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문요한의 인간관계 심리학 1편

‘착한 게 아니라 약한 거야’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정훈 씨가 상담실을 찾았다. 


그는 자신의 성격을 바꾸고 싶어 했다.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아무 색깔 없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었다. 그는 어디서든 자신을 내세우는 법이 없었다. 무언가를 토의하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었고 다수의 의견을 따랐다. 경청이나 배려라기보다는 자기 생각이 뚜렷하지 않아서였다.


주변의 일방적인 부탁 역시 뿌리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가 맡고 싶어하지 않는 수업이나 불리한 시간표는 그의 몫이 되어갔다. 학부모나 학생들에게도 늘 끌려 다녔다. 마음속으로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뻔뻔해지자고 늘 마음먹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네. 알겠습니다.’ ‘괜찮습니다.’하며 물러서고 만다. 


그런 그에게 사람들은 ‘요새 사람 같지 않고 너무 점잖고 착한 분이다’는 칭찬을 한다. 그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어리숙하고 흐리멍덩한 사람이라는 것을 돌려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럴 바에야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이고 뻔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착하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미숙한 착함’과 ‘성숙한 착함’

 


여러분은 어른이 되어 착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그러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나요? 그럴 때 어떤 기분이 들던가요? 아이들에게 착하다는 말은 칭찬일 수 있지만 어른들은 이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개성이 난무하고 자기 PR이 중요한 이 시대에 ‘착하다’는 말은 마치 어리숙하고 개성이나 매력이 없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처럼 되어버린 것이죠. 과연 그럴까요?


착하다는 말은 흔히 ‘남을 잘 돕는’,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하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등 긍정적 성격 특성을 표현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서 ‘자기주장을 못하는’, ‘자기 것을 못 챙기고 남 좋은 일만 하는’, ‘재미도 없고 자기 색깔도 없는’ 등 부정적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요. 


우리는 ‘미숙한 착함’과 ‘성숙한 착함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숙한 착함’이란 간단히 말해 ‘순응’입니다. 이는 어른들의 말을 잘 듣고 순순히 따르는 어린이의 모습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성숙한 착함’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마음이 어질며 선하다.’는 의미입니다. 독립적인 자아를 갖추되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해 공감할 줄 알고,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 기준에 의해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여 행동할 줄 아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보호하는 ‘자아의 바운더리(boundary)’

 


성인이 되어서도 미숙한 착함을 보이는 사람들은 ‘자아의 미발달’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기호나 취향이 뚜렷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취향에 자신의 생각이 흡수되기 쉽습니다. 한 예로, 정훈 씨는 자신이 끌리는 노래가 있더라도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가 별로라고 하면 자신이 끌린 노래보다는 친구가 추천해주는 노래를 더 들어왔습니다. 자신이 맛있게 먹은 식당이라도 동료가 별로라고 하면 ‘그런가?’하고 먼저 자신의 기호를 의심할 것입니다. 이처럼 미숙한 착함을 보이는 사람들의 경우, 자아의 경계가 모호하고 지나치게 열려 있습니다. 


‘나’와 ‘너’를 구분 짓는 자아의 경계를 심리학에서는 ‘바운더리(boundary)’라고 합니다. 바운더리는 몸으로 이야기하면 피부와 같은데요. 피부에는 약 5백만 개 이상의 감각신경이 있어 다양한 감촉을 느끼고, 수분과 전해질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고,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며, 외부 병원체로부터의 일차적인 면역기능을 담당합니다. 피부가 없거나 약하다고 상상해보세요! 피부가 있기에 우리는 몸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자아의 바운더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바운더리가 약하면 자아는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고 위험해집니다. 우리는 바운더리가 있기에 타인과 구분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자신의 욕구, 사고, 감정을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건강한 바운더리가 있을 때, 끌려 다니거나 휩쓸리지 않는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안정적인 애착관계가 바람직한 자아형성을 도와

 


