하며 내 소중한 욕구를 위한 다른 대안들을 찾아보도록, 보다 넓은 시야로 주위를 살피도록 권유하기도 합니다. 결국 내가 사랑 받고 사랑했던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이지, 상대가 정답은 아니라는 걸 인식시키죠. 그러나 사랑만큼은 꼭 그와 함께여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놓아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다행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전 남자친구에게 평온한 상태로 연락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나온 사랑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기뻐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진 그녀는, 더 예뻐졌습니다.





  두 번째는 ‘남자 없이 살 수 있다’고 선언하는 감독의 연애이야기입니다. 오해와 실망으로 남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떨치기 어려웠던 그녀의 고백이 담담히 전해집니다. 상대의 반응이 무서워 확인도 전에 눈물을 흘리고, 그럼에도 조금씩 용기를 내보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죠. 어렵게 연애를 시작한 남자친구에게 습관처럼 ‘헤어지자’고 말하던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의 제안을 수용하는 남자친구의 태도를 통해 중요한 것을 깨닫습니다. ‘나의 두려움 때문에 상대의 마음은 무시했다는 것을 알았다.’라는 고백에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후회하는 대부분의 상황은 두려움이 삼켜버린 기회들입니다. 그 때 내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두려움 따위 맞서 싸울 수 있었다면 지금보다 행복했을까요? 다행히 그 실체를 바로 알아차린다면, 또 다른 기회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에서처럼 말이죠. 



  마지막으로,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야기. 원치 않는 첫경험을 밝히기가 부끄러워 내가 원하는 것을 바꾸고 포장하며 무감각하게 관계를 맺는 과정들을 보며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속상하고 억울한 심정이 전해진 것이겠죠. 상담에서도 ‘원하는 것’을 묻고 그것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현실에서 늘 원하는 것을 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또 인간이란 존재가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습니다. 내 맘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는 어쩌면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우리는 때로 실수도 하고, 끌려 다니기도 하며, 의존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 나를 아는 것입니다. 실수한 나를, 흔들린 나를, 그리고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있는 나를 말입니다. 그 모습이 맘에 들지 않고 그로 인해 나의 다른 욕구들이 희생되고 있다면 새로운 선택을 해보면 됩니다. 지난 일은 그저 지난 일일 뿐입니다. 그녀의 결말은 아픔의 과정을 보여주지만 그 자체로 희망적입니다. 그림을 그리며 나를 알아가고, 나를 사랑하는 기회들을 만드는 모습이 보여 기뻤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다 보면, 사랑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짧은 자극으로 담아낼 수 없는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사랑하고 헤어지며 내 약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던 20대, 그 시절이 문득 그립습니다. 그리고 그 치열한 싸움을 동료와 함께 나누며 작품으로 만들어낸 세 명의 감독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문제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운 좋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삶의 일부가 됩니다. 이왕 내 삶으로 들어왔으니, 피하려 애쓰기보다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활용해보면 어떨까요? 사랑의 상처가 한 편의 영화가 되기도 하니까요.


[생활 속 심리학 이야기] 23편. 존재 그 자체로 사랑할 수 있다면






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도, 남들의 시선이 따갑다면 당당하게 표현하기 쉽지 않은데요. 하물며 내 정체성이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오늘도 좋은 영화 한 편과 함께,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시내를 걷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점심시간 거리를 점령한 직장인 부대, 시민단체에서 회원을 모집하는 활동가들, 아이와 나들이 나온 엄마들... 때로는 개인 혹은 단체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자주 눈에 띕니다. 고개가 끄덕여질 때도 있고 내 생각에 바빠 모른 척 지나갈 때도 있죠. 황당한 구호에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마땅하며 누구나 나름의 견해를 펼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주장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만한 것이라면 그 자체로 폭력일 수 있습니다. 이토록 자유와 인권, 나아가 사랑의 문제는 참 어렵습니다.


