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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발자취>



자동차가 최초로 도입된 후로부터 무려 한 세기가 흘러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을 더 이상 '짧은 역사'라 칭하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인 내공과 다양한 유산들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1903년,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되었습니다. 1955년,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바야흐로 2018년. 이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역사와 배경을 짚어볼 만한 때입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자동차는 1955년에 나온 국제차량제작소의 ‘시발’입니다. 자동차 차체부터 주물을 부어 만든 엔진까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최초의 자동차라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만, 저는 그 이름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시발의 탄생은 곧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시발점(始發點)’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 시발 ⓒ By Chu - 자작, CC BY 4.0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시발



‘시발’의 성공적인 출시 후, 우리나라에 두번째로 생긴 자동차회사 회사는 1962년에 등장한 새나라자동차입니다. 새나라자동차는 62년과 63년에 각각 1천여 대씩, 총 2,372대를 조립 생산한 이후 외환사정 악화로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새나라자동차는 새한자동차와 대우자동차 등을 거쳐 지금의 한국GM에 이르기까지, 반백 년의 역사를 지닌 현대차보다 긴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새나라자동차는 자동차에 순 우리말 이름을 가장 많이 지어 준 자동차 회사였습니다. 예를 들어 1982년에 출시한 모델의 이름은 ‘맵시’로 우리말 그대로 맵시가 나는 아름다운 차라는 뜻입니다. 이후 대우자동차로 사명을 바꾼 후 출시한 맵시의 후속 모델은 ‘맵시 나’라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농담이 아니라 맵시의 후속이라서 가나다순에 따라 ‘나’를 붙인 것이었고, 동시에 맵시가 난다는 형용사적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대우자동차는 1997년에 출시된 준중형차에도 ‘누비라’라는 순우리말의 이름을 붙여줍니다. 이는 대우의 김우중 회장이 ‘온 세계를 누비고 다녀라’라는 뜻에서 지어준 것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누비라2로 이어졌던 순우리말 이름은 21세기까지 유지되다가 지금의 쉐보레 크루즈의 전신인 라세티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마무리되었습니다.


 

▲ 맵시 ⓒ By skinnylawyer - Flickr: 1982 Saehan Maepsy 새한 맵시, CC BY-SA 2.0

순우리말 이름을 사용한 첫 모델인 새한 맵시



이외에도 멋진 이름을 사용했던 모델들이 더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모델은 단연 쌍용의 ‘무쏘’인데요. ‘무쏘’는 코뿔소를 부르는 또 다른 순우리말로 SUV의 강인함과 돌파력을 상징했습니다.


무쏘는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쌍용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고유 브랜드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무쏘 스포츠는 2006년에 단종되었지만, 여전히 현역 같은 강한 임팩트가 느껴집니다. 향후에도 이처럼 순우리말 이름으로 우리 제품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제품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무쏘 ⓒ By order_242 from Chile - Ssangyong Musso 602EL 2.9d 1997, CC BY-SA 2.0,

디자인과 이름에서 모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쌍용 무쏘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서 빌려온 디자인이 아닌 고유의 모델을 갖게 된 것은 자동차 산업이 태어난 지 불과 십수 년 밖에 되지 않은 1970년대였습니다. 특히 수출을 위해 제작을 시작한 나라 중에서는 상당히 짧은 시간 안에 고유 모델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인 포니와 포니 쿠페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사로 잡았습니다. 비록 생산으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1985년에 개봉한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드로리안 스포츠카와 쌍둥이라 해도 좋을 만큼 닮았던, 시대를 앞서간 출중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드로리안' 일러스트 컷



포니는 포니 4도어, 3도어, 포니 왜건, 포니 픽업 등 다양성을 극대화했던 의미 있는 모델이었습니다. 포니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해외에서도 어엿한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대우 받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포니 3도어 모델 ⓒ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포니는 3도어부터 픽업에 이르는 다양한 모델로 지금도 찾기 힘든 다양성을 실현했다.



자동차를 단순히 ‘기술이 집약된 기계덩어리’로만 정의 내릴 순 없습니다. 그 이름에 함유된 개성과 독창성이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고유 브랜드로 승화되고, 나아가 브랜드에서 제작한 독창적인 모델이 인정 받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자동차 산업을 가진 회사 혹은 나라로 대우 받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브랜드를 보고 산다’ 또는 ‘그 나라를 믿고 산다’라는 분들이 많은 이유일 것입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자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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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전기차를 향한 현실적 발걸음, 하이브리드>