그렇다면 자아의 바운더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먼저 인간의 심리적 탄생 즉, 자아가 언제 만들어지는지를 봅시다. 영유아기는 애착대상과 공생상태이기에 자아가 모호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와 ‘너’를 구분하게 되고 원시적인 자아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심리적 공생관계에서 자아가 갖춰지는 것을 ‘자아분화(ego differentiation)’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완전한 분리가 아니라 애착대상과 심리적 연결을 유지하는 가운데 독립적 자아를 발달시키는 것입니다. 즉, 잘 분화된 자아는 ‘나(I-ness)’와 ‘우리(We-ness)’, 개별적 자아와 관계적 자아가 함께 있습니다. 통상 아이의 감정과 욕구에 대한 적절한 공감이 이루어지면 만 3세경에 아이의 자아는 일차적 분화를 거칩니다. 이는 엄마라는 애착대상이 내면화되어 잠시 엄마가 보이지 않더라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고 혼자서 자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안정적인 애착이 중요한 이유는 안정적인 자아분화를 돕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착욕구가 반복적으로 좌절되면 자아발달의 왜곡이 일어납니다. 이를 자아의 ‘조기 분화(early differentiated)’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애착대상과의 연결을 유지한 안정적인 분화가 아니라 애착대상과의 단절된 ‘분리’를 의미합니다. 상호적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관계적 자아가 깨져버린 채 자기 세계에 갇혀버린 것이죠. 반대로 3세가 넘었는데도 불안이나 심리적 밀착 때문에 제때 자아가 분화되지 못한 채  ‘미분화(undifferentiated)’ 상태로 놓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자아의 개별성이 없이 애착대상과 얽혀있는 상태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정훈 씨의 경우는 미분화된 자아를 가지고 있는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이 두 유형에 대한 전형적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에코(echo)와 나르키소스(narcissus)’입니다.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나르키소스는 자아의 조기분화로 인해 자기 안에 갇혀있는 것이라면, 다른 사람의 말만 되받아서 이야기하는 에코는 자아의 미분화로 대상 안에 갇혀 있는 양극단의 모습입니다. 이 둘에게는 ‘건강한 경계’가 없습니다. 나르키소스의 자아경계는 폐쇄적이고, 에코의 자아경계는 너무 희미합니다. 



지금 나의 바운더리는 건강할까? 

 


잘 분화된 자아는 건강한 바운더리를 갖춥니다. 폐쇄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열려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를 보호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사람과 친밀함을 주고받을 만큼 그 여닫음이 잘 이루어집니다. 해로운 것은 안 받아들이고 좋은 것은 받아들입니다. 마치 정원이 살짝 보이고 넝쿨이 자라고 있는 주택의 잘 세워진 울타리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위압감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나 쉽게 들어갈 정도로 허술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조기 분화된 자아는 자기 생각과 감정밖에 모르는 폐쇄적인 바운더리로 나타납니다. 너무 높고 철조망이 드리워진 울타리와 같습니다. 관계를 차단한 채 그저 방어적인 관계만 하거나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거나 자기 욕구만을 채우려는 아이 같은 관계를 하려고 하지요. 그에 비해 미분화된 자아는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잘 못 느끼고 거절이나 자기주장을 못하는 약한 바운더리의 모습을 보입니다. 담장이 너무 낮거나 큰 구멍이 나있어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허술한 울타리와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바운더리를 존중하지 않고 관계를 지배하려고 드는 사람들에게 휘둘리기 쉽습니다. 그 뿐 아니라 자신의 욕구와 행복보다는 상대의 욕구와 행복을 우선적으로 채워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아가 제대로 분화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약한 바운더리를 튼튼히 하는 3단계 연습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운더리가 희미하고 약한 사람들은 무엇보다 바운더리를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바운더리를 세우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자아인식에 바탕을 두고 자기에게 맞는 바운더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지, 거절을 잘하는 사람이나,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사람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을뿐더러 잘 되지도 않습니다. 본질적인 것은 자아를 인식하는 것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3단계로 나누어 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1단계는 ‘일단 멈춤!’입니다. 바운더리가 약한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순응적인 자동반응을 보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예!’ ‘알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와 같은 순응적이거나 모호한 표현을 합니다. 일단 이 자동적인 반응을 멈추고 조금 늦게 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잠깐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자기 마음을 살피는 시간을 갖고 난 뒤에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는 ‘감정과 욕구의 인식’입니다. 무조건 거절하거나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인 감정과 욕구를 인식하는 것이 바운더리를 세우는 데 중요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자신의 마음을 살피려고 해도 여전히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지?’ ‘나는 이 상황에서 무엇을 원하지?’라고 반복적으로 질문을 한다면 당신은 조금씩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 3단계는 ‘자기표현’입니다. 가능한 자신의 욕구와 감정에 기반을 두고 표현을 늘려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온갖 두려움이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두려움은 과장된 것입니다. 당신을 점잖게 드러낸다고 해서 관계가 한없이 불편해지거나 찍히거나 단절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착하다는 말을 들으려 노력하기 보다는 용기를 가지고 자신을 드러내어 보세요! 내가 원하는 것을 존중하고 스스로를 사랑하세요! 자신을 돌보면서도 상호적인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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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의 운동 이야기’

1편 내게 맞는 헬스장은 따로 있다


이 글은 삼성화재 화재만발 블로그에서 첫 연재인 만큼 간단한 소개부터 해야 할 듯하다. 

필자는 직업 트레이너나 헬스장 업주가 아니다. 운동 경력 20년이 조금 넘는 아마추어 운동인 겸 운동 칼럼니스트로, 본업은 엔지니어이며 한편으로 (부끄럽지만) 작가이기도 하다.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하고, 상업성 없는 중립적인 블로거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쓸 주제도 일반인과 직업 운동인의 중간 위치에서 거침없이 말할 수 있겠다. 하필(?)이면 ‘헬스장의 선택’이니 말이다.



