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이하 '바이크')만 잘 타도 1년에 수백억을 벌 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오늘은 스포츠선수로서 많은 부와 명예를 가지는 바이크 레이서들의 일반적인 성장루트를 살펴보면서 그들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치열한 경쟁의 시작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이 조기교육을 받았던 것처럼, 바이크 레이서들도 어릴 때부터 라이딩을 시작하고 레이스에 참가한다. 비교적 빨리 시작했다는 선수들이 3~4세부터 바이크를 타기 시작하니, 이보다 더 이른 조기교육은 걸음마와 동시에 시작한다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3~4살의 어린이가 장비를 갖추고 라이딩을 하는 것이 상상이 잘 되지 않겠지만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권역만 보더라도 유소년들이 미래의 발렌티노 롯시(바이크레이스의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꿈꾸며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아이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MOTO GP 입성이다. MOTO GP 는 바이크 로드레이스의 최고봉으로 연간 전세계 18개 서킷을 돌며 챔피언을 가린다. 바이크 계의 F1으로 보면 된다. 여기에 입성해서 스타가 되면 수백억의 연 수입과 명예를 얻을 수 있게 된다. (MOTO GP에 대해서는 필자 칼럼 #1에 자세히 언급하였으니 참조하면 더 좋다) 


▲ 포켓 바이크


꼬마 선수들은 어린이 사이즈로 제작된 포켓 바이크나 미니 바이크를 타고 기본적인 바이크의 운동 특성과 행오프를 익힌다. 사진과 같이 어린이에게 맞는 헬멧과 슈트 등 각종 안전장비들이 별도로 제작/판매되고 있다. 


잘 닦인 서킷에서 달리는 것도 좋지만 오프로드(비포장도로)에서 달렸을 때의 배울 점이 더 많아 오프로드부터 시작하는 꼬마 선수들도 꽤 많다. 길이 거친 오프로드에서 달릴 경우, 브레이킹 및 슬라이드 등 바이크의 특성을 습득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인데, 실제 MOTO GP 선수들도 오프로드 바이크로 트레이닝을 할 정도로 그 효과가 탁월하다.


세상을 막 인식하기 시작할 무렵의 아이들은 바이크에 올라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목표의 영광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부모의 지원 그리고 진로결정


부모들의 열성적인 지원은 바이크 레이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유럽에서 레이스 지망생들의 나이가 7~8세가 넘어가면 본격적인 지원이 시작되는데, 이때가 레이스에 뛰어드는 또래 선수들이 급증하는 시기이고, 레이스 비용이 급증하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대회 참가비, 안전장구류, 연습주행비용, 바이크, 타이어 비용, 정비수리 비용, 세팅 비용, 각종 레이스 파츠 장착비용, 유류비, 인건비 등 다양한 명목 하에 유럽기준 1시즌 비용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소위 ‘헝그리 정신’은 여기서 잘 통용되지 않는다. 최근의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예전과 같이 물과 라면 만으로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우승했다는 것이 가능하지만, 레이스도 그렇게 할 수 없다. 즉 연습 자체가 돈이다. 서킷 하루 연습하려면, 타이어/유류비/운송비/인건비/서킷주행비 등 기본적으로 드는 비용만해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 진로를 확실히 정하는 시기가 된다. 이전까지는 취미생활 느낌으로 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정말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금전적인 부분에서…


이렇게 냉정한 진로결정을 통하여 이 세계에 남는 선수는 크게 2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뛰어난 실력이나 인맥으로 대형 스폰서의 지원을 받는 선수.

둘째는 부모, 친척, 지인의 지원으로 레이스에 참전하는 선수.


보다시피 재정적인 지원이 선수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 여타 스포츠도 그렇겠지만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모터스포츠의 경우 훨씬 더하다. 실력이 있더라도 부유한 부모나 좋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면 레이스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운 좋게 지속적인 대회 참가가 가능하게 되었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매일 체력 단련, 테크닉 연습, 멘탈 강화, 바이크 메커니즘 공부 등을 쉬지 않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하는 어린 선수들


한국 기준으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벌써 현실적인 벽과 힘든 시기를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바이크 레이스의 성지 스페인


11~14세가 되면, 월드 클래스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뛰어들게 되며 선수들은 유소년 대회 참가를 목표로 열심히 노력한다. 아시아 탤런트컵, 레드불 루키컵 등이 대표적인 대회라고 볼 수 있다.


