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3일 안내견 기증식이 열리던 날!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8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삼성화재 본사를 찾아 왔는데요.

중 유독 밝은 미소와 톡톡 튀는 재치로 안내견 기증식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시각장애인 밴드 '절대음감'의 리더, '이민석' 씨였습니다.

 

 

  '절대음감'의 보금자리를 지키는 이들 

 

 

안내견 기증식 이후 추운 겨울에 잘 지내고 계신지 어떻게 안내견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음악이라는 꿈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자

중랑구에 위치한 '이민석' 씨의 작업실을 방문했습니다.


작업실에는 음향기기부터 악기들이 가득했는데요. 

공간 곳곳에 이민석 씨의 열정이 배어 있었습니다.

 

 

 

'이민석' 씨의 보물창고와 같은 이곳에 또 다른 보물이 있네요.

바로, '이민석' 씨의 눈과 발이 되어주는 안내견, '고유'입니다. 

'안녕~ 고유!'


 

 

또 그의 곁에 또 다른 이가 있습니다. 바로 '황인상' 씨! 

밴드 '절대음감'의 멤버이기도 하지요. '황인상' 씨 안내견 '현명'이와 생활하고 있다고 해요.

그들은 어떻게 만난 것일까요?

'이민석' 씨와 '황인상' 씨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왜, 안돼?' 반항심에서 시작한 꿈 

 

 

 

오지라퍼 : '절대음감'은 어떤 밴드이고 두 분은 어떻게 만났나요?

 

이민석 : '절대음감'은 5인조 밴드입니다. 제가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을 담당하고 있고요. 여기 황인상 군이 기타를 잡고 있습니다. 다른 멤버로는 '조원성'(24살), '이민혁'(23살), '국승환'(22살) 씨가 있고, 모두 20대 초반 친구들이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오지라퍼 :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황인상 : '절대음감'에 들어오기 전부터 형(이민석 씨)에 대해서 알고 있었어요. 학교에서 꽤 유명했거든요. 졸업을 앞두고 뭘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저는 그때 기타를 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음악에 대해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형에게 고민을 털어놨더니 같이 음악을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이민석 : 연주를 들어보니까, 기타를 잘 치는 아이인데 틀린 방법으로 기타를 잡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저랑 같이 음악 공부를 했죠. 아마 현재는 시각장애인 중에서 가장 기타를 잘 칠거예요.

 

황인상 : 에이~ 그런 말 듣고 저 욕 먹으면 어떡합니까? 하하…. 형 덕분에 정말 많은 것 배우고 느꼈어요. 지금도 배우고 있고요. 처음 형을 만났을 때는 좀 무서웠죠. 예민한 사람이거든요. 음이 하나만 이탈돼도 참지를 못해요. 당시엔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음악에 대해선 저도 예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발전하니까요.

 

오지라퍼: 주변에 황인상 씨 같은 후배들이 많은가 봐요?

 

이민석: 예. 제가 고등학교 때 참, 공부를 많이 안 했습니다. 학교에서 좋아하는 학생은 아니었던 거죠. 학생 때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왜 무조건 공부만 해야 하는 걸까, 다른 꿈을 꿔서는 안 되는 걸까?' 선생님도 부모님도 한 길만을 고집하니까 그에 대한 반발심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후배 중에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친구들이 저를 찾아오더라고요. 제 이력이 좀 특이해서일까요?


오지라퍼 그러게요. 음악 하시기 전에는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로 유명하셨더라고요.

 

 

'이민석' 씨는 2004년, 미국의 게임 제작 업체인 블리자드가 주최한 대회에서 '스타크래프트 테란의 황제'라 불리는 프로게이머 임요한 선수와 멋진 한판 승부를 벌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당시 이민석 씨의 경기는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임요한 선수에게 일정 부분 핸디캡이 주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민석 씨의 실력은 실로 놀라웠다고 해요.20분 동안의 격전 끝에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명승부였다고 하네요.

 

이민석 : 제 입으로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꽤 열심히 게임을 했고 잘했어요.

 

황인상 : 그때 시각장애인 학생들 사이에선 무척 유명했죠.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길이었거든요. 

 

이민석 : 그때도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왜 시각장애인은 게이머가 되면 안 돼? 왜? 

나는 왜 게이머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해보면 어떨까? 

물론 시각적으로 설계된 온라인 게임을 배우기란 쉽지 않았어요. 시력을 대체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매일 밤을 새웠어요. 일단 게임에 등장하는 수십 가지 건물과 유닛을 지정한 키보드 단축 버튼을 다 외우고, 각 종족이 내는 고유의 소리도 다 외웠어요. 게임 중에는 비명을 듣고 적의 위치와 전세를 파악해 공격했죠. 