1. 헬스장에 가기 전에 생각할 것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운동이라는 걸 시작하려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도시민에게 헬스장은 가장 생활 친화적인 스포츠 시설이다. 웬만한 골목골목 전신주나 벽마다 헬스장 전단지 몇 장쯤은 흔하다. 요즘은 크로스핏, MMA, 복싱이나 댄스 클럽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헬스장만큼 문턱이 낮은 곳은 없다. 일부 헬스장은 이런 여러 종목들을 아예 ‘짬뽕’해 운영하다보니 전문성 논란이 일기도 한다. 문턱이 낮고 흔한 만큼 진지한 고려 없이 덥석 등록부터 하기 쉽고, 잘못된 헬스장을 골랐다가 낭패를 겪기도 쉽다.


사실 운동을 생각할 때 헬스장부터 고르는 건 순서가 틀렸다. 첫 단계로는 몸 상태부터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그것부터 해결하는 게 정상이다. 헬스장은 병원이 아니고, 헬스장 트레이너들이 의료인도 아니다.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거나 치료를 도울 수는 있지만 거기까지다. 일부 헬스장이나 트레이너들이 종종 ‘재활’, ‘교정’ 등의 문구를 부주의하게 남발하지만 그런 의료행위는 면허가 있는 의사, 물리치료사의 영역이다.


또 하나, 소위 ‘헬스장 운동’이 과연 내게 맞는지 여부다. 필자도 헬스장 운동을 주제로 많은 글을 쓰지만 운동에는 이 외에도 축구나 농구 등 구기, 복싱이나 MMA 같은 격투기, 스포츠 댄싱 같은 레크리에이션 스포츠도 있고, 헬스장과 유사하지만 방식은 조금 다른 크로스핏이나 역도 클럽 등도 있다. 헬스장은 몸매를 만들거나 힘을 기르는 데는 유용하지만 혼자 하는 운동이다 보니 ‘즐긴다’는 차원에서는 다소 단조롭고 지루할 수도 있다. 쉽게 싫증을 내거나 사교적인 성격이라면 남들과 함께하는 운동으로 시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수많은 운동 중 헬스장을 선택했다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 고가의 회원권제 헬스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중 헬스장은 등록비에 강습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개인 트레이닝 고객 외에는 따로 교습을 해주지 않는다. 최근에는 트레이너들도 봉급보다는 개인 고객이 주 수입원이라 자기 고객 외에는 어지간해서는 신경을 쓰기 어렵다. 


그럼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문제다. 온라인에는 각종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도 많다. 그런데 이런 곳의 지식이나 문답은 대개 단편적인 내용을 다룰 뿐 초심자가 체계적인 그림을 그리기는 어렵다. 필자의 블로그에도 ‘어떻게 하면 근육이 발달하나요?’ 식의 포괄적인 질문이 가끔 올라오는데, 이때는 ‘운동하세요.’ 외에는 사실상 답이 없다. 그러니 처음 운동을 접한다면 온라인 검색보다는 책을 보는 게 낫다. 사전 지식 없이 무작정 갔다가는 수많은 기구들 앞에서 무얼 할지 난감해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2. 전단지의 엄청 싼 헬스장, 가볼까? 말까?



지금부터 헬스장 고르는 법을 알아보자. 회원권제 클럽을 제외한 대중 헬스장은 월 수십 만원에 달하는 다른 스포츠 시설에 비해 무척 저렴하다. 3개월~1년 장기등록비를 기준하면 싼 곳은 월 2~3만원대까지 있으니 ‘운영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다. 


당연히 여기엔 비밀이 있다. 첫 번째로, 위에도 적었듯이 헬스장 등록비는 ‘시설 이용료’일 뿐 다른 스포츠처럼 강습은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부터가 진짜인데, 작심삼일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것이 금연 다음으로 운동이다. 장기 회원의 경우 잠깐 다니고 안 나오는, 소위 ‘유령회원’이 활동회원보다 훨씬 많다. (덕분에 부지런한 소수가 싸게 운동할 수 있다!) 특히 새해가 시작되는 1월 초, 휴가철을 앞둔 5월~7월 초는 헬스장이 북적거려 운동이 힘들 정도다. 여담이지만 이때만 지나면 도로 한산해지는 게 연례 행사다보니 잔뼈가 굵은 사람들은 1월 1일~중순까지 ‘이것도 지나가리니~’ 하고 아예 쉬기도 한다. 그럼 헬스장 입장에서 최악의 시기(=고객 입장에서 최고의 시기?)는 언제일까? 휴가철과 추석이 모두 지난 11~12월이다. 이 시기 헬스장은 연중 가장 여유롭다.


