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션’은 자동차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는 부분입니다. 대화 요소로 많이 언급되고는 있지만 그 목적과 기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스펜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서스펜션(suspension)이란?



자동차 차대의 받침 장치를 이르는 말로, 현가(懸架)장치라고도 불립니다.


서스펜션의 기능은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이 차량과 운전자, 승객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으로, 승차감을 좋게 하고 급브레이크 때나 급회전 때 바퀴가 충분히 접지하도록 차체와 바퀴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합니다. 엔진 성능처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능을 말해 주는 요소로 그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메커니즘에서도 여러 종류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출처 : 자동차 용어사전



서스펜션의 역할



옛날 마차는 좌우 바퀴의 중심을 통과하는 회전축이 차체에 직접 고정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차에는 요즘 자동차처럼 복잡한 링크 구조는 물론이고 스프링이나 쇼크 업소버 조차도 없다는 뜻이 됩니다. 과연 마차에는 서스펜션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정답은 ‘있다’입니다. 차체를 땅에서 띄워서 떠받치는 서스펜션의 기본적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마차의 바퀴와 바퀴 축, 그리고 그 축을 차체에 고정한 부분까지가 모두 서스펜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바퀴가 없는 옛날 가마에서는 가마를 들어올리는 가마꾼이 서스펜션이고 아이를 업은 아빠도 아이 입장에서는 서스펜션인 셈입니다. 


바퀴 축이 차체에 직접 고정된 마차는 울퉁불퉁한 길바닥의 충격이 그대로 전달되어 승객이 쉽게 피곤해졌습니다. 하지만 가마는 달랐습니다. 가마꾼이 발목이나 무릎, 허리, 팔 관절과 근육을 이용하여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업은 아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마에 탄 마님이나 등에 업힌 아이가 불편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초기의 바퀴 달린 수레에는 이런 충격 흡수 기구가 없었기 때문에 승차감이 아쉬웠습니다. 기껏해야 나중에 타이어의 기원이 되는 바퀴에 입힌 가죽이나 방진 부싱의 조상이 되는 차축 고정부에 끼운 가죽이나 부드러운 나무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탄성이 있는 나무 또는 쇠판을 차축과 차체 사이에 탄성으로 놓아서 충격을 흡수하게 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트럭 등 대형차에 많이 사용되는 판 스프링(leaf spring)의 시작입니다. 



▲ 볼보 SPA 플랫폼의 후륜 서스펜션에 사용된 리프 스프링


최근 볼보는 판 스프링을 새롭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형차인 90 시리즈와 중형차인 60시리즈에 사용되는 SPA 플랫폼은 후륜 서스펜션에 가로로 놓인 합성수지 리프 스프링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하여 볼보는 서스펜션의 경량화와 넓은 트렁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체를 스프링에 올려 놓으니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차체가 울렁거려서 오히려 멀미가 나는 경우도 있었던 것입니다. 스프링이 흡수한 충격을 반대로 내뱉는 반작용이 차체를 계속 뒤흔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진동의 크기와 반복 횟수를 줄이기 위하여 고안된 부품이 쇼크 업소버, 즉 댐퍼(damper)입니다. 


댐퍼는 초창기에는 마찰을 이용한 마찰 댐퍼(friction damper)가 대부분이었는데, 작동이 부드럽지 못하고 마찰열의 발생으로 인해 화재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찰 댐퍼의 마찰면에 윤활유를 바르기 시작하다가 아예 오일을 실린더에 채워서 저항체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오일 봉입식 댐퍼, 즉 유압식 쇼크 업소버의 시작입니다. 


서스펜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퀴를 땅에 잘 붙어있게 하는 것’, 즉 접지력을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여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노면에서 바퀴가 떨어지는 순간,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도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자동차와 노면이 맞닿는 곳은 오로지 바퀴밖에 없기 때문이죠. 접지력이 0가 되는 그 순간, 지금까지 달리던 방향으로 ‘날아갈’ 뿐 방향을 바꿀 수도, 가속이나 제동도 불가능해집니다. 