유럽 선진국가를 제외하면 각 나라를 대표하는 루키들이 모이기 때문에 이런 대회에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대륙별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영재들의 집합소가 스페인이다. 바이크 레이스의 선진국 서유럽, 그중에서도 스페인은 현재 세계 바이크 레이스 최강국으로 레이서들의 성지이기도 하다. MOTO GP 사무국 소재지도 이곳에 있고, 국비 선수육성 등 국가 차원에서 레이스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페인의 이러한 정책은 약 15년전부터 이어져 왔다. 이전에는 이탈리아가 강세였으나 국가 차원의 전략 설정과 꾸준한 투자로 체계적인 교육을 시작하여 이제 스페인의 유소년 선수들이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마크 마르케즈, 호르헤 로렌조, 데니 페드로사, 메버릭 비냘레스 등이 대표적인 스페인 선수고 자국의 스포츠 영웅이다.



▲스페인의 호르헤 로렌조 선수


스페인에는 CEV라는 국내 리그가 있는데 대회의 수준이 국가별 리그 중 가장 높다. 이 리그의 CEV MOTO3(250cc배기량) 클래스는 MOTO GP의 첫번째 관문인 MOTO3와 거의 비슷한 스펙의 바이크로 동일한 서킷에서 치러지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월드클래스로 가는 등용문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전세계의 내로라 하는 루키들이 부푼 꿈을 안고 이곳 문을 두드린다. 세계 영재들이 모였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선수별 필요자금은 이미 웬만한 개인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된다.


여기부터는 월드클래스 진입의 최종 관문이자 본격적인 프로 데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아직 완전히 정착된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부상과 실수를 줄이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어야 하는 어려운 일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 


가장 힘든 시기라고도 볼 수 있는 이러한 시련의 시절을 갓 중학생이 된 어린 선수들이 극복해 나간다.



월드클래스의 시작 MOTO3


▲만 16세부터 MOTO GP 대회 MOTO3클래스에 출전할 수 있게 된다.

(출처 : http://www.motogp.com)


MOTO GP 리그는 3개 클래스가 있다.


기본이 되는 250cc 배기량의 포뮬러(개발용) 새시(차체)로 달리는 MOTO3.

중간 클래스로서 600cc 배기량의 엔진과 포뮬러 새시로 달리는 MOTO2.

세계최고 클래스의 1000cc 이하 엔진 및 메이커 최신 새시로 겨루는 MOTO GP.


MOTO GP는 각 배기량 클래스별 세계 최고수준의 대회라고 보면 된다. 때문에 MOTO3 클래스라 해도 동일 카테고리의 최고 클래스이기에 피말리는 배틀이 이어진다. 게다가 배기량이 적은 관계로 선수간 격차가 매우 작아서 작은 실수라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에 선수가 받는 심리적 압박은 엄청나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물고 물리는 도그파이트(DogFight)를 해야한다.


MOTO3는 차세대 선수의 옥석을 가리기 좋은 대회로 각 메이커 감독들이 특히 눈 여겨 보게 되는 클래스다. 때문에 성적은 물론, 인터뷰, 스폰서 영업력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평가되고 체크 된다. 


이때부터 세계적인 제조사(야마하, 혼다, 두카티 등)와 대형 스폰서들이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다. 즉, 앞으로의 떡잎을 볼 수 있는 클래스로 그 가치가 높다.



다이나믹 MOTO2


18세~26세 정도의 수재들이 격전을 벌이는 MOTO2는 600cc 포뮬러 바이크 클래스로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는 슬라이드 주법을 쓰는 다이나믹한 주행이 인상적이다. 선수들의 고속주행 적응력 등 MOTO GP로 가기 위한 최종 검증을 받게 되는 클래스이자 상위권과 하위권 선수의 금전적 대우 격차가 큰 클래스이기도 하다. 


