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에는 그에 맞는 규칙이 있다. 그 규칙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관중들은 감탄하고 또 감동한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도 각 스포츠 고유의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규칙, 즉 룰은 스포츠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건 물론, 경기 내용을 극적으로 만들어 흥행을 일으키는 1석 2조의 효과를 낸다.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그 룰을 잘 알아야 한다. 야구에서 왜 주자들이 도루하는지, 축구에서 선수들이 왜 오프사이드로 번번히 좋은 골 찬스를 놓치는지, 등을 알지 못하면 해당 스포츠를 보며 깊은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


모터사이클 로드 레이스(이하 바이크 레이스라고 한다)도 예외가 아니다. 단순히 서킷에서 펼쳐지는 반복적인 주행일 수도 있었던 경기가 다양한 룰이 추가되며 버라이어티하고 드라마틱한 전개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바이크 레이스 룰의 기본이자 핵심은 ‘깃발’이다. 이는 카 레이스뿐 아니라 모터스포츠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룰이라 할 수 있다. 음속을 넘나드는 속도로 질주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간단하면서도 명확하고 안전성까지 담보되는 전달 방법으로 깃발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진행 중 선수에게 내려지는 룰에 대한 사인은 모두 깃발로 나타낸다. 


바이크 레이스의 깊이를 이해하며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바이크 레이스에서 사용되는 규정 깃발들을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다. 만약 바이크 레이스나 모터스포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눈에 익은 것도 종종 보일 것이다. 



1. 바이크 레이스 깃발의 종류


앞서 이야기했듯 바이크 레이스 깃발은 세계 공통규정이며 이는 F1을 비롯한 카레이스에도 적용된다. 즉, 이륜 및 사륜 온로드 레이스에서의 깃발 규정은 세계 어디에서든 같다고 보면 된다.


긴급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깃발에는 보색대비 등 색채과학이 깃들어 있다. 가령, 우리 눈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빨강이나 황색을 사용한 깃발은 선수의 눈에 잘 들어와 각종 사고의 위험을 낮추고, 위험상황의 해제 의미를 가진 녹색을 사용한 깃발은 선수의 심리상태를 안정시켜준다. 



▷적색기

경기 중 중대하고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발령한다. 적색기는 구간별로 적용되는 황색기, 녹색기, 청색기 등 일반적인 깃발과 달리 발령 즉시 서킷 전구간에 적용된다. 경기에 참가 중이었던 모든 바이크들은 적색기가 발령되면 즉시 속도를 줄이고 서행하며 경기 전 브리핑에서 사전 공지된 장소로 이동하여 대기해야 한다. 대기 장소는 보통 피트 로드, 서비스 에리어, 또는 피트이며 규정에 따라 대기 중 경정비를 실시할 수 있다. 경기의 70~75%가 진행된 경우는 적색기가 발령된 시점에서 경기가 종료되며 적색기 발령 시점의 순위를 최종순위로 확정하게 된다. 경기 초반의 적색기 발령은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재미를 더할 수도 있지만, 통상 대형사고나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가급적 발령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황색기

코스 상 위험 요소가 있을 때 선수에게 조심하라는 의미로 발령한다. 황색기를 받은 구간에서는 추월이 절대 금지된다. (추월 시 페널티 부여) 황색기 구간을 지나 녹색기를 받게 되면 황색기의 효력이 사라져 정상적인 경기 주행을 재개할 수 있다. 


황색기는 경기 진행 중 가장 많이 나오는 깃발로 위험요소가 경미한 경우는 황색기 부동, 중대한 위험요소일 경우는 진동(깃발 흔들기), 치명적인 위험요소나 사고로 경기 중단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쌍기 진동(황색기 두개를 교차하며 흔듦)으로 현 상황을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황색기 구간이 길어질 경우 뒤처진 선수가 선두권과 밀착하게 되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관객 입장에서 이 점을 참고하면 관람의 재미가 더욱 쏠쏠할 것이다.