안전한 주행을 위해서는 서스펜션의 역할이 매우 크며, 그 중요성 또한 해가 거듭될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서스펜션 발전사



1980년대까지의 서스펜션의 발전은 기계적인 구조의 진화에 집중되었습니다. 자동차의 고성능화에 따라 보다 정교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즉 노면의 요철을 만나거나 코너링을 하는 경우, 혹은 가속과 감속으로 바퀴가 상하로 움직이더라도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서스펜션은 단순한 차축식 구조에서 복잡한 멀티 링크로 발전하게 됩니다.


서스펜션의 구조만큼이나 집중적으로 발전한 부분은 댐퍼, 즉 쇼크 업소버입니다. 처음에는 상하 운동시 오일이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서 생기는 저항을 이용하여 스프링의 반동을 억제하는 오일 봉입식 댐퍼가 주종이었지만 가혹한 상황에서는 내부에 기포가 발생하거나 과열로 오일의 점도가 변하여 성능이 저하되는 등의 몇 가지 단점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댐퍼 안에 고압의 질소 가스를 함께 충전하여 안정성과 응답성을 높인 가스식 쇼크 업소버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전자 제어가 적용되면서 쇼크 업소버의 능력은 비약적으로 진화합니다. 이전의 서스펜션이 외부로부터 바퀴에 가해지는 힘에 수동적으로 대응했다면 전자 제어 기술이 적용되면서 이제는 서스펜션이 적극적,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합니다. 즉 이전에는 서스펜션을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하더라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노면이나 운전 방법은 한 가지였다면 전자 제어가 개입한 순간부터 서스펜션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의 범위가 급격하게 넓어진 것입니다


전자 제어 서스펜션의 출발은 댐퍼의 감쇄력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네 바퀴의 감쇄력을 함께 조절하여 승차감을 변화시기가 큰 초보적인 단계부터, 코너링 시 부하에 알맞게 네 바퀴의 댐퍼 감쇄력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방식까지 그 수준은 다양합니다. 초기에는 댐퍼 오일이 통과하는 밸브의 넓이를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하였으나, 21세기 들어서는 댐퍼에 전도성 유체를 사용하여 전기 신호에 따라 오일 자체의 감쇄력을 변화시기는 마그네틱 라이드 방식이 소개되었습니다. 기존의 밸브 조절식은 저렴하다는 이점은 있지만 반응 속도가 느리며 가혹한 상황에서는 오일이 과열되어 제어 능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마그네틱 라이드는 거의 즉각적이라 할 수 있는 반응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코너를 통과하는 도중에도 연속적으로 감쇄력을 조절하여 매끄럽게, 그러나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밸브 조절식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을 최초로 도입한 차량은 일본 미쓰비시의 1987년형 갤랑이었으며 마그네틱 라이드는 2006년 아우디 TT가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 제네시스 G70의 전자 제어 스포츠 서스펜션


다음 단계로는 댐퍼는 물론 스프링까지 함께 능동 제어하는 더욱 발전된 전자 제어 서스펜션이 출현합니다. 높이 조절식 스프링은 처음에는 오프로드 차량을 중심으로 험로의 주파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차량의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조종 성능에도 도움이 된다는 아이디어를 거쳐 사람이나 짐을 많이 싣더라도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는 셀프 레벨링 서스펜션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최종 단계로 본격적인 액티브 서스펜션으로 진화하는데 이는 코너에서의 롤링, 가속시의 스쿼트, 제동시의 다이브 등 차체의 움직임을 능동적으로 상쇄하거나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일으켜서 어떤 상황에서도 차량의 주행 안정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또한 길 앞의 요철을 미리 확인하고 서스펜션을 이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조절하면 승차감은 물론 접지력도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액티브 서스펜션의 성능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 예로 안전하지만 조종 성능은 좋지 못하다고 평가되던 구형 볼보 760에 액티브 서스펜션의 시제품을 탑재했더니 마치 비행기처럼 코너 안쪽으로 기울어진 채 엄청난 속도로 코너를 주파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인 포르쉐 911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코너링 성능을 보였던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완성 단계에 가까웠음에도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극단적인 설정을 액티브 서스펜션에 사용한 모델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의 본능이었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코너에서 원심력에 버틸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액티브 서스펜션이 만드는 전혀 다른 움직임에 맞닥뜨리면 – 아무리 물리학적으로는 이상적이라고 할 지라도 – 인간은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는 액티브 서스펜션이 적용된 차량이라도 코너링 시 바깥쪽으로 아주 약간의 롤링을 보이는 정도로 타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율 제한이 이제 무너졌습니다. 금년에 발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형 S 클래스는 기존의 액티브 서스펜션인 액티브 바디 컨트롤에 스테레오 카메라를 이용한 로드 스캔 기능을 접목하여 노면의 요철에 미리 대응하는 ‘매직 바디 컨트롤’로 진화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커브 기능은 신형 S 클래스의 차체를 최대 2.65도까지 코너 안쪽으로 기울여서 원심력을 상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액티브 서스펜션의 활용 예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충돌 사고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에도 일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측면 충돌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즉시 아우디 A8의 프리 센스 사이드 기능은 충돌이 예상되는 쪽의 차체를 최대 80mm들어올려 도어나 B 필라보다 충격에 강한 사이드 실과 바닥 골격이 충격을 받아내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위하여 아우디 A8은 지금까지의 에어 서스펜션보다 훨씬 민첩한 48볼트 구동 전기 모터식 액티브 서스펜션을 사용합니다.