상위권의 경우 메이커, 대형스폰서가 연봉 및 각종 스폰서 비용을 지불하여 연간 30억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반면, 하위권 또는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선수는 자신의 개인 금액이나 빚을 내서 팀에 금액을 지불하고 참가하기도 한다. 참고로 하위권 팀의 2~3일 테스트 비용이 억대가 훌쩍 넘는다.


MOTO2에서 시즌 챔피언을 달성하면 거의 대부분 MOTO GP로 스텝업 하게 된다. 



세계최고 MOTO GP 



(출처 : http://www.motogp.com)


MOTO2에서 20세 안팎의 나이와 출중한 실력, 커리어를 쌓으면MOTO GP 팀의 러브콜을 받게 된다. 레이서로서 가장 떨리는 영광의 무대이지만, 그만큼 어렵고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지는 격전지이기도 하다.  


MOTO3, MOTO2 와는 달리 MOTO GP 클래스는 실력만 있으면 5년 이상 장기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수층이 매우 두터운데, MOTO2, MOTO3 시즌 챔피언들의 집합소로 보면 된다. 말 그대로 올스타전, 천재들의 전쟁터인 것이다.




테크닉, 정신력, 머신 경쟁력, 팀워크, 자본 등 모든 것이 세계 최고로 투입되는 레이스. 세계적인 제조업체가 수백억을 쏟아 부어 자사 기술의 정수인 머신(바이크)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기업들이 수백억의 스폰을 하며 연간 수억의 시청자들이 주시하는 모토스포츠 최고봉. 최고시속 350km가 넘는 초고속의 상황에서 작은 실수로도 승패가 갈릴 수 있는 그야말로 숨막히는 레이스이기도 하다.  실제로 40여분의 경기를 마치고 나면 선수들의 체중이 2~3kg 빠진다. 


참전하는 선수들의 압박감도 상상을 초월한다. 참가선수 대부분이 세계 최고의 천재들이고 자신만큼 레이스를 좋아하며. 미쳐있기 때문에 잠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달려야 한다. 위로는 역대 챔피언들이, 아래로는 하위리그 챔피언들이 자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성적의 부진은 곧 팀에서의 방출이기 때문에 항상 자신을 관리하고 단련해서 성적을 내야만 하는 것이다.


최고의 레이스이면서 가장 어려운 레이스인 만큼 돌아오는 보상도 크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챔피언 또는 상위랭크를 획득하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우는 야마하팀 발렌티노 롯시의 경우 연봉과 스폰서 비용 등을 합한 연 수입이 대략 250~500억 가량 된다. 그의 재산은 조 단위에 가까울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최근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혼다 팀 마크 마르케즈의 경우에도 연 수입이 약 200억 이상이다. 두카티 팀의 호르헤 로렌조 또한 연봉과 스폰서수입을 합하면 200억 이상을 받고 있다.


또한 이들에게는 각 메이커에서 해당 선수를 위해 제작한 헌정모델(바이크, 자동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즌 챔피언을 획득한 선수의 나라에서는 축제가 벌어지고 챔피언은 국민적 영웅이 된다.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발렌티노 롯시는 자신의 나라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로 명성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터사이클 레이서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레이서들을 알아보자. 그들을 어떨까? 정말 아쉽게도 대한민국에서 바이크 레이서로 생업을 이어가는 건 정말 힘들다. 부와 명예는 고사하고 레이스만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인식의 부족이다. ‘오토바이’ 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이륜차에 대한 인식이 레이스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바이크 레이스와 관련된 인프라나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레이스는 특히 기업들의 후원과 스폰서십이 많이 필요한데, 국내는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열정을 가진 선수들과 소규모 업체들이 사비를 털어서 어렵게 유지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조기교육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는 분명 인기있고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 될 수 있는 건전한 선진국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만은 완전한 비주류 스포츠로 전락한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국내 레이서들은 수천만원의 레이스 머신과 경기 당 수백만원의 자비를 들여 레이스를 어렵사리 이어나가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바뀔 수는 없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꾸준한 투자로MOTO GP 경기에 국민들이 열광하고 시상대에 태극기가 걸리고, 챔피언이 탄생하여 광화문 광장이 들썩이는 광경을 먼 미래에라도 꼭 볼 수 있기를 감독이자 선수, 팬으로서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 본 콘텐츠는 집필가의 의견으로, 삼성화재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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