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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기 기자의 자동차 칼럼

<우리가 잘 몰랐던, 자동차 헤드램프 이야기>



흔히 자동차 헤드램프를 ‘사람의 눈’에 비유한다. 우리가 밤에 운전할 수 있는 이유도 헤드램프 덕분이다. 또한, 엔진이나 서스펜션과 달리 자동차의 비주얼을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동차의 헤드램프는 기능뿐 아니라 모양도 예뻐야 한다. 앞으로 헤드램프는 단순히 어두운 밤에 길을 밝히는 기능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기능을 품고 진화할 전망이다.



▶더 안전하게, 더 효율적으로…헤드램프의 시작

 

 


최초의 자동차 헤드램프는 아세틸렌(Acetylene) 또는 기름에 불을 붙여 빛을 냈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어린 시절 쓰던 ‘호롱불’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전기로 빛을 내기 시작한 건 1889년 미국의 전기차 회사인 ‘콜롬비아 일렉트릭 카(Columbia Electric Car)’부터다. 전구 뒤쪽에 반사경을 붙여 사방으로 빛을 뿌렸다.




1960년대 들어 할로겐(Halogen)램프를 적용한 자동차가 등장했다. 부피는 작지만 기존보다 훨씬 높은 발광 효율을 뽐냈다. 지금까지도 소형차 대부분이 할로겐램프를 쓴다. 전구를 둘러싼 안쪽 면 또는 램프 커버에 다양한 면을 심어서 뿌리는 빛의 각도를 넓혔다. 따뜻한 색감의 색온도 덕분에 빗길이나 안개 자욱한 길에서 성능이 뛰어나다. 그래서 요즘 LED 램프를 쓰는 차에 상향등이나 안개등에는 여전히 할로겐램프를 얹는다.




1990년대부터 자동차 헤드램프는 HID(High-Intensity Discharge, 고압방전등)로 한층 진화했다. 색 온도가 백색에 가깝고 빛이 도달하는 범위가 길어, 한때 상위 트림에만 옵션으로 적용하는 형태로 등장했다. ‘예쁜’ 색감 덕분에 HID 램프로 불법 개조하는 소비자도 더러 있었다. HID 램프는 프로젝션 램프로도 부르는데, 현재 승용차 대부분이 이 방식을 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자동차 눈매는 ‘반짝이’ LED로 치장하기 시작했다. 2004년 등장한 아우디 6세대 A6가 대표적이다. 헤드램프 아래쪽에 LED를 6개 심은 주간주행등을 선보였다. 주간에도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고, 하나의 디자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엔 HID 램프를 LED로 바꿔 전력효율은 높이되 가시성은 더욱 향상됐다.




아우디의 매트릭스 LED를 예로 들면, 헤드램프 한쪽당 25개의 LED를 빼곡히 채웠다. 1개의 반사판에 5개씩 세트로 엮은 게 특징이다. 앞 유리창에 자리한 카메라 센서와 함께 빛을 다루는데, 가령 앞서 달리는 차 또는 마주 오는 차를 감지하면, 해당 부위를 비추는 조명을 끄거나 최대 64단계로 밝기를 조절한다. 상대방의 눈부심을 줄이기 위해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멀티빔 LED 헤드램프도 ‘똑똑이’ 램프 중 하나. 코미디언 이경규 씨처럼 눈동자를 자유자재로 굴린다. 가령, 굽잇길에서 스티어링 휠(운전대)의 조타 각도에 맞춰 빛의 조사 방향이 이동한다. 게다가 내비게이션에서 제공하는 예측 경로 데이터를 밑바탕 삼아 운전대를 꺾기도 전에 미리 빛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가로등 없는 어두운 밤길에서 특히 유용하다.



이젠 헤드램프로 의사소통하는 시대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헤드램프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크기는 점점 줄이되, 더 멀리 비추고 수명도 오래 간다. 2016년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디지털 라이트(Digital Light)’가 시발점이다. 어두운 밤, 아무 표시 없는 도로에 빛으로 가상의 횡단보도를 그리거나, 표지판 또는 신호까지 그릴 수 있다.


 


최근 폭스바겐이 선보인 ‘인터랙티브(Interactive) 램프’는 한술 더 뜬다. 도로 위에 차선을 그리고, 램프에 다양한 정보도 표시한다. 비상점멸등 혹은 경적보다 더 구체적으로 운전자 의사를 표현하기 좋다.


인터랙티브 램프는 폭스바겐이 새로 개발한 HD-LCD 라이트를 쓴다. 고해상도 LCD로, 헤드램프당 최대 3만 픽셀의 해상도를 구현한다. LCD 광원을 3만 개 심었다는 뜻이다. 대부분 하이엔드 헤드램프는 80픽셀이다.


