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이가 아장아장 걷던 돌 무렵, 가장 많이 가게 된 장소는 바로 놀이터였다. 하루에 두 번, 세 번 … 걷다가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고, 계단도 기어서 올라가고, 시소 살살 태워 주다 보면 시간이 후딱 갔다. 놀이터를 한 바퀴 돌고 오면 낮잠도 잘 자기에 내 몸이 힘들어도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씩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놀이터로 향했다. 3시 이전의 놀이터는 모두 우리 것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놀이터를 누비는 자전거도,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공도, 큰 아이들도 없었다. 평화로웠던 순간도 잠시, 따봉이의 낮잠 시간이 바뀌어 아이들이 한창 많을 때 놀이터에 가게 되면서부터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내 눈에는 사랑스러운 아가, 아이들 눈에는 코찔찔이"




끼리끼리 어울려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이는지, 따봉이는 큰 아이들을 따라 다니기 시작했다. ‘아가’라며 같이 놀아 주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따라온다며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 다니는 아이들도 많았다. 정말이지 내 눈에만 사랑스러운 아가일 뿐, 큰 아이들 눈에는 귀찮게 쫓아다니는 코찔찔이였다. 그렇다고 그 아이들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 아기가 어려서 같이 못 노는 것을 어쩌겠는가. 속상하지만 “엄마랑 놀자~”라며 아이의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큰 아이들과 부딪힐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던 중, 일이 벌어졌다. 따봉이가 예쁜 원피스를 입은 언니를 따라가자, 다짜고짜 그 아이가 따봉이 배를 발로 찼다. 처음 겪는 일에 머릿속이 하얘져서 넘어져 우는 아이를 안아 달랬다. 아기를 발로 차면 안 된다며 혼내는 엄마의 말에 그 아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아기가 싫어!”. 이미 엄마가 혼낸 아이를 또 나무랄 수도 없고, 우는 아이를 달래며 놀이터에서 발길을 돌렸다. 



"나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아이를 지키지 못한 하루"



아직 말도 잘 못 하고, 걷는 것도 어설픈 우리 아이. 다치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내가 졸졸 따라다니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엄마가 옆에 계속 붙어 있다고 늘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그 날도 그랬다. 날이 더워서 찾은 키즈카페에서 너무도 극성맞은 아이를 만났다. 어린 동생들이 만지는 장난감을 다 뺏고 다니고, 방방을 타지 않다가도 누군가 타러 오면 자기가 탈 거라며 소리를 질러 쫓아내곤 했다. 키즈카페 이곳저곳을 제집 안방처럼 누비며 다른 아이들이 놀지 못하도록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기 바빴다. 


문제는 따봉이가 그 아이가 타고 내버려 둔 자동차를 타면서 시작되었다. 한참을 미끄럼틀에서 놀던 그 아이는, 자기 자동차라며 따봉이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소리를 질러댔다. 손으로는 자동차를 툭툭 치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본 아이 엄마가 “아가한테 그러면 안 돼. 네가 안 타고 있었으니까 동생이 타는 거야.”라고 한마디 했다. 엄마가 동생 편을 들어서였을까, 그 아이는 그 후로 따봉이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공을 던지고, 밀치고, 심지어 발로 찼다. 정말 교묘하게 엄마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랬다. 그 아이 엄마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느라 바빴다. 


내가 나서 말려도 막무가내였다. 통제 불능인 그 아이의 행동에 화가 치밀었지만, 아이를 상대로 화를 낼 수도 없었다. 그 와중에 ‘남의 아이를 내가 함부로 혼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어 따봉이를 감싸며 그 아이를 째려보는 것이 내가 한 행동의 전부였다. 결국, 30분을 못 버티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나를 위해 참았던 한 마디, 너를 위해 해야 했을 한 마디"



이렇게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집으로 돌아온 그 날, 말로 표현 못 할 찝찝함과 무력감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따봉이가 크게 다치지도 않았고, 남의 아이를 혼내지도 않았고, 큰 다툼도 없이 평화롭게 상황이 끝났지만 내 마음은 전쟁터처럼 심란했다. 따봉이를 때린 아이에게 화낼 필요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따봉이를 지켰다고 볼 수 없었다. 아이들과 부딪힘 속에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회피’였다. “아기한테 그렇게 하면 안 돼. 아기도 맞으면 아파”라고 한마디 해야 했다. 