▲ 아우디 A8의 프레 센스 사이드


이처럼 서스펜션은 전자 기술과 만나서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노면의 충격은 말끔하게 흡수하고 차체의 움직임까지 마음대로 제어하는 서스펜션은 진정한 마법의 양탄자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험 정보와 생활Tip이 궁금하다면? 

삼성화재 SNS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요즘 자동차 디자인을 보면, 각 모델의 개성을 부각하기보다 브랜드 전체의 통일감을 강조하곤 한다. 가령,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 볼보자동차의 토르의 망치, 재규어의 J-블레이드 등 각 제조사를 대표하는 고유의 디자인 요소가 중심축에 자리한다. 따라서 여느 때보다 디자인 총괄의 임무가 막중하다. 오늘은 그 중에서 최신 트렌트를 이끄는 핵심 4인방을 한 데 모았다.



1. 4차원 디자이너, 시트로엥 디자인 총괄 마크 로이드(Mark Lloyd)


▲ 마크 로이드 ⓒ시트로엥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서 복합적인 형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차체를 구성하는 물질엔 그 어떤 재료도 들어갈 수 있어요.”


요즘 시트로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가득 찼다. 가령, C4 칵투스는 에어 범프를 붙여 소위 ‘문콕’으로부터 해방시켰고, 대시보드의 수납함은 첩보 요원의 쇠붙이 가방을 그대로 따왔다. 미니밴 C4 피카소는 마치 비행접시에 앉은 듯 넓은 공간감을 선물한다. 이처럼 냉철한 독일 차와는 달리 프랑스 차는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곳곳에 숨겼다. 비결은 시트로엥 혁신의 선봉장, 마크 로이드다. 


그의 포트폴리오엔 평범한 자동차가 없다. 첫 번째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차’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재규어 XJ220. 이후 1989년부터 PSA 그룹에 몸담았는데, 사실 우리가 알만한 그의 대표작은 몇 개 없다. 주로 컨셉트 카의 디자인을 도맡은 까닭이다. 하지만 그의 ‘기발함’을 시험하는 데엔 이 부서가 안성맞춤이었다.


마크 로이드의 최신작 C4 칵투스를 보면 그의 장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두툼한 에어 범프는 돌맹이를 집어 던져도 찌그러질 염려 없다. 얄따란 눈매와 큼직한 엠블럼도 평범함을 거부한다. 또한, 낮고 기다란 대시보드와 벤치형 시트 등 컨셉카와 양산차를 넘나드는 마크 로이드의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담았다.



2. 보수적인 랜드로버를 벗기다.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 제리 맥거번(Gerry McGovern)


▲ 제리 맥거번 ⓒ랜드로버


랜드로버는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파산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부활에 성공한 데엔 걸출한 디자이너의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바로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 제리 맥거번이다. 그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시작으로 보수적인 랜드로버의 이미지를 벗기고,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맥거번은 1956년 영국 코번트리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크라이슬러의 디자이너, 로이 악세(Roy Axe) 눈에 띄었고, 크라이슬러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코번트리 대학에서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이후 런던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에서 운송 디자인 석사 학위를 따냈다. 이후 크라이슬러와 오스틴 로버 그룹, 링컨, 머큐리 등을 거쳐 2004년에 랜드로버에 합류했다.