특히 인터랙티브 램프는 유리창에 정보 띄우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의 기능도 구현한다. 가령, 운전자 시선이 머무는 노면에 도로 신호나 경고 표시판을 그린다. 전 세계 최초로 ‘옵티컬 레인 어시스트(Optical Lane Assist)’를 넣기도 했다. 헤드램프가 비추는 도로 위에 가상의 차선을 그리는 기술이다. 차 너비를 가늠하기 좋을뿐더러, 내가 모는 차와 옆 차선에서 추월을 시도하는 차 모두의 안전에 도움을 준다.


 


테일램프(후미등) 그래픽을 이용해 뒤따라오는 차에게 경고도 한다. 이를테면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 리가 정체 구간을 만나면, 테일램프 속 광원을 조합해 느낌표를 그려 위험을 알린다. 마이크로 렌즈를 이용한 ‘옵티컬 파크 어시스트(Optical Park Assist)’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주차할 때 차의 예상 경로를 비춰 주변 보행자와 사고를 예방한다. 최근 제네시스가 선보인 G90에도 해당 기능이 들어갔다.


앞으로 폭스바겐이 선보일 전기차 I.D. 시리즈의 헤드램프는 이보다 한발 앞선다. 가령, 눈매는 인간의 눈동자처럼 움직인다. 시동을 걸면 눈꺼풀을 뜨고, 주행이 끝나면 눈을 감는 시늉을 한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자연스레 눈동자를 굴리기도 한다. 단순한 퍼포먼스 용도보단, 이를 통해 차량 간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자동차 헤드램프가 진화하는 이유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운전대와 각종 페달뿐 아니라 조명과 관련해서도 운전자가 직접 조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고 예방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 자동차 사고의 약 30%가 밤에 발생한다. 피해도 일반 교통사고의 2배를 넘는다. 과연, 헤드램프는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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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도시, 파리에 다녀왔습니다. 방문 목적은 낭만이 아니라 자동차였습니다. 


지난 10월 2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개최된 파리모터쇼는 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입니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와 격년으로 열리는 유럽 최대의 자동차 업계 대표 행사이자, 무려 100년이 훌쩍 넘는 프랑스의 자동차 역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수소차보다 하이브리드를 앞에 내세운 토요타 부스


예년과는 다르게 올해의 파리모터쇼는 반전의 연속이었습니다. 규모는 이전보다 많이 축소됐고, 슈퍼카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대신 그 빈자리를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차가 차지했습니다. 불과 2년 전 파리모터쇼에서 등장했던 콘셉트카와 미래를 예측해 설계, 전시되었던 차들이 이제는 실용화되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3~4곳에 이르는 전시관은 슥 둘러보았더니, 유럽 최대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이 불참은 물론, 볼보와 포드, 닛산 등 생각보다 많은 브랜드가 없습니다. 새삼 행사 규모가 전반적으로 축소되었음이 와 닿는 순간입니다.


모터쇼의 내용도 많이 바뀌었는데, 소위 친환경 차라고 부르는 전기차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디젤도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는 브랜드는 이제 더 이상 지구상에 없는 것 같습니다.



▲ 현대자동차 부스(전경) ⓒ현대자동차


이 같은 변화는 전시장의 배치에서 가장 먼저 읽을 수 있습니다. 가장 앞에 위치한 메인 전시관에는 전통적으로 프랑스 브랜드가 전시되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프랑스의 르노, 푸조, 시트로엥이 메인 무대를 차지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전시의 시작과 끝입니다. 입구에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가 대형 전시장을 만들었고, 여기서 프랑스 브랜드를 지나가면 나오는 대각선 끝에는 기아자동차가 자리했습니다. 마치 바둑이라도 두는 듯 앞, 뒤를 가로막은 형국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 현대자동차 넥쏘(NEXO)


주목할 것은 브랜드 전시장의 위치보다는, 전시차의 배치였는데요. 메인 전시관 입구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곳에 ‘아이오닉’과 ‘코나’를 시작으로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고성능 해치백의 새로운 디자인을 연 ‘i30 패스트백 N’ 순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에 대한 이야기와 수소를 주제로 한 기념품을 나눠주는 공간이 배치됐습니다.



▲ 현대자동차의 i30 패스트백 N. 

패스트백은 자동차 디자인의 한 종류로

앞 유리 위부터 트렁크까지 차의 지붕이 완만한 곡선으로

끊김 없이 이어지는 형태를 말합니다.