요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Kona Electric)은 사전 예약한 지 닷새 만에 무려 10,000명의 예약자가 몰렸고, 쉐보레 볼트 EV(Bolt EV)도 올해 생산량을 늘렸지만 단숨에 동이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천오백만 원이 넘는 전기차 보조금이 없었다면 이렇게 잘 팔렸을까요? 두 모델 모두 소형차치고는 매우 비싼 소비자 가격인 4500만 원 전후로 출시되었지만, 생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에 돌아가는 중간이윤은 의외로 크지 않습니다. 높은 출고가와 낮은 생산 중간이윤 탓에 전기차는 소비자들이나 자동차 회사 모두에게 아직은 ‘대세’라 하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이러한 고민의 해결사를 자처하며 자동차 시장에 등장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 기관 자동차와 순수 전기차 사이에 틈새를 메우는 절충안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역사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Lohner-Porsche의 ‘Mixte’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 또한 매우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한계점인 배터리를 보완하기 위해 엔진으로 발전기를 작동시켜서 연료를 해결하는, 이른바 직렬형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1889년, 미국의 ‘윌리엄 패튼(William H. Patton)’은 최초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여 시가전차와 기차에 적용했고, 그 명맥은 1900년 ‘페르디난트 포르쉐(Ferdinand Porsche)’ 박사가 제작한 ‘믹스테(Mixte)’라는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자동차로 이어집니다. 


이후 잠시 전기차의 명맥이 끊기고 엔진이 자동차의 심장을 독점했던 것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동발 석유 파동이 터지며 더욱 효율적인 동력 기관이 요구되었고, 그 가운데 하나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재발견이었습니다. 여러 브랜드의 실험적 모델들을 거친 뒤 1997년 일본 시장에 ‘토요타 프리우스(TOYOTA Prius)’가 등장하며 현대적 개념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오랜 세월과 기술적 발전만큼이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그 종류를 구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인정되는 기준은 ①전기가 자동차의 구동 장치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②구동 방식은 무엇인지, ③배터리를 어떻게 충전하는지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BMW의 ISG 버튼. 이 버튼이 있는 차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일 확률이 매우 높다


‘마이크로 하이브리드(Micro Hybrid)’는 전기의 힘이 직접 바퀴를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종류 중 전기가 담당하는 일이 가장 낮습니다. 따라서 제조사에서 부담하는 원가도 약 50만 원 미만에 불과해 기존 내연 기관 자동차 모델에 적용하기 쉽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차량의 속도를 줄일 때 발전기를 움직이는 부담을 줄이는 ‘회생 제동(Regenerative Braking)’은 내연 기관 엔진의 힘 일부를 전기에서 나오는 힘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마이크로 자동차의 핵심 기술인 이 기능은 차량이 일시 정지하면 엔진을 끄는 ‘스타트 스톱’이나 ‘ISG(Idling Stop & Go)’ 등 자동차 제조사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마일드 하이브리드


▲메르세데스 벤츠 M256 엔진. 출처 – 메르세데스 벤츠


‘마일드 하이브리드(Mild Hybrid)’는 바퀴를 움직이는 데 전기 모터가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입니다. 대표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48V 시스템은 지금까지 엔진을 통해 작동하던 거의 모든 장치, 즉 냉각수 펌프, 오일펌프, 에어컨 컴프레서, 그리고 ‘슈퍼차저(Supercharger)’ 등을 모두 전기로 구동합니다. 즉, 엔진이 부수적인 부담에서 벗어나 바퀴를 굴리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초기부터 48V 시스템에 맞춰 개발한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의 직렬 6기통 M256 엔진은 전기 모터가 작동시키기 때문에 엔진의 효율이 비약적으로 높습니다. 일반 엔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벨트 구동부가 아예 없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여기에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바퀴를 굴리기 위한 별도의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대신, 회생 제동 시에 발전기로 사용하는 발전기를 반대로 구동력을 보조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명 ‘모터-제너레이터’로 활용됩니다.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 대비 30%의 에너지로 70%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주목받는 시스템입니다.



▶하이브리드 그 자체, 풀 하이브리드!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명사, ‘토요타 프리우스(TOYOTA Prius)’


우리가 보통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말하는 종류는 전기 모터가 바퀴를 움직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풀 하이브리드(Full Hybrid)’입니다.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을 끄고 전기 모터만으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데다 주행 속도가 낮고 출발과 정지가 잦은 시내에서는 저속 토크가 큰 모터를 사용하며 순수 전기차처럼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 2kWh 전후의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 모드로만 주행할 때의 속력과 거리는 장거리 운전 상황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대용량 배터리와 고출력 모터를 장착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 회생 제동만으로는 배터리를 넉넉하게 충전하기가 어렵습니다. 모터의 출력과 배터리의 용량을 늘리고 전기차처럼 외부에서 충전할 수 있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등장은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는 단비로 다가왔습니다.