혁신의 시작은 LRX-컨셉트.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모태다. 스포티한 디자인과 젊은 감각 내세운 랜드로버의 신 병기였다. 기존 레인지로버에 없던 작은 뼈대에 날렵한 겉모습, 고급스런 실내로 치장했다. 맥거번은 “레인지로버의 전통에만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랜드로버의 새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보크를 계기로 랜드로버의 모든 라인업은 총체적 진화에 나섰다. 4세대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 벨라 등 젊고 감각적인 SUV가 등장하고 있다.



3.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볼보자동차 디자인 총괄, 토마스 잉겐라트(Thomas Ingenlath)


▲ 토마스 잉겐라트 ⓒ볼보


토마스 잉겐라트는 1964년생으로 아우디와 스코다, 폭스바겐 등 폭스바겐 그룹에서만 20년 몸담았던 독일인이다. 영국 런던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에서 디자인 석사 학위를 따냈고, 1991년 아우디에서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1995년 폭스바겐 외장 디자인 총괄로 자리를 옮겼고, 2000년엔 그룹 내 스코다의 디자인을 맡았다.




볼보와의 인연은 2013년부터 시작했다. 단출한 볼보의 디자인에 독특한 특징을 새기기 시작했다. 가령, 엠블럼의 크기를 훌쩍 키웠고, 폭포수 같은 줄기를 심었다. 또한, 얄따란 눈매와 테일램프도 이제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보닛이나 도어엔 특별한 주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차체 골격이 갖고 있는 본연의 덩어리 감이 크게 와 닿는다. 토마스 잉겐라트의 마법으로 XC90과 S90 등 최신 모델들은 뛰어난 디자인 평가를 받고 있다.



4. 곡선의 미학, 메르세데스-벤츠 외관디자인 총괄 로버트 레스닉(Robert Lesnik)


▲ 로버트 레스닉 ⓒ메르세데스벤츠


“한 눈에 벤츠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야 해요.”


요즘처럼 벤츠의 디자인이 전성기였던 때가 있었을까? 슬로베니아 출신의 로버트 레스닉은 사실 타고난 천재가 아니었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슬로베니아에 하나뿐인 미대에 지원했지만 3년 연속 떨어졌다. 그는 “해마다 딱 12명을 뽑는데 각종 연줄로 합격을 보장받은 지원자가 많아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운송기기 디자인으로 유명한 독일 포르츠하임(Prozheim)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그 곳의 슬로베니아 출신 교수에게 스케치를 그려 우편으로 보냈다. 뛰어난 재능을 눈여겨본 교수는 레스닉에게 독일 유학을 권유했고, 결국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포르츠하임 대학으로 유학 길에 올랐다.


독일로 건너온 그는 독일 포르츠하임 대학에서 운송기기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폭스바겐과 기아자동차 유럽 디자인 스튜디오를 거쳤다. 그곳에서 피터 슈라이어, 고든 바그너 등 현재 완성차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선배들과 인연을 맺었다. 벤츠에 몸 담은 건 2009년부터. 그에게 주어진 칼자루는 여느 때보다 막중했다.


로버트 레스닉은 벤츠가 추구해야 할 디자인을 ‘감각적 순수성(Sensual Purity)’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그는 차체 표면의 선을 하나씩 지워 나갔다. 군더더기 없는 팽팽한 면을 지향한다. C와 E, S-클래스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중심 모델이 직선 대신 극단적인 곡선으로 치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험 정보와 생활Tip이 궁금하다면? 

삼성화재 SNS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자동차의 안전에 대한 이야기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볼보입니다. ’가장 안전한 차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반사적으로 ‘볼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브랜드가 가진 안전에 대한 이미지는 절대적입니다. 볼보가 자동차 안전 기술의 발전에 남긴 족적은 정말 대단합니다. 하나 예를 들어 볼까요? 여러분은 아마도 3점식 안전 벨트가 없는 자동차를 상상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당연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모든 것에는 최초가 있고 3점식 안전 벨트의 최초가 바로 볼보입니다. 그게 1959년도의 일이니까 내년이면 자동차의 3점식 안전 벨트도 환갑이군요. 