▲ 수소연료차에서는 물이 나온다는 것에 착안한 현대자동차의 기념품


현대자동차의 전시차 배치를 보면서, 입구에 들어서는 관객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첫번째로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오늘 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앞으로의 주력 모델은 바로 전기차‘ 라는 것입니다. 디젤의 열풍에서 유럽브랜드에 비해 상대적 약자였던 현대자동차는 이제 전기차로 유럽 브랜드 대비 동등하거나 우월한 기술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유럽시장에서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 제대로 게임에 돌입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러한 이유에서 아이오닉과 코나의 전기차는 무대의 맨 앞에 서게 됐을 것입니다.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는 현대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 이상의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수소 패권’이라는 주제인데, 전기차 대신 수소연료가 보편화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춘 현대자동차가 엄청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 현대자동차 부스와 i30 패스트백 N ⓒ현대자동차


뒤이어 펼쳐지는 전시는 유럽인들이 열광하는 모터스포츠의 맥을 따라갑니다. 고성능 브랜드 ‘N’을 중심으로 하는 자동차와 WRC(World Rally Championship)를 포함한 모터스포츠의 이야기를 토대로 브랜드의 인지도를 끌어올립니다. 


이렇게 3가지로 나눠 생각해보니 현대자동차가 이번 파리모터쇼에 바라는 것, 보여주고 싶은 것이 제법 명쾌해집니다. 그리고 프랑스 브랜드와 독일 브랜드 역시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차로 시장을 노크하면서, 대세는 디젤에서 전기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할 때쯤, 문재인 대통령이 파리를 방문해 넥쏘를 시승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우리나라의 수소차를 유럽에 알리는 입장인데, 특정 기업의 홍보라기 보다는 자동차 연료의 패권 경쟁에 우리나라가 한 발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



▲ 지난 10월, 파리를 방문해 수소연료차 ’넥쏘’를 시승한 문재인 대통령_청와대


수소연료전지차의 구조를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기본적인 구동 시스템은 전기로 모터를 돌리는 전기차와 같습니다. 이때 수소연료로 전기를 생성하고, 배출가스 대신 물이 나오는 것이죠. 충전은 일반 주유처럼 수소를 주입합니다. 충전에 필요한 시간은 불과 5분.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의 장점은 살리고 충전의 불편함은 극복한 친환경 자동차입니다.


물론 문제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소충전소의 인프라 구축과 전기차 대비 비싼 수소차의 가격을 낮추는 일입니다. 인프라는 정부, 도시처럼 사회가 나서서 해결하고, 비싼 찻값은 대량 생산과 기술 발전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물론 보조금 정책이 도입되면 더 빨리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파리모터쇼의 현대자동차 전시관 앞에서, 어느 순간 전기자동차가 미래의 차에서 내 옆을 달리는 차로 다가왔듯, 머지않아 수소연료전지차도 그런 날이 올 것이라 상상해 보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파리모터쇼의 규모가 줄어서 아쉽긴 했지만, 이번 모터쇼를 통해 자동차업계의 또 다른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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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 기자의 보험 칼럼

'반려동물 천만 시대, 펫보험에도 진화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를 결합해 ‘펫코노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특히 반려동물들이 예방접종이나 질병, 사고 등으로 동물병원에 가야 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보험상품으로 동물 진료비를 보장받고자 펫보험을 향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펫보험을 가입하고자 하는 ‘수요’는 커지는 데 반해, 펫보험 상품을 만드는 ‘공급’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직장인 박 모 씨(40)는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하려고 알아보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6살 강아지와 15살 강아지를 키우는 박 씨는 “제대로 보장을 해준다면 얼마든지 보험을 들 의향이 있는데 병원에 자주 가야 할 질환이나 수술을 보장해주지 않으니 의미가 없더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반복적 치료가 필요한 슬개골(무릎뼈) 탈구 질환은 대부분 상품의 약관상 보장 내역에서 빠져 있다.


 


연령 제한도 아쉬운 점이다. 최근 한 보험사에서 반려동물이 만 10살 이상이어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기는 했으나, 대부분 상품은 7살 이상의 반려동물은 가입할 수 없다. 반려동물이 병원에 자주 가고 진료비가 많이 나가는 시기는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인데 그때는 원천적으로 보장을 해주지 않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딱히 펫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이지만 펫보험 가입은 2017년 기준 고작 2,600건에 그치는 이유다.