엔진과 모터가 모두 바퀴를 굴리는 데에 직접 관여하는 방식은 대부분 병렬형 하이브리드입니다. 이와 대조되는 방식은 엔진은 전기를 만들고 모터가 구동을 책임지는 직렬형입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을 혼합된 직병렬 방식도 존재하는데,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동력장치의 효율과 주행의 질감이 향상되고 전기 모드에서는 진동과 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며 승차감이 우수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 시스템의 복잡함과 높은 원가 덕에 보급률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엔진과 전기 모터가 각자 또는 함께 차량을 구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기어와 클러치로 구성되는 복잡한 변속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기술 개발로 배터리의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풀 하이브리드 방식의 가격 인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러한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겠지만요.



▶궁극의 하이브리드, ‘EREV’


▲ 대표적인 EREV, 닛산 노트 e-파워


순수 전기차로 가기 전에 한 단계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더 있습니다.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 혹은 ‘시리얼 하이브리드’라고 이름 붙은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입니다. 구조적으로 바퀴를 굴리는 것은 전기 모터가 담당하고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을 맡는 형태의 순수 전기차라고 볼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이 방식을 사용하는 차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방식을 채용하는 차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닛산(Nissan)’ 노트 e-파워 모델과 같이 풀 하이브리드 수준의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여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실용적인 모델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가격이 낮아지면 도로를 달리는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전기차로 가는 가교로 자리 잡은 하이브리드! 향후 모든 차량의 기본 옵션으로 될 가능성이 높은 마이크로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의 제한을 넘어서는 EREV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영역은 매우 넓습니다. 차량 구매를 계획한 분이라면 꼭 한 번 고민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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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힘과 속도의 연금술사, 변속기>



아마도 운전 면허증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진 자격증일 겁니다. 총인구 5천만 명, 성인 인구 4천만 명 가운데 3천만 명이 가진 자격증이기 때문입니다. 이 운전 면허증에는 종류가 참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의 범위와 차량의 크기입니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중요한 기준이 하나 더 있습니다. 2종 보통 면허증에만 적용되는 기준인 ‘오토매틱’ 또는 ‘수동’ 면허증입니다. 그 기준은 바로 변속기의 종류입니다.


이렇듯 변속기는 우리나라 성인 75%가 보유한 운전 면허증에도 등장할 만큼 우리에게 이미 매우 친숙하고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교하여 우리는 변속기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거기에는 우리나라의 신차 판매의 98% 이상이 이미 자동 변속기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수동 변속기를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내부 구조는 어떻든 간에 운전자가 신경 쓸 필요 없이 D를 선택하면 전진하고 R을 선택하면 후진하며 주차할 때는 P를 선택하면 된다고만 알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미처 이해할 기회도 주지 않고 변속기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전기 자동차는 우리가 아는 이른바 ‘6단 수동’이나 ‘8단 오토매틱’과 같은 변속기가 굳이 없어도 되기 때문입니다. 즉 엔진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한 세기 이상을 발전해오던 변속기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직 늦지 않은 지금 변속기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변속기는 자동차의 동력 계통에서 매우 중요한 장치입니다. 이유는 변속기가 없으면 엔진을 사용하는 자동차는 출발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연 기관, 즉 엔진을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힘을 발휘하는 회전 영역이 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엔진에 직접 바퀴에 연결하면 저회전 영역에서 토크가 부족한 엔진은 차를 출발시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출발할 때는 큰 감속비로 속도를 희생하는 대신 토크를 몇 배로 증가시키는 1단 기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차의 속도가 빨라지면 이번에는 반대로 엔진이 너무 빨리 돌아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이때는 고단 기어로 변속하면서 토크를 얻기 위한 기어에서, 속도를 얻기 위한 기어로 바꾸게 됩니다.  이는 속도를 유지하는 데에는 큰 토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변속기의 역사는 자동차의 역사와 똑같습니다. 현대적 자동차의 조상인 벤츠의 파텐트모토바겐 Der Patent-Motowagen은 벨트 방식의 고정식 1단 변속기를 사용했습니다. 2/3마력 엔진으로 출발하려면 큰 감속비로 토크를 늘려야 했지만 속도가 사람이 걷는 정도로 느렸기 때문에 굳이 여러 단수를 가진 변속기는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차량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변속기의 단수는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1939년 자동 변속기가 태어납니다. 제너럴 모터스가 개발한 하이드라매틱(Hydramatic) 변속기입니다. 최신형 자동 변속기들이 다양한 기능과 높은 효율을 발휘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하이드라매틱 변속기가 거의 완성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요즘 변속기의 두드러진 한 가지 추세는 다단화, 즉 기어의 단수가 많아지는 것입니다. 불과 10년 전에는 4단 자동 변속기가 주종이었던 것에 비교하여 요즘은 소형차도 6단 이상, 중형차는 8단 자동 변속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미 9단 변속기가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포드가 10단 자동 변속기를 머스탱에 탑재하였고 혼다는 11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특허 출원하기도 했습니다. 



