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주에서 가장 유명한 대회를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역시 오직 스피드 만을 위해 만든 머신을 운전하는 ‘F1(Formula 1)’ 그랑프리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죠. 하지만 근래 들어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이하 WRC)에 현대자동차 팀이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해당 대회에 대한 인기도 나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 2016년 폭스바겐팀으로 달리던 세바스티앵 오지에 / 출처: Wikipedia



▶WRC는?


WRC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의 약자로 국제자동차연맹(이하 FIA) 주관 아래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랠리 자동차 경주입니다. 여기서 랠리 경주는 양산 차를 개조하거나 특별하게 제작된 합법 차량으로 공공도로나 사유도로에서 경쟁하는 자동차 경주의 한 형태입니다. 해마다 13개 국가에서 1회씩 경기를 펼치는 WRC는 드라이버 부문과 팀 부문의 성적을 따로 계산해 시즌 우승을 가립니다.



▶WRC의 기원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고성능, 고출력 경쟁을 시작한 1970년, WRC의 뿌리가 되는 랠리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 해, 총 7회의 랠리에서는 포르쉐(Porsche) 팀이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었고 알파인-르노(Alpine-Renault), 란치아(Lancia) 등이 뒤를 이었죠. 본격적인 WRC는 1973년에는 시작했고 1977년부터는 운전자 부문을 신설하면서 현재와 같은 체제로 운영하게 됩니다.



▲ 헨리 토이보넨 운전 영상



▶ WRC의 흑역사, 무한 질주! Group B


1980년대에 들어 사실상 사륜구동 차량의 엔진 출력에 대한 제한을 없앤 그룹 B(Group B)가 등장합니다. 그룹 B란 슈퍼카에 들어갈 법한 600마력이 넘는 고성능 엔진을 경차 수준의 무게를 가진 차에 장착해 마을을 잇는 일반 도로, 오프로드, 험준한 산길을 엄청난 속도 경쟁을 하며 달리는 경기입니다. 


F1처럼 경기장으로 제한된 서킷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일반 도로를 랠리를 위한 통행로로 활용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통제가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랠리 주행도로에 차가 다니지 않는 틈에 관중들이 길을 건너거나 일반 차량이 지나다니는 등 종종 위험천만한 상황이 나오기도 합니다.


1986년 포르투갈 랠리에서 ‘요하킴 산토스(Joachim Santos)’ 선수가 몰던 ‘포드(Ford)’ RS200 차량이 관중석을 덮쳤고 3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어 그해 5월에 열린 프랑스 랠리에서는 드라이버와 보조 드라이버(Co-Driver)가 모두 사망하는 WRC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일어납니다. 당시 600마력을 넘나들었다는 란치아 델타 S4를 탄 이들은 산악 구간을 달리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진 뒤 화재로 인해 모두 사망했습니다. 


미흡한 수습 과정 덕에 사건은 큰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당시 이들의 사고는 해당 경주차량이 경기 시각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자 수색 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사고 발생 지역은 경기 운영 요원도 없던 외진 곳이었고 운전자와 통신도 두절된 상태여서, 뒤늦게 이들의 차는 전소된 상태로 발견됩니다. 


이 사고는 목격자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의혹을 남겼습니다. 드라이버인 헨리 토이보넨(Henri Toivonen)이 건강상의 이유로 감기약을 먹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가 운전하던 차량에 연료 탱크 보호장치가 없던 것이 확인됐습니다. 참사를 계기로 성능 경쟁을 펼치던 그룹 B는 사라지게 됩니다.




▲ WRC 2017 충돌장면 모음 / 출처: WRC



▶WRC의 점수 계산과 스테이지


WRC는 연간 13회의 경주를 하고 각 스테이지 마다 순위에 맞게 점수를 부여합니다. 1등부터 10등까지 각각 25점, 18점, 15점, 12점, 10점, 8점, 6점, 4점, 2점, 1점을 부여해 총 점수를 합을 매기게 됩니다. 재미있는 포인트는 드라이버와 팀에 각각 따로 점수를 주기 때문에 성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나오죠. 그 예로 1977년에 이탈리아 선수 ‘산드로 무나리(Sandro Munari)’ FIA컵 랠리 드라이버로 선정됐지만, 팀은 ‘피아트(Fiat)’에 1위 자리를 내줬죠.


