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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대형 화재사고,

우리는 과연 나아지고 있는 걸까?



최근 대형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고, 우리 사회가 과연 안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화재는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4만 4천여 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화재사고 중 약 37%에 해당하는 1만 6천여 건의 화재가 우리가 하루의 대부분을 머무는 주택, 음식점, 판매점, 그리고 일상 서비스 시설 등에서 발생했다. 게다가 이 곳에서의 화재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화재사고 사망자의 64%에 달한다. 이들 생활 공간이 화재 발생 건수 대비 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 사업장, 업무시설 등과 같이 규모가 큰 건물들은 건축법, 소방법 등에 의해 화재안전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고 있다. 또한 큰 사고가 있을 때마다 정부도 법 개정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화재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째서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기가 어려운 것일까?




건물 화재와 관련한 현행 법률 체계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이루어진다. 건물 자체의 화재안전은 건축법에서, 스프링클러, 화재감지기 등과 같은 화재안전 시설은 소방법에서 다룬다.


예전에 비해 화재안전기준, 화재 의무보험(다중이용시설, 특수건물 등) 등에 있어 많은 장치가 마련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안전에는 수많은 구멍들이 존재한다. 일례로 고시원의 경우, 2009년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 포함됐다. 2009년 11월 부산실내사격장 화재를 계기로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배상 보험가입이 의무화됐다.


문제는 오래된 건물이나 기준 이하의 규모가 작은 시설들은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소급적용을 받지 않아 위험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확률이 크다. 실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건물들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았다. 자발적으로 화재 예방 시설을 갖추기에는 인력 부족은 물론,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은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안전장치 설치비용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번 종로 고시원 화재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채 운영되는 오래된 고시원들이 여전히 많다.  




또한, 의무 규정에 해당되는 건축물임에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안전의식 부족으로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가 주로 사는 공간을 살펴보자. 비상계단은 대피할 때 사용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아파트나 백화점, 동네 상가 건물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화재 발생 시 가장 중요한 비상계단은 비상구를 항상 닫아 놓아야 하고, 통로에 장애물을 놓아두면 안 되고, 비상구를 잠그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환기를 위해, 또는 답답하다는 이유로 비상계단 출입문을 열어 둔다. 또한, 물건을 둘 곳이 없다며 창고마냥 계단에 짐을 쌓아 두고, 보안을 이유로 비상구를 잠가 둔다. 이는 실제 사고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화재가 인재(人災)로 돌변하는 것이다.


크고 작은 화재 위험은 우리의 집, 사무실, 매장 등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위험요소에 관심을 기울이고 예방하려는 손길은 흔치 않다. 우리 집에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비상구의 위치는 어디인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찾아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화재예방 활동의 핵심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양한 이유로 불이 날 수는 있지만,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일은 최소한 없어야 한다. 인명 안전이 최우선, 그 다음으로 재산 피해를 줄이는 것이 화재예방의 순서다. 소중한 우리 가족, 친구를 포함하여 나 또한 화재로 인한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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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 두잔 갖고 뭘 그래? 나 하나도 안 취했어.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야. 눈 감고도 운전할 수 있어. 괜찮아.”


술집 주차장 어귀에서 들릴 법한 이야기다. 평소 주량에 비해 오늘은 안 마신 거나 다름없다며 음주운전을 정당화하고 운전석 문을 열고 시동을 켠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일 1.5명이 음주운전자에 의해 소중한 목숨을 잃는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1명 꼴이다. 크고 작은 음주 후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도 매일 100명이 넘는다. (교통사고통계, 2014~2018, 경찰청) 

 



음주운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모든 운전자들이 안다. 하지만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불편함, 소위 ‘근자감’이라 불릴 법한 턱 없는 자기 과신, 그리고 ‘설마’ 하는 안일함이 음주운전을 부추긴다. 게다가 음주운전을 2번 이상 한 재범률이 약 45%, 3회 이상인 경우도 19%나 되었다. 그야말로 음주운전이 습관이 된 것이다. (경찰청 사고통계, 2016)



▶선진국에 비해 사회 문화적, 제도적으로 음주운전에 관대한 우리나라


우리나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이다. 체질, 체중, 성별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성인 남자(체중 70kg) 기준으로 평균 소주 2잔(50ml), 양주나 포도주 2잔(30ml), 맥주 2잔(250ml) 정도를 마시고 1시간 후에 측정한 경우에 해당된다.