▲포드 머스탱에 적용된 10단 자동 변속기 (출처 : 포드)


이렇게 기어 단수가 늘어나는 것은 효율과 승차감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내연 기관 엔진은 좁은 회전 영역에서 높은 토크를 발휘하며 엔진이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일 때가 바로 최대 토크를 내는 회전수입니다. 따라서 기어를 변경할 때마다 엔진 회전수가 큰 폭으로 변하는 4단 변속기보다 엔진 회전수가 최대 토크 시점의 상하로 작은 폭으로 오르내리는 8단 변속기를 사용하는 차가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엔진 회전수가 덜 오르내린다는 것은 변속기 이루어질 때 차에 전달되는 충격이 작다는 뜻입니다. 즉 승차감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변속기의 단수를 무턱대고 계속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변속기의 구조가 복잡해지므로 가격도 올라가고 내구성에도 위협이 됩니다. 따라서 발상의 전환을 한 변속기가 바로 무단 변속기입니다. 무단 변속기는 이론적으로는 일반 자동 변속기가 기어 단수를 무한대까지 촘촘하게 늘린 것입니다. 따라서 변속의 충격이 전혀 없으며, 엔진 회전수를 최대 효율점에 고정하고 속도만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효율이 매우 높습니다. 기어비의 폭도 매우 넓습니다. 그러나 기어의 이빨이 맞물려서 동력을 전달하는 일반 변속기보다 벨트의 마찰력에 의존하여 동력을 전달하는 무단 변속기는 전달하는 힘의 한계가 낮습니다. 


그래서 무단 변속기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갑자기 깊게 밟더라도 엔진 회전수만 올라가고 차의 속도는 늘어나지 않는 특이한 성격을 보여줍니다. 벨트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토크를 순간적으로 기어비를 조절하여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힘을 가하면 늘어나는 고무줄 같다고 하여 이를 ‘고무줄 효과’라고 부릅니다. 효율은 높지만 운전자에게는 차량과의 일체감이 떨어지는 어색함이 무단 변속기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그래서 현재 무단 변속기는 연비와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시장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경차 등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성 기어 세트가 추가된 닛산 x트로닉 무단 변속기 (출처 : 닛산)


다단화 이외에도 변속기의 발전에 주역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클러치입니다. 클러치는 엔진과 바퀴 사이에서 동력을 전달하거나 끊어주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또한, 무단 변속기를 제외한 모든 변속기는 기어를 변경할 때도 클러치가 동력을 끊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변속할 때마다 충격이 느껴지고 동력의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수동 변속기의 효율과 직결감을 이룩한 것이 듀얼 클러치 변속기입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홀수 단과 짝수 단을 두 개의 축으로 분리하여 별도의 클러치로 제어합니다. 즉 홀수 축에서 1단 기어가 체결되어 있을 때 변속기는 이미 짝수 축에서 2단 기어를 선택해 놓고 아직 클러치만 연결하지 않고 기다립니다. 2단 기어로 변속할 때는 홀수 축의 클러치를 끊고 짝수 축의 클러치를 이어주기만 하면 되므로 단절이 없는 변속기 이루어지는 원리입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효율과 감성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점입니다. 



▲현대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출처 : 위키피디아)


하지만 글 첫머리에 이야기했듯이 전기차는 변속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고정 감속비를 사용하는 감속기 하나만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기어 단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그 이유는 전기 모터는 돌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이고 엔진 보다 상당히 높은 속도까지 회전할 수 있기 때문에 고성능 스포츠카의 속도 영역까지도 굳이 기어 단수를 바꾸는 변속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순수 전기차로 가는 과도기적인 단계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변속기는 매우 복잡합니다. 내연 기관과 전기 모터라는 특성이 전혀 다른 두 개의 동력 기관을 효율적으로 조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속에는 저회전 토크가 좋고 응답성이 우수한 모터에, 중속 이상에서는 큰 힘을 내는 엔진을 주로 사용하지만, 상황에 따라 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사용해야 하고 제동 시에는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다시 회수하는 등 그 구조는 물론 기능상으로도 매우 복잡합니다. 따라서 똑똑한 변속기와 변속기 제어 프로그램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토요타의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트랜스미션 (출처 : 토요타)


이렇듯 변속기는 매칭되는 동력 기관과 차량의 성격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속도와 힘을 주무르면서 높은 효율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추구한다는 본질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변속기는 속도와 힘의 연금술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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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마법의 양탄자, 서스펜션>



‘서스펜션’은 자동차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는 부분입니다. 대화 요소로 많이 언급되고는 있지만 그 목적과 기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스펜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서스펜션(suspension)이란?



자동차 차대의 받침 장치를 이르는 말로, 현가(懸架)장치라고도 불립니다.