스테이지는 실제 경기 구간인 22개의 스테이지 중 1회와 16회는 팬 서비스 차원으로 정해진 서킷을 달리는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Super Special Stage, 이하 SSS)'와 나머지는 각각 20~30km 길이의 '스페셜 스테이지(Special Stage, 이하 SS)'가 있고 SS로 이동하는 이동 구간인 총 900~1000km 길이의 '로드 스테이지(Road Stage, 이하 RS)', 두세 개의 SS마다 10분, 20분으로 제한된 차량의 경정비가 가능한 '서비스 파크(Service Park)'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실제로 코스를 돌아보며 페이스 노트를 기록하는 ‘탐색주행(Recce)’과 일종의 예선에 해당하는 ‘셰이크다운(Shakedown)’을 더하면 약 5일간의 빠듯한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참고로 셰이크다운, SSS구간, SS구간 주행을 제외한 RS구간 이동이나 탐색주행 중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 해당 국가의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 벌금을 물뿐만 아니라 경기에서 페널티까지 받는다고 하니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죠.


2011년에 처음 도입된 파워 스테이지는 랠리의 마지막 슈퍼 스테이지로 지정됩니다. 랠리의 꽃인파워 스테이지는 생중계되며, 이 스테이지에서의 1위부터 5위까지는 추가 점수를 각각 5, 4, 3, 2, 1점씩 획득하니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반전의 묘미도 적절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 2017년 아르헨티나에서 1위를 차지한 현대 티에리 누빌 / 출처: 현대자동차



▶다크호스, 현대 모터스포츠!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현대 모터스포츠팀의 강세가 돋보였습니다. 간판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은 네 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즌 챔피언을 기대했지만, 폭스바겐에서 ‘M-스포트 월드 랠리’ 팀으로 이적한 랠리의 황제 세바스티앵 오지에(Sebastien Ogier)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습니다. 제조사 부문에서도 현대 모터스포츠는 M-스포트 월드랠리팀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목표로 했던 우승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출전 4년 만에 유력한 우승 후보로 올라서면서 내년 시즌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2017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의 현대 i20 WRC / 출처: 현대자동차



▶더욱 빨라진 2017 WRC 속 대한민국!


이번 WRC는 차체 크기도 커지고 엔진도 최대 380마력까지 성능을 향상하는 등 규정을 변경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도 현대 모터스포츠팀을 내보내 WRC 복귀 4년 만에 강력한 우승 후보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연간 25,000대 이상 양산하는 모델만이 출전할 수 있는 WRC에 현대자동차는 i20를 투입합니다. 올해 선보인 신형 i20 WRC는 대회 규정에 맞게 300마력에서 380마력으로 출력을 올렸고 전폭은 55mm 늘이고 무게는 25kg 줄여 1,190kg를 유지했습니다. 거기에 1.6L 엔진에 레이싱 전용 6단 시퀀셜 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죠. 보통의 자동차와 비슷한 조건에서 튜닝을 시작해 아스팔트, 산길, 눈길은 물론 뜨거운 여름 날씨와 북유럽의 영하의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가올 2018 WRC를 기다리며 뜨거웠던 2017 WRC 호주 랠리 영상을 보는 건 어떨까요?




▲ 2017 호주 랠리 주요 장면  / 출처: WRC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험 정보와 생활Tip이 궁금하다면? 

삼성화재 SNS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미프진 2017.12.10 0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WRC 정말 매력적인 경기죠. 언제 정말 실제로 한번 봤으면 좋겠네요.


요즘 자동차 디자인을 보면, 각 모델의 개성을 부각하기보다 브랜드 전체의 통일감을 강조하곤 한다. 가령,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 볼보자동차의 토르의 망치, 재규어의 J-블레이드 등 각 제조사를 대표하는 고유의 디자인 요소가 중심축에 자리한다. 따라서 여느 때보다 디자인 총괄의 임무가 막중하다. 오늘은 그 중에서 최신 트렌트를 이끄는 핵심 4인방을 한 데 모았다.



1. 4차원 디자이너, 시트로엥 디자인 총괄 마크 로이드(Mark Lloyd)


▲ 마크 로이드 ⓒ시트로엥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서 복합적인 형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차체를 구성하는 물질엔 그 어떤 재료도 들어갈 수 있어요.”


요즘 시트로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가득 찼다. 가령, C4 칵투스는 에어 범프를 붙여 소위 ‘문콕’으로부터 해방시켰고, 대시보드의 수납함은 첩보 요원의 쇠붙이 가방을 그대로 따왔다. 미니밴 C4 피카소는 마치 비행접시에 앉은 듯 넓은 공간감을 선물한다. 이처럼 냉철한 독일 차와는 달리 프랑스 차는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곳곳에 숨겼다. 비결은 시트로엥 혁신의 선봉장, 마크 로이드다. 