▷녹색기

녹색기는 모든 위험상황이 해제되었음을 뜻한다. 경기 중 사고로 황색기가 발령되고, 다음 구간에서 녹색기가 발령된다면, 녹색기가 발령된 구간부터 다시 정상적인 경기가 가능해진다. 경기 시작 전, 포메이션 랩 출발신호에도 녹색기를 사용한다. 황색기로 인해 바이크들이 촘촘하게 밀착해서 주행하고 있을 때 녹색기가 발령되는 순간 급가속하며 순위 다툼을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눈치싸움과 팀 간의 전략을 짚을 수 있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청색기

경기 중 뒤에 오는 머신보다 1랩 이상 뒤처진 머신에게, 뒤에 오는 빠른 머신의 주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비켜주라는 의미의 깃발이다. 청색기를 받은 선수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1/1000 초의 다툼을 하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진로 방해는 자칫 큰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깃발을 보는 즉시 뒤를 돌아보고 진행 경로를 잠시 피해주어야 한다. 청기가 부동일 때는 아직 뒤의 빠른 바이크와 거리가 있으니 준비를 하라는 뜻이고, 진동은 바로 뒤에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비켜주라는 의미이다. 고의적으로 추월을 막을 경우 페널티 부여 대상이 될 수 있다.




▷백색기

코스 내에 구급차량, 견인차량, 오피셜카 등이 있음을 의미한다. 황색기의 장애물, 위험요소와는 달리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하되 코스 내 진입차량을 주의하라는 뜻으로 발령한다. 코스 상에 저속차량이 있을 때도 발령한다.


▷흑색기

경기 중 규정 위반이 명백한 행위가 발생할 경우 발령된다. 기본적으로 해당 선수의 엔트리넘버와 함께 발령되며, 흑색기를 받은 선수는 이후 3랩 안에 피트인하여 피트스탑 등의 부여된 페널티를 이행해야 한다. 만약 3랩 이내에 피트인 하지 않았을 경우 바로 실격처리 된다. 


▷흑백반기

흑색과 백색이란 정반대 컬러가 조합된 흑백반기는 경기 중 규정 위반 가능성이 있거나 스포츠맨십이 모자란 행동을 했을 때 경고의 의미로 발령된다. 선수가 흑백반기를 받은 후에도 같거나 비슷한 행동을 계속 하는 경우에는 흑색기가 추가 발령되어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흑색기와 마찬가지로 선수 엔트리번호와 함께 발령되는 것이 보통이며, 경우에 따라 오피셜이 손으로 지명하면서 깃발을 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메인 포스트에서만 발령된다.


▷오렌지볼기

경기 중 기계적 결함이 발견된 머신에게 피트인 하여 문제점을 해결하고 코스인 하라는 의미로 발령된다. 그대로 주행하면 해당 선수는 물론 다른 선수에게까지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을 때 발령하는 것으로, 코스인 및 문제점 해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페널티, 또는 실격처리 될 수 있다. 




▷오일기

코스 내에 미끄러운 오일이나 이물질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의미로 발령된다. 오일기로 부르는 이유는 온로드 레이스에서 노면에 미끄러울 수 있는 주된 이유가 오일이 누출되었을 때이므로 이를 대표해서 오일기라 명명하였다.


▷스타트 신호기

경기 출발신호로 사용한다. 보통 대회가 개최되는 나라의 국기나 주최 측의 로고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면서 출발한다. 최근에는 그리드에 신호등 신호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는데, 스타트 신호는 해당 신호등이 모두 켜진 후 일시 소등되는 순간 스타트, 또는 빨간불 점등 후 녹색불로 바뀌는 시점에 스타트 등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체커기

모든 경기가 종료됨을 알리는 깃발로, 모터스포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오직 메인 포스트에서만 발령되기 때문에 모든 선수는 메인 포스트에서 체커기를 받아야 경기를 완료하였음이 입증된다. 순위권에 들었더라도 체커기를 받지 않고 피트인 하면 실격처리 되며 포디움에 오를 수 없다. 