서스펜션의 기능은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이 차량과 운전자, 승객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으로, 승차감을 좋게 하고 급브레이크 때나 급회전 때 바퀴가 충분히 접지하도록 차체와 바퀴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합니다. 엔진 성능처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능을 말해 주는 요소로 그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메커니즘에서도 여러 종류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출처 : 자동차 용어사전



서스펜션의 역할



옛날 마차는 좌우 바퀴의 중심을 통과하는 회전축이 차체에 직접 고정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차에는 요즘 자동차처럼 복잡한 링크 구조는 물론이고 스프링이나 쇼크 업소버 조차도 없다는 뜻이 됩니다. 과연 마차에는 서스펜션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정답은 ‘있다’입니다. 차체를 땅에서 띄워서 떠받치는 서스펜션의 기본적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마차의 바퀴와 바퀴 축, 그리고 그 축을 차체에 고정한 부분까지가 모두 서스펜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바퀴가 없는 옛날 가마에서는 가마를 들어올리는 가마꾼이 서스펜션이고 아이를 업은 아빠도 아이 입장에서는 서스펜션인 셈입니다. 


바퀴 축이 차체에 직접 고정된 마차는 울퉁불퉁한 길바닥의 충격이 그대로 전달되어 승객이 쉽게 피곤해졌습니다. 하지만 가마는 달랐습니다. 가마꾼이 발목이나 무릎, 허리, 팔 관절과 근육을 이용하여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업은 아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마에 탄 마님이나 등에 업힌 아이가 불편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초기의 바퀴 달린 수레에는 이런 충격 흡수 기구가 없었기 때문에 승차감이 아쉬웠습니다. 기껏해야 나중에 타이어의 기원이 되는 바퀴에 입힌 가죽이나 방진 부싱의 조상이 되는 차축 고정부에 끼운 가죽이나 부드러운 나무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탄성이 있는 나무 또는 쇠판을 차축과 차체 사이에 탄성으로 놓아서 충격을 흡수하게 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트럭 등 대형차에 많이 사용되는 판 스프링(leaf spring)의 시작입니다. 



▲ 볼보 SPA 플랫폼의 후륜 서스펜션에 사용된 리프 스프링


최근 볼보는 판 스프링을 새롭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형차인 90 시리즈와 중형차인 60시리즈에 사용되는 SPA 플랫폼은 후륜 서스펜션에 가로로 놓인 합성수지 리프 스프링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하여 볼보는 서스펜션의 경량화와 넓은 트렁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체를 스프링에 올려 놓으니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차체가 울렁거려서 오히려 멀미가 나는 경우도 있었던 것입니다. 스프링이 흡수한 충격을 반대로 내뱉는 반작용이 차체를 계속 뒤흔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진동의 크기와 반복 횟수를 줄이기 위하여 고안된 부품이 쇼크 업소버, 즉 댐퍼(damper)입니다. 


댐퍼는 초창기에는 마찰을 이용한 마찰 댐퍼(friction damper)가 대부분이었는데, 작동이 부드럽지 못하고 마찰열의 발생으로 인해 화재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찰 댐퍼의 마찰면에 윤활유를 바르기 시작하다가 아예 오일을 실린더에 채워서 저항체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오일 봉입식 댐퍼, 즉 유압식 쇼크 업소버의 시작입니다. 


서스펜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퀴를 땅에 잘 붙어있게 하는 것’, 즉 접지력을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여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노면에서 바퀴가 떨어지는 순간,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도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자동차와 노면이 맞닿는 곳은 오로지 바퀴밖에 없기 때문이죠. 접지력이 0가 되는 그 순간, 지금까지 달리던 방향으로 ‘날아갈’ 뿐 방향을 바꿀 수도, 가속이나 제동도 불가능해집니다. 


안전한 주행을 위해서는 서스펜션의 역할이 매우 크며, 그 중요성 또한 해가 거듭될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서스펜션 발전사


1980년대까지의 서스펜션의 발전은 기계적인 구조의 진화에 집중되었습니다. 자동차의 고성능화에 따라 보다 정교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즉 노면의 요철을 만나거나 코너링을 하는 경우, 혹은 가속과 감속으로 바퀴가 상하로 움직이더라도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서스펜션은 단순한 차축식 구조에서 복잡한 멀티 링크로 발전하게 됩니다.