그의 포트폴리오엔 평범한 자동차가 없다. 첫 번째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차’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재규어 XJ220. 이후 1989년부터 PSA 그룹에 몸담았는데, 사실 우리가 알만한 그의 대표작은 몇 개 없다. 주로 컨셉트 카의 디자인을 도맡은 까닭이다. 하지만 그의 ‘기발함’을 시험하는 데엔 이 부서가 안성맞춤이었다.


마크 로이드의 최신작 C4 칵투스를 보면 그의 장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두툼한 에어 범프는 돌맹이를 집어 던져도 찌그러질 염려 없다. 얄따란 눈매와 큼직한 엠블럼도 평범함을 거부한다. 또한, 낮고 기다란 대시보드와 벤치형 시트 등 컨셉카와 양산차를 넘나드는 마크 로이드의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담았다.



2. 보수적인 랜드로버를 벗기다.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 제리 맥거번(Gerry McGovern)


▲ 제리 맥거번 ⓒ랜드로버


랜드로버는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파산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부활에 성공한 데엔 걸출한 디자이너의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바로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 제리 맥거번이다. 그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시작으로 보수적인 랜드로버의 이미지를 벗기고,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맥거번은 1956년 영국 코번트리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크라이슬러의 디자이너, 로이 악세(Roy Axe) 눈에 띄었고, 크라이슬러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코번트리 대학에서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이후 런던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에서 운송 디자인 석사 학위를 따냈다. 이후 크라이슬러와 오스틴 로버 그룹, 링컨, 머큐리 등을 거쳐 2004년에 랜드로버에 합류했다.




혁신의 시작은 LRX-컨셉트.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모태다. 스포티한 디자인과 젊은 감각 내세운 랜드로버의 신 병기였다. 기존 레인지로버에 없던 작은 뼈대에 날렵한 겉모습, 고급스런 실내로 치장했다. 맥거번은 “레인지로버의 전통에만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랜드로버의 새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보크를 계기로 랜드로버의 모든 라인업은 총체적 진화에 나섰다. 4세대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 벨라 등 젊고 감각적인 SUV가 등장하고 있다.



3.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볼보자동차 디자인 총괄, 토마스 잉겐라트(Thomas Ingenlath)


▲ 토마스 잉겐라트 ⓒ볼보


토마스 잉겐라트는 1964년생으로 아우디와 스코다, 폭스바겐 등 폭스바겐 그룹에서만 20년 몸담았던 독일인이다. 영국 런던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에서 디자인 석사 학위를 따냈고, 1991년 아우디에서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1995년 폭스바겐 외장 디자인 총괄로 자리를 옮겼고, 2000년엔 그룹 내 스코다의 디자인을 맡았다.




볼보와의 인연은 2013년부터 시작했다. 단출한 볼보의 디자인에 독특한 특징을 새기기 시작했다. 가령, 엠블럼의 크기를 훌쩍 키웠고, 폭포수 같은 줄기를 심었다. 또한, 얄따란 눈매와 테일램프도 이제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보닛이나 도어엔 특별한 주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차체 골격이 갖고 있는 본연의 덩어리 감이 크게 와 닿는다. 토마스 잉겐라트의 마법으로 XC90과 S90 등 최신 모델들은 뛰어난 디자인 평가를 받고 있다.



4. 곡선의 미학, 메르세데스-벤츠 외관디자인 총괄 로버트 레스닉(Robert Lesnik)


▲ 로버트 레스닉 ⓒ메르세데스벤츠


“한 눈에 벤츠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야 해요.”


요즘처럼 벤츠의 디자인이 전성기였던 때가 있었을까? 슬로베니아 출신의 로버트 레스닉은 사실 타고난 천재가 아니었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슬로베니아에 하나뿐인 미대에 지원했지만 3년 연속 떨어졌다. 그는 “해마다 딱 12명을 뽑는데 각종 연줄로 합격을 보장받은 지원자가 많아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운송기기 디자인으로 유명한 독일 포르츠하임(Prozheim)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그 곳의 슬로베니아 출신 교수에게 스케치를 그려 우편으로 보냈다. 뛰어난 재능을 눈여겨본 교수는 레스닉에게 독일 유학을 권유했고, 결국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포르츠하임 대학으로 유학 길에 올랐다.