"알고 보면 어리고 순수한 영혼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우리 아이를 보다가 말도 곧잘 하고 놀이터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누비는 아이들을보면 엄청 큰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들도 우리 아이와 다를 것 없는 ‘어린아이’이다. 큰 아이들의 행동에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황을 넘긴다면 놀이터에서 부딪힐 일은 많지 않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어울리게 된 소소한 비법을 나눠보고자 한다.



1. 엄마가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때린다면 “안돼”라고 이야기 할 것



친구가 아이를 괴롭히는데도 보호자가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면, 괴롭히는 아이들은 ‘쟤는 때려도 되는 애구나’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보호자가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괴롭힌다면, 안 된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그 아이에게 화낼 것도 없고, 혼낼 것도 없다. 그도 아직 자라는 중이고, 타인에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기에 어설픈 것이다. 이럴 땐 눈을 바라보며 차분히 이야기해주면 된다. “때리면 안 돼. 우리 아기도 맞으면 아프거든. 말로 해줄래?”



2. 당황하지 않고 이야기해 볼 것


“여긴 우리 기지야!!”, “들어오면 안 돼!” 라고 소리치는 아이들도 많다. 이런 모습이 어린 아이를 둔 엄마 입장에선 얄미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잊어선 안 된다. 우리 아이도 나중에 저럴 수 있다는 사실을. 이럴 때에도 차분히 그 아이와 이야기하면 된다. “멋진 기지네! 그런데 여긴 다 같이 노는 놀이터야. 너희 말고도 사람들이 많지? 여럿이 노는 공간이니까 차례 차례 놀아야지~”. 라고 설명해주면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이고 자리를 내어 주는 아이들이 많다. 끝까지 자리를 안 내어 주고 고집 부리는 아이가 있다면 얄미워도 칭찬을 담아 말을 건네 보자. “그래~ 그럼 다음에 또 놀러 올게. 근데 아가도 지나가고 싶은가 봐. 다음에 언니가 지나가게 해주면 너무 멋진 언니겠다”



3. 칭찬 한 마디로 풀리는 경계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마음은 큰 아이들도 다를 것 없다. 그 아이들에겐 나와 따봉이의 존재가 낯설기에 “저리 가!”라고 소리를 지를 수 있다. 이럴 때엔 당황하지 않고 칭찬이 담긴 말을 건네면 된다. “어머나~ 언니가 너무 예쁜 신발을 신어서 구경하고 싶었나 봐. 멋쟁이 언니네~”. 그러면 괜히 쑥스러워서 도망갔다가도 배실 배실 웃으며 다가와서 온갖 이야기들을 내게 건네기 시작한다. 이 때 자연스럽게 “아가도 미끄럼틀이 타고 싶대~ 멋쟁이 언니 탔으니까 아가도 한 번 탈게~”라고 말해주면 된다. 대신 끝이 없이 이어지는 낯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테지만… 우리 아기가 평화롭게 언니들과 어울리려면 꼬맹이들과 어느 정도는 수다도 떨 줄 알아야 한다.



4. 나이를 불문하고 먹히는 것은 ‘뇌물’


어른이든, 아이든 뇌물 앞에서는 마음이 약해진다. 어린 아이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놀이터에 갈 때엔 가방에 두둑이 간식거리를 담아 간다. 따봉이가 귀찮게 언니 오빠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할 때면, 나는 가방에서 간식거리를 한 뭉치 꺼낸다. 따봉이 손에 쥐어 주며 “언니 하나 주고 와~. 오빠도 주고 와~”하며 간식을 나눠주면, 자주 만나는 아이들은 따봉이를 반기기 시작한다. 물론, 아이 곁에 보호자가 있다면 간식을 나눠줘도 될지 물어보는 센스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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