2. 기본적인 레이스 용어 이해하기


▷바이크(Bike)

레이스에 참전하는 모터바이크를 말한다. 통상 레이스 머신(Race machine)이라고도 부른다. 


▷포스트(Post)

깃발, 경고카드 등을 발령할 수 있는 서킷 내 중요 포인트를 말한다. 서킷 내 다음 포스트와의 거리는 항상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


▷메인 포스트(Main post)

메인 스트리트 중간에 있는 포스트를 말한다. 스타트와 피니쉬를 관장하는 포스트로 체커기가 발령되는 유일한 포스트이다.


▷랩(Lap)

서킷을 한 바퀴 주행하는 것을 랩이라고 한다. 1바퀴면 1랩, 10바퀴면 10랩이라 부른다.


▷코스인(Course in)

바이크가 피트를 나와 피트로드를 거쳐 서킷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드(Grid)

예선 순위에 따라 결승전 출발 위치에 선수의 순위별로 서는 공간을 그리드라고 한다.


▷포디움(Podium)

결승 순위 1,2,3등이 트로피를 받고 사진촬영을 하는 시상대를 말한다.


▷리타이어(Retire)

사고나 바이크의 트러블 등으로 결승을 완주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폴투윈 (Pole to win)

예선 1위 한 선수가 결승에도 똑같이 1위로 입상한 선수를 말한다.


▷폴 포지션(Pole position)

예선에서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전 그리드 맨 앞을 배정받은 선수. 예선 1등과 같은 의미다.



이상으로 깃발 규정을 설명할 때 부득이 사용되었던 레이싱 용어에 대한 의미를 간단하게 알아보았다. 기본 내용을 숙지했으니, 지금 바로 MOTO GP 나 WSBK 를 시청하길 추천한다. 룰을 모르고 보았을 때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들으며 바이크 레이스에 대한 흥미를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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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을 우리말로 표현하면 ‘원동기 이륜차’ 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힘인 아닌 엔진의 힘을 가지고 두 바퀴로 움직이는 탈 것. 이것이 모터사이클의 정의다. 한국에서는 흔히 오토바이 라고 칭하지만 일본식 표현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모터사이클 또는 바이크로 부르겠다.


모터사이클(이하 바이크라 칭함)레이스란 이러한 바이크를 타고 스피드 또는 테크닉 등을 겨루는 스포츠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비주류 스포츠지만 외국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 남미, 최근엔 동남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기스포츠로 국내에서도 발전가능성이 큰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스포츠다.


바이크라 하면 위험하고 다친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레이스는 엄연한 국제공인 스포츠로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 안전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기 때문에 부상은 흔치 않으며 우리가 자주 보는 구기 종목과 큰 차이 없는 부상 비율을 가진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경기를 관람하면 된다. 다음 기회에 안전장구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을 마련해보도록 하겠다. (이것도 흥미진진하다)





▶모터사이클 종류와 역사


육상종목이 한가지가 아니듯 바이크 레이스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세분화 한다면 수십 가지가 되겠지만 여기서는 큰 틀에서 레이스의 종류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 정도만 알아도 웬만해선 큰 무리가 없다.)



▷로드레이스


아스팔트로 대표되는 포장된 도로를 달리는 레이스로 바이크 레이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중요한 레이스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크 레이스의 대명사로 전세계 팬 층의 약 70% 이상을 가지고 있다. 초기에 이 레이스는 공공도로를 폐쇄하여 실시했다. 본격적인 시작은 1904~1906년 실시한 국제 오토바이 컵 레이스(International Motor Cycle Cup Race)이다. 이어서 1907년부터 영국에서 맨섬 TT 레이스가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근의 로드레이스는 대부분 레이스 전용의 폐쇄된 서킷(circuit)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대회로는 MOTO GP, WSBK, EWC 등이 있다. 공공도로를 사용하는 관습(?)이 남아있는 대회로는 맨섬 TT 와 마카오 그랑프리가 있다. 