선진국은 음주운전을 어떤 기준으로 처벌하고 있을까?


일본은 2002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춰 단속 기준을 강화한 결과, 이듬해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30% 감소했다. 스웨덴은 1990년에 단속 기준을 0.05%에서 0.02%로 강화한 뒤, 사망사고가 27.6%(1996년 기준)나 감소했다. 독일은 ‘Zero-BAC(Blood Alcohol Concentration, 혈중알코올농도)’ 법안을 적용, 0%를 기준으로 삼아서 술을 한 잔이라도 마시면 운전대를 잡을 수 없도록 했다. 



▶음주운전 적발 시 처벌 기준,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운전자는 민사적 책임과 운전면허 정치나 취소에 해당하는 행정책임, 그리고 징역, 벌금과 같은 형사적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 하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처벌 기준은 솜방망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먼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면 과실 비율에 대한 불이익과 함께 2년 내 음주나 무면허, 뺑소니 등 중과실 경력이 2회 이상 있다면 자동차보험료가 10~20% 이상 할증된다. 또한, 최고 400만 원에 달하는 사고 부담금을 물어야 보험처리가 가능하며 운전자보험에 가입을 했더라도 음주(무면허 포험)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 백만 원만 내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도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음주운전으로 일정 기간 운전면허가 정지 혹은 취소될 수 있으나 이는 경찰 신고 없이도 사고처리가 가능해 벌점 관리가 안 되어 음주운전 재범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도로교통법 제 148조 2항에 의거,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300만 원 이하 벌금형부터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되는데.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면 법원에서 감경조치를 받게 되어 실형 비율은 20% 수준에 머문다. 면허취소나 집행유예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전체의 72%에 달하는 것만 보아도 처벌 수준이 크게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진국은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등 다각도로 음주운전 대처 중


일찍부터 음주운전 사고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추진해 온 선진국은 도로교통법으로 음주운전을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EU 등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모든 운전자에게 음주운전 시 차량 시동을 걸 수 없는 잠금장치 등을 개발하여 다각도로 음주운전 위험에 대처하는 중이다.


미국 연방법은 21세 미만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를 0.02% 이상으로 적용, 재범자는 1년 이상 운전면허정지, 차량 압수, 시동잠금장치 설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처벌한다. 일부 주에서는 음주운전번호판(일명 ‘위스키 번호판’)을 운영하기도 한다. 일본은 음주운전 단속 시 동승자 및 주류 판매자도 함께 처벌한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과실이 아닌 고의성을 인정하여 양형 기준도 높다. 일본에서 음주운전으로 3명이 사망한 사고에서 최고 16년이, 캐나다는 15년이 구형된 바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혈중 알코올농도가 0.175% 이상인 경우 만취상태로 보고 1급 살인죄로 20년을 집행한 사례도 있다.



처벌 강화, 제도 개선은 물론,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최근 제대를 4개월 앞둔 청년의 안타까운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그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수치의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 ▲음주운전 재범 기준 3회에서 2회로 조정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살인죄에 준하여 ‘사형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골자로 한다. 국회의원 100여 명이 발의한 이 법은 초당적인 사안으로 여야가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음주운전은 음주운전자에게는 순간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한 선택일지 몰라도, 피해자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살인과 같다. 그럼에도 일반 운전자나 보행자가 음주운전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술 마신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기를 바랄 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운전자이기 이전에 보행자, 즉 음주운전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 범죄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적용해야 한다.



감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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