헬스장 이용료가 싼 세 번째 이유는 이용료보다는 개인 트레이닝(PT)에서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업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고객이 낸 PT비의 절반 남짓 이상이 업소 몫이다. 등록 회원을 늘려 PT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면 회비에서 저가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헬스장이 신규 고객에게 한두 시간의 무료 개인 트레이닝을 해 준다고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설 설명하고, 체성분 검사한 후 상담하고, PT 해보라는 권유 조금(한참?) 듣다 보면 운동 배울 시간은 몇 분 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전단지 가격에는 ‘VAT별도’라는 말로 현금 일시불 조건을 숨긴 경우도 있다. 사물함, 운동복 같은 필수 옵션이 빠진 당혹스런 경우도 있다. 심지어 목욕시설이 없거나 돈을 따로 받는 헬스장도 있었다. 그러니 전단지 꼬리표를 떼어 헬스장을 찾아가기 전에 반드시 이런 항목들이 없는지부터 미리 전화해서 체크하도록 하자.



3. 일반 헬스장을 갈까? PT샵을 갈까?

 


▲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는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


최근에는 개인 트레이닝이 많이 일반화되었고 초기보다 가격도 저렴해졌다. 돈이 있고, 시간 대비 효율적인 운동을 원하면 헬스장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강습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외에 선택지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개인 강습만 전문으로 하는 소위 PT샵이다.


헬스장의 장점은 넓은 공간과 많은 기구를 모두 사용할 수 있고, 강습이 없는 날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일반 회원들 사이에서 강습 받는 상황이 불편할 수도 있고, 트레이너가 주변 상황도 챙겨야 하다 보니 해당 회원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최근에 대규모 헬스장은 층을 나누어 별도의 PT시설을 두기도 한다. 평소 개인운동을 위주로 가끔씩 개인강습을 받고픈 분들에게 적당하다.




▲ 서울 M PT샵


반면 PT 전문샵은 일반 고객을 아예 받지 않고 트레이너와 1대 1로 강습만 하기 때문에 운동에 집중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좋다. 다만 대체로 소규모다보니 기구 종류가 적고, 강습이 없는 시간에는 개인운동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강습이 없는 시간대 고객에게 개인 운동 공간이나 운동 가능 시간을 제공하는 샵을 택하는 게 좋다. 



4. 헬스장 선택의 기준들


헬스장이 워낙 흔하다보니 비슷한 조건의 헬스장을 놓고 고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 헬스장을 비교할 때 고려할 것들을 따져보자.


▷ 헬스장과의 거리


헬스장 선택의 첫 번째 조건은 단연 [거리]다.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능력 좋은 트레이너가 있어도 내가 귀찮아서 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어쩌다 한 번 가는 시설 좋은 헬스장보다 매일 가는 후줄근한 헬스장이 낫다. 가능한 출퇴근 동선에, 직장이나 집에 가까이 있는 것이 좋다.



▷ 얼마나 붐비는지?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전문 PT샵이 아닌 일반 헬스장이라면 반드시 고려할 사항이다. 헬스장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대개 퇴근 이후 오후 6시~10시인데, 주거지나 학교 인근보다 도심에서 쏠림이 심하다. 기구마다 사람이 다 들어차 기다리거나 같이 써야 할 수도 있고, 회원들끼리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고객의 주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헬스장은 트레드밀(러닝머신)의 빈자리가 나지 않아 유산소운동이 어려운 때도 있다. 운동은 중간에 맥이 끊기면 몸이 식고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야 할 만큼 붐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내가 운동할 시간에 헬스장을 방문해 분위기를 살피자. 참고로, 헬스장은 대체로 새벽에 가장 한산하다.



▷ 시설

 


* 랙(rack)

바벨(역기)을 각 동작에 적당한 높이에 거치해주는 틀로, 바벨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의 필수 장비


과거에는 전단지에 트레드밀이 몇 대인지 광고까지 했지만 최근에는 지루하게 트레드밀에서 걷기보다는 짧고 강하게 운동하는 고강도 인터벌이 트렌드다. 젊은 사람을 타겟으로 하는 헬스장은 트레드밀 대신 로잉머신(rowing machine, 노 젓는 동작을 지상에서 구현하도록 만든 장비)이나 케틀벨(kettle bell, 철로 된 공에 손잡이를 달아 역기나 아령보다 좀더 역동적인 동작을 구현하도록 만든 근력운동기구) 등 인터벌에 최적화된 기구를 들여놓기도 한다.


중요한 건 근력운동 기구다. 잘 안 쓰는 기구까지 종류별로 죄다 갖춘 것보다는 많이 쓰는 근력기구를 여러 대 갖춘 편이 낫다. 종류가 많아 봤자 실제 유용한 기구는 채 반도 안 된다. 랙, 스미스머신, 벤치 등은 항상 자리다툼이 벌어지는 기구인지라 많을수록 좋다. 랙이 아예 없는 헬스장도 왕왕 있는데, 그런 곳은 구경 잘 했다고 인사만 하고 돌아 나오는 게 현명하다.