서스펜션의 구조만큼이나 집중적으로 발전한 부분은 댐퍼, 즉 쇼크 업소버입니다. 처음에는 상하 운동시 오일이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서 생기는 저항을 이용하여 스프링의 반동을 억제하는 오일 봉입식 댐퍼가 주종이었지만 가혹한 상황에서는 내부에 기포가 발생하거나 과열로 오일의 점도가 변하여 성능이 저하되는 등의 몇 가지 단점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댐퍼 안에 고압의 질소 가스를 함께 충전하여 안정성과 응답성을 높인 가스식 쇼크 업소버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전자 제어가 적용되면서 쇼크 업소버의 능력은 비약적으로 진화합니다. 이전의 서스펜션이 외부로부터 바퀴에 가해지는 힘에 수동적으로 대응했다면 전자 제어 기술이 적용되면서 이제는 서스펜션이 적극적,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합니다. 즉 이전에는 서스펜션을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하더라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노면이나 운전 방법은 한 가지였다면 전자 제어가 개입한 순간부터 서스펜션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의 범위가 급격하게 넓어진 것입니다


전자 제어 서스펜션의 출발은 댐퍼의 감쇄력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네 바퀴의 감쇄력을 함께 조절하여 승차감을 변화시기가 큰 초보적인 단계부터, 코너링 시 부하에 알맞게 네 바퀴의 댐퍼 감쇄력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방식까지 그 수준은 다양합니다. 초기에는 댐퍼 오일이 통과하는 밸브의 넓이를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하였으나, 21세기 들어서는 댐퍼에 전도성 유체를 사용하여 전기 신호에 따라 오일 자체의 감쇄력을 변화시기는 마그네틱 라이드 방식이 소개되었습니다. 기존의 밸브 조절식은 저렴하다는 이점은 있지만 반응 속도가 느리며 가혹한 상황에서는 오일이 과열되어 제어 능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마그네틱 라이드는 거의 즉각적이라 할 수 있는 반응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코너를 통과하는 도중에도 연속적으로 감쇄력을 조절하여 매끄럽게, 그러나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밸브 조절식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을 최초로 도입한 차량은 일본 미쓰비시의 1987년형 갤랑이었으며 마그네틱 라이드는 2006년 아우디 TT가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 제네시스 G70의 전자 제어 스포츠 서스펜션


다음 단계로는 댐퍼는 물론 스프링까지 함께 능동 제어하는 더욱 발전된 전자 제어 서스펜션이 출현합니다. 높이 조절식 스프링은 처음에는 오프로드 차량을 중심으로 험로의 주파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차량의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조종 성능에도 도움이 된다는 아이디어를 거쳐 사람이나 짐을 많이 싣더라도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는 셀프 레벨링 서스펜션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최종 단계로 본격적인 액티브 서스펜션으로 진화하는데 이는 코너에서의 롤링, 가속시의 스쿼트, 제동시의 다이브 등 차체의 움직임을 능동적으로 상쇄하거나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일으켜서 어떤 상황에서도 차량의 주행 안정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또한 길 앞의 요철을 미리 확인하고 서스펜션을 이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조절하면 승차감은 물론 접지력도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액티브 서스펜션의 성능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 예로 안전하지만 조종 성능은 좋지 못하다고 평가되던 구형 볼보 760에 액티브 서스펜션의 시제품을 탑재했더니 마치 비행기처럼 코너 안쪽으로 기울어진 채 엄청난 속도로 코너를 주파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인 포르쉐 911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코너링 성능을 보였던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완성 단계에 가까웠음에도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극단적인 설정을 액티브 서스펜션에 사용한 모델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의 본능이었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코너에서 원심력에 버틸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액티브 서스펜션이 만드는 전혀 다른 움직임에 맞닥뜨리면 – 아무리 물리학적으로는 이상적이라고 할 지라도 – 인간은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는 액티브 서스펜션이 적용된 차량이라도 코너링 시 바깥쪽으로 아주 약간의 롤링을 보이는 정도로 타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율 제한이 이제 무너졌습니다. 금년에 발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형 S 클래스는 기존의 액티브 서스펜션인 액티브 바디 컨트롤에 스테레오 카메라를 이용한 로드 스캔 기능을 접목하여 노면의 요철에 미리 대응하는 ‘매직 바디 컨트롤’로 진화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커브 기능은 신형 S 클래스의 차체를 최대 2.65도까지 코너 안쪽으로 기울여서 원심력을 상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액티브 서스펜션의 활용 예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충돌 사고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에도 일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측면 충돌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즉시 아우디 A8의 프리 센스 사이드 기능은 충돌이 예상되는 쪽의 차체를 최대 80mm들어올려 도어나 B 필라보다 충격에 강한 사이드 실과 바닥 골격이 충격을 받아내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위하여 아우디 A8은 지금까지의 에어 서스펜션보다 훨씬 민첩한 48볼트 구동 전기 모터식 액티브 서스펜션을 사용합니다.