사실 보험사 측에서도 할 말이 있다.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나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까지 보장하도록 펫보험을 만들면 보험사의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슬개골 질환 같은 경우 소형견에서는 90% 이상 진단이 나온다. 동물병원에서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데 수술이나 치료를 권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령제한 역시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이 어느 정도 질병을 일으키고 치료비가 들어가는지 등 충분한 데이터가 없어 보험사로서는 당장 평생 보장을 하는 상품을 만들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처럼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동물병원의 ‘적정 진료비용’ 기준이 없다는 데서 발생한다. 일례로 반려동물의 치아스케일링처럼 간단한 진료도 10만 원대에서 해결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40만 원대를 넘나드는 곳도 있다. 동물병원의 가격 공시제도도 없기 때문에 보험사가 보험료를 산출하고 보장내역을 넓히기에 한계가 있다. 반려동물 등록률도 낮아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기 쉽다.

 



결국 펫보험에 관한 ‘수요’와 ‘공급’이 만나려면 이를 연결해줄 여러 토대가 필요하다.


우선, 반려동물의 등록률을 높여야 한다. 반려동물이 등록되어 있어야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고 상품을 만들 토대가 형성된다. 등록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유인책이 나와야 한다. 실손 의료보험에서도 손해를 유발하는 비급여 항목을 표준화하기 위해 보험업계와 정부가 같이 노력하는 것처럼, 펫보험에서도 이같은 변화가 요구된다.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와 진료비 표준화를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보험사들의 자체 노력도 중요하다. 최근 들어 국내 보험사들도 수의사를 채용하고 보험료, 보장수준 등을 연구하고 있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동물병원의 진료비 통계를 모으는 일에 힘을 써야 한다. 일례로 일본의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인 ‘애니콤(Anicom)’이라는 손해보험사는 직접 수의사 100여 명을 고용했다. 이들을 데리고 동물병원에서 올라오는 진료비가 과잉 진료인지 아닌지 심사했다. 자체 개발한 동물병원용 전자차트시스템을 통해 위험별로 세분화된 보험료율을 제시한 바 있다. 보험사 스스로 시장 개척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분명 펫보험 시장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보험사와 정부가 하루빨리 펫보험 상품을 만드는 데 노력해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글쓴이: 경향신문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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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주 기자의 보험 칼럼

‘고령화시대, 연금 활성화 위해 세제혜택 제도 개선해야’



취재차 각 분야의 ‘재테크 전문가’들을 만나다 보면 자주 듣는 조언이 있다. 바로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3층 연금제도(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를 활용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연금제도는 은퇴 후 매달 안정적인 수입을 마련할 수 있어 고령화 시대에 가장 대표적인 노후 생활 안전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노후 준비는 ‘1층’인 국민연금을 포함해 퇴직연금(2층)ㆍ개인연금(3층)같은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에 쏠려 있다. 우리나라 가계의 부동산 자산비중은 75% 수준으로 일본(43%)이나 미국(35%)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편이다. 앞서 1990년대 초반 부동산 버블 붕괴로 긴 불황을 경험한 일본의 경우 이후 금융자산 비중을 전체 자산의 50% 이상으로 늘리면서 가계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 한 상태다.


지난해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서울대 노년ㆍ은퇴설계연구소의 공동조사 결과 한국인의 부동산 자산은 평균 4만 달러로, 미국 영국 독일 일본 5개국 중 가장 높았다. 반면 금융자산과 연금수령액은 꼴찌를 기록했다. 굳이 복잡한 통계를 들춰내지 않아도 주위를 둘러보면 별도의 노후 준비 없이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한 뒤 집값상승만 기다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몇 년 전부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연금자산을 늘려 안정적 노후 소득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지만, 여전히 일상에서는 부동산 임대수익을 은퇴 후 줄어드는 근로소득의 대체재로 활용하려는 이른바 ‘부동산 투자=노후 준비’ 공식이 대세다. 심지어 은퇴를 앞둔 50대뿐 아니라 3040세대도 공격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실정이다.


그나마 퇴직연금에 가입했다고 해도 실제 이를 ‘연금’처럼 분할해 받는 경우는 지난해 기준 1.9%(55세 이상)에 불과하다. 퇴직자는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을지 연금 형태로 받을지 선택할 수 있는데, 98.1%가 일시금으로 수령한 것이다. 은퇴 후 노후자금을 매달 지급받아 생계를 안정적으로 영위토록 한다는 연금의 의미가 퇴색된 ‘무늬만 퇴직연금’인 셈이다. 