여기에 맨몸운동이나 인터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매트가 깔린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하고, 바닥의 완충시설도 좋아야 하고, 기구들 간 간격도 충분해야 한다. 아래 사진은 일반 헬스장 중 모범적인 시설로 꼽히는 서울의 E 헬스장이다.

 



▲ 서울 E 헬스장


운동하는 공간에 문제가 없다면 부대시설을 확인하자. 샤워실은 깨끗한지, 라커룸의 보안장치는 튼튼한지를 보고, 기구 관리 상태도 꼭 확인하는 게 좋다. 고객 입장에서 가장 흔한 불만사항은 냉난방과 환기이니 이 문제도 반드시 확인하자. 지상의 헬스장이 환기에서는 장점일 수 있지만 건물 전체를 헬스장으로 운영하지 않는 이상은 층간소음 때문에 운동에 제약이 많아 지하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분위기 - ‘진상 회원’이 있는지?

 


* 일러스트 : 박초은 (bakchooun@naver.com)


이 역시 대중 헬스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헬스장에 발길을 끊는 원인으로 본인의 게으름을 빼면 이게 단연 첫 번째일지도 모른다. 바로 헬스장 분위기, 좀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진상 회원’의 유무다. 하나뿐인 기구를 장시간 독점하고 핸드폰이나 만지작대고 있거나, 남의 운동이나 특정 신체 부위를 빤히 쳐다보는 정도는 양반이다. 시시콜콜 남의 운동에 참견하고 사생활을 캐묻거나, 기구마다 수건을 걸어놓고 자기가 쓰고있다 우기거나, 땀을 흘려야 살이 빠진다는 터무니없는 속설을 듣고 한여름 에어컨을 끄는 몰상식한 사람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음담패설, 신체접촉 같은 성희롱 등 진상은 종류도 다양하다. 어느 헬스장이나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이런 진상이 한 명만 있어도 전체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운동은 물 건너간다. 하물며 이런 진상들이 ‘단체로’ 헬스장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면 떠나는 것 외엔 답이 없다.


회원이 직접 주의를 주는 건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 있으니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으면 업소에 항의하자. 업주 입장에서도 여러 번 항의가 들어와야 그 회원을 제재할 명분이 생긴다. 그래도 안 고쳐지면 운동 시간대를 바꾸거나 그도 어렵다면 그 헬스장을 포기하는 게 낫다. 처음 간 헬스장에서 함부로 장기 계약을 해선 안 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처음 가는 헬스장이라면 3개월 이상 장기 계약은 금물이다. 위에도 적었듯, 사람들이 헬스장에 오래 못 다니는 이유가 꼭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 운동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문제점도 많고, 최악의 경우 돈만 받고 폐업 후 잠적하는 소위 ‘먹튀 헬스장’에 당할 수도 있다. 약간 비싸더라도 모든 계약은 반드시 카드 할부로 하고, 한두 달 다녀 본 후 문제가 없다면 그때 장기 계약을 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공공 헬스장처럼 일일권을 끊어 운동이 가능한 곳이라면 며칠간 다녀보는 것도 좋다.


또한 시작부터 PT 영업에 열을 올리는 헬스장도 피하는 게 상책. 설사 PT를 원한다 해도 알지도 못하는 트레이너와 덜컥 계약하는 건 금물이다. 트레이너들의 수준과 강습 방식은 천차만별이고, 팀장이니 뭐니 하는 직함이 능력을 말해주는 건 아니다. 최소 몇 주간 그 헬스장의 트레이너들 자질을 파악한 후 선택하는 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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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선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말말’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어버이날 선물 연관 단어로 ‘건강’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고 합니다.(다음소프트, 2015) 아마도 부모님의 건강을 바라는 자식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겠죠.


‘건강’하면 우선 떠오르는 게 ‘건강식품’과 ‘건강검진’인데요. 클릭 몇 번이면 고를 수 있는 건강식품과 달리, 건강검진은 사전에 검진받을 항목 및 검진센터 선택, 검진비용 점검 등 확인해야 할 항목이 많습니다. 그러니 부모님이 완벽한 건강검진을 받으실 수 있도록 삼성화재가 지금부터 알려드리는 건강검진 꿀팁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 부모님을 위한 건강검진, 어떤 검사가 필요한가요?



건강검진의 목적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 및 질병 유무 확인입니다. 특히 50대 이후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초기 검진이 중요합니다. 