국내에서도 KSBK(전 한국선수권), 모토피스타, KSRC(대림스쿠터레이스) 등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분야이다. 



▷모토크로스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어, 세계로 전파되었다. 코스는 점프나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등의 지형지물이 마련된 트랙으로, 가장 빠르게 주파한 선수가 우승하는 룰이다. 바이크 움직임에 대한 모든 것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경기로 다양한 고도의 운동능력이 필요하다. 이때, 선수가 5분 간 소모한 체력의 정도는 마라톤 선수가 15km를 뛰었을 때와 같다고 한다.


대표적인 대회로는 1957년에 시작된 MXGP(모토크로스 세계선수권), 미국 AMA 모토크로스 등이 있으며 500cc, 250cc, 125cc의 세 클래스로 실시되고 있다.



▷엔듀로


순수 산악지형의 산길을 달리는 레이스로 ‘산을 타는’ 레이스라고 보면 편하다. 코스에 따라 흙길, 진흙탕, 돌길, 통나무길, 냇가, 언덕길, 내리막길 등 다양한 지면을 빠르게 통과하는 시간을 겨루는 레이스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종목으로 대표적인 대회로는 레드불 루마니악스, 에르츠버그, 식스데이즈 등이 있으며, 넓은 의미에서 보면 다카르 랠리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트라이얼


영국에서 시작된 레이스로 커다란 바위나 가파른 인공 구조물, 대형타이어, 통나무 등의 장애물을 라이딩 기술을 사용하여 감점 없이 통과하는 레이스이다. 앞의 레이스들과 다르게 속도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양한 장애물을 통과하는 바이크 조작 테크닉을 겨룬다는 차이가 있다. 스케이트 세계의 피겨스케이트 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국내에서도 붐이 조성되고 있고 1911년부터 대표 대회로는 스코티시 6일간 트라이얼이 있다.




이외에도 얼음 위의 트랙을 스파이크가 부착된 타이어로 달리는 아이스 레이스(ice racing), 고운 재질의 비포장 평지를 달리는 플랫트랙 레이스 등이 있다.


이러한 레이스는 바이크 스포츠를 총괄하는 국제모터사이클리스트연맹(FIM)의 공인을 얻어 실시한다. FIM의 관련기구로서 각국에 FIM 인가단체가 있어 자국의 바이크 레이스를 주관하고 있으며 한국은 KMF (http://kmf.or.kr) 에서 맡고 있다. 레이스의 운영은 FIM의 국제 스포팅 헌장과 해당국의 경기규칙에 준하여 시행되고 있다.

  


▶로드레이스의 최고봉 MOTO GP



자동차에 F1 이 있다면, 바이크 에는 MOTO GP 가 있다. 연간 5개 대륙 13개 국가에서 18번의 대회가 열리는 MOTO GP 는 명실상부 전세계 최고의 바이크 레이스 대회다. 비슷한 형태와 명성을 가진 WBSK, 맨섬TT가 있다지만, 이들은 일반 양산차가 출전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수백억 연봉을 받는 최고의 선수들이 각 메이커에서 최첨단의 기술로 만든 프로토 타입 바이크를 타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MOTO GP 를 따라올 수는 없다.