▲ 아우디 A8의 프레 센스 사이드


이처럼 서스펜션은 전자 기술과 만나서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노면의 충격은 말끔하게 흡수하고 차체의 움직임까지 마음대로 제어하는 서스펜션은 진정한 마법의 양탄자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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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자동차 칼럼

<브레이크, 멈추지 못하면 달릴 수도 없다>



‘브레이크를 잘 사용하면 더 빠르다’


자동차 레이스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격언입니다. 언뜻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말 같습니다. 브레이크는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는 장치인데 어떻게 이것이 자동차를 더 빠르게 만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바로 여기에 브레이크의 신비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멈추기 위한 도구였던 브레이크가 차량을 드라이버가 마음대로 조종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발전한 것입니다. 브레이크를 잘 사용하면 결과적으로 빨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브레이크가 실제로 자동차를 더 잘 달리게 할 수도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브레이크의 아이러니. 이제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 때는 브레이크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통나무를 무거운 물체 아래에 놓고 굴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즉 원시적인 바퀴가 탄생하면서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만큼 멈추게 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한 물체를 원하는 곳에 멈추게 해야 할 필요가 생겼고, 심지어는 내리막에서 커다란 석재가 엄청난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속도를 제어해야 했습니다. 


브레이크의 원리는 물리적으로는 아주 단순합니다. 움직이는 물체는 운동에너지를 갖는데 이 에너지를 빼앗아서 다른 형태로 바꿔버리면 속도가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어렸을 적에 바퀴가 달린 말이나 발로 미는 자전거, 혹은 세 바퀴 자전거를 타면서 이것들을 멈출 때 우리는 발바닥을 땅에 문지르며 속도를 줄였습니다. 즉 지면과의 마찰력을 이용했던 겁니다. 마찰력은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기 때문에 속도가 줄어듭니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발바닥을 이용하여 가까스로 멈추는 장면 끝에는 발바닥에 불이 붙거나 연기가 나는 장면이 반드시 뒤따릅니다. 물리학적으로 옳은 장면입니다.


현대적 자동차용 브레이크 시스템은 1900년에 마이바흐에 최초로 적용된 드럼 브레이크였습니다. 회전축에 부착된 원통형 드럼의 안쪽에 브레이크 슈shoe를 마찰시키는 방식의 드럼 브레이크는 흙이나 물 등의 이물질에 마찰력이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안정적인 제동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케이블이나 레버 등으로 작동되던 드럼 브레이크는 1930년대가 되면서 브레이크 페달은 유압을 이용해 드럼 브레이크에 제동을 가하는 유압식으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빨라지고 무거워지면서 드럼 브레이크는 한계에 봉착합니다. 그것은 바로 열이었습니다. 무겁고 빠른 차의 더 많은 운동에너지를 더 많은 열에너지로 변환시키자 밀폐된 구조의 드럼 브레이크는 열을 충분히 배출할 수 없었던 겁니다. 가열된 드럼은 팽창하게 되고, 브레이크 슈는 마찰력이 급격하게 떨어졌으며 휠 실린더 안의 유압액은 끓어오르며 페달의 제동력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드럼 브레이크는 속도가 느린 트럭이나 무게가 가벼운 소형차의 뒷바퀴용 제동 장치에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제동력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앞바퀴는 방열성이 뛰어난 디스크 브레이크에게 넘어갑니다.


디스크 브레이크의 위력이 여실히 증명된 것은 1953년 르망 24시간 레이스였습니다. 여전히 드럼 브레이크를 사용하던 경쟁자들과 달리 재규어는 C-타입 경주차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하였고 우승까지 차지합니다. 재규어의 우승은 거의 순전히 디스크 브레이크의 덕택이었습니다. 브레이크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내구 레이스는 잘 멈출 수 있다는 성능에 대한 믿음이 더욱 빠른 스피드를 내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그 후 1980년대까지 거의 모든 승용차의 전륜 브레이크는 디스크로 바뀌었고 현재는 승용차의 약 80% 이상이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합니다.

▲ 재규어 C-타입 경주차


사실 디스크 브레이크는 드럼 브레이크와 거의 같은 시기인 1902년에 윌리엄 란체스터(William Lanchester)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외부로 노출되는 구조는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었던 당시 도로 상황에 취약했고 브레이크 패드에 마땅한 소재가 없어서 구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패드의 수명이 너무 짧아서 널리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디스크 브레이크가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은 2차대전을 앞둔 1930년대였습니다. 비용보다 절대 성능이 중요했던 항공 분야, 그리고 군용 중장갑 차량 등이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한 것입니다. 


자동차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디스크 브레이크의 성능도 발전했습니다. 디스크의 면적은 더욱 넓어지고 브레이크 패드의 개수와 면적도 넓어졌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8 피스톤 캘리퍼 등 대형 캘리퍼입니다. 디스크의 열 발산 성능을 높이기 위하여 디스크 사이에 환기용 홈이 패인 벤틸레이티드 디스크가 출현했고 패드와 디스크 사이의 마찰력 증가를 위하여 구멍이나 홈이 패인 드릴드 로터, 슬롯티드 로터 등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엔진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이제는 디스크 브레이크도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해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소재의 적용이었습니다.