시력, 청력 등 기본적인 신체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죠. 60대 이후에 중요한 질환 검사는 치매와 뇌졸중 검사입니다. 부모님의 기억력이 급격히 나빠졌거나 치매가 걱정된다면 치매 심리검사와 함께 뇌 MRI를 찍어보고, 뇌졸중이나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뇌신경계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을 검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고혈압이나 흡연 등 뇌졸중 위험요인이 있거나 뇌질환과 관련된 가족력이 있다면 1~2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도 유의해야 하는데요. 다행히 대부분의 종합검진에는 위내시경, 복부 초음파, 유방 촬영술, 자궁 세포진검사 등이 포함되어 있어 위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이 가능합니다. 만성 간염 보균자라면 복부 CT 촬영을 추가로 받고,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이면 대장내시경검사를 추가로 포함시켜 검진받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마다 건강 상태와 가족력, 생활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검사를 파악해보고 선택해야 합니다.



▶ 부모님께 맞는 검진센터를 선택하려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투자해야 하는 건강검진! 자주 받기 힘들기 때문에, 한 번을 받아도 제대로 받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어떤 검진센터를 선택해야 좋을지 고민되실 텐데요. 다음 사항들을 체크하면 믿을 만한 검진센터를 고를 수 있습니다.


종합건강검진은 신체의 전체적인 부분을 한 번에 검사해야 하기 때문에 각각의 전문 의료진이 있는 검진센터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검사 항목이 같다고 해도 병원 시설이나 장비, 의료진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 점도 미리 체크해두면 좋겠죠. 검진을 통해 질병을 발견했을 때 해당 병원에서 즉시 치료 및 수술이 가능한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진행 전 의료진과의 상담 여부도 중요한 사항입니다.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필요한 검사를 추가하고 검진항목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치매 검진의 경우 MRI나 CT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상담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과 평가가 이루어지는 검진센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검진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 있나요?



종합건강검진은 검진 프로그램과 검사항목, 서비스에 따라 비용이 달라집니다. 종합병원은 보통 100만원 미만, 대학병원은 100만원대 초중반 정도이지만, 추가 검사 비용도 포함한다면 점점 비용이 올라가겠지요. 


부모님께 필요한 검사를 모두 해드리고 싶지만 검진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암 검진을 이용해보세요. 2년마다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기본 검진에 필요한 추가 항목을 더한다면 검진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님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찾는다면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건강’을 선물하는 게 어떨까요? 부모님의 건강상태도 파악하고 미리 질병도 대비해보는 건강검진, 꼼꼼히 체크해보고 제대로 검사받으시길 바랍니다 :)


참고 :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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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보험계약 체결 전 상품설명서 및 약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ㆍ이 계약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되, 보호한도는 본 보험회사에 있는 귀하의 모든 예금보호대상 금융상품의 해지환급금(또는 만기시 보험금이나 사고보험금)에 기타지급금을 합하여 1인당 “최고 5천만원”이며, 5천만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금액은 보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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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현 의학박사의 증상으로 알아보는 질병 상식

1편 '자꾸 피곤해요'

 

따스한 햇살이 가득 내리쬐는 완연한 봄입니다. 미세먼지만 아니라면 창문을 활짝 열고 싶어집니다. 봄이 오면 오후에 더 나른한 춘곤증(春困症)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춘곤증은 엄밀히 말해 의학적인 용어도 아닐뿐더러 여름, 가을, 겨울이 와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렇게 피곤한 걸까요? 피곤은 정말 간 때문일까요? 보양식을 챙겨먹으면 좀 나아질까요? 아래의 질문들을 던져보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1. 자도 자도 피곤하다고요? 정말 잘 잔 것 맞아요?

 


잠에는 장사 없다는 말처럼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면 피곤하게 마련이죠. 피곤할 때 한숨 자고 일어나면 한결 나아지는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자도 자도 피곤하다는 분들, 충분히 잔 것 맞나요? 아래의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지 확인해 보세요.

 

□ 자는 동안 중간에 숨을 안 쉬어 옆 사람이 걱정한 적이 있다.
□ 코를 심하게 골아 옆 사람의 수면을 방해한다고 한다.
□ 밤에 잤는데도 낮에 자꾸 졸린다.
□ 낮에 앉아서 잠시 머리만 붙여도 바로 잠이 든다.


여기에 해당하면 수면 무호흡증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면 무호흡이란, 말 그대로 자는 중에 자신도 모르게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수면의 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수면의 질인데요. 수면 무호흡증으로 인해 수면이 자꾸 끊기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늘 피곤하고 졸린 것이지요.


이 밖에 수면 중 주기적으로 다리가 떨리는 하지불안증후군도 숙면을 방해합니다.

 

 

2. 마음의 병 때문에 피곤한 것은 아닐까요?


만성 피로 환자의 60~80%가 정신과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주요우울장애(58%), 공황장애(14%), 신체화장애(10%) 순입니다. 주요우울장애, 공황장애의 경우 종종 유명인들의 기사를 통해서 알고 있지요. 신체화장애는 마음의 병으로 인해 몸 여기저기가 아픈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기 어려운 것처럼 정신과적인 문제와 만성 피로 중 어느 것이 원인인지 구분이 잘 안 될 때도 있습니다. 또한, 평소 정신적으로 건강하더라도 스트레스가 갑자기 밀려오면 몸도 무겁고 피곤해지기 마련입니다.