 

오지라퍼: 그 인내와 노력이 대단하네요.

 

이민석 : 부모님이 공부를 그렇게 해라, 라는 말씀을 하셨죠. 하하…. 하지만 모든 학생이 똑같은 꿈을 꿀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다양한 꿈이 있어야 사회가 발전하고 작게는 장애인들의 문화도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황인상 : 그렇다 보니 학교 생활이 답답한 친구들이 형을 찾아가는 거예요.

 

오지라퍼 : 게이머로 활동하다가 음악은 어떻게 접하게 된 건가요?


 


이민석 : 프로게이머를 포기한 후 가수를 준비한 건 아니에요. 가수의 꿈이 먼저였으니까요. 초등학교 6학년 때 큰아버지 차를 타고 가족들과 함께 성묘를 가는 길이었어요. 사촌 형이 노래 테이프를 틀었는데, 그때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면서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갑자기 세상의 모든 감각이 다르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 노래가 바로 조성모 씨의 <슬픈 영혼식>이었어요. 어렸을 때였는데 그때부터 '노래를 하고 싶다', '노래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아요.

노래 학원에 다녀본 적도 없지만 무작정 조성모 앨범을 사서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노래만 불렀어요.

 

오지라퍼 : <절대음감>이 활동한 첫 번째 밴드는 아니라고 들었어요.

 

이민석 : 여기저기 오디션도 많이 다녔고요. 밴드부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경험도 많이 쌓았죠. '한빛예술단' 소속 밴드 '블루오션'의 보컬로 활동했고요. '4번출구'에서도 활동했었죠. 거기서 쌓았던 밴드 경험을 살려 '절대음감'을 결성하게 된 거예요.

 

 

 

오지라퍼 : 리더로서 이민석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황인상 : 제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깐깐한 사람이에요. 예민하고요. 하지만 그렇기에 팀을 잘 이끌어 간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생각한 그림이 있으면 끝까지 밀고 가는 저력 있는 리더죠. 인생 선배로, 팀의 리더로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에요.

 

오지라퍼 : 민석 씨는 리더로 힘든 점 없나요?

 

이민석: 멤버들이 모두 다섯 명이에요. 모이면 각자의 의견을 잘 모아야 하는데…. 그게 힘들어요. 그런 경우 리더가 강단 있게 결정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그 결정에 멤머들이 잘 따라줘야 하고요. 그래야 밴드가 잡음 없이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절대음감'은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동생들이 제 의견을 잘 이해하고 따라와주니까요.

 

황인상 : 민석이 형이 무서운 리더거든요. 하하하!

 

 

 

오지라퍼 : 음악인 길을 걷는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가장 힘든 시기는 언제였나요? 또 어떻게 이겨냈나요?

 

이민석 : 목소리가 안 나와서 수술을 한 적이 있어요.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목이 쉰 거예요. 어디 가서 3일 동안 소리만 지른 사람처럼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였죠. 

병원에서 성대를 잘라서 검사해 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성대에 혹이 생겨서 결국 수술을 했죠. 제가 제 목을 너무 혹사시킨 거예요. 악기는 망가지면 고치면 되는데 목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어요. 

그 외에 힘든 시기는 늘 찾아와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올 때,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하지만 그 앞에서 좌절하면 그걸로 끝이에요. 그 시기를 딛고 넘어가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지라퍼 :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민석 : 후배들보다는 학교와 부모들에게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아이들의 꿈을 자신의 틀에 가둬놓지 마세요. 공부를 잘 하면 훌륭한 사람 공부를 못하면 인생의 패배자… 이렇게 이분법적 사고로 아이들을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애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공부 잘하고 안정적이게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이 아이가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는 고려하지 않도록 만들어요.

제가 앞서 많은 학교 후배들이 절 찾아온다고 했지요? 

대부분 후배들이 와서 하는 말이 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자신의 꿈이 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며 이야기해요.

공부를 잘한다고 다 행복해지는 건 아니에요. 

먼저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꿈이 뭔지, 찾을 수 있도록 어른들이 귀를 기울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 남 다른 길을 걸었던 '이민석' 씨.

또 그를 만나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 '황인상'씨. 

두 분을 만나며 인생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화제만발 가족 여러분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계신가요?

자신의 꿈을 정확하게 알고 그 꿈을 향해 거침없이 전진하는 두 사람이 오지라퍼는 참, 부러웠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고유'와 '이민석' 씨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물론, '황인상' 씨와 시각장애인 안내견 '현명'이의 이야기도 들어보고요~

'고유'와 '현명'이를 만난 후 후 뮤지션 '이민석' 씨와 '황인상' 씨의 삶은 어떻게 바뀌어졌을까요? 

'고유'와 '현명'이는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다음 시간에 더 풍성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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