이를 퇴직 전에 깨서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렇게 중도 인출하는 근로자 10명 중 6명은 부동산 구입(39.6%)이나 전세자금(22.2%)에 돈을 썼다. 노후생활자금을 부동산 투자나 주거 비용으로 썼다는 의미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합한 사적 연금 가입률도 크게 낮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사적 연금 가입률은 23.4%로 독일(71.3%)뿐 아니라 미국(47.1%)이나 영국(43.3%)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정부가 매년 전방위적 규제 대책을 발표하는데다, 금리인상까지 맞물려 리스크가 적지 않다. 또 국민연금 실질 소득대체율이 20%대에 머무르는 등 공적 연금의 역할도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안정적 노후준비를 위해서는 사적 연금 가입을 통해 등 금융자산의 비중을 지금보다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정부도 사적 연금 가입 활성화를 위해 세제혜택을 확대해야 한다. 2013년 기준 국내 사적 연금에서 납입액 대비 세제지원액 비율은 15.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3위에 그친다. 이는 OECD 평균(21.5%)보다도 낮다. 반면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선진국들은 사적 연금을 통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노후 대비를 하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 바로 미국의 ‘캐치업폴리시(50세 이상이 연금 가입 시 한도 외 추가 소득공제 부여)’ 같은 각종 세제혜택이다. 퇴직연금의 경우에도 분할 수령 땐 연금소득세를 현행(퇴직소득세의 70%)보다 낮추는 등 확실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연금화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사적 연금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 축소에 나서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고액자산가에 대한 이중혜택 등 조세형평성이 그 이유지만, 세제혜택 감소로 가입문턱이 높아지면서 자산가가 아닌 개인들의 가입률도 낮아지고 있다. 이는 소득계층과 관계없이 연금 같은 금융상품에 대해 세제혜택을 늘리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를 돌파하면서 고령사회에 공식적으로 들어섰다. 2025년경에는 이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연금제도가 빠르게 다가서는 초고령사회에서 노후를 위한 ‘사회안전망’이자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도록 ‘한국형 캐치업폴리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글쓴이: 한국일보 경제부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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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 기자의 보험 칼럼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실손보험의 변화’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비급여 항목과 급여 항목 중에서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전 국민의 65%가량이 가입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이 실손보험에 여러 개 가입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이중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 곳의 보험사 상품에 가입했다면 두 회사에서 절반씩 보험금을 받는다. 그런데도 중복으로 가입했다는 건 둘 중 하나다. 보험 무식자이거나 아니면 많이 소심하거나. 


이 소심 카테고리에 속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나다. 명색이 보험 담당 기자인 나도 실손보험 중복가입자다. 이를 공개할 수 있는 건 나와 같은 사람이 대한민국에 최소한 118만 명이나 있어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회사 등에서 가입한 단체실손보험과 개인실손보험 중복 가입자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428만 명)의 25%나 된다.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은 현재의 보험 제도가 촘촘하지 못한 탓이다. 회사의 단체실손은 퇴직을 하는 순간 나와는 무관한 것이 된다. 그때 실손보험에 가입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 맞다.


하지만 인생에는 변수가 있게 마련이다. 회사를 관두고 실손에 가입하려고 할 때 나이가 들거나 그동안의 병력으로 인해 개인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다. 무보험 상태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중대 질병이라도 걸리면 의료비 부담은 노후의 심각한 복병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그동안 소심한 나와 같은 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불필요한 보험료를 부담하면서도 실손 중복가입을 택했다. 단체 실손만을 유지할 경우 퇴직 후 ‘무보험’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제도의 미비로 인한 보험의 사각지대였던 셈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나왔다. 올 하반기부터 단체실손보험 가입자가 은퇴하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이를 개인실손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개인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보험료 납입ㆍ보장 중지제도를 택해 불필요한 보험료 부담을 줄이면서 기존의 보험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애에서는 곤란한 ‘양다리 전략’이 가능해졌다.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당국과 업계의 시도 중 하나다.


뿐만 아니다. 보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은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4월 출시된 유병자 실손보험이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 등을 앓는 사람도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높았던 보험 가입의 문턱을 낮추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소비자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출시 열흘 만에 전체 판매건수가 2만1564건을 기록했다.


아쉬운 점은 유병자 실손보험의 판매와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은 보험사다. 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금융 당국이 밀어붙인 유병자 실손보험은 가입자의 발병률이 높은 탓에 위험률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품인 만큼 새로운 제도의 추진에 속도가 붙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선된 제도의 도입을 통해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첫걸음은 뗐다. 필요한 건 제도의 정착이다. 소비자의 호응과 관심 못지않게 필요한 것이 정책 당국의 의지와 보험사의 적극적인 참여다. 단순히 구호로만 그치는 선심성 혹은 생색내기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고, 그 혜택을 소비자가 누릴 있도록 해야 한다. 



글쓴이: 중앙일보 경제부 하현옥 기자. 은행과 보험 등 생활에 밀착한 금융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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