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화제만발 가족 여러분 오지라퍼입니다.

2015년 연말 극장가의 핫이슈죠. 영화 <히말라야>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바로 영원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휴먼 원정대의 실화라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엄홍길 대장은 2008년 '엄홍길 휴먼재단'을 설립하고 네팔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교육 및 의료 지원 사업, 국내외 청소년 교육과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등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데요. 우리 주변의 숨어 있는 진짜 히어로를 만나는 [이웃집 히어로]! 세 번째로 만날 사람은 바로, 영화 <히말라야>의 실존 인물이자 엄홍길 휴먼재단을 꾸려가고 있는 엄홍길 대장입니다. 

 

휴머니즘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엄홍길 휴먼재단 

 

 

 바야흐로 11월 중순, 오지라퍼는 '엄홍길 대장님'이 이끌고 있는 '엄홍길 휴먼재단'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뚜뚜뚜뚜~ 뚜뚜뚜뚜~"

"예, 엄홍길 휴먼재단입니다."

"아… 아… 안녕하세요 (두근두근) 삼성화재 오지라퍼입니다. 저… 어쩌고저쩌고~"

엄홍길 대장님을 직접 만나 뵙고 싶은 생각에 오지라도 모르게 끝없이 이야기가 길어지는데요. 그리고 들은 짧은 답변.

 

"아, 그런데 지금 엄홍길 이사님이 네팔에 계세요."

"네팔이요?? 설마…."

"학교 준공식 때문에 가셨어요. 돌아오시면 전달해 드릴게요."


그렇게 인연의 끈이 뚝, 끊어질 줄 알았습니다. 누가 봐도 바쁘신 분… 만날 수 있을까? 새카맣게 잊고 있었던 어느 날!

 

 

"안녕하세요, 엄홍길 휴먼재단입니다. 엄홍길 이사님이 이번 주 금요일 시간 괜찮으시다는데 오실 수 있으신가요?"

"예?! 어디시라고요?"

"아, 일전에 엄홍길 이사님 인터뷰 건으로 연락주셨죠?"

"암요, 가야죠. 무조건 가야죠. 그때 뵙겠습니다!"

 


이게 꿈입니까? 생시입니까? 대한민국 산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을 직접 만나다니요!

물어볼 말이 너무 많습니다. 왜 네팔에 갔는지… 지금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지금부터 산악인이 아닌 인간 엄홍길을 만나 보실까요?

 


 

 

사진 제공 : 엄홍길 휴먼재단


대한민국에 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의 직업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요?

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산악인입니다.

아시아 최초로, 인류 역사상 8번째로 히말라야 8,000미터급 14좌에 완등했고 2007년 5월 31일 8,400미터의 로체샤르도 완등하면서 세계 최초로 16좌 완등에 성공했습니다.

그 과정에 동상으로 발가락도 잃고 동행한 동료와 셰르파(히말라야 산악 등반 안내인)를 잃는 아픔도 겪었지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죠. 그리고 지금 역시 그의 도전은 진행 중입니다.

 

산을 향한 엄홍길 대장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

사진 제공 : 엄홍길 휴먼재단

 

네팔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엄홍길 대장.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바로 '엄홍길 휴먼재단'의 밀린 업무와 수많은 인터뷰 요청이었는데요. 영화 <히말라야> 상영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에 정신이 쏙~ 빠질 정도랍니다.

 

인터뷰 요청은 대부분 거절했다는데요. 삼성화재 인터뷰에는 응한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여기선 휴먼스쿨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모두 영화 때문에 '휴먼 원정대'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지금 나에게 중요한 건 과거, '휴먼 원정대'가 아니라 지금 진행 중인 '휴먼스쿨'이니까!"

 

6년 전부터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또 다른 도전으로 매년 네팔을 찾고 있습니다.

네팔의 질긴 인연은 히말라야 16좌 완등 후에도 쭉, 이어져오고 있는데요. 그는 '네팔' 아이들을 위한 학교 건설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제 편안히 쉴 법도 한데, 그는 왜 사서 고생하는 걸까요?