  20대의 나이에 세계적인 감독이 된 자비에 돌란은 2013년 <로렌스 애니웨이>라는 영화로 칸영화제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어 교사인 로렌스는 약혼녀 프레드와 함께 살며 아기자기한 사랑을 키워갑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이들에게 위기가 찾아오죠. 로렌스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오랜 고민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남자친구의 생일맞이 여행을 계획했던 프레드는 로렌스의 말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로렌스는 단지 ‘내가 잘못된 몸을 타고 난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프레드는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할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 진짜의 나를 찾겠다는 애인 앞에서 ‘그렇다면 나와의 관계 역시 가짜였냐’라고 되묻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당신의 근육과 남성성이 그토록 어색하고 싫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죠. 혼란에 빠진 프레드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더욱더 놀라운 것은, 프레드가 로렌스와 함께 하기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로렌스와 프레드의 지독한 사랑은 그 자체로 감동을 줍니다. ‘사랑만이 유일한 치유의 길’이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확인하는 셈이죠. 어린 시절부터 성정체성에 대해 홀로 고민하던 로렌스는 더 이상 외로운 채로 견딜 필요가 없습니다. 여장을 하고 사회에 나서는 과정에서 힘을 주는 약혼녀가 있어 당당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프레드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여 또 다른 힘을 키워갑니다. 그 과정은 물론 험난합니다. 나도 소화시키지 못한 현실을 타인에게 납득시키고 항변해야 하는 프레드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게 된 그녀는 회사에서 잘리고, 동시에 로렌스 역시 학교에서 사직권고를 받으면서 그들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듭니다. 토요일 아침, 동네 식당에서 두 사람이 마주앉아 식사를 합니다. 주변의 시선이 클로즈업되고 불편한 가운데 괜찮은 척 말을 꺼내는 로렌스와 절망감에 휩싸인 프레드. 예의 없는 식당 주인의 질문공세에 프레드는 폭발합니다. ‘당신이 나처럼 살아봤어?’라며 그렇지 않다면 어떤 질문도 할 자격이 없다고 윽박지르죠. 대체 누가 예의가 없는 것인지, 왜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을 건드리는지... 그녀는 매우 공격적으로 소리치고 있지만, 이미 그보다 더 큰 폭력 속에서 두려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왜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상대를 판단하고 비난하는 것일까요? 그저 호기심에 물어본 것일 뿐이라면 대체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틀렸어!’라는 생각이 호기심을 가장한 조롱과 폭력에 힘을 실어준 것은 아닐까요?


  영화 속 로렌스가 갖고 있는 문제를 정신장애 진단으로 분류할 때 ‘성불편증(Gender dysphoria)’에 속합니다. 성정체성과 관련된 정신의학적 관점은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동성애는 이미 오래 전(1968년)에 진단분류에서 빠졌으며, 그 후로 지금까지 성적 지향 및 성 결정에 대한 자유를 지지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정체성 장애’라고 불리던 것이 최근 ‘성불편증’이라는 이름으로 순화된 것도, 성 결정 그 자체를 질환으로 보는 것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성불편증에 속하는 이들은 잘못된 성으로 태어났다고 느끼며 고통을 겪습니다. 이를 치료하는 최종적인 방법은 성전환수술이지만 더불어 사회생활에서 찾아오는 우울 및 불안 증상에 대해서는 심리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 사회의 인식이 병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죠. 로렌스와 프레드는 모두 이 사회의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사회적인 관습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어쩌면 프레드가 식당에서 화를 낸 것은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그녀가 속 시원히 부당함을 호소했을 때, 주변 사람들 중 누군가는 알 수 없는 죄의식에서 놓여나 당당히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상담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상담자도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상담자는 그들이 어떤 두려움으로 인해 꽁꽁 숨겨둔 그들 자신을 안전한 공간에서 풀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 뿐, 잘잘못을 가리거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없습니다. 그럴 자격이 없죠. 가족도 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어쨌거나, 그의 존재 자체를 바라보고 인정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더불어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결국 로렌스와 프레드는 헤어지고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나지만 이전처럼 하나가 되지는 못합니다. 마지막에 ‘그 시절 이미, 내 고백이 아니었어도 우리 관계는 위기였다’고 말하는 로렌스의 대사는 의미심장합니다. ‘사랑이 유일한 치유의 길’인 것만 같았던 영화 속 장면들은 ‘사랑은 환상일 뿐이다’라며 쓴 소리를 던지기 위한 것이었을까요? 그보다는 서로를 마음 깊이 이해하고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만큼 참으로 고귀한 일임을 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10년 동안 사랑했던 로렌스와 프레드는 이제 각자의 길을 간다 해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나와 너, 그 존재 자체로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순간이 영원할 수 없다 해도 충분히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 힘이 사회 전반에 퍼질 수 있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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