  

 

3. 혹시 약을 먹은 뒤나 과음한 후 더 피곤하지 않나요? 

 


약의 부작용으로 피로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기약을 먹은 뒤 무척 졸리거나 피곤했던 기억이 있지요? 콧물이나 재채기를 가라앉히는 종류의 약들이 그럴 수 있습니다. 또한 항우울제나 진정제, 근육이완제 등도 그럴 수 있고 혈압약 가운데 베타차단제도 그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피로를 풀려고 마신 술이 더 피곤하게 할 수도 있어요. 술을 마셔야 푹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과음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4. 피곤하기보다는 팔다리에 기운이 없는 것은 아닌가요?


근육의 힘이 약해진 것과 피곤한 것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두 가지가 함께 생길 수도 있지만, 근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다리에 힘이 없어 계단 오르기가 쉽지 않다면 다리 근력이 약해진 것이고, 팔에 힘이 없어 빗질을 잘 못한다면 팔의 근력이 약해진 겁니다. 근육병증 또는 근염이 있으면 근육에 염증이 생겨 팔다리에 근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목 앞에 있는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는 사람도 다리 힘이 갑자기 풀릴 수 있습니다.


드물게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약을 먹은 뒤 팔다리 기운이 빠지거나 근육이 아픈 경우도 있어요. 이처럼 처방약을 복용한 뒤부터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 생겼다면 처방 의사와 꼭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5.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고요? 밤에 땀이 난다고요?

 

 

피로라고 해서 다 같은 피로가 아닙니다. 좀 더 신경이 쓰이는 피로가 있어요. 열심히 다이어트 하는 것도 아닌데 자꾸 살이 빠진다거나 밤에 땀이 난다면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체중이 줄어드는 원인은 다양한데요. 갈증이 생기고 물을 많이 마시며 소변을 많이 본다면 당뇨병일 수 있어요.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쓰이는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니까 피곤하지요. 갑상선호르몬을 많이 만들어내는 갑상선기능항진증 또는 반대로 적게 만들어내는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도 피곤할 수 있어요. 암세포가 자라고 있을 때도 체중이 줄고 피곤할 수 있습니다. 림프절에 생기는 암인 림프종이 있거나 결핵이 있으면 밤에 땀이 날 수 있습니다.

 

 

6. 내 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나요?


 

스스로 거울을 보고 몸을 만져보는 것도 피로의 원인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인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확실히 알 수 있으니 필요에 따라 추가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목 앞이 부었나요? 눈이 나온 것 같나요?

       → 갑상선질환일 수 있어요.


□ 겨드랑과 목 주위에 멍울이 잡히나요?

       → 림프절이 부은 것일 수 있어요.


□ 전보다 얼굴이 많이 동그래졌나요? 팔다리가 많이 가늘어졌나요?

       → 콩팥 위 부신에서 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것일 수 있어요.

          오랜 기간 스테로이드라는 약물을 복용하다 중단해도 피곤할 수 있어요.


□ 목 뒤나 어깨를 누르면 많이 아픈가요?

       → 섬유근육통이 있으면 여러 군데가 누를 때 아픕니다.

 

 

7. 그래도 피로가 너무 오래가는데요.

 

지금까지 보았는데도 심한 피로가 반년 넘게 간다고요? 하루의 절반 이상 심한 피로가 느껴지나요? 운동하고 나면 피로가 더 심해지나요?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나요? 서 있으면 더 어지럽나요? 잠이 들기 어렵나요? 그렇다면 드물게 ‘만성 피로 증후군’일 수 있어요. 피로가 오래되었다고 무조건 ‘만성 피로 증후군’이라고는 하지 않으므로 꼭 의사와 상의하기 바랍니다.


그런데, 피로의 원인을 열심히 찾아봐도 결국 모를 때도 있습니다. 한 번에 찾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지켜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8. 과연 피로가 나아질 수 있을까요?

 


피로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양질의 수면 부족이 원인이라면 수면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비만이면서 수면 무호흡증이 있다면 체중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불면증으로 잠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자주 잠에서 깬다면 수면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침대에서는 책이나 휴대폰을 보지 말고 수면만 취해야 합니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섭취도 줄이고요. 저녁이나 밤에 운동하는 것도 숙면에는 좋지 않습니다. 자다가 도중에 깨더라도 몇 시쯤 되었는지 시계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가진 질병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관리를 잘해야 피로감도 줄어듭니다. 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결핍증)를 포함한 각종 바이러스질환, 류마티스질환, 암, 간염, 비타민 결핍 등도 몸을 피곤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하기 바랍니다. 이처럼 “피로는 간 때문”이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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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간절하게 소망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긍정적인 기대와 바람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 반면, 특정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과 잘 안될 거라는 인식이 결국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심리법칙은 긍정적인 기대가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의미의 ‘피그말리온 효과’,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부정적인 낙인 찍기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의 ‘스티그마 효과’ 입니다. 