 

엄홍길 대장은 'DNA가 다른 것 같습니다. 도전 DNA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아니면 고생 DNA라든지~하하하하~' 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는데요. 엄홍길 대장을 보고 있자니 진짜 그런 DNA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엄홍길 휴먼재단'을 설립하고 또 휴먼스쿨을 지으시는 이유가 있나요?


1985년부터 히말라야에 도전했는데요. 16좌 성공하기까지 22년이 걸렸어요. 운이 따랐다고 생각해요. 히말라야는 정말, 신들의 영역이라고 하잖아요. 신의 보살핌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신의 보살핌을 받았다면 돌려줘야죠. 히말라야 산을 오르다 보면 그 높은 곳에서도 아이들이 뛰어노는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일반인이면 고산병이 걸릴 수 있는 높이에서 말이죠. 

광활한 자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얼굴은 참 해맑은데, 그런 아이들의 교육 환경과 마주하면 정말 말이 안 나와요. 폐가나 다름없는 허름한 천막 같은 데서 공부하고 있어요. 

네팔은 가난한 나라지요. 가난한 나라가 일어서는 데 가장 필요한 건 교육이 아닐까요? 그래서 도시의 아이들이 아닌, 오지에서 교육의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교육을 지원하고 싶었어요.

그게 바로 제가 히말라야에서 받은 선물을 갚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목표는 16좌 성공의 의미를 담아 휴먼스쿨 16개로 정했습니다. 지난달(2015년 11월) 10번째 학교가 개교했으니(9번째 학교는 공사 중) 이제 고지가 얼마 안 남은 거죠.

 


도심에 학교 짓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거 뭐… 처음엔 나도 막막했지요. 4,060미터에 학교를 짓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4,060미터요! 차에 건축 자재를 싣고 올라갈 수 없으니 비행기로 짐을 나르는데요. 2,800미터 공항에 내려 야크로 건축 자재를 싣고, 사람들이 지고 공사 현장까지 가는 거죠. 

건축 자재를 한 번 운반하는 데 2박 3일이 걸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건축비보다 이동비, 물류비가 많이 들어요. 도심 인근에 짓는 것도 아니고 산꼭대기에서 공사하다 보니….

학교를 짓는다고 하자 마을 사람들조차도 반신반의했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저기… 엄홍길이 폼만 잡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1년 만에 학교를 완공하니까 마을 사람들도 놀라고 네팔 교육부에서도 놀라고… 점점 저희들을 믿더라고요. 그렇게 10번째 학교를 완공했습니다.

학교 짓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제 DNA가 고생을 부르는데….

 

사진 제공 : 엄홍길 휴먼재단

 

'1호 휴먼스쿨'은 동료였던 셰르파의 고향, '팡보체'에 지었습니다. 첫 학교인 만큼 건설할 때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엄홍길 대장의 애정이 듬뿍 묻어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학생 수는 53명입니다. 그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지금도 '엄홍길 휴먼재단'에서 학교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학교 지을 지역은 어떻게 선정하나요?


먼저 네팔 교육부를 통해 추천을 받고, 신청도 받습니다. 

그다음 '엄홍길 휴먼재단-네팔지부'에서 답사를 가서 주변 환경, 교육에 대한 열정, 부모들의 열의 등을 보고 선정하게 돠죠. 그런데 1호 학교는 좀 달랐어요. 

히말라야 16좌 등정하는 22년 동안 가장 힘든 게 뭔 줄 아세요? 

히말라야를 오고 가면서 발목이 돌아간 상태로 사흘 동안 기어서 내려온 적도 있고 동상으로 엄지발가락을 잘라낸 적도 있어요. 이런 일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요. 왜냐면 지금 내가 살아 있으니까요. 하지만 동료를 잃은 상처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더라고요. 

등정하면서 산악 후배뿐만이 아니라, 등정을 도와주는 현지인 4명의 셰르파를 잃었습니다. 학교를 짓는 건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죠. 

그래서 '휴먼스쿨' 1호는 안타깝게 산이 목숨을 거둬 간 셰르파의 고향에 지었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져 이 세상을 떠난 그 친구의 시신을 거두지 못해 전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어요. 그걸 '휴먼스쿨'로 갚은 거죠. '휴먼스쿨' 1호가 지어진 곳이자 그 친구의 고향, 그곳이 바로 '팡보체'입니다.