독일로 건너온 그는 독일 포르츠하임 대학에서 운송기기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폭스바겐과 기아자동차 유럽 디자인 스튜디오를 거쳤다. 그곳에서 피터 슈라이어, 고든 바그너 등 현재 완성차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선배들과 인연을 맺었다. 벤츠에 몸 담은 건 2009년부터. 그에게 주어진 칼자루는 여느 때보다 막중했다.


로버트 레스닉은 벤츠가 추구해야 할 디자인을 ‘감각적 순수성(Sensual Purity)’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그는 차체 표면의 선을 하나씩 지워 나갔다. 군더더기 없는 팽팽한 면을 지향한다. C와 E, S-클래스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중심 모델이 직선 대신 극단적인 곡선으로 치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험 정보와 생활Tip이 궁금하다면? 

삼성화재 SNS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경기도에 사는 김모 씨(37). 현재 5년 된 국산 SUV를 운행 중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엔진의 힘이 달리고 연비도 떨어진 것 같아, 고민 끝에 동네 카센터로 향했다. 엔진 룸을 구석구석 살피던 카센터 아저씨는 “링구가 많이 닳아서 나마가스가 생기네요. 아쎄이로 교환하겠습니다”라며 내일 차를 찾으러 오라고 안내했다.




다음 날, 김씨는 허탈했다. 수리내역서와 함께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청구된 까닭이다. “과잉 정비가 아니냐”며 카센터에 항의했지만, 정비사는 “정당한 수리였다”며 교환 내용을 설명했다. 실제 과잉 정비는 없었고 적정한 수리비용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비용이 들 거라고 예상 못한 김 씨는 덤터기 쓰인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는 정비사와 김씨 간의 의사소통 문제로 빚어진 일이다. 김씨 입장에선 당최 용어가 어려우니 “알아서 잘 수리하겠지”라고 생각했다. 특히 자동차 용어에는 외래어가 많아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 가령, ‘링구’는 엔진 내부의 피스톤 링을 뜻하며, ‘나마가스’는 블로우 바이 가스(Blow by gas)다. 피스톤 링이 피스톤 헤드와 실린더 벽면의 틈을 잘 막아야 가스가 새지 않고 온전한 힘으로 피스톤을 밀 수 있다. 김씨의 차는 피스톤 링이 닳아 크랭크 케이스로 가스가 새어나갔다. 


또한, ‘아쎄이’는 어셈블리(Assembly)의 일본식 표현으로 조립품 전체를 뜻한다. 따라서 카센터는 “피스톤 링이 닳아서 새는 가스가 있으니 부품을 통째로 갈아야 한다”고 설명한 셈이다. 생소한 외래어 때문에 수리의 원인과 과정을 모를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비단 엔진뿐만이 아니다. 서울에 사는 이모 씨(48)는 사이드 미러가 깨져 인근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정비사는 “바라시할 수 없어 아쎄이로 갈아야 한다”며 수리를 시작했고, 이씨는 고객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수리가 끝난 후, 수십만 원의 교체 비용이 청구됐다. 과잉 정비였다. 깨진 거울만 교체하면 될 걸, 전체를 교환하는 바람에 비싼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정비사들이 즐겨 쓰는 외래어를 한 데 모았다. 사실 올바른 자동차 용어도 어렵지만, 국적 불명의 현장 용어는 더욱 난해하다. 학창시절 영어 단어 외우듯, 위의 용어들을 기억하면 덤터기도 면하고 올바른 수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다음 사례는 조금 다르다. 강씨는 최근 카센터를 찾아 에어컨 필터를 교환했다. 정비가 끝난 후 정비사는 “데후 오일이 탁하다”며 함께 교체하라고 권유했다. 강씨는 불필요한 정비라고 생각해 거절했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예방 정비였다. 통상적인 디퍼렌셜 오일의 권장 교환주기는 4만~5만㎞인데, 강씨의 차는 10만㎞를 넘은 상태였다. 각종 소모품의 교환주기를 숙지해 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내 차의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면 좋다.




또한, 제대로 된 우리말 용어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문화도 필요하다. 최근 정비 업계는 이른바 ‘과잉정비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사전 고객상담표 작성을 통해 예상 수리비, 소요시간, 작업 범위 등을 명확히 안내한다. 또한, 추가 수리가 필요할 경우 고객 동의와 서명을 의무화했다. 과잉정비 근절과 고객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제도적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정비내역서를 챙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해당 내용을 꼼꼼히 기록해두면 이후 다른 카센터에 가더라도 불필요한 중복 정비를 막아 수리비를 줄일 수 있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험 정보와 생활Tip이 궁금하다면? 

삼성화재 SNS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