▶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누군가의 긍정적인 관심, 기대나 바람이 실제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합니다.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



피그말리온이란 말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왕이자 조각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여성을 혐오하여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피그말리온은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한 후 갈라테이아(Galatea)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조각상에 불과했지만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이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 아내처럼 극진히 대하면서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에게 갈라테이아 같은 아내를 맞이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결국, 이 사랑에 감동하여 아프로디테 여신이 갈라테이아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것이 신화의 주요 내용입니다. 이후 피그말리온 효과는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 비슷한 말로 자기충족적 예언



피그말리온 효과와 비슷한 말로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사회학자 윌리엄 토마스(William Thomas)가 언급한 것으로 ‘누군가가 어떤 상황을 진실이라고 정의하면 그 상황은 결과적으로 진실이 된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일이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면 실제로 잘 풀린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피그말리온 효과와 비슷한데요. 하지만 자기 충족적 예언은 일이 안 풀릴 것으로 기대하면 실제로 잘 풀리지 않는다는 부정적 결과도 포함한다는 점에서 좀 더 넓은 의미입니다. 


 

▷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한 심리학 실험 – 로젠탈 효과



1968년 하버드 대학교의 로젠탈(Robert Rosenthal) 교수는 미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피그말리온 효과에 관한 실험을 했습니다. 


먼저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지능 검사를 실시합니다. 그 다음 지능 점수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20퍼센트의 학생을 뽑아 그들에게 ‘당신은 머리가 좋은 학생입니다’라고 말하고, 이 내용을 학생을 지도하는 담당 교사에게도 알려줍니다. 이 통보를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성적을 확인해보니 놀랍게도 이전보다 성적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연구자의 이름을 따서 ‘로젠탈 효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로젠탈 효과는 명단에 오른 학생들에게 담당 교사들이 기대와 격려를 보내고, 이것이 실제 지능지수와 상관없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 피그말리온 효과의 반대말,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



스티그마 효과는 한 번 나쁜 사람으로 인식되면 실제로도 점점 더 나쁜 행동을 보이거나 부정적인 인식이 지속되는 경우를 뜻하며 ‘낙인 효과’라고도 부릅니다. ‘스티그마(Stigma)’는 빨갛게 달군 인두를 가축의 몸에 찍어 소유권을 표시하는 낙인을 말합니다. 


이 말은 1960년대 미국의 사회학자 하워드 베커(Howard Becker)가 언급한 것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으면 그에게 범죄자로서의 정체성이 형성되어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범죄 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은 그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의지를 꺾게 되는 낙인효과로 작용하여 결국 범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자녀 교육을 할 때 꼭 기억해 주세요!

 


1. 피그말리온 효과에서처럼 자녀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과 기대를 품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자녀가 잘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자녀에 대한 신뢰를 충분히 표현해 주세요. 부모님의 긍정적인 기대와 관심은 자녀의 성장과 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자녀의 능력에 대한 얘기보다 자녀가 노력한 부분을 언급할 때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면, “이번에 감기가 걸려서 힘들어 하는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네가 스스로 세운 계획을 달성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엄마는 정말 감동했단다. 애 많이 썼어 00야!!!” 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2. 자녀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아쉬운지를 얘기해 줌으로써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하되, 자녀의 인격이나 노력, 능력을 폄훼하거나 과소평가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특히 ‘실망했다’는 표현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런 말들은 자녀의 잠재력을 꺾고, 자녀와 부모 사이의 거리를 벌리는  지름길입니다. 



3. 자녀가 한번 잘못한 일을 두고 여러 번 언급하면서 ‘너는 늘 그래’ 혹은 ‘한번이라도 좀 제대로 해라’ 하는 말로 낙인 찍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자녀가 잘못한 것은 특정한 그 행동일 뿐, 모든 부분에서 ‘문제아’인 것이 아니랍니다. 


앞에서 소개한 ‘자기 충족적 예언’ 에서처럼, 아이들은 어른들의 부정적인 기대나 비관적인 말에 “난 안돼.. 난 틀렸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존감이 낮아지고 좌절하게 될 수도 있지요. 혹시라도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잘되라고 하는 말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아이들을 향한 ‘쓴소리’는 약이 되기보다는 상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청소년들을 상담하다 보면 어린 시절 부모님이 자신에게 했던 질책을 또렷하게 기억하면서 그 말이 자신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었는지 울면서 얘기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점을 부모님들께서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타인의 긍정적인 기대나 믿음이 있을 때, 그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결과가 좋아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 그리고 이에 반해서 부정적인 편견과 낙인 찍기가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스티그마 효과’가 자녀들의 성장과 발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참고

이 칼럼의 내용은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이동귀 저, 이십일세기북스) 책 내용을 발췌, 수정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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