 

동료들에 대한 그의 유별난 애정은 산악계에서도 유명합니다. '휴먼스쿨' 역시 그 연장선에서 시작된 사업이지요. 그리고 그 전에는 '휴먼원정대'가 있었습니다. 엄홍길 대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데요. 이 '휴먼원정대'의 실화가 영화 <히말라야>로 곧 상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엄홍길 휴먼원정대

 

 

학교를 지을 때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나요?


아이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 첫 번째 목표는 그것입니다. 

네팔의 학교를 보면 창문에 창살이 빽빽하게 박혀 있어요. 혹시나 유리창 깨질까 싶어 그렇게 지은 것이죠. 유리창 값이 아까워서요. 하지만 학교는 아이들이 지내는 곳이잖아요. 게다가 얼마나 광활한 자연이 있는 곳입니까! 넓은 유리창을 통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창문을 크게 만들었어요.

창이 크니까 채광이 좋고 당연히 학교 안이 환하지요. 또 이건 자랑이지만 네팔 학교에서 섀시 창은 '휴먼스쿨'이 처음이었답니다. 하하하!
학교를 지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고산 지역에 있는 학교들은 건물에 모두 단열재를 사용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튼튼하게 지었습니다. 네팔에 지진이 났을 때도 '휴먼스쿨'은 모두 안전해서 학교를 피난대피소로 사용했습니다.

또 화장실에 신경 썼는데요. 네팔 여자아이들은 고학년이 되면 학교에 가길 꺼려요.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을 남자아이와 같이 쓰는 데 있어요. 여자아이들이 부끄러워하다 보니 학교 가길 꺼리게 되는데요. 그 까닭에 '휴먼스쿨'은 화장실을 꼭 남녀 따로 만들었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에선 별거 아닌데 네팔 학교에선 혁신이었다고 할까요?

 


 

 

 

엄홍길 대장의 사무실 벽면엔 '휴먼스쿨' 사진이 가득합니다. 넓은 운동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행복해보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아무렴 말이라고요. 오지 산골 아이들에게 2층, 3층짜리 학교가 생겼다고 생각해보세요. 

꿈인지 생시인지…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자기들만의 공간이잖아요. 또 그런 아이들을 보는 즐거움에 고생을 자처하는 거죠.

'휴먼스쿨'을 지을 때 건물만 세우는 게 아니에요. 학교 안에 들어가는 책상, 걸상, 책, 교복, 칠판…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지원하죠. 그래서 학교 건설 지역으로 뽑히면 아이들이고 부모님들이고 공사장만 바라보고 있어요. 또,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공사에 동참을 시킵니다. 청소라든지 교구 정리라든지 작은 것이라도 같이 해서 함께 학교를 만든다는 의미를 선물하고 싶거든요. 그래야 부모님들도 학교에 애착을 가질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은 건 당연한 거예요. 부모님들이 아이 교육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학교 활동에 동참하길 권하고 있어요. 

 

 

'휴먼스쿨'을 짓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올해 네팔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죠. 그것 때문에 지금 사실 네팔은 엉망이에요. 도시에 재건 복구가 들어가야 하는데요. 건축 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인도에서 들어오는 수입 자재의 가격이 폭등하고 연료와 가스, 전기 등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휴먼스쿨'의 건설도 마냥 쉽지가 않아서 걱정입니다.   

 

 

 

네팔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봉사활동을 펼쳤던 엄홍길 대장.

머리엔 어느덧 서릿발이 그득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습니다. 


그의 말대로 엄홍길 대장은 DNA부터 남다른가 봅니다.

청춘을 바친 '네팔'을 여전히 찾는 엄홍길 대장, 그의 각별한 네팔 사랑은 인터뷰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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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홍길 대장 파이팅! 2015.12.04 1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멋진 분입니다! 읽으면서 큰 힘을 얻었어요~! 휴먼스쿨 화이팅!

  2. 히말라야 보고싶다 2015.12.07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가 더 보고싶어지네요

  3. 히말라야 보고싶다 2015.12.07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가 더 보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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