디스크와 캘리퍼가 커질수록 바퀴의 무게는 무거워집니다. 바퀴의 무게, 즉 서스펜션 아래 중량이 무거워지면 차량의 조종 성능이 급격히 악화됩니다. 따라서 무턱대고 디스크와 캘리퍼를 크게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열을 더욱 잘 발산시키는 소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세라믹 소재의 디스크, 그리고 알루미늄 소재의 캘리퍼입니다. 


세라믹 이외에 알루미늄이나 카본 파이버 등도 디스크의 소재로 실험되었습니다. 로터스의 경량 스포츠 카인 엘리제(Elise)는 알루미늄 디스크를 사용했지만 약한 내구성 때문에 고성능 모델에는 주철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카본 파이버 디스크는 1969년 콩코드 초음속 여객기에 처음 적용되어 탁월한 극한 성능을 증명합니다. 그러나 엄청나게 비싼 가격, 고온에서만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고 물기가 묻으면 제동력이 전혀 발휘되지 않는 등의 까다로운 특성 때문에 일반 차량에는 사용되지 않고 항공기나 포뮬러 1 경주차에만 사용됩니다. 



▲ 에어버스 A350에 사용되는 카본 디스크 브레이크


세라믹 복합 소재로 만든 브레이크 디스크가 최초로 사용된 것도 자동차는 아니었습니다. 고속 열차의 대명사인 TGV가 바로 그 장본인입니다. 그리고 199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하여 세계 최초의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가 선을 보이고 2001년 포르쉐의 고성능 모델인 911 GT2를 통하여 최초로 자동차에 적용됩니다. 그리고 부가티 등의 슈퍼카, 그리고 독일 3사의 고성능 모델 등에 적용됩니다. 주철 디스크에 비하여 절반 이하의 무게로 차량의 조종 성능을 높이고 가혹하게 사용해도 제동력이 떨어지지 않으며 페달 감각도 명료한 데다 카본 디스크와는 달리 차가울 때나 물에 젖어도 제동력에 변화가 없는 카본 세라믹 디스크는 디스크의 결정판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당 1천만 원을 넘나드는 가격이 문제입니다. 



▲ 포르쉐 PCCB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한 브레이크 시스템은 다른 방향의 진화를 시작합니다. 그것은 제동력의 조절이었습니다. 브레이크를 너무 강하게 밟았거나 노면이 미끄러워서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제동 거리도 길어지지만, 운전자가 마음대로 차를 조종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발명된 것이 ABS(Anti-Lock Brake System) 입니다. ABS의 획기적인 점은 네 바퀴의 제동력을 제각기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운전을 잘 하는 프로 드라이버라도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ABS는 차량의 조종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브레이크 시스템의 역할을 제동 이상의 영역으로 확장한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ABS가 네 바퀴의 제동력을 조절할 수 있게 되자 브레이크 시스템은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접어듭니다. 그 첫 번째는 전자 제어 차동 장치, 즉 EDL(Electronic Differential Lock)입니다. 미끄러운 노면에 한쪽 바퀴만 놓여있을 때 출발하려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한쪽 바퀴만 헛돌고 차는 움직이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려면 별도의 차동 제한 장치, 즉 LSD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ABS의 기구를 이용하여 헛도는 바퀴에만 브레이크를 걸 수 있게 되자 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브레이크는 차량의 조종 특성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전자제어 주행안정장치, 즉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이 그것입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돌린 것만큼 차량이 선회하지 못하고 부족하거나 과도하게 선회하는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현상을 제어하는 데에 ABS의 ‘한 바퀴 브레이킹’이 효과적이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ESC가 엔진의 출력을 포함한 차량의 주행 장비의 대부분을 총괄하여 제어하는 안전 운전의 최고 사령관이 되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레이크 시스템은 글자 그대로 차를 빠르게 달리게 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회생 제동 장치입니다. 지금까지의 제동 장치가 운동에너지를 마찰력을 통하여 열에너지로 발산시키면서 속도를 떨어뜨린 것이었다면 회생 제동 장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다시 거두어들입니다. 이때 사용되는 제동력의 원천은 마찰력이 아니라 발전기 내부의 자석에서 나오는 자기장의 힘입니다. 거둬들인 에너지는 다시 가속할 때 모터를 돌려 실제로 차를 더 민첩하게 달리도록 도와줍니다. 이처럼 회생 제동 장치는 에너지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가속력을 향상시킨 것입니다. 회생 제동 장치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전기 구동 장치가 있는 모델은 모두, 그리고 ISG 시동 차단 장치가 있는 차량들에게도 널리 적용되고 있습니다.



▲ 토요타 하이브리드 구동 장치의 모터

회생 제동용 발전기의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브레이크를 잘 사용하면 더 빠르다’ 이 말은 이제 자동차 경주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통하는 원칙입니다. 그것을 현대적 브레이크 시스템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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