대회는 MOTO GP, MOTO 2, MOTO 3 등 배기량에 따라 총 3개 부문으로 치러지는데, 통칭 MOTO GP라고 부른다. MOTO 3은 4행정 단 기통 250cc 이하 부문으로 28세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MOTO 2는 지정된 메이커가 공급하는 4행정 600cc 엔진과 섀시, 던롭에서 제공하는 타이어로 제한해서 대회를 진행하며 16세 이상 출전할 수 있다. 모토GP는 최대 배기량 1000cc의 4행정 엔진으로 제한하며 18세 이상 출전한다. 대회 일정은 수요일 피트구성, 목~금 연습, 토요일 예선, 일요일 결승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우승 트로피는 레이서와 소속팀, 제작사 3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MOTO GP 의 시작은 1949년 시작된 월드챔피언십 이었다. 첫 대회는 영국 맨 섬TT에서 시작하여 6개국, (2T) 500cc / 350cc / 250cc / 125cc 네 개 부문과 600cc 사이드카 부문으로 치러졌다. 초창기에는 요즘 명품으로 불리는 MV아구스타, 모토구찌 등 이탈리아 제조업체들이 우위를 점했다. 특히 MV아구스타는 1958년부터 1974년까지 500cc 부문을 독식했다. 특히 60년대 말에는 자크 아고스티니라는 슈퍼스타가 MV아구스타를 타고 출전 전 부문 우승으로 휩쓸면서 바이크 레이싱 장르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부흥기를 이루었다. 


1970년대 중반이 되면서 일반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야마하,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아구스타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패권을 장악했다. 80년대, 90년대에도 최상급 500cc 부문을 일본 업체들이 차지하고 나머지는 아프릴리아 등 유럽 업체들이 일본의 야마하, 혼다, 스즈키 등과 경쟁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렇게 레이스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일본 메이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에 다다랐다. 레이스의 성적이 곧 기술력이라는 이야기가 증명된 셈이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마이크 두한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등장하여 혼다(HRC) 소속으로 500cc 클래스를 제압하며 다시 한번 바이크 레이스의 인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천장지구’, ‘열화전차’ 등이 이러한 영향으로 만들어진 바이크 영화다)

2002년이 되면서 WGP(월드챔피언십)에서 오늘날의 MOTO GP로 이름을 변경했다. 최대 배기량이 (2T) 500cc에서 (4T) 990cc로 상향 조정되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변경 이전에부터 500cc를 지배하던 역대 최강의 레전드 발렌티노 롯시는 990cc에서도 계속해서 우승을 독차지하며 2017년 지금까지 20여년을 건재하게 뛰고 있다. 


그 후 여러 번의 조정을 거쳐 1000cc 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2T) 250cc는 2010년에 (4T) 600cc로 바뀌었고, (2T) 125cc는 2012년에 (4T) 250cc로 대체되었다. 


2017년 현재 대표적인 현역 선수로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야마하팩토리팀의 발렌티노 롯시를 비롯해서 같은 팀의 슈퍼루키 매버릭 비냘레스, 렙솔혼다팀의 마크 마르케즈와 대니 페드로사, 두카티팀의 호르헤 로렌조 등을 주목할 수 있다. 주최측은 2000년부터 ‘모토GP 레전드’를 선정, 명예의 전당에 헌액하고 있는데, 지금은 케이시 스토너, 마이클 두한, 지아코모 아고스티니, 마이크 헤일우드, 배리 쉰 등 총 21명이 올라있다.




전세계 레이서에게 MOTO GP 는 꿈의 무대다. 서킷 입장인원만 260만명에 달하는 무대에 오르는 건 선택된 인원 뿐. 이들은 제작사의 정수가 투입된 첨단 바이크에 탑승해 360km/h 속력으로 자웅을 겨루게 된다. 1000분의 1초에 목숨을 걸며 상위권에 든 레이서에게는 수백억 원의 연봉과 명예가 쥐어진다. 


관객과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초 근접 배틀과 추월은 F1보다 훨씬 짜릿하며 작은 차체에서 오는 속도감은 최고의 쾌감을 선사한다. 요즘 인기인 공대생(?)에게는 제조사의 첨단 기술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장이 되기도 한다.


사람과 기계가 그야말로 혼연일체가 되어 초음속으로 달리는 MOTO GP. 위에 언급한 선수들을 눈여겨보면서 꼭 한 번, 아니 두 번, 세 번 보라고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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