하지만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안전의 대명사 볼보’가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다루어서 조금은 식상하실 테니까 저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보려 합니다. 그것은 바로 ‘볼보는 왜 그토록 안전에 집중하는가?’ 입니다. 얼마 뒤면 100주년이 되는 긴 역사를 가진 브랜드인 볼보가 두 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위기 속에도 절대 놓지 않았던 주제인 안전. 그 뒤에 숨어있는 이유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3점식 안전 벨트 이외에도 볼보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원조 기술과 제품은 많습니다. 유아 및 어린이용 후향식 카 시트, 유소년용 부스터 시트와 뒷 시트 내장형 부스터 시트, 측면 충격 보호 시스템(SIPS), 사이드 에어백, 커튼형 에어백, 후방 추돌용 경추 보호 시스템, 전복 방지 시스템(ROPS),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LIS), 시티 세이프티, 비상 자동 제동 기능(AEB), 그리고 람다 센서, 왜건과 크로스오버 등등 이름만 나열해도 상당히 깁니다. 


그런데 장황한 목록에는 안전이라는 단어로 묶기에는 뭔가 어색한 것들도 섞여 있습니다. 람다 센서와 왜건, 크로스오버 모델들과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람다 센서는 엔진의 유해 배출 가스를 혁신적으로 감소시킨 기술입니다. 왜건이나 크로스오버 모델들은 실용성이 강조된 모델이며 동시에 그 당시에 가장 대표적인 레저용 승용차의 하나입니다. 안전, 환경, 그리고 실용성과 레저. 이것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볼보 홈페이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볼보가 탄생한 스웨덴에서는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볼보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사람’입니다. 볼보는 우리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했고, 그러한 노력 중 하나가 ‘안전’이었던 것입니다. 볼보의 안전 기술들이 나와 가족, 그리고 보행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면 배출 가스를 감소시킨 람다 센서는 우리 사람들이 사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왜건이나 크로스오버 모델이 선사하는 실용성과 레저 라이프는 삶의 질까지도 챙기려는 볼보의 꼼꼼함을 보여줍니다.




최근 볼보는 두 가지 슬로건을 선보였습니다. 그 첫 번째는 ‘스웨디시 럭셔리’입니다. 스웨덴의 시각에서, 즉 인간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한 럭셔리의 정의입니다. 그 설명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스웨덴의 자연 환경은 가혹합니다. 사람들은 오랜 시간을 실내에서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스웨덴은 인간이 최대한 안락하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실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보여주는 화려함이 아닌, 직접 느끼고 만끽하는 럭셔리, 라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슬로건은 ‘비전 2020’입니다. 2020년까지 볼보는 볼보 자동차 때문에 죽거나 심하게 부상을 입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도록 하겠다는 결심을 밝힌 것입니다. 승객의 안전에만 집중하는 대부분의 브랜드와 달리, 모든 사람들의 안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스웨덴 브랜드 볼보는 다시 한 번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볼보 브랜드가 안전이라는 키워드와 강력하게 연결된 것은 브랜드의 파워를 위해서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볼보는 두 번이나 주인이 바뀐, 다시 말하자면 망해서 다른 이에게 팔려간 회사입니다. 게다가 1년에 50만대 남짓 생산하는 그리 크지도 않은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볼보가 자동차 안전을 좌지우지하는 파워는 엄청납니다. 60년 전 발표한 3점식 안전 벨트가 자동차의 표준이 되었듯, 21세기에는 볼보가 새롭게 선보인 비상 자동 제동 기능(AEB)이 없으면 미국 IIHS, 즉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가 최고의 안전도를 보증하는 ‘Top Safety Pick Plus’에 선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볼보는 IIHS가 시행하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충돌 시험인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최초의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자동차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테마인 ‘안전’을 자신의 주제로 선점한 볼보는 대표적인 강소(强小) 브랜드입니다. 회사의 생사가 불분명했던 20세기 말과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볼보는 우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그 결과 2016년에는 53만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로 사상 최고의 판매 기록을 달성하였습니다.


볼보에게 안전은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안전은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인 볼보에게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했던 요소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자동차는 발전하고 우리 인간은 더욱 안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과거에 무식하게 튼튼했던 차’로 남을 뻔했던 볼보 브랜드